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10가지 감염병
이 책은
이 책 『세계사를 바꾼 10가지 감염병』은 감염병을 통해서 세계의 역사가 어떤 영향을 받았는가를 살펴보고 있는,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중 하나다.
저자는 조지무쇼 (Zojimusho,ぞうじむしょ,造事務所), <‘쉽게, 재미있게, 정확하게!’라는 3대 슬로건을 내걸고 1985년 창립한 일본의 기획편집집단이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기획, 집필, 편집에 참여해 복잡하고 어려운 지식과 정보를 쉽고 간단하게 전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역사, 종교, 문화 등에 조예가 깊고, 경제를 비롯한 생활실용서까지 여러 분야에서 단행본을 중심으로 다양한 출판활동을 하고 있다.>
감염병은 길따라 전파된다.
기원후 1세기 로마에 제정이 수립된 이후 영토를 연결하는 도로 건설이 여기저기에서 추진된다. 그리고 그 길을 따라 제국 전체로 역병이 고르게 퍼져나갔다. (159쪽)
19세기 후반 영국의 지배를 받는 과정에서 인도의 철도망과 도로망이 발달했다. 교통이 발달함에 따라 그 전까지 국지적 유행에 지나지 않았던 말라리아가 인도 전역에서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164쪽)
역사의 두 꼭지 살펴보니, 이렇게 감염병은 길따라, 사람의 행동을 따라가면서 전파된다.
현재 전세계를 무대로 하여 살아가는 우리, 이런 환경에서 벗어날 수 없으니 이런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코로나 19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국경봉쇄? 대원군 시대에나 있을법한 주장들이다. 그런 생각 꿈에도 하지 말자. 제발!
그렇게 역사를 돌아보면서 이 책은 세계사를 바꾸게 한 감염병을 10가지로 추려낸다.
페스트, 인플루엔자, 콜레라, 말라리아, 이질, 결핵, 천연두, 황열병, 티푸스, 매독
한번쯤 역사책에서 보고 들은 감염병일 것이다.
과연 그러한 감염병들은 어떻게 인류의 역사를 바꾸었을까
페스트,
고대 그리스 아테네의 운명을 바꿔놓았다.
펠로폰네소스 전쟁 당시 아테네는 농성전을 펼쳤는데, 그때 페스트가 창궐했다. 결과는 수많은 시민이 사망하고, 심지어 지도자인 페리클레스도 이 병으로 사망했다. (32쪽)
물론 이 경우, 그 병이 페스트인지는 주장하는 학자마다 다른데, 페스트가 아니라 천연두 또는 티푸스(297쪽)로 추정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뒤로도 몇 차례에 걸쳐 일어난 페스트의 창궐은 유럽의 역사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이 변화를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다.
페스트를 계기로 유럽은 중세에서 근대로 이행하는 중요한 도약이 이루어졌다.
첫째, 장인과 상인, 농민의 지위가 향상되는 ‘을의 반란’이 일어났다.
둘째, 가톨릭교회의 권위가 실추되며 종교개혁의 불씨가 지펴졌다.
셋째, 신분과 가문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인재 등용 방식이 등장했다. (50쪽)
그래서 구체적으로는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이 이루어져, 세계사는 중세에서 근대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그 다음으로 개인적으로 감염병이 인생을 바꾼 경우도 있다.
뉴턴이 가장 좋은 예인데, 페스트 때문에 런던을 떠나 고향에서 지내던 뉴턴은 고향에서 연구 활동을 계속하다가, 그 유명한 사과가 땅에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하게 된다. (67쪽)
또한 페스트와 관련하여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69쪽)가 나왔고, 페스트를 피해 피렌체에서 교외로 거처를 옮긴 열 명의 남녀가 불안감을 떨쳐 버리려고 열흘에 걸쳐 이야기를 풀어 놓은 책 『데카메론』이 탄생하기도 했다.
인플루엔자,
인플루엔자는 ‘영향’을 의미하는 이탈리아어로, 오늘날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란 의미의 인플루언서와 어원이 같다. (75쪽)
여기에는 스페인 독감, 홍콩 독감 등이 포함되어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감염병이기도 한데, 지금은 차별과 악영향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종 감염병의 이름에 국명이나 지명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국제 규칙이 만들어져 2015년부터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다. (84쪽)
그러한데도 불구하고 일부 몰지각한 정치인 중에는 코로나19를 우한 바이러스니 뭐니 하고 부르는 사람이 있으니 한심한 일이다.
이것과 관련, 스페인 독감이 창궐하여 제 1차 세계 대전을 일찍 끝내게 되었다는 말도 있다. 결론적으로 스페인 독감이 전쟁을 중단시키고 평화를 가져와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것이라 할 수 있다. (92쪽)
콜레라,
19세기 중엽까지도 영국에서는 콜레라가 나쁜 공기 탓이라고 여겨졌는데, 이때 존 스노라는 의사가 런던에서의 발병 현황을 면밀하게 조사한 끝에 콜레라가 물을 매개로 전파되는 수인성 전염병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127쪽)
존 스노는 콜레라 원인을 밝혀낸 공을 인정받아 ‘역학의 아버지’라 불린다. (128쪽)
콜레라는 인류 의학의 발전에 한 획을 그은 감염병이 되었다.
말라리아,
말라리아는 모기에 물려 인체에 병원체가 들어와 감염되는 질병이다. (150쪽)
사람을 통해 감염되지 않는다. 감염자에게서 수혈을 받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기본적으로 사람을 통해 감염되지 않는다. (154쪽)
알렉산더 대왕의 사인을 두고 말라리아라는 설도 있다. (156쪽)
『신곡』의 저자 단테도 말라리아로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다. (161쪽)
영국의 찰스 2세와 프랑스의 루이 14세도 말라리아에 걸렸으나 기나나무 껍질로 만든 약제를 복용하고 목숨을 건졌다, (162쪽)
이질,
영국의 역사가 맨덜 크레이턴은 이질과 관련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십자군을 패배시킨 상대는 이슬람군이 아니다.
십자군은 이질을 비롯한 세균에 무릎을 꿇었다. (185쪽)
또한 프랑스 국왕 루이 8세는 이질로 세상을 떠났다. (182쪽)
이밖에도 영국의 존왕, 에드워드 1세, 헨리 5세도 역시 이질로 세상을 마감했다.
그들의 죽음으로 프랑스와 영국의 역사가 바뀌었으니, 이질이 세계 역사를 바꾼 것이다.
결핵,
결핵으로 죽은 유명인이 많다.
쇼팽, 모딜리아니, 프란츠 카프카, 로버트 스티븐슨이 결핵으로 죽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소설가 김유정, 이상, 현진건이 결핵으로 세상을 떠났다.
문학작품에서는 『춘희』의 주인공 마르그리트가 결핵으로 죽는다. (218쪽)
세균학자 로베르트 코흐가 결핵의 원인인 ‘결핵균’을 특정했고, 이후 결핵의 항원이 되는 투베르쿨린을 발견했다. (225쪽)
천연두,
남미의 원주민 나라인 잉카 제국과 아스테카 제국은 어떻게 그리 역사에서 쉽게 사라질 수 있었을까
그 원인을 스페인 군인들이 무력으로 침공한 탓도 있지만, 그들이 가지고간 감염병이라고 하는 학설이 유력하다.
전혀 면역이 없이 감염병에 전염되자 속수무책으로 왕에서부터 백성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거의 몰살하다시피 죽어나가자, 저절로 왕국이 와해되어 버린 것이다. (242쪽)
황열병,
황열병은 파나마 운하의 건설과 관련이 있는 감염병이다.
프랑스가 먼저 착공하여 공사를 시작했는데, 공사 작업 인부들이 줄줄이 쓰러지자 공사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그 뒤를 이어 미국이 공사를 진행했는데, 이번에는 황열병의 원인인 모기를 효과적으로 박멸하여 무사히 공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황열병도 퇴치하고 파나마 운하도 건설한 것이다. (281쪽)
티푸스,
러시아를 향해 가던 나폴레옹의 군사들은 발진티푸스와 이질로 발목이 잡혀, 결국은 러시아에서 쓰라린 패배를 맛보고 퇴각할 수밖에 없었다. (298쪽)
발진티푸스는 소련의 레닌도 괴롭혔는데, 발진티푸스의 매개체인 이가 문제가 되자 레닌은 이렇게 말했다.
“이가 이기느냐, 사회주의가 이기느냐, 그것이 문제로다.”(300쪽)
그러고 보니, 레닌도 셰익스피어의 『햄릿』 분명히 읽은 모양이다.
매독
매독으로 인생을 마감한 사람도 유명인 중 의외로 많다.
슈베르트는 매독 치료를 위해 사용한 수은 중독으로 죽었고, 니체도 매독균이 뇌를 침범해 정신 착란을 일으켰다. (322쪽)
다시, 이 책은?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있을까, 왜 읽어야 할까를 생각해보자.
그 점을 이 책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이번 전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 19로 인해 앞으로의 지구는 다르게 돌아갈 것이 분명하다.
이렇게 큰 변화가 일어나는 과정에, 우리는 미래를 내다보기 위한 중요한 실마리로 역사를 돌아보며 장기적 관점을 세우기 위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이다. (355쪽)
그래서 감염병으로 인류가 고통받았던 과거의 일들을 되돌아보며,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하는 것이다. 과거 우리 인류의 역사를 바뀌게 했던 많은 사건 중에서, 감염병이 문제가 되었던 것을 10가지로 추려내 살펴보고 있다.
우리나라도 위드 코로나를 생각하고 있으니, 이제 앞으로 ‘뉴 노말’이란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가야 한다. 그래서 이 책의 저술 목적에 동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