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가지 물건으로 다시 쓰는 여성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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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가지 물건으로 다시 쓰는 여성 세계사

리뷰 총점 9.4 (5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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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 풍속/문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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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역사 속 물건들을 통해 읽어보는 여성 세계사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j****3 | 2020.04.06 리뷰제목
세계 여성들의 역사를 거론하고 있다. 다양한 물건들에 기원한 여성들의 이야기는 마음에 울림이 된다. 당연한 물건들이 여성들의 삶을 표현하고 있다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거리가 되고 있다. 책은 100가지 물건을 제시하고 있다. 그들이 나타내는 여인들의 삶은 다양하다. 여성들의 권리와 구속 등의 역사적 흔적이 그대로 묻어 있다. 이들을 통해 오늘의 여성들이 얼마나, 어떠한 환
리뷰제목

세계 여성들의 역사를 거론하고 있다. 다양한 물건들에 기원한 여성들의 이야기는 마음에 울림이 된다. 당연한 물건들이 여성들의 삶을 표현하고 있다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거리가 되고 있다. 책은 100가지 물건을 제시하고 있다. 그들이 나타내는 여인들의 삶은 다양하다. 여성들의 권리와 구속 등의 역사적 흔적이 그대로 묻어 있다. 이들을 통해 오늘의 여성들이 얼마나, 어떠한 환경 속에 살아가는가를 타산지석으로 삼으면 될 듯하다.

 

에디오피아의 화석, 1974년에 발견된 320만 년 전의 호미닌 종 여성이라고 생각되는 루시의 뼈를 미국 대통령 오바바는 2015 에디오피아 국립박물관에서 관람한다. 그러면서 전 세계 사람들이 동일한 인간 가족에 속한다는 것을 이 화석들이 일깨워 준다고 말한다. 즉 루시를 인류의 할머니로 칭한 것이다. 루시의 뼈를 연구하던 사람은 루시가 대부분의 시간을 두 다리로 걸으면서 생활했다고 증명한다. 즉 유인원과 사람의 중간자 구실을 한다고 보았다. 빌렌도르프에 관해 얘기한다. 그것은 구석기 시대에 만들어진 조그만 여인상이다. 이를 비너스와 연관 지어 부르는 것은 비너스가 사랑과 미, 풍요의 여신이었던 관계라 생각된다. 즉 커다란 배와 가슴 음부 등이 특히 강조되어 확실히 여성의 상을 띤다. 그것은 생식과 다산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비너스 신화가 탄생한 로마보다 수천 년 전에 석회암으로 만들어진 이 여인상은 임신의 부적으로 다산의 여신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런던 고아원의 토큰과 테라코타 젖병에 관해 얘기를 들려주고 있다. 런던 고아원에는 남성으로부터 버려져 아이를 키울 수 없었던 어머니들이 남긴 토큰이 있다. 그것은 다시 만날 수 있을 때 증표로 사용하기 위한 것이었다. 버려진 아이들과 미혼모에 대한 구제는 수 세기 동안 사회의 골칫거리였다. 세계적으로 시대적으로 고아들에 대한 문제는 지난한 난제였다. 미국에선 고아열차라는 것도 있었다. 서부 지역의 가장에 팔아넘기는 형태의 아이 구제다. 이런 일들이 아이를 필요로 하는 가정에 입양의 형태로 재생의 기회를 얻는 아이들도 나오게 되었다. 토큰은 어머니들의 애틋한 마음이 담긴 물건이고, 그것은 결국 주인을 찾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것을 남겨진 것들을 통해 우리는 알 수 있다. 4,000이나 된 젖병은 오랜 시간 모유의 대체품을 사용해 왔다는 것을 증명한다. 아기는 밥을 먹기 전에는 어떻게든 유모나 동물의 젖이나 대용해야 살아남아야 한다. 이 테라코타 젖병이 그런 삶의 모형을 보여준다. 모유의 대체품을 오래 전부터 사용했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자료가 된다.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이 테라코타의 젖병의 전통을 이어 아이들을 키우고 있다.

 

호텐토드의 비너스 엽서와 마스터베이션에 대해 얘기한다. 흑인 사르키는 1810년에 납치되어 영국에 끌려와 반나체로 여흥거리 삼아 전시되었다. 그녀는 괴물 취급을 받았다. 그 후 그녀와 같은 흑인 여성은 인격이 무시된 채 에로틱하고 동물적이며 음탕하고 타락된 존재로 인식된 경향이 있다. 그것이 후대의 예술에서도 표현되어 나타난다. 그녀의 사체는 박물관에 전시되기도 했다. 2,000 년대 들어 남아공의 만델라 대통령이 프랑스에 요구해 그녀의 유해를 넘겨받아 아프리카로 가져가 장사했다는 흔적이 있다. 그녀는 사람들에게 에로틱한 성의 상징으로 표현되었다. 바이브레이터는 원래 의학용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그 기구는 자위행위를 하는데 사용되었다. 여성의 마스터베이션은 20세기 내내 완곡한 언어와 수치심의 베일에 가려 있었다고 한다. 그것을 겉으로 드러내고자 하는 노력이 행해지고, 쾌락을 즐기고자 하는 욕구가 서서히 대두된다. 즉 금기시 되던 페미니즘과 마스터베이션에 대한 과감한 논의가 이루어진 것이다. 그것은 섹슈얼리티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위생용품 생리대에 관해 얘기한다. 생리대는 수백만 여성들에게 있어 월경에서 비롯되는 어려움과 잠재적 곤란을 해결한 존재다. 이것이 없을 때는 나뭇잎, 풀을 사용했고 헝겊조각 등도 사용했다. 하지만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었다. 탐폰에 대해서도 얘기한다. 이들의 역사는 여성들의 삶에서 하나의 전환점을 상징한다. 포윅 정신병원 환자 기록에는 26세 여성 엘렌 불럭에 관한 기록이 남아 있다. 남편이 결혼이 끝났음을 선언하고 병원비를 내지 않으면서 그녀의 정신병은 차도가 있게 되었고 결국 건강해 졌다. 그의 정신병적인 요인은 결혼과 자신의 상황이었던 것이다. 이런 정신병자들은 음핵을 절제하는 수술로 당대에선 악명이 높았다. 그런데 정신질환의 고통을 겪는 여성들의 치료는 극적인 변화를 맞았다. 엘렌 불럭이 20세기 중반에 포윅 정신병원에 입원했다면 음핵 제거가 아닌 다른 치료를 받았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중국의 아기 포대기를 말한다. 아름답게 수놓인 아기 포대기는 아이의 탄생을 축하하는 의미가 들어 있는 동시에 엄마가 일을 하면서도 아이를 볼 수 있는 전통적인 편리한 수단이다. 이런 포대기의 역사는 오래 되었다. 아기를 가진 엄마가 일을 해야 하는 환경도 되니 아기를 혼자 둘 수도 없고, 아기를 데리고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그럴 때 지혜로 이루어진 것이 이 포대기다. 우리도 어릴 적 이것에 의해 많이 업혀 있거나 안겨 있었던 기억이 있지 않는가. 요즘은 이것이 유모차로 발전했다. 루시 볼드윈 산과마취기구를 얘기한다. 출산하는 여인의 얼굴에 마스크를 씌워 산소와 이산화탄소 혼합물을 공급해 고통을 덜어주는 장비였다. 즉 무통분만제의 사회적 논의를 가져오게 한 일로 여기면 되겠다. 오늘날에는 이런 일을 여성 당사자들의 결정에 맡겨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무통분만의 아쉬운 점은 역설적이게도 아이와의 유대 관계를 억제할 수 있다는 주장을 있기에 말이다.

 

빵 굽는 인형의 역사는 기원전 500년까지 올라간다. 그리스 중부에서 발견된 이 인형은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바쁜 여성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가정주부로서의 여성들의 역할이 제시되고 있는 것으로 보면 되겠다. 요즘은 다양한 빵 굽는 기계들이 있고, 또 공장에서 빵을 구워 여성들의 식생활 책임이 줄어들었지만, 여성들이 3만 년 이상이나 빵을 구워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잔소리꾼 굴레란 이상한 도구가 있다. 1546년 메리언 레이가 간통죄 고발을 하면서 문제적인 단어를 사용했다고 지탄의 대상이 되고 법정에 서게 되었다. 그리고 24시간 일체의 휴식 없이입을 막는 고문을 받아야 했다. 이 장치는 피해자의 머리 위로 뒤집어 써 칼라처럼 목둘레에 걸치는 방식이다. 잔소리에 대한 처벌이고, 여성들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도구로 이용되었다. 이것은 역설적으로 여성들의 목소리가 힘이 실린다는 것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러기에 침묵을 강요한 것으로 보면 되겠다.

 

인도의 군주 샤 자한은 사랑했던 아내 뭄카즈 마할을 기리기 위해 타지마할을 지었다. 뭄타즈는 14번째 아이를 낳다가 사망했다. 샤 자한은 그녀를 위해 영원하고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물을 짓기로 결심하고 최고의 장인을 고용했다. 그 장인에게 앞으로는 그보다 좋은 작품을 다시 만들지 않겠다는 확답을 얻고 만들어진 건물이 타지마할이다. 이 로맨틱의 건물은 2만의 장인이 21년 걸쳐 만들었다. 이 건물은 뒤에 로맨틱한 사랑, 고통스러운 이별, 목숨까지 거는 사랑, 불행한 연인들의 러브스토리 등으로 영화, 동화, 소설들의 단골 주제로 사용되었다. 호가스의 진 골목 그림은 여성들의 음주에 관한 삶을 알아볼 수 있는 곳이다. 호가스는 전염병처럼 런던 빈민가를 휩쓸던 진의 음용을 막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맥주거리를 그리기도 했다. 이처럼 진을 마시면서 비참한 삶을 잊을 수 있었던 런던 여성들의 이야기가 행해진다. 나중에 진은 여성들의 술로 인식된다.

 

마이센의 도자기 스너프박스는 18세기 중반 헨리 폭스라는 남자가 자신의 장모에게 선물한 것이다. 그 박스의 뚜껑 안쪽에 그려진 초상화의 주인공은 4년 전에 부모 몰래 헨리 폭스와 결혼함으로 부모의 권위를 무너뜨린 공작부인의 딸 케롤라인이다. 공작부부는 원래 이 결혼을 허락하지 않았다. 무신론자에다 도박꾼으로 유명했고, 혼외자식도 있는 그를 인정할 수 없었던 것이다. 어느 권위 있는 부모가 이를 허락하겠는가? 하지만 결혼 후 폭스가 정치적으로 승승장구하고 이름이 나자 공작부부도 적대감이 조금씩 누그러지기 시작했다. 결국 이 선물이 두 가정의 화해의 상징물이 된다. 이 글은 선물을 통해 재산이 결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해 나간다. 18,9세기 영국에서 아내 판매 광고가 있었고, 실질적으로 아내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는 있지만 동의하면 영수증을 작성해 거래가 이루어졌다. 가난한 계층에서는 이것이 일종의 이혼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포셋부인의 가방은 기혼 여성들의 재산권을 이야기하는 상징물이다. 포셋부인이 소매치기를 당하고 그 일로 인해 재판이 벌어졌다. 그때 재판정에서 사용된 표현을 통해 포셋부인은 여성은 결혼하면 모든 소유물이 남편의 것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가방 속에 있는 물건조차 헨리 포셋의 재산으로 이야기하는 법정의 표현이 그녀를 당혹케 한 것이다. 그 후 이 가방은 여성들의 재산권을 이야기하는 도구가 되었다. <비튼의 살림 요령란 책은 1861년에 출판되어 68년까지 200만부가 팔렸다고 한다. 그곳에는 요리를 넘어 교양 있는 사회에서 지켜야 할 규칙들을 규정함으로 가정생활에 대한 개념을 바꾼 대작이 되었다.

 

전쟁은 전선에서도 이루어지지만 전쟁에 참여한 사람이 있는 가정에서도 이루어진다. 전쟁이 나면 가정에서 식량을 보급받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아사하는 경우가 많다. 2차 세계대전이 이루어지던 때 캐나다의 통조림 기계는 그런 문제를 해결하는데 일조했다. 영국은 캐나다에서 이 기계를 받고 자활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차 대전 당시 2,000만이나 아사를 했다는 기록이 전한다. 즉 기계는 전쟁과 기아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물건이 된다. 영국의 지방 푸드뱅크는 빈곤한 여성들을 지원하기 위해 탄생했다. 그리고 수많은 여성들이 이의 도움을 받아 빈곤을 버티었다. 빈민법도 그런 이유에서 탄생했다.

 

영국의 바클리 은행에서는 1966년 바클리 카드를 출시했다. 평범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 카드는 100만장이 넘게 발급되었다. 이는 여성들을 타킷으로 한 카드였다. 젊은 여성은 여행을, 가정부부는 물건 구입을 모토로 내걸고 카드 구입 광고를 하면서 그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그 이전까지는 독신 여성들이 신용으로 무엇을 구입하려면 아버지를 대동해야 했다. 카드로 인해 여성들의 힘이 얼마나 성장했는가 생각해 볼 수 있겠다. 함께 모여 차를 마시는 문화는 여성들의 삶의 즐거움이 되었다. 모여서 즐겁게 웃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유를 만끽할 수 있게 된 것이 차 문화 때문이기도 하리라. 찻잔 세트는 이처럼 여권이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물건이 된다. 여성들이 이런 차 문화를 통해 강건해 지고 능력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도 잡게 되었다고 보면 된다.

 

카메라는 1826년 프랑스의 루이 다케르, 영국의 헨리 폭스 탤벗이 최초로 만들었다. 그리고 여성들은 모델이 되었고, 남성들에 의해 포스터, 포르노 등으로 곳곳에 전시되어 상품화 되었다. 이 카메라는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고 지금은 폰을 가진 개인도 모두 소지해 기록을 이미지로 남기게 되었다. 여성들은 카메라의 활성화로 인해 더욱 상품화되는 경향을 겪기도 했다. 물론 여성들이 사진 작가가 되기도 했다. 1914년부터 발명된 냉장고는 여성들의 삶을 많이 변화시켰다. 요즘은 냉장고가 없는 집이 없을 정도다. 그것은 음식을 보관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가정에서 음식을 담당하는 여성들의 삶이 더욱 용이하게 만들었다.

 

100가지 물건에 얽힌 여성들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전개 된다. 우리가 일상에서 잘 접하지 못했던 이야기가 흥미롭게 제시된다. 여성들이 어떻게 살아왔는가? 어떠한 대우를 받았는가? 어떤 과정을 통해 그들의 권익을 신장시켜 나왔는가? 노라가 언제까지나 노라로 존재하지 않는 시대적 상황들이 물건을 통해 얘기된다. 너무 많은 내용들이 되기에 읽어나가면서 각자의 취향에 맞는 것들을 우선적으로 갈무리하면 좋을 듯하다. 내게도 모두가 잘 인지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 것들은 리뷰에도 제외시켰다.

 

일일 독서 일기를 쓰면서 물건을 하나씩 음미하다 보니 많은 분량을 읽었다. 모두 여성들의 살아온 역사적인 모형을 보여주는 것이기에 가치가 있다. 특히 여성들이 읽으면 더욱 마음이 함께하지 않겠나 생각이 된다. <여성잡지> <실리콘가슴> <와르카 마스크> <포장마차> <자전거> <러브레터> <타자기> <간호자격증> <몬테소리 지폐> <안네프랑크의 일기> <부디카 동상> <잔 다르크의 반지> <강제 급식 도구> <이레나 센들로바의 병> <앨리슨 래퍼의 동상등 많은 물건 등이 여성들의 삶을 얘기하기 위해 재료로 등장한다. 이들을 통해 여성들이 어떻게 살아왔는가가 명료하게 제시된다.

 

책은 여성들 삶의 자취로 의미가 있다. 옆에 두고 읽으면 지난 시간들에 대한 지식을 좀더 가까이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여성들의 세계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꼭 읽어볼 필요가 있는 책이 되겠다. 나의 입장에서는 몰랐던 많은 부분에서 여성들의 삶을 재조명해 볼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했다. 감사한 읽기가 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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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100가지 물건으로 다시 쓰는 여성 세계사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g********r | 2020.03.12 리뷰제목
페미니스트들이라면 모두 성적으로 자유롭고, 아무 거리낌이 없을 거라고 기대하는 것 같다. 하지만 섹스는 복잡하다. 솔로일 때조차도. (p.43, ‘맨디 반 데븐’의 말 인용) 신용카드. 술. 세탁기. 자 이러한 단어들에서 어떤 느낌을 얻는가. 아무런 느낌이 없다고? 여성들을 경험을 미리 결정짓고, 여성들을 억압하고 슬프게 했던 도구들이라면 당신은 믿겠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리뷰제목

페미니스트들이라면 모두 성적으로 자유롭고, 아무 거리낌이 없을 거라고 기대하는 것 같다. 하지만 섹스는 복잡하다. 솔로일 때조차도. (p.43, ‘맨디 반 데븐의 말 인용)





신용카드. . 세탁기. 자 이러한 단어들에서 어떤 느낌을 얻는가. 아무런 느낌이 없다고? 여성들을 경험을 미리 결정짓고, 여성들을 억압하고 슬프게 했던 도구들이라면 당신은 믿겠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고? 1970년대까지 여성들이 신용카드를 만들고자 한다면, 그 여성이 아무리 경제적 능력이 있다고 한들 아버지와 동행해야 했다. 술은 여전히 여성들에게 인색하다. 남자가 술을 많이 마시면 호탕한 것이지만 여자가 술을 많이 마시면 무슨 여자가소리를 듣는다. 그렇다면 세탁기는 또 왜냐고 묻고 싶겠지. 20세기에도 여자아이들은 빨래를 하는 날이면 학교에 가지 못했다. 맙소사! 20세기에도 말이다. 그 외에도 피임약, 자전거, 출산에서까지 여성들은 끊임없이 차별과 학대를 받아왔다. (물론 남성에 대한 역차별도 존재함을 인정하는 바이지만 말이다.) 100가지 물건으로 다시 쓰는 여성세계사. 어던 이들은 제목만으로 페미니스트들의 책이구나, 하고 단정짓겠지만 잘 생각해보라. 남성들을 기준으로 한 역사서, 세계사 책이 얼마나 많았던 지를. 그러니 아니꼬워하기 전에, 부디 이 책을 딱 한번만 읽어라. 일단 읽고 나서 욕을 하든 공감을 하든 해주길 바래본다.  







이 책을 읽고 있던 날, 술친구이자 내가 최근 가장 많이 대화하고 많이 의지하는 사람과 만났다. 오늘은 무슨 책을 읽고 있었냐는 말에 이 책을 보여줬고, 이 책이 너무 슬프고 아프다는 내 말에 어떤 점이 그러냐고 물어 여성에 대해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평소 나를 매우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람이면서도, 정작 여성이라는 성적 정체성이나 역할 등에 대해서는 구분된 인식을 가지지 않은 점이 놀랍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너무 오랫동안 굳어져온 성 인식 때문에 더욱 그렇겠다는 생각에 나의 성 인식에 대해서도, 또 세상의 성 인식에 대해서도 깊은 고찰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많은 여성들에게 신용카드는 자유, 권한, 자립의 상징이다. 그렇기에 21세기에 많은 엽서와 포스터에 이런 인용구가 새겨진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한 남자가 요정에게 그 어떤 여성도 그를 거부할 수 없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었다. 요정은 그를 신용카드로 만들었다.” (p.127)






이 책을 읽는 내내 한 얼굴이 떠올랐다. 경제적인 독립이 되지 않아 이혼을 꿈꿀 수도 없었다던 안타까운 얼굴. 한 때는 자신의 커리어를 쌓았던 그녀지만 결혼과 육아로 인해 놓아버릴 수 밖에 없던 현실 속의 수많은 여성들은 우리 주변에 참으로 많다. 부모나 기타 등등의 지원으로 나처럼 직장생활을 영위한다고 할 지라도,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은 참으로 많다. 나는 패미니스트는 아니지만 딸을 키우는 엄마로써, 오늘날 우리 주변의 어떠한 물건들도 시간이 지난 후 이 책에서처럼 여성들을 아프게 하는, 힘들게 하는 어떤 무엇인가가 되지는 않을까 두려움까지 들었다. 그래서 더더욱 이 책을 많은 이들이 읽고 생각의 변화를 가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물론 이 책에 담긴 100가지 물건들 역시 다른 시각에서는 다른 모습으로 비춰질 수도 있고, 여성의 역사라고만 단정짓기에는 다소 애매한 점도 있다. 하지만 수많은 제약이나 통제, 억압 등에 대해 제대로 기록되지 못했던 여성의 역사가 다소 현실적인 측면으로, 보다 솔직한 모습으로 공개된 책임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여성들이 더 이상은 수동적이나 피해자”, “피보호자등의 선으로 구분 지어지지 않고 하나의 개체, 하나의 인격으로 분리될 수 있다면 분명 세상은 조금 더 자주적으로 변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갖고 있고.








세상은 매일매일 달라지고 있다. 늘 같은 하루 같기도 하겠지만, 눈 한번 깜박일 때마다 아니, 눈도 깜빡이기 전에 이미 세상은 변하고 있다. 그래서 과거를 돌아보며 전쟁하고 후회하기 보다는 오늘을 살아감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이 패미니스트반패미니스트들의 전쟁이 되기보다는 보다 생산적인 대화와 변화의 기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는 여성이 받아온 차별과 억압도 분명 존재하지만, 변화하고 노력하는 지혜도 담겨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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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다시 쓰는 여성 세계사》 여성의 시선으로 역사를 바라보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r*******n | 2020.03.13 리뷰제목
복잡한 이혼 절차 때문에 기혼 여성에게 재산을 소유하고 계약을 체결할 법적 지위가 없었던 시절인 18세기와 19세기 영국에서는 대중적으로 아내를 파는 관행이 생겨났다. 아내 판매는 공공장소에서 이뤄지기도 했고 때로는 신문이나 포스터로 광고되거나 마을 안내원이 소식을 전했다. 18세기의 한 신문은 다음과 같은 공고를 냈다.“제 아내 제인 허버드를 5실링에 팝니다. 체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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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이혼 절차 때문에 기혼 여성에게 재산을 소유하고 계약을 체결할 법적 지위가 없었던 시절인 18세기와 19세기 영국에서는 대중적으로 아내를 파는 관행이 생겨났다. 아내 판매는 공공장소에서 이뤄지기도 했고 때로는 신문이나 포스터로 광고되거나 마을 안내원이 소식을 전했다. 18세기의 한 신문은 다음과 같은 공고를 냈다.
“제 아내 제인 허버드를 5실링에 팝니다. 체격이 건장하고 사지가 튼튼합니다. 씨를 뿌리고 수확하며 쟁기를 들고 팀을 꾸려 일합니다. 입이 걸걸하고 고집이 아주 세기 때문에 고삐를 바짝 죈 그 어느 건장한 남자에게도 말대답을 할 수 있습니다.”    p.93

 

영국 여성의 참정권 획득 100주년을 기념하여 쓰인 이 책은 여성들의 삶에 영향을 끼쳤거나, 여성에 의해 만들어졌거나, 오늘날까지도 여성을 억압하고 있는 물건들을 중심으로 여성의 사회적 역할이 발달해온 과정을 기록하고 있다. 여성의 역사를 오래도록 연구해 온 두 명의 영국 여성학자가 남다른 시선으로 세심하게 골라낸 여성 생존의 도구와 증거 100가지가 고스란히 '여성의 관점에서 다시 쓰는 세계사'가 된다는 점에 있어서 대단히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너무도 다양한 100가지 물건들이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삶을 바꿔온 거의 모든 것의 역사라는 점이 놀랍고도 흥미롭게 읽힌다.

 

사회와 가족은 아내이자 가정주부인 여성에게 수많은 기대를 걸고, 엄청난 양의 충고와 질책, 비난을 해왔다. 목소리를 내면 굴레를 씌웠고, 술을 마신다고 규탄했다. 정말 경악할 만한 것 중의 하나로 '잔소리꾼 굴레'라는 물건이 있었다. 16세기 스코틀랜드, 메리언 레이는 이웃을 간통죄로 고발했다가 다수의 비방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되었다. 그녀는 '문제적인 단어'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고소인들의 용서를 구하라는 명령을 받았고, 24시간 동안 '일체의 휴식 없이' 입을 막는 굴레를 채우는 고문을 받아야 했다. 묵직한 쇠틀로 만들어진 이 장치는 피해자의 머리 위로 뒤집어 써 칼라처럼 목둘레에 걸치는 방식이었는데, 책에 수록된 사진만 보더라도 매우 충격적이다. 당시 가부장적인 기대치를 벗어나 불손하거나, 제멋대로 말하는 여성이나, 통상적인 여성의 관념에 도전하는 여성에게 잔소리꾼이라는 터무니없는 꼬리표가 붙었고, 이 장치는 바로 그 '잔소리'에 대한 처벌이었던 것이다. 이 굴레는 18세기까지도 계속 사용되었다는 증거가 남아 있으므로, 여성들은 거의 200년 동안이나 잔소리꾼 굴레로 침묵을 강요당해 온 것이다. 이는 현대의 여성 혐오 표현들과도 이어지는 충격적인 역사의 잔존물이다.

 

 

이날 백인들의 좌석은 모두 차 있었다. 로자는 '유색인' 구역 맨 앞줄에 앉아있었는데 한 백인 남성이 버스에 올랐다. 버스기사는 백인 남성이 자리에 앉을 수 있도록 로자가 앉아있는 열에 있는 모든 흑인 승객들에게 뒤로 자리를 옮기라고 했다. 세 명의 흑인 승객이 버스기사의 지시에 따랐지만 로자는 거절했다. 그는 나중에 자서전에 이렇게 썼다. "사람들은 항상 내가 피곤해서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나는 신체적으로 지쳐있는 게 아니었다. 나는 단지 굴복하는 것에 지쳐있을 뿐이었다."    p.430

 

18세기와 19세기, 기혼 여성에게 계약을 체결할 지위가 없던 시절 이혼의 수단이었던 아내 판매 광고에 대한 내용은 그야말로 기가 막혔다. 물론 아내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가난한 계층에게는 아내 판매가 일종의 이혼으로 여겨지게 되었다고 한다. 1960년대 이후부터는 여러 나라에서 이혼 절차가 한결 간편해졌고, 20세기 후반에는 좀 더 자유로운 이혼법이 도입되었으나 여전히 이혼에 따른 재산과 소득의 분할은 여성들에게 재정적인 불이익을 주는 경우가 많다. 그 외에도 이 책에 소개되어 있는 100가지 물건들은 여성의 몸, 사회적 역할의 변화, 기술의 진보, 미의식과 소통, 노동과 문화, 정치 등 총 여덟 가지 분야에 걸쳐 광범위한 여성사의 전말을 담아내고 있다. 여성이 자유롭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거나 대의를 주장했음을 알려주는 작품들, 불의와 억압에 대한 투지를 보여주는 상징들은 안타까우면서도 뭉클했고, 여성이 도움을 받거나 직접 그 발달에 기여한 기술들, 즐거움이었지만 억압의 대상이기도 했던 의생활의 아이템들은 그 속에 담겨 있는 서사 자체가 역사와 세계사를 관통하고 있어 흥미로웠다.

 

여성들은 너무나 자주 잊히는 현실 속에서도 통치자로서, 과학자로서, 창조적인 재주꾼들로서 자기 자신의 역사뿐 아니라 모두의 역사를 만들어왔다. 이 책을 통해서 항상 '역사에서 가려져' 있었던 여성의 역사가 얼마나 매혹적일 수 있는지, 그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발견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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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100가지 물건으로 다시 쓰는 여성 세계사 평점10점 | g****i | 2020.03.20 리뷰제목
얼마 전,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었다. 무관심하게 지나간 것은 여성인 내가 여성의 인권을 살리고자 목소리를 높이지 않아도 되어서 일 것이다. 여성의 삶은 아직까지 남성과 평등하다 말할 수는 없다. 여전히 남성 중심의 사회이긴 하지만, 오랜 세월동안 겪어왔던 여성들의 고단한 삶에 비해서는 많은 부분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여성의 삶을 중심으로 한 역사는 새로운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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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었다. 무관심하게 지나간 것은 여성인 내가 여성의 인권을 살리고자 목소리를 높이지 않아도 되어서 일 것이다. 여성의 삶은 아직까지 남성과 평등하다 말할 수는 없다. 여전히 남성 중심의 사회이긴 하지만, 오랜 세월동안 겪어왔던 여성들의 고단한 삶에 비해서는 많은 부분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여성의 삶을 중심으로 한 역사는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한다. 대체 여성의 삶은 무엇으로 그리고 어떤 이유로 바뀌고, 형성되며, 재정립돼왔는가를 보며 그녀들의 고단했던 삶의 한 부분에 빙의된 것처럼 공감한다. 생물학적으로 남성과 다를 수 밖에 없는 여성은 그들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았다. 하등동물 취급까지 받았던 여성들의 아프고 쓰린 역사이다.

이 책은 여성의 역사를 오랜동안 연구해온 두 여성학자가 영국 여성의 참정권 획득 100주년을 맞이하여 100가지 물건을 통해 들려주는 다양한 여성사이다. 여성의 몸, 사회적 역할의 변화, 기술의 진보, 미의식과 소통, 노동과 문화, 정치 등 총 8가지의 다양한 주제로 세심하게 풀어놓았는데, 그 내용이 적나라하고 생생해서 때로는 경악스럽기까지 하다.

말이 많아 물리는 재갈이 실제 존재하는 물건이었다니, 이혼 수단이었던 아내판매 광고를 하는 행위가 있었다니, 또 17세기 마녀사냥으로 죽은 사람이 5-20만까지 되었던 것까지! 한 명의 여성으로서 지난 역사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분노 뒤에는 수없이 억압받고 천시당하던 그녀들에 대한 고마움도 함께 함은 물론이다.

물건을 테마로 여성들의 역사를 짚어가며, 그녀들이 어떻게 그 억압된 환경을 극복했는지, 역사를
어떻게 바꾸어 놓았는지 흥미롭게 풀어둔 이 한권의 역사서가 여성들의 권리를 한층 더 올라갔음을 증명하고, 또 아직 억압받고 있는 많은 여성들에게 곧 나은 미래가 오리란 희망을 주리라 생각된다.



?? 책 속에서...
2017년 4월, 말레이시아의 한 하원의원은 강간범들이 피해자들과 서로 결혼하여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한다고 제안하여 여성 단체들의 거센 항의를 불러일으켰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결혼을 통해 더 건강하고 더 나은 삶을 살게 될지도 모릅니다. 강간을 당한 사람의 미래가 반드시 어두운 것만은 아닙니다. 적어도 남편이 생길 테고, 이는 증가하는 사회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 책 속에서...
기혼 여성에게 재산을 소유하고 계약을 체결할 법적 지위가 없었던 시절인 18세기와 19세기 영국에서는 대중적으로 아내를 파는 관행이 생겨났다. 아내 판매는 공공장소에서 이뤄지기도 했고 때로는 신문이나 포스터로 광고되거나 마을 안내원이 소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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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물건으로 읽는 여성세계사 평점10점 | c*********1 | 2020.03.19 리뷰제목
100개의 물건으로 역사 속 여성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책 100가지 물건으로 다시 쓰는 여성 세계사]는 그 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물건들로부터 우리가 흔히 접하고 알고 있는 물건들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삶을 지배하고 억압해온 물건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도대체 어떤 물건들이 여성의 세계사를 언급하는데 등장할까 궁금하며 목차를 펴보니 생리대, 런던 고아원의 토큰, 잔소리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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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개의 물건으로 역사 속 여성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책 100가지 물건으로 다시 쓰는 여성 세계사]는 그 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물건들로부터 우리가 흔히 접하고 알고 있는 물건들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삶을 지배하고 억압해온 물건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도대체 어떤 물건들이 여성의 세계사를 언급하는데 등장할까 궁금하며 목차를 펴보니 생리대, 런던 고아원의 토큰, 잔소리꾼 굴레, 재봉틀, 카메라, 냉장고, 피임약, 실리콘 가슴, 안네 프랑크의 일기, 마녀 잡는 망치 등 다양한 물건들이 그와 관련된 세계사를 머금고 있었다.

미처 알지 못했던 예전의 여성 삶의 굴레들과 연관된 물건들이 많기에 가슴 아픈 감정들이 내내 교차되었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삶을 바꿔온 역사는 우리 역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한 채 간과되어 왔다. 그래서 여성인 나 자신조차도 접하지 못한 내용들이 책 속 빼곡하다.

법적 권리인 참정권 조차 없었던 여성은 아기를 낳는 도구이자 물건으로 취급받아왔다. 이러한 여성사적 관점에서 이 책은 여성의 참정권을 획득한 지 100년을 기념해 출간되어 더욱 의미롭다.

100가지 물건들은 8개 분야로 나눠져 그에 맞게 소개되고 있다. 여성의 몸에 관한 물건들, 사회적 역할의 변화에 따른 것들, 기술의 진보를 다룬 물건들, 미의식과 소통에 관한 것들, 노동과 문화에 대한 물건들, 정치 물건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보면 비단 여성의 역사뿐 아니라 인류 전체의 이야기를 아우르는 느낌에 사로잡힌다.

선진국인 유럽들의 예전 이야기는 충격적이다. 이혼을 하기 위해 아내 판매 광고를 했던 것, 잔소리를 많이 하는 여성에게 내려지는 고문인 잔소리꾼 굴레, 런던과 아일랜드 전역에서 반나체로 동물 취급 받으며 전시되었던 사르키 바트만의 이야기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잔혹했다.

최초의 생리대가 1988년에 생산되었다는 점도 놀랍다. 이토록 생리대의 역사가 최근 시점이라니 말이다. 여성이 발명한 냉장고, 1960년이 되어서야 세상에 나온 경구피임약, 기원전 2,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코르셋의 오래된 역사, 남편의 지위를 드러내기 위해 착용했던 보석 등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흥미롭고 기가 막힌 이야기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

책에서는 자료가 되는 물건들의 사진과 그림들이 컬러로 제시되어 읽으면서 이해하기 쉬운 자료가 되었다. 여성의 시선으로 역사를 바라보니 지속적이며 알지 못하게 억압과 핍박을 받아왔던 여성들의 내밀한 삶까지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이 책에선 여성이 역사의 일부라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다. 치우지지 않고 고르게 세계사를 훑은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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