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하지만 사는 데 지장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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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하지만 사는 데 지장 없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은 하늘에서 사는 세상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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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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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자폐아이 엄마로 살아가고 있지만.. 사는데 지장 없습니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v*****8 | 2022.01.08 리뷰제목
7. 나는 장애인이면서 다른 장애인을 만나는 것이 불편했다. 그들과 같은 처지라는 사실을 인정하기가 싫었다. 나는 장애아이를 키우면서 다른 장애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불편했다. 그들과 같은 처지라는 사실을 인정하기가 싫었다. 내 아이의 장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생각했는데 신체 건강하고 내 손을 잡고 간다면 세상 어디든 튼튼한 두 발로 걸을 수 있으니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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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나는 장애인이면서 다른 장애인을 만나는 것이 불편했다.

그들과 같은 처지라는 사실을 인정하기가 싫었다.

나는 장애아이를 키우면서 다른 장애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불편했다.

그들과 같은 처지라는 사실을 인정하기가 싫었다.

내 아이의 장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생각했는데

신체 건강하고 내 손을 잡고 간다면 세상 어디든 튼튼한 두 발로 걸을 수 있으니

발달이 조금 더딘 아이지만 장애 중에 상급이다 생각했었다.

26. 순심 : 난 등급 받는거 싫은데..

한우 : 왜?

순심 : 사람들은 나의 고유성은 무시한 채 장애등급에만 관심 있거든...

장애등급에 따른 차별에 스스로 갇혀 있던 셈이다.

아이의 장애등급을 아이의 정체성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우리 아이는 다른 자폐 아이들과 달리

말을 하는 자폐 아이, 엄마를 좋아하는 자폐 아이, 친구들을 좋아하는 자폐 아이라

언젠가는 다른 일반 아이들과 같은 모습으로 변할 꺼라는 믿음을 가지고

아이를 다그치며 공부를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 나의 일과는 하루종일 둘째를 쫓아다니며 24시간을 함께 하는 엄마로 살기였다.

하루라도 몸이 피곤하지 않은 날이 없이 아이에게 매달렸고

어쩌다가 자기 전까지 피곤하지 않은 날은 엄마로서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눌려있었다.

그와 동시에 엄마가 이렇게 열심히 아이를 가르치고 상호작용을 하도록 도우지만...

내 아이의 한계는 이렇습니다.. 하며 스스로를 불쌍하게 여기는 엄마였다.

109.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과할 정도로 열심히 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아이들을 위한다는 모성애라는 가면 뒤에

장애인 엄마라서 저렇구나라는 말을 듣는 것이 두려웠던 것이다.

...

차라리 그 시간에 부족한 잠을 보충했더라면

아이들에게 짜증을 덜 냈을 것 같다.

도움이 절실히 필요했지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장애를 가진 엄마로서 아이를 책임지지 않겠다고 공표하는 것과 같이 느껴져 항상 피곤한 삶을 자청해서 살고 있던 것이다.

도움을 요청하고 그 시간에 잠을 푹 잤더라면 지금과는 다른 나로, 엄마로, 여자로 살았을텐데...

110. 아이들은 자신들의 속도에 맞추어 자라야 하는데

나는 기다려 주지 않았다.

내가 남들의 시선이 두려워

아이를 아이답게 자라지 못하도록 강요하고 있었다.

나는 항상 열심히 아이를 돌보고 케어하고 센터를 함께 다니며

쉼없이 아이에게 언어자극을 해주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빠져 있다.

내 아이도 다른 아이들과 같이 아이일 뿐인데...

남들 시선이 두려워 아이가 아이답게 자라지 못하도록 강요하고 있던 것이구나~!

정말 책으로 많은 것들을 깨달았습니다.

116. 엄마이기 전에 여자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게 자랄 수 있다.

작가님의 곰처럼 우직한 남편은 없지만...

주말에 쉼을 주기 위해 나름 노력하고 둘째를 재우기 위해 애쓰는 남편 덕에 오늘도 살아가고 있습니다.

127. 장애인이라는 뜻

사람들에게 길게 사랑받는 사람

그리고 이제 9살이 되었지만 영원히 4살 아기처럼 사랑스러운 둘째 덕분에 오늘도 살아가고 있습니다.

영원히 사랑스러울것 같은 둘째와 함께 생활하고 함께 잠드는 것이 오늘도 힘들었고

내일도 힘들테지만...

그 또한 내 아이가 가진 여러가지 성격이나 특성 중의 하나일 뿐이며

영원히 사랑스러운 아들을 아주 길게 사랑해주고 싶네요~

작가님이 글쓰기를 통해 내적 치유를 맛보았든이

저도 엄방의 다양한 글쓰기를 함께 하면서 불안감은 조금씩 사라지고

오로지 나라는 사람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내게 되어 행복합니다.

139. 나는 이제 아이와 나를 분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둘째의 컨디션이나 둘째의 에피소드에 따라서 들쭉날쭉해던 내 컨디션과 기분에서 이제는 정말 벗어나고 싶다.

꾸준한 글쓰기와 내면 들여다보기를 통해 나도 이제 아이와 나를 분리해

오로지 나라는 사람에 더욱 집중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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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불편으로부터 우리를 구한 사람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h*******7 | 2022.01.04 리뷰제목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불편하지만 불행한 삶은 아니라는 작은 깨달음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었으면 좋겠다. P9   저자는 장애에 대한 프레임을 바꿔주었다. 장애는 그저 조금 불편한 것일 뿐이라고 말이다. 내가 나의 작은 키를 불편해하듯이, 남편이 구부정한 허리와 어깨를 불편해하듯이. 장애는 고통이나 아픔, 슬픔이나 좌절같은 감정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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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불편하지만 불행한 삶은 아니라는

작은 깨달음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었으면 좋겠다.

P9

 

저자는 장애에 대한 프레임을 바꿔주었다. 장애는 그저 조금 불편한 것일 뿐이라고 말이다. 내가 나의 작은 키를 불편해하듯이, 남편이 구부정한 허리와 어깨를 불편해하듯이. 장애는 고통이나 아픔, 슬픔이나 좌절같은 감정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또 하나, 백순심 저자는 몸의 불편함 이외에 마음의 불편함도 이야기한다. 몸의 불편함은 사는 데 아무 지장 없지만, 마음의 불편함은 책 곳곳에 남아 있었다. 어쩌면 저자는 마음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이 책을 썼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편하지만 사는 데 지장 없습니다>를 읽으며 저자의 입장에 몰입해 읽다 보니 그 불편함을 공감할 수 있었다. 그래, 정말 불편했겠구나. 시선 하나, 단어 하나, 생각 없이 했던 행동들도 상대를 불편하게 했을 수도 있겠구나. 모든 것을 조심했어야 했다. 상대의 입장이 되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한 번 더 생각하고 말했어야 했다.

 

내 마음도 불편했다. 내가 배려라고 생각했던 행동 이면에 차별이 숨어있었다는 걸 발견했기 때문이다. 내가 때로는 저자의 초등학교 친구가 아니었을까, 대학교 동창이 아니었을까, 직장 동료가 아니었을까.

 

책을 덮고 며칠을 음미하며 저자가 일으킨 내 마음 속 파동에 이름을 붙여보려 노력했다. 수면 아래 숨어있던 밑바닥 감정의 정체는, 불안이었다. 불편의 감정 아래 불안이 있었다. 살면서 많이 마주치지 못해서, 어쩔 줄 몰라서, 겪어본 적이 없어서 실수 할까 봐, 상처 줄까 봐 불안했던 것같다. 어릴 때 옆반이었던 몸이 불편한 친구를 안절부절하며 주위에서 뱅뱅 돌았던 것부터 엘리베이터에서 가끔 마주치는 20층 아주머니를 자연스럽게 쳐다보지 못했던 것까지 모두 상처가 될까봐 두려웠던 것 같다.

 

그러다 백순심 저자를 만났다.

 

그녀는 내가 처음으로 만나보고 대화해보고, 그 사람을 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진 장애인이다. 그녀는 내 불안을 없애주었다. 그녀는 씩씩하고 건강하며 밝고 영민하다. 단지 몸이 조금 불편할 뿐이고 장애를 안고 사는 건 사는 데 아무 지장이 없다는 걸 몸소 증명하는 사람. 나와 비슷한 면도 있고 다른 면도 있는 똑같은 사람, 여자, 아내, 엄마이다.

저자를 알아갈수록 불안은 줄고 희미해졌다. 그녀와 대화하면 할수록 편안해졌다. 장애에 대해, 장애인에 대해 알면 알수록 그들이 편안해진다는 것을 그녀를 통해 알게 되었다. 어제 우연히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차에 탑승하는 법에 대한 유튜브 영상을 보게 되었다. 혼자서도 할 수 있구나! 그냥 조금 다른, 또 하나의 방법으로 살아가고 있구나! 딱하거나, 안됐다거나, 혹은 유별난 게 아니라 그냥 그런 거구나! 느끼며 장애인에 대해 더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들을 알고, 만나고, 부대끼며 배워야겠다고 말이다.

 

나는 저자와 친구가 되었다. (순심씨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운 나의 친구, 백순심 씨. 좋은 책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속 불안이 올라올 때마다 당신을 생각하고, 이 책을 열어볼게요.

 

 

 

마음에 남는 글귀

 

장애인을 국가가 책임진다는 의미에서는 우리나라와 같지만 나아가는 방향이 다르다. 우리나라는 장애 수당을 지급할 테니 목소리를 낮추고 살라고 한다. 또한 장애인은 한정된 직업군 안에서 자신이 원하지도 않는 일을 하면서도 고마워해야 하는 구조다. 이 의미는 우리나라는 장애인 당사자가 주체적으로 살아가기보다는 주어진 환경에 맞추어 살기 바란다는 것이다.

P48

 

힘든 것과 키우지 못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힘들다고 그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것은 차별이다.

P100

 

예전에는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은 낙오자 같았습니다. 그 이미지를 지우는 방법은 ‘장애’를 극복하는 것이라 생각했고, 그러기 위해 치열하게 살았습니다. 살아오면서 내린 결론은 ‘감춘다고 감춰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장애는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인정하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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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불편하지만 사는 데 지장 없습니다 평점10점 | c********1 | 2021.12.23 리뷰제목
불편하지만 사는데 지장 없습니다 이 책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은 하늘에서 사는 세상을 꿈꾸며 장애를 가진 작가님이 쓰신 책입니다. 처음에 이 책을 보고는 가장 먼저 제목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불편하지만 사는 데 지장 없습니다' 참 단순한 말인듯 하지만 나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던 저에게 참 위로가 되는 말이었습니다. 그래, 사는 데 지장없으면 됏지뭐. 뭘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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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하지만 사는데 지장 없습니다

이 책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은 하늘에서 사는 세상을 꿈꾸며 장애를 가진 작가님이 쓰신 책입니다. 처음에 이 책을 보고는 가장 먼저 제목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불편하지만 사는 데 지장 없습니다'

참 단순한 말인듯 하지만 나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던 저에게 참 위로가 되는 말이었습니다. 그래, 사는 데 지장없으면 됏지뭐. 뭘 그렇게 힘들어하니... 라고 저 자신에게 위로를 던지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리고는 장애인들과 함께하는 직업을 가진 저에게 장애인이 이 세상을 살아가며 본인의 시선에서 느낀점을 담은 글이라고 하기에 그분, 그리고 장애를 가진 분들의 생각과 시선이 참 궁금했습니다. 요즘은 사업장이나 교육기관, 공공기관 등에서 장애인식개선교육이 의무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대부분은 비장애인의 시선에서 장애인을 바라보는 내용들이 많다고 느꼈고, 장애인과 한번도 그들의 삶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해보지 못했기에 그들의 삶을 그들의 시선에서 보고 싶은 마음으로 이 책을 펼쳤습니다.

육아로 인해 지쳐있던 시기에 '조금씩 나누어 읽자.'라는 마음으로 펼친 이 책은 정말 흡입력있게 빨아들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간결하고, 담담한 문장들이 마음을 울렁울렁이게 하고, 참 힘든삶을 살아오셨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이 책이 나오기까지. 그리고 힘든 시기에 곁에 있던 좋은 사람들 덕분에 또 이렇게 멋지게 살아오셨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음.. 이 책을 다 읽고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나도 작가님처럼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삶을 살아가며 모든 일에 참 당당하고 멋지게 살아온 모습들이 보였고, 높은 자존감이 더 멋진 사람을 만드는 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참 힘들게 살아온 과정이지만, 장애라는 것을 하나의 정체성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면서 그리고 모든 일에 어쩌면 '쏘~~쿨'한 모습들을 보면서 나도 이렇게 담담하게, 그리고 당당하게 살아나가야지라고 느끼는 시산이었습니다.

작가님이 꿈꾸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은 하늘 아래에서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상이 봄바람처럼 따스하게 우리에게 다가오길 바래봅니다.

그리고, 이 책을 편찬해내신 작가님께 존경의 마음을 담아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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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불편하지만 사는 데 지장 없습니다 / 백순심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g*******a | 2021.12.17 리뷰제목
나는 장애인의 가족입니다. 나는 장애인의 가족이다. 나의 하나뿐인 동생은 지적장애 2급이다. 약간의 자폐증상도 있어 복합장애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듯 싶다. 현재 지능은 10세정도. 처음에 등급판정을 받을때는 5~7세정도의 지능이었다. 장애는 선천성인지 후천성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되어 생각해보니 내동생은 '후천성'일 것 같다. 내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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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장애인의 가족입니다.

나는 장애인의 가족이다. 나의 하나뿐인 동생은 지적장애 2급이다.

약간의 자폐증상도 있어 복합장애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듯 싶다.

현재 지능은 10세정도. 처음에 등급판정을 받을때는 5~7세정도의 지능이었다.

장애는 선천성인지 후천성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되어 생각해보니 내동생은 '후천성'일 것 같다.

내가 3살때, 40도의 고열로 뇌수막염을 앓고 있는데 동생이 태어났다.

엄마는 한 차례 고비를 넘겼다고 생각했지만, 동생이 3살이 되고 고열을 앓았다.

그 때 아마 뇌에 이상이 생겼을거라 했다.

아이들에게 고열은 꽤 위험하니까.

나는 사람들에게 동생을 소개할 때는 '마음이 아픈 아이'라고 소개했다.

'장애인'을 막말하는 동급생들을 보면서

속으로 부글부글 화가 끓어 내 입에 '장애'라는 단어를 올리고 싶지 않았다.

그들도 비장애인들과 똑같이 태어났고, 똑같은 삶을 살아가는데

차별을 받고, 놀림을 받고, 손가락질을 받는 걸 부당하게 생각했다.

장애인의 누나로 살아가면서 정말 많은 에피소드도 있고, 마음앓이도 있었다.

지금도 동생만 생각하면 눈물부터 나기도 한다. (어째 단 한 번도 동생 이야기를 하며 안 울어본적이 없다.)

사회속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 장애인들의 인권을 눈 앞에서 목격했음에도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다르다.

자신의 장애를 드러내고, 인정하며 장애인들의 인권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 힘썼다.

그 노력의 결과로 이렇게 책까지 나오게 되었다.

장애에 대한 편견이 있는 사람들에게!! 꼭 읽으라고 하고 싶다.

'한 번 읽어봐'가 아니라 '꼭 읽어. 꼭꼭 씹어서 읽어.'라고 이야기 하고 싶은 책이다.

어른들과 달리 아이들은

막상 장애에 대해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불편하지만 사는 데 지장 없습니다> 21쪽

나는 친구들에게 감추지 않고 늘 먼저 이야기를 했다.

내 동생은 마음이 아픈 아이라고, 지적장애인이라고.

그럴 때 친구들의 반응을 보면 오래 갈 친구인지, 아닌지가 눈에 보였다.

나를 '어쩌다...'라며 동정의 눈빛으로 바라보는 친구도 있었고,

'근데 그게 뭐 어때서?'라며 아무렇지 않게 넘기는 친구도 있었다.

나는 후자의 친구들과 지금까지도 연락을 하며 지내고 있다.

내가 이렇게 서슴치않고 이야기를 하면 생각보다 편견없이 그냥 받아들이는 친구들이 많았다.

책의 이 구절을 보면서 나의 친구들이 불쑥 떠올랐다.

어른들보다 아이들이, 고등학교때 친구들보다 초등학교때 친구들이

'장애'를 받아들이는 것이 더 수월했고 더 많았다.

지금의 우리 아이들에게 가끔 교육을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이렇게 순수한 아이들이 자라면서 색안경을 끼고 장애인들을 바라보지 않도록 말이다.

친정에 다녀오면 우리 아이들에게 꼭 이야기한다.

삼촌은 지금 사랑이 필요하다고, 관심이 필요하다고. 너희와 다를 것 없는 똑같은 사람이라고.

갈 곳 없는 장애인을 당사자의 의사를 무시한 채 받아야 하는지,

아니면 장애인의 의사가 중요한지 판단이 어려울 때가 있다.

무엇이 우선이고 정답일까.

<불편하지만 사는 데 지장 없습니다> 148쪽

최근에 엄마가 나에게 정말 흘리듯이 털어놓았다.

"내가 지금 이렇게 벌어야 나중에 엄마아빠가 없어도 너한테 동생을 부탁하지.

뭐라도 쥐어주고 부탁을 해야지. 엄마아빠 사망보험금도 가득 채워서 네 앞으로 해놨어."

엄마 아빠는 지금 30년째 맞벌이중이고, 아빠는 내년 여름에 정년퇴임이다.

점점 연세가 들어갈수록 부모님은 많은 걱정을 하실거다.

아니 우리가 태어나고부터 줄곧 고민하고 계셨겠지.

동생이 장애를 갖고 있고, 나는 결혼해서 세 아이 육아에 치여있는데

딸에게 사위에게 짐으로 남겨질 자신의 아들을 잘 부탁한다는 마음으로 돈을 벌고 계신거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는 웃으며 말했다.

"엄마, 내가 애가 셋이고 아무리 손가락을 빨면서 살지언정

하나밖에 없는 피붙이를 버리겠어?"

나는 정말 당연하게 생각했다.

부모님이 나중에 노환으로 이 세상과 작별을 하시게 되면

당연히 동생은 나랑 살아야 한다. 무슨 소린가. 내가 있는데 얘를 어디로 보내.

나의 결혼조건 1순위였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내 동생과 같이 살 사람이.

지금 내 남편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장애인으로 보지 않고 한 사람으로 봐주는 사람이다. 그 부분에 대해선 감사하다.

(그렇지 않았다면 결혼하지 않았을수도 있다.)

이 책에서 해식 씨의 어머님의 말에 나는 한참을 숨죽여 울었다.

죽기전에 거처를 마련해 두어야 한다는 말...

자신이 죽기전에 해식 씨는 살아야 하니 거쳐를 마련해두어야 한다고 시설에 입소시켰다.

하지만 해식 씨의 부적응으로 결국 퇴소했다.

우리 엄마의 소원이 떠올랐다.

내 동생보다 하루 더 사는 것. 나에게 짐으로 동생을 맡길 수 없다며 하루 더 살고 싶다셨다.

'엄마, 짐이 아니야. 내 동생이야.'라고 말했던 기억이 있다.

우리 엄마의 마음과 해식 씨 어머님의 마음은 같았을거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만큼 수천 수만가지의 생각이 겹치고 겹치고 겹쳐서 자신을 흔들고 있었을 것이다.

.

우리 사회의 시급함을 절실히 느꼈다.

장애인의 인권존중, 생활권의 배려, 장애인 가족에 대한 심리치료.

이 모든게 정부차원에서 제공해주어야 할 기본사회서비스가 아닐까 싶다.

장애인 가족의 동반자살 이야기를 듣고 솔직하게 나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차라리 한꺼번에 다 같이 죽자.

엄마가 입밖으로 이 말을 꺼냈을때 나는 주저없이 말했다. '그러자.'

그만큼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에게 배려가 없는 이 세상에서 사는 것은 지옥과도 다름이 없었다.

몸은 장애인으로 살아가지만 생각은 그 누구보다도 뚜렷한 장애인들의 마음치료,

그런 장애인들을 각박한 세상에서 어떻게든 데리고 살아가는 가족들의 마음치료가

나는 꼭 주어졌으면 좋겠다.

저자가 느꼈던 피해의식만큼은 아니지만 나 또한 피해의식으로 살아가고 있다.

'동생이 아프니까 내가 더 잘해야해.'라며 내 자신을 쪼이고 더 쪼였다.

친구들과 방과후에 놀아본 적이 없다. 무조건 학교-집이었다.

학원도 5학년이 되서야 저녁반 수업을 들었다. (엄마가 퇴근하고 와서 학원을 갔다.)

친구들 앞에서 내 동생의 이야기를 당당하게 이야기했지만

나의 마음은 알게 모르게 작아지고, 상처받고 살아왔었다.

그런 장애인을 위해, 장애인 가족을 위해 사회가 변화되었으면 좋겠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은 하늘에서 사는 세상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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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불편하지만 사는 데 지장 없습니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q***l | 2022.01.05 리뷰제목
저자는 뇌병변 5급, 마흔한 살의 장애인이다. 현재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근무하고 있는 18년 차 사회복지사로, 쌍둥이를 기르는 엄마이기도 하다. 사람들에게 장애인이자 엄마로 사는 이야기와 장애인 사회복지사가 바라보는 사회복지 현장에 대해 알리고 싶은 마음을 이 책에 담았다. 장애인으로 살아오면서 겪었던 차별과 억압을 비장애인이 이해할 수 있을까. 전부 다 이해한다고
리뷰제목

저자는 뇌병변 5급, 마흔한 살의 장애인이다. 현재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근무하고 있는 18년 차 사회복지사로, 쌍둥이를 기르는 엄마이기도 하다. 사람들에게 장애인이자 엄마로 사는 이야기와 장애인 사회복지사가 바라보는 사회복지 현장에 대해 알리고 싶은 마음을 이 책에 담았다.

장애인으로 살아오면서 겪었던 차별과 억압을 비장애인이 이해할 수 있을까. 전부 다 이해한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건 그 누구의 삶이라도 마찬가지. 사회적 약자로 차별받아 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나를 포함) 공감하고 함께 아파하고 또 용기를 얻을 수 있는 내용이었다.

좋은 글이란 어떤 글일까.

무엇보다 부끄러울지언정 꾸미지 않는, 솔직하고 내밀한 나의 이야기를 쓴 진솔함이 담겨 있으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연결되는 감동적인 글이 되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참 좋은 글이 담긴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있는 모습 그대로 나를 인정하며 사는 것'

참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이 진리를 온몸으로 통과하면서 보여주는 글이다. 글 속에는 담담하게 담겨 있지만 그렇게 인정하기까지 담담해지기까지 얼마나 아팠을까. 상상이 되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들.

장애인들의 삶이 더 많이 노출되어야 한다. 일상에서 접촉할 기회가 많아질수록 이해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질 것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장애인을 보기 어려운 사회는 바람직한 사회인가?

시끄럽고 위험하다고 노키즈존이 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장애인의 대중교통 이용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세상?

그 누구라고 한들 사회적 약자가 될 수 있는 세상에서 더불어 살려고 하지 않는 사회는 불안하게 느껴진다.

"장애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불행을 의미하지 않으며, 장애인 역시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누구의 삶과 누구의 삶을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지만..

저자의 단단하고 행복한 삶을 엿보며 부럽다는 생각까지 든다.

장애를 극복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하는 삶의 모습이 참 아름다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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