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 드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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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 드럭스

인류의 역사를 바꾼 가장 지적인 약 이야기

리뷰 총점 9.7 (4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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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 > 인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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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텐 드럭스 - '약, 제약산업, 사회', 숙명의 트라이앵글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g******g | 2020.12.04 리뷰제목
최근 2~3년전부터 ‘약, 약의 역사’과 관련된 도서가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 교양과학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금방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판매량 또한 나쁘지 않아 보인다. 하긴 내 서재만 봐도 관련 도서가 5종이나 되니, 꾸준히 확장되고 있는 교양과학 분야에서의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것은 아닌가 싶다.     이러한 ‘약’에 대한 관심은 감염병(코로나19)의 확산으로
리뷰제목

 

  최근 2~3년전부터 , 약의 역사과 관련된 도서가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 교양과학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금방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판매량 또한 나쁘지 않아 보인다. 하긴 내 서재만 봐도 관련 도서가 5종이나 되니, 꾸준히 확장되고 있는 교양과학 분야에서의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것은 아닌가 싶다.

 

  이러한 에 대한 관심은 감염병(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한 치료제, 백신 개발 등 일련의 주목받는 상황들의 몫도 있다고 생각되나, 비타민과 유산균 등 온갖 약들이 전시된 식탁을 생각하면 사실 그 이전부터 우리 사회는 과는 떼려야 뗄 수 없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약을 다루는 책들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약의 발견과 발명의 과정이 극적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약이 일상화된 사회가 된 역사적 설명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 현대인의 모습을 발견하기 때문은 아닐까. 

 

 ‘을 다룬 토마스 헤이거의 이 책이 출판 트렌드 속에서 출간된 비슷한 류의 책은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 또한 그랬을 것 같다. 하지만 운 좋게 이 책이 출간되기 직전 설파제를 중심으로 의학(제약산업)과 사회의 복잡한 상호 작용을 탁월하게 엮어낸 그의 전작 <<감염의 전장에서>>을 읽었기에, 이번 책에서도 약과 사회에 관한 그만의 관점을 접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그리고 역시나!

 

  토마스 헤이거는 현대사회의 이러한 경향을, 저자의 표현을 빌자면 현대인이 어떻게 호모 파르마쿰(약을 만들고 복용하는 종)’이 되었는지를, ‘약 권하는 사회가 도래한 과정에 초점을 맞추어 서술하고 있다. 한 장에 하나의(한 종류의) 약을 다루고 있는 점은 (제목대로 약이 10종류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다른 책들과 유사하나, 소재의 선정 면에서 조금 독특하다. 다른 책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설파제, 비아그라의 탄생 이야기도 있으나(아주 재미있다), 아스피린이나 비타민, 페니실린에 대해서는 거의 다루지 않는다. (미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것으로 보이는 항정신병약과 아편과 헤로인 등의 아편 유사제’, 콜레스테롤의 생성을 억제하는 스타틴에 대해서는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다.


  누군가 이 책 어때?’라고 물어본다면 주저 없이, ‘재미있어, 강력 추천!’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다른 책들과 비교하면 어때?’라고 물어본다면 다른 책들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 , 제약산업과 인간, 사회의 복잡다단한 관계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대답할 것이다. 6장에서 약 한 알로 기분, 감정, 행동까지 바꾸는 항정신병약들에 대해 던지는 질문은 인간 존재와 인간의 의식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게 만든다.

 

가장 중요한 의문은 향정신병약들이 우리는 누구인가우리는 의약품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가에 대한 우리의 의식을 어떻게 바꿨는가?”라고 하ㄹ 수 있다. 만약 우리의 기분, 감정, 정신능력이 본질적으로 화학적일 뿐이라면, 우리는 화학-, 약물-을 이용해 그 모든 것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214p).

 

  무엇보다 이 책의 백미는 아편유사제를 다루는 8, 개인적 경험에서 비롯한 스타틴을 다룬 9장이다. 이 두 장은 미국사회(미국인)와 제약산업의 현실을 가감없이 드러내고 비판한다는 측면에서 다른 책들과 뚜렷이(!) 구별된다(미국을 중심으로 한 내용이지만, 우리의 현대 사회와 제약산업에 대한 비판이다).

 

  토마스 헤이거는 세계 인구의 5퍼센트 미만인 미국인들이 전 세계 아편유사제의 80펴센트를 소비하고 있다는 사실이 충격적인 듯하다. 그는 왜 아편유사제가 그토록 미국사회에서 판을 치는지 따져보고 다음과 같이 결론 내린다. 아편 중독을 완화하기 위해 제약사가 새로 내놓은 제제, 재활센터의 프로그램, 정부의 새로운 계획 모두 빛 좋은 개살구일 뿐으로 이는 시장을 좌지우지 하는 것은 이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단기적인 치료를 강조하는 미국 의료체계의 구조, 이윤증가에 눈이 먼 미국 경제, 자유를 사랑하는 국민선 등 그 원인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제약산업에 대한 비판은 스타틴에서 더욱 날이 서있다. 스타틴을 처방 받으라는 메일에 분노(?)한 저자는 스타틴에 대한 탐구로 이어졌고, 스타틴의 효능에 대한 광고는 과장이라고 결론짓는다. 스타틴의 광범위한 사용은 상당 부분 제약회사들의 교묘한 이윤추구 행위에 있음을 지적한다.

 

간단히 말해서 오늘날의 대형 제약사들은 짭짤한 이윤은 약속하는 치료법에 대한 증거를 들이대는 데 일가견이 있고, 부정적 증거를 깔아뭉개는 데 능란하며, 의사와 대중에게 제품을 선정하는 데 탁월한 솜씨를 발휘한다(297p).

 

  9장 마지막 부분에서는 스타틴이 우리 사회에 제기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는데, 호모 파르마쿰이 되어버린 우리 사회와 인간들이 다시 한 번 되돌아보아야 할 지점이라 생각한다. 어쩌면 토마스 헤이거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도 바로 이것이 아닐까 싶어 간단히 인용하는 것으로 글을 마치고자 한다.

 

첫 번째 이슈는 삶의 의료화, 쉽게 말해서 뭐든 약으로 해결하는 사회에 관한 것이다... 우리가 한때 간단히 셀프로 처리했던 항목을-이를 테면 생활 방식 선택, 경미한 건강상 문제, 독특한 개인적 취향-이 오늘날에는 치료할 수 있는 질병으로 변해버렸다....


두 번째 이슈... 스타틴이 까다로운 개인적 선택을 회피하기 위한 수탄으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스타틴과 같은 약물은”.. “건강의 영역에서 노력, 책임, 보상을 잇는 연결고리를 단절한다.” (316~319pp에서 부분 발췌)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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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텐 드럭스(Ten Drugs) - 토머스 헤이거 평점9점 | g*******7 | 2020.12.13 리뷰제목
국내 코로나 19 확진자가 이제 1000명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사회적 불안이 점점 커지고 있다. 백신이 개발되었다는 소식이 속속 들려오고 있지만, 부작용에 대한 의심 때문에 언제쯤 실제 접종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이다. 백신을 개발한 제약회사에서 면책권을 요구하고 있기에 그 의심은 더욱 커져만 간다. 개인적으로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아직 안전성이 확보되
리뷰제목

 국내 코로나 19 확진자가 이제 1000명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사회적 불안이 점점 커지고 있다. 백신이 개발되었다는 소식이 속속 들려오고 있지만, 부작용에 대한 의심 때문에 언제쯤 실제 접종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이다. 백신을 개발한 제약회사에서 면책권을 요구하고 있기에 그 의심은 더욱 커져만 간다. 개인적으로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아직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 19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하여 어쩔 수 없이 접종하는 사태가 아닌가 싶다. 이처럼 코로나 19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또는 치료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약이 우리의 생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를 다시 한 번 체감하게 된다. 『텐 드럭스』는 이러한 약에 대한 관심과 함께 미처 알지 못한 약에 대한 다양한 내용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꼭 읽어보고 싶었다.

 

 사실 이전에도 인류의 역사를 바꾼 약에 대한 몇 가지의 책을 읽으면서 이 책도 페니실린, 아스피린과 같이 인류에 획기적인 영향을 끼친 약에 대하여 설명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약의 개발과 그 효능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약이 직간접적으로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으며, 또 연구 및 개발 과정에서 미처 알지 못한 사실과 약의 기본적인 역할 이외의 의미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무척 흥미롭다.

 

 천연두를 극복하기 위하여 정기적으로 인체의 피부에 백신을 접종하는 종두법은 영국의 제너를 떠올리기 쉽지만 이 책에서는 《레이디 메리의 괴물》이라는 소제목과 함께 레이디 메리의 업적으로 다루고 있다. 1700년대 초반 그녀 역시 천연두를 앓으면서 비록 목숨은 유지할 수 있었지만, 얼굴에 상처를 가진 채 살아야 했는데, 남편을 따라 오스만제국에 가게 된 그녀는 당시 그곳에서 이루어지던 '접붙임'이라는 시술에 흥미를 갖게 된다. 오스만제국에서는 천연두를 앓는 사례가 거의 없었는데, 레이디 메리는 그것이 천연두 물질을 상처를 내서 상처에 묻히는 '접붙임'이라는 시술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며칠이 지나면 살짝 앓기는 하지만, 이내 건강을 회복하고 이후 천연두에 걸리지 않게 되는 이 시술은 이미 천연두를 앓았던 레이디 메리의 입장에서는 대단한 것이었다. 그녀는 그 시술에 대한 확고한 믿음으로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신의 자녀들에게 시술을 하였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당시 유럽의 국가는 오스만제국을 자신들보다 미개하다고 생각하였으며, 또 레이디 메리가 여성이기에 그녀가 주장하는 이러한 시술을 부정적으로 바라보았다. 나중에는 그 효과를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 시술을 하였는데, 의사들은 돈을 벌기 위하여 일부러 시간을 늘려 접종을 장기화하여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기까지 한다. '종두법'으로 유명한 제너 역시 어렸을 때, 이 시술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 시술은 일부러 상처를 내는 것과 또 쓸데없는 시술과 함께 장기간 이루어졌기 때문에 제너는 이 시술에 대하여 좋지 않은 감정을 갖게 되었고, 훗날 자신만의 '종두법'으로 이를 개선하였으니 실질적으로 유럽에 천연두를 예방하기 위한 접종과 관련해서는 레이디 메리의 역할이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좀 더 생각해보면 '종두법'의 기원은 이미 오스만제국에서 찾을 수 있다는 점 역시 역사에서는 그간 잘 다루지 않았다는 것 역시 간과할 수 없다. (역사를 비롯한 인류의 발자취를 기록하는 것에 서양을 부각시키는 현실은 여전하다.)

 

 '중독성은 없고 진통 효과만 있는' 약을 개발하는 것은 이 분야에서는 성배를 찾는 일이나 다름이 없었다. 흔히 모르핀과 헤로인의 중독을 부정적으로 바라보지만, 애초 이들 약품은 진통 효과를 개선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약이었다. 이처럼 약은 확고한 목표를 위하여 그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안전한 상태로 개발하는 것을 그 근본적인 목표로 하고 있는데, 피임약의 개발은 그와는 다소 다른 목적에서 출발한다. 피임약의 가장 큰 목적은 임신을 피하기 위함인데, 이것이 가져오는 효과는 여성의 사회적인 활동을 보다 더 확대시킬 수 있다는 사회적인 효과와도 연결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약을 개발하는 과정은 단순히 의학적, 생물학적인 것에 머무르지 않았다. 보수적인 사회에서 피임 자체를 죄악으로 여기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극복해야 했는데, 이 과정에 여성 운동자와 자본가가 적극적인 지원을 하였다는 점에서 피임약의 개발은 애초 사회적인 목적을 염두에 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비아그라'는 어떨까? 애초에 이 약이 발기부전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되었을까? 사실 비아그라는 심장 협심증을 고치기 위한 약의 개발 과정에서 나타난 부작용 때문에 생겨난 약이었다. 원래 개발 목표였던 심장 협심증을 고치는 것에는 효과가 크지 않았지만, 약을 복용한 사람들이 뜻하지 않게 발기되는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한다. 따라서 이 약은 원래의 목적을 감안한다면 폐기되어야 했겠지만, 오히려 이 약의 부작용에 주목하여 그 부작용이 목적이 되면서 '비아그라'가 탄생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약의 개발에 있어서 우연한 발견 또는 뜻하지 않았던 부작용이 오히려 약의 성공적인 개발로 이루어진 사례는 적지 않았다. 항생제의 대표라 할 수 있는 페니실린의 발견 역시 우연히 발견한 푸른 곰팡이 때문에 이루어지지 않았던가?

 

 이러한 의도치 않은 약의 개발은 분명 흥미로운 이야기지만, 단순히 흥미에만 그치지 않음을 저자는 지적한다. 오히려 '비아그라'의 흥망사를 통하여 제약업계와 관련된 교훈을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 제약회사들은 생존하기 위해 비아그라와 같은 특급 블록버스터를 필요로 한다.

▶ '장기집권하는 블록버스터'를 만드는 최선의 방법은 '만병통치약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제약회사 역시 이윤을 추구하는 입장이니 회사에 이윤을 제공하는 약을 개발하는 것이 그들의 최우선적인 목표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만병통치약'을 일부러 만들지 않는 것은 아니겠지만, 제약회사 입장에서 근본적인 치료보다는 증상을 완화시키는 약에 관심을 갖는 것 역시 사실이다. 물론 그렇다고 제약회사가 근본적인 치료에 도움이 되는 약을 외면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약을 개발하는 과정에 드는 많은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서 그들 역시 끊임없이 수익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일단 증상을 완화시키는 약의 개발 역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제약업계의 현실을 보면 약과 치료제, 백신에 대한 음모론도 어느 정도는 납득할 수 있지만, 그래도 약이 인류에 끼친 긍정적인 효과는 무시할 수 없다. 더구나 약은 지속적인 연구와 개발이 필요하다. 1980년대에 등장한 '스타틴'에 대한 설명은 약의 효능이 영원하다고는 볼 수 없는 저자의 생각으로 이어진다. '스타틴'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획기적으로 낮춰주는 약이기 때문에 점점 운동이 부족하고 많이 먹는 현대인에게는 환영받는 존재였다. 해마다 콜레스테롤 수치 중에서 HDL보다는 LDL이 증가하는 건강검진표를 보면서 한숨을 내쉬는 나의 입장에서 아직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약을 복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먹는 것만으로도 LDL 수치를 낮출 수 있다면 확실히 반가운 소식일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최근의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무조건 LDL 수치가 높다고 나쁜 것은 아니며 '스타틴'의 복용보다는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을 피력하고 있다. 즉, 우리 몸의 상태를 단순히 수치로 정확히 파악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에 자신의 몸에 특별한 이상 증상이 없다면 굳이 약을 복용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감기에 잘 걸리지 않지만, 왠만해서는 병원에 가질 않는 편이다. 감기에 대한 치료제는 없기 때문에 푹 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임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장에 다니면 마냥 쉴 수만은 없으니 버티다 못해 가끔 병원에 갈 때가 있다. 내가 자주 가는 병원의 의사는 왠만해서는 항생제 처방을 하지 않는다. 과거 감기에 걸리면 병원에서 너무나 쉽게 항생제 처분하는 것이 뉴스를 통하여 나왔었는데, 이 의사는 나름 감기의 정도를 보고 항생제 투약을 결정하고 있으니 무분별한 항생제 복용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보니 그리 많이 가지는 않았지만, 감기 때문에 그 병원에 여러번 갔지만 항생제 처방은 단 한 번도 받지 않았고, 감기도 시간이 지나면 사라졌다. 인간에게 유익한 목적을 위하여 만들어진 것이 약이지만, 수많은 사람들에게 그 약이 동일한 효과를 발휘할 수는 없기 때문에 약을 적절히 복용 및 투약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텐 드럭스』라는 제목 때문에 10가지 약에 대한 설명에 그칠 것 같지만, 각각의 약이 어떻게 개발이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과정을 예리하게 묘사된 캐릭터와 놀라운 반전을 통하여 서술하고 있기 때문에 미처 알지 못했던 약과 관련된 다양한 내용들을 접할 수 있다는 점은 이 책만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일종의 '약 연대기' 성격의 과학책으로서 이제는 일상에서 누구라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약에 담긴 다양한 의미를 전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책이다.

 코로나 19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이 책에서 다루는 약의 개발에 관한 내용을 읽으면 분명 코로나 19에 대한 백신과 치료제도 개발될 것이다. 다만 그것이 언제가 될지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지만, 그래도 이 책의 내용에 뒤이어 곧 코로나 19의 치료제 역시 다뤄질 날을 기대해 본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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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의학사와 오늘날의 세계를 형성한 약물들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n*****m | 2020.11.19 리뷰제목
한 질병에 대한 약에 대해 지금과 같이 이렇게 전 세계가 초미의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논평하는 경우는 처음일 것이다. 그러나 약 하나가 역사의 진로를 바꾸어 놓은 경우는 많았다. 다만 그것의 진행 상황을 전 세계인이 지켜보지 못했을 뿐이다.   토머스 헤이거는 능수능란한 솜씨로 인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약 10여 가지를 다루고 있다. 사실 이런 주제를 가지고 나온 책들
리뷰제목

한 질병에 대한 약에 대해 지금과 같이 이렇게 전 세계가 초미의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논평하는 경우는 처음일 것이다. 그러나 약 하나가 역사의 진로를 바꾸어 놓은 경우는 많았다. 다만 그것의 진행 상황을 전 세계인이 지켜보지 못했을 뿐이다.

 

토머스 헤이거는 능수능란한 솜씨로 인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약 10여 가지를 다루고 있다. 사실 이런 주제를 가지고 나온 책들은 많다. 누구라도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가 아닌가? 그런 약들의 개발 과정이라든가, 그 이면에 숨은 이야기는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이야깃거리가 된다는 것을 그런 책들을 통해서 충분히 파악해왔다. 그렇다면 공기의 연금술감염의 전장에서에서 그 역량을 확실하게 보여준 글쟁이 토머스 헤이거는 이 흥미로우면서도, 어쩌면 따분할 수 있는 주제를 어떻게 다루었을까?

 

일단 토머스 헤이거는 각 장들을 일률적인 분량으로 나누지 않았다. 클로랄하이드레이트와 같은 최면제를 다룬 3미키핀10여 쪽에 불과한 반면, 클로르프로마진(CPZ)에서 비롯된 정신병약을 다룬 6지구상의 마지막 미개척지는 거의 50쪽이다. 그것은 어쩌면 관심의 정도일 수도 있고, 영향력의 정도일 수도 있지만, 약에 대해서 쓰는 데 좀 자유로워지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중요하게는, 가장 널리, 그리고 가장 자세하게 소개되는 약들은 제외했다. 아스피린이나 페니실린과 같은 약이다(페니실린은 설파제를 다룬 5마법의 탄환에 등장하지만, 조연의 위치일 뿐이다). 그가 그런 약들을 제외한 이유로 든 것은 이미 식상하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그러면서 이 책은 상당한 변별력을 가지게 되었다. 남들이 전혀 하지 않은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반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면서 그가 더 많은 분량을 두고 쓰고 있는 약은 바로 아편과 아편으로부터 나온 약들, 그리고 그것에 대한 중독을 치유하기 위한 또 다른 아편제들이다. 그냥 흥미로워서일까? 아니다. 이것들에 대한 얘기는, 그 자체로는 역시 식상할 수 있는 얘기지만, 이것들이 고리로 이어지면서 결국에 다다른 지점은 약의 중요한 특성과 현대 제약 산업의 성격이다.

 

우선 약의 특성인데, 그건 세상에는 무조건 좋은 약도 없고, 무조건 나쁜 약도 없다는 것이다. “서곡에서 설명하고 있고, 본문에서도 여러 차례 언급하고 있는 것이 바로 소위 자이거 사이클(Seige cycle)’이다. 신약이 나오면 그 효과에 대해 과도한 찬사와 함께 광범위한 채택이 유도된다(1단계이자 허니문 기간). 그런 다음 그 약의 위험성이 지적되면서 처음의 신드롬이 가라앉고 의심이 깊어진다(2단계). 3단계는 그 약의 효능에 대해서 올바르게 이해하게 되고, 부작용에 대해서도 이해하면서 균형 잡힌 태도를 가지게 된다. 토머스 헤이거는 대부분의 약이 이 사이클은 갖는다는 것을 바탕으로 약의 진화를 보여주고 있다. 그런 것의 대표적인 게 바로 아편을 비롯한 약이라는 것이고, 아직도 그 주기가 완성되지 못했다는 게 토머스 헤이거의 관점인 듯하다.

 

제약 회사에 관해서는 그들이 을 중심으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나도 수없이 얘기해온 것이지만) 커다란 제약회사들이 지금은 항생제 개발이 크게 투자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새로운 항생제 개발이 더뎌진 이유로 낮은 열매를 다 따먹어버려서(, 이제 새로운 타겟을 찾기가 힘들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 항생제는 감염을 치료해버리기 때문에 제약회사에 꾸준한 돈벌이가 되지 못해서라는 게 아주 설득력 있는 이유이다. 그래서 제약회사들은 오랫동안 약을 먹어야 하는 만성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약효가 대체로 미미한약들을 개발하는 데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 흐름은 거스를 수가 없지만 약을 권하는 사회가 되어버린 상황은 씁쓸하기만 하다.

 

그러나 토머스 헤이거가 제약회사를 고발하기 위해서 이 책을 쓴 것은 아니다. 다만 의학사와 오늘날의 세계를 형성한 약물에 대해서 재미있게 읽고(일단은 그게 우선이다), 그 흐름을 이해함으로써 조금은 약에 대해서 주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을 갖고 있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약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 그럼에도 일반인들은 그 약들이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서 내 목구멍까지, 혹은 내 살갗까지 도달했는지 모른다. 복잡하기도 하고, 전문적이기도 하지만, 또 한 가지 이유에는 의도적인 은폐도 있다고 본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관심이고, 최소한의 행동이다(토머스 헤이거의 경우 그 관심이 행동으로 나타난 것이 스타틴에 대한 것이었다).

 

9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9 댓글 3
종이책 버라이어티한 유혹적 약 연대기 평점10점 | k**u | 2020.12.05 리뷰제목
초기 인간의 천연 약물 발견에서부터 21세기 오늘 특정 질병을 향한 항체 약물의 개발에 이르는 약(drug)의 문화사라 할 수 있는 이 약물들의 미니 전기에서 약의학사를 바꾼 약물들의 진화와 이에따른 제약 산업의 성장, 그리고 이들의 규제 방식 속에서 무엇보다 인간 태도의 변화에 주목하게 된다. 몸의 불편함, 괴로움에 저항하고 쾌락, 행복감을 추구하려는 그 본능적 욕구와 사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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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인간의 천연 약물 발견에서부터 21세기 오늘 특정 질병을 향한 항체 약물의 개발에 이르는 약(drug)의 문화사라 할 수 있는 이 약물들의 미니 전기에서 약의학사를 바꾼 약물들의 진화와 이에따른 제약 산업의 성장, 그리고 이들의 규제 방식 속에서 무엇보다 인간 태도의 변화에 주목하게 된다. 몸의 불편함, 괴로움에 저항하고 쾌락, 행복감을 추구하려는 그 본능적 욕구와 사회라는 공동체 규약과의 투쟁의 역사로서. 


기술적, 제도적 전환을 야기한 십여 종의 약물 소개와 함께, 발견과 개발에 얽힌 흥미진진한 일화들, 그리고 천재의 즉흥적 영감에 의존한 우연한 발견에서 조직적 신약 개발로 이어지는 1930년대까지 의약치료라는 것이 "선사 시대의 치유 관행보다 나을 게 없었"으며,  "무당만큼이나 무력한 존재"였다는 사실에 이르기까지 생생한 스토리가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지니며 시종 책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게 할만큼 매혹적이다. 


어쩌면 약물에 대한 초기 인간의 요구가 '기쁨을 주는 식물, 마법의 즙'으로 불리는  '아편(Opium)'이라는 천연 약물에서 시작되었듯이 삶이란 생래적 고통이라는 지긋지긋한 여정을 벗어나려는 욕망일 수 밖에 없었다는 점과 상통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다시말해 "행복한 느낌, 들뜬 기분, 꿈으로의 초대"라 할 수 있는 아편의 식물학명인 '파파베르 솜니페룸(papaver somniferum)'이 지배하고 있는 '유혹적인 효능의 종합세트'를 이 책이 닮았다는 것이다. 마법처럼 빨려들어가는 보기드문 자연과학 도서라 정의해도 그리 왜곡된 이해는 아닐 것이다. 



책의 첫 번째 소개 약물을 양귀비꽃 꼬투리에서 추출한 아편으로 시작하는 것은 이 천연약물이 19세기까지 인류의 거의 독보적인 만병통치약이었다는 점이다. 뿐만아니라 1806년 독일의 약사 견습생 제르튀르너가  16세기 연금술사 이븐시나의 '여과,증류,승화, 결정'이라는제약기술(al-chemie)의 확장과 영국 의사 토머스 시드넘의 야편 함유량 표준화 시도이래, 효능을 함유하는 화합물을 분리 추출하여 오늘날 '모르핀(morphine)'으로 불리는 프린시피움 솜니페룸을 처음으로 분리 정제해내는데 성공함으로써 현대 사회에 이르는 각종 진통제와 마취제는 물론 항정신치료제에 이르는 약물 개발의 근원으로 작용되었다는 측면 때문이다. 


아마 인류의 역사와 그 궤적을 같이하는 약물은 아편에서 추출한 알칼로이드 화합물에서 시작되어 코데인, 헤로인, 각종 항히스타민제까지 그 뿌리인 아편을 넘어서는 것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약물의 어두운 면인 중독성은 과학자들, 인간사회를 지금까지 괴롭히는 난제이다. 모르핀이나 코데인, 헤로인 등은 중독성을 줄이거나 없애고 진통 효과만을 발견하고 싶어했던 인간적 노력의 산물이랄 수 있다. 


"약물의 역사중 상당부분은 오류, 사고, 행운에 뿌리박고 있다."   - 12쪽에서


염료 제조업체였던 독일의 바이엘(Bayer)이 시장포화를 벗어나기 위해 돈 되는 화학제품을 궁리하던 끝에 아세틸기에 우연히 버드나무 껍질 분리물질을 붙여 탄생시킨 해열진통제 '아스피린(Aspirin)'이나, 스코틀랜드인 '플레밍'이 곰팡이균에서 발견한 페니실린처럼 우연성에 의한 발견은 훗날 '제너의 종두법'이라 불리는 귀족부인 '메리 피어폰트'의 예리한 눈썰미에 의해 천연두 세균을 피부에 접붙임함으로써 면역반응의 아이디어를 실천한 것처럼 탁월한 관찰력과 집요한 노력의 산물임 또한 부정할 수는 없다. 


이러한 우연성의 사례는 1990년대 말 쏟아지듯 개발되어 출시된 항정신병약인 세로켈, 자이프렉사, 아빌리파이의 근원 처럼 1950년대 프랑스 군의관 출신인 '앙리 라보리'의 수술쇼크사를 줄이기 위한 인간 체내 스트레스 화합물 조절 방법 강구에서 비롯된 항히스타민제가 있다.  악명높은 프랑스 생탄느 정신병원의 병원장 '장 들레'에 의해  사용되어 정신질환자들의 진정 효과를 나타냄으로써 새로운 신경조절제로 둔갑한 것이나,  결핵치료제 연구중 실험약 복용환자가 춤추는 것에 주목한 것이 항우울제 '프로작'의 원조인 프로지니아드를 발견하게 된 것 등과 같이 무수하다. 그럼에도 이러한 우연성조차 검증된 팩트가 계속 누적되어 논리적, 합리적으로 작용되는, 즉 "확신, 비판, 검증, 수정이라는 팩트 도서관의 번창"과 같은 인류 사고(思考)의 보고에 기초하고 있음을 간과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약물의 진보가 인류의 진지한 노력이라는 열의와 행운이라는 긍정적 가치만을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다. 천연두균의 접붙임이라는 면역효과의 안전성과 효능의 증명을 위해 "거부할 힘이 없는" 감옥의 죄수, 고아원의 아이들, 정신병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한 것이라든가, 이윤추구에 우선을 둔 약물 효과의 과대 선전과 판매, 부작용의 은폐, 기저 질환으로서의 질병 치료보다는 가시적인 증상 치료에 집중하는 현상은 의료적 본래의 지향을 왜곡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오늘날의 많은 약물들이 넓은 의미에서 아편제에 기초하고 있다는 측면은 약물 중독에 대한 인간 개체와 사회 구성체(제약사, 정부기관, 병의원등)들 전반에게 생명의 의미를 진지하게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


아마 이같은 약물 오남용과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이윤동기와 쾌락에 대한 갈망이라는 인간 본연의 욕망 억제의 다른 표현일 것이다. 약물 통제와 관련한 법규가 1906년 미국에서 최초로 통과되고, 1924년이 되어서야 약물중독에 대한 도덕적 결함이냐,  질병이냐에 대한 논란을 종식시키는 일명 해리슨법(마약 방지법)이 제정되었다고 하는 것은 오늘날의 현대적 약물 처방의 관례가 자리잡기 시작한 것은 인류의 오랜 역사에 비해 불과 1세기 남짓할 정도로 짧다고 할 수 있다. 여전히 아니 오히려  인간의 삶을 의료화하고 약물을 권하는 술책은 더욱 풍선처럼 부풀어 인간을 아주 적은 심리적 불편감에도 저항력을 발휘하지 못할 정도로 취약하게 구조화하고 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1930년, 록펠러 재단은 분자생물학, 정신생물학 분야에 집중 투자했다. .... 

여간해서 해체되지 않는 세상, 사업하는데 더욱 유리한 세상을 건설하고 싶어, 

사회적 통제의 첫걸음을 내딛었다."    - 221쪽에서 변형 발췌


쳔연 약제에서 연금술적 아이디어의 확장, 그리고 분자화학으로, 나아가 100퍼센트 합성화합물 약제의 개발이라는 요소분자 합성기술로, 정신 약리학 시대를 열고, 인체 내 수용체의 발견과 면역계라는 생명과학으로서의 생물학적 약제의 개발에 이르는 약물의 진화는 인간 생명에 대한 존엄과 안전성, 삶의 쾌적성이라는 선(善)한 의지의 실천이라는 경로임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1930년대에 진입하면서 어쩌면 이러한 순수한 시선으로만 이해할 수 없는 요인들이 약물 개발의 권력이 있음을 간과할 수만은 없게 한다. 


항생제나 특정 백신의 개발과 같은 질병 치료제는 한시적인 사용에 그침으로서 기업을 비롯한 경제적 과실을 최대화하려는 집단에게는 매력적인 행위가 아니다. 이윤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기업자본은 인간 욕구를 조정, 통제하고 싶어한다. 1930년 록펠러재단의 투자는 이러한 자본주의적 욕망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전형적인 일례라 할 수 있다. 결국 장기적으로 끊임없이 팔려나가는 블록버스터급 약물의 개발이라는 지향점은 세균, 암, 특정 질환을 야기하는 질병 등 기저질환 치료제의 개발보다는 소위 삶의 질 개선제라고 부르는 피임약, 비아그라와 같은 발기부전 치료제, 콜레스테롤 저감제 등 끊임없이 처방될 수 있는 돈 벌이로 전환한 제약산업의 현실이 그 실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인간 질병의 치료에 요구되는 전통적 덕목인 헌신과 과학적 이타주의를 교활하게 무너뜨린 미국의 제약업체 위스타의 '단클론항체' 제약기술의 특허출원 사건은 약물 정보의 개방적인 공유와 인류의 동료애라는 약물 개발사의 오랜 연대의식을 한 순간에 파괴했다. 1984년 노벨생리의학상 공동수상자인 '밀스테인'과 '쾰러'는 인체의 가장 강력한 방어체계인 혈액 정제 기술을 통한 최초의  바이오 테크놀로지로써 순수정밀 의약품 완성을 하고, 일체의 기득권 포기와 함께 그 내용을 세상에 알렸다. 


위스타는  밀스테인으로부터 기법 전수를 받은 후 자신들이 특허권을 출원한 것이다. 밀스테인의 영국은 오히려 단클론항체 개발에 대한 특허권 재난을 당한 것이다.  이 기술(단클론항체)에 의거한 난치성 자가면역 치료제는 주사 한 대에 1000달러(120만원) 이상이라는 고가의 약제이다. 난치병(관절염, 크론병 등) 치료가 인류애에 입각한 저렴한 치료가 불가능하게 된 것이다. 부자들 아니면 엄두도 내지 못하는 치료제가 되어버린 것이다. 약물 가격의 이러한 왜곡 뿐아니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어주는 약물(스타틴)은 저자가 한 개의 장을 할애하여 그 무용성을 서술하고 있듯이  제약사와 의사들이 자신들의 이익추구를 위해 결합한 대표적인 불요 약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의 우리네는 건강 염려증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각종 미디어 매체는 건강 관련 프로그램으로 가득 차있다. 제약사는 의사들에게 각종 세미나와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이해를 같이하는 이들은 난무하는 정보에 세뇌된 현대인의 취약해진 불안과 경미한 통증에 처방전을 뿌려댄다. 이젠 멀쩡해도 치료하는 질병의 범위를 무한히 넓혀 놓았기에 아프거나 위험에 처해있다고 스스로 진단한다.  정말 약권하는 사회가 도래한 것이다. 제약산업의 상당부분이 온통 이윤 추구에만 몰두하고 약물의 종류를 왜곡하는 지경에 처해있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공공선을 추구해야 한다고 외치는 것은  공허한 울림일지도 모르겠다. 


약물이 우리들의 건강을 해치거나 왜곡하기만 한다는 것이 아니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여념없는 제약업체들과 약의학자들이 있으며, 분자생물학을 비롯한 생명과학분야의 희생적인 연구 개발자들의 노고가 있음을 잘 알고 있다. 다만 우리들의 약물에 대한 인식의 전환은 제약산업의 이윤 동기를 변화시킬수도 있다는 것이다. 저렴하고 보편적인 치료가 가능한, 난치병 치료제의 개발에 민간 기업만이 아니라 정부를 비롯한 공공기관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대인 것 같다. 이 엄청난 흡입력을 지닌  버라이어티한 약의 연대기는 이처럼 재미 속에서 넘쳐나는 통찰력을 안겨준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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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인류의 역사를 바꾼 가장 지적인 약 열 가지, 텐 드럭스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h*******c | 2020.11.28 리뷰제목
토머스 헤이거는 과학과 의학 그리고 그 뒷이야기를 팩트에 기반하여 풍부한 상상력과 능준한 필력으로 독자를 매료시킨다. 그는 미국화학회가 수여하는 최고 과학저술상과 미국국립과학·의학·공학 아카데미가 수여하는 커뮤니케이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 신간은 동아시아에서 펴내는 헤이거의 두 번째 저작이다. 지난 5월 ‘최초의 항생제, 설파제’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리뷰제목

 

토머스 헤이거는 과학과 의학 그리고 그 뒷이야기를 팩트에 기반하여 풍부한 상상력과 능준한 필력으로 독자를 매료시킨다. 그는 미국화학회가 수여하는 최고 과학저술상과 미국국립과학·의학·공학 아카데미가 수여하는 커뮤니케이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 신간은 동아시아에서 펴내는 헤이거의 두 번째 저작이다. 지난 5최초의 항생제, 설파제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감염의 전장에서가 출간된 바 있다. 국내에 처음 소개된 것은 공기의 연금술(반니, 2015)을 통해서였다. 나는 개인적으로 헤이거의 저술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었다.

 

약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전문가들이 독자가 알기 쉽게 풀어내고 있다. 가령 위대하고 위험한 약 이야기, 세계사를 바꾼 10가지 약, 인류에게 필요한 11가지 약 이야기, 일상을 바꾼 14가지 약 이야기, 인류를 구한 12가지 약 이야기등이 그렇다.

 

저자는 원래 과학자룰 꿈꾸며 대학원 석사과정에서 연구하다가 적성에 맞지 않아 작가로 전업했다고 한다. 현재 그는 오리건대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이번 책에서 저자는 인류가 지금껏 개발한 약 5만 개의 약 중 인류에게 큰 영향을 미친 열 가지를 골라 인문학적으로 성찰한다. 그에 의하면 인류는 약 덕분에 평균 수명이 수십 년 늘어났지만, 약 부작용으로 고통 받거나 사망한 사람도 많은 등 어두운 면도 간과할 수 없다.

 

지난 60년 동안 미국인의 평균 수명은 매년 2개월씩 연장되어 왔는데, 그 대부분은 약물 덕분이었다. 우리는 백신 덕분에 천연두와 같은 해묵은 적을 소탕했고, 이제 폴리오를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 공중보건 노력과 더불어, 처방약은 우리의 삶을 연장하고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향상시켰다. 그렇다고 해서 커다란 위협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합법적·불법적 경로를 통한 약물 남용은 매년 64,000명의 목숨을 앗아 가고 있는데, 이는 베트남 전 기간 동안 미 육군의 연간 사망자 수를 앞지른다.” - 서곡에서

 

책에서 다루는 약은 엄밀히 말하자면 손에 꼽듯이 셀 수 있는 열 가지가 아니다. 왜냐하면 어떤 장은 단일 화합물에 집중하는 데 반해, 어떤 장은 약물이 속하는 화학적 그룹을 다루기 때문이다. 저자는 ‘10여 개라고 말한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주제는 제약 산업이다. 그는 몇몇 거대 제약 산업이 지배하는 세계 약제 시장의 현실과 이에 따른 부조리도 고발한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그가 수조 달러 규모의 제약 산업을 구약 성서에 나오는 힘이 센 초식동물 베헤모스라고 빗대 부르는 것이다. 레비아탄이 바다의 마수라면, 베헤모스는 육지의 마수다.

 

▲ 베헤모스’(위)와 '레비아탄'(아래)이 함께 그려진 삽화 

 

이처럼 헤이거는 전문적인 지식과 함께 깨어있는 정신으로 독자에게 읽는 재미와 통찰하는 즐거움을 동시에 안겨준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사실을 대면하거나, 아니면 그냥 스쳐 지나갔던 것들이 다시 떠오르면서 어떤 영감을 불러일으켰다. 가령 다음과 같은 대목이다.

 

설파제가 처음 등장한 후부터 1960년대 말까지 30년 동안 20가지 계열의 항생제가 개발되었고, 새로운 계열의 항생제가 출시될 때마다 다양한 상품명을 가진 항생제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그 이후 50년 동안 개발된 항생제는 두 가지 뿐이었고, 항생제 개발에 투자된 금액은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거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 217

 

헤이거가 위에서 든 그럴 만한 이유는 무엇일까? 두 가지다. 첫째는 낮게 드리운 열매가 이미 모두 수확되었기 때문이다. 즉 손쉬운 표적들을 모두 써먹은 지 오래됐다. 둘째는 돈이다.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하는 데 드는 비용은 막대하지만 수익이 별로 나지 않는다. 특히 감염성 질환은 몇 주 동안 치료받고 나면 더 이상 항상제를 복용할 필요가 없다.

 

우리말로 옮긴 양병찬 번역 작가는 약사 출신이다. 그는 현업이 아닌 생명공학분야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포항공과대학교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바이오통신원으로, 네이처사이언스등 해외 과학저널에 실린 의학 및 생명과학 기사를 번역해 최신 동향을 소개하고 있다. 양 작가 덕분에 전문적인 내용이 한결 쉽게 읽힌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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