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마케팅, 기획전략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서 관련된 책을 많이 보는 편이다.
피터 틸, 사실 일런 머스크나 마크 저커버그 보다는 조금 생소한 이름이지만 어떤 인물인지 어렴풋이 신문에서 봐서 그가 창업한 페이팔이라는 기업을 알고 있어서 조금 들어본 정도였다.

(표지가 강렬하다. 약간 사기꾼(?)같은 느낌을 받기도 했지만, 책을 읽으면서 그의 원대한 생각, 남다른 열정을 알게 됐다)
그의 저서 제로 투 원을 사놓기만 하고 아직 읽지 못해서 사실 피터 틸의 저서인지도 몰랐다. 물론 제로 투 원의 책 내용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회사를 만들고, 미래의 흐름을 읽어 성공하는 '창조적 독점'에 대해 이야기하는 제로 투 원은 '독점'은 자기 분야에서 너무 뛰어나기 때문에 다른 회사들은 감히 그 비슷한 제품조차 내놓지 못하는 회사를 가리킨다고 말한다.
제로에서 독보적인 One(1)이 되기까지의 창업에 대한 그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러한 피터 틸이 영향을 미친 기업은 메우 많지만 그 중 세 곳은 엄청난 가치 창조를 통해 세상을 바꿔가는 기업이다.
1) 페이팔 : 세계 최대의 온라인 결제 서비스 기업으로 틸은 이 기업의 공동 창업자다.
그는 이 기업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렸고, 여기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더욱
뛰어난 가치 투자가의 면모를 발휘 할 수 있게 된다.
2) 페이스북 : 최근 조금 흔들리는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페이스북이지만 여전히 세계 사용자수 20억명을 보유하고 있고,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을 거느린 세계 최대의 SNS업체이다. 틸은 창업초기부터 페이스북을 지원한 첫 외부 투자자로 마크 저커버그는 그를 매우 신뢰하고, 최고의 선배 중 한 명으로 생각하고 있다.
3) 팰런티어 : CIA나 FBI를 고객으로 둔 빅데이터 분석 기업으로 이 회사 역시 틸이 공동창업자로 초기부터 주도 했다.
또한 페이팔을 통해 테슬라 모터스의 일론 머스크, 링크드인의 리드 호프먼, 옐프의 제러미 스토플먼을 비롯해 현재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기업가들을 연달아 탄생시켰다. 굳은 유대관계로 맺어진 그들은 '페이팔 마피아'로 불리며 틸은 이들의 대부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틸은 실리콘밸리의 정점에 도달했지만 누구보다도 그곳에 답답함을 느꼈다.
대단한 인물이다. 예전에 한국의 빌게이츠 같은 백신 프로그램을 개발한 의사 출신 대통령 후보로 나온 그 분이 "왜 정치를 하냐?" 고 물은 대답에 "자신은 이 세상에 나와서 안OO가 왔다갔구나, 그가 이런 인물이었다."를 역사에 남기고 싶다고 했다.
내가 그분을 정치적으로 좋아하고 아니고를 떠나서 유명한 벤처기업가로 평생 써도 다 못 쓸 돈도 벌고, 사업적 성공을 이뤘지만 여전히 Hungry한 그 마인드가 마음에 들었다. 그 뒤 그분의 다른 많은 모습은 차치하고...
틸이야말로 이런 진정한 혁신가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다. 수천억의 재산을 가지고 성공한 뒤에 인생을 즐겨도 될 그는 오늘도 도전하는 어린 아이처럼 일하고, 생각하고, 무엇보다 꿈을 꾼다!
아이폰이 진정한 혁신이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그.
이 책에 나오지만 미국뿐만 아니라 모든 선진국이나 어느 정도 개발이 된 많은 나라의 공통점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틸은 오늘날 세상은 기술 발전 덕에 나날이 번영하는 듯 보이지만 이는 눈가리고 아웅일 뿐이라고 이야기 한다. 이제 미국은(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나라의 공통 문제다) 1960년대의 아폴로 우주선의 달 착륙 계획처럼 큰 비전을 쫓는 일도, 혁신을 추진하는 일도 그만두고 말았다고 주장한다.
아, 100번 맞는 말이다.
우리나라 또한 마찬가지다.
한국에서 반도체를 만든다는 것은 익은 통닭이 알을 낳는것보다 더 무모한 이야기라고 했지만 74세의 인생의 마지막을 바라보는 대부호는 다시 한 번 승부수를 던진다.
"삼성은 반도체 사업에 진출한다."는 유명한 도쿄선언의 삼성 창업자 이병철 회장.
누구도 한국애서 완성차를 한다는 것을 상상 못하던 시절, 자동차 정비소 사장의 경력이 전부였던 사람이 한국 기술로 차를 만들어 내고, 나아가
"500원 지페에 그려진 거북선을 보여주며 배를 만들어 주겠다고 지금으로 보면 거의 사기에 가까운 사업수완을 보여준 현대 정주영 회장.
화학의 화자도 모르고, 온 국민이 머리도 제대로 못 감던 시절 화학제품과 치약을 만들고, 라디오를 만들어 온 국민의 귀를 즐겁게 만들어 준 락희의 구인회 회장까지.
한국은 그 어떤 나라보다 다이나믹하고 열정과 도전이 넘치던 나라였으나, 그들이 떠난지 짧게는 20년, 길게는 30여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우리나라는 그 역동성을 잃었다.
대기업의 곳간에는 돈이 가득 차 있고, 사람들은 수저론을 이야기한다.
대기업은 승계에 바쁘고, 기업 집단을 이용한 돌려먹기 사업에 집중한다.
한국의 벤처 문화는 뭐 말할 거리도 안된다고 할 수 있겠다.
틸은 현대 세계를 심각한 정체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는 것이 혁신과 기술이라고 말한다. 그는 기술이 짊어져야 할 사회적 책임에 대해 항상 이야기 한다. 기술은 인간에게 봉사하고 세상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어야만 한다. 실리콘밸리는 혁신과 진보의 중심지일지는 모르나, 해야할 일은 아직도 산더미처럼 쌓여있다고 이야기한다.
도널드 트럼프에 125만 달러를 기부한 것은....흠...그래 이제는 미국인이니까 그럴 수도 있지...
America First라는데...흠...이점은 아쉽다...
틸이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한 이유는 이 책 249페이지에 나온다. 어느 정도는 수긍 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이해가 안가는데, 나는 그의 역발상 투자법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했다.
"다른 사람이 한 일을 모방하는데 그친다면 아무리 해봤자 세상은 1에서 N이 될 뿐입니다.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것을 창조하면 세상은 0에서 1이 됩니다. 내일의 승자는 시장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탄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살마들은 하나같이 경쟁을 피하죠. 그들의 비즈니스는 세상에 단 하나만 존재할 뿐이니까요." ---본문에서 |
1967년 10월 서독의 프랑크푸르트에서 독일인 피터 안드레아스 틸로 태어난 그는 한 살무렵 부모님과 함께 기회의 땅 미국으로 이주한다.
여느 아이처럼 호기심이 넘치던 틸은 여러 광산회사를 관리하는 화학엔지니어인 아버지를 따라 어렸을 때 자주 이사를 다녔다.
틸은 여느 아이처럼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매우 열심히 공부했고, 고등학교 졸업 때 그가 지원한 모든 대학에 합격 통지를 받았지만 하버드를 선택하지 않았다.
틸은 하버드를 가혹한 경쟁에 내몰린 경쟁주의의 상징으로 생각해 스탠퍼드 대학에서 '경쟁은 패자가 하는 것'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할 때도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소위 요즘말로 깠다.
틸은 집에서 가깝다는 이유로 스탠퍼드를 진학하고 컴퓨터 공학 등으로 유명한(한국의 반도체 연구자인 진대제 전 장관,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도 이 곳 출신이다) 곳에서 철학을 전공한다.
비즈니스 인맥관리 서비스 회사인 링크드인의 창업자인 리드 호프먼을 이곳에서 만났다.
틸은 이후 스탠퍼드 로스쿨에서 법무박사학위를 받고 대법원의 연방 서기직에서 낙방하며 인생의 첫 패배를 맛본다. 그난 이 시기를 회상하며 완전히 무너져 내린 때라고 고백한다. 그 후 뉴욕의 대형로펌에 입사해 '7개월 3일' 일하고 나온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것은 한 사람의 혁신가를 법관이나 하다가 늙어죽을 뻔 한 것을 돌려준 미국의 탁월한 선택이었다.
이 책은 10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틸의 인생을 면밀히 따라가며 그의 생각, 그의 열정, 그의 투자 등을 재미있게 보여준다.
1~4장 까지는 창조적 기업가 피터 틸을 보여준다.
5~7장 까지는 미래 자본을 설계하는 '미다스의 손' 투자가 피터 틸을 보여준다.
8~10장 까지는 피터 틸이 그리는 멋진 신세계와 새로운 세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내용만큼 구성도 잘 되어 있다.
제로섬게임으로 숱한 어려움 끝에 세계 최초 핀테크(당시에는 이런말이 있지도 않았다) 기업인 페이팔을 일론 머스크, 리드 호프먼 등 최고의 친구들과 함께 창립하고 9.11테러 직후 증시에 상장을 통해 꿈을 이룬다.
'페이팔'은 후에 이베이에 매각되고 온라인 쇼핑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데 기여한다.
이 페이팔 마피아들은 후에 실리콘 밸리에서 많은 기업으로 재탄생하며 미국의 도전정신의 상징이 된다.
3장과 4장에서는 피터 틸이 창업한 페이팔과 팰런티어의 성공비결을 토대로 그의 사업가적인 지식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역발상이 답이다라는 제로 투 원의 전략과 파괴적 사고로 기회를 포착하는 그의 열정을 보여준다.


책에 실패하지 않는 스타트업의 10가지 규칙이 나온다. 당장 창업을 할 것은 아니지만 많은 것을 배웠다.
5장부터는 투자가 피터틸을 보여준다. 미래 시장을 선점하면서 특이하고 야심 찬 그의 투자 전략을 보여준다.
버크셔 해서웨의의 오하마의 현인 '워런 버핏'과의 비교를 통해 공통점과 차이점도 보여준다.
8장은 틸의 새로운 생각과 사상에 대해서 보여준다. 독서광 틸의 애독서까지 보여주며 저자는 틸을 정말 '탈탈 털었다'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틸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
틸은 평소 120살까지 살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그는 설탕을 멀리하고 엄격한 식단도 유지하지만 암이나 치매같은 치명적 질병을 극복하기 위한 생명공학 기술에도 큰 돈을 투자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현재 교육, 우주, 수명 연장을 위한 베팅으로 한계를 설정하지 않고 항상 새로운 미래, 앞을 보는 투자를 진행한다.
현재 미국을 비롯한 많은 세계의 문제점을 깨닫고 그것을 개선하기 위해 열정과 노력을 다하고 있다.
진정한 혁신가 피터 틸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진다.
* 앵글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재밌게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