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고 싶다고 하자 삶이 농담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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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고 싶다고 하자 삶이 농담을 시작했다

리뷰 총점 8.8 (6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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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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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2쇄를 읽는 안도감이란... 평점9점 | YES마니아 : 골드 l****h | 2021.03.30 리뷰제목
김현진의 신간을 반갑게 구입했다. “2쇄”라는 글자에 안도했다. 좋아하고 기다리는 작가가 몇 있는데, 김현진 작가도 그중 한 명이다. 다른 작가들은 대부분 유명한 사람들이라 ‘몇 쇄’ 이런 건 잘 확인하지 않는데, 김현진 작가의 책은 확인하고 싶었다. 1쇄가 몇 부나 출간되었는지 나는 모른다. 1쇄를 넘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출판시장이야 옛날부터 어렵다고 했었고, 이런 어
리뷰제목

 김현진의 신간을 반갑게 구입했다.

“2라는 글자에 안도했다. 좋아하고 기다리는 작가가 몇 있는데, 김현진 작가도 그중 한 명이다. 다른 작가들은 대부분 유명한 사람들이라 몇 쇄이런 건 잘 확인하지 않는데, 김현진 작가의 책은 확인하고 싶었다. 1쇄가 몇 부나 출간되었는지 나는 모른다. 1쇄를 넘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출판시장이야 옛날부터 어렵다고 했었고, 이런 어려운 여건에서 2쇄를 구입했다는 것이 기분 좋았다.

고종석씨의 책을 읽다 알게 된 김현진 작가의 글은 재미있다. 진짜 재미있다. 안타깝고 마음 아프고 일견, 공감되고 때론 답답하기도 하다. 하지만 읽다 보면 재미있다. 김현진 작가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2019년 봄에 나의 살들은 최고점에 다다랐는데, 대중교통에 탑승하면 사람들이 자꾸만 자리를 양보해주었다. 처음에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저 임신 안 했어요하고 사양했지만, 나중에 정 피곤할 때는 임산부인 척 그냥 앉아버릴 때도 한두 번 있었다.” (p.31)

 

임산부인 척 그냥 앉아버릴 때도 한두 번 있었단다. 나는 한참 웃었다. 한두 번이 아닐 거라는 짐작을 하니, 더 웃겼다.

날씨가 갑자기 더워져 얇은 근무복을 입었다가 화들짝 놀랐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완전 아저씨였다. 40대 중반을 바라보는 당연한 아저씨지만 배는 저 정도는 아니었다. 적어도 작년까지는 말이다. 근무복이 별로 타이트하지 않는데도 불룩 나온 앞 배와 옆구리가 도드라졌다. 겨드랑이 부분도 끼는 것 같고, 팔을 뻗으면 유독 손목 위로 옷이 올라왔다. ... 운동 할 때가 된 것이다. 임산부 정도는 아니지만 조금 더 날씬한 아저씨가 되기 위해 달리기를 시작했다.

 

 , 이런 노래를 부르며 아직까지는 육중한 몸집으로 물소처럼 트랙을 돌진하는 내 꼴이 우습긴 하다...(중략) 한 마디로 매일 아침 달리는 것은 그날그날 마음의 때를 이태리 타월로 벗겨내는 것 같은 기분이다.” (p.36)

 

투쟁가를 들으며 운동을 한다는 작가의 소식이 반가웠다. 나는 아무것도 듣지 않고 달린다. 이태리 타월로 벗겨내는 정도는 아니지만, 새벽공기를 가르며 달리면 행복하다. 물론, 잠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는 것은 언제나 힘든 일이지만.

 

그들은 여성이 날씬하면 손을 대고, 뚱뚱하면 막 대한다.” (p.40)

 

작가의 글은 내게 화두가 된다. 딸아이를 키우는 처지에서는 더욱 그렇다. 100% 동의한다. 예전보다는 나아졌다는 말들을 하는데, 정말 그럴까 싶다.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지 않고 소유물로 간주하는 남성이 많다. 애인, 아내, 자식들에게도 그렇다.

 

우리 집은 아버지의 오랜 실직 등으로 쭉 가난했다. 엄마가 내 저금통을 살짝 가져다가 생활비에 보태 쓴 뒤 도둑이 훔쳐 간 거라고 둘러댈 정도로 가정 형편이 최악이었다.” (p.180)

잔뜩 화가 난 아버지는 나에게 손찌검을 하다 말고 마루에 놓여 있던 케이크 상자를 가져와 안방 바닥에 집어 던지고는 아예 발로 밟아 뭉개 버렸다. 어떤 모양이고 어떤 맛일지 궁금해 살짝살짝 엿보던 내 인생의 첫 번째 생일 케이크는 그렇게 엉망으로 짓눌려 북구 불가의 상태가 되고 말았다.” (p.182)

 

지난 책에서는 자세하게 소개하지 않아서 몰랐다. 어떤 기분으로 저 내용을 책에 실었는지 가늠할 수 없다. 작가를 응원하는 팬의 마음은 단 하나다. 그저 과거의 상처에서 조금이나마 치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

 

원룸 한 칸에 둘이 사는 젊은 부부 사이에 끼어 살겠다고 내가 거기로 간 건 정말 도른자였다.” (p.210)

처제, 그래요. 뭔지 몰라도 씁시다. 쓸게요. , 내가 나중에 벽에 똥칠하면 처제가 간호라도 해주겠지? 내가 신장 아프면 혹시 하나 떼줄지도 모르고...” (p.218)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다른 이들에게는 도른자였을 지라도, 가족이 된 식구들끼리는 도른자가 아니다. 작가를 진정으로 아끼고 감싸준 사람들이 있었다.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작가의 2쇄를 구입할 수 있어서 다행이고, 작가에게 진정한 가족이 생겨 다행이다.

    

내가 세상에 호된 어퍼컷을 맞아 쓰러져 있는 동안 우리 가족은 언제까지라도 그렇게 할 태세로 나를 기다려 주었다. 이 나이를 먹고도 여전히 자리를 잡지 못하고 부레옥잠처럼 둥둥 떠다니는 인생이지만, 이 빚을 꼭 일부라도 갚고 싶다. 부디 기다려 주세요. 나의 사랑하는 채권자들이여.” (p.222)

 

진정한 가족의 품 안에서 편하고 안정된 부레옥잠이 되었으면 좋겠다. 천적도 없고, 날씨도 궂지 않아 한참을 둥둥 떠다녀도 아무도 간섭하지 않고 방해하지 않는 삶이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작가의 과거얘기가 그만 등장하는 글을 많이 써주었으면 좋겠다. 새로운 가족들과 겪는 소소한 일상만으로 나와 같은 독자에게는 충분하다.

둥둥 떠 있는 부레옥잠이 훅 하고 가라앉지만 앉는다면 기꺼이 기다릴 수 있다. 빚은 갚지 않아도 되니, 부디 놓지는 않았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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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웃기면서 위로가 되는 책 평점8점 | p***h | 2020.11.28 리뷰제목
트위터에서 극찬인 리뷰가 보이길래, 김현진 작가의 책을 처음 구입해서 보았다. 책을 통해 깔깔 웃게되면 영화나 예능보다 만배 호감이 가는데(나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에서...).극찬 리뷰가 허풍이 아닐까, 재밌긴 하다만 당한 거 아닐까 의심하던 즈음 빵 터지고 웃게 되었다.우아하고 호쾌한 여자축구 이후로 책보면서 육성 웃음 터지는 책이다. 그리고 위로가 되는 구절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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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서 극찬인 리뷰가 보이길래, 김현진 작가의 책을 처음 구입해서 보았다. 책을 통해 깔깔 웃게되면 영화나 예능보다 만배 호감이 가는데(나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에서...).
극찬 리뷰가 허풍이 아닐까, 재밌긴 하다만 당한 거 아닐까 의심하던 즈음 빵 터지고 웃게 되었다.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축구 이후로 책보면서 육성 웃음 터지는 책이다. 그리고 위로가 되는 구절들도 많다. 작가가 바랬던 그대로. 그녀의 재밌는 글 더 읽고 싶다.
의심 구간이 있어서 별은 4개다. 웃어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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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내가 죽고 싶다고 하자 삶이 농담을 시작했다 평점10점 | g******t | 2020.11.28 리뷰제목
어느덧 고전영화가 되어 버린 매트릭스(1편)에서는 데자뷰를 이렇게 묘사한다. 매트릭스 시스템이 세계에 개입하는 순간에 발생하는 사소한 오류.이 책 <농담을 시작했다... >에도 독특한 일그러짐이 있다. 읽어 보신 분들은 느끼시리라. 회장님의 비서가 안고 다니는 개라든가. 잘생겼지만(!) 어딘가 얼빵한 건달이라든가. 드라마퀸에 빙의한 대표님이라든가. 이상한 사람들만 유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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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고전영화가 되어 버린 매트릭스(1편)에서는 데자뷰를 이렇게 묘사한다. 매트릭스 시스템이 세계에 개입하는 순간에 발생하는 사소한 오류.


이 책 <농담을 시작했다... >에도 독특한 일그러짐이 있다. 읽어 보신 분들은 느끼시리라. 회장님의 비서가 안고 다니는 개라든가. 잘생겼지만(!) 어딘가 얼빵한 건달이라든가. 드라마퀸에 빙의한 대표님이라든가. 


이상한 사람들만 유난하게 골라서 작가가 조우하는 걸까? 하여간 괴상한 사람들이 넘쳐난다. 뭔가… 비현실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데자뷰처럼.


하지만 그 이상한 사람들의 일부만 떼어놓고 잘 관찰해 보면, 이상한 것은 그 일부분들이 아니다. 이를테면 얼빵한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다. 잘생긴 사람도 어디에나(아닌가?) 있다. 하지만 건달과 그 얼빵함+잘생김이 결합하니 초현실적이다.


다시 말해 이 책의 특이함, 다시 말해 포인트는 조합의 의외성이다. 우리가 서로 같이 있으리라고 기대하지 않았던 세계의 측면들이 이 책에서는 함께한다. 이 책이 주는 괴이한 독특함은 그래서이리라. 매트릭스 식으로 묘사하면, 작가는 관념적으로 구축된 세계의 버그를 발견한 것.


사실 이것은 농담의 영역이다. 그 반대는 진부함이다. 농담은 기본적으로 뜬금없어야 한다. 그리고 그 속에 진실이 숨겨야 한다. 그것을 불러오는 것이 인물의 독창성이고, 그것을 발견하는 것이 작가의 감수성인데, 그로 인해 우리 독자들은 가짜 같은 현실로 초대되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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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웃기지만 슬프고, 슬프지만 웃긴 평점8점 | m****o | 2020.12.13 리뷰제목
연말이면 어김없이 우울해지는 나는 SNS를 통해 이 책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 그래, 나보다 더 우울한 사람에게 어떤 농담 같은 일들이 벌어지나 궁금하기도 했던 나는 작가에 대한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대뜸 책부터 구매했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놀랍게도 어느 정도 우울을 덜어냈다는 것이다(!) 피식피식 웃다 보니 어두웠던 마음에 조금씩 빛이 드는 기분이랄까. 자칫 무거울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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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면 어김없이 우울해지는 나는 SNS를 통해 이 책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 그래, 나보다 더 우울한 사람에게 어떤 농담 같은 일들이 벌어지나 궁금하기도 했던 나는 작가에 대한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대뜸 책부터 구매했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놀랍게도 어느 정도 우울을 덜어냈다는 것이다(!) 피식피식 웃다 보니 어두웠던 마음에 조금씩 빛이 드는 기분이랄까. 자칫 무거울 수 있는 내용을 적절한 유쾌함으로 풀어낸 책. 주변 사람에게 소홀해질 때가 많은데 항상 관심과 친절에 고마워하고, 반대로 나도 상대의 우울을 가볍게 치부하지 않고 함께 고민하고 위로해 줘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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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내가 죽고 싶다고 하자 삶이 농담을 시작했다(삶의 농을 발견할 수 있다면) 평점10점 | a******n | 2024.05.24 리뷰제목
산다는 것, 쉽지 않은 일이다. 차리라 외계어에 가까운 미분적분 문제를 하루종일 푸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생존을 위한 돈 벌이도 만만치 않고(대한민국 90%가 입에 담고 사는 말처럼 남의 돈을 번다는 것 참 어렵다) 25살부터 시작한다는 생리적 노화에 저항하며 건강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 어디 그뿐이랴 신체 건강을 유지한다고 해도 무기력과 우울증 이 두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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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다는 것, 쉽지 않은 일이다. 차리라 외계어에 가까운 미분적분 문제를 하루종일 푸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생존을 위한 돈 벌이도 만만치 않고(대한민국 90%가 입에 담고 사는 말처럼 남의 돈을 번다는 것 참 어렵다) 25살부터 시작한다는 생리적 노화에 저항하며 건강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 어디 그뿐이랴 신체 건강을 유지한다고 해도 무기력과 우울증 이 두 친구들이 허락없이 내 마음 속에 불쑥 찾아 오기라도 한다면… 근근이 버틴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 글쓴이는 위에 열거한, 이른바 삶의 난이도를 하드코어로 올려주는 요인을 하나도 아니고 3연속 콤보로 당했다. 아니 그의 가족까지 한 몫 했으니 4연타라고 해야하나.

  •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되는 부모의 폭력, 풋풋한 대학시절부터 가족의 생계를 위해 뛰어든 취업전선, 그런데 그곳이 당시 마초적 사내 분위기로 악명 높았던 게임회사 라니… 거기다 몸과 마음의 건강 이상 신호까지.

  • 그래 이쯤 되면 ‘이번 생애는 글렀다’라고 포기를 선언하는 것이 맞다. 졌지만 잘 싸웠다 라는 되도 않는 말은 멍멍이에게 패스하자. 그는 인생에 완전한 KO패를 당했다. 인생은 그에게 가혹했고 불공평했다. 그래도 목사 딸인데… 하나님, 예수님 좀 너무하신 것 아닌가요??

  • 그를 통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자해도, 왜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지 그는 자신의 경험으로 고스란히 알려준다. 그러나 저자는 아픈 과거를 소재로 신파물을 쓰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어 보인다. 그는 모든 경험을 ‘농’으로 ‘유쾌’함으로 승화시키는 인물이었다.

  • 그의 재주인지 아니면 인생이 그래도 죽지말고 자신의 카운터파트너가 되어달라고 애정어린 장난을 치는 것인지, 하늘을 향해 실컷 욕을 하고 싶을 때마다 농담을 하나씩 던져주며 ‘야 그래도 그렇게 나쁘지만은 안잖아. 가끔은 피식 웃을 수 있는게 인생이야’라고 말하는 듯 하다.

  • 삶은 마초 회사에서도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을 주었고, 자존심 상하게 가난했던 어린시절, 어린 그의 번뜩이는 입담을 통해 그를 비굴하지 않게해주었다. 죽은 아버지가 선물로 준 잘생긴 사채업자에게서 그 역시 인간이었다는 인간론(?)도 깨우치게해주었다.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 선을 긋고 살지만 유독 그에게만은 무장해제되는 수학부부의 선의를 통해 죽고 싶은 그에게 삶은 아직 조금 더 살아봐도 나쁠 것 없다 라고 말했다.

  • 산다는 것, 여전히 쉽지 않다. 그래도 재치빠른 개그맨의 순간적인 애드리브처럼, 삶이 나에게 던지는 ‘농’ 그 농담을 발견할 수 있다면 그래도 살아볼만 하겠다.

#김현진 #죽고싶다고하자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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