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픽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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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어떻게 추락하는가

리뷰 총점 9.9 (6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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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 > 과학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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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사이언스 픽션 : 과학은 어떻게 추락하는가 평점10점 | l*****0 | 2022.02.23 리뷰제목
'과학'이라고 하면 매우 이성적이고 철저하게 검증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과학적'이란 단어가 앞에 붙으면 거의 '진리'와 같은 수준의 믿음을 줄 수 있다. 그렇기에 과학적인 내용들을 인용하고 따르려는 것이다.   그런데...그 과학이 거짓이라면? 이 책은 바로 이런 질문에서 시작한다.   이 책은 현재 과학계의 잘못된 관행에 대해 깊이 있게 말하고 있다. 관행 자체의
리뷰제목

'과학'이라고 하면 매우 이성적이고 철저하게 검증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과학적'이란 단어가 앞에 붙으면 거의 '진리'와 같은 수준의 믿음을 줄 수 있다.
그렇기에 과학적인 내용들을 인용하고 따르려는 것이다.

 

그런데...그 과학이 거짓이라면?
이 책은 바로 이런 질문에서 시작한다.


 

이 책은 현재 과학계의 잘못된 관행에 대해 깊이 있게 말하고 있다.
관행 자체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이러한 관행을 부추기고(?) 있는 문화가 더 큰 문제이다.
이런 문제점에 대해 조목조목 구체적인 실례를 들어가며 제시하고 있다.
마지막에는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150여 페이지에 달하는 참고문헌과 주석은 저자가 이 책을 쓰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를 보여준다.

 

'간수와 죄수' 실험으로 많이 알고 있는 짐바르도의 실험.
무작위로 선별한 사람들을 임의로 '간수'와 '죄수'로 구분해 놓으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역할에 빠져들고 점점 더 가혹한 행위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놀라운 것은 죄수의 역할을 맡은 사람들은 그걸 당연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이 실험의 결과 자체도 충격적이였는데 이 실험이 대표적인 오류라고 한다.
임의로 실험대상으로 구분한 것이 아니라 '간수'의 역할을 맡은 대상들에게 구체적으로 그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설명했다는 것이다.
이는 간수들에게 앵커링으로 작용하여 편향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

 


 

'생각에 관한 생각'은 나도 본 책으로 상당히 많이 유명하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본 책이기에 저자가 말한 실수는 되돌릴 수 없는 피해를 낳았을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과학의 폐해가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 볼 수 있다.

 

 


 

이 책을 보기 전 황우석 교수가 떠올랐다.
그런데...저자도 황우석 교수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과학자는 윤리적으로 행동할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이 엄청난 사기꾼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참으로 씁쓸한 우리나라 과학의 현대사이다.

 

 


 

위의 굵은 글씨체의 글들을 유의깊게 보라.
한글임에도 보통 사람들이라면 이해하기 어려운 말장난(?)이다.
과학 분야뿐만 아니라 논문에서도 많이 발견되는 문장들이다.
'확정'을 지을 수 없는 것은 알겠지만, 그렇다고 두루뭉실하게 이도저도 아닌 듯한 문구는 아닌 듯 하다.

 

아마 여러분은 저널에 게재된 논문과 동일한 데이터 세트를 놓고 분석을 실시한다면 당연히 논문과 동일한 결과를 얻게 되리라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많은 학문 분야에서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간단해 보이는 이 과제를 수행하는 데 있어 끔찍한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렇다면 어떻게 동일한 데이터를 가지고도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없는 일이 생길까?
한 가지 이유는 가끔 원본 연구에 오류가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이유는 연구자들이 보고한 데이터 분석 결과가 투명한 과정을 통해 얻은 것이 아닌 경우다.

위와 같은 사례는 가끔 언론을 통해 공개되었다.
과학분야에서는 '인용'을 많이 한다.
그 인용 연구가 잘못되었다면 그것을 인용한 연구들 또한 불확실해지는 것이다.
과학이 더욱 정확하고, 명확해져야 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특히, 자신의 이론을 정당화하기 위한 편향된 데이터 수집은 더더욱 문제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상황을 반전시킬 방법을 없을까?
저자는 '오픈 사이언스 운동'을 주장하고 있다.
그 방법으로 아래와 같이 행동하기를 주장한다.

 




 

연구와 분석, 검증 과정을 분리하고, 엄격한 사전 등록을 통해 미리 동료들이 평가한다.
그리고 결과에 대해서는 대중들에게 공개하여 모두에게 검증받을 수 있게 한다.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오픈 사이언스 운동의 요체이다.

 

우리가 이 책에서 단 한 가지만 배워야 한다면 그것은 과학이란 것이 꽤 자주 잘못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닫는 것이다.

과학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우리에게도 잘못이 있다.
과학은 절대 진리가 아니고 누군가는 더 나은 법칙을 찾고,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는 '진행중'인 것이다.
'아무도 믿지 말라'는 영국왕립학회의 모토처럼 과학도 그렇게 봐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진리다."
책의 마지막 문구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과학계의 폐단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진리를 찾기 위한 과학계의 노력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길 바라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진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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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사이언스 픽션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m****h | 2022.02.25 리뷰제목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진리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뇌리에서 줄 곳 떠나지 않은 사건이 있다. 대한민국 과학계의 세계적인 '속임수' 말하자면 과학의 사기다. 국제적으로 저명한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이 줄줄이 취소되는데 그치지 않고, 국가 가 동원되어 사기에 가담했다는 냉혹한 평가가 따르기도 했다. 기실 과학의 사기는 꼭 연구자 한 사람의 출세욕에서 생기지 않는다. 거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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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진리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뇌리에서 줄 곳 떠나지 않은 사건이 있다. 대한민국 과학계의 세계적인 '속임수' 말하자면 과학의 사기다. 국제적으로 저명한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이 줄줄이 취소되는데 그치지 않고, 국가 가 동원되어 사기에 가담했다는 냉혹한 평가가 따르기도 했다. 기실 과학의 사기는 꼭 연구자 한 사람의 출세욕에서 생기지 않는다. 거기에 뭔가가 더해지고 그것이 자가발전하여 큰 잘못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세겨둬야 한다.

 

황우석 사태의 배경은 황우석 개인의 영웅심과 허영심이었을까, 황우석은 주변의 기대와 우리 사회의 초일류, 세계 1위, 세계 유수 병이 만들어 낸 국가적인 과학사기다. 우리나라를 세계 과학강대국의 반열에 올려놓았다고 자화자찬을 늘어놓던 이들이, 황우석 사태가 터지자마자, 그런 우려가 없지 않아 있었다고, 발 빼기가 바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진리다. MBC<PD수첩>와 방송사는 매국노로 몰려, 건물 앞에 연일 항의시위가 이어졌다. 놀라운 풍경이다. 영화<제보자>의 한 장면….

영화는 황우석이 왜 그렇게 됐는지에 대한 심층적 접근이 아니라, 황우석 사태에만 초점을 참으로 아쉽지만, 어쩌겠는가

 

이 책 또한 세계 곳곳에 있는 황우석을 국가권력이 개입할 정도까지는 아니겠지만, 아무튼 모두 인류를 위한다는 입바른 소리를 하면서, 속내는 어떻게 하면 돈을 벌어들일까, 경제적 수치로 환산하는데 바쁘기만 하다. 

 

이 책의 구성은 3부 8장 체제다. 우선 1부는 픽션을 닮은 과학이란 주제로 과학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설명한다. 왜 끊임없이 반복되고 재현되는가, 들키면 한 번에 왕창 가는데 왜 이런 위험을 감수할까, 과학적 위기를 자초한 학자들의 이야기- 짐바르도와 밀그램 같은 집단 권력, 계급의 심리라는 실험을 조작했던 이들의 사례를 싣고 있다. 

2부에서는 살수와 오류를 은폐하는 학자들의 속마음을 톺아본다. 얼마나 많은 논문이 철회되고 있는가? 라는 현상을 통해, 과학의 복불복 게임화와 상업화로 이어지는 메커니즘을 밝힌다. 

 

과학자의 양심은 어디서 비롯되는가?

 

실험결과, 통계, 조금만 비틀면 대단한 성과이며, 새로운 발견일 수 있는데, 지금까지 투자해 온 노력과 시간 그리고 금전적인 지원, 이런 결과가 공개되면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어렵게 잡은 자리에서 쫓겨날 수도 있다. 이 순간만 피하면 대충 얼버무리면 나중에 어떻게 되겠지라는 상황과 조건 그리고 환경이 순수한 과학자를 어느덧 타락한 사기꾼으로 몰아간다. 

통계는 참으로 유혹적이다. 하얀 거짓말, 빨간 거짓말, 개소리도 있지만, 진짜로 무서운 건 통계조작이다. 늘렸다 줄였다. 같은 수치라도 강조점을 달리하면 그런가 하고 넘어간다. 같은 과학자끼리 발표된 논문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실험방법대로 하면 재현 혹은 같은 결과에 도달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하다. 이때, 사실 그대로를 공표하고 연구가 잘못됐음을 지적하는 게 당연하지만, 그렇지 못한 풍토, 이 역시 개인의 욕망과도 연결된다. 

 

논문조작의 파급효과 등등,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책의 결론은 과학은 허구가 아니다. 과학은 소설이 아니다. 그런데 이미 과학은 소설이 됐고 허구가 되어버렸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 것인가, 

 

지은이는 과학은 좀 더 지루해져도 괜찮다고 말한다. 잘못된 동기부여와 잘못된 출판체계와 왜곡된 학계, 과학은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도구들을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연구가 어디서 어떻게 잘못됐는지를 발견하고 그것을 고찰하는 방법을 찾는 것은 더 많은 연구 활동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다. 에밀졸라는 예술을 괴팍함과 눈을 통해 보는 자연의 한 모서리라 했다. 현재 과학계에서 벌어진 일들, 이를 혁신하는 일은 절대 간단치 않다. 

 

우선, 과학은 명백히 밝히는 것이다. 증명하는 것이다. 너무나 간단해서 사람들은 어렵다고 한다. 뭐 어려워야 있어 보이듯 말이다. 과학자들에게 요구할 일은 아니다. 다만, 더디 가더라도 제대로….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사이언스픽션#스튜어트리치#더난콘텐츠#과학의추락#과학은소설이아니#우리에게필요한것은진리다#책콩서평단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댓글 0
종이책 과학계의 막장극, 구경하세요 평점10점 | z***a | 2022.02.25 리뷰제목
과학철학과 과학사회학, 과학기술학, 학술윤리 등에 관심있는 독자들의 시선을 단번에 잡아끄는 책이다. 영국의 심리학자 스튜어트 리치는 『사이언스 픽션』(더난출판, 2022)에서 과학계의 관행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고 과학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기극을 통렬하게 비판한다. 데이터를 누락하고 자료를 조작해 성과를 부풀리는 등 과장, 오류, 편향이 넘치는 과학계를 고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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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철학과 과학사회학, 과학기술학, 학술윤리 등에 관심있는 독자들의 시선을 단번에 잡아끄는 책이다. 영국의 심리학자 스튜어트 리치는 『사이언스 픽션』(더난출판, 2022)에서 과학계의 관행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고 과학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기극을 통렬하게 비판한다. 데이터를 누락하고 자료를 조작해 성과를 부풀리는 등 과장, 오류, 편향이 넘치는 과학계를 고발하면서 현재의 과학 시스템이 심하게 망가져 있다고 비판한다. 

 

"현재의 과학 시스템은 심하게 망가져 있는 상태다. 중요한 연구 결과가 과학자들에 의해 발견되더라도 학계에 보고할 만큼 흥미를 끌지 못하는 경우 과학자들은 양자택일을 한다. 즉, 과학계에서 흥미를 보이도록 연구 결과에 손을 대거나 혹은 그 결과들을 발표하지 않고 책상 서랍에 숨기는 것이다. 그 결과 과학 기록은 왜곡되고 과학, 기술, 교육 방법과 정부 정책은 훼손되고 있다. 인류 사회에 유용하게 사용될 결과를 기대하며 과학에 투입했던 막대한 자원이 실제로는 전혀 도움 되지 않는 연구에 낭비되고 있는 것이다."(13, 14쪽)

 

이 책은 과학계의 사기극을 무대 중앙에 올린다. 가짜 실험, 데이터 누락, 통계 오류, 심리조종, 사진 조작은 물론, 실패한 실험 결과는 숨기고, 효과는 과장하고, 객관적이지 못한 실험 환경을 통해 얻어진 일련의 과학적 발견이 대대적인 언론보도와 베스트셀러 책으로 확산하는 실태를 고발한다. 

 

상아탑과 거리가 있는 사람들은 가짜 과학, 가짜 정보가 주류과학, 즉 이른바 실증과학의 반대편에서 만들어낸 조잡한 허구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놀랍게도 왕왕 실증과학의 한복판에서 가짜 과학, 사이비 과학, 싸구려 연구결과가 독버섯처럼 자라나곤 한다. 과학계 최고 수준의 저널인 「네이처」나 「사이언스」에 게재된 논문 중에서도 데이터 조작 등 연구 부정행위로 한 해에 수백여 편의 논문이 철회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립대나 명문대에 속한 실증과학의 노른자 자리에서 사기행각을 벌이는 사이비도 없지 않다. 이를테면 '줄기세포 국민영웅'의 몰락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준 황우석 사태가 대표적이다. 명문대 출신의 유명 과학자도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노골적인 부정행위를 저지르곤 한다. 돈과 명예 앞에선 유치원생도 다 아는 학술윤리는 매장되고 만다.

 

한편, 일반 대중은 물론 타분야 전문가들에게 '과학적 사실'로 널리 받아들여졌던 유명한 견해도 실은 조작, 편향성, 부주의, 과장의 소산이거나 완전 허구로 드러나는 경우도 있다. 유독 자기계발을 빙자한 대중심리학 분야에서 이런 뻥튀기식 결론의 경우가 흔하다. 스탠퍼드대 심리학자 캐럴 드웩의 '마인드셋'의 효용이나 에이디 커디의 '파워 포즈'의 효력이 바로 우리가 과학적 사실이라 믿지만 실은 터무니없이 부풀려진 사례다. 

 

'고정 마인드셋'보단 '성장 마인드셋'이 성공 인생의 기본 정석이라는 주장은 여전히 수많은 자기계발서의 단골 품목이다. 하지만 성장 마인드셋이 학생들의 성적 상승에 기여하는 바는 극히 미약한 수준이다. 에이디 커디의 파워 포즈도 '과잉 주장'의 경우다. 파워포즈를 취하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오르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줄어든다는 내용은 대중의 열광적인 환호를 자아냈다. 당당한 원더우먼 포즈를 취하면 원더우먼처럼 강해진다니 이 얼마나 간편한가. 하지만 다른 연구자들의 후속 연구에서 파워 포즈는 이 같은 기묘한 변화를 일으키지 못했다. 이처럼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알려진 속설들이 실은 허구에 불과하다는 사례를 저자는 우리 눈앞에 펼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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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사이언스 픽션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m**********7 | 2022.12.26 리뷰제목
과학 분야에 대한 책도 읽고 공부하며, 과학 연구 과정과 그 과정에서 간과되는 오류의 가능성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어 구입했습니다. “재현되지 않으면 과학이 아니다!” 정말 당연한 명제이지만 일반인인 저도, 그리고 가끔씩은 연구자들조차도 눈 앞의 이득, 명성, 인지 편향 등과 같은 여러 이유들로 이 명제를 고의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무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책
리뷰제목

과학 분야에 대한 책도 읽고 공부하며, 과학 연구 과정과 그 과정에서 간과되는 오류의 가능성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어 구입했습니다.
“재현되지 않으면 과학이 아니다!” 정말 당연한 명제이지만 일반인인 저도, 그리고 가끔씩은 연구자들조차도 눈 앞의 이득, 명성, 인지 편향 등과 같은 여러 이유들로 이 명제를 고의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무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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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재현되지 않으면 과학이 아니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b*****3 | 2022.04.26 리뷰제목
나는 지질조사를 통해 자연의 역학적 상태를 평가하고 그 결과로 구조물 기초나 터널을 설계하는 일을 해왔다. 지질조사는 불균질(heterogeneous)한 자연의 일부분을 확인해 전체를 추정하는 표본조사이기 때문에 수많은 가설이 필요하고 가설을 입증해 나가는데 필연적으로 오류가 끼어들 수밖에 없다. 돌아보니 조사하는 동안 한정된 표본에서 얻은 데이터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의식하
리뷰제목

나는 지질조사를 통해 자연의 역학적 상태를 평가하고 그 결과로 구조물 기초나 터널을 설계하는 일을 해왔다. 지질조사는 불균질(heterogeneous)한 자연의 일부분을 확인해 전체를 추정하는 표본조사이기 때문에 수많은 가설이 필요하고 가설을 입증해 나가는데 필연적으로 오류가 끼어들 수밖에 없다. 돌아보니 조사하는 동안 한정된 표본에서 얻은 데이터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의식하지 못한 채) 이런저런 방식으로 데이터를 오염시켰다. 애매한 데이터는 가설을 입증하는 자료로 사용하고 가설과 맞지 않는 것은 노이즈로 판단해 제거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실제로 지반이나 사면을 굴착했을 때 추정치가 맞아 떨어진 적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 성과물에 오류는 있을망정 그것이 의도적인 것은 아니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 말은 ‘의도적인 것이었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을 애써 외면하는 모습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과학은 어떻게 추락하는가>라는 이 책의 부제가 여상히 보이지 않았다. 오류와 왜곡의 경계가 모호하기도 하고 그 끝은 추락일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책 뒤표지에는 <재현되지 않으면 과학이 아니다>라는, ‘과학자에게 너무 당연해서 잊힌 명제’가 실렸다. 저자는 과학자들의 연구결과가 널리 활용되지 못하는, 때로는 오히려 해악을 끼치는 원인을 재현성(replicability)과 반복성(reproducibility)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이 책을 시작한다. 논문과 동일한 주제를 동일한 데이터 세트로 분석해 같은 결과 얻는 것을 반복성이라고 하고 동일한 주제를 다른 데이터 세트로 분석해 같은 결과 얻는 것을 재현성이라고 하는데, 저자는 재현성은 고사하고 반복성마저 입증되지 않는 것은 연구 내용에 오류가 있던가 데이터에 손을 댔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그 사례와 과학자들이 오류와 왜곡을 저지르는 배경을 파헤쳐 나간다. 그러면서 어떤 과학적 주장도 절대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되며, 모든 데이터와 그것을 얻는데 사용한 과학적 방법론이 옳은지에 대해 제대로 확인할 때까지는 결과에 대한 판단을 보류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정된 연구 환경에서 일어나는 ‘오류’와 의도적으로 연구결과를 ‘왜곡’하는 일은 전혀 다른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저자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의도적으로 연구결과를 왜곡한 과학자마저도 처음부터 왜곡할 의도로 연구를 시작한 것은 아니고 어쩔 수 없이 그런 상황에 몰리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을 알게 된다. 과학자 자신도 오류에서 왜곡으로 넘어가는 것을 제대로 의식하지 못할 만큼 그 경계가 모호하다는 말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해충돌에 좀 더 민감해지거나 제도적 장치를 보완하는 것으로 이런 문제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비록 오류와 왜곡의 경계가 모호하기는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그런 문제의 출발점에는 늘 열악한 연구 환경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데 과학자 대부분이 직면하고 있는 열악한 연구 환경을 개선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그리고 왜곡을 막을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고 해서 이 문제가 해결될 것인가? 지난주에 읽은 <대통령의 숙제>에서 저자 한지원이 “법을 만들고 집행하는 전문가들은 100가지 법을 만들어도 200가지 편법을 찾아낼 수 있다”고 말하듯, 제도를 통해 추락한 과학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은 공허하기만 하다.

 

500여 쪽에 달하는 분량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과학이 이렇게까지 추락하게 된 원인을 제거하기 위한 (공허하게 들리는) 제도적 장치를 설명하는 3부 <잃어버린 과학의 정신을 되찾는 길> 100여 쪽, 인용 출처를 밝힌 미주 150여 쪽을 건너뛰면 두세 시간이면 읽을 수 있다. 평소 과학에 관심이 있거나 논리적 사고에 익숙한 이들의 흥미를 끌만한 책이다. 담고 있는 내용도 묵직하다.

 

과학의 타락을 불러온 재현성의 위기

 

저자는 재현성의 위기가 과학을 타락을 불러왔다고 판단한다.

 

“2015년 3개의 주요 심리학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 100편을 대상으로 반복 재현시험을 실시한 결과 39%만 재현에 성공했다. 2018년 세계 2대 종합과학저널인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게재된 사회과학논문 21편 중 재현에 성공한 것은 62%였다. 다른 시험 결과의 재현 성공률은 77%, 54%, 38%로 나타났다. 반복 재현에 성공한 경우라고 해도 거의 모든 경우 효과를 과장하고 있었다. 2016년 <네이처> 설문조사 결과 응답한 과학자의 38%가 재현성에 ‘다소의 위기’가 있다고 대답했다. 다른 연구자의 연구결과를 재현하지 못한 경험이 있느냐는 설문에 대해 화학자의 90%, 생물학자의 80%, 물리학자ㆍ공학자ㆍ의학자의 70%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심지어 자신의 연구 결과를 재현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응답한 경우는 이보다 약간 낮은 정도였다.”

 

저자는 재현성이 담보되지 않은 과학적 주장은 과학의 신뢰를 떨어뜨릴 뿐 아니라 생명을 위협하는 해악을 끼치기도 한다면서 그 예로 비윤리적인 행동에 대해 베껴 적는 실험이 끝나자 비누를 사고 싶어 하는 마음이 들 확률이 높아졌다는 ‘맥베스 현상’, 스트레스 받을 때 다리를 벌리고 엉덩이에 손을 얹는 자세를 취하면 심리적 호르몬적 자극을 통해 스스로 강해졌다고 느낄 뿐 아니라 베팅에서 더 높은 위험을 감수한다는 파워포즈(power posing), 좋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나쁜 상황에 몰아넣으면 모든 것이 매우 빠른 속도로 나빠질 수 있다는 스탠퍼드 감옥실험(Stanford Prison Experiment) 결과를 들면서 이 모든 주장이 과학적으로 전혀 의미가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말한다. 심지어 심장마비 환자의 체온을 낮추면 회복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보고에 따라 오랫동안 이런 처치방법이 구급 가이드라인에 포함되었지만, 실제로는 그런 조치가 생존율을 높이기는커녕 이송 도중 두 번째 심장마비를 일으킬 가능성을 높인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그 해악을 드러낸다. 또한 그동안 뇌졸중이 일어나면 가능한 환자를 빨리 움직이게 하는 게 최선이라고 받아들여졌지만 2015년 실시한 대규모 무작위 실험결과 이런 치료법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킨다는 것이 확인되었다고 예를 이어간다.

 

이런 오류는 처음부터 과학자들이 의도를 가지고 저지르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그 예로 출판편향(publication bias)을 예로 든다. ‘책상서랍 문제’라고도 부르는 출판편향은 과학자들이 실패한 연구결과를 세상에 알리지 않고 책상 서랍에 숨긴다는 뜻인데, 이는 발표할 긍정적인 결과가 없다면 아무 것도 발표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저자는 이런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2014년 스탠퍼드 연구원들이 시작한 책상서랍 열기(unlocking the file-drawer) 프로젝트를 인용한다.

 

“그들은 2002-2012년 동안 정부 연구 프로그램에 지원한 저자들이 발표한 논문을 검토했는데, 그 결과 완료된 연구 중 저자들이 세운 가설을 입증한 경우는 41%에 지나지 않았고, 37%는 결과가 뒤섞여 나왔고, 22%는 가설이 틀렸다는 결과를 얻었다. 그러나 프로젝트 결과가 논문으로 발표된 것은 가설을 입증한 경우가 53%, 뒤섞인 경우가 37%, 가설이 틀린 경우가 9%로 나타났다. 프로젝트 결과 가설이 틀린 것으로 확인된 경우 중 65%는 아예 논문으로 작성되지도 않았다.”

 

문제는 과학자들이 그간 들인 노력 때문에 연구결과를 ‘책상서랍’에 넣어두기가 아깝다고 여기는 순간 일어난다. 다른 한쪽에서 데이터에 손을 대고 싶은 유혹이 슬며시 고개를 든다는 것이다. 그리고 많은 과학자들이 자신도 인지하지 못한 채 그런 행위를 하고 있고, 설령 그것을 인지한다고 해도 그것이 왜 잘못된 것인지 모른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이와 같은 경우에 연구결과를 책상서랍에 감추는 대신 거기서 뭔가 건질만한 게 있지 않은지 살피는 과학자들이 생긴다고 말한다. 코넬대학교 완싱크 교수는 뷔페에서 큰 접시를 쓸 경우 원래보다 훨씬 더 많이 먹게 된다는 주장을 펼쳤는데, 이후 그의 주장이 무너지자 그는 결과를 책상 서랍에 감추는 대신 연구원에게 그 중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찾아내라고 요구했다. 가설을 세우고 결과를 확인하는 게 아니라 결과가 알려진 후 가설을 세운 것이다. 말하자면 권총을 무작위로 쏜 후 우연히 가까이 있는 총알구멍 주위에 과녁을 그려 넣은 ‘텍사스 저격수(Texas sharpshooter)’가 된 것이다.

 

저자는 또 다른 데이터 오류의 사례로 표본으로부터 얻은 데이터만 사용한 게 아니라 연구와 병행해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때까지 표본을 계속 추가한 사례를 든다. 그 과정에서 일부 참가자를 자의적으로 제외하거나, 튀는 데이터를 제거하거나, 여러 번 측정한 결과 중에 신뢰도가 높은 결과만 채택하거나, 시험 대상자에게 물어본 질문 중 효과가 입증된 질문만 논문에 싣는다는 것이다. 나 역시 이런 경우가 많았다. 그러면서 그것을 데이터 검증이라는 말로 합리화했다. 그런데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저자 역시 많은 과학자들이 이런 행위를 자신들의 연구결과를 좀 더 분명하게 만드는 과정이라고 믿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정도라면 이미 오류는 아니고 왜곡이라고 보는 게 맞지 않을까.

 

이와 같은 ‘텍사스 저격수’ 현상이나 연구과정에서 데이터를 추가하는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2005년부터 국제의학저널 편집위원회는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모든 임상시험은 실시하기 전에 공개적으로 시험 목적과 계획을 등록하도록 규칙을 정했다.

 

저자는 이와 같은 의도적인 왜곡이 아니라도 부주의나 관심이 부족해 일어나는 오류 또한 치명적인 결과를 만든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오류의 상당 부분은 통계 분석 소프트웨어에서 나온 숫자를 복사해 논문 작성용 워드프로세서에 붙여 넣을 때 생긴다는 것이다. 저자는 유전학 논문에서 엑셀 스프레드시트가 SEP2나 MARCH1과 같은 유전자 이름을 날짜로 인식해 자동 수정해서 생긴 오류도 소개한다. 이 모두 나도 수없이 겪은 일이다. 이런 오류는 대부분 사소한 것이어서 결과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그 중 13%에서는 해석을 완전히 바꿔야 하는 심각한 실수였다고 하니 오류라고 해서 가벼이 여길 일이 아니다.

 

오류가 왜곡을 거쳐 사기로까지 이어지는 배경

 

저자는 오류가 왜곡으로 이어지는 데는 열악한 연구 환경이 자리하고 있다고 말한다.

 

“학교에서는 대규모 연구자금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어떻게든 자신들이 가진 연구자금으로 견뎌야 하고, 그래서 충분하지 않은 표본에 의지해 연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본격적인 연구를 위해서는 외부자금에 기댈 수밖에 없는데, 자금을 지원하는 단체에서는 지루하고 고달픈 연구보다는 화려하고 과시적인 발견을 선호한다. 언론이 과학자들의 연구결과를 잘못 전달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이런 이유로 과학자 스스로 과장된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과학자뿐만 아니라 과학자들이 따오는 연구지원금에 의지해 운영하는 대학에서는 연구지원금에 사활이 걸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구자들은 평균적으로 전체 일하는 시간의 8%, 연구하는 시간의 19%를 연구지원금 신청서를 작성하는데 쓴다는 연구도 있지만, 실제 비율은 그보다 훨씬 높을 것이다. 이미 풍부하게 연구지원금을 확보한 연구자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연구지원금 신청서를 과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과정에서 오류는 왜곡으로, 왜곡은 논문 사기로까지 확대된다. 사실 논문 사기는 자신의 명성과 평판을 높이려는 과학자 스스로 저지르기도 하지만, 과학자의 명성이 필요한 대학이나 기관에서 의도적으로 묵인하거나 은폐해서 일어나기도 한다. 부끄럽게도 저자는 황우석 사태를 그 사례로 들고 있다. 그러면서 이런 일은 평범한 과학자라면 무시하거나 믿지 않을 이론이나 가설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그들의 열정적인 믿음 때문에 일어난다고 말한다. 그들이 철석같이 믿었던 것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 충격에 휩싸일 수밖에 없고 그 결과가 사기로 이어지는 것이지, 처음부터 거짓을 주장하려 한 것은 아니었다는 말이다.

 

수년간 우리를 괴롭혔던 코로나가 이제 희미하게나마 끝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도 백신 무용론, 더 나아가 백신 음모론을 주장하며 백신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의학박사인 친구 하나는 아직도 그 주장을 내세우며 백신 미접종자에게 가해지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누구보다 그런 주장이 갖는 허구를 잘 알 만한 사람이 그런 주장에 함몰되어 있는 것을 보면서 도대체 무엇이 그가 그런 확신을 갖게 만들었는지 궁금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일단을 접하게 되었다.

 

“1998년 영국 의사 웨이크필드는 홍역 백신이 자폐증과 관계가 있다는 이론을 주장했다. 백신을 맞은 후 인체에 남아있던 홍역 바이러스가 장과 뇌에 자폐증 관련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이 된다는 것이었다. 그는 자폐증 아동의 부모를 대리해 백신 제조업체를 고소하려는 변호사에게 상당한 보수를 받고 고용된 상태였다. 그가 연구를 위해 환자를 모집하는 과정에 해당 변호사와 연관된 백신 반대 단체가 관련되었다. 그는 연구결과 발표 1년 전에 홍역백신을 기피하는 이들을 겨냥한 단일홍역백신과 관련된 특허를 신청했다. 이와 같은 이해충돌 내용 중 어떤 것도 논문에 공개하지 않았다. 이 논문은 2004년 철회되고 웨이크필드는 영국에서 더 이상 의사로 활동할 수 없게 되었지만, 그는 그 후로도 미국 백신저항운동 분야에서 활동하며 명성을 날렸다. 그의 사기극은 사람들의 백신 공포에 불을 붙였고 어떤 바이러스보다 빨리 퍼졌다. 1990년대 후반까지 영국의 홍역백신 접종률은 이미 집단면역이 발현되는 데 필요한 95% 수준까지 도달해 있었다. 이후 접종률이 80%까지 곤두박질치고 홍역 발생률은 상승세로 돌아섰다. 전 유럽과 다른 지역에서 발병되기 시작하고 오랫동안 홍역이 없었던 나라에서도 발병하기 시작했다. 세계보건기구의 추정치에 따르면 2018년 한 해에만 홍역과 그에 따른 합병증으로 14만 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와 거리가 있는 상당히 극단적인 사례이지만, 과학이 의도를 갖게 되었을 때 얼마나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지 경각심을 일깨우는 글이어서 인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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