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편집장
미리보기 공유하기

굿바이, 편집장

리뷰 총점 9.2 (26건)
분야
사회 정치 > 언론/미디어
파일정보
EPUB(DRM) 110.64MB
지원기기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이용안내
TTS 가능?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21건) 회원리뷰 이동

종이책 『굿바이, 편집장』콘텐츠 리더, 그 시간의 기록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 2019.12.02 리뷰제목
일간지를 꽤 오랫동안 구독해 왔다. 바꾸기가 쉽지 않아 오래 읽었는데 가장 좋아했던 건 주말에 나오는 신문이었다. 다른 건 대충 보았어도 주말에 오는 신문은 샅샅이 훑었다. 내가 좋아하는 문화편이 많아 눈길을 끌었기 때문이다. 한겨레21 편집인이자 편집장, 토요판 신문의 편집장을 역임한 고경태의 토요판을 만드는 부분을 읽고나니 그의 역할이 컸음을 알 수 있었다. 즉 내가 보
리뷰제목

일간지를 꽤 오랫동안 구독해 왔다. 바꾸기가 쉽지 않아 오래 읽었는데 가장 좋아했던 건 주말에 나오는 신문이었다. 다른 건 대충 보았어도 주말에 오는 신문은 샅샅이 훑었다. 내가 좋아하는 문화편이 많아 눈길을 끌었기 때문이다. 한겨레21 편집인이자 편집장, 토요판 신문의 편집장을 역임한 고경태의 토요판을 만드는 부분을 읽고나니 그의 역할이 컸음을 알 수 있었다. 즉 내가 보던 신문은 한계레 토요판을 보고 바뀐 신문이었던 거다.

 

변화를 싫어해 해왔던 것을 그대로 진행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새로운 발상으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기획을 하는 사람이 있다. 저자가 그런 인물인 것 같았다. 선배들의 우려를 무릅쓰고 자기의 생각대로 밀고 나가는 추진력이 있었기에 한겨레 토요판을 준비 단계에서부터 참여했고, 토요판이 발간된 뒤에는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즉 토요판의 새바람을 몰고 왔던거다.

 

 

이러한 작품을 만들기위해서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하고,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획력이 필요하다. 월화수목금에 일어난 일들을 간추린 스트레이트가 아닌 스토리 페이퍼를 지향했던 그의 생각이 빛났던 이유다. 사람을 강조했던 신문의 커버 사진을 누구로 할 것인가. 어떤 사람으로 할 것인가. 수많은 고민과 생각끝에 탄생한 커버는 신선했고 반향을 일으켰다.

 

신문을 잘 읽지 않는 나도 생각이 나는데 돌고래 제돌이를 기억한다. 아마 그 때 모든 신문에서 제돌이를 제주로 돌려보내자는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 반대를 무릅쓰고 제돌이에 관련된 내용을 커버에 실어 온 국민에게 제돌이를 각인시켰다. 그리고 얼마 뒤 제주로 무사히 돌아갔다는 뉴스를 보았다. 이러한 내용을 처음으로 실은 사람이 그였음을 알았다. 이러한 내용을 실었던 그의 뚝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 또한 토요판 에디터 최고의 보도를 꼽으라면 제돌이다, 라고 표현했다.

 

 

각도를 틀어서 다가가기, 그것이 기획이다. (149페이지)

 

새로운 신문이 계속 나오기 위해서는 꾸준한 필자들이 중요하다. 매주 혹은 격주로 연재되는 글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훌륭한 필자들을 선별하는 것도 편집장의 능력이다. 역사 이야기를 처음으로 연재하는 것도, 음악자, 축구 선수를 필자로 기용해 스토리를 꾸몄음을 알 수 있었다. 최초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을 기획했다.

 

그는 편집자로서 재미와 새로움을 강조했다. 재미가 무엇인가. 끌리는 모든 것,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라고 했다. 남들이 했던 것은 중요하지 않다. 내가 새로운 무언가를 할 수 있느냐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며 좋은 콘텐츠와 필자를 만날 수도 있는 것이다. 콘텐츠리더로서 운명적인 영감을 말하는 글이었다. 일반인들이 보기에도 좋을 책이고, 편집자들이 더욱 사랑할 책이다.  

10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0 댓글 10
종이책 구매 “나의 기획 원칙은 이렇다. 꽂히면 즉각 한다” 평점10점 | k*****2 | 2019.11.27 리뷰제목
이 책의 저자가 쓴 전작 《유혹하는 에디터》로 에디터십을 배웠다.    “글을 시작하자마자 훅이나 어퍼컷을 노리는 이들이 많다.  (이하 생략) 문장의 잽을 날려보라.  가벼운 몸놀림으로 천천히 시작하는 거다.”                                                                      -  고경태 지음, 《유혹하는 에디터》   ‘편집’이란 두 글자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며 스스로
리뷰제목
이 책의 저자가 쓴 전작 《유혹하는 에디터》로 에디터십을 배웠다. 
 
“글을 시작하자마자 훅이나 어퍼컷을 노리는 이들이 많다.
 (이하 생략) 문장의 잽을 날려보라. 
가벼운 몸놀림으로 천천히 시작하는 거다.”
                                                                     -  고경태 지음, 《유혹하는 에디터》
 
‘편집’이란 두 글자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며 스스로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한 상황에서 만난 위의 문장은 내게 숨 쉴 틈을 내주었다. 
 
그 뒤, 10년이 흘렀고 저자의 새 책 《굿바이, 편집장》이 나왔다. 그런데 가볍게 문장의 잽을 날려보라는 저자의 말과 달리 그의 문장은 ‘훅’이나 ‘어퍼컷’이 많다. 말 그대로 훅훅 들어와서 마음을 콱 문다. 예를 들면 이런 거. 
 
“기획자의 즉각적인 미덕은 일단 직관이고 나발이고 해야 한다.”
 
기획이고 나발이고 아무것도 생각 안 난다며 지하 100미터로 스멀스멀 가라앉던 몸의 감각이 순간적으로 솟구쳤다. 저 문장이 내게 훅이자 어퍼컷인 게다. 단순하고 명쾌하기가 이를 데 없다. 처맞기 전까지는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이 있다는 타이슨의 명언엔 다 이유가 있다. 한 대 맞으니 지금 당장 잽이라도 날려야 할 것 같아 이걸 쓰고 있는 거고. 
 
이 책은 오랫동안 편집장을 해온 저자의 에세이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히듯 편집장을 위한 매뉴얼도 아니고 편집장론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궤적을 따라간다는 것 자체로 기획이나 편집을 하는 사람에겐 충분한 매뉴얼 역할을 한다. 매체를 일군 비화부터 기획물의 역사, 기획에 관한 관점과 방법론까지 읽을거리가 무궁무진하다. 저자가 만나본 여러 매체의 편집장 인터뷰에선 지면을 보는 감각과 사람을 읽는 밝은 눈의 필요성마저 새삼 느낄 수 있다. 
 
냉철하기만 할 것 같은 저자에게도 고비를 넘나들며 절박하게 매달리던 순간이 있었다. 시행착오를 거치며 하나의 매체가, 하나의 기획이, 하나의 저자가 탄생했다. 즉각 해야 하는 순간에도 절박성은 큰 힘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24시간 그것만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절박하게 매달렸다.”(p.131) 꽂히면 즉각 하되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사람이 좋은 문장과 좋은 기획을 탄생시킨다. 돌이켜보니 고민만 하다 끝낸 일이 얼마나 많았나. 혹은 생각했지만 끝까지 붙들고 있지 못했던 일이 얼마나 많던가. 이 책을 읽고 알았다. 난 이들과의 작별이 먼저다. 
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 댓글 0
종이책 굿바이 편집장 _ 고경태 지음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d*****2 | 2019.12.27 리뷰제목
며칠 전 진보계열 신문사 중 하나인 K신문에서 대기업 취재 기사가 편집 데스크에서 막혀서 기사를 내지 못했다고 사과를 하는 사건이 있었다. 우리나라에 이러한 일이 비일비재 하면서도, 또 아직은 그런 용기 있는 기자들이 있다는데 박수를 보내고 싶은 사건이었다. 신문, 어릴 때는 신문기사가 마치 절대적 사실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
리뷰제목

며칠 전 진보계열 신문사 중 하나인 K신문에서 대기업 취재 기사가 편집 데스크에서 막혀서 기사를 내지 못했다고 사과를 하는 사건이 있었다. 우리나라에 이러한 일이 비일비재 하면서도, 또 아직은 그런 용기 있는 기자들이 있다는데 박수를 보내고 싶은 사건이었다.

신문, 어릴 때는 신문기사가 마치 절대적 사실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조금씩 생기면서 신문이라고 결코 진실을 담고 있고, 세상의 모든 일을 담고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찌보면 당연하다. 신문은 결국 사람이 만들고 한정된(이 부분이 중요하다) 인력과 지면에 의해 당연히 '편집'이라는 가공이 들어간다. 또한 지면에 '광고'라는 것도 실어야 한다. 결국 신문사도 사기업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대학시절 한겨레 신문을 만났다. 신선했다. 내가 보던 세상과 다른 곳-하지만 어찌보면 너무나 가까운 나 주변-의 이야기도 많이 들려줬다.

나의 대학시절, 내 또래라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진보적이고, 사회가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고경태 편집장의 한번 씩 읽어봤을 것도 같다.

 

이 책은 편집장을 위한 매뉴얼이 아니다. 편집장론도 아니다. 그저 어느 전직 편집장의 에세이다. 편집장이 등장하는 언론사의 풍경이다. 저자는 자신의 한계를 안다고 말한다. '편집장의 모든 것'이라고 하기엔 부족한 글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어느 기자의 자신의 기자생활을 돌아보는 에세이요, 작은 역사책이요, 자신의 30여년의 시간을 돌아보는 기록이다.

 

최근에 신문의 위기를 논한다. 내가 대학생이던 시절(아직까지는 21세기 최고의 위대한 발명품인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이었다)에는 지하철 앞쪽에는 신문을 펼쳐든 쩍벌남 아저씨, 옆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를 읽는 대학생, 박노자의 당신들의 대한민국을 읽는 대학생, 음악을 들으며 자는 고등학생 등 다양한 모습이 있었다. 지금은 거의 두 부류다. 스마트폰을 보는 사람과 보지 않고 조는 사람이다. 저자가 인터뷰한 전직 편집장의 말처럼 "결국 종이 미디어의 석양을 장식하고자 그 세월동안 잡지를 만든 걸까요?"라는 말이 와 닿는 시기였다.

 

내가 언론사에서 일했던 초기 10년(1991년 ~ 2000년)은 압도적인 종이의 성시였다. 중간 10년(2001년~2010년)은 인터넷의 주류 진출기이자 종이의 혼란기였다. 마지막 기간(2011년~2019년)은 모바일과 SNS가 지배하던 종이의 파시였다. 종이는 장례식을 준비해야 하는 위기에 놓여있다. 종이신문, 종이잡지는 나같은 60년대 출생 세대(이른바 86세대 또는 586세대)의 운명을 보여주는 듯도 하다. ---p.7

 

저자가 신봉한 것은 재미와 새로움이라고 한다. 편집장이라는 막중한 자리에서 저자는 재미를 강조했고, 무엇인가 처음 해보려고 노력했다.

한겨레 신문을 요즘 가끔 본다. 아래 사진은 금요일 신문인데 고경태 편집장이 기자일 때는 토요일에 이렇게 책&생각이 나왔다.

(나는 이 책& 생각 섹션을 너무 좋아하고, 특히 한겨레의 책&생각 섹션은 다른 회사들이 대기업 광고에 치중한 면을 구상할 때, 한겨레는 정말 책을 읽은 것처럼 생각할 거리를 주는 좋은 부분이었다. 일주일에 꼭 해야하는 것이 보수언론지와 진보언론지의 책 소개 섹션을 보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뒤에 다양한 스토리와 섹션이 나왔다. 뒤에 나오지만 저자가 기획한 꽤 인기가 있었던, 또는 매우 단명했던 섹션이 나왔다. 나는 이 토요일 신문을 너무 좋아해서 한겨레, 경향, 조선, 중앙 4가지 정도는 사서든, 도서관에서든 봤던 기억이 난다. 누가 먼저였는지는 모르지만(이 책에서는 한겨레라고 주장하지만, 이미 이전부터 토요일 신문은 Soft 해지기 시작했다) 각 신문사들이 경쟁하듯이 토요일 신문을 재밌고 알차게 한 권의 책처럼 만들었고, 나중에 일요일 신문도 나왔다.

단지 한겨레처럼 토요일 신문 1면에 사진으로 채우고, Soft한 또는 이야기 기사인 피쳐 기사를 싣는 시도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이 맞는 것 같다.

하지만 그 때는 주말에 매체나 언론이 끊기는 시대였다. 지금은? 누가 토요일 신문에 눈길을 줄까...신문을 보는 사람도 토요일에 잠깐 보고 나머지 시간에 스마트폰을 하면 된다.

신문에 또 다른 변화가 필요한 시기다.

 

나는 그동안 한겨레 신문이 왜 토요일에 책 섹션이 사라졌나 몰랐는데, 토요판을 고경태 기자가 주도해서 전혀 다른 신문으로 시도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실 2010년대 들어서면서 나의 한겨레 읽기도 조금은 시들해졌다. 대학생 때는 도서관에서 그걸 뭐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요즘 대학도서관에도 있는지 모르겠는데, 나무판에 투명한 아크릴을 넣고 그 속에 신문을 펼쳐서 넣어둔다. 나는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쉴 때 그것을 보는 것을 너무 좋아했다. 각 언론사 헤매면서...

하지만 회사에 와서는 주로 흔히 말하는 보수 언론지를 받아보는 편이 많다. 조,중,동. 어르신들이 보다 남겨둔 신문을 저녁에서야 봤다(얼마 안 하는 거였지만 신문을 돈주고 사보기가 힘들었다, 물론 그 이유는 주말에 자주 집을 비우는 자취생이라 더 그랬다. 원룸 앞에 신문이 쌓여 있는 가당치 않은 일은 좀...피하고 싶었다) 그러면서 한겨레와 조금은 멀어졌다. 그래서 간간히 사서 보거나 친구들이 읽던 신문을 얻어 보거나 그정도여서 한겨레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했다. 반성한다.

 

저자는 1994년 한겨레21의 막내기자로 들어와 2000년 편집팀장이 되고 2005년 편집장이 됐다. 30대 후반 지금의 내나이다. 빠른 편이다. 저자의 인생은 그때부터 달라졌다. 그러다 저자는 신문사 주말판 편집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권력을 잡는다는 것은 두가지다. 한 번 누려보겠다한 번 바꿔보겠다. 어느쪽이든 쉬운 일만은 아니다. 여하튼 저자는 바꿔보겠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 같다.

이 책의 Part1은 토요판의 탄생 드라마다. 저자가 참여한(혹은 주도했던) <한겨레> 토요판이 한국 언론사에 미친 영향과 기억에 관한 이야기다.

1면부터 굵직한 정치, 경제 뉴스를 뺀 신문이라니! 우리나라 보수적인 신문 풍토에서는 어려웠을 것이다. 아무리 한겨레라도 저자 또한 처음에는 무모한(?) 혹은 힘든 도전이었다.

 

토요판의 기본 개념

1. 당일 스트레이트 뉴스를 포함하면서도 기존 토요일 신문을 대체하는 신개념 주말 페이퍼

(하지만 이 개념은 중앙 Sunday의 개념이기도 해서 조금 비판하자면 그렇게 새로운 신개념은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고 하면 저자가 서운해 하실래나?)

2. '스토리가 있는 주말'로 가져가면서 과감하게 피쳐 기사를 전면에 내세우고 스트레이트는 브리핑 형태로 압축

2번은 파격에 가까운 시도였다.

*스트레이트 뉴스 (사실 전달 기사), 피쳐 기사(이야기 기사, Soft 한 내용)

 

저자의 이러한 새로운 시도는 우리나라 모든 기업(언론계를 포함)이 굉장히 두려워하는 것이다.

모든 기업의 구성원이 비슷하다. Start-up 정도, 벤처기업 정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관료제식의 기업에서 새로운 일을 벌리는 사람은 거의 사람들을 피곤하게 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그 새로운 변화가 긍정적인 반응을 주고, 무언가 바꾸는 모습을 초기에 보여주면 많은 사람이 따라오고, 변화와 혁신이 이뤄진다.

아니면 초기에 실패를 견딜 수 있는 뚝심이나 심지어 오너의 리더십 등이 필요하다.

보통은 초기에 실패할 경우 "봐라, 거 안된다고 했잖아." 하면서 과거로 회귀한다.

저자의 토요판은 언론계에서도 신선한 바람이었다. (하지만 이것도 한겨레 신문이 당시 이미 점유율면에서 매우 하방의 위치에 있었고, 미래를 걱정할 처지였기 때문에 조금의 반등도 크게 느껴졌을 수는 있다)

 

다음으로 중앙일보가 여기에 동참한다. 중앙일보의 변화는 쉬웠을 것이다. 중앙 Sunday의 경험도 있고, JTBC라는 당시 최고의 진보매체로까지 인식되던 방송사의 변화도 주도하는 미디어 그룹이었음으로 신문사도 여기에 보조를 맞춰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위기가 왔다. 엄중한 대선 시국에서 돌고래 제돌이를 1면에 내세우다니! 파격이었다.

심지어 시민독자들도 항의한다. 결국 저자는 후퇴할 수 밖에 없었다.

사진을 보면 민간인 불법사찰 기사의 위치가 달라졌음을 볼 수 있다.

 

제돌이 보도는 ‘그깟 돌고래’의 ‘잉여 읽을거리’가 아니라 인권 존중으로 확장하는 기초적 동물권에 대한 의미심장한 담론이었다. 제돌이를 바다로 탈출시킴으로써 기어코 성공한 드라마를 완성해냈다. 난 이 신문 1면을 본 적이 있다. 이 돌고래 제돌이 기사가 저자의 저항과 항거의 장엄한 승리의 결과였다니!

(이 사진 기사가 저자의 저항정신의 승리적 상징이었다니! 1면의 이 시원한 바다와 돌고래 사진을 보라. 당시 보수적인 언론계에서는 파격이었다)

 

Part2는 기획에 관한 관점과 방법론이다. 통계를 구하며 연구를 한 결과는 아니고, 저자의 수줍은 독백이라고 한다.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는지, 신문기자는 결국 백지에 그 수많은 활자를 쏟아내야 하는 사람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수많은 그 똑똑한 기자들로부터 기획력에서 이겨야 자신의 신문을 이슈화시키고 더 팔 수 있고, 광고를 따낼 수 있다.

결국 기획력과 영감, 창의성이 모두 중요하다. 사실 신문도 조금은 재밌어야 한다.

조선일보, 중앙일보를 보면 가끔 재미있다(?, 다른 의미로 말이다) 나는 이것을 구독률을 높이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 아닌가 가끔 의심할 때도 있다.

 

Part 3는 몇 가지 특별한 기획물의 역사다. 재미를 추구하는 저자의 사고뭉치 기억이다. 쾌도난담(나도 본 기억 있다), 직설, 한홍구의 역사이야기 - 모두 내가 봤다. 한홍구 교수님 이야기는 책으로도 많이 만났다. 나꼼수부터 시작한다. 아, 나꼼수 나도 참 재미있게 들었던 팟캐스트였는데...

유튜브 전의 그 센세이션했던 매체.

사진에는 강준만 교수와의 쾌도난담이 나온다. 한국에서 가장 다작하기로 소문난 그분...

나도 강준만 교수님 책이 거짓말이 아니고 60권 정도는 집에 있다.

다음은 스스로 B급 좌파라고 하는 김규항 씨와의 기억이다.  지금은 대소설가인 시사저널에 김훈 국장과의 인터뷰도 있다. 읽다보면 뭔가 재밌다. 책을 사서 보시라.

 

책을 읽다보면 고경태 편집장이야말로 사고뭉치였다.

이 사건 나도 기억 나는데 "DJ 유훈통치와 '놈현' 관 장사를 넘어라" 아마 나도 직접 그날 봤다면 저자에게 욕설을 날렸을 것이다. 나는 며칠 지나고 알아서 욕을 할 타이밍을 놓쳤다.

아무리 풍자하고 뭔가 시원한 한 방을 날리려 한 전후맥락을 보면 무엇인지 알아도 이거슨 아니었다. 저자는 정말 1분마다 욕을 먹었다고 한다. 전직 대통령을 비하하는 그것도 고인이 되신...그것을 그대로 여과없이 정론지에서 담다니. 결국 편집장은 1면에 사과한다.

하지만 이것으로 인해 진보언론계에서는 찬반양론이 펼쳐진다. 강준만 교수는 '빠-팬덤"이 결국 언론 통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선례를 보여줬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어느 것이 맞는지는 개인의 생각에 따라 다르다. 나는 편집장의 사과를 지지하는 쪽이다. 정론지는 그러지 말았어야 하는게 맞다.

 

Part 4는 편집장으로서 가장 최신의 기획거리를 담고 있다. 토요판의 커버스토리아 외부 필자들의 연재물이 조금씩 소개된다. 개인적으로 한겨레 외부 필자 중 김두식 교수님이나 한홍구 교수님 저작을 빠지지 않고 다 볼 정도로 팬인 나에게 재밌게 읽힌 부분이었다.

(한겨레 신문의 외부 필진이다. 출판계에서도 익숙한 분들이 많다)

 

토요판을 만들 때 지면에서는 단독이라는 이름을 절대 안 썼다. 단독 인터뷰, 단독 취재 같은 제목을 달지 않았다. 대신 ‘첫’이라고 했다. 첫 인터뷰, 첫 만남, 첫 고백, 첫 증언, 첫 취재. 그게 더 품격 있다고 여겼다. 요란을 떨기보다 잔잔하게 “사실 우리가 처음이거든”이라고 목소리를 낮추며 속삭이는 게 더 승자의 느낌에 가까웠다. --- p.229

 

Part 5는 저자가 만나 편집장이었다. 대화체의 재밌는 그러면서 뜻깊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매력적이고 언론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들어봤음직한 4명의 편집장(오귀환, 이충걸, 김종구, 김도훈) 인터뷰를 실어 또 다른 편집장의 세계를 경험케 하는 한편, 편집장의 뒤안길까지 놓치지 않고 섬세하게 드러낸다. 말미에  편집장 위의 사주 장기영과 한창기 란은 뭔가 역사 전기를 보는 듯한 느낌이라 재미있게 봤다.

(책 중간중간 이 파란 색의 지면으로 나오는 더 읽을 거리도 정말 재미있다, 편집이나 가독성이 좋은 책이고, 굉장히 잘 기획된 역시 전직 편집장의 책이라 다르다. 명불허전)

 

Part 6은 좀 더 현장에서 느낀 조금은 재밌는 가쉽거리 등을 담았다.

마지막으로 22세기의 편집장은 과연 어떤 존재일까, 매체는 어떻게 진화할까 물음을 던지며 책을 마친다.

 

나는 우리 사회가 조금이라도 나아지기를 희망한다. 좋은 사회는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가 만드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결과일 뿐이다. 한 사회의 운명은 ‘절대적으로’ 편집자의 안목에 달려 있다.

는 여성학자 정희진이 추천사에 밝힌 것처럼 편집자는 ‘바람직한’ 담론을 만들어내는 가장 중요한 창작자들이고, 사회의 담론을 이끌어내는 최고의 지식인이다. 하지만 우리는 과연 그런 편집자만을 가졌는가? 물어봄직하다.

유튜브를 비롯한 새로운 매체와 지면이 아닌 영상과 Story 속에서 언론이, 미디어가 살아남아야 하기에 언론에서 통찰력을 가진 ‘글’을 제대로 다루는 사람들이 더욱 중요해 질 것이다.

 

돌려 말했지만 '기레기' 사이에서 진정한 '기자'의 역할이 더욱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기자, 편집자 고경태의 30년 그 시간의 기록으로『굿바이, 편집장』은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그날에 대한 회고록이 아닌 앞으로의 언론에 한 줄기 기대를 주기에 충분한 그런 책이었다.

한 때 언론인을 꿈꿨기에, 내 꿈은 역사학자 다음으로 토요일에 책 소개 하고 우리나라 유적지 여행지를 돌아다니는 신문기자가 꿈이었다. 더 세심히 본 책이었다.

 

따분한 이야기 아니냐고? 재미있다. 사실 정말 한가지 더 말해주고 싶다. 한겨레신문을 이렇게 좀 써보지. 내가 한 때 가장 주변에 많이 듣던 이야기가 한겨레신문을 읽고 싶은데, 신문이 뭔가 재미가 없다는 것이었다.

아, 이렇게 재미나고 유머러스한 편집장이었는데 신문 지면으로는 솔직히 많이 읽어내지 못했다.

아니면 편집장은 재밌었는데, 다른 기자들이 재미가 좀 없었거나.

 

편집장을 떠나 새로운 그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내가 꼽은 올해 최고의 책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알찬 내용도, 가독성도, 편집도, 그 시의성에서도 모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책이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댓글 0
종이책 굿바이, 편집장(1차 리뷰) 평점10점 | o*******0 | 2019.12.13 리뷰제목
(책은 총 454페이지, 이 리뷰는 240페이지까지 읽은 후 쓰는 1차리뷰입니다. 11월 말부터 갑자기 바빠져서 독서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못했습니다. 오늘 1차 리뷰를 남기고, 빠른 시일내로 전체를 읽은 감상을 남기도록 하겠습니다.)몇 주 전 어김없이 yes24 사이트에 들어왔는데, 메인에 이 책이 보였다. '편집장'이라는 단어에 이끌려서 책 소개를 읽었다. 기자, 편집자, 편집장으로
리뷰제목

(책은 총 454페이지, 이 리뷰는 240페이지까지 읽은 후 쓰는 1차리뷰입니다. 11월 말부터 갑자기 바빠져서 독서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못했습니다. 오늘 1차 리뷰를 남기고, 빠른 시일내로 전체를 읽은 감상을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몇 주 전 어김없이 yes24 사이트에 들어왔는데, 메인에 이 책이 보였다. '편집장'이라는 단어에 이끌려서 책 소개를 읽었다. 기자, 편집자, 편집장으로 콘텐츠의 꿈을 집요하게 실현해온 고경태의 30년 그 시간의 기록이라고 한다. 기자를 원하진 않지만 일단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콘텐츠 기획, 편집자 등에 관심이 많은 나이기 때문에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바로 카트에 담았다.


그런데 리뷰어클럽 이벤트에 이 책이 떡하니 있었다. 당연히 신청했고, 운 좋게도 당첨되어 받아보게 되었다. 책은 450페이지가 넘는다. 처음보면 책의 높이는 그렇게 높지 않지만 오랜만에 잡아보는 두꺼운 책이라서 약간 위압감을 느꼈다. 왠지 어려울 것 같은데, 두꺼워 보이는데 잘 읽을 수 있을까? 하지만 책은 예상외로 술술넘어갔다. 


저자 고경태는 1994년 <한겨례21>례21>에 입사해 지금까지 한겨례신문 Esc팀, 씨네21, 토요판 에디터 등 한겨례 내에서 정말 많은 일을 수행했다. 책은 6개의 파트로 이루어지고 주로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써내려간다. 나는 part4의 초반을 읽다가 글을 남긴다. part1에선 그가 탄생시킨 토요판의 우여곡절을, part2에선 기획 아이디어를 내는 법을, part3에선 그가 탄생시킨 또다른 재미있고, 충격적이었던 콘텐츠들에 얽힌 여러 이야기를 풀어낸다. 책의 절반을 읽으면서 확실히 느낄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얼마나 대담한지이다. 그는 펴내는 글에서 재미와 새로움을 신봉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것을 밝혀주듯 이어지는 책 내용은 그가 탄생시킨 '새로운 것'과 '재밌는 것'이다. 회사 내에서 여러 걱정과 우려가 있었지만 뚝심있게 진행하고 성공시킨 '토요판', 한국언론 최초로 동물 이야기를 1면에 실었던 '제돌이'의 기사, '엄격, 근엄, 진지'의 틀을 깬 '쾌도난담'등이 있다. 중간 과정에서 욕설이 담긴 메일을 받기도, 편집장이 사과문을 내기도 했지만 그의 시도는 늘 새로운 바람을 불어왔으며, 그 바람은 결코 나쁜 바람이 아니였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언제까지 언론의 딱딱하고 권위적인 모습이 사람들의 시선을 주목시킬 수 있을까. 언론은 변화가 필요하고, 그가 보여주었던 모습은 충분히 시사점이 크다고 생각한다. 물론 언론 또한 돈을 벌어야 하는 기업으로, 무조건 재밌는 것과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 하지만 책에서 보이는 그는 언제나 자신감과 확신이 있었던 것 같다. 토요판이 정식으로 승인되기도 전에 이미 칼럼을 써 줄 사람들을 모아두는 그였다. 떨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강조하며 도전해보려는 그의 모습은 콘텐츠 기획자로서, 하나의 사람으로서 배울점을 던져주었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댓글 0
종이책 구매 굿바이 고샘 평점10점 | g******e | 2020.01.06 리뷰제목
거의 하루만에 읽은 책은 소설 말고는 처음이다. 고경태 샘(한겨레문화센터 편집기자실무 수강생들은 고샘이라 불렀다)이 쓴 ‘굿바이 편집장’ 얘기다. 고샘의 근황을 접하고 자연스레 책 제목의 의미도 알았다.책 한가득 종이 냄새, 잉크 냄새가 물씬 풍긴다. 한시대의 종말과 새 시대의 서막을 동시에 본다는 게 이런 느낌일까? 22세기에도 이 책 만큼은 소중한 기록으로 남길 바란다.
리뷰제목
거의 하루만에 읽은 책은 소설 말고는 처음이다. 고경태 샘(한겨레문화센터 편집기자실무 수강생들은 고샘이라 불렀다)이 쓴 ‘굿바이 편집장’ 얘기다. 고샘의 근황을 접하고 자연스레 책 제목의 의미도 알았다.

책 한가득 종이 냄새, 잉크 냄새가 물씬 풍긴다. 한시대의 종말과 새 시대의 서막을 동시에 본다는 게 이런 느낌일까? 22세기에도 이 책 만큼은 소중한 기록으로 남길 바란다.

“익숙함만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미디어도 마찬가지다. 변화는 어색함에서 출발하는 법이다. 어색함을 견디고 포용하는 열린 자세가 혁신을 부른다.”(87쪽)

#굿바이편집장 #굿바이종이신문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댓글 0

한줄평 (5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10.0점 10.0 / 1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