예술가의 손끝에서 과학자의 손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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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손끝에서 과학자의 손길로

미술품을 치료하는 보존과학의 세계

리뷰 총점 9.7 (3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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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 > 과학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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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미술품 복원의 모든 것 평점10점 | n***e | 2020.12.05 리뷰제목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학예연구사로 일하는 김은진이 쓴 <예술가의 손끝에서 과학자의 손길로>는 부제처럼 '미술품을 치료하는 보존과학의 세계'에 대한 놀랍고 신비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우선 '올해의 표지 디자인' 상이라도 주고픈 공들인 표지가 눈을 끄는데, 표지 정중앙에 직사각형의 구멍이 뚫려있고, 그 사이로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 있는 미켈란젤로의 천장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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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학예연구사로 일하는 김은진이 쓴 <예술가의 손끝에서 과학자의 손길로>는 부제처럼 '미술품을 치료하는 보존과학의 세계'에 대한 놀랍고 신비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우선 '올해의 표지 디자인' 상이라도 주고픈 공들인 표지가 눈을 끄는데, 표지 정중앙에 직사각형의 구멍이 뚫려있고, 그 사이로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 있는 미켈란젤로의 천장화 중 한가운데 위치한 '아담의 창조'의 아담의 모습이 보이는 구조인데, 첫 장의 우측은 잘려 나가 입체감을 준다. 책의 내용에 걸맞은 표지 디자인은 석윤이가 담당했는데, 표지에서부터 차별화에 성공하고 있는 모범적인 사례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아직도 우리는 고전 회화 대가들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으며, 이걸 위해 몇 시간의 비행시간을 참고 견디며, 찰나의 순간을 위해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 앞에 줄을 선다. 유럽 여행의 핵심은 미술관 순례가 아니던가.

대부분 무심코 지나쳤지만, 그토록 오랜 세월 이 작품들이 비교적 좋은 상태로 유지가 돼서 관람객들을 맞이할 수 있는 데는 분명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하다. 별로 드러나지 않고 음지에서 일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존재들이고 미술 애호가들은 이들에게 큰 은혜를 입고 있다.

보존가로 일한 저자는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미술품 치료, 복원, 재생, 유지에 관한 이야기를 이 책에서 펼쳐 놓는데, 분명 미술을 다루는 소재지만 내용의 상당 부분은 화학을 필두로 한 과학이다. 

미술 작품은 아티스트가 작업을 완성한 이후부터 세월의 흐름을 견뎌내야 하는 숙명에 놓인다. 치열한 판정을 거쳐 소수의 작품들만 보존의 영광을 얻어 후세에 전달될 자격을 부여받지만 그다음부터는 과학의 영역이고, 여기서 보존가와 보존과학자가 등장한다.

보존가는 실제적인 작업을 담당하고, 보존과학자는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최적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역할 분담을 하지만 어떻게 하면 제대로 보존하고, 세월의 흐름에 따라 어쩔 수 없는 손상이 발생했을 때 가장 원본에 가깝게 복원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공동의 목표를 추구한다. 순간의 판단 착오가 원작의 훼손을 일으킨다면 이는 복원 자체가 거의 불가하므로,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피 말리는 직업이다. 심혈을 기울여 복원 작업을 해도 원작을 망쳤다는 비난과 논란에 휩싸이기 쉽다.

몰랐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는 흥미진진한 책이다.

회화는 기본적으로 습도와 빛의 관리가 중요해서 박물관은 대부분 어둡다. 

세월이 흐르면서 그림도 나이를 먹고, 변색되거나 오염되는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때 그림의 생명 연장술을 시도하려면 최우선의 원칙은 '원본 보존'이다. 시대는 흘렀지만 원본의 오리지널리티에 최대한 근접하게 복원을 해서 창작자의 의도를 살려야 마땅하지만, 세월은 흘러 재료부터 당시 것을 사용하긴 거의 불가능하다. 결국 최선의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보존과학자의 제대로 된 과학적 분석과 아주 약간은,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보존가의 상상력이 결합되어야 하겠다.

이에 반해 뭉크나 로이 리히텐슈타인 같은 유명 화가는 그림을 의도적으로 자연 상태로 놓아두는 방식으로 '숙성'시키기도 했다. 뭉크가 작업한 스튜디오의 많은 작품들은 지붕이 없는 넓은 공간에 그냥 걸어 두었기에, 비와 눈을 맞고 때로는 매서운 바람과 먼지를 견디며 시간의 아픔을 맛보도록 했다. 그가 자신의 그림을 그렇게 두기를 바란 이유는 그런 세월의 흔적도 작품 일부라는 소신 때문이었다고. 뭉크나 리히텐슈타인이 그저 그런 화가였다면 이 작품들은 모두 폐기 처분되었겠지만 작품성을 인정받았기에 보존가들은 바빠질 수밖에 없었다.

책에 소개된 다채로운 사례는 '예술을 유지 · 보존하기 위한 과학의 헌신'이다. 특히 고흐의 <들꽃과 장미가 있는 정물> 아래 숨겨져 있던 '2명의 레슬러' 그림을 찾아내는 과정은 한편의 추리소설을 읽는 듯하다.

미술품 복원과 치료는 서구에서는 꼭 필요한 작업으로 꾸준히 연구되고 신기술이 개발되어 발전되는 분야라고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실정은 걸음마 단계를 겨우 벗어난 수준이라고 한다. 

그림을 쉽게 접하게 하고 읽어주는 책들은 무수히 많았다. 미술 관련 도서를 즐기고 시시때때로 미술관, 박물관을 가는 독자라면 <예술가의 손끝>은 필독서다. 아울러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진 분들에게도 좋은 길라잡이가 될 신선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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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서평] 예술가의 손끝에서 과학자의 손길로 평점10점 | d********4 | 2020.12.03 리뷰제목
예술가의 손끝에서 과학자의 손길로미술품을 치료하는 보존과학의 세계     김은진 지음생각의 힘     “미술관을 설계한 건축가 리차드 메이어 (Richard Meier, 1934~)는 ‘게티 파이어’ 같은 비상상황을 예상이라도 한 것일까?” _p.248_     건축가 리차드 메이어라는 이름에 내 두 눈이 크게 떠졌다. 나는 건축을 전공했다. 그리고 가장 관심이 많았던 부분이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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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손끝에서 과학자의 손길로

미술품을 치료하는 보존과학의 세계

 

 

김은진 지음

생각의 힘

 

 

미술관을 설계한 건축가 리차드 메이어 (Richard Meier, 1934~)게티 파이어같은 비상상황을 예상이라도 한 것일까?” _p.248_

 

 

건축가 리차드 메이어라는 이름에 내 두 눈이 크게 떠졌다.

나는 건축을 전공했다. 그리고 가장 관심이 많았던 부분이 미술관 설계였다. 보통 건축이라고 하면 공대생, 공학을 많이 생각 한다. 하지만 이과에 공대생인 것은 맞지만 건축학을 공부하는 것과 건축공학을 공부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건축학은 설계부분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서, 어떤 학교에는 예술대에 포함되기도 한다. 그만큼 건축은 예술과 공학을 한꺼번에 공부하고 그에 대한 부분을 알고 있어야 하며 실질적으로 설계할 때에도 상당 부분을 고려해야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건축과 복원과학은 굉장히 많은 부분이 유사하다는 것을 느꼈다.

 

훌륭한 보존가가 되기 위해서는 세가지 H가 있어야 한다. Head, Hands, Heart. 머리와 손 그리고 가슴이다. 미술과 과학에 대한 지식과 정교한 손 그리고 무엇보다 예술을 사랑하는 정직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 _p.177_

 

이 책은 세 가지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I. 그림이 들려주는 복원 이야기

II. 미술관으로 간 과학자

III. 미술관의 비밀

 

우리가 궁금해할만한 명화들에 관한 숨은 이야기는 대부분 ‘I. 그림이 들려주는 복원 이야기에 나와 있다. 미술관 설계에 관심이 많았던 만큼 미술관에도 많이 다니고 작품들도 좋아해서 책도 많이 읽고 많이 접해본 나에게 파트 I’은 사실 많이 흥미롭지는 않았다. 그냥 조금 더 미술품 복원과 과학에 관한 이야기가 추가 되었구나 정도. 하지만 ‘II. 미술관으로 간 과학자‘III. 미술관의 비밀은 훨씬 더 재미있었다. 새로운 사실을 알아서 재미있던 것도 있었지만 알고 있던 사실들도 과학과 접목이 되는 부분이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II. 미술관으로 간 과학자

 

1. 빛과 작품은 굉장히 연관이 많이 되어있다고 알고 있다. 그래서 조명에 따라서 작품이 많이 달라 보이고 손상이 될 수도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직접 여러 가지 조명에 대한 파장의 분석을 보고 설명을 듣고 나니 똑같은 조건의 색만을 사용한다고 해서 복원이 되는 것이 아니구나 라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역시 요즘에는 LED가 대세다.

 

2. 작품을 과학분석 할 때,

1) 작품 분석을 이유로 작품을 훼손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2) 회선의 보존 처리 방법을 찾기 위한 실험 대상으로 결코 실제 작품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3) 데이터를 해석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과학뿐만 아니라 예술적이 부분도 복원과학자들이 갖추어야 할 역량인 것이다.)

 

보존가와 보존과학자는 같은 목적을 위하여 다른 일을 한다. 보존가가 직접 작품을 다루고 상처를 치료하는 사람이라면, 보존과학자는 보존가의 활동에 필요한 과학적 정보를 연구하는 사람이다. ... 분석은 과학자의 영역으로, 보존 처리는 보존가의 손에, 미술사적 해석은 미술사가에게 전문적으로 맡기는 것이 현명하다. 여러 분야의 융합이 미술품 보존에서 중요한 이유다.” _p.218_

 

3. 매크로 엑스선 형광분석법 (Macro X-ray Fluorescence)

처음 그린 작품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나, 경제적인 이유로 비싼 캔버스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할 때 배경색을 다시 칠 하고 그림을 그리는 것이 흔하던 시기가 있었다. 매크로 엑스선 형광분석법을 통해서 그런 작품들을 발견 할 수가 있다.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쓴 편지에서 언급 되었던 작품도 그렇게 감추어져 있었다. 하지만 구지 발견된 작품을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고서는 원래대로 복원을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III. 미술관의 비밀

 

1. 게티센터는 미국의 석유 재벌 장 폴 게티 (Jean Paul Getty)가 개인 소장품으로 설립한 미술관이다.

작품이 걸려 있는 벽은 철골 구조의 강화 콘크리트이고 미술관의 각 구역은 조그만 방으로 분리되어 있다. 각 방 사이에는 접이식 벽이 준비되어 있는데, 불이 나더라도 이 벽을 펼치면 다른 방으로는 불이 절대 번지지 않는다. 공기 시스템은 외부 공기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압력을 조절하는 장치가 포함되어 있고... 건물의 외벽은 크래버틴이라는 석회암으로 마감되어 있고, 지붕은 파쇄석으로 덮었다.” _p.250-251_

 

불이 났을 때 미술품이 철저히 보호하기 위한 설계다. 불로부터의 보호라기보다는 불을 끄기 위한 물을 사용하는 것으로부터의 보호가 더 적절할 표현 일 것 같다. 물은 작품에 치명적이다.

 

2. 벌레들이 있다!

벌레들에 대한 생각을 해 본적이 없다. 그래, 맞다, 습도도 일정하고 나무도 있고 종이도 있고 여러 가지 벌레들이 좋아하는 환경이 갖추어진 곳이 미술관 아니던가.

전시장 정기 소독과 작품을 보관하는 수장고의 가스로 소독하는 훈증과정, 그리고 작품에 충해관리와 친환경 전략등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이어서 오히려 더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해 주었다.

 

3. 액자도 작품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오래된 것을 조금만 더 소중히 간직하면 그것은 역사가 된다. 다시 한번 자세히 살펴보면, 액자는 우리가 잊고 있었던 작품의 이야기를 내놓기 시작한다. 그림을 가두는 틀이 아니라 바깥 세상과 그림을 연결하는 다리가 된다.” _p.297_

 

나는 예쁘게 생긴 책을 좋아한다. 이 책은 예쁘게 생겼다. 그리고 내용도 풍부하다.

우리에게는 조금 낯선 미술품 복원과 그에 따른 과학에 대한 이야기가 어렵지 않게 담겨 있다. 비전문가들이 읽기에 편안하고 구성도 잘 되어 있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금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학예사로 일하고 있는 작가가 복원을 한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로 서술이 되었다면 더 생생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파트 I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작가의 정통 이과생이었던 이력이 어려울 수도 있었던 과학을 예술과 연결시키는 전문적인 내용을 보다 쉽게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서술 할수 있지 않았나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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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미술품 치료 보존과학의 세계에 대하여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l****5 | 2020.11.29 리뷰제목
미술 작품의 생명 연장술 보존과학을 아시나요. 아픈 그림을 치료하는 미술품 의사 보존가와 보존과학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를 담은 책 <예술가의 손끝에서 과학자의 손길로>. 에쿠니 카오리와 츠지 히토나리의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의 주인공 준세이를 통해 보존가라는 직업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보존가의 모습은 어떨까요.미술 작품의 생명은 예술가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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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작품의 생명 연장술 보존과학을 아시나요. 아픈 그림을 치료하는 미술품 의사 보존가와 보존과학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를 담은 책 <예술가의 손끝에서 과학자의 손길로>. 에쿠니 카오리와 츠지 히토나리의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의 주인공 준세이를 통해 보존가라는 직업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보존가의 모습은 어떨까요.


미술 작품의 생명은 예술가의 손끝에서 시작되지만, 그 긴 생명은 보존가와 보존과학자의 손길로 지켜진다. - 예술가의 손끝에서 과학자의 손길로 


보존이란 현재와 미래 세대가 그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도록 미술품을 보호하기 위해 예방보존, 치료보존, 복원에 이르기까지 모든 조치와 행위를 말합니다.


여행 중 우연히 마주한 미술품 복원 현장에 매료되어 그 길로 회화 보존을 공부하고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로 일하는 김은진 저자는 이 책에서 보존가의 철학과 책임이 얼마나 막중한지 잘 보여줍니다. 왜 복원해야 하는지, 어떻게 복원해야 하는지, 누가 가장 잘 할 수 있는지 윤리적, 기술적 고민을 철저히 해 유일무이한 문화유산을 다루는 일에 대한 책임을 잘 알고 있어야 하는 보존가의 직업적 태도를 이야기합니다.


다양한 복원 사례를 통해 뭉클한 감동, 웃픈 이야기, 가슴 아픈 실패 사례 등을 다룹니다. 압도적인 크기에 중앙에 그려진 대장이 실제 사람의 키만큼 커 그림 속 사람들의 무리 앞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이 드는 렘브란트의 작품 <야간 순찰>은 숱한 수모를 당했습니다. 구두수선용 칼, 빵칼, 산성 액체 등 온갖 테러를 당한 이 작품은 최소 25회 복원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현재는 복원 처리 과정이 공개되어 미술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을 선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제는 하나의 학문이 된 미술품 보존. 과학적 분석과 연구 기능을 강화해 보존가를 정식 채용하고 보존 처리에 대한 기록이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원래 그림 그대로의 모습을 찾아내려고 노력하고 수천 년이 지나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복원하는 과정은 흥미진진합니다. 과학 기술 발전에 따라 복원 기술과 유행하는 기술이 시대별로 달랐습니다. 스펀지에 포도주를 적셔 닦아내거나 빵을 문질러 닦아내는 게 다였던 클리닝 기술도 이제는 많이 발전했습니다.


클리닝에 대한 논쟁도 무척 흥미진진합니다. 밝아진 그림에 대한 거북함이 이어지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누군가는(그 유명한 곰브리치라든가) 세월의 흔적이 그림에 가치를 더하고 생기를 불어넣는 요소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해외 작품 외에도 우리나라 그림에 대한 사례도 등장합니다. 과거에는 일본으로 복원 기술을 공부하러 많이 갔었고, 당시 배워온 획기적인 최신 기술로 보존 처리를 많이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구본응이 친구 이상을 그린 작품 <친구의 초상>은 복원 과정을 거치며 이상의 창백한 아픈 얼굴이 생기 넘치는 얼굴로 바뀌어버린 겁니다. 이처럼 복원 과정에서 많은 논란과 분쟁이 생길수록 미술관에서 과학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됩니다.


온습도에 민감한 나무판, 캔버스, 종이라는 재질, 켜켜이 쌓여 있는 물감의 재료 등 겉으로 보이는 표면적인 그림 외에도 굉장히 신경 쓸 게 많았습니다. 복원용 물감이 따로 있고, 복원할 때 사라진 색을 단순히 색칠하는 것도 아니더라고요. 과학적 메커니즘을 연구해 변색된 색의 원래 색에 대한 정보를 찾는 것도 보존가의 역할입니다. 빛에 의해 발생한 손상은 회복되지 않고 누적된다니 미술관의 조명 하나도 유심히 살펴보게 될 것 같습니다.


타이타닉 영화에서 디카프리오의 그림이 80년이 넘도록 바닷물 속에서 그대로 있을 수 있었던 까닭이나 백발의 할머니가 된 주인공이 진흙을 걷어내고 깨끗한 물속에 그림을 다시 두는 이유에도 과학적인 고증이 담긴 장면이라는 걸 알게 되니 신기할 따름입니다.


<예술가의 손끝에서 과학자의 손길로>에는 미술품 보존을 공부해보고 싶은 이들을 위한 조언도 있습니다.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직업이지만 전달자로서의 보존가의 일을 엿볼 수 있는 책입니다. 앞으로는 이 작품은 어떤 손길을 받아왔을까 하며 작품 속 숨은 스토리가 궁금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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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예술작품과 보존과학의 세계 평점10점 | y****6 | 2020.11.29 리뷰제목
미술 작품은 예술가의 의도가 물질의 형태로 구현된 것이다.미술작품을 복원하고 보존하는 보존가°의 일을 소개하고, 미술 복원과 보존과학의 다양한 사례들을 담았다.미술품 치료, 보존과학이라는 분야가 내게는 친근하기도 하고, 평소에 궁금한 점이 많았던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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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작품은 예술가의 의도가 물질의 형태로 구현된 것이다.
미술작품을 복원하고 보존하는 보존가°의 일을 소개하고, 미술 복원과 보존과학의 다양한 사례들을 담았다.

미술품 치료, 보존과학이라는 분야가 내게는 친근하기도 하고, 평소에 궁금한 점이 많았던 분야이기도

하다. 이런 특수한 분야의 일에 대해서 자세히 접할 기회가 별로 없다 보니 읽는 내내 흥미진진하게

다가왔다. 특히 익숙한 작품들에 대한 복원 이야기들이 많아서 더 반갑기도 했다.

특히 고미술이나 근대 화가의 작품들은 복원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보니 어떤 전시들은 복원에 관한

연계 강의가 열리기도 할 정도니 말이다. 내가 보존과학의 영역에 대해 자세히 접한 계기는 아이가

과학잡지의 기자로 활동하며 국립문화재 보존 연구소를 취재하러 갔을 때였다.

하얀 가운을 입은 복원 전문가들이 거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오랜 시간의 풍파를 맞은 작품들을

복원하는 과정들을 살펴보며 엄청 느리고 신중하게 해야 하는 작업들이 까마득하게 느껴지도 했었다.

보존"은 예방, 치료, 복원의 3단계로 나누어지는데 보존가는 작품의 일생에 개입을 한다는 표현이

인상적이다. 모든 복원 작품들은 복원가와 보존과학자의 판단에 따라 그 생명력이 결정된다.

실제로 <문화유산 보존 헌장>이라는 윤리지침에 따라 원형을 보존하는 것을 우선으로 한다니

얼마나 까다롭고 신중한 과정을 거치는지 알 수 있다.

 

미술 애호가라면 더욱 평소에 궁금했을 키워드들을 중심으로 복원에 관한 에피소드들 이외에도

잘 몰랐던 복원과 관련된 이야기가 흥미진진했다. 특히 보존과학 분야를 쉽게 풀어놓은 글을 읽다 보니

미술관에서 복원이 된 작품임에도 매끄럽지 않아 눈에 거슬리던 작품들에 대해 의아했던 부분이 이해가

되기도 했다. 복원을 거친 작품이 과하게 성형수술된 사람처럼 어색하지 않을 리 만무하다.

실제로 복원가들은 작품을 창작한 예술가의 의견을 중심으로, 혹은 자료들을 중심으로 합리적인 복원

의 수위를 결정한다는 것과, 보존처리에 사용하는 재료는 영구적인 것이 아니라 반드시 제거 가능한

것을 사용해야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작품을 복원 이전으로 되돌릴 수 있는 규정을 지킨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요즘 미술관에서는 개방형 수장고가 낯설지 않다. 우리나라에도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에 가면

개방형 수장고에서 기획전시들과는 또 다른 새로운 느낌으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미술품 복원을

전시장에서 투명하게 공개하여 관람객들이 볼 수 있도록 한 사례가 소개되기도 했다.

그만큼 이제 미술품 복원은 낯선 영역도 아니고, 관람객들의 관심사가 되기도 한다는 걸 알 수 있다.

복원 과정이 하나의 전시로서의 가치를 가지기도 한다는 것. 흔히 볼 수 없는 과정이니 흥미진진한 전시

로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된다.

 

발레리나 그림과 조각으로 유명한 드가의 작품 중 잘 알려진 <14살 작은 댄서>의 조각을 엑스레이로

분석한 사진을 보면  그 외형만큼이나 흥미진진하다.  과학기술의 힘은 조각의 내부 구조까지 완벽하게

드러내는 첨단 기술로까지 발전했다. 미술품 복원의 과정에서 꼭 필요한 미술품의 정확한 분석은 더 정교

해지고 그 밑바탕에는 과학의 힘을 빼놓을 수 없다.

 

 

'원숭이 예수'로 전 세계에 알려진 80세 할머니의 성당 벽화 색칠로 빚어진 사건은 세계적인 조롱에서

조용한 시골마을의 유명세로 바뀌었다. 실제로 인구 5천 명에 불과한 시골마을이 관광객을 몰고 오는

유명한 장소로 탈바꿈된 사연. 잘못된 복원이 빚어낸 에피소드로 결국 이 사례는 할머니의 선의가

선한 결과로 이어지긴 했지만 반복되어서는 안될 사건이었다. 어쨌든 잘못 복원된 이 작품은 관광상품

으로 다양한 굿즈까지 제작된 사례이다.


 

고흐는 동생 테오와 진한 형제애로 유명한 화가이기도 하고, 600통이 넘게 남은 고흐의 편지를 통해

그의 작품세계에 대한 해석이 전해져 오기도 한다. 그의 편지에서 언급되었던 작품이 행방불명이

된 작품이 있었고, 고흐의 작품으로 알려진 정물화의 위작을 밝히는 과정에서 그 미스터리한 작품이

발견되는 과정은 정말 극적이고 인상적으로 마음에 와닿았다. 과학의 발달은 인간의 수명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지만, 우리 삶에서 과학은 모든 분야의 발전과 더불어 보존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다. 위대한 과학기술의 세계.


수록된 작품 중 반가운 작품! 역시 내가 좋아하는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나 더 반갑다.
회화 작품이 담긴 액자마저 돋보이는 문신(b.1923-1995)의 <고기잡이, 1948>
그는 각종 미술재료 붓, 캔버스, 액자 등을 손수 제작했단다. 미술관에서 처음 이 작품을 봤을 때 액자의

정교함과 재치에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그는 자신의 회화에 가장 잘 어울리는 정교한

액자의 제작까지 완벽히 구사했던 예술가였다. 다시 봐도 감탄스러운 문신의 액자.

이 외에도 미술관에서 조명과 작품의 관계, 작품의 제작 연대 추정하기, 미술관의 화재 장치, 미술작품의

이동에 관한 이야기 등등 미술작품의 안전한 보관과 이동에 대한 제반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책은

많은 예술관련 책을 읽고, 미술관을 자주 들락거리는 내게도 흥미진진한 내용이었다.

사실 미술관, 혹은 예술작품이라고 하면 감상하고, 보이는 표면적인 것들에만 관심을 갖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이렇게 숨은 노력들이 그런 작품들을 오랫동안 감상할 수 있게 하는 힘이라는 사실이

새삼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하나의 작품이 탄생하는 것은 한 예술가의 손끝이지만 오랜 시간 그 작품을

후대와 함께 나눌 수 있는 것은 보존가와 보존과학자들의 애정 어린 손길이 든든하게 뒤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 현장의 생생한 경험을 담은 리포트 같은 책이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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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과학일반 : 예술가의 손끝에서 과학자의 손길로 평점10점 | e******a | 2020.11.29 리뷰제목
예술가의 손끝에서 과학자의 손길로김은진 지음 / 생각의힘이 책은 미술품을 치료하는 보존과학의 세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에요. 오랜 세월이 지나 우리의 소중한 문화 유산이 되기도 하는 미술품이 훼손될 경우 어떻게 과학적인 방법으로 복구를 하느냐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책을 펼치게 되었는데요. 막상 읽어보니 생각보다 다양한 원인과 고려할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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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손끝에서 과학자의 손길로

김은진 지음 / 생각의힘

이 책은 미술품을 치료하는 보존과학의 세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에요. 오랜 세월이 지나 우리의 소중한 문화 유산이 되기도 하는 미술품이 훼손될 경우 어떻게 과학적인 방법으로 복구를 하느냐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책을 펼치게 되었는데요. 막상 읽어보니 생각보다 다양한 원인과 고려할 사항 등을 디테일하게 알려주고 있어서 새로운 분야에 대한 상식을 폭넓게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되었어요.

국제 박물관 협회에서 문화유산 보존활동을 크게 3가지로 나누고 있다고해요. 예방보존, 치료보존, 복원으로 나뉘어요. '보존'하면 훼손된 미술품을 복원하는 것만 단순하게 생각했었는데, 훼손되지 않도록 환경을 조절해주는 예방보존도 빼놓을 수 없겠더라구요. 그리고 복원을 해야할 때는 "왜? 어떻게? 누가 가장 잘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에 따라 작업이 이루어진다고 하니 얼마나 정교하고 복잡한 작업일지에 대해 조금씩 실감하게 되었어요.

 

 

미술작품의 사진과 함께 실제 일어난 사건을 예시로 들어 구체적으로 훼손의 원인과 복구과정을 알려주고 있다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 아닐까 싶어요. 안료의 성분에 따라 시간이 지나 변색이 되기도 하고, 미술품이 도난당하거나 칼로 찢기는 등 다양한 사건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같은 작가가 다시 한번 그리더라도 완벽히 똑같은 작품을 만들수 없을텐데. 이미 몇백년이 지나가버린 소중한 유산을 복원시키는 과정은 얼마나 어려울까요? 작품에 대한 열정과 사랑 없이는 이루어지기 힘든 작업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저작권법에도 저작인격권이 명시되어 있다. 작품을 대하는 태도는 곧 작가의 인격에 대한 존중과 같다는 이야기다."

복원을 하다가 오히려 작품을 더 훼손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정말 신중하고도 과학적인 방법이 총동원되어야 할 것 같아요. 작가의 의도가 무엇일까?를 충분히 고려하고 복원을 해야 최대한 그 작품의 가치와 작가의 의도를 변하지 않게 보존할 수 있을테니까요.

 

 

태양빛으로 볼때의 색감과 얼마나 비슷하냐에 따라 100까지 수치로 나타낸 연색지수. 이 연색지수가 그나마 높았던 백열등과 할로겐 램프(80이상)를 미술관에서 주로 활용하다가 요새는 연색지수가 90이 넘는 LED등이 개발되어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도 미술품과 과학이 얼마나 연결이 되어 있는가를 실감할 수 있었어요. 다만 과학이 이렇게 발달해도 완벽할 수 없듯이 이러한 LED등의 특정 파장이 색감을 변화시키기도 한다니 아직도 연구해야할 길은 멀고도 먼 것 같지만요.

이제는 딥러닝 기술을 이용한 인공지능이 미술품 감정을 하는 단계까지 왔다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미술품 보존 과정은 단순한 일반과학을 뛰어넘은 융합적인 기술이 무엇보다 필요한 분야 같아요. 작가의 의도를 파악해내고, 원인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다시 작품을 치료해내는 섬세한 기술. 각각의 전문 분야들이 얼마나 조화롭게 융합되느냐에 따라 성패가 결정되는 보존과학의 세계에 대해 조금이나마 상식을 쌓을 수 있는 좋은 책이었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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