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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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은 없다

문화는 어떻게 비정상의 낙인을 만들어내는가

리뷰 총점 7.7 (7건)
분야
역사 > 역사이론/고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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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정상이란 자본주의가 만든 순응에 대한 집착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j***a | 2022.08.01 리뷰제목
글쓴이의 성이 낯이 익어서 보니, 예전에 그의 아버지 혹은 할아버지가 쓴 논문을 여러번 읽었던 듯 하다. 할아버지부터 그린커란 이름으로 정신과 의사를 하는 집안의 3대째, 본인은 인류학자가 되었고, 대신(?) 부인이 정신과 의사인 집안. 묘한 마음일 것이다. 어릴때 할아버지의 무르팍 교육을 질리게 들은 이야기가 나온다. 그가 생각하는 정신의학, 정상성, 정신질환이 만들어지는
리뷰제목

글쓴이의 성이 낯이 익어서 보니, 예전에 그의 아버지 혹은 할아버지가 쓴 논문을 여러번 읽었던 듯 하다. 할아버지부터 그린커란 이름으로 정신과 의사를 하는 집안의 3대째, 본인은 인류학자가 되었고, 대신(?) 부인이 정신과 의사인 집안. 묘한 마음일 것이다. 어릴때 할아버지의 무르팍 교육을 질리게 들은 이야기가 나온다. 그가 생각하는 정신의학, 정상성, 정신질환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게다가 저자의 아이는 자폐증이다. 또, 한국에서 진행된 대규모 자폐증 역학조사에 참여했던 것으로 나온다. 여러가지로 복잡한 맥락에서 책을 썼을 것이라는 걸 짐작하게 한다.

이 책은 '정신질환', '광인', '정신병자'라는 것이 어떤 맥락에서 만들어졌는지에 대해서 쓴 책이다. 정신과 의사가 쓴 책이 아니기에 거리를 두고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한다는 것이 장점이다.

아주아주 예전에는 정상과 비정상의 구별이 없었기에 굳이 배제할 필요 없었고 같이 지내면서 살았다. 그런데 자본주의가 도입되고 노동력이 필요해지면서 이들을 돌보기보다 나머지 사람들이 일을 하는게 나아짐. 그래서 수용소가 필요해졌고 실제로도 그런 개념이 퍼지면서 정신병원이 증가하고, 환자들의 수가 통계적으로 늘어났다고.

정상성이란 것은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삶을 살아가는 어떤 이상형을 만들고 거기에 맞추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 그러므로 정상이냐 아니냐는 '사회적으로 잘 순응하고 적응을 하지 못하는 사람'을 낙인찍는 이데올로기의 도구가 되었다는 비판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저자의 할아버지는 "미국사회에서 정상에 대한 욕망이야말로 신경증의 본질'이라고 글로 썼다는데..그 맥락에서 이해가..어쨌든 정상에 대한 추구는 일종의 이상향을 추구하는 것이 되었고, 그렇지 못한 것은 어느새 수치스러운 것, 배제가 되는 것의 기준이 되니, 자본주의적 사회에서 무척 염려가 되는 일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이 책은 PTSD, 자폐증등에 대해서 매우 광범위하게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00병을 갖고 있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되는지, 사회적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인식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는 것등에 대해서. 그러면서 몸과 마음의 이분법이 신체의 문제와 심리의 문제를 나눠서 보게 하는 것이 주는 문제점을 강하게 비판한다.

보면서 깨알같이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

1) 에릭 에릭슨 부부에게 다운 증후군의 아이가 4번째로 태어났는데, 이들은 이 아이를 수치스럽게 여겨서 시설로 바로 보내버렸고 다른 아이들에게도 절대 알리지 않은 채 살았다. 두 사람은 수치심속에 살았다고. 21세에 닐은 사망

2) DSM을 체계화하는데 큰 역할을 했고 동성애를 정신질환 목록에서 뺀 스피걸이 실은 숨겨진 게이였다. 1981년 스피걸은 70세 생일에 가족들과 모였고, 이날 몇 해전 사망한 아내만 알던 비밀을 공개했는데 휴가 첫날 아침 자신의 연인을 공개하고 이미 그는 이미 결혼식전에 아내에게 자신의 성 지향성을 고백했었다고. 숨기고 살아왔던 것이다.

3) 자폐 역학 연구를 하는데 이들중 상당수 부모는 자신의 아이를 자폐가 아니라 반응성애착장애로 진단해달라고, 아니면 고쳐달라고 주장했다고. 왜냐면 자폐증으로 진단하고, 유전적이다..라고 알려졌으니, 그게 다른 건강한 형제나 가족의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여기게 되어서 차라리 환경적으로 잘 못키운 것, 좋은 환경을 주지 않은게 낫다고 여겼다고.

꽤 방대한 책인데 주말에 아주 재미있게 몰입해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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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정상은 없다. 로이 리처드 그린커 지음. 정해영 옮김. 메멘토 간행. 평점8점 | s*****m | 2023.05.05 리뷰제목
문화는 어떻게 비정상의 낙인을 만들어내는가.    책은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는 것은 문화라고 설명합니다. 정신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의사들이 전문성을 가지고 비정상을 구분한다고 하지만 결코 믿을 만한 진단이 아니었다는 것을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합니다. 정신과 심리를 처치하고 분석하는 의사나 심리학자도 사람이니 그들이 처한 환경에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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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어떻게 비정상의 낙인을 만들어내는가.

 

 책은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는 것은 문화라고 설명합니다. 정신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의사들이 전문성을 가지고 비정상을 구분한다고 하지만 결코 믿을 만한 진단이 아니었다는 것을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합니다. 정신과 심리를 처치하고 분석하는 의사나 심리학자도 사람이니 그들이 처한 환경에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이 크게 영향을 받은 환경을 저자는 두 가지를 들어 설명합니다. 사회체제인 자본주의와 체제의 운명을 건 전쟁입니다(공산주의 체제에서 정신질환은 어쨌을지는 없습니다. 그렇다는 말입니다^^;;)

 

 자본주의는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를 미덕으로 삼는 삶을 권장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력으로 살아남기’가 정상의 기준입니다. 노동자가 열심히 일을 하며 돈을 벌어 생활하지 못하면 비정상인 노동자가 됩니다. 이들은 모두 사회에서 격리되어야 합니다. 최초의 정신병원이 생긴 이유는 비정상을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도록 만드는 장치였는데  ‘애초에 뚜렷이 구분되는 별개의 정신 질환이라는 개념을 탄생시킨 시설’입니다. 스스로 일하며 살아남지 못하는 사람은 정신병자가 됩니다. 노숙자와 장애인이 비경제적이라는 이유로 정신병자가 되었을 것입니다. 개념이라는 것은 사람들이 만든 관념입니다. 관념이 바뀌면서 정신병원에 감금된 사람들은 이후 풀려납니다.

 

 전쟁은 체제의 운명을 건 싸움입니다. 젊은이들을 전장으로 보내야 하는데, 총을 쏠 군인들이 전쟁을 수행하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1차 대전 중, 군인들은 주로 언어장애, 보행장애를 호소하여 전쟁수행에 지장을 주었고, 2차 대전에서는 불안이나 우울증 같은 일반 정신장애로 인하여 어려움을 겪습니다. 전쟁을 수행할 수 없는 비정상인들에 대한 대처가 필요했습니다. 비정상을 정상으로 만들기 위한 낙인을 찍었지만, 그럼에도 전쟁 중 비록 한정된 시간 동안 불안과 우울증 같은 일반 장애가 많아지자 결과적으로 낙인이 감소되었다고 합니다.

 

 비정상이라는 판단은 낙인효과를 가진다고 저자는 설명합니다. ‘낙인은 낙인찍힌 자들에게서 나오지 않는 판단’입니다. ‘낙인은 그것을 찍는 사람들에게서 나온다. 병을 앓거나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되는 사람에게 가혹한 도덕적 판단의 불빛을 비추고는 그 사람이 만들어 낸 그림자만을 보며 그것이 실재라고 오해하는 사람들 말이다. 그 그림자는 대체로 낙인의 당사자와 그 가족까지 따라다닌다. 그림자는 떨쳐 낼 수 없는 제2의 자아처럼 그 사람의 연장된 부분이 되어, 본인조차 그것을 사실로 받아들이게 될 수 있다.’(487쪽)(플라톤의 동굴 우화는 289쪽에 인용됨) 동굴에 갇혀 그림자만을 본 사람에게 “저게 그림자가 아니냐?”라는 의문을 제기하지 말고 스스로 바뀌어야 한다, 너는 실패했다고 낙인을 찍는다는 설명입니다.

 

 지금도 기부를 위한 이웃 돕기 방송이 있습니다. 이 방송에 대한 반응 중 기억나는 게 있습니다. “본인이 무능하다는 고백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방송을 통해 동정과 도움을 유발하는 행동은 파렴치하다.” 동료 직원의 말이었습니다. 오래전 얘기입니다. 1945년 ‘젊은이들’이라는 저서를 낸 우생학자 어니스트 A. 후턴은 자선단체와 보호시설이 결함을 뿌리 뽑기보다 지속시켜서 인간성을 망친다고 오랫동안 주장했습니다. (210쪽) 후턴은 이 연구결과를 자신의 우생학이라는 렌즈로 해석해 사람의 육체와 정신은 분리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가난은 사람이 못나서 그렇다는 것이지요? 이런 낙인 익숙하지 않으십니까?  끔찍한 세상을 우리들은 통과했습니다. 빽도(빠꾸또) 하면 안 된다고 믿습니다.

 

 저자는 결론을 이렇게 맺습니다. ‘문화와 시대에 따른 가변성을 모두 고려할 때, 정신 질환에 대한 현재의 어떤 접근법도 최선의 또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가정한다면 어리석을 것’ (484쪽)입니다. 읽기가 쉽진 않았습니다. 1부와 2부 그리고 결론만 줄여 읽어도 무방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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