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인 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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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인 센스

지식의 경계를 누비는 경이로운 비행 인문학

리뷰 총점 9.7 (84건)
분야
인문 > 인문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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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플레인 센스 - 김동현 평점9점 | g*******7 | 2020.07.01 리뷰제목
하이재킹(hijacking)은 운항중인 항공기를 불법적으로 납치하는 행위를 뜻한다. 그런데, 이 표현은 원래 "Hi Jack"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언뜻 생각해보면 잭이라는 인물에 대한 인사말처럼 들리는데 어쩌다가 이 표현이 하이재킹(hijacking)의 어원이 된 것일까? 미국 서부시대 열차 강도들이 필사적으로 달아나는 마부 옆으로 바짝 따라붙은 후 권총을 마부의 머리에 들이대면서 "H
리뷰제목

 

 하이재킹(hijacking)은 운항중인 항공기를 불법적으로 납치하는 행위를 뜻한다. 그런데, 이 표현은 원래 "Hi Jack"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언뜻 생각해보면 잭이라는 인물에 대한 인사말처럼 들리는데 어쩌다가 이 표현이 하이재킹(hijacking)의 어원이 된 것일까? 미국 서부시대 열차 강도들이 필사적으로 달아나는 마부 옆으로 바짝 따라붙은 후 권총을 마부의 머리에 들이대면서 "Hi, Jack?"이라고 말을 건넸다고 한다. 'Jack'은 미국에서 흔히 사용하는 이름이었으니 결국 이 뜻은 달리는 것을 멈추고 "이제 그만 세우지?"라는 협박이었던 것이다.

 

 현직 항공사의 수석기장인 저자는 『플레인 센스』를 통하여 독자에게 '비행기 인문학'을 선보인다. '비행기'와 '인문학'이라는 조합이 생소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인간의 비행에 관련된 역사부터 각종 비행기와 관련된 사고 또는 상식 등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인문학적인 가치를 담고 있다. "모든 항공지식은 그 사회의 철학과 역사적 배경 속에서 이해해야만 비로소 온전한 자기 것이 된다."라는 저자의 말을 곱씹어 본다면 비행기는 인문학의 산물이자 그 대상이 될 수 있음을 깨달을 수 있다. 인류가 오래 전부터 하늘을 날고자 하는 염원을 가지고 있었고, 그 염원의 결과물이 비행기이니 어쩌면 비행기는 인문학의 지향하는 바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지식의 경계를 누비는 '비행기 인문학'은 보다 매력적으로 다가오게 된다.

 

 라이트 형제가 1903년 동력을 이용한 짧은 첫 비행에 성공하였고, 1905년에는 실용적인 비행기를 제작하여 비행하였으니 비행기의 역사는 이제 100년이 조금 지난 셈이다. 여타 인문학의 범주에 비한다면 그 역사는 다소 초라해보일 수 있지만, 초반에 언급한 '하이재킹(hijacking)'과 같이 오늘날 비행기와 관련된 많은 것들이 과학과 기술은 물론 인류의 문화와 인간의 가치 등이 압축되었다는 점에서 현직 기장인 저자가 전하는 내용들은 단순히 운행 수단으로서의 비행기에 대한 설명에 머무르지 않는다.

 

 탑승 과정에서 철저한 보안 검사는 하이재킹(hijacking)의 위험성을 크게 감소시켰다. 저자는 하이재킹(hijacking)의 성공은 범인들이 무기를 소지하는 것과 직결된다고 정의하고 있으니 현재의 보안 검사는 그러한 범행 조건을 애시당초 차단하는 셈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러한 체계가 갖춰진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으며, 심지어 그러한 지연은 항공사의 비용 문제와 깊은 관련이 있다는 점은 비행기의 그 짧은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즉, 예전에는 별다른 검사를 받지 않고 누구나 손쉽게 무기를 소지할 수 있었기 때문에 하이재킹(hijacking)이 빈번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과 같은 보안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이유는 당시 하이재킹(hijacking)은 승객들에게 별다른 피해를 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분명 비행기와 승객들을 인질로 삼으면서도 범인들은 그 목적을 달성하면 승객들을 그대로 풀어줬기 때문에 일부 승객들은 하이재킹(hijacking)을 일종의 이벤트처럼 여기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하이재킹(hijacking)의 상황에서 "Don't try to be a hero"는 이러한 상황에 대처하는 승무원의 철칙이 되었다. 자칫하면 높은 고도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생존은 불가능한 것이었기에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하기 전까지 하이재킹(hijacking)에 대한 기장의 표준 대응은 '일단 납치범이 요구하는 대로 비행을 계속하는 것'이었다. 조종실 문을 열어주고 납치범의 요구대로 응해 안전하게 비행기를 착륙시키는 것이 승객을 위한 최선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하이재킹(hijacking)이 비행기 자체에 대한 테러로 이어지면서 이제 그러한 승무원들의 대응은 폐기되면서 조종실 문은 굳게 닫히게 된다. 또한 비용 문제로 보안 검색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한 항공사들 역시 하이재킹(hijacking)의 양상이 변화하면서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여전히 그 과정에 구멍이 있음을 다양한 사례를 통하여 보여준다. 흥미로운 점은 남북이 첨예하게 대립하던 1960~1970년대에 한국에서도 이러한 하이재킹(hijacking)이 꽤 빈번하였다는 점이다. 대부분 비행기를 탈취하여 납북시키는 경우가 왕왕 있었기에 한국에서의 하이재킹(hijacking)은 승객들의 목숨을 보장하는 초기의 낭만(?)과는 거리가 멀었던 것이다.

 

 '비행기 인문학'을 표방하는 이 책은 비행기에 대한 전문적인 기술이나 구조에 대한 설명은 그리 많이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륙할 때 닫히고, 착륙할 때 열리는 랜딩 기어에 대한 내용은 꽤 상세한 편인데, 이 부분이 바로 비행기에 몰래 숨어들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배를 이용한 밀항은 잘 알려져 있지만, 비행기에서도 이러한 시도가 있다는 사실이 꽤 생소하게 들린다. 그러나, 1946년 8월 당시 12살에 불과했던 인도네시아 소년 바스 위가 비록 죽을 고비를 넘나들긴 했지만 무사히 호주로의 비행기 밀항에 성공한 이후로 수 많은 추종자들이 생겼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배를 타고 밀항하는 것에 비교한다면 랜딩 기어 안쪽에 숨어드는 이러한 밀항은 목숨을 담보하는 것이었고, 실제 대부분의 시도는 끔찍한 실패로 돌아가게 된다. 그리고 그 실패의 결과는 죽음이었다. 그렇지만, 바스 위와 같은 사례처럼 비행기의 랜딩 기어를 통한 밀항은 대부분 심각한 사회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무모한 시도로만 볼 수 없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죽하면 그들이 성공 확률이 희박한 비행기 밀항을 시도했겠는가?

 

 1930년 5월 15일 보잉항공은 최초로 여성 객실승무원을 탑승시켰다. 여성성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가 다분하였는데, 이와 함께 눈여겨 봐야 할 점은 당시 스튜어디스의 자격 요건이 꽤 까다로왔다는 점이다. 미국 항공사에 지원하려면 대학을 나와 간호사 자격증을 갖고 있어야 했으며, 엄격한 외모 기준과 함께 키는 163cm 이하에 체중은 53k을 넘을 수 없었고 미혼이어야 했다. 여성성을 이용하기 위한 것이기에 외모와 미혼과 같은 차별적인 조건이 당연시 되었으며 비행기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일어날 비상 사태에 대비하기 위하여 간호사 자격증은 물론 그 좁은 공간에서 원활히 움직일 수 있는 신체적인 조건을 함께 요구한 것이었다. 이러한 비인권적인 규정은 미국의 모든 항공사에서 그대로 적용이 되다가 1968년 미국의 평등고용위원회가 여성의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면서 단계적으로 폐지되었다. 이러한 부분 역시 여성에 대한 차별의 역사를 엿볼 수 있기 때문에 이 책이 표방하는 '비행기 인문학'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떠올리게 된다.

 

 비행기 사고가 발생할 확률은 벼락을 맞을 확률보다 낮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그 희박한 확률에도 불구하고 비행기가 공중에서 사고가 발생한다면 생존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특히 운항중인 비행기 내부의 객실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더욱 치명적이다.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그 공간에서 화재가 발생한다면 유독 가스로 인하여 일차적으로 사람들이 목숨을 잃게 되며 이후 비행기가 화재로 전소되면서 비극적인 결말에 이르게 된다. 보통 비행기에 사고가 발생하면 산소 마스크가 내려오지만, 화재 사고가 발생하면 산소 마스크는 절대 내려오지 않는다. 불길이 치솟는 폐쇄된 공간에서 산소 마스크는 오히려 더욱 큰 불길을 일으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독 가스로부터 승객들을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은 전무하다. 비행기 화재 시 골든 타임은 17분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시간 내에 착륙하지 못한다면 비행기는 결국 통제력을 상실하고 모두 추락하게 된다고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비행기 자체의 결함에 의한 화재보다 대부분 비행기 안에서의 흡연에 의한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과거에는 버스와 기차 안에서도 담배를 피울 수 있었던 것처럼 비행기 역시 흡연이 허용되었다. 그렇지만 점점 흡연에 따른 화재가 발생하자 비행기에서 금연이 실시되었지만, 여전히 비행기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항공사는 강력하게 흡연을 금지하고 있지만, 화장실에는 재떨이가 비치되어 있다. 즉 화장실에서 몰래 담배를 피다가 그것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여 오히려 화재가 날 수 있기에 그것을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로 재떨이를 화장실에 설치한다고 한다. 오늘날 곳곳에서 금연이 이루어지면서 애연가들의 불만이 커지지만, 비행기 안에서의 화재는 끔찍한 결과로 곧바로 이어지기 때문에 경각심을 가져야 하지만 여전히 화장실에서의 흡연은 이루어진다고 한다. 이런 부분은 비행기라는 공간이 어쩌면 우리 사회의 축소판과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대표적인 항공 제조회사인 보잉사와 에어버스의 경쟁은 비행기의 역사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비행기 설계에서 드러나는 두 회사의 관점의 차이라 할 수 있다. 오늘날 대부분의 비행기에는 자동조종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다. 그런데, 이 시스템에 대한 두 회사의 관점은 명확하게 대비된다. 보잉은 어떤 경우에라도 조종사가 비행기를 직접 통제할 수 있게 설계하였지만, 에어버스는 컴퓨터가 조종사의 통제를 제한하거나 개입할 수 있게 설계하였던 것이다. 이는 보잉의 창업주인 윌리엄 보잉이 완벽주의자 였다면, 에어버스의 설계자인 베테유는 '인간은 실수할 수 있는 존재'라는 철학을 갖고 있었다는 점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윌리엄 보잉은 목재업으로 부를 축적하면서 튼튼한 비행기를 모토로 삼은 반면 베테유는 무엇보다 안전성을 최우선하였으니 조종사와 자동조종 시스템과의 관계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우리는 여기에서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그 오랜 상반된 시선을 마주하게 된다.

 

 사실 나에게 있어서 비행기는 그다지 유쾌한 존재는 아니었다. 탑승 전에 거쳐야 하는 수속과 대기하는 시간은 물론 불편한 자리(물론 비싼 좌석은 쾌적했지만)에서 장시간 제대로 움직일 수 없다는 점은 내가 비행기를 꺼리는 이유이다. 그래서, 여행을 가든 출장을 가든 비행기를 타는 일은 적어도 나에게는 곤혹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플레인 센스』에서 다루는 내용을 마주하면서 내가 그동안 비행기를 단순히 타는 수단으로만 바라본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비행기에 깃든 기술과 운용 방법은 인류의 오랜 지식과 경험이 축적된 것이고, 또한 그에 대한 개선이 진행중이라는 점에서 인문학으로 보아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특히 기존의 인문학과는 달리 '비행기'라는 확실한 실체가 존재하고 있으니 이해하기도 쉬우면서 우리 역시 '비행기 인문학'의 형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가령 미국 공항에서 유독 백인을 제외한 다른 인종에 대해서 보안 검사가 더욱 철저히 진행되는 것에 대하여 보다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비행의 기술과 역사, 사건과 인물로 하늘의 궤적을 샅샅이 훑어 가며 살피는 『플레인 센스』는 비행기는 물론 비행하는 동안 일어나는 놀라운 것들을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하여 우리는 인문학의 범주를 꼭 '문사철[文史哲]'로 한정할 필요가 없음을 깨닫게 된다. 우리 주변을 둘러싼 현재의 모든 것들이 그 나름의 인문학적인 가치를 담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된다면 '비행기 인문학'을 표방하는 『플레인 센스』는 더이상 우리에게 낯선 책이 아닐 것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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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비행에 관한 거의 모든 이야기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n*****m | 2022.11.18 리뷰제목
《세계사를 뒤흔든 19가지 비행 이야기》을 읽으며, 김동현 기장이 먼저 낸 책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 첫 번째 책을 찾아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 《플레인 센스》와 《세계사를 뒤흔든 19가지 비행 이야기》는 한 분야 정통하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를 잘 보여주고, 그 정통함이 분야의 경계를 넘어서면 얼마나 흥미로운 이야기 세상이 펼쳐지는지를 일깨워준다.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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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뒤흔든 19가지 비행 이야기을 읽으며, 김동현 기장이 먼저 낸 책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 첫 번째 책을 찾아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 플레인 센스세계사를 뒤흔든 19가지 비행 이야기는 한 분야 정통하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를 잘 보여주고, 그 정통함이 분야의 경계를 넘어서면 얼마나 흥미로운 이야기 세상이 펼쳐지는지를 일깨워준다.

 

세계사를 뒤흔든 19가지 비행 이야기가 비행 조종사와 그들의 비행에 관한, 조금은 특화된 이야기라면, 플레인 센스는 첫 번째 책이니만큼 비행에 관한 보다 보편적인 이야기를 했다. 비행기와 비행기 조종사, 비행기 운항 시스템을 비롯한 많은 항공 지식을 전하고 있다. 비행기를 적지 않게 타 봤지만, 정작 비행기에 대해서, 비행기가 어떤 시스템으로 운항되는지 정말 아는 게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런 지식이 그저 단순한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게 아니라 안전과 직결되어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비행기 사고는 대체로 대형 사고로 이어지고, 그래서 뉴스로 크게 보도되기 때문에 비행기 여행을 위험하기 여기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운항 거리 등으로 따지면 다른 교통수단보다 안전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안전도 그동안의 수많은 사고에 대한 대응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비행기 자체의 발전, 조종사에 대한 교육, 안전 운항에 대한 규정 강화, 비행기 피랍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등으로 이제 우리는 비행기를 탈 때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얘기는 여전히 비행기의 기계적 결함이 있을 수 있으며, 기후 조건에 따른 위험성도 있을 수 있으며, 조종사의 과실로 인해, 승객의 안전 규정 위반 등으로 비행기 여행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규정을 잘 지키고, 또 문제가 발생했을 차분하고, 신속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동양과 서양의 문화 차이가 만들어내는 여러 상황들에 대한 얘기도 필요한 이야기다. 차이에 대한 인식이 없이는 오해가 생긴다. 그런 오해가 문제를 일으키고, 비행기 사고로도 이어진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길지는 않지만 비행기를 타고 가는 것도 하나의 문화가 되었고, 문화는 언제나 보편성과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비행기를 타고 미국이나 유럽으로 갈 때의 지루함을 이 책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다. 만약 그 비행에 이 책을 동반자로 삼으면 이 책에서 언급하는 장면과 상황들이 더 생생해질 것이다. 당연히 지루함은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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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유익한 책의 끝판왕, 플레인 센스 평점10점 | c*******7 | 2020.11.25 리뷰제목
과장 조금 보태어,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읽어보라고 권유하고 싶은 책 #플레인센스 를 읽었다. 서평을 시작하기 전, 거두절미하고 간단하게 소개부터 하자면.. 이 책은 비행 인문학. '비행'에 관한 모든 것이 담겨있는 책이다. 항공기에 관심이 많은 사람, 비행기를 타봤던 적이 있는 사람, 비행의 역사에 대해 궁금한 사람 등등.. 많은 사람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주제가 가득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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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 조금 보태어,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읽어보라고 권유하고 싶은 책 #플레인센스 를 읽었다. 서평을 시작하기 전, 거두절미하고 간단하게 소개부터 하자면.. 이 책은 비행 인문학. '비행'에 관한 모든 것이 담겨있는 책이다. 항공기에 관심이 많은 사람, 비행기를 타봤던 적이 있는 사람, 비행의 역사에 대해 궁금한 사람 등등.. 많은 사람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주제가 가득가득 담겨있다.

내가 이 책을 처음 알게된 곳은 트위터이다. 트위터에서 RT를 많이 타서(리트윗이 많으면 많을 수록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관심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나에게도 노출된 글이었다. 대략 비행기에 탔을 때 산소마스크가 내려오면 어영부영하지말고 바로 마스크를 착용해야한다는 내용의 이 책의 본문이었다. 내가 죽기 전에 비행기를 타는 횟수 동안 산소마스크를 써야할 경우가 과연 있을까? 있다면 아마 그 자리에서 무서워서 벌벌 떨며 눈물을 흘릴 것이다. 결코 맞이하고 싶은 순간은 아니지만, 그 트윗을,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영영 몰랐을 꿀팁이었다. 30초면 몽롱해지면서 죽을 수도 있다는 것. 그 때부터 이 책에 관심이 생겼다. 언젠가 읽어봐야지 하고 덜컥 구입부터 했는데, 아뿔싸. 두께가 너무 두꺼운 것이 아닌가? 383쪽에 달하는 결코 얇지 않은 책이었다. 심지어 내용도 빽뺵하다. 언제 읽지 싶었는데 쓸데 없는 걱정도 잠시, 자석에 이끌리듯 틈날 때마다 책을 읽었고 이틀만에 완독할 수 있었다.

일단 정말 재미있는 책이다. 정말 재미있고, 유익하다. 너무 유익해서 나만 알고 싶지 않은 그런 책이다. 우리가 책을 읽는 목적은 여러개가 있다. 힐링을 하고 싶을 때, 조언을 구하고 싶을 때, 즐거움을 느끼고 싶을 때, 삶에 대해 고민하고 싶을 때, 새로운 것을 알고 싶을 때 등등 우리는 다양한 목적으로 책을 찾는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일단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읽어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다. 재미도 있을뿐더러 새롭게 알게되는 내용들이 참 많고 유익하다. 나는 비행에 큰 관심이 없다. 항공은 더더욱 관심이 없고, 비행보다는 여행이 좋고 비행은 단지 이동 수단 중 하나일뿐이다.(그것도 매우 비싼!) 그런데도 불구하고 누구나 한번쯤은 비행기를 타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그 경험을 하면서 자연스레 가지는 의문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 가려운 곳이 긁히는 기분이다. (대체 승무원은 왜 캐빈크루 라고할까? 부터....ㅡ궁금하지만 굳이 검색해서까지 해결하고 싶진 않았던 그런 궁금증들도 있었다ㅡ) 뿐만 아니라 내가 전혀 궁금해본적도 없던 비행의 역사, 항공기의 구조, 피로 쓰여진 항공 규정들을 낱낱이 알게 되는 재미가 크다.

이 책을 관통하는 것 같은, 가장 대표적인 문장을 꼽으란다면 역시 이 문장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비행 규정은 피로 쓰였다."

라이트 형제가 인류 최초로 비행을 성공한 1903년 이후, 약 100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비행의 발전은 미친듯이 빠르게 이루어졌다. 나는 산업혁명 시대에 태어나지 않았기에 각종 기술들의 발전이 얼마나 빨리 이뤄졌는지 체감하는건 사실 쉽지 않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 비행기는 정말 빠르게 미친듯이 성장하고 발전했다는게 느껴졌고 매우 놀라웠다. 또한 항공기의 발달은 전쟁 시기에 가장 많이 이루어졌다는 것과, 불과 우리 어머니 아버지 시대인 1960~70년대 때만 해도 하이재킹(비행기를 납치하는 행위)이 만연했다는 사실이 굉장히 놀라웠다. 지금으로썬 상상할 수도 없는 비행기 납치가 당시에는 낭만적인 이벤트 중 하나였으며, 하이재킹의 황금시대라고 명명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이 일어났다.

그러나 점점 더 폭력적으로 변하고, 승객들의 안전이 위협되는 사건들이 늘어나게 되고, 급기야 9·11 테러 사건이 발생하게 되면서 조종실 보안 정책은 강화되기 시작했다. 2020년을 살아가는 나는 당연하게 느끼던 사실들이 사실은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있은 후에야 가능했다는게 놀라웠다.


조종실이 승객의 서비스를 위한 공간에서 제외되고 오직 비행기의 통제실로서만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p. 71


당연한거 아닌가? 싶은 내용이 당연하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던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승객의 서비스에는 조종실 견학, 조종사들의 승객 상대 등이 있다. 뿐만 아니라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서 꼭 이뤄져야하는 탑승 수속과 보안 검색, 소지품 검사 역시 예전에는 당연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그것을 하지 않는 이유가 단순히 "그렇게 되면 많은 불편을 느낀 사람들이 비행기가 아닌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게 될까봐…" 라니.. 읽으면서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그렇다면 지금도 사실은 하면 안되는 행윈데 다들 하는 비-안전행위는 무엇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랜딩기어베이 이야기도 흥미진진(?) 했다. 비행기 좌석을 끊지 않고, 비행기 아래에 몰래 들어가서 국경을 넘었다는 이야기, 다들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그 사람들이 숨어 있는 곳이 바로 랜딩기어베이 이다.



비행기의 바퀴, 로만 알고 있었던 이것의 명칭이 바로 '랜딩 기어'이다. 그리고 비행기가 이륙하기 시작하면 바퀴는 접혀서 안쪽으로 들어가는데 그 공간을 '랜딩기어 베이'라고 이야기한다. 바로 저 틈새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늑한 공간이 우리를 맞이할까? 아니다. 우선 밀려 올라오는 랜딩 기어에 끼어 죽거나 뼈가 으스러지게 된다. 혹시라도 운이 좋아 잘 피했다 하더라도, 비행기가 내는 어마어마한 엔진소리에 정신을 잃게 된다. 고도가 높아지면 온도는 영하 50도까지 내려가면서 동상에 걸리게 되고, 비행기에서 나오는 복사열에 의해 뜨겁게 뎁혀질 수도 있다. 이렇게 만신창이가 되어서 잘 버텨도, 착륙시 랜딩기어 베이가 위 사진 처럼 열릴 경우 그대로 추락하는 경우도 있다. (아, 책을 통해 알아야 되는 내용인데 독후감에 구구절절 다 써버렸다.) 놀랍게도 작가는 수많은 사례들을 직접 이야기해가면서 랜딩기어베이에 관한 끔찍한 사고들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어떻게 이렇게 자료조사를 다 하셨을까, 놀라웠던 기억이 난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 조금 무섭기도 하다.ㅋㅋ 비행이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이라고는 하지만, 공중에서 사고가 났을 때 사망할 확률이 100%라고 생각한다면 비행기를 타기가 망설여지기도 한다.(나는 비행기가 살짝은 무섭긴 하다) 그런데 이 책의 절반 이상의 내용은 전부 비행기에서 일어났던 사고들에 관한 내용이다. 그러니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비행기에 대한 공포가 생길 수 있다. 그 공포를 극대화 하는 내용은 바로 기내 화재이다. 놀랍게도 기내 화재의 위험성이 이렇게 큰지 몰랐다. 하지만 기내 화재는.. 담뱃불 만으로도 쉽게 일어날 수 있으며, 그래서 더욱 무섭게 느껴졌다.



기내 화재는 여객기가 직면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비상 상황이다.

p. 200


이 책을 읽고 알 수 있었던 사실 중 또 다른 꿀팁은, 객실의 산소마스크는 오로지 여압 상실 때만 내려온다는 것이었다. 모든 긴급한 상황이 아니라! 그 말은 화재 시에는 산소마스크고 뭐고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화재가 나면 화상보다는 유독가스에 의한 질식으로 죽는다. 비행 상황에서는 이 가스로부터 우리를 지켜줄 수 있는게 없다는 것이다. 과학시간에 좀만 수업을 들었던 사람이라면 연소는 공기 중의 산소가 있어야만 일어난다는 사실을 잘 알 것이다. 즉 산소마스크가 내려오게 되면 불난 집에 부채질 하는 꼴이기 때문에 산소마스크는 내려오지 않는다. 또한 비행기 기체를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와이어들(우리몸의 신경망 이랑 비슷하게 생각하면 될 것 같다)은 열에 매우 약해서 조금이라도 손상되면, 조종사의 조작 명령에도 비행기가 반응하지 않게 된다.(p. 205) 즉 기내에서 화재를 진압하지 못하게 되면 비행기는 짧은 시간 내에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는 것이다. 가장 오래 버틴게 약 15분이라고 하니.. 불나면 끝이구나 - 싶은 것이다.

무사히 착륙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승무원이 기체의 문을 여는 순간, 많은 양의 산소가 유입되면서 순간적인 열 분출현상, 플래시 파이어(flash fire)가 일어나게 된다. (p. 212)




기내 화재 파트를 읽을 때는 정말 끔찍했다. 어떤 방법으로도 살아날 수가 없겠구나 하는 생각에 무기력해지기도 했다. 그래서 항공기의 화재경보시스템은 그 어떤 것보다 가장 민감하다고 했다. 또한 조종사는 화재경보가 울리면 설령 그것이 진짜 화재가 아니더라도 무조건 회항해야 한다. 우물쭈물 하는 사이 불은 삽시간에 번지게 되고, 그렇게 되면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된다. 하지만 여기서도, 그놈의 항공사 수익 때문에 기내 흡연자들을 막지 못했다는 웃픈 이야기가 있었다. (p. 214) 읽다보니 슬슬 짜증이 날 지경이었다. ㅋㅋ 아오 그놈의 돈돈돈! 그래도 지금은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시라도 몰래 피는 사람들을 위해 화장실에 재떨이가 구비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항공기 화장실은 밖에서도 열어 비상 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담뱃불만 아니라 리튬배터리 역시 화재의 원인이다. 놀랍게도 2010년, 우리나라 비행기도 리튬배터리로 인한 추락사고가 있었다.(왜 기억이 안나지, 이렇게 끔찍한데ㅠㅠ) 안그래도 비행기를 탈 때, 배터리는 절대로 수하물로 보내면 안되고 소지해야한다는 사실이 의문이었다. 도대체 왜? 어차피 들고 타나 따로 타나 같은 비행기에 있다가 터지면 죽는건 마찬가지 아니야? 싶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서야 비로소 그 궁금증이 해소되었다. 바로 소지했을 때, 그나마 승무원들이 불씨를 바로 진압할 수 있어서였다. 폭발 가능성은 여전하지만, 기내에서 폭발할 경우 승무원이 바로 소화기 등을 이용해서 진압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수하물 칸에 있을 경우 폭발이 일어나고 화재가 커져야 이상 징후를 파악할 수 있다.(하지만 그때는 이미 늦었다.) 이 내용을 읽으니 비행기에 노트북, 핸드폰, 보조배터리를 가지고 타는게 이토록 무시무시한 일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학 교사인 나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들도 있었다. 일단 위에서 말한 화재 파트는, 연소 과정을 다룰 때 예시로 들어서 설명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학생에게 안전교육까지^^.. 그리고 뇌우 속을 지나가다 비행기 자체가 응결핵이 된 이야기도 학생들에게 얘기해주면 좋을 것 같다.(p.89)



학생들에게 응결에 대해 이야기해줄 때 먼지 등의 입자가 응결핵의 역할을 해준다는 이야기를 꼭 하는데, 어마어마한 크기의 비행기가 깨끗한 상공에서는 응결핵으로 작용한 경우도 있더라, 라고 이야기해주면 학생들이 흥미로워할 것 같다.




비행기와 관련된 이슈들, 사고들뿐만 아니라 항공 · 비행의 역사 또한 구체적으로, 흥미진진하게 소개되고 있다. 라이트형제의 비행에서 지금의 대형 여객기가 탄생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들이 조종사 출신의 작가에 의해 덤덤하게 풀어내진다. 지금의 비행기가 발명되기 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있었다는 사실과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보잉과 에어버스가 성장하게 된 이야기, 대표적인 비행기들의 구조 등등 눈깜짝할 사이에 책의 중반을 넘어가게끔 하는 재밌는 내용들이 무궁무진 하다.

조종사가 가져야할 태도도 굉장히 인상깊었다. 어떤 예기치 못한 긴급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절대 평온을 유지해야하는 조종사들. 어떠한 감정의 동요도 없이 관제사에게 상황을 전달하고 대처해야하는 조종사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조종사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움직이는 비행기에 몸을 싣는 것 조차 두려움 반 걱정 반인 나에게, 거대 여객기를 조종하고 수백명의 생명을 어깨에 짊어지고 긴 시간 비행해야 하는 조종사는 신의 경지인 것 같다. 마지막 단 두 페이지 짜리 에필로그를 읽으면서, 무언가 덤덤하고 담백하다고 생각했던 문장들이 실은 기장 출신인 김동현 작가라서 느껴지는 감정이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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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비행 인문학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h*****5 | 2020.06.16 리뷰제목
비행기하면 떠오르는 영화가 몇 가지가 있는데,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한 캐치 미 이프 유 캔에서 비행기 유니폼을 제작하고조종사 흉내를 내는 것 그리고 브래드 피트가 주연한 월드워Z 이스라엘을 나오며좀비를 물리치며 동행한 군인이 수류탄을 던지는데 조종사가 "메이데이"를 외침과 아울러상공의 엄청난 기압으로 사람들이 하늘로 내던져지는(?)그런 장면이 있다.영화적 기법
리뷰제목

비행기하면 떠오르는 영화가 몇 가지가 있는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한 캐치 미 이프 유 캔에서 비행기 유니폼을 제작하고

조종사 흉내를 내는 것 그리고 브래드 피트가 주연한 월드워Z 이스라엘을 나오며

좀비를 물리치며 동행한 군인이 수류탄을 던지는데 조종사가 "메이데이"를 외침과 아울러

상공의 엄청난 기압으로 사람들이 하늘로 내던져지는(?)그런 장면이 있다.

영화적 기법도 어느 정도 있고, 사람들마다 다양한 비행기 장면이 있을 것인데

물론 영화 말고도 본인이 직접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기내식을 먹고 내리고,

그리고 공항에서 기다리고 입국 수속시 기다리고 그러한 장면들이 많이 떠올릴 것 같다.


장황하게 비행기 - 영화 이야기, 그리고 여행 이야기

현재는 코로나19이슈로 비행기를 타고 해외를 나가는 것인 잠시간 유보해야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그러한 장면들이 많이 오버랩되었고,

실제로 그러한 부분에 대해서 흥미롭게 겹쳐지는 최근의 역사적 장면이 많이 나왔다.


일본에서 전수보안검사를 뚫은 오타쿠 이야기, 최악의 비행사고가 될 수 있었던 이야기

그리고 비행기에서 금연이 당연한 것이지만 불과 몇 십 년 전에는 여러 대형화재,참사를

겪으면서도 비행기에서 금연을 하면 다른 교통편으로 승객 이동, 수입 감소가 우려되어

담배회사들의 로비로 그 전면금연이 보류가 된 것,

보잉과 에어버스를 다양한 시각에서 비교하며 분석하는 것,

아주 흥미롭게 잘 읽었다.


현직 기장의 시각에서 쓰여져 있어 더욱 고개가 끄덕여졌던 부분은

여성 기장, 서구에서는 여성 기장이라고 불리는 부분이 이상하다.

상식적인 것이 보편적이지 않다는 말.

아울러 최근에는 그나마 나아졌지만 서구에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들여

체득한 안전에 대한 마인드가 사고 발생시 메뉴얼대로 행동하는

그리고 이상상황 발생시 비용에 대한 부담을 전혀 느끼지 않고

기장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그런 사회적 합의, 마인드 자체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역설하는 부분을 보며

흥미로운 사건 만큼이나 생각해 볼 거리가 있어 더욱 유익하게 여겨졌다.


장거리 비행에서 읽으면 더욱 맛깔날 본서를 모든 여행객에게 추천합니다.~~


YES24 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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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플레인 센스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a*****7 | 2020.06.11 리뷰제목
<플레인 센스>는 비행기에 관한 책이에요.대한항공 수석기장이었던 저자의 경험뿐 아니라 비행과 관련된 기술과 역사적인 사건들을 다루고 있어요.새삼 두 가지 사실에 놀랍고 신기했어요.비행기를 탈 줄만 알았지, 비행 관련 상식이 전혀 없었구나... 라는 자각.과거에 해외 여행이 드물던 시기에는 비행기를 타본 경험자가 기내 탑승 시 신발을 벗어야 한다고 장난을 쳐도 속을 때였
리뷰제목

<플레인 센스>는 비행기에 관한 책이에요.

대한항공 수석기장이었던 저자의 경험뿐 아니라 비행과 관련된 기술과 역사적인 사건들을 다루고 있어요.

새삼 두 가지 사실에 놀랍고 신기했어요.

비행기를 탈 줄만 알았지, 비행 관련 상식이 전혀 없었구나... 라는 자각.

과거에 해외 여행이 드물던 시기에는 비행기를 타본 경험자가 기내 탑승 시 신발을 벗어야 한다고 장난을 쳐도 속을 때였어요.

물론 요즘은 그런 장난에 속는 경우는 거의 없죠. 그만큼 비행기 타는 일이 보편화된 것 같아요.

비행기를 타기 전에 준비해야 할 사항들은 아마 다들 경험으로 알고 있을 거예요. 여기에서 비행 관련 상식이란 단순히 티켓 구입이나 여권 발급, 공항 출입국 수속 절차 등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에요. 

진짜 비행기와 비행에 관련된 지식이란 비행기의 구조와 각 부분의 역할이나 공중에 떠 있는 비행기 내부 기압, 제트기류와 비행 등 구체적인 내용들을 의미해요. 조종사도 아닌데 꼭 알아야 할까요. 그건 각자 선택의 몫이에요. 다만 이 책을 읽고 나면 '아는 것이 힘'이라고 여길 거예요.

비행의 안전은 항공 당국의 규정이나 기장의 스킬로만 확보되지 않는다는 사실, 이 점이 중요한 것 같아요.

이 책은 비행의 역사 속 거의 모든 이슈를 사건과 인물 중심으로 풀어냈기 때문에 무시무시한 추락 사고와 같은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어요.

비행기 납치를 뜻하는 하이재킹 hijacking 사건들과 랜딩기어베이에 숨어 탄 밀항자들에 관한 이야기는 정말 충격적이에요. 지금은 당연시되는 공항 보안 검색이 그동안 수많은 희생의 결과물이었다니!  아직도 기내에서 난동을 부리는 사람들이 사라지지 않는 건 상식 결핍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차라리 여권 발급 전에 비행 교육을 몇 시간씩 의무화하는 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만큼 무지한 혹은 위험한 사람으로 인해 비행기에 탑승한 모든 사람의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경각심이 필요한 것 같아요.


특히 비행기의 랜딩기어베이에 몰래 타는 밀항자에 관한 뉴스는 생존자의 눈물겨운 인생 스토리에만 집중했지, 랜딩기어베이 밀항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알려주지 않았어요. 랜딩기어베이는 항공기의 동체 하부에 장착된 지지대와 바퀴를 통칭하는데, 모든 대형기의 랜딩기어는 이륙 직후 동체 안으로 타이어가 접혀 들어갔다가 착륙 직전 다시 내려온대요. 그 공간이 넓어서 밀항자들의 은신처가 되었대요. 공중에서 랜딩기어베이 안에 있는 사람은 가장 먼저 색전증이 생기고, 산소 부족으로 폐부종이나 뇌부종으로 사망할 수 있어요. 가장 치명적인 위험은 저체온증이라고 해요. 여객기가 순항하는 1만1천 미터 이상의 고도에서 대기의 온도는 섭씨 영하 50~60도까지 내려간대요. 랜딩기어베이에 숨어 있던 사람들은 모두 이런 저압과 저산소, 초저온의 극한 상황에 노출되는 거예요. 또한 랜딩기어가 펼쳐질 때 추락하여 사망하는 경우도 있어요. 

항공 당국의 공식 사고 조사 기록이 시작된 1947년부터 2016년까지 랜딩기어베이에 숨어 밀항을 시도한 사람은 모두 113명이며, 그 중 86명은 도착한 비행기에서 얼어붙은 사체로 발견되거나 이착륙 중 랜딩기어베이에서 추락해 사망했어요. 그러니 공중에서 떨어져 실종된 사람을 포함하면 실제 랜딩기어베이 밀항자의 수는 최소한 그 두 배 이상으로 추정한다고 해요. 과거에는 밀항자들을 선처하는 조치가 있었지만 지금은 엄격히 처벌하고 있어요. 오죽했으면 목숨을 걸고 밀항을 시도했을까 싶으면서도 만약 랜딩기어베이의 위험을 제대로 알았다면 어땠을까라는 안타까움이 남네요.


여객기는 출발하기 전에 비상상황에 대비한 기내 안전방송을 하고 있어요. 그러나 주의깊게 듣는 승객은 거의 없어요. 

비상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미리 생각해 본 승객과 아무 생각 없이 맞닥뜨린 승객의 차이는 실제 상황이 발생했을 때 확연하게 드러난다고 해요.

황당한 건 비상탈출 상황에서 승객들이 너도나도 소지품을 먼저 챙기는 것이라고 해요. 실제 비상상황에서 서로 가방을 꺼내려다 탈출이 지연되어 본인과 타인의 생명을 희생시킨 예가 흔하다고 하니 소름돋네요. 가방이냐, 목숨이냐... 선택하기 어려운가요.


이제껏 항공 안전은 전문가들의 책임이라고만 여겼는데, 실제 비상상황에서 벌어지는 몰지각한 승객의 모습을 통해 문제점을 알게 됐어요. 에어라인 비행의 안전은 항공 당국의 규정이나 기장의 스킬로만 확보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승객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해요. 기내에서 발생한 위험 상황에 관한 결과는 조정사들의 스킬 차이가 아니라 얼마나 빨리 그 위험을 인지하고 대처했느냐의 차이라고 해요. 비행기를 타면 제일 먼저 비상구를 확인하고, 객실에 앉아 있는 동안 냄새나 연기와 같은 화재 징후를 발견하면 적극적으로 승무원에게 확인을 요청하는 태도는 일시적인 안내로 얻어지는 게 아니에요. 어릴 때부터 꾸준한 교육과 훈련이 필요해요.


모두가 안전하고 즐거운 항공 여행을 원한다면 '플레인 센스 Plane Sense'를 갖춰야 하지 않을까요.

<플레인 센스>는 미처 몰랐던 비행 스토리를 통해 경각심뿐 아니라 흥미로운 지식을 전해주는, 그야말로 센스 있는 책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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