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모범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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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모범생

리뷰 총점 9.4 (171건)
분야
청소년 >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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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가짜 모범생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p****8 | 2023.01.23 리뷰제목
3분차이로 먼저 태어난 형 건휘와 그의 동생 선휘. 형인 건휘는 줄곧 전교 1등을 해올 정도로 똑똑한 영재였습니다. 동생 선휘또한 형 못지않게 각종 상장과 트로피를 수상한 이력이 있는 엄친아였습니다. 사람들은 아이들의 높은 성적과 수상경력들에 감탄하고 그런 아이들을 둘이나 둔 쌍둥이 엄마를 부러워했습니다. 하지만 두 아이의 결과물은 쌍둥이 엄마의 강한 집착과 욕심으로 이
리뷰제목

3분차이로 먼저 태어난 형 건휘와 그의 동생 선휘. 형인 건휘는 줄곧 전교 1등을 해올 정도로 똑똑한 영재였습니다. 동생 선휘또한 형 못지않게 각종 상장과 트로피를 수상한 이력이 있는 엄친아였습니다. 사람들은 아이들의 높은 성적과 수상경력들에 감탄하고 그런 아이들을 둘이나 둔 쌍둥이 엄마를 부러워했습니다. 하지만 두 아이의 결과물은 쌍둥이 엄마의 강한 집착과 욕심으로 이루어진 부산물이었습니다. 혹여라도 성적이 내려갈 때면 쌍둥이들은 사랑의 매로 포장된 폭력을 감내해야 했고,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조차도 엄마의 통제하에 엄격히 제한되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엄마의 폭력에 무방비하게 노출되었던 까닭에 형 선휘는 분노조절장애를 앓게 되고, 그로 인해 결국 사달이 나게 됩니다.

 

엄마는 형이 죽은 후 상실한 것들을 내가 되찾아줄 것이라고 믿었다. "넌 형이 못한 것들을 이루어야 할 이유기 있어. 그건 산 자로서 도리야. 그래야 죽은 형에게 미안하지 않지." 엄마는 버릇처럼 내게 말했다. 죽은 형에게 속죄라도 하라는 의미였다. 살아 있는 자의 무게, 시간이 지날수록 엄마가 내게 원하는 게 무엇인지 분명해졌다

_[가짜 모범생],. 091page

 

공부에서만큼은 뛰어난 재능을 가졌지만 사람을 대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서툴렀던 쌍둥이들과 자신의 아이들을 누구보다 사랑하지만 정작 중요한 그들의 마음은 외면했던 쌍둥이 엄마가 겪게 되는 갈등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주인공 선휘는 쌍둥이 형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한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엄마의 강한 집착으로 불안한 나날을 보내게 됩니다.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와 죽은 형에 대한 죄책감과 그리움으로 괴로워하다 심한 우울증을 앓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에게 호감을 보이는 여자아이 은비를 만나게 되는데, 수능 9등급임에도 전혀 기죽지 않고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 알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은비를 보며, 지금껏 자신이 알고 있었던 삶이 세상의 다가 아니었음을 깨닫고 자신이 진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그동안 난 형이 하는 대로 똑같이 따라 해야 할 것 같았다. 지금 내 모습은 진짜가 아닌 가짜 같다. 형이 공부를 잘했기 때문에 나 역시 쌍둥이라는 이름으로 열심히 따라 했다. 영재라는 타이틀도 다 떼어버리고 싶은 완정이었다. 내가 형과 함께 앞서거니 뒤서거니 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그건 분명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누군가 짜놓은 프레임에 갇혀버린 듯했다. 그런데 형이 먼저 그 프레임을 깼다. 형이 그 프레임을 깼다면 이제 내 차례였다_[가짜 모범생],. 126page

 

[가짜 모범생]은 학부모와 아이들 사이에서 겪게 되는 마찰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이야기로, 흔히 대치동 아이들의 삶을 떠올리게 합니다. 학창 시절의 성적과 수상 경력 그리고 봉사활동 등이 이후 명문대를 들어가고, 좋은 직장에 취직하기 위한 좋은 수단임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미래의 성공을 위해 아이에게 현재의 희생과 인내만을 강조하게 되면 이후 아이들이 컸을 때, 부모에 대한 감사한 마음보다는 원망만 남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기 위해 더욱더 많은 노력과 섬세한 접근이 필요한 거 같습니다. 자식이 더 나은 인생을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마음과, 자식이 남들보다 뛰어났으면 좋겠다는 욕심 아닌 욕심. 사랑과 욕심 사이의 균형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소설이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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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가짜 모범생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m*****k | 2021.12.18 리뷰제목
자녀를 향한 과도한 욕심에 힘들어하는 아이들의 모습을아이의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었던 소설 이었어요.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사교육이나 자녀 진로문제에 대해 선휘 건휘 엄마처럼은 하지 않지만불안한것은 사실 입니다. 누구나 아이에게 높고 좋은 자리를 주고 싶어 하니까요. 읽으면서 참 씁쓸했어요.교육불평등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았고 우리 스스로 차별을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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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를 향한 과도한 욕심에 힘들어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아이의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었던 소설 이었어요.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사교육이나 자녀 진로문제에 대해 선휘 건휘 엄마처럼은 하지 않지만
불안한것은 사실 입니다. 누구나 아이에게 높고 좋은 자리를 주고 싶어 하니까요. 읽으면서 참 씁쓸했어요.
교육불평등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았고 우리 스스로 차별을 받고 싶어 하는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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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가짜 모범생 평점10점 | r******3 | 2021.10.28 리뷰제목
제1회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 수상 작가 손현주의 신작이다. <가짜 모범생>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소설로서 '남들과 같이 않아도 괜찮다'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저자는 이 소설을 빌어 주인공 선휘는 전교 1등 영재 코스만 밟아오던 쌍둥이 형이 자살한 뒤 엄마의 관심이 오롯이 자신에게 옮겨왔고, 아이들의 감정보다는 오직 1등만 생각하는 엄마의 삐뚤어진 관심 아래 자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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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 수상 작가 손현주의 신작이다.

<가짜 모범생>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소설로서 '남들과 같이 않아도 괜찮다'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저자는 이 소설을 빌어 주인공 선휘는 전교 1등 영재 코스만 밟아오던 쌍둥이 형이 자살한 뒤 엄마의 관심이 오롯이 자신에게 옮겨왔고, 아이들의 감정보다는 오직 1등만 생각하는 엄마의 삐뚤어진 관심 아래 자신의 꿈이 아닌 타인의 꿈을 꾸며 하루하루 버티는 과정 속 "나는 형처럼 되고 싶지 않다"라는 목소리를 내는 과정을 통해 꿈보다 학벌이 중요시되는 사회에 성적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청소년들은 온전히 자신만의 꿈을 꾸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필자는 '교육 학대'라는 것에 주목했다. 전부터 느껴왔던 상황이고 뭔가 불편하지만 무슨 일인지 정확히 몰랐던 상황이 교육 학대였다. 아이들은 아이들 저만의 재능을 가지고 자신이 좋아하는 꿈을 꿔야 맞는다고 배워왔지만 정작 현실은 어른들의 꿈을 아이들이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소설 속 등장하는 선희 엄마 같은 사람이 현실에서 있을 것만 같아 더 무거운 마음이 들었다. 처음 아이가 태어났을 때 '건강하게만 자라다오'라는 바람이 계속 이어질 수 없는 걸까?

 

선휘의 이야기를 통해 어렸을 적 나의 꿈은 무엇이었고 내가 원하던 꿈 그대로 이뤘는지 생각해 보았다. '꿈'이라는 단어가 유니콘처럼 판타지 같다. 청소년 소설이지만 내가 엄마가 되면 어떻게 아이들을 키울지에 대한 가치관이나 방향을 어느 정도 다듬을 수 있었던 소설이었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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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자신만의 꿈을 꿀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며, 『가짜 모범생』 by 손현주 평점10점 | d******7 | 2021.10.26 리뷰제목
『가짜 모범생』을 읽는 독자이기 이전에, 두 딸을 둔 엄마라서 소설 속에 등장한 선휘와 선휘 엄마를 바라보는 시선은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청소년 소설인데다가 서술의 시점을 선휘의 입장에서 다루다 보니, 일인칭 주인공 시점의 유리함을 잘 알고 있다. 그것을 차치하고라도 자식 정서에 나쁜 결과를 가져오는 엄마의 악의적 심리 지배는 명백한 폭력에 해당한다. 하지만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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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모범생』을 읽는 독자이기 이전에, 두 딸을 둔 엄마라서 소설 속에 등장한 선휘와 선휘 엄마를 바라보는 시선은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청소년 소설인데다가 서술의 시점을 선휘의 입장에서 다루다 보니, 일인칭 주인공 시점의 유리함을 잘 알고 있다. 그것을 차치하고라도 자식 정서에 나쁜 결과를 가져오는 엄마의 악의적 심리 지배는 명백한 폭력에 해당한다. 하지만 나역시 교육학대를 당연시하며 내 욕심으로 인해 아이의 마음을 다치게 하고 부정적으로 키우지는 않았는지, 자문하고 반성한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부모에 의한 강요나 억압 대신 아이가 자유롭게 자신의 꿈을 꿀 수 있도록 열린 마음으로 응원하는 것이 부모의 몫임을 자각해본다.

 

 

자신의 기대에 오차가 생기면 여지없이 날아드는 가차없는 폭언과 폭력을 일삼는 엄마라는 존재... 늘 집밖에서 배회하고 뒷짐만 지고 서있는 무심한 아빠.. 항상 1등만 도맡아오던 쌍둥이 형 건휘가 분노조절장애로 사건을 일으킨 뒤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혼자 남겨진 쌍둥이 동생 선휘는 형의 빈자리만으로도 숨이 막히는데, 엄마는 선휘의 성적이 죽은 형을 대신하기만을 바란다. 형의 죽음으로 우울증에 시달리지만 엄마에겐 오로지 1등이란 타이틀만이 중요하다. 성적 지상주의 아래 손상된 아이의 자아는, 불안과 좌절감에 휩싸여 있다. 하지만 아무리 고통의 아우성을 질러도 사회적 공감 능력이나 교우 관계 대신 스펙 쌓기만이 우선시된다.

 

 

병적일 정도로 왜곡된 엄마의 관심과 숨 막히는 날들을 버티던 선휘는 자신 또한 형처럼 되는 건 아닌지 불안한 날들 속에서 배회한다. 그것은 끊임없는 갈증을 유발하고 콜라 중독을 일으키며 얼마간의 위안을 얻을 뿐이다. 그런 와중에 같은 반 은빈이만이 형의 죽음을 잊게 하는 유일한 존재가 된다. 하지만 엄마의 무모한 집착으로 은빈과의 관계도 훼방을 받고 선휘의 가출을 종용한다. 결국 선휘는 형의 환영을 따라 베란다 창 끝을 넘어 허공을 향하게 되고, 그제서야 엄마는 남은 아들까지 잘못될까 두려워 간절히 사과한다. 종국에 선휘는 형처럼 되지 않기 위해, 학교를 자퇴하고 자유를 향한 여정을 준비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가짜모범생 #손현주 #특별한서재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청소년소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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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나의 꿈은 온전히 자신만의 것인가?" 평점10점 | j*****2 | 2021.11.03 리뷰제목
[책 내용 스포일러 있습니다.]     “청소년의 꿈은 온전히 자신만의 것인가?” 책을 처음 받아볼 때 표지 겉면에 적혀있던 저 말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나의 꿈은 온전히 자신만의 것인가?” 라는 문장으로 치환되어 다가왔기 때문이다.   책은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가볍게 보인다. 그다지 두껍지 않은 책의 양, 청소년문학이라는 분류가 덜어주는 마음의 부담감은 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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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 스포일러 있습니다.]


 

 

“청소년의 꿈은 온전히 자신만의 것인가?”

책을 처음 받아볼 때 표지 겉면에 적혀있던 저 말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나의 꿈은 온전히 자신만의 것인가?” 라는 문장으로 치환되어 다가왔기 때문이다.

 

책은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가볍게 보인다. 그다지 두껍지 않은 책의 양, 청소년문학이라는 분류가 덜어주는 마음의 부담감은 책을 일단은 쉽게 손에 들게 한다. 하지만 이 책은 독자가 계속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을 곱씹게 한다. 책이 술술 잘 읽히는 것과는 별개로 생각을 곱씹다가 잠시 책장을 덮게 만드는 것이다.

 

책의 주인공 선휘는 주변의 부모들이 모두가 부러워하는 소위 ‘영재’였다. 그와 쌍둥이 형 건휘는 엄마의 ‘철저한’ 관리와 아빠의 ‘적절한’ 무관심 속에 엘리트 코스를 차근차근 밟아나갔다. 엄마는 병원장 외동딸로 자라나 아쉬울 것 없는 환경에서 자랐고, 아버지 역시 부장판사의 아들로 태어나 성공한 사업가로 인정받고 있다.

두 형제에게 비극이 시작된 건 엄마의 일그러진 이상향 때문이다. 엄마는 모든 것이 완벽하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엄마가 생각하는 완벽의 기준은 자녀들이 전교 1등을 하고, 입시결과에서 상위 1%안에 드는 위대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엄마는 모든 수단을 사용할 수 있고, 엄마가 자녀에게 행하는 모든 일은 다 ‘네가 잘되라고 하는 일’이 된다. 사소하게는 먹는 것부터 모든 것들이 유기농이어야 하고, 두뇌 활성화를 위한 주사도 맞을 수 있으며 각가지 영양제도 반드시 먹어야 한다. 엄마의 뜻에 반하는 것은 당연하게도 허용되지 않는다. 말을 듣지 않으면 ‘당연히’ 체벌을 통해서라도 교정되어야 하고, 아이에게 친구는 경쟁상대일 뿐이며, 1등을 향해 달려 나가는데 불필요한 것들은 다 배제되어야 한다. 심지어 아이가 잘못한 일이 발생한다 해도 공부를 잘하는 모범생이므로 모든 문제를 이를 빌미로 덮어버릴 수도 있다. 그런데 과연 그 길이 형제를 위한 길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나는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너무나 불편했다.

 

책을 읽으며 내가 감정이입이 되면서 너무 무서웠던 장면은 엄마의 체벌 장면이다.

“엄마의 매는 어려서부터 친숙하게 맞아온 훈육의 매였다. 우린 엄마의 구타에 길들여졌다. 또 사랑의 표현이라 여겼다. 엄마는 언제나 우리를 너무 사랑해 문제였다. 상습적인 구타는 사랑의 표현이었다. 우린 저항하지 않았고 한동안 소리도 내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나도 주변에서 모두가 인정하는 모범생이었던 것 같다. 책의 주인공처럼 나도 성적에 대한 강박이 없잖아 있었고, 체벌도 당연시 여겼다. 등수가 떨어지거나 우등반에서 벗어나는 것은 정말 상상하기 어려운 문제였고, 성적이 떨어지면 당연히 혼나야만 하는 것이었다. 그 와중에 아버지의 체벌은 생각해보면 매우 심한 편이었음에도 주변에 이야기하면 안 되는 것이거나 혹은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야 하는 그런 종류의 것이었다. 물론 나의 목표는 단순했다. 얼른 성인이 되어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서 나만의 온전한 집을 갖는 것.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이 목표가 과연 나만의 목표였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는 것이 부모님에게는 ‘당연한’ 이야기였고, 이 이야기는 나에게도 ‘당연한’ 것이었다. 그럼 그 ‘당연하다’는 정의는 내가 오롯이 내린 결론이 맞는걸까?

 

주인공과 그 형은 이에 반발한다. 엄마가 정해놓은 그 길에 서는 것을 반대함에도 엄마는 끊임없이 이들을 엄마가 규정한 그 길 안으로 밀어넣는다. 결국 형은 엄마 몰래 빠져나간 농구장에서 시비가 붙을 때 그의 분노를 주체하지 못해 상대방을 목졸라 죽일뻔한다. 엄마는 심지어 이 사건을 덮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주인공인 동생에게 형 대신 본인이 한 일이라고 진술할 것을 종용한다. 결국 이후 형은 자살을 선택하게 된다. 엄마의 일그러진 강요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이 결국은 죽음이었던 것이다.

 

형의 죽음 이후 엄마는 동생인 선휘를 형과 동일시하는 모습을 보인다. 선휘가 형과 동일하게 완벽한 사람이 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심지어 형의 이름을 동생에게 부르는 착각까지 하는 엄마는 읽는 내내 소름끼치면서도 안타까웠다. 과연 엄마는 무엇을 위해 그렇게까지 자식들에게 집착을 했던 것인가.

 

어쩌면 엄마는 자식을 통해서 본인이 이루지 못한 꿈들을 이루고 싶어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흔히 양육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이기도 한데, 본인이 유년시절 채우지 못했던 것들을 아이들에게 투영해서 채우려고 하는 것이다. 책에서 자세히 언급되지는 않지만, 본인 역시 엘리트로 자라났고, 주변의 사촌들 역시 소위 ‘엄친아’라고 하는 자녀들을 양육하고 있다. 아이를 오랫동안 갖지 못했다는 것이 하나의 흠결로 여겼다는 표현에서도 마찬가지로 엄마는 본인의 삶이 완벽해야한다는 강박에 빠져있었던 사람으로 여겨진다. 본인이 정해놓은 이상적인 삶의 틀에 하나하나씩 채워넣다보니, 이 길을 방해한다고 여겨지는 것은 어떠한 수단을 사용해서라도 정리를 해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를 사랑하지 않았단 의미는 아니다. 아이를 잘 키우려는 생각으로 아이에게 본인이 ‘자의적으로’ 해석한 좋은 것들을 모조리 쏟아붓기 때문이다. 어떤 의미에서건 엄마 역시 엄마가 처음인 사람이고, 서투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방법이 아이를 해치는 방향으로 나타난다면, 주변에서 이야기하는 것과 아이의 반응을 살펴서 엄마 스스로가 바뀌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선휘의 자살시도에 이르러서야 엄마가 이를 깨달았다는 부분은 슬프고 안타까웠지만, 동시에 그렇게까지 극단적으로 나아가야만 모두가 이해를 할 수 있었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종국에 이르러서야 엄마는 본인의 잘못을 깨닫고 심리치료를 받을 것을 결심한다. 또한 선휘가 하고싶어하는 길을 응원해준다. 선휘 역시 마찬가지다. 모범생이 되어야하던 상황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삶을 살고자 한다. 본인이 가고 싶어하던 100일간의 여행을 해보려 한다. 그 첫 시작지는 산티아고 사막이고 말이다. 책의 마지막 장면에서 형이 선휘에게 남긴 메모처럼, 선휘는 선휘만의 삶을 살아간다. '형처럼 되지 말라'는 마지막 당부처럼 선휘는 새로운 길로 발을 딛기 시작한다.

 

동시에 한편으로는 이 모든 비극은 사회적인 통념인 ‘좋은 대학’을 나와서 ‘좋은 직업’을 갖고 ‘경제적으로 안정적’이어야만 성공한 삶이라고 하는 허황된 신화에 매여있는 우리 모두에게 나타날 수 있는 장면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로 그 신화를 믿어왔고, 아직까지 어느정도는 믿고 있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세상에는 선휘가 말하듯 여러 가지의 삶의 방식이 있지 않을까? 그 방식을 선택한 것에 대한 책임을 본인이 지는 것이 중요한 문제일뿐. 그 선택이 좋다 나쁘다를 평가할 권리는 당사자를 제외한 어느 누구에게도 없다.

 

이 짧은 책이 나에게 준 경험은 과연 나는 주변사람들이 이야기하던 정상적인 길, 모범적인 길에 대해 강박이 없었는가를 되돌아보게 한 것이다. 더불어 화자인 선휘에게 어린시절의 나를 투영해서 바라보며 스스로를 위로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가능하다면 선휘에게 그리고 어린시절의 나에게 이야기하고 싶다.
“이 모든 것들은 너의 잘못이 아니야. 과거의 너는 니가 원하던 그 길을 잘 알지도 못했고, 어렴풋하게 알아차렸다 해도 애써 체념해야했지만 이제는 아니니 앞으로 나아가렴. 니가 원하는게 뭔지 직접 부딪치면서 경험하고 그 길을 하나씩 나아가렴.”

 

 

YES24 리뷰어클럽 체험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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