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말에 대한 책이 육아서의 한 장르가 된 것처럼 다양한 책으로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그 중 단연코 최고는 김종원 작가님의 책이 아닐까 한다.
지난 20년 이상 75권의 책을 내며 인문학을 연구한 끝에 제가 발견한 ' 인문학의 끝'은 바로 이것입니다.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 예쁘게 말하기'
김종원, <66일 인문학 대화법>, p.9
한동안 인문학 열풍이 불 때 인문학에 흠뻑 빠졌다. 그 때 김종원 작가님을 만났는데, 그 이후로 먹고사니즘에 빠져 허덕이다가 오랜만에 이 책에서 인문학의 진가를 다시 느끼게 되었다. 우리가 인문학을 읽고 생각하고는 이유가 바로 소중한 사람에게 예쁘게 말하기.
개인적으로 김종원 작가님은 내가 아는 사람중에 가장 말을 예쁘게 하시는 분이다. 강연을 하실 때는 당연히 정제되어 있는 언어를 쓰니까 그렇겠지, 할 수도 있지만, DM이나 댓글만 봐도 항상 '신경'써서 말을 써주신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지인들에게 김종원 작가님을 소개할 때 가장 많이 하는 자랑(?)이기도 하다. (우리 작가님 이렇다니까요!! 팔불출 팬임.) 짧은 인사 한 마디라도 이렇게 예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의 책이다. 그러니 믿고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부모의 말은 언제나 어렵다. 수십년을 본인이 들은 말이 그런 내용이 아닐 가능성이 크며, 스스로도 들어본 적이 없는 걸 아이에게 해줘야 한다는 생각조차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니까 말이다. 실제로 부모의 말버릇에 대한 책을 많이 읽다 보면 다들 읽을 때는 그래! 라고 하지만, 막상 상황에 닥치면 자기도 모르게 하던 말버릇들이 그냥 나온다. 그건 당연하다. 그렇기에 따로 신경써서 연습해야 한다.
작가님도 아마 많은 질문을 받으시고 고민을 들으셨으리라. 아예 연습을 시켜주시겠다고 이 66일 대화법 시리즈를 내신 게 아닌가 싶을 정도. 하루에 최소 한 문장이라도 의식적으로 바꾸려는 노력을 담아낸 책이다. 하루 분량이 5분이면 읽을 수 있고, 필사하거나 생각을 바꿔놓는 말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작가님 특기. 이를 좀 더 하루 분량으로 간단히 소화시킬 수 있게 나눠서 이렇게 내신 것 같다. 이렇게까지 해주시는 데 안 할 순 없지!
책은 매일 길어야 5페이지 정도로 구성되어 있고, 보통 읽는데는 10분이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멈춰서 내가 평소 쓰던 말을 생각해보거나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여러 생각에 잠긴다. 그리고 내가 보기에도 듣기에도 좋은 말, 우리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 내가 꼭 바꿔야 되겠다 싶은 말들은 내 입에서 잘 안 나올 걸 알고 있으니 종이에 꾹꾹 눌러 필사하며 입으로 중얼 중얼도 해본다.
그렇게 작가님의 말을 내 말로 만들어 담아 본다. 어쩌면 우리 아이의 그릇은 엄마가 만드는 게 아닐까 싶다. 아이의 그릇은 타고 나는 게 아니라, 아이가 자라며 부지런히 그릇을 만드는데 그 재료가 바로 엄마의 말인 거다. 부모의 말에 안 좋은 의도나 가시를 담아 주게 되면 그 그릇이 쉽게 깨지거나, 어딘가 부실해 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양질의 좋은 흙을 만드는 말을 부모가 끊임없이 제공해주면 아이가 의도하는 대로 멋진 그릇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게 된 것도 다 작가님 덕분이다. 아이에게 좋은 흙만 주려고 노력해야지. 아이의 그릇을 멋지게 만들어 주고 싶다는 욕심을 버리고 직접 자기가 원하는 멋진 그릇을 만들 수 있도록 양질의 말을 전해줘야지.
1. 너는 언제든 마음먹은 만큼 해낼 수 있어.
2. 할 수 있다는 네 생각의 힘은 매우 강하단다.
3. 일단 시작한 사람은 결국 끝까지 갈 수 있지.
4. 스스로를 믿으면 뭐든 해낼 수 있어.
5. 자신감은 누가 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갖는 거야.
6. 늘 고개를 들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자.
66일 인문학 대화법 - 김종원
부모들은 아이가 되었으면 하는 모습이 많다. 즉, 부모가 바라는 게 많다는 거다. 반면에 아이는 어떤가? 아이는 부모에게 어떤 부모가 되어달라고 바라지 않는다. 그저 있는 그대로 자신을 사랑해주길 바라는 아이에게 부모는 이런 모습이면 좋겠고 저런 모습이면 좋겠다며 의도를 가슴 속에서 갈고 있다. 이 모든 게 아이에게 강제성을 부여해 요구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 더더욱 이런 문장들을 외우고 다녀야 한다. 우리 아이가 그런 모습이길 바라면 그 안에 있는 씨앗에 물을 줄 수 있는 문장들. 아이가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서 빛이 날 수 있도록 도와주자.
하루를 시작하는 완벽한 책. 66일 대화법 시리즈를 추천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
매순간 방황하는 인간의 마음은 엄마 또한 그러 하고 우뚝 선 고목과 같고 싶지만 갈대처럼 흔들리며 엄마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자책할 때가 많습니다.
아이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고 그를 통해 길라잡이가 되어 주고 싶지만 뭘 어찌 해야 할 지 몰라서 후회만 쌓기도 합니다.
사춘기인 아이들에게 휩쓸리며 우울감이 극심했을 때, 다 내려 놓자고 자포자기했을 때 문득 제 어린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기억에 남는 건 엄마와의 "대화" 정도였어요.
소소한 칭찬들, 일상의 가르침들 같은..
가끔은 내가 세상에서 제일 잘난 것처럼 추켜세웠고, 그때는 원망스럽기만 했지만 지금은 감사한 꾸지람들...
아이는 부모의 말이라는 바람에 온종일 흔들리는 갈대입니다.
부모의 말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바람이라면, 아이의 삶은 더욱 단단해질 것입니다.
(66일 인문학 대화법)은 거창하진 않습니다.
일상의 소소한 매순간마다 실천할 수 있는 평범한 말들로 아이의 나침판이 될 수 있는 '엄마의 일기장' 같네요.늘 옆에 두고 마음에 새길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