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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일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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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오랜만에 손에서 놓을 수 없을 정도로 재밌는 소설책을 읽었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y********l | 2022.07.09 리뷰제목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정신없이 읽었다. 그 정도로 재밌었다. 심지어 뭔가를 배운 기분도 들었다. 소설이지만, 실제 있었던 역사 내용이 그 토대를 이루고 오히려 역사 교과서에서는 볼 수 없는 그 실상을 다루어서 단순한 허구적 이야기를 읽는 느낌이 아니었다. 읽으면서 무언가를 배웠다는 나름의 보람도 느낄 수 있는 알맹이 있는 책이었다.   오랜만에 느끼는 이 기
리뷰제목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정신없이 읽었다. 그 정도로 재밌었다. 심지어 뭔가를 배운 기분도 들었다. 소설이지만, 실제 있었던 역사 내용이 그 토대를 이루고 오히려 역사 교과서에서는 볼 수 없는 그 실상을 다루어서 단순한 허구적 이야기를 읽는 느낌이 아니었다.

읽으면서 무언가를 배웠다는 나름의 보람도 느낄 수 있는 알맹이 있는 책이었다.

 

오랜만에 느끼는 이 기분.... <류>라는 대만 출신 히가시야마 아키라 작가의 걸작을 읽으며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왜 아키라 작가를 "지금 일본에서 가장 세계에 근접한 작가"라고 하는지 이해가 갔다.

실제 있었던 역사 내용을 토대로 치안과 질서가 불안정한 대만을 무대로 삼은 이 이야기에는 인생, 청춘, 가족의 해학과 비극을 생동감 넘치는 표현들과 힘찬 문장으로 가득 차있다.

민경욱 번역가의 뛰어난 번역 실력으로 막힘없이 계속 읽어나갈 수 있었고, 주옥같은 문장들로 넘쳐나서 기억하기 위해 따로 메모까지 해놓았다.  

 

하기사야마 아키라는 대만 태생이지만, 아홉 살 때 일본으로 왔고 그때부터 후쿠오카 현에서 살았다. <류>라는 소설로 일본의 유명한 문학상인 나오키상을 2015년에 수상했지만, 더 알아보니까 이외에도 정말 많은 대회에서 상을 휩쓸었다. 

첫 페이지에 왕쉬안의 <물고기가 묻다>라는 시의 한 구절이 나온다. 

"물고기가 말했습니다...... 나는 물속에서 살기에 당신에게는 내 눈물이 보이지 않아요."

당연히 나의 호기심은 폭발했다. 분명히 비극적인 내용이 담겨있을 것 같았다.

 

예치우성이라는 남자 주인공과 그의 가족 인생이야기이다. 1인칭 시점에서 예치우성은 옛 추억들을 다시 상기시키면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p. 20) "세계 어디나 어른들이 흘리는 눈물에는 다분히 정치성이 있다. 그러나 그 시절의 대만 아이들에게 장제스는 신이나 마찬가지였다.......영화를 볼 수 있는 것도, 텔레비전을 볼 수 있는 것도, 미국 껌을 씹을 수 있는 것도,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는 것도, 삼시 세끼 다 챙겨 먹을 수 있는 것도, 무엇이든 국민당 덕분이었다. 대륙 출신인 외지인도, 그들에게 박해받고 있는 토착인도 상관없었다."

내가 역사 이야기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충분히 내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까지만이다. 비록 내가 우리나라 독재정권시절이나 그보다도 더 먼 얘기인 한국 전쟁, 일본 식민지 시절을 직접겪어보지는 않았으나, 충분히 내가 공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류>에서도 이 정도 선에서 역사 얘기를 하고, 그 속에서 수많은 고통을 겪었던 일반 사람들의 얘기에 초점을 맞추었기에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p. 25) "우리에게 대의 같은 건 없었단다. 같은 부대에 리우꾸이런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이 녀석은 자기 부모를 괴롭힌 공산당 일가를 모조리 죽이고 국민당에 들어왔어. 다들 비슷한 사연이었어. 이쪽과 싸워서 저쪽에 들어가거나 이쪽에서 밥을 먹여주니 이쪽 편이 되는거지. 공산당도 국민당도 하는 짓은 같아. 다른 마을에 마구 쳐들어가 돈과 먹을거리를 빼앗았지. 그렇게 백성들을 먹어치우며 같은 일을 되풀이했어. 전쟁이란 그런거야."

 

특히 제 6장 <아름다운 노래>에서 외성인, 대만 토착민, 일본인간의 복잡미묘한 관계에 대해 어렴풋이나 감을 잡을 수 있었다.

대만 내에서도 중국 본토에서 온 외성인인지 아니면 대만에서 태어난 토착민인지에 따라(그들의 사투리에서 구별가능하다) 계층이 나뉘어있다. 그리고 청일전쟁 후 일본에게 대만이 할양되었을 때 점령당한 그 수십년이라는 세월 동안 각기 일본인들과 삶이 중첩되면서, 대만 사람들의 일본에 대한 감정 또한 제각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각 등장인물의 스토리가 탄탄해서 그들의 행동과 말 하나하나가 큰 울림이 있다. 또한 각 챕터들간의 연결이 매끄럽고 개연성이 있어서 모든 장면에 집중하게 된다.

등장인물과 각 장소를 뛰어난 필력으로 묘사해 내가 마치 그 등장인물과 함께 이곳저곳을 방문하는 것 같았다. 또 실제 인간의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 생각 등을 각 등장인물에 투여해 놀라움을 선사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을 괴롭히고 사람들을 이용하기만 할 줄 아는 못된 뚱보의 반전 러브스토리 같이 말이다. 

 

역사 내용 말고도, 다분히 공감이 가는 대목들이 많아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질 때도 있었다. 대만 사람들, 특히 노인분들이 믿는 미신이 많구나...... 온갖 무당, 미신을 믿는 우리 할머니가 생각났다. 심지어 우리 부모님도 무당을 만나고 그 무당 말대로 일이 일어나서 소름끼쳤다고 하셨다. 

(p. 99) "도깨비불 신은 말이야, 제대로 노력한 사람에게만 도움을 준단다. 언젠가 할아버지는 그렇게 말했다.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리 빌어도 소용없단다. 도깨비불 신이 해주는건 아주 작은 행운 같은 거니까."

소설의 배경은 주로 대만이지만, 마치 한국에서 온갖 미신을 믿고, 아침잠 없는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님의 "라떼는 말이야"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 들어서 새로우면서도 친숙했다. 

 

사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이 책의 제목에 대한 설명을 찾고 있었다.

이 책을 다 읽고나서야 다시 돌이켜보니까 비로소 작가가 의도했던 바가 무엇인지 이해가 되었다.

작가는 독자들에게 바로 제목에 대한 해설을 제시하려고 했던 것 아니라 독자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제목에 대한 여러 해석을 유도하려는 것이었다. 

나는 이 '흐를 류(유)'에 대한 사전적인 의미를 찾아봤다:

흐르다 / 전하다, 번져 퍼지다 / 떠돌다, 방랑하다 / 바뀌다 / 거침없다 / 찾다, 구하다 / 흐름, 조류(시대 흐름의 경향이나 동향) / 갈래, 분파 / 사회 계층 / 물길 

위에 제시된 의미들을 돋보이는 요소들이 소설 내용 중에 다수 포함되어 있다:

산둥의 피가 흐른다 / 할아버지 물 속에 잠겨 살인당함 / 중국과 대만 사이를 가로지르는 대만해협 / 린이욕이라는 대만 젊은이처럼 꿈에 그리던 중국 본토를 향해 대만해협의 빠른 조류에 맞서 용감히 헤엄치는 사람들 / 선원으로 일하면서 대만과 중국을 넘나드는 위우원 삼촌 / 첫사랑이 예치우성을 애절하게 키스하며 흘린 뜨거운 눈물 / 군혼부대에서 리에웨이가 쑥스러워하며 읊어준 왕슈엔의 시 한 구절........

이 책을 온갖 미디어에서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주로 홍보해서 할아버지를 살해한 자를 찾아내는 것이 이 소설의 주 목적인 줄로 예상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중요한 것은 이 이 살인마를 찾아내는 것이 아니었고, 오히려 이 책의 첫 페이지에 나온 리에웨이가 읊어준 왕슈엔의 시 한 대목이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p. 320) "물고기가 말했다. 나는 물속에 살아서 당신은 내 눈물을 볼 수 없어요.......고등학교 때 내가 왜 그렇게 거칠었는지 알 것 같더라. 우리는 자기 고통에만 민감해서 다른 사람도 같은 고통을 안고있다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어."

 

누군가는 아키라 작가를 '독자를 혼돈 속으로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라고 평했다.

정말로 그의 소설을 읽으면서 다양한 소리가 들렸고, 온갖 냄새도 맡을 수 있었다. 피 냄새, 쉰 냄새, 빈랑즙 냄새, 향 냄새, 음식 냄새, 먼지 냄새.....

온갖 소리와 냄새가 진동하는 대만의 거리로 우리를 데려가는 이 작품은 우리가 잃어버린 시간과 사람, 공간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과거를 이야기하면서 다시 미래를 이야기한다.

과거를 고스란히 받아들인 채 앞으로 나가며 성장하는 주인공 예치우성처럼, 우리도 과거에 붙잡힌 마음을, 억지로 떼어내려 하지 않고 끝까지 파고들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278 페이지에 나오듯이 우리 마음은 늘 과거 어딘가에 붙잡혀 있기 때문에 억지로 그걸 떼어내려 해봤자 좋을 게 없다.

한 번 더 생각해보면, 이 부분이 얼마나 깊이있는 대목인지 깨닫게 된다.

나는 이 대목을 우리가 모두 성장해나가고 더욱 안정적인 미래로 나아가려면 역사문제를 절대로 왜곡하거나 왜면해서는 안된다고 받아들였다. 비난만 하거나 누구를 책망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역사를 바라봐서도 안된다.

단지 우리는 역사를 통해 교훈을 얻고, 전보다 개선하기 위해, 더 나아지기 위해 이미 일어난 사실들을 솔직하게 받아들이고 우리가 진심으로 지향하는 미래를 개척해나가면 되는 것이다.

(p. 406) "마음이란 떼쟁이라, 일단 떼를 부리기 시작하면 손 쓸 도리가 없다. 땅바닥에 덜렁 누워 발버둥을 치며 이게 갖고 싶다, 저게 갖고 싶다, 사줘, 사줘, 하며 울부짖는다......우리는 끝내 마음을 따르거나 아니면 단호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 어느 쪽으로 가야 좋은지는 죽을 때까지 모를 일이다. 그렇게 단호하게 마음을 거절하다 보면 우리는 더는 우리가 아니게 되고, 그렇게 우리는 우리가 되어 간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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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주간우수작 대만의 아픔과 흐름을 같이 한 한 소년의 성장 이야기 평점8점 | YES마니아 : 골드 이달의 사락 k*****k | 2023.06.24 리뷰제목
우선 하고싶은 말은 이 작품이 예스24에서, 또 옮긴이의 해설에서 미스터리로 구분되나, 우리가 접하는 일상적인 본격,사회파적 미스터리와는 다른 결임을 이야기해둔다. 읽다가 나처럼 어엉? 하는 이들이 있을까봐. 기대하는 부분이 다르니까 그것을 알아두시란 이야기지 이 작품이 별로라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153회 나오키상 수상,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일본서점 대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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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하고싶은 말은 이 작품이 예스24에서, 또 옮긴이의 해설에서 미스터리로 구분되나, 우리가 접하는 일상적인 본격,사회파적 미스터리와는 다른 결임을 이야기해둔다. 읽다가 나처럼 어엉? 하는 이들이 있을까봐. 기대하는 부분이 다르니까 그것을 알아두시란 이야기지 이 작품이 별로라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153회 나오키상 수상,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일본서점 대상의 영광을 빛내는 작품이다. 최근에 읽었던 나오키상 수상자인 아사다 지로의 [가스미초 이야기 (잊지못할, 아사다 지로의 가스미초 이야기)]의 다음인지라 나오키상이 어떤 부분을 원하는지 알 수가 있었다. 아사다 지로의 작품에는 시대를 아우르는 가족 구성원 각각의 역사와 사랑, 죽음 그리고 주인공의 성장이 있었다. 그리고 꽤 문학적인 꺠달음이 있고. 거의 평행이론으로 두 작품이 흘러가는듯하다.

 

이 작풍에선 주인공 예치우성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가 어릴적인 1970년대에서 80년대까지, 아니 그의 할아버지가 만든 역사의 그늘이 몇십년뒤에도 흐르니, 일본의 만주지배에서 붙어 중일전쟁, 공산당, 국민당과의 싸움, 장제스의 대만 건국, 공산당이 아닌지 검열하는 것, 군대징병제, 학교진학과 군대의 시스템, 대만에서의 외성인 (중국에서 온)과 내성인 (대만에서 태어난 사람)간의 분쟁, 일본에의 동경 등 시대를 아울르며 그 시대를 살아가는 인물들의 각각의 모습이 비춰진다.

 

간략하게 줄거리를 말하자면, 중국에서 일본인의 첩자였던 왕커창과 가족들, 및 그 마을을 몰살시켜버린, 주인공의 할아버지 예준린에 대한 다른 방향에서 평가하는 시선들, 그리고 이런 할아버지에게 지극한 사랑을 받아온 주인공, 그러던 어느날 할아버지는 살해당하고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소년이 성장하며 여러가지 일과 우정, 사랑을 겪으며 그 미스테리를 풀려는 의지를 계속 갖고있는 것에 대한 것이다.

 

하지만,이렇게 간단하게 줄일 정도로 이들 인생의 무게는 가볍지않다. 저 위의 사람들의 이데올로기 전쟁은, 너무나도 간단하게, 즉 동일한 사람이지만 국민당의 밥을 먹었느냐 공산당이 내준 옷을 입었느냐 등등의 사소한 것으로 삶과 죽음을 나누게 된다. 이런 평범한 사람들의 삶은 역사의 페이지에서는 지워지는, 아니 집단으로 죽던가 이름없이 죽고살던가 하는 것밖에 어떤 인생의 무게를 실게 하지 못하지만, 하나하나의 인생은 태어남, 자람, 사랑과 우정, 실패와 기쁨, 성취와 방황, 죄와 벌 등의 하나의 우주를 이룬다. 

 

... 조바심과 초조함은 희망의 다른 얼굴이니까요....p.189

...운명의 사람을 만날떄에는 나쁜 일 조차 도움이 되지....p.219

 

사람의 얼굴에는 여러면이 있듯이 사람의 일에도 양면이 있다. 나쁜일이 언제까지나 나쁜일이 되는 것도 아니고 좋은 일이 언제까지나 좋은 일로 남는 것도 되지않는다. 그저 물고기처럼...물속에 살기에 눈물이 보이지않아요....하듯이. 

 

....마음이란 떼쟁이라, 일단 떼를 부리기 시작하면 손 쓸 도리가 없다. 땅바닥에 덜렁 누워 발버둥을 치며 이게 갖고 싶다, 저게 갖고 싶다, 사줘, 사줘, 하며 울부짖는다......우리는 끝내 마음을 따르거나 아니면 단호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 어느 쪽으로 가야 좋은지는 죽을 때까지 모를 일이다. 그렇게 단호하게 마음을 거절하다 보면 우리는 더는 우리가 아니게 되고, 그렇게 우리는 우리가 되어 간다.....p.406

 

...할아버지든 원우원 삼촌이든 레이웨이든 사람이 죽을때마다 그 사람이 있던 세계가 사라진다. 나는 그들없이 살아야만 한다. 원래 세계와는 완전히 다른 더 애매하고 차갑고 무관심을 숨기려하지않는 새로운 세계에 내 다리는 얼어붙는다. 따뜻한 외투가 하나씩 벗겨져 알몸이 드러나는 것만 같다. 내 마음은 온기를 원하는데, 그러나 내 영혼은 그렇지않다. 세월이 흐르면서 내 영혼은 그들과 있음을 느낀다. 그들의 눈으로 매사를 보고 그들의 귀로 소리를 듣고 그들의 태도로 영원한 동경을 품는다. 절대 돌아올 수 없는 오랜 세계로 잠겨간다. 내마음은 그렇게 위로받는다.....p. 474

2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3 댓글 31
종이책 구매 류 流 평점10점 | k******5 | 2022.07.15 리뷰제목
<이책은> 리뷰어클럽 당첨 도서 <저자는> 저 : 히가시야마 아키라 (Akira Higashiyama,ひがしやま あきら,東山 彰良,본명:王 震緖) 1968년 대만 태생. 다섯 살까지 타이베이에서 지낸 후 아홉 살 때 일본으로 왔다. 그때부터 후쿠오카 현에 거주하고 있다. 2002년 「터드 온 더 런」으로 제1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에서 은상과 독자상을 수상했고, 2003년 이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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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리뷰어클럽 당첨 도서

<저자는>

저 : 히가시야마 아키라 (Akira Higashiyama,ひがしやま あきら,東山 彰良,본명:王 震緖)

1968년 대만 태생. 다섯 살까지 타이베이에서 지낸 후 아홉 살 때 일본으로 왔다. 그때부터 후쿠오카 현에 거주하고 있다. 2002년 「터드 온 더 런」으로 제1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에서 은상과 독자상을 수상했고, 2003년 이 작품을 고쳐 쓴 『도망작법』으로 데뷔했다. 이후 2009년 『길가』가 제11회 오야부 하루히코상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2013년에는 『블랙 라이더』가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2014년’ 3위와 제5회 ‘AXN 미스터리 싸우는 베스트 텐’ 1위를 동시에 차지하며 일본 전역에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2015년 『류流』로 “20년만에 한 번 나올 만한 걸작”이라는 최고의 호평와 함께 제153회 나오키상 수상하며 “지금 일본에서 가장 세계에 근접한 작가”임을 스스로 입증했다.

이 밖에, 2016년에 『죄의 끝』으로 제11회 중앙공론문예상, 2017~2018년에 거쳐 『내가 죽인 사람 나를 죽인 사람』으로 오다사쿠노스케상, 요미우리문학상, 와타나베준이치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외 다수의 작품을 발표했으며, 현재에도 활발한 집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책 읽고 느낀 바>

  몇 년 전에 나오키상 수상작인 '애도하는 사람'을 만났었다. 꼭 읽고 싶었다기보다는 나오키상을 받았다는 타이틀에 끌려 응모했었다. 하필 이 책을 받았을 때  고 최진실 씨가 세상을 떠났다. 이 책은 소제가 특별했고 나오키상=애도하는 사람= 고 최진실= 자기성장 프로그램 교육 받던 시기로 이어진다. 3대 상 중에 나오키상을 받았고 서점대상을 받은 책들은 재밌다고 기억한다. 이런 책을 만났다.

 

  나, 예치우성은 마흔이 넘었고 이혼한 상태. 예준린의 손자며 샤오젠의 친구다. 첫사랑인 마오마오를 여전히 잊지 못하는데 그 이유가 어쩜 이복남매일 수도 있다는 찜찜함 때문에 헤어졌다. 당시는 DNA기술이 발달하지 못한 때였고 그 무엇보다 신빙성 있는 건 마오마오의 어머니가 문란한 생활을 했다는 부정할 수 없는 사연이 있다.

 

  할아버지는 딸인 고모는 하녀처럼 대하면서도 손자인 나를 유독 사랑하셨다. 그런 할아버지와 친한 리 할아버지, 구오 할아버지, 마 할아버지가 있다. 국민당과 공산당원으로 나눠 싸우던 시기에 할아버지는 많은 악행을 저질렀다. 한 가족뿐 아니라 한 마을을 몰살시키기도 했다. 그러던 중 동지의 아들을 양아들로 삼아 키웠다. 의형제를 맺으면 의형제의 의형제일지라도 의리로 감싸던 시절이었다.

 

  할아버지가 애지중지한 물건에 모제르 총이 있었다. 할아버지는 자신이 지나왔던 시대의 무용담을 심심찮게 얘기했고 그 자부심으로 사는 듯 보이기도 했다. 의형제의 가족을 끔찍히 챙겼고 양아들을 편애했다. 가족들은 삼촌을 가족으로 대했는데 할머니만이 미워했다. 삼촌은 선원이 되어 유랑을 했고 가끔씩 왔다. 

 

  할아버지는 시장 안의 점포에서 욕조에 기억자 형태로 팔 다리가 묶인 채로 죽었다. 그걸 발견한 나는 충격을 받았고 경악했다. 할아버지의 죽음을 두고 나는 평생의 업처럼 추적하기에 이른다. 사람이 살해되었음에도 할아버지의 평판은 나아지질 않았다. 평상시 의형제와 관련한 사람들말고는 후덕하지 않았던 탓. 

 

  군관 학교를 제대로 졸업하지 못하고 퇴학처리 되면서 받게 되는 형벌은 듣보잡이었다. 드럼통을 메고 산에 올랐다가 드럼통 안에 들어가면 굴린다. 안에 든 사람은 작살나지 않은 게 신기할 따름. 세 번을 겪고 나니 피범벅이 된 얼굴하며...이런 형벌이 있었구나...사람을 조련시키는 방법도 가지가지가 있구나...

 

  찰나의 미학인 사진이 때론 증거가 된다. 모제르 총과 함께 남겨진 사진 한 장. 그 사진 속의 한 사람이 왜 거기서 나와. 나는 할아버지의 죽음을 캘 수 밖에 없는 숙명이었던가. 도깨비불이 내 안으로 들어와 그런 기운을 북돋운 것인가. 소름이 끼쳤다. 깨닫게 되는 순간에 아찔했다. 모르고가 아니고 알면서도 해야만 했던 속죄였던가. 살며 회개하는 한 방편이었을까.

 

  우리에게 고통을 줬던 아베 전 총리가 피습 당했다. 우연찮게 어떤 책을 읽으며 아베의 피는 신사에 공물을 바칠 수 밖에 없는 뼛속까지 전쟁광 집안이구나. 다시 전쟁을 일으킬 명분을 위해 고군분투했던 걸. 우리 나라에 직접 피해를 주기도 했던 원흉이다. 전세계는 곡물과 석유 등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우크라전쟁이 길어지면서 각국이 다 허덕인다. 자급자족하는 시대로 역행할 수도 없고 핵전쟁이 발발한다면 지구는 사라질텐데...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1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6 댓글 8
종이책 나로 살아가기 위해서 평점9점 | YES마니아 : 로얄 j*****3 | 2022.07.16 리뷰제목
히가시야마 아키라. 분명 일본사람 이름인데 주요 등장인물 소개란에 적힌 이름들이 중국어라 이건 뭐지라는 생각을 했다. 알고보니 작가가 대만 태생으로 다섯 살까지 타이베이에서 지낸 후 아홉 살때 일본으로 건너간 사람이었다. <내가 죽인 사람 나를 죽인 사람>으로 제법 유명한 작가인듯했는데, 나에게는 생소한 작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3대 문학상을 동시 석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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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가시야마 아키라. 분명 일본사람 이름인데 주요 등장인물 소개란에 적힌 이름들이 중국어라 이건 뭐지라는 생각을 했다. 알고보니 작가가 대만 태생으로 다섯 살까지 타이베이에서 지낸 후 아홉 살때 일본으로 건너간 사람이었다. <내가 죽인 사람 나를 죽인 사람>으로 제법 유명한 작가인듯했는데, 나에게는 생소한 작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3대 문학상을 동시 석권한 전대미문의 걸작이라는 소개글과 히가시노 게이고, 미야베미유키, 아사다 지로와 같은 쟁쟁한 작가들의 추천사는 책에 대한 흥미를 극대화시켰다.  무엇보다 '류流'라는 제목의 의미가 궁금했다. 

 

 소설은 1970~1980년대의 대만을 배경으로 하고 있었다. 주인공 예치우성이 과거를 회상하는 형식으로 소설은 전개되었다. 1975년 예치우성은 열일곱 살 소년이었다. 그 해,  대만 총통 장제스가 서거했고, 할아버지가 살해당했다. 할아버지에게 유독 사랑을 받았던터라 충격이 컸고, 범인을 잡아야한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할아버지는 젊은 시절 많은 사람들을 잔인하게 학살한 적이 있었다. 그런 원한에 의한 죽음이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실마리를 찾을 수는 없었다. 선입견이란 참 무서운 것이다. 히가시노 게이고, 미야베 미유키라는 미스터리 작가의 추천사를 보고 당연히 할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는 추리 소설이라고만 생각했다. 물론, 예치우성이 범인을 찾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파고 들어가는 것이 큰 흐름을 이루고 결국 범인을 찾아냈다. 그 과정에서 대만의 가슴 아픈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었고, 큰 흐름 속에서 개인이 선택할 수 없는 것들이 있고,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이후의 삶을 규정하면서 비극으로 이어진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대만의 역사를 접할 기회는 없었다. 전쟁의 비극은 어느 나라마다 다르지 않음을, 그 속에서 개인은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를 또 한 번 생각해볼 수 있었다. 예치우성의 학교생활, 친구 관계, 군생활까지 어느 것하나 쉬운 것이 없었다. 어떻게 저런 일들을 겪으면서 살아나갈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지만 예치우성은 강한 면모를 가지고 있었다. 추리소설, 역사소설, 성장소설로 읽혀졌다. 

 

 도깨비불, 죽은이의 혼령, 분신사바도 등장을 했다. 그런 요소들이 강한 반감을 가지게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느낌이 없었다. 그건 소설의 흐름을 위해 적절하게 버무려낸 작가 역량의 뛰어남으로 보여졌다. 혼란의 역사 속에서 수없이 헛되고 가슴 아픈 죽음들이 있다. 그런 배경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우리 마음은 늘 과거 어딘가에 붙잡혀 있지. 억지로 그걸 떼어내려 해봤자 좋을 게 없단다.-p278

 

 억지로 묻어버리거나 떼어버린다면 그것은 어느 순간 다시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과거를 똑바로 마주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는 것 아닐까? 예치우성이 할아버지의 죽음에 끊임없이 매달리면서 눈에 보이지 않았던 진실에 다가가고 이해해나가는 모습들이 좋았다. 가슴 아픈 현실을 만나기도 했지만 거리낌없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필요한 과정이었다. 

 

물고기가 말했다. 나는 물 속에 살아서 당신은 내 눈물을 볼 수 없어요. 내가 시를 이해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어. 그런데 아아, 그런 일도 있더라. 고등학교때 내가 왜 그렇게 거칠었는지 알 것같더라. 우리는 자기 고통에만 민감해서 다른 사람도 같은 고통을 안고 있다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어. (후략)-p 320 

 

 자신의 고통만큼 타인의 고통도 이해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물고기가 물 밖으로 나오는 것은 목숨을 건 일이니만큼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인지도 모르겠다. 시 한 편으로 시인이 되기로 마음 먹은 친구 레이웨이. 그의 입을 빌어 저자는 문학의 역할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문학도 싸움처럼, 실컷 허풍을 치며 앞으로 나설때는 나서면서도 뒤로 빠질 때를 빈틈없이 계산하는 게 관건이다. ' 문학은 개인의 감성을 건드리고 변화를 꾀하기도 하지만, 정치적으로도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는 것을 새삼 생각해보게 되었다. 

 

  생소한 대만의 역사와 풍경, 가슴 아픈 가족사, 개인의 녹녹치 않은 인생등 흥미로운 소재도 많았고, 생각해볼 수 있는 지점들도 많았다. 하지만, 내가 "몇십 년 만에  한 번 나올 만한 위대한 소설" 이라는 문구에 동의할 정도의 역량이 안되는 것은 인정해야할 것같다.  '류(流)' 라는 제목 때문일까? 책장을 덮고나서 개인은 역사라는 커다란 흐름 속에서 나약한 인간일지도 모르지만, 나 개인의 인생을 제대로 끌고 나가기 위해서 그 흐름에 때론 맞서기도 하고, 함께 흘러가기도 하는 유연함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오랫동안 남을 것같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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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역사와 개인이 만나... 우리와 너무 비슷했던 대만 평점9점 | YES마니아 : 로얄 n*****m | 2022.07.25 리뷰제목
제목이 ‘흐를 류(流)’라는 게 의미심장하다. 내용을 미리 자세히 전해 듣지 않았어도 삶과 역사의 도도한 흐름을 이야기하는 게 아닐까 짐작케 한다. 작가도 아마 그걸 생각하고 제목을 그리 정했으리라. 끝까지 읽기도 전에 내 짐작이 옳을 것이라 확신하게 된다.   대만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은 물론 다른 이야기도 드물게 읽었다. 그것도 1970년대에서 1980년대의 대만은 더더욱
리뷰제목

제목이 흐를 류()’라는 게 의미심장하다. 내용을 미리 자세히 전해 듣지 않았어도 삶과 역사의 도도한 흐름을 이야기하는 게 아닐까 짐작케 한다. 작가도 아마 그걸 생각하고 제목을 그리 정했으리라. 끝까지 읽기도 전에 내 짐작이 옳을 것이라 확신하게 된다.

 

대만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은 물론 다른 이야기도 드물게 읽었다. 그것도 1970년대에서 1980년대의 대만은 더더욱 그렇다. 현재의 중국을 중공이라 부르던 시절엔 지금의 대만은 중화민국이라고 하여 우리의 맹방이었다. 이후 중공이 중국이 된 이후 대만의 역사는 우리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대한민국은 맹방이라고 하던 나라에 대해 어느 날 갑자기 외교를 단절했다. 어느 해 그 막강했던 국민당이 선거에서 패하고 대만 출신 중심의 민진당이 정권을 잡았단 소리가 들려 상당한 이목을 끌었지만, 그 이후 정권의 교체에 대해선 관심이 시들해졌다. 한류의 열풍이 불고, 대만 여행 붐이 인 것은 이 소설이 다루는 시대보다 한 세대는 뒤의 일이다. 소설에서 읽는 대만의 1970년대, 1980년대는 활력이 있었으나 어떤 면에선 매우 혼란스러웠다. 중국 본토와 비교되면 자유를 강조했지만, 강압적이었다. 우리나라와도 비슷했다.

 

197545일 장제스가 사망했다. 대만에선 우리나라의 박정희의 사망과 비슷하게 받아졌을 것이다(서울의 봄을 겪고, 광주를 겪으면서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대만은 조용히 그 아들인 장징궈가 총통이 되었다. 어느 쪽에 손을 들어줘야 할 지...). 장제스 사망 다음 날 열일곱 살 고등학생 예치우성의 할아버지가 살해됐다. 예치우성이 할아버지의 시신을 발견했다. 그리고 10년간 그 죽음을 잊지 못하고 살인범을 찾는다. 할아버지를 살해한 이를 찾는다는 설정, 그리고 그 결말이 반전이라는 점에서 이 소설은 분명 미스터리이지만, 사실 미스터리물로서 긴박감은 전혀 들지 않는다. 10년의 세월을 다루면서 몇 장면만을 추린 응축감 없이 도도히 서술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할아버지의 살해범을 찾는 과정보다는 오히려 예치우성의 성장 과정에 대한 얘기가 더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소설은 성장 소설이기도 하다.

 

대만의 70년대와 80년에 겹치는 예치우성의 10대와 20대는 파란만장하다. 그의 학교 생활 자체가 굴곡이 심했다: 일류 고등학교에서 완전 삼류 고등학교로의 전학, 대입 실패, 군사 학교 입학과 퇴학, 그리고 군대 입대 등. 친구들과의 관계도, 사랑도 그랬다. 깡패 친구를 둔 운명이랄? 사랑도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었다. 아니, 그럴 수도 있는 걸 나중에야 알게 된다. 군대에서의 모습은 어쩌면 우리나라와 대만이 아니라면 담지 못하는 장면이란 생각도 든다. 그래서 친근하기도 하고, 또 역겹기도 하다. 그런 파란만장한 개인의 역사가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중국 본토에서의 국민당과 공산당의 전쟁에 대한 얘기와 맞물린다. 결국 이 이야기는 그 시대의 비극이 연장된 결과이며, 또한 현대사가 풀어야 할 이야기인 셈이다. 그래서 이 소설은 역사 소설이기도 하다.

 

긴장감을 가까스로 이어나가는 미스터리물, 좌충우돌하는 청춘의 고뇌를 다룬 성장 소설, 중국의 현대사가 반영된 역사 소설로서 이 소설에서 가장 큰 장점으로 여겨지는 것은 문장이다. 이 소설에서는 다양한 장면을 정교하게 묘사하고 있다. 타이페이 골목 시장의 모습, 교외의 구부러진 길, 식물원에서 사랑을 나누는 연인들... 일부러 공들여 자세하게 묘사한다는 느낌이 드는 게 아니라 자연스레 고개를 돌리면서 보이는 모습, 느껴지는 장면들이 고스란히 문장에 담긴 느낌이다. 이런 문장이어서 장면들이 선명하고, 등장인물들이 살아 있는 느낌이 드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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