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끝의 살인
공유하기

세상 끝의 살인

리뷰 총점 8.8 (103건)
분야
소설 > 일본소설
파일정보
EPUB(DRM) 57.39MB
지원기기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이용안내
TTS 가능?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33건) 회원리뷰 이동

종이책 아라키 아카네의 세상 끝의 살인 평점8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k*****k | 2024.04.11 리뷰제목
2달 뒤면 2023NQ2, 테로스가 지구와 충돌한다는 발표가 나온뒤 3주동안 1억 5천명이 죽었다. 구마모토현 아소군에 충돌한다는 발표때문에 사람들은 다들 아메리카 대륙으로 피신하려지만 각국이 차단하면서 어디에도 못가고 있는 상태이다.  이제 66일 남은 이 순간 하루는 운전면허시험장에서 연수중이다, 강사중 유일하게 출근한 이시가와 강사와 함께. 연수중에 산 속에서 사람들의 자
리뷰제목
2달 뒤면 2023NQ2, 테로스가 지구와 충돌한다는 발표가 나온뒤 3주동안 1억 5천명이 죽었다. 구마모토현 아소군에 충돌한다는 발표때문에 사람들은 다들 아메리카 대륙으로 피신하려지만 각국이 차단하면서 어디에도 못가고 있는 상태이다.  이제 66일 남은 이 순간 하루는 운전면허시험장에서 연수중이다, 강사중 유일하게 출근한 이시가와 강사와 함께. 연수중에 산 속에서 사람들의 자살스폿을 만나기도 하고, 하루의 어머니는 가출하고 아버지는 이틀전 자살한 암울한 상태였음에도. 어딘가를 가기 위해 운전을 배운다는 하루, 과연 진짜 이유는 따로있을까.

그러던중, 운전연수장의 연수차량의 트렁크에서 여자의 시체를 발견한다. 이시가와는 하나씩 관찰을 바탕으로 죽은 이가 변호사임을 알아내고. 이 둘은 경찰서로 향한다. 이치무라라는 이사가와를 아는 경찰이 나와 다른 살인사건을 알려준다. 각기 다른 장소에서 살해된 17세의 소년둘. 그리고 여자변호사. 이들은 그냥 무차별살인이 아니라 연관성이 의심되게 살인의 MO가 비슷한 것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이었을까.

그리하여 하루와 이시가와는 범인을 추리하고 추적하면서 도로를 운전해나간다. 그러다가 만난 이들,  히카루와 아키히토, 나나코가 한 무리가 되어 같이 움직이는데...


본격추리물에 사회성을 추가했다고 하지만, 본격추리물적인 부분이 좀 허술하다. 칼로 찔린 자상으로 죽은 것과 차량으로 친 것등의 차이나. 그리고 추천사에선 긴장감있는 추적이 흥미진진했다고는 하지만 나는 좀 지루한 감을 느꼈다. 그리고, 하루나 이시가와, 하루의 남동생, 이치무라 등의 개인적인 서사가 부족해서 어떤 인물인지 그저 간단한 정보만 입력이 될 뿐 설정이나 사건의 동기 등이 주는 충격이 예상보다 적었다. 

과연 2개월이 남았다는 발표를 들으면 나는 어떻게 할까. 도대체 아무런 가늠도 되지않는데. 작가의 인터뷰나 출판사의 해설처런 이러한 비일상적인 설정에서 세상을 지탱하는 것은 무엇일까. 에이코가 이끄는 후쿠오카 잔류촌을 보면 그 답이 나오는 것 같다. 자신만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타인과 같이 살아가는 것, 타인을 의지하고 선의로 받아들이는 것.





7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7 댓글 0
종이책 세상 끝의 살인-아라키 아카네 평점10점 | s*****m | 2023.12.24 리뷰제목
지구 종말, 그 와중에 일어난 살인 사건, 을 해결하는 여성 듀오. 책의 소개를 읽고는 읽지 않을 수 없는 심정이 되었다. 역대 최연소,  초신성의 등장,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이라는 수식어 보다 줄거리에 압도 당했다. 피곤한 밤이었고 이대로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좋겠다 싶은 그런 밤이었으니까. 아라키 아카네의 『세상 끝의 살인』을 주문했다. 놀랍게도 책은 다음날 도착했
리뷰제목





 

지구 종말, 그 와중에 일어난 살인 사건, 을 해결하는 여성 듀오. 책의 소개를 읽고는 읽지 않을 수 없는 심정이 되었다. 역대 최연소,  초신성의 등장,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이라는 수식어 보다 줄거리에 압도 당했다. 피곤한 밤이었고 이대로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좋겠다 싶은 그런 밤이었으니까. 아라키 아카네의 『세상 끝의 살인』을 주문했다. 놀랍게도 책은 다음날 도착했고 지구는 그런대로 굴러갔고 책을 읽으리라는 마음만 책상에 던져 놓은 채 일을 다녔다. 

 

본격적으로 『세상 끝의 살인』을 읽기 시작한 건 주말 아침이었다. 곧바로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었다. 두 달 뒤 지구는 망한다. 소행성은 일본 대륙을 겨냥해 떨어진다. 사람들은 혼란에 빠진다. 일본을 탈출해 유럽이나 남미로 떠나는 무리가 있고 사는 곳에 남는 무리가 있다. 주인공 하루는 남는 쪽을 선택한다. 어머니는 아무것도 지니지 않은 채 떠났고 며칠 전 아버지는 목을 매 자살을 했다. 남동생은 은둔형 외톨이로 지내고 있다. 

 

사람들이 모두 떠난 곳에서 하루는 운전면허 학원에 간다. 운전을 배우겠다는 생각으로. 아무도 없을 줄 알았던 학원에는 이시가와라는 강사가 홀로 있었다. 그때부터 하루와 이시가와는 운전 연수를 한다. 텅 빈 거리와 산속을 달린다. 산속에서 오지를 찾아 자살을 한 자살자들의 시체와 마주하기도 한다. 집으로 돌아온 하루는 방 안에서 나오지 않은 동생을 위해 컵라면을 놓아두고 아버지의 시체를 치운다. 날이 밝자 운전학원에 간다. 연수를 위해 차를 고르고 곧 그 안에서 이상한 냄새를 맡는다. 하루와 이시가와는 차 트렁크에서 참혹하게 죽은 여자를 발견한다. 

 

그야말로 의문이다. 이 망해가는 세상에서 도대체 왜 살인을 한단 말인가. 안 그래도 두 달 후에는 모두 흔적조차 없이 사라질 텐데. 설령 살인을 했더라도 수고스럽게 시체를 왜 차 트렁크에 숨겼을까. 이시가와는 죽은 여자가 남긴 흔적을 찾아내고 수사에 착수한다. 운전 강사에서 살인 사건을 조사하는 수사관으로 이사가와의 모습이 바뀐다. 『세상 끝의 살인』은 예측할 수 없는 사건의 연속을 보여준다. 평범하지 않은 인물을 만들어 내는 솜씨 또한 훌륭하다. 

 

지구 멸망의 소재는 흔하디흔해서 이제는 그래 어떻게 망해가는 이야기를 보여줄 건데 팔짱 끼고 건방진 자세를 취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 소행성 충돌 설정은 더 그렇다. 그런데도 이제 첫 소설을 발표한 신인 아라키 아카네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인물에 그렇지 않은 사건을 가져와 속도감 있는 전개를 펼친다. 방심하고 읽었다가 소설의 후반부에 가서 뒤통수를 맞게 된다. 종말의 순간을 사실적으로 그려 진짜 지구 멸망이 다가올 때 『세상 끝의 살인』을 교본으로 삼아 버틸 수 있을 것도 같다. 

 

하루와 이시가와는 곧바로 경찰서로 달려가 사건이 일어났음을 알린다. 두 달 후에 모두 죽을 것이라 경찰서는 폐쇄 직전의 상태이지만 아직 남아 있는 경찰관이 있었다. 민간인 신분이지만 두 사람은 알 수 없는 정의감과 슬픔으로 사건을 직접 해결하기로 한다. 인류 멸망 직전에 살인범을 잡는 게 무슨 소용인가. 따위의 의문은 접어둔 채.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말하지 않아도 곧 지구는 어떻게 되리라 예감이 들지만 배울 건 배우고 납부할 건 납부하는 성실 시민의 자세로 살아도 나쁘지 않으리라. 『세상 끝의 살인』은 이상한 감동의 결말을 남겨준다. 

 

 

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 댓글 0
종이책 세상 끝의 살인 평점6점 | 이달의 사락 k*****3 | 2024.03.13 리뷰제목
길게는 1년 짧게는 한 달이나 일주일 뒤 지구가 멸망한다면 나는 뭘 하고 있을까? 일단 나는 어디로든 떠나지는 않을 것 같다. 피난을 간다든지, 다른 나라로 간다든지 하는 건 없을 듯. 그럴 여유도 없고 그렇게 살아서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멸망하기 전 그동안 해 보고 싶었던 것들. 그게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을 위해 내 주변을 정리하고 있을 것 같긴 하다. 가능하다면
리뷰제목

길게는 1년 짧게는 한 달이나 일주일 뒤 지구가 멸망한다면 나는 뭘 하고 있을까? 일단 나는 어디로든 떠나지는 않을 것 같다. 피난을 간다든지, 다른 나라로 간다든지 하는 건 없을 듯. 그럴 여유도 없고 그렇게 살아서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멸망하기 전 그동안 해 보고 싶었던 것들. 그게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을 위해 내 주변을 정리하고 있을 것 같긴 하다. 가능하다면 내가 살았던 흔적을 모두 지우고 싶은데 그건 쉽지 않을 듯. 진짜 그런 날이 오면 우리는 어떤 모습의 ‘내’가 될까?


두 달 뒤 지구는 소행성과 충돌한다고 한다. 이제 멸망을 앞둔 세계는 소행성과 격돌하는 지점에서 멀어지기 위해 떠난 사람들, 희망은 없다며 비관하여 자살한 사람들, 떠난 자리에서 약탈하는 사람들. 다양한 모습으로 전쟁 같다. 이런 혼란 중에 운전면허를 따겠다며 후쿠오카의 운전교습소를 찾은 23살의 하루. 이런 하루에게 운전을 가르치러 출근한 강사. 두 사람은 운전 연습을 위해 교습소 차 중 하나에 탑승하려 했고, 차에서 잔인하게 살해당한 여성의 시체를 발견한다. 조만간 다 죽을 텐데 굳이 왜 이렇게 잔인한 방법으로 살인을 했을까? 의구심을 품은 하루와 운전면허 강사. 두 사람은 각기 다른 사정을 숨긴 채 이 사건을 수사하기 시작하는데...


어차피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는다면 사람은 어떤 모습으로 그 시간을 기다리게 될까?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지하로 파고드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도 저도 아닌 사람은 그저 또 그렇게 하루를 어떻게든 보내게 될까? 거리에 사람이 거의 없고 먹을 것도 없어 편의점이나 슈퍼 혹은 마트를 털어 어떻게든 먹고 살아야 하는 사람. 결국에는 죽을 텐데도 우리의 신체는 너무도 당연하게 배가 고프고 배설을 하고 또 그렇게 먹을 것을 찾아 헤맨다. 전기도 가스도 휴대폰도 사용할 수 없는 세상. 솔직히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지금 너무 당연하게 사용하고 있는 우리 생활의 편리함. 전기, 가스 그리고 휴대폰이나 인터넷. 그것들 없이 과연 이들은 제대로 된 수사를 할 수 있는 것인지. 그리고 남은 사람의 광기. 모두가 광기를 부리지는 않겠지만 사람은 아무도 모르지. 내가 나를 진짜 알 수 있다고 자만할 수 없듯이.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한다. 죽기 전까지는 인간이 인간답기를, 그렇게 마지막까지 내가 나이기를, 지킬 수 있는 그런 삶을 살다 가기를. 그런 바람도 쉽지 않음을 안다. 처음엔 신박한 소재라고 생각했는데 살짝 지루한 부분도 있었고, 늘어지는 느낌도 들었다. 사람은 죽음 앞에서 진짜 반성하는 계기가 되는 것은 맞는지, 어제의 가해자가 오늘의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그렇다고 그들이 한 잘못이 희석되는 것도 아니고.

세상이 멸망하는 순간. 아니 그 순간을 기다리는 동안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어떻게 죽음을 맞이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책.

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 댓글 1
종이책 지구로 소행성이 날아오네 평점8점 | 이달의 사락 n***8 | 2024.12.27 리뷰제목
지구는 인류가 서로 싸우고 사라질지 정말 여러 이야기처럼 소행성이 날아와서 멸망할지. 소행성이 날아오고 지구에 생명체가 사라진다고 해도 지구가 남아 있는 한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생명체가 다시 나타날 거다. 그런 일은 오래전 육천육백년 전에 있었다. 지구를 지배한 파충류 커다란 공룡이 살다가 어느 날 사라지지 않았나. 아주 갑자기는 아니고 여러 날에 걸쳐서 공룡이 죽었
리뷰제목



 지구는 인류가 서로 싸우고 사라질지 정말 여러 이야기처럼 소행성이 날아와서 멸망할지. 소행성이 날아오고 지구에 생명체가 사라진다고 해도 지구가 남아 있는 한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생명체가 다시 나타날 거다. 그런 일은 오래전 육천육백년 전에 있었다. 지구를 지배한 파충류 커다란 공룡이 살다가 어느 날 사라지지 않았나. 아주 갑자기는 아니고 여러 날에 걸쳐서 공룡이 죽었을 거다. 그런 일이 또 일어나지 마란 법이 없기는 하다. 달도 소행성과 지구가 부딪쳐서 생겨난 거니. 그때 지구엔 아무것도 없었다. 지구는 뜨거운 곳이었다. 그나마 다행이었겠지. 오래전 일을 생각하고 지구로 소행성이 부딪친다는 이야기를 생각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때 정말 우주로 달아나려고 준비하는 사람 있을지, 있을 것 같다. 돈 많은 사람은. 난 아마 그 날이 올 때까지 그냥 그대로 살겠지. 읽고 싶은 책을 읽으면서. 그때 읽고 싶은 책이 나한테 없다면 참 아쉬울 듯하다. 아니 도서관은 그대로 있을 테니 거기에 가서 빌려와서 보면 되겠다.

 앞에서 지구가 소행성과 부딪친다는 말을 한 건 이 소설 설정이 그래서다. 《세상 끝의 살인》에서는 소행성이 지구로 다가온다고 한다. 그것도 이천이십오년 삼월 칠일에 소행성이 지구와 부딪친다고 한다. 지금은 이천이십사년인데. 그런 일이 일어날 텐데, 고하루는 운전면허증을 따려고 운전학원에 다닌다. 운전학원이 운영을 하는 건 아니지만, 거기엔 강사가 한사람 있었다. 이사가와 강사다. 여성 강사와 스물세살 여성이 나와서 그런지 장류진 소설 <연수>가 생각나기도 했다. 거기에서 운전을 배우는 사람은 하루보다 나이가 좀 많았던 것 같지만. 비슷한 이야기도 아니다. 그냥 여성 두 사람이어서 생각난 것뿐이다.

 소행성은 일본 구마모토현 아소군에 떨어진단다. 일본에 사는 많은 사람은 일본을 떠나고 다른 나라로 갔는데, 세상에 그렇게 떠날 수 있는 사람만 있지는 않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나도 떠나지 못하겠지. 일본과 가까운 한국 사람도 많이 떠났을 것 같다. 여기엔 나오지 않았지만. 이사가와 강사와 하루가 운전 교습을 하려고 차를 타려고 했더니, 차 트렁크에 여성 시체가 있었다. 운전하는 데 차 트렁크는 왜 열어보나 하는 생각이 들겠다. 세상이 어지러우니 여러 가지 물건을 들고 다녀야 할 거 아닌가. 하루는 생존 배낭을 가지고 다녔다. 그걸 트렁크에 넣으려다 여성 시체를 발견한다. 배낭이 없었다면 여성 시체는 시간이 더 지난 다음에 발견됐으려나. 배낭을 트렁크에 넣지 않고 뒷자리에 두어도 괜찮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지금 들기도 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되겠지.

 여성 시체를 보고 이사가와는 그렇게 무서워하지 않고 시체가 어떤지 살펴본다. 그리고 여러 가지를 추리한다. 그런 모습 봤을 때 예전에 뭔가 다른 일을 한 사람이 아닐까 하는 건 누구나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이사가와는 예전에 경찰이었다. 그러니 시체를 잘 살펴보고 언제쯤 죽었는지 다른 곳에서 죽임 당했다는 걸 알았겠지. 세상이 멸망하기까지 얼마 남지 않은 때 제대로 경찰이 일을 할까. 그래도 두 사람은 경찰서로 간다. 거기에서 두 사람이 더 죽임 당한 걸 알게 된다. 비슷한 방법으로 죽임 당해서 연쇄 살인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곧 모두 죽을 텐데, 누가 사람을 죽였을까. 세상이 멸망할 때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그건 나도 잘 모르겠다. 사회 자체가 움직이지 않을 테니 이런 때가 아니면 언제 하나 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그런 거 생각하니 좀 무섭구나.

 사람은 동물이지만 생각하기에 본능으로만 살지 않는다고도 하는데. 사회가 멈췄다 해도 누군가를 생각하고 병원을 여는 사람이 있고 떠나지 못하고 남은 사람이 남은 시간이라도 편안하게 살게 하려는 사람도 있다. 아무리 세상이 미쳐 돌아간다 해도 모두가 거기에 휩쓸리지 않을 거다. 남은 사람은 서로 돕고 살겠지. 여기에도 그런 사람이 나온다. 이사가와는 정의감이 남다르지만. 세상이 끝나지 않았으니 범인을 잡아야 한다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런 생각해도 괜찮을 것 같기는 하다. 세상이 어떻든 사람은 사람으로 살다 죽어야 할 거 아닌가. 누군가를 괴롭혔던 사람도 세상이 끝나가자 사과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겠다. 예전에 그런 일 안 했다면 더 좋았을 텐데.

 책을 보기 전에 맨 앞에 일본말로 쓰인 걸 보고 이건 어디에 나오는 걸까 하면서 앞이 아닌 뒤를 살펴보다 어떤 걸 보았다. 그걸 봤다고 해서 내가 바로 뭔가 알 것 같지는 않았지만, 그걸 보는 게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뒤에서 못 찾고 바로 앞에서 찾았다. 책 앞부분이다. 두번째 문단부터다. 이런 걸 왜 맨 앞에 적어둬서. 이런 게 없었다면 내가 뒷부분을 안 봤을 거 아닌가. 책은 앞에서 차례대로 보는 게 가장 좋다. 살짝이라도 뒤를 먼저 보면 뭔가를 알아버리기도 하니. 뭔가 알게 된다 해도 그것보다 다른 걸 더 보면 괜찮기는 하겠다. 얼마 남지 않은 사람이 서로 돕는 거. 세상이 끝나간다 해도 사람을 죽이면 안 된다는 거. 세상이 끝나서 모두 죽는다 해도 누군가한테 죽임 당하는 건 안 좋지 않나. 이 책을 보니 스스로 죽은 사람도 많았다. 진짜 세상이 끝날 날이 얼마 남지 않게 되면 그런 사람 있을까, 있을지도.

 하루도 마음이 왔다 갔다 했지만, 마지막까지 마음을 지켰다. 난 어떤 일이 일어난다 해도 자기 마음을 지키면 좋겠다 생각한다. 모두가 죽는다 해도. 죽을 때까지 마음 편하게 사는 게 더 좋지 않나. 난 그런데. 나와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다. 그렇게 생각하는 건 어쩔 수 없겠다.



희선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댓글 2
종이책 [서평]세상 끝의 살인 - 아라키 아카네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b***8 | 2024.01.15 리뷰제목
세상 끝나기 3시간 전이라면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사실 세상이 끝난다라는 말은 오래 전에도 유행을 했었던 그런 이야기였다. 성경 속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자기 임의대로 해석해서 종말이 온다고 즉 휴거가 일어난다고 주장을 하고 생업을 때려치고 모여서 기도를 드리던 사람들. 그들은 지금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소설 속에서는 그보다 조금은 더 과학적인
리뷰제목

세상 끝나기 3시간 전이라면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사실 세상이 끝난다라는 말은 오래 전에도 유행을 했었던 그런 이야기였다. 성경 속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자기 임의대로 해석해서 종말이 온다고 즉 휴거가 일어난다고 주장을 하고 생업을 때려치고 모여서 기도를 드리던 사람들. 그들은 지금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소설 속에서는 그보다 조금은 더 과학적인 이유를 댄다.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한다는 것. 그것도 일본에 가장 먼저 부딪친다는 것.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저마다 일본에서 조금이라도 멀리 떨어지려고 이동을 하고 움직이기 힘든 사람이나 노인들이나 이런 저런 이유로 피난을 가지 못한 사람들이 남았다. 이런 배경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까.

 

희한하게도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하루는 이런 설정 속에서 운전학원을 찾아서 강습을 받는다. 두 달 뒤면 모든 것이 없어지는데 그냥 무면허로 운전해도 아무도 잡을 사람조차 없는데 아니 차조차도 도로에서 볼 수 없는 상황이 되었는데 말이다. 하루는 그렇다치고 그녀를 강습해주는 이사가와도 조금은 황당하기까지 하다. 이 둘의 조합이 과연 이야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동생과 단 둘이 남아버린 하루. 이제와서 면허를 따겠다는 것은 물론 아닐테고 운전하는 법을 익히겠다는 것일테다. 분명. 그렇게 연습을 해서 하루는 어디에 가고 싶은 것일까. 그녀에게 운전을 가르쳐 주는 강사는 왜 어디론가 가지 않고 이곳에 남은 것일까. 하루가 운전을 배우겠다고 왔을 때 바보 같은 소리라고 치부하지 않고 왜 그녀에게 운전을 가르쳐 주게 된 것일까. 강습생과 강사 그들이 시체를 발견하면서부터 사건은 발생을 한다.

 

만약 하루가 그 차량을 고르지 않았다면 묻혀버릴 수도 있는 그런 사건이었다. 우연찮게 발견된 시체로 인해서 하루와 이사가와는 난처한 상황에 놓인다. 아니 그냥 무시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얼마 뒤면 모두 죽는데 타살임에 분명하지만 그 범인을 찾아서 뭘 어쩌겠다는 것인가. 하지만 전직 경찰이었던 이사가와는 기어이 사건화 시키고 자신이 앞장을 서서 그 누군가를 찾아 나선다. 그리고 이 사건이 단순히 하나의 사건이 아님을 알게 된다.

 

종말론적인 배경이 조건화 되어 있어서 사건이 진행되는 동안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사람이 살아있는 이상 생활은 해야 하는 것이고 인생은 계속 살아갈 필요가 있는 것이 아니었던가. 둘이었던 그들의 공동체가 넷으로 늘어나고 다섯으로 늘어난다. 그렇다. 인간은 마지막까지도 사회적 동물임을 잊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사건을 찾아서 떠나는 그들. 세상 끝의 살인은 어떤 답을 안겨다 줄 것인가.

 

잘 읽히는 이야기는 이 이야기가 왜 에도가와 란포상을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받았는지를 스스로 증명해준다. 역대 최연소라고 할만큼 젊은 이십대의 작가가 쓴 이야기는 앞으로도 이 작가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든다.

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 댓글 2

한줄평 (70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8.7점 8.7 / 1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