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중고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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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중고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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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일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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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수상한 중고상점] 평점9점 | YES마니아 : 로얄 g********s | 2022.05.20 리뷰제목
한국문학을 주로 읽다가 오랜만에 일본문학을 읽었다. [불편한 편의점]을 읽은 지 얼마 안되어 그런지, 요즘 이런 상점들을 제목으로 세우는 게 유행인가, 싶었다. 표지 디자인도 느낌이 비슷하고 소소한 인간사를 따뜻하게 풀어내었다는 점도 유사했다.    옴니버스식 구성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네 개 챕터에 네 개의 에피소드를 담았다. 모두 가족과 관련한 이야기다. 등
리뷰제목

한국문학을 주로 읽다가 오랜만에 일본문학을 읽었다. [불편한 편의점]을 읽은 지 얼마 안되어 그런지, 요즘 이런 상점들을 제목으로 세우는 게 유행인가, 싶었다. 표지 디자인도 느낌이 비슷하고 소소한 인간사를 따뜻하게 풀어내었다는 점도 유사했다. 

 

옴니버스식 구성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네 개 챕터에 네 개의 에피소드를 담았다. 모두 가족과 관련한 이야기다. 등장인물 세 사람이 이야기를 끌고 간다. 중고상점의 사장 가사사기, 가사사기의 제안으로 중고상점에 합류했지만 상인으로서의 자질은 없어 보이는 히구라시, 그리고 이 두 아저씨의 허술함이 인연이 되어 중고상점을 제집 드나들 듯 지내는 중학생 미나미이다. 추리소설 같으나 가사사기의 엉터리 추리를 항상 정리정돈하는 건 히구라시이다. 하지만 히구라시는 가사사기의 드러난 추리를 수용하는 척 하고, 이들 몰래 사건들을 제대로 해결하는 역할이다. 가사사기에게 너의 추리가 잘못된 거야, 라고 절대 말하지 않는다. 상처 많은 미나미가 가사사기를 우러러 보기 때문에 그에 대한 환상을 깨지 않고 보호해주기 위함이다. 이런 대목들을 볼 때마다 히구라시의 고운 심성이 중고상인으로서의 역할을 못해도 근근히 상점을 유지하게 하는 보이지 않는 힘이되었겠구나 싶다.

그래도 궁금하긴 하다. 히구라시가 가사사기의 틀린 추리를 굳이 이야기하지 않는 이유가 단지 미나미의 마음을 보호하기 위함일까. 아마도 가사사기의 존재감을 지켜주는 것도 있을 것이다. 그게 무엇 중요하냐 싶은 마음일 것이다. 모두에게 고만고만한 결과라면 굳이 정정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적당히 알고 넘어가는 것이 살아가는 데 더 마음 편한 일이 많을 테니. 선한 거지말, 하얀 거짓말로 남는 게 더 나을 때가 있으니. 그래서 히구라시의 마음이 더 빛난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고 그 시절의 자신의 모습과 마음을 잘 알고 있기에 아버지를 상실한 미나미의 마음, 엄마를 지키려는 소년의 마음, 진짜 아버지가 갖고 싶었던 소친의 마음을 다 보듬고 위로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일본 소설을 읽고 나면 항상 영화로 만들어질 것 같은 기분과 그 분위기와 장면들이 저절로 상상된다. 이 소설도 그러한 장면들이 떠올랐다. 잔잔하고 따뜻하게, 은근한 감동을 주는 일본 특유의 영화. 자연의 모습을 묘사한 부분이 곳곳이 들어있는데, 어느 한 부분을 독서모임을 함께 하는 이가 낭독하였다. 그 낭독을 듣는 게 너무 좋아서 여기에다 그대로 옮기고 싶다. 누군가의 목소리로 그 장면을 듣는 것과 눈으로 읽는 것이 달라도 참 달랐다. 

 

103쪽

강 옆의 잔디밭에 셋이 나란히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건너편 강가에 우거진 나무들 사이에서 쓰르라미가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쓰르람쓰르람 하는 소리가 먼 곳과 가까운 곳에서 울려 퍼지자 오래된 영화 속에 있는 것만 같았다. 그런 산의 소리를 듣고 흐르는 강을 바라보고 있으니 돌아가신 어머니가 떠올랐다. 내 바로 코앞에서 어머니가 그 따뜻한 눈을 영원히 감았던 때가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생각해보면 어머니의 인생도 구부러진 이 좁은 강처럼 굴곡이 심했다. 

문득 옆을 보자 사랑스러운 분홍색 꽃이 피어 있었다. 패랭이꽃이다. 똑바로 뻗은 가냘픔 줄기 꼭대기에 보드라워 보이는 꽃송이가 하나. 다섯 장의 꽃잎 끝부분은 잘게 갈라져 있어서 마치 분홍빛 깃털을 모아놓은 것 같았다.

 

*이 책은 독서모임 지원 목적으로 다산북스에서 받은 책을 읽고 정리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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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수상한 중고상점 평점10점 | g*****3 | 2022.05.09 리뷰제목
도 서: 수상한 중고상점 저 자: 미치오 슈스케 출판사: 놀   인간은 매일매일 여러 가지 일을 생각하고, 여러 가지를 동경하며 구부러지는 법입니다. 누구든지 그래요. 그렇게 흐르는 동안은 어디에 다다를지 모르죠. 제 생각에 구부러진다는 건 중요한 일이에요. -본문 중-   개정판으로 새롭게 출간 된 [수상한 중고상점]. 제목부터가 포근한 느낌을 주는 소설로 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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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수상한 중고상점

저 자: 미치오 슈스케

출판사: 놀

 

인간은 매일매일 여러 가지 일을 생각하고, 여러 가지를 동경하며 구부러지는 법입니다. 누구든지 그래요. 그렇게 흐르는 동안은 어디에 다다를지 모르죠. 제 생각에 구부러진다는 건 중요한 일이에요.

-본문 중-

 

개정판으로 새롭게 출간 된 [수상한 중고상점]. 제목부터가 포근한 느낌을 주는 소설로 문득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억] 이 떠올랐다.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을 최근 읽으면서 추리소설 느낌이 강하게 남았는 데 이번 책으로 저자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오래 전에 개정판으로 출간 되기 전 도서로 읽은 생각이 나는 데 이번에서야 작가도 알게 되면서 장르소설이지만 이렇게 잔잔한 내용을 만날 수 있는 것을 다시 한번 알게 되었다.

 

책은 중고상점을 운영하는 가사사기와 직원인 히구라시 그리고 고등학생인 나미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어떤 큰 사건이 아닌 작은 소동이나 그럼에도 그 안에서 뭉클함과 사람 사는 분위기를 볼 수가 있다. 총 4편으로 사계절을 제목으로 각각의 내용이 펼쳐지고 추리가 필요한 소동이 일어나고 여기서 활약을 하는 건!!! 가사사기가 아닌 히구라시인데 두 사람의 관계가 묘하다. 우선, 가사사기는 상점의 주인이지만 너무 느긋하고 히구라시는 이런점을 보완한다. 늘 그는 물건을 매입하지만 형편없는 가격에 가져오는 걸 보면 뭔가 허술 할 듯 한데 또 그렇지도 않는다.

 


 

 

히구라시는 가사사기를 천재로 알고 존경(?)하는 나미를 매번 걱정하는 데 도대체 나미에게는 어떤 일이 있는 것일까? 고등학생이면 부모의 애정이 필요한 시기로 엄마와 사는 나미는 늘 하교길이면 이 상점에 들른다. 그와 가사사기가 업무상 먼 곳으로 갈 때도 나미는 합숙이라는 핑계로 이들을 따라나설 정도다. 으흠, 그럼에도 히구라시는 딱히 나미를 나무라지 않고 그저 그 애가 상처 받지 않기를 아니, 가사사기를 향한 존경심에서 더 이상 실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늘 사건 해결은 가사사기가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건의 진실을 푸는 건 히라구시다.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이 최대한 많은 사람디 행복해지는 방향으로 흘러가면 좋겠다.

 

이렇게 한 사람을 통해 사건을 푸는 [수상한 중고상점] 안에는 상처를 받는 이들이 등장한다. 그럼에도 살아가고 여기에 가사사기의 중고상점이 엮이게 되면서 길을 찾지 못한 이들은 어디로 가야할지 길을 보게 된다. 딱히, 끝 맺음이 어떻게 되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살면서 응어리로 간직하기 보단 이를 털어낸다는 것...이렇게 하는 것만으로도 남은 생을 과거보다 더 의미 있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한 책이었다.

 


 

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 댓글 0
종이책 마음을 위로해주는 따뜻한 이야기들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s*******4 | 2022.05.14 리뷰제목
"마음을 위로해주는 따뜻한 이야기들"  미치오 슈스케의 <수상한 중고서점 >을 읽고     "물건에게도 기회가 있는데, 인생이라고 다를 게 있나요?"  -수상한 중고상점' 사람들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와 환대- 책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주변에 예스24 중고서점이 있어서 다 읽은 책을 서점에 팔고 또 다른 책을 사는 편리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책을 팔러 중고서점에 가고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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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위로해주는 따뜻한 이야기들

미치오 슈스케의 <수상한 중고서점 >을 읽고

 


 

"물건에게도 기회가 있는데, 인생이라고 다를 게 있나요?" 

-수상한 중고상점' 사람들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와 환대-


책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주변에 예스24 중고서점이 있어서 다 읽은 책을 서점에 팔고 또 다른 책을 사는 편리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책을 팔러 중고서점에 가고 몇 년간 지속하다보니 어느덧 나의 월례행사처럼 되어버렸다. 그리고 그동안 읽은 책들을 팔러갈 때면 또 다른 책을 살 수 있어서 좋기도 하지만 마치 딸을 시집보내는 엄마의 마음처럼 서운한 마음이 든다. 책도 이런 데 하물며 애지중지하던 물건들을 팔면 기분이 어떨까. 예전에는 안 쓰는 물건들을 팔 수 있는 중고상점이 있었지만 요즘에는 이런 상점은 찾아보기 어렵다. 대신 '당근마켓' 걑은 중고거래앱을 통한 중고거래가 활발하다.

 

여기 "비싸게 사서 싸게 팝니다." 라고 간판을 내건 한 중고상점이 있다. 보통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게 정석인데  이 상점은 이상하게 물건을 비싸게 사서 싸게 판다고 한다. 이 중고상점은 도심에서 떨어진 주택가 한 가운데에 위치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해보이지만, 이 중고상점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바로 물건을 매입해서 파는 것이 아니라 '아픈 마음' 까지도 매입한다는 것이다. 물론 찾는 물건이라면 무엇이든 구해주고 출장 감정 서비스, 대량 매입까지 담당한다. 고객을 왕으로 모시며 이 상점 슬로건처럼 이익을 남기려는 목적보다는  손님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둔다. 그래서 2년 간 적자를 기록하여 경영난에 허덕이지만  그들에게는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이 중고상점을 운영하는 가사사기 점장과 히구라시 점장은 상품 매입을통해 이윤을 남기기보다는 각각의 물건에 얽힌 사연을 풀어주는데에 중점을 둔다. 중고 상품이다보니 물건에는 사용하던 사람의 사연과 물건에 대한 애착이 있기 마련이다. 누군가의  손때 묻은 물건들이 거래되는 이 곳에는 저마다의 상처와 아픔이 존재한다. 그래서 중고상점을 운영하던 가사사기와 히구라시는 그들의 사연을 해결해주겠다고 나선다. 마치 사건을 추리하고 해결해나가는 탐정처럼 말이다. 

 

기사사기와 히구라시가 오지랖 넓게 자신들의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의 아픈 사연을 해결해주겠다고 나서는 모습이 오히려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요즘같이 자기 일이 아니면 관심 가지지 않고, 자신의 이익 추구에만 급급한 시대에 그렇게 자신의 일처럼 발벗고 도와주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당장 눈 앞의 이익에만 눈 멀지 않고 타인의 아픔에 마음 아파하고 진심으로 그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여주고 관심가지는 것 그 자체가 감동과 위로를 주는 것 같다. 그들의 순수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중고물품을 사고 파는 공간을 위로와 환대의 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예전에 읽었던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생각난다. 그 책을 읽으면서 내내 마음이 따뜻해졌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따끗해지고 지치고 힘든 마음이 위로받은 느낌이다. 

 

작가의 바램처럼, 이 책을 읽으면서 일상에 지치고 힘겨울지라도 일상을 살아가면서 행복해지는 일들이 많이 있음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세상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이 최대한 많은 사람이 행복해지는 방향으로 흘러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p.271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댓글 0
종이책 《수상한 중고상점》 경쾌하고 다정한 힐링 드라마 평점8점 | r*******n | 2022.04.19 리뷰제목
아쉽다는 것은 분명 잊고 싶지 않다는 뜻이리라. 소중히 하겠다는 뜻이리라. 그리고 언젠가 추억에서 꺼내서 자신의 힘으로 삼기 위해, 마음속 어딘가에 간직해 두겠다는 뜻이리라. 나는 사치코도 이 순간을 아쉬워하기를 딱히 바라지는 않는다. 다만 자신이 공방에서 보낸 2년을 아쉬워했으면 좋겠다. 지금이 아니라도 상관없다. 언젠가, 어디선가, 아쉬워했으면 좋겠다. 추억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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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다는 것은 분명 잊고 싶지 않다는 뜻이리라. 소중히 하겠다는 뜻이리라. 그리고 언젠가 추억에서 꺼내서 자신의 힘으로 삼기 위해, 마음속 어딘가에 간직해 두겠다는 뜻이리라. 나는 사치코도 이 순간을 아쉬워하기를 딱히 바라지는 않는다. 다만 자신이 공방에서 보낸 2년을 아쉬워했으면 좋겠다. 지금이 아니라도 상관없다. 언젠가, 어디선가, 아쉬워했으면 좋겠다. 추억에서 끄집어내 자신의 힘으로 바꾸었으면 좋겠다. 나는 사치코라면 반드시 그렇게 하리라 믿었다.         p.145

 

사이타마시의 변두리에 있는 가사사기 중고상점, 개업한 지 2년, 가게의 매출 상태도 2년째 적자를 기록 중이다. 히구라시와 가사사기는 상점의 2층 사무실 위에 있는 다락방에서 같이 생활하고 있다. 미대 출신에 낡은 물건도 금세 수리하고 새것처럼 보이게 할 수 있다는 이유로 동업 제안을 받아 부점장으로 일하고 있는 히구라시는 장사 수완이 없어 매번 손님들에게 바가지를 쓰곤 한다. 점장인 가사사기는 사실 가게 운영에는 별 관심이 없고, 스스로 천재라고 믿으며 벼락치기 탐정 노릇을 하는데 푹 빠져 있다. 뭔가 미심쩍은 사건만 일어나면, 엉뚱한 추리를 늘어 놓으며 사건의 진상을 알아냈다고 나선다.

 

어쩌다보니 중고상점을 드나들며 가사사기와 히구라시와 함께 꽤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된 중학생 미나미는 자신을 구해준 것이 가사사기라고 믿고 있다. 사실 그 사건 또한 히구라시가 뒤에서 손을 쓰지 않았다면 전혀 수습되지 않았을 거였지만, 미나미는 알지 못한다. 미나미의 복잡한 가정사를 알기에 히구라시는 나미가 가사사기를 천재라고 믿고 따르는 것을 그대로 두고 본다. 그 덕에 나미가 괴로운 하루하루를 밝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나미를 낙담시키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매번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히구라시는 가사사기의 엉터리 추리를 뒤에서 '진상'으로 꾸며내고 연출하느라 바쁘다. 이렇게 어설프고 어딘가 어수룩한 이들이 경영하는 중고상점에 각자의 사정으로 물건을 사고 팔기 위해 사람들이 찾아온다. 물건을 팔아 이익을 남기는 것보다 낯선 손님들의 고민과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오지랖을 부리는데 더 관심이 많은 점장과 부점장 덕분에 중고상점에는 바랄 잘 날이 없다.

 

 

"그런....... 그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확실히 이번 사건은 어처구니없어. 하지만 말이야, 히구라시. 생각해봐, 이 세상은 어처구니없는 착각으로 가득하다고. 다들 그걸 알아차리지 못한 채 살고 있을 뿐이지."
나는 마음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리호 씨. 이 반지는 돌려드리겠습니다. 보아하니 상당히 비싼 물건인 것 같으니 앞으로는 엄중히 보관하시기 바랍니다."         p.227


미치오 슈스케의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이 11년만에 새로운 옷으로 갈아 입고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달과 게> 등의 어두운 미스터리 작품으로 만나 온 미치오 슈스케와는 확연하게 다른 분위기의 작품이다. 그가 2011년 나오키상 수상 직후에 출간되었던 작품으로, 가볍지만 따뜻하고, 유쾌한 에너지가 가득하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안겨주었던 힐링되는 작품이기도 한데, 사실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보다 1년 먼저 출간되었었다. 이후에 출간된 나미야 잡화점이 엄청난 사랑을 받았던 것에 비해, 빛을 보지 못해 아쉬웠던 작품이었는데 이번 기회에 많은 이들이 이 작품을 만나게 되면 좋을 것 같다.

 

최근 몇 년 동안 사랑받았던 소설들을 보자면 <달러구트 꿈 백화점>, <불편한 편의점>,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등 소소하지만 위로가 되는 이야기, 에피소드 형식으로 다양한 이들의 삶을 어루만져 주는 스토리가 많았다. 이번에 나온 <수상한 중고상점> 역시 이런 소설들의 감동을 잇는 작품이고 말이다. 팬데믹으로 인해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힘겨운 일상을 보내면서, 잠시나마 현실을 잊어 버릴 수 있는 위로가 필요했던 게 아닌가 생각해 본다. 그만큼 이야기가 만들어내는 마법 같은 기적의 순간이 우리에게 절실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책장을 넘기는 동안, 이 각박한 세상에서 누군가는 내 고민을 진지하게 들어줄 거라는, 보잘 것 없는 나도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그런 마음이 든다면 그 다정한 낙관과 따뜻한 위로가 현실에서도 빛을 발하게 될 테니 말이다. 힐링이 필요한 당신에게 이 작품을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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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서평]수상한 중고상점 - 미치오 슈스케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b***8 | 2022.04.28 리뷰제목
스켈리튼 키, 투명 카멜레온 그리고 얼마전 읽었던 절벽의 밤까지 알게 모르게 나는 미치오 슈스케의 책을 읽어왔다. 그리고 꽤 인상적이었던 이야기로 기억에 남았고 추천도 했다. 이 이야기 너무 괜찮다고 말이다. 장르소설인듯 아닌듯 경계선 상에 있다고 봐도 무방할 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일상 미스터리라고 봐야 할 것 같기도 하다. 분명 우리 주위에서 일어날 일 같으면서도 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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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켈리튼 키, 투명 카멜레온 그리고 얼마전 읽었던 절벽의 밤까지 알게 모르게 나는 미치오 슈스케의 책을 읽어왔다. 그리고 꽤 인상적이었던 이야기로 기억에 남았고 추천도 했다. 이 이야기 너무 괜찮다고 말이다. 장르소설인듯 아닌듯 경계선 상에 있다고 봐도 무방할 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일상 미스터리라고 봐야 할 것 같기도 하다. 분명 우리 주위에서 일어날 일 같으면서도 미스터리적인 요소가 포함되어서 때로는 사건도 일어나고 그 사건을 해결하기도 한다. 그래서 작가의 작품은 더욱 재미가 있다. 맞다. 그야말로 딱 읽는 재미를 확실히 주는 그런 소설이다.

 

바로 며칠전 읽었던 [절벽의 밤]은 추리적인 요소가 강했다. 사건이 일어나고 그 뒤를 추적하는 형사가 있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뚜렷이 나뉘어졌다. 보다 중요한 것은 한 장의 사진이나 그림으로 재미를 더했다는 것인데 그에 비하면 이 책은 드라마적인 요소가 강하다. 사건은 일어나되 소소한 사건이다. 피철철 목댕강을 미치오 슈스케에게 기대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게임이 끝나면 관객은 집으로 돌아가는 법이야.

132p

 

가사사기 중고상점. 스물 여덟살인 히구라시 마사오가 가사사기와 함께 운영하는 상점이다. 설립한 지 2년째, 적자낸 지도 2연째이다. 하기야 그렇게 말도 안되는 물건을 높은 값에 사들여가지고 오니 망해도 진작 망하지 않은게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히구라시 마사오는 절에 갔다가 쓰레기 처리비용을 아끼느라 자신을 부른 게 아닐까 싶은 물건을 사왔다. 휴.

 

가사사기는 늘 머피의 법칙을 책을 끼고 다니면서 자신에게 적합한 한 문장을 말한다. 그게 꼭 맞아 떨어지리라는 법은 없지만. 그는 사건이 발생하면 자신이 김전일이나 홈즈가 된 것마냥 내가 다 해결할게를 외친다. 정작 그 모든 속내를 파악하고 가사사기가 저지른 해결까지 처리하는 것은 바로 히구라시다.

 

계절별로 네 개의 이야기들이 반복되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히구라시가 절에 가서 물건을 사오고 후회를 하고 가사사기가 법칙을 외치고 사건을 해결하겠다고 덤비고 히구라시가 모든 것을 마무리 하고. 그 모든 합이 딱 맞아 떨어져서 반복적인 이야기인데도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그 패턴이 자연스럽게 여겨진다. 이때쯤이면 등장해 줘야 하는데 하는 생각과 함께 나타나는 미나미 나미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등장해서 무슨 마스코트인가 했지만 알고보니 사건 하나로 엮인 사이였다. 그렇게 세 명의 합이 보기 좋다.

 

고양이가 사라지고 청동상이 불에 타고 나무가 엉망이 되었지만 그들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히구라시 마사오가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중고 상점은 언제까지나 정상 영업 중일 것이다. 뭐든지 매입하고 비싸게 사서 싸게 판다는 그들의 슬로건이 영원하길 바란다. 그리고 그들에게 물건을 파는 중도 아들과 함께 언제까지나 그 자리에 그대로 있으면서 그들에게 물건을 팔아줬으면 좋겠고. 한 편의 동화를 보는 듯이 다정한 이야기. 이건 수상한 중고상점이 아니라 다정한 중고상점으로 바궈야 할듯 싶다. 아무래도 말이다.

 

+ 갑자기 아다치 미츠루의 터치라는 만화가 보고 싶어졌다. H2라는 야구만화를 참 좋아했었는데 터치는 낯설다. 가사사기 중고상점에 가서 사와야 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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