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언어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언어는 어떻게 창조되고 진화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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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언어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언어는 어떻게 창조되고 진화했는가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언어는 어떻게 창조되고 진화했는가

리뷰 총점 8.5 (26건)
분야
인문 > 신화/인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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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언어가 세상을 바꿨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이달의 사락 n*****m | 2023.04.09 리뷰제목
책의 맨 뒤, <나가는 글>에서부터 보자. 저자들은 에필로그 같은 글에서 동물에게 인간과 같은 언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한 후, “챗GPT”에 관해서 이야기한다(정확히는 GPT-3라는 버전이지만 이야기의 골격은 다르지 않다). “챗GPT”의 능력을 확인한 이들이 흥분을 했고, 이제 금방 세상이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예견하기도 한다. 이는 인공지능(AI)이 인간을 뛰어넘어, 대
리뷰제목

책의 맨 뒤, <나가는 글에서부터 보자. 저자들은 에필로그 같은 글에서 동물에게 인간과 같은 언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한 후, “GPT”에 관해서 이야기한다(정확히는 GPT-3라는 버전이지만 이야기의 골격은 다르지 않다). “GPT”의 능력을 확인한 이들이 흥분을 했고, 이제 금방 세상이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예견하기도 한다. 이는 인공지능(AI)이 인간을 뛰어넘어, 대체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섞인 예상과 연결된다. 그런데 저자들은 그런 두려움은 접어두어도 된다고 한다. 프로그램의 이름 자체도 언어를 연상시키지만(chat), 이 컴퓨터 프로그램은 인간의 언어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다는 것이 저자들의 판단이다. 난센스인 질문을 난센스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역시 난센스로 답변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하와이에서 17까지 뛰어넘으려면 무지개가 몇 개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하와이에서 17까지 뛰어넘으려면 무지개가 두 개 필요하다.”와 같은 답변을 내놓는 것이다. 그러니까 챗GPT는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며, 따라서 그 언어가 담지하고 있으며 영향을 주고받는 많은 인간의 것들, 수학, 과학, 철학, 종교, 예술, 화폐, 법률, 조직, 도시, 윤리를 창조해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챗GPT를 잘 활용하여 인간에게 도움이 되도록 하자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이긴 하지만 조금은 안심이 되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언어가 과연 무엇이기에, 어떻게 형성된 것이기에, 어떤 의미를 지니기에, 어떻게 진화해왔기에 막강한 AI도 그 앞에서는 멈춰서는 것일까? 이제 에딘버리대학 동기생의 이 책을 앞에서부터 보도록 하자.

 

저자들은 언어를 제스처 게임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즉 몸짓을 통해서 의사를 전달하는 수단이라는 것인데, ‘gesture’몸짓이라고 번역하는 대신 그냥 제스처라고 쓴 이유가 궁금해진다. 그것은 단지 몸짓을 통해서 의사소통하는 것이 언어가 아니라, ‘주고받는관계, 즉 게임이라는 것을 강조하게 위해서 그런 것으로 생각한다. 언어가 어떻게 기원했는지에 관해서는 다양한 이론이 존재하지만 결국은 확정적으로 결론 짓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언어가 다양한 집단에서 독립적으로 탄생했다는 것이 타당할 듯하며, 그 과정에서 제스처와 음성이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반복적인 제스처와 음성이 어떤 의미를 지니게 되면서, 또 그것이 변화하면서, 추상적인 의미까지 가지게 되면서 지금과 같은 언어로 발전하게 되었다는 것이 저자들의 관점이다.

 

이러한 관점은 언어를 이해하고 서로 의사소통하는 데 각 언어의 단어 자체도 물론 중요하지만, 언어를 사용하는 당사자들 사이에 암묵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문화적 배경과, 상황을 이해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들은 다양한 예를 통해 이를 이해시키고 있는데, 그중 한 가지는 가벼운(light)’이라는 단어가 식사, 옷차림, 발건음, 마음, 맥주 등과 함께 쓰였을 때 가지는 의미가 서로 다르다는 것과 문을 열다문을 통과하다라는 문장에서 은 똑같은 단어지만 실제적으로는 서로 다른 실체를 의미하고 있는 것 등이다.

 

저자들은 또한 언어가 생물학적으로 어떤 유전자에 코딩되어 있다는 시각을 단언코 거부하고 있다. 대신 문화적으로 성립되어 변화되어온, 즉 진화되어온 것이 바로 언어라는 시각을 채택하고 있다. 모든 언어(7천 개가 있다고 한다)의 문법이 극명히 다르며, 각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에 그 언어를 이해하는 게 쉽지 않다는 점 등은 그런 저자의 시각을 지지한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저자들은 다양한 언어를 통해서(물론 영어가 그들 논의의 중심이긴 하다) 언어가 어떻게 생성되었으며, 어떻게 인간의 사고를 지배하면서, 도움을 주었는지, 문화의 속성으로 탄생하였으면서, 문화의 가장 중요한 측면이 되었는지 등등을 풍부하게 보여주고 있다. 언어에 대해서 막연하게 중요한 것이란 생각만 하고 있던 나로서는 언어가 가지는 다양한 측면에 대해 알려주고 있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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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진화하는 언어》 언어의 기원을 둘러싼 비밀!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r*******n | 2023.04.15 리뷰제목
이 놀라운 재주의 비밀은 누구나 발견하기 쉬운 곳에 숨겨져 있다. 즉 우리는 평생에 걸쳐 언어 기술을 사용하고 다듬는 일에 엄청나게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바이올린으로 곡 하나를 연습할수록, 테니스 백핸드 훈련을 반복할수록, 또는 곧 발표할 프레젠테이션을 검토할수록 실력이 나아지는 것처럼 우리의 언어 기술도 매일 반복해서 연습할수록 개선된다. 우리 대부분은 깨
리뷰제목

 

이 놀라운 재주의 비밀은 누구나 발견하기 쉬운 곳에 숨겨져 있다. 즉 우리는 평생에 걸쳐 언어 기술을 사용하고 다듬는 일에 엄청나게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바이올린으로 곡 하나를 연습할수록, 테니스 백핸드 훈련을 반복할수록, 또는 곧 발표할 프레젠테이션을 검토할수록 실력이 나아지는 것처럼 우리의 언어 기술도 매일 반복해서 연습할수록 개선된다. 우리 대부분은 깨어 있는 동안 엄청난 양의 시간을 언어에 빠져들어 보낸다.           p.63

 

지구상의 생명체 중에서 오직 인간만이 언어를 가지고 있다. 인간을 다른 생명체와 구분짓는 가장 큰 차이점 중의 하나가 바로 언어를 사용해서 의사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언어가 있었기에 인간은 지구를 지배하고, 진화의 진로를 변화시켰다. 그렇다면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인 언어는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을까? 왜 침팬지는 말을 하지 못하는가? 기계는 언어를 이해할 수 있는가? 왜 우리는 모두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가? 궁금해진다.  언어는 우리가 하는 모든 일 속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지만, 여전히 언어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는 문제는 엄청난 난제이다. 

 

만약 불가사의한 바이러스로 인간이 더 이상 언어를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고 상상해보자.. 현대 문명은 급속히 무정부 상태로 전락하고, 시민들은 정보 공백 상태에 빠져 어찌할 바를 모른 채 서로 협력하지도, 심지어는 논리적 판단도 내리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지금까지 언어에 대해 안다고 생각해 온 거의 모든 지식을 낱낱이 해부해 언어를 이해할 수 있는 혁명적 관점을 제시한다. 인지과학자이자 언어과학 분야를 선도하는 모텐 크리스티안센과 닉 채터는 인류의 언어가 어떻게 탄생했는지부터 시작해, 의사소통은 어떻게 이뤄져 왔는지, 믿을 수 없이 방대한 언어의 발전 과정을 차곡차곡 짚어가며 그 동안 잘못 전해져 온 언어의 기원에 대해서 제대로 살펴본다. 

 

 

<종의 기원>의 마지막 대목에서 찰스 다윈은 자연선택의 놀라운 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사색적인 독백을 남긴다. "시작은 너무도 단순했다. 하지만 바로 그곳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경이로운 형태들이 끝도 없이 진화되어 나왔고, 지금도 진화하는 중이다." 이는 생명 유기체의 진화를 두고 한 말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펴봤듯이 "가장 아름다운 형태들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라는 다윈의 고무적인 구절은 언어의 문화적 진화에도 정확히 그대로 적용된다.          p.332

 

이 책의 두 저자는 언어는 체계적인 문법 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우연의 결과물이며 즉흥적으로 행하는 제스처 게임과도 같다고 강력하게 주장한다. 언어를 제스처 게임으로, 즉 즉흥적으로 이루어지는 협력 게임으로 보기 위해서는 언어에 대한 기존 관념을 비틀고, 관점을 전환해야 한다. 의사소통의 본질과 관련해 한 세기 이상 지속되어 온 오래된 사고방식을 완전히 뿌리 뽑아야 한다. 언어가 '그 순간의 필요가 이룬 서툴고 무질서한 산물'이라는 것이 대단히 흥미로웠다. 이에 대한 근거로 이 책은 다양한 사고실험과 사례들, 그리고 연구 결과를 제시하며 독자들을 설득시킨다. 언어가 유전자나 뇌에 의해 창조된 것이 아니며, 생물학적인 진화가 아니라는 것은 고정불변의 법칙으로 자리 잡았던 “언어는 체계적인 문법을 바탕으로 진화되어 왔다”라는 연구 결과들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어서 더 흥미진진했다. 

 

아이들은 왜 별 노력 없이도 언어를 쉽게 습득하는 걸까. 미취학 아동은 하구에 열 개 이상씩 새로운 단어의 의미를 습득하며, 이 단어들을 활용해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의미를 잘 이해한다.  아이들은 이 단어들을 사용해 좋거나 싫고, 맞거나 틀렸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의견을 표현한다. 대체 아이들은 어떻게 이 단어들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걸까. 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 또한 아주 재미있는데, 이 책은 이를 제스처 게임으로 풀어 나간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아무도 언어를 설계하지 않았다는 것. 언어의 복잡성과 질서는 무수한 언어적 제스처 게임이 빚어내는 혼돈 가운데서 출현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야말로 넋을 놓게 할 정도로 놀라운 발견이다. <이기적 유전자>를 쓴 리처드 도킨슨이 이 책을 왜 강력 추천했는지 이해가 될 만큼 흥미로운 책이었다. 리처드 도킨스는 언어의 기원이 진화생물학자들에게도 아직 3대 불가사의 중 하나라고 하며, 크리스티안센과 채터가 이 문제를 놀랍도록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사소통은 모든 종에 걸쳐 나타나는 보편적인 현상일 수 있지만, 언어는 인간에게만 나타나는 고유한 특징이다. 우리는 구어와 수어를 통해서건, 촉각 언어를 통해서건 간에 언어적 제스처 게임을 벌일 수 있다. 이는 우리에게 내재된, 선천적인 소통의 욕구가 언어의 근본적인 유연성과 결합할 수 있었던 덕분이다. 138억 년 전부터 시작된 언어의 기원에 대한 경이로운 여정이 궁금하다면, 언어를 통한 인류의 발자취를 짚어보고 싶다면, 이 책을 통해 언어의 기원을 둘러싼 비밀을 만나 보자. 왜 언어가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인지 완벽하게 이해하게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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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진화하는 언어 평점10점 | t******s | 2023.05.19 리뷰제목
# 구약성경에 보면 언어에 대한 유명한 이야기가 나온다. 창세기의 유명한 바벨탑 이야기다. 사람들이 하늘에 닿게 탑을 쌓아 자만심이 생기자, 하나님은 인간의 언어를 분화시켜 서로 못 알아듣게 해 공사를 중단시켰다는 이야기다. 결국 원래 하나였던 언어가 지금의 여러 개 언어로 분화되었다는 개념이다. 언어는 어떻게 시작되었고 발전되었을까? 원시인들은 처음부터 다른 부족사람
리뷰제목

# 구약성경에 보면 언어에 대한 유명한 이야기가 나온다. 창세기의 유명한 바벨탑 이야기다. 사람들이 하늘에 닿게 탑을 쌓아 자만심이 생기자, 하나님은 인간의 언어를 분화시켜 서로 못 알아듣게 해 공사를 중단시켰다는 이야기다. 결국 원래 하나였던 언어가 지금의 여러 개 언어로 분화되었다는 개념이다. 언어는 어떻게 시작되었고 발전되었을까? 원시인들은 처음부터 다른 부족사람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을까? 상식적으로 생각한다면 구약성경과는 반대로 되었을 것이다. 자기 부족사람들끼리만 알아듣던 좁은 지역의 언어가, 정벌하고 중앙집권화되면서 언어가 동질화되었을 것이다. 중남미 소규모 부족들의 다양했던 언어가 잉카의 확장으로 잉카어를 다들 쓰게 되었고, 스페인의 정벌로 인해 잉카와 마야를 비롯한 중남미 거의 전부가 스페인어로 통일되어 갔을 것이다. 이렇듯 언어의 이야기는 인류의 이야기가 된다. 인간의 언어능력은 참으로 특별하다.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미묘하고 복잡한 상황을 옆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었고, 역사와 종교, 과학을 후손에게 물려주며, 그로 인해 마을과 국가 단위로 협력을 증진시켜 사피엔스가 세계를 장악하게 만들었다.

 

# 이런 희소한 소규모의 언어를 군사에 이용한 독특한 사례도 소개된다. 미국과 일본의 태평양전쟁시 윈드토커라는 암호명으로 불리는 연합군의 새로운 비밀무기다. 자신의 모국어를 해독불가능한 암호로 사용했던 나바호족 암호통신병, 그들이 바로 미군의 새로운 전략무기였다.(동명의 영화도 나왔었다.) 1968년 기밀 해제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나바호 암호는 해독되지 못한 채 남아 있었을 뿐 아니라 존재 자체도 비밀에 붙여졌다.

당시 솔로몬 제도 과달카날과 그 주변 섬 해역 등지에서 미국, 호주 그리고 현지 원주민 연합군과 일본 제국 사이에서 벌어진 소모전에서 이용되었던 암호체계였다. 알려진 국가의 언어와는 전혀 다른 나바호족 인디언의 언어를 이용했다. 나바호어에는 군사용어에 해당하는 단어가 많지 않아서 암호통신병들이 익숙한 단어로 대체해 사용했다. 전함은 나바호에서 고래를 뜻하는 lo-tso, 잠수함은 쇠 물고기를 뜻하는 besh-lo, 구축함은 상어를 의미하는 ca-lo로 대체했다. 영어 철자를 기록하기 위한 단어는 암호 통신병들에게 익숙한 단어로 선별되었다. 알파벳 A는 도끼를 뜻하는 tsenill, 알파벳 B는 곰을 뜻하는 shush 알파벳C는 고양이를 뜻하는 moasi로 바꾸는 식이었다. 일본측에서는 나바호족만 사용하는 언어를 전혀 알 도리가 없었다. “오늘은 전국에 비가 내리겠습니다라는 획일적인 일기예보가 당연한, 좁은 데 사는 우리나라 사람으로서는 생각해내기 힘든, 큰 나라만이 생각할 수 있는 언어적 암호체계다.

 

# 이 책에서 가장 큰 포인트는 언어는 일종의 제스처 게임으로 발전해왔다는 점이다. 제스처게임처럼 언어는 그 순간순간에 고안되며 우리가 게임을 재개할 때마다 계속해서 새로워진다. AI시대이지만, 인공지능이 인간의 실제 의사소통을 흉내내기 어려운 것은 언어의 즉흥적인 독창성 때문이라고 한다. 언어는 특정한 개인의 눈부신 선견지명이나 계획의 산물이 아니라 연속적으로 의사소통게임을 벌일 수 있는 인간만의 독특한 능력이 빚어낸 결과다. 제스처게임이란 관점에서 보면 TV앞에 앉혀놓거나 오디오북을 듣게 하는 것만으로는 언어를 배우는데 효과적이지 않다. 상대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 게임이니, 수동적으로 시청하는 비디오로부터가 아니라 다른 사람과 주고받는 대화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때만 새로운 단어와 언어를 잘 배울 수 있다. 어린 아이들이 직접 발화할 때 사용한 단어가 몇 개인지가 아니라, 대화에 참여해 얼마나 많은 말을 주고받았는지가 그들의 향후 언어능력을 예측하게 해준다. 우리가 어린아이들을 대화에 많이 끌어들일수록 뇌에는 확연한 변화가 일어나며, 물리적으로도 뇌의 브로카 영역이 강하게 활성된다.

 

# 침팬지와 인간의 언어발전 비교도 흥미롭다. 침팬지들은 서로 소통할 때조차 뭔가를 가리키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 12개월 된 인간 아기는 흥미로운 장난감이나 음식, 동물을 끊임없이 가리킨다. 주변 어른들이 가리키는 행동을 보고 따라하는 것이다. 침팬지들은 협력적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침팬지의 세계관 속에는 어떤 사람의(아마도 다른 침팬지의) 행동이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전달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 자체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다시 말해 침팬지에게는 인간 언어의 근간을 이루는 의사소통 빙산의 숨겨진 부분이 상당 부분 결여된 것으로 보인다.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유인원에게 인간의 언어를 본격적으로 가르치려는 시도는 매우 힘든 일일 것이다.

인간의 아기들이 언어를 배울 수 있는 추동력은 상대방의 관심을 끌고, 외부세계의 상태를 묘사하고 싶어하는 본능적인 의사소통적 욕구에서 나온다. 다른 유인원들에게 세상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자신의 느낌이나 경험을 알리고 싶은 욕구가 존재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그들에게 협력적 목적을 지닌 언어는 그 자체로 하나의 미스터리에 불과하다.

 

# 주로 유전적으로 통제되는 다른 동물들의 비인간 의사소통 체계는 종 내부에서 변이가 일어날 가능성을 억제하며, 그럼으로써 문화적 진화에 제동을 건다. 대조적으로 인간의 언어능력은 언어들 간에 또한 언어들 내부에서 문화적 진화의 명백한 특징인 다양성이라는 형태로 표출된다. 의사소통은 모든 종에 걸쳐 나타내는 보편적인 현상일 수 있다. 하지만 언어는 인간에게만 나타내는 고유한 특징이다. 우리에게 내재된 선천적인 소통의 욕구가 언어의 근본적인 유연성과 결합할 수 있었던 덕분이다.

리차드 도킨스의 비유를 사용하자면 자연선택은 눈먼 시계공과 같아서 믿기지 않을 정도로 느리지만 강력하고 무작위적인 변이와 선택의 과정을 통해 복잡성을 구축한다. 하지만 언어가 존재하는 덕분에 눈이 보이는 시계공들의 온전한 공동체는 인간의 문화를 점진적으로 구성하고 전달할 수 있다. 언어만세!

어렵고 재미없는 주제를 재미있게 잘 쓴 책이다. 강추!

 

읽기 쉽게 썼는가?(재미있는가) ★★★★★

지식을 주었는가?(흥미로운가) ★★★★★

소장하고 싶은가?(다시 읽을 가치가 있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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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인간의 언어 능력과 그 발전 과정을 생각해보자 평점10점 | k*****n | 2023.12.02 리뷰제목
우리는 잘못 전해져 온 언어의 기원에 대해 재고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또한 챗GPT가 우리를 위협하는 지금의 시대에도 인공지능이 왜 ‘언어’ 앞에서 인간지능을 이길 수 없는지 믿을 수 없이 방대한 언어의 발전 과정을 예로 들며 체계적으로 밝혀나가고, 언어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인간의 언어 능력과 그 발전 과정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리뷰제목

우리는 잘못 전해져 온 언어의 기원에 대해 재고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또한 챗GPT가 우리를 위협하는 지금의 시대에도 인공지능이 왜 ‘언어’ 앞에서 인간지능을 이길 수 없는지 믿을 수 없이 방대한 언어의 발전 과정을 예로 들며 체계적으로 밝혀나가고,
언어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인간의 언어 능력과 그 발전 과정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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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구매 관심있어하는 주제라서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l*****c | 2023.08.05 리뷰제목
진화와 언어 모두 관심있는 주제라 망설임없이 구입하고 뚝딱완독했습니다. '제스처 게임' 이라는 키워드가 전문을 통틀어 자주 등장하는데, 언어의 출현이 그런 게임과도 같은 방식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되었을 것이라는 저자들의 핵심 주장을 이해한다면 책에 등장하는 관련 추론/분석/나머지 주장들은 자연스럽게 따라나오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어렵지 않습니다. 진화생물학적 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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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와 언어 모두 관심있는 주제라 망설임없이 구입하고 뚝딱완독했습니다. '제스처 게임' 이라는 키워드가 전문을 통틀어 자주 등장하는데, 언어의 출현이 그런 게임과도 같은 방식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되었을 것이라는 저자들의 핵심 주장을 이해한다면 책에 등장하는 관련 추론/분석/나머지 주장들은 자연스럽게 따라나오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어렵지 않습니다. 진화생물학적 논의 그리고 언어학의 논의에 익숙한지라 전혀 새롭게 만나는 어휘도 논거도 없었고, 저자들의 논리가 어디로 흘러갈지 예측하는 것도 가능했어요. 처음 읽는 책이더라도 낯설지 않게, 그렇지만 모두 다 명확하게 알고 있었던 건 아니도록 읽을 수 있었어요. 최근 모두(??)의 관심사,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로 책이 마무리지어지는데, 인공지능에 대한 생각은 조오오금 달랐지만 뭐 책의 중심 주제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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