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살로 읽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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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살로 읽는 세계사

중세 유럽의 의문사부터 김정남 암살 사건까지, 은밀하고 잔혹한 역사의 뒷골목

리뷰 총점 9.6 (12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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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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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독살로 읽는 세계사 평점10점 | g*****3 | 2021.05.25 리뷰제목
<독살로 읽는 세계사 / 엘리너 허먼 /현대지성>    독사은 과거나 지금이나 존재한다 다만, 과거에 비해 현재는 그나마 없는 편이라고 생각 하고 싶다. 사실, 독살이 만연했던 것은 대부분 왕권을 잡기 위해 것이다. 특히 중세시대에는 한 국가 만들어지기 까지 전쟁이 난무했으며 여기서 강한 리더자는 나라를 정복하지만 오래 가기란 힘들었다. 아시아나 유럽이 북미 등 독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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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살로 읽는 세계사 / 엘리너 허먼 /현대지성> 

 

독사은 과거나 지금이나 존재한다 다만, 과거에 비해 현재는 그나마 없는 편이라고 생각 하고 싶다. 사실, 독살이 만연했던 것은 대부분 왕권을 잡기 위해 것이다. 특히 중세시대에는 한 국가 만들어지기 까지 전쟁이 난무했으며 여기서 강한 리더자는 나라를 정복하지만 오래 가기란 힘들었다. 아시아나 유럽이 북미 등 독살로 인한 역사는 많으면 많았지 적지는 않을 것이다. 오늘 읽은 도서는 '독살'로 생을 마감한 인물들을 나열하고 있다. 그런데, 이건 단지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는 점이다. 로봇이 등장할 정도로 과학이 발전했지만 여전히 암암리에 움직이고 있는 무서운 독성물질은 사람들을 위협하고 있다.

 

의학이 제대로 발전하지 못하던 시대 암살을 최대한 방어하는 것은 왕의 음식과 침구와 의류 등 손에 닿는 모든 것을 왕이 만지기 전 다른 사람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었다. 한국 역시 궁에서 왕이 음식을 먹기 전 항상 옆에서 먼저 음식을 먹는 사람이 있지 않았던가. 책을 읽다보면 독약이 그리 독한 것이 아닌 경우엔 고통으로 몇일을 앓다 죽기도 한다는데 치료할 수 없는 상황에서 괴로움이 긴 시간을 버터야 하는 것도 또 다른 고통이었다. 그런데 독살과 비슷한 증상으로 생을 마감한 사람들도 있다. 이는, 지금은 위생에 대해 철저하게 교육을 하지만 중세 시대만 해도 사람의 배설물과 배수구 등 악취가 날 수 밖에 없는 시대였다. 특히, 영국 헨리 1세는 시민들을 생각할 정도로 올바른 왕자였다. 운동을 즐겼던 헨리 1세는 어느 날 복통과 설사로 인해 고통스러워하다 결국 죽게되었는데 이를 두고 사람들은 독살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저자는 당시 헨리왕자가 죽기 전 강에서 수영을 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당시 헨리 왕자처럼 런던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는데, 이는 독살이 아닌 세균에 감염되었을 것임을 강조한다. 운이 좋으면 시신이 보존이 되어 부검을 할 수 있다는 것인데 과거 독살이라고 했던 사유가 현대에서는 아닌 것으로 판정되기도 했다. 그런데, 대부분 무덤을 파헤쳐 부검을 원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혈통의 문제 때문이다. 왕의 자손인 줄 알았는데 아니라면? 역사를 새로 써야하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한 인물에 대한 생각이 바뀌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염 뿐만 아니라 의사들이 처방해준 약으로 인해 사망자가 늘어나기도 했는데 과거 의사들은 비소와 납 등 해로운 물질이 함유된 약으로 처방하는 일이 많았었다. 아기 뿐만 아니라 성인까지 비소로 목숨을 잃기도 했으며 여성에게는 수은과 납이 함유된 화장품으로 목숨을 잃기도 했다. 그저 무지함에 일어난 참사라고 할 수 밖에 없었다. 

 

과거는 이렇게 독살 외에도 목숨을 잃는 일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많았다. 왕권이 서서히 무너지면서 힘을 잃게 되니 굳이 왕을 독살하려는 계획도 사라지게 되었는데 이제는 정치적으로 조용히 움직이고 있는거 같다. 최근은 아니더라도 러시아에서는 독살로 목숨을 잃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한 저널리스트 여성이 러시아를 비판했다는 이유(아무래도 다른 이유도 많아겠지만) 목숨이 위태로워질 뻔 했다. 가장 중요한 소변검출 역시 폐기가 되었다고 하니 소름이 끼쳤다. 또한, 뉴스에서 한창 크게 화제가 되었던 김정남 독살 사건...이 뉴스를 보면서 정말 저게 무슨 일인가? 믿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일어났고 목숨을 잃었다는 것 그리고 사용한 독인 강력한 신경독이라고 한다. 지금도 생각하면 무섭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인류사와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것은 전쟁과 암살이다. 비록 과거에 비해 전쟁과 암살이 줄어들었다지만 여전히 존재한다. 이 두가지는 어쩌면 인간이 지구상에 사는 동안엔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만 같다


 

7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7 댓글 4
종이책 유럽 왕실 독살 사건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n*****m | 2021.05.27 리뷰제목
독살은 옛날부터, 그리고 (이 책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지금도 꽤 유용한(?) 살인 방법이다. 많은 살인자들이 총이나 칼로 쏘거나 베는, 확실한 방법이 있음에도 정적(政敵), 혹은 연적(戀敵)을 살해하는 데 독살이라는 어쩌면 조금은 번거로운 방법은 쓴 이유가 있었다. 우선은 상대가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특히 철통같은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는 상대에게 접근하기가 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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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살은 옛날부터, 그리고 (이 책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지금도 꽤 유용한(?) 살인 방법이다. 많은 살인자들이 총이나 칼로 쏘거나 베는, 확실한 방법이 있음에도 정적(政敵), 혹은 연적(戀敵)을 살해하는 데 독살이라는 어쩌면 조금은 번거로운 방법은 쓴 이유가 있었다. 우선은 상대가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특히 철통같은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는 상대에게 접근하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했다. 어쨌든 누구나 먹고 마시기는 해야 했으니까. 또한 그 흔적이 잘 남지 않는다. 독살로 죽는 것도 결국은 아파서 죽는 것이었으니 명확히 구분하기가 쉽지 않았다. 물론 부검을 통해서 조사하고, 현대에는 놀라우리만치 정밀한 방법으로 독약의 흔적을 찾아내지만, 과거에는 기술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부분도 있었고, 부검이 이뤄지기 전에 처리해버리거나, 부검이 이뤄지더라도 의사만 잘 포섭하면 됐다. 더 큰 문제로 번질까봐 덮기도 했다.

 

역사상 정말 수많은 독살로 의한 죽음, 혹은 그에 대한 의심이 기록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명백히 독살로 밝혀지지 않은 것도 독살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사라지지 않으며, 그것이 드라마로, 영화로, 혹은 책으로 나온다. 진짜 독살이라면 더욱 그렇지만, 독살이 아니더라도 그걸 의심할 만한 정황이 존재한다는 얘기니 정말 흥미 있는 소재가 아닐 수 없다.

 

엘리너 허먼의 독살로 읽는 세계사도 바로 그 흥미로운 소재를 다루고 있다. 유럽의 왕가가 많았고, 그 안에서 암투가 끊이지 않았으니 독살은, 혹은 독살의 유혹은 넘쳐났다. 어떤 이의 이른 죽음은, 갑작스런 죽음은 언제나 독살의 의심을 샀다. 어찌 아니 그렇겠는가. 그 죽음으로 이득을 보는 이가 언제나 존재했으니 의심의 화살은 누군가에게로 향할 수 있었다. 그게 다시 또 다른 복수로, 즉 독살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런 이야기에 관심을 갖지 않기란 오히려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3부로 나눈 이 책의 중심은, 당연히 많은 독살, 혹은 독살 의심 사례를 다룬 <2부 소문과 과학의 만남, 유럽 왕살 독살 사건이다. 1부에서 독살에 관한 일반적인 얘기로 배경을 설명한 후 2부에서는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하인리히 7세부터 시작해서 나폴레옹까지. 열일곱 사례를 다루고 있는데, 어떤 것은 정말 독살이 확실한 것도 있지만, 독살이 아닌 게 확실한 사례도 있다. 또 어느 쪽인지 아직도 논쟁 중인 사례도 있다. 그런데 어느 쪽이든 (앞에서 얘기했듯이) 독살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는 것이 이 이야기들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왕위라는 권력, 혹은 왕으로부터 나오는 권력에 대한 욕심, 혹은 질투 등으로 서로를 죽여야만 내가 사는 추악한 이야기들인 셈이다.

 

또 흥미로운 부분은 열일곱 개의 사례 가운데 왕실과 거의 관련이 없는 인물이 셋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탈리아의 천재 화가였던 카라바조와 근대 천문학의 시대를 연 튀코 브라헤, 위대한 음악가 모차르트가 그들이다. 사실 넓게 보자면 그들도 왕실과 관계를 맺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그들이 왕실의 권력 암투 속에서 희생되었다고 볼 수도 없고, 현대의 검시 결과를 볼 때 그들은 누구도 독살 당한 것 같지는 않다. 특히 모차르트의 경우에는 살리에르에 의심이 아직도 거둬지지 않았고, 그런 얘기가 영화를 통해서 확산되었다는 점에서, 어쩌면 사람들은 독살을 믿고 싶어 하는 심리가 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그런 중세에서 근대에 이르기까지의 독살 사건은 현대로도 이어진다. 현대의 과학 기술은 많은 독살설들을 잠재웠지만, 또 다른 과학 기술은 더 검출이 어려운 독살의 도구를 만들어냈다. 왕과 귀족의 권한이 약화된 이후에는 독살이 민간으로 내려온 측면도 있다. 그런데 엘리너 허먼이 특히 신경 써서 쓰고 있는 부분은 러시아를 중심으로 이뤄진 독살들이다(몇 년 전 북한의 김정남 독살 사건도 다루지만). 책 앞에도 러시아의 언론인인 무르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러시아에서 정적들을 살해하는 방법으로 독살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폭로하고 있다. 이는 정적을 살해하는 도구로서 독살이 과거 왕실에서나 벌어지던 일이 아니라 우리의 시대에도 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사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엘리너 허먼의 안위도 조금 걱정됐다.)

 

독살에 대한 이야기만으로 세계사를 모두 조망할 수 있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독살, 혹은 독살설에 대한 이야기가 그저 단순히 역사 속 흥밋거리만은 아니란 것은 분명하다. 그들의 죽음으로 인해 역사의 흐름이 바뀐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으며(물론 만약 그들이 그렇게 죽지 않았다면, 이라는 가정만큼 부질없는 것도 없지만), 그런 죽음이 현대에도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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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리뷰] 독살로 읽는 세계사 평점10점 | t*******1 | 2021.12.28 리뷰제목
아니 도대체 얼마나 독살이 많았길래  「독살로 읽는 세계사」라는 책 제목을 볼 때 들었던 생각이다. 평소 관심을 뒀던 주제는 아니지만, 퍼뜩 든 궁금증은 구매욕을 자극했다. 「독살로 읽는 세계사」, 이 책 겉표지에는 “중세 유럽 의문사부터 김정남 암살 사건까지, 은밀하고 잔혹한 역사의 뒷골목”이라는 카피가 있다. 김정남 암살 사건에는 큰 흥미가 없었지만(뉴스를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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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도대체 얼마나 독살이 많았길래 

독살로 읽는 세계사라는 책 제목을 볼 때 들었던 생각이다. 평소 관심을 뒀던 주제는 아니지만, 퍼뜩 든 궁금증은 구매욕을 자극했다.

독살로 읽는 세계사, 이 책 겉표지에는 중세 유럽 의문사부터 김정남 암살 사건까지, 은밀하고 잔혹한 역사의 뒷골목이라는 카피가 있다.

김정남 암살 사건에는 큰 흥미가 없었지만(뉴스를 통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으므로), 중세 유럽의 의문사에는 관심이 갔다. 그렇게 이 책을 만났다.

 

독살로 읽는 세계사호화로운 궁전에 넘쳐나는 독이라는 제목이 붙은 1, ‘소문과 과학의 만남, 유럽 왕실 독살 사건이라는 제목이 붙은 2, ‘은밀하고 신속하게, 현대의 독살 사건이라는 제목이 붙은 3, 이렇게 모두 3부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1. 1부는 독살과 관련된 중세의 사회 문화적 배경을 소개하고 있다. 5장으로 구성된 1. 각 장의 제목은 다음과 같다. ‘식탁부터 속옷까지 안전지대는 없다’, ‘신비한 힘을 가진 유니콘의 뿔과 수탉의 똥’, ‘미모의 대가는 크다! 치명적인 화장법’, ‘사람 잡는 의사, 수은 관장과 쥐똥 묘약’, ‘화려한 궁전, 가득한 악취

나는 2부의 개별 사건보다 중세 사회의 문화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1부가 더 재미있었다. 1부를 읽으며 나는 한 편의 촌극을 읽는 기분이었다. 그렇다, 촌극! 촌극도 이런 촌극이 없었다. 몇 가지만 옮겨본다.

 

하인들은 루이 14세가 쓸 식탁보, 냅킨, , 접시, 포크와 숟가락, 이쑤시개 등에 입을 맞추고 그것을 피부에 문질렀다. 때로는 빵을 식기에 문지른 다음 입에 넣었다. 심지어 하인 한 명은 왕이 사용하는 고급 리넨 소재의 냅킨을 물에 적셔 손에 문지른 뒤 접어서 왕의 자리에 올려 두었다. 그래서 왕은 늘 더럽고 축축한 냅킨을 써야 했다.

그러는 동안에 주방 하인들은 음식을 일일이 검식했다. 음식에 이상이 없으면 은제(銀製) 지휘봉을 든 책임자들과 무장한 보초들 옆에서 의기양양한 태도로 줄을 맞춰 섰다. 이들의 행렬은 주방에서 왕의 식탁까지 길게 이어졌다. 주방을 나선 그들은 길을 건너 궁전의 남관으로 들어선 뒤 긴 계단을 오르고 복도 여러 곳을 통과한 다음 왕의 경호병이 머무는 공간을 지나 왕의 사저에 붙어 있는 대기실에 이르렀다. 그쯤 되면 음식은 이미 식어 있었다. 미지근하기라도 하면 다행이었다. 이어서 식탁에서는 하인들이 식사 시간 내내 왕이 먹을 음식을 조금씩 잘라내어 먹었다. (26)

 

독살을 염려하여 벌어진 촌극이다. 하긴, 우리나라에도 왕의 음식을 먼저 먹고 독이 없나 확인하는 기미상궁이 있었다. 1장이 독살을 다루고 있다면, 2장은 엉터리 해독제에 대해 다루고 있다. 3장은 화장품에 든 독 성분, 4장은 엉터리 의료 행위, 5장은 비위생적인 궁전을 다루고 있다.

 

18세기 전까지 대부분의 왕실은 대략 2주마다 궁을 옮겨 다녔다. 튜더 왕실도 1년에 서른 번은 이동했다. 다양한 경치를 즐기기 위해 그런 것이 아니라 궁에서 소변과 배설물을 닦아낼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왕실도 마찬가지였다. 프랑수아 1세의 궁에 있던 보석 세공사 벤베누토 첼리니는 자서전에다 왕실이 정기적으로 수백 대의 마차에 가구를 가득 싣고 18천 마리의 말을 동원해서 다른 성으로 이동했다고 썼다. (94)

 

사악한 기운은 마른 머리보다 젖은 머리에 잘 침투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머리를 감는 것도 위험한 행위로 여겨졌다. 당시 영국에는 이런 말이 있었다. “손은 자주 씻고, 발은 가끔 씻고, 머리는 절대 감지 마라.” 1653년 영국 작가 존 에벌린은 일 년에 한 번만 머리를 감기로 다짐했다. 귀족들은 두피의 기름 혹은 비듬을 천으로 문질러 닦았고 의사나 점성술사가 허락하는 경우에만 몇 달에 한 번씩 허브 향이 나는 찬물에 감았다. (98)

 

수 세기 전 유럽의 궁전을 지배한 것은 다름 아닌 이었다(90). 똥구덩이 같은 도시 환경(104), 목욕이 죄악이었던 시대(95)였다고 필자는 말한다. 5장은 당시 사회가 얼마나 비위생적이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중세에 페스트가 창궐한 건 당연한 업보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17장으로 된) 2부는 중세 유럽 왕실의 독살 사건을 다루고 있다. 2부는 당시의 이야기를 서술하고 나서, 뒤에 현대의 부검과 검시를 덧붙이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여기에 거론된 사람들은 모두 독살설의 주인공이지만, (믿을 수 없는) 당대의 부검 결과가 아니라 현대의 부검과 검시 결과로 보면 독살된 것이 분명해 보이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후자의 경우, 독살설이 떠돈 것은 그만큼 그 당시에 독살이 빈번했기 때문일 것이다.

2부는 1부와 같은 상황에서 벌어진 독살 사건의 구체적 사례를 보여주고 있는데, 개중에는 들어본 이야기도 없지는 않지만, 몰랐던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예전에 우리나라에도 소현세자, 정조 등 왕(혹은 왕족)의 독살설이 있었다. 그러고 보면 동서양을 막론하고 권력 주변에는 독살의 가능성이 늘 존재했다고 보인다. 권력이 뭐길래? 그런데도 요즘도 사람들은 권좌에 오르기 위해 후안무치도 불사한다.

 

3부는 현대의 독살 사건을 다루고 있다. 현대의 독살 사건의 특징은 중세보다 훨씬 은밀하고 신속하다는 것이다. 책 내용에 따르면 현대에 독살과 관련하여 가장 위험한 나라는 러시아다.

 

(2006) 1123일 리트비넨코가 숨졌을 때 그의 몸에서 방사능이 너무 많이 나와 냉장 보관소로 옮기기 전 이틀 동안 시신을 병원 침대에 그대로 두었다. 의사들은 일주일을 기다렸다가 방호복을 입고 부검했다. 암살자 중 한 명인 안드레이 루고보이도 사건을 저지른 뒤 러시아로 돌아가서 방사능 중독 치료를 받았다.

20075월 영국 정부는 루고보이를 살인죄로 기소하고자 러시아에 공식 송환 요청을 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국민을 송환하는 것이 헌법에 위배된다며 거절했다. 2007년 하원의원으로 활동 중인 루고보이는 면책 특권까지 누리고 있다. 20161월 영국은 철저히 조사란 결과 루고보이와 콥툰이 리트비넨코를 중독시켰으며 FSB(KGB)와 블라디미르 푸틴의 지시에 따랐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지만 러시아는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319)

 

리트비넨코는 전직 FSB 요원이다. 영국에 망명한 후 푸틴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와 책을 썼다. 2006111일 리트비넨코는 KGB 요원인 루고보이와 콥툰을 만난 후 구토와 설사 증세를 보이다 회복되지 못하고 끝내 죽는다. 푸틴의 지시에 따른 루보보이 등에 의해 리트비넨코는 독살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김형욱 전 중장정보부장 사건이 생각나게 한 사건이었다.

필자는 이 사건에 뒤이어 다음과 같은 글을 더 써놓았다. 놀랍고 쓸쓸한 사실은 2015년 루고보이의 젊은 아내가 모스크바에 찻집을 열었다는 것이다. 과연 손님들이 그곳을 찾을까 싶다(320). 굳이 이 찻집만이 아니라 러시아는 (독살을) 조심해야 하는 나라다.

 

독살로 읽는 세계사는 사건을 통해 역사를 중세에서 현대까지의 역사를 살펴보는 책이다. 그렇지만, 그런 사건이 발생하게 된 사회 문화적 배경에 대한 이해에도 많은 도움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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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이렇게 재미없는 세계사라니. 화학약품 수업인줄 평점2점 | t********7 | 2021.09.15 리뷰제목
이렇게 재미없고 중구난방에 온갖 독약 썰만 나열해놓은 책 평점이 십점이라니. 저 평점 믿고 샀다가 너무 재미없어서 기절초풍지경…평점 정녕 진심인가요??화학약품 수업 교재인 줄 알았습니다. 이렇게 따분한 이야깃꾼은 오랜만에 봅니다.평점을 낮춰야하는 의무를 갖고 이 페이지에 들어왔습니다. 세상엔 정말 재밌는 세계사 책이 많습니다. 한심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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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재미없고 중구난방에 온갖 독약 썰만 나열해놓은 책 평점이 십점이라니. 저 평점 믿고 샀다가 너무 재미없어서 기절초풍지경…평점 정녕 진심인가요??
화학약품 수업 교재인 줄 알았습니다. 이렇게 따분한 이야깃꾼은 오랜만에 봅니다.
평점을 낮춰야하는 의무를 갖고 이 페이지에 들어왔습니다. 세상엔 정말 재밌는 세계사 책이 많습니다. 한심하네요.
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 댓글 0
종이책 구매 재밌습니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k********5 | 2024.04.08 리뷰제목
도서관에서 재미있게 읽고 소장하고 싶어 종이책으로 구매했습니다.ㅎㅎ <메스를 잡다>와 결이 비슷한 책인데, 중세사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아주 재밌게 읽으실 거예요. 부록에는 여러 독 종류가 정리되어 있어서 창작자 분들이 스토리를 구상할 때도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지 않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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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재미있게 읽고 소장하고 싶어 종이책으로 구매했습니다.ㅎㅎ <메스를 잡다>와 결이 비슷한 책인데, 중세사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아주 재밌게 읽으실 거예요. 부록에는 여러 독 종류가 정리되어 있어서 창작자 분들이 스토리를 구상할 때도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지 않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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