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간 해부학자 : 명화로 읽는 인체의 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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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해부학자 : 명화로 읽는 인체의 서사

명화로 읽는 인체의 서사

리뷰 총점 9.6 (2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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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 > 생명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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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미술관에서 해부학 수업을! 평점9점 | YES마니아 : 골드 이달의 사락 n*****m | 2021.09.12 리뷰제목
미술과 가장 관련이 깊은 학문을 들라고 하면 해부학이 빠질 수 없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라든가 미켈란젤로는 스스로 시체를 해부하면서 인체의 구조를 연구했다. 그림이나 조각에서 정확한 인체를 구현하기 위해서였다. 미술대학에서는 해부학이 필수여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실제로 그러는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해부학자가 미술관에서 무엇을 찾아내는지는 굉장히 관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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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가장 관련이 깊은 학문을 들라고 하면 해부학이 빠질 수 없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라든가 미켈란젤로는 스스로 시체를 해부하면서 인체의 구조를 연구했다. 그림이나 조각에서 정확한 인체를 구현하기 위해서였다. 미술대학에서는 해부학이 필수여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실제로 그러는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해부학자가 미술관에서 무엇을 찾아내는지는 굉장히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다.

 

미술관에 간 화학자의 성공에 힘입어 미술관에 간 지식인시리즈가 이어지는 것인데, 그 이후 인문학자, 의학자, 수학자, 물리학자 등을 거치면서 다소는 식상한 감이 커지는 경향이 없지 않다. 좀 억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해부학자 편도 별로 관계가 없는데도 해부학을 억지로 들이미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

 

사실 해부학자들은 어떤 인체의 그림이나 사진을 보더라도 해부학의 관점에서 설명하려 들 것은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그만큼 미술과 해부학의 거리는 멀지 않다). 그러니 해부학자의 미술 이야기는, 어떤 그림이나 조각을 보았을 때 다른 그림이나 조각에서는 하지 못할 해부학 얘기가 나와야 할 것 같다. 실제로 그런 얘기는 앞부분의 해부학으로 푸는 그림 속 미스터리에서 찾을 수 있다. 여러 그림이나 조각에서 일반인은 잘 찾지 못하는 비밀 같은 얘기들이다. 하지만 나머지 절반을 차지하는 명화에서 찾은 인체 지도는 그림을 통해서 해부학 수업을 진행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림을 보여주고, 그와 관련한 이야기를 하고, 그리고는 거기에서 찾을 수 있는 인체의 구조, 즉 해부학적 구조를 이야기하는 것에서는 당연한 관련성 외에는 뜻밖의 것을 찾기는 힘들다. 그림 얘기에서 흥미를 갖다가도 해부학으로 들어가면 금새 흥미가 가라앉아 버린다.

 

미술관에 간 화학자에서 시작된 이 시리즈는 이제 해부학자까지 왔다(7번째다). 이 시리즈에서 가장 흥미 있는 지점은 사실 하나의 그림을 보고 생각하는 것이 정말 다양하다는 것이다. 각 전문가의 입장에서 보면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하던 것이 눈에 띤다는 점이다. 예술을 즐기는 것은 한 가지 방법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 누구라도 자신의 관점에서 예술을 즐기로 뭔가를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은 이 시리즈가 우리에게 알려주는 가장 소중한 메시지다.

 
9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9 댓글 5
종이책 미술관에 간 지식인 7: 미술관에간해부학자 평점10점 | g*****3 | 2021.07.22 리뷰제목
[미술관에 간 해부학자 / 이재호 / 어바웃어북]      제목부터 생소하다. 미술과 해부학이 무슨 관련이 있을까? 표지에서 보여주는 강렬한 해골 모습 음, 그리고 책을 펼치면서 목록을 보고나서야 이해가 되었다. 사람들이 왜 작품을 관람 후 경탄과 놀라움을 느끼는지 말이다. 미술에 문외한 이나 관심을 많다. 또한, 그림을 볼 때마다 나도 모르게 빨려들기도 하는데 그건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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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해부학자 / 이재호 / 어바웃어북] 

 

 

제목부터 생소하다. 미술과 해부학이 무슨 관련이 있을까? 표지에서 보여주는 강렬한 해골 모습 음, 그리고 책을 펼치면서 목록을 보고나서야 이해가 되었다. 사람들이 왜 작품을 관람 후 경탄과 놀라움을 느끼는지 말이다. 미술에 문외한 이나 관심을 많다. 또한, 그림을 볼 때마다 나도 모르게 빨려들기도 하는데 그건 그림에서 보여주는 생생함과 생동감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것을 느끼게 되는 것일까? 그건 바로 인간의 인체를 그대로 옮겨 놓았다고 할 정도로 묘사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바로 이 점을 설명하는데 미술 작품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다면 미술과 해부학의 연관성을 먼저 생각하는 것도 좋다. 물론, 인체에서 벗어난 기괴한 그림도 있지만 조각이나 회화 등 미술 작품의 밑바탕은 '해부학' 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 유명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 등 당대 거장들 역시 해부학에 중요성을 알고 있었던 거 같다. 

책은 먼저 해부학에서 발견한 미켈란젤로의 작품부터 시작하는데 여기서 놀라운 점이 발견된다. [아담의 창조] 작품은 아담과 하나님의 첫 만남을 묘사한 것이라고 하는데 이는 인간의 뇌 단면과 거의 흡사하다. 이는 하나님이 아담에게 지성을 선물하기 위해 내려왔다는 것을 의미하기 위해 남겨진 작품이다. 뇌와 아담의 창조라 첫 소개부터 경탄할 수밖에 없었다. 이어, 다빈치 역시 빼놓을 수 없는데 우선 사람들은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천재로만 생각하는데 저자의 글을 읽다보니 다빈치는 어린 시절부터 공방에 들어가 해부학,원근법과 드로잉을 배웠는데 스승을 돕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회화와 건축, 조각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게 된 것이다. 다빈치가 그린 해부학 특히, 심장 부분은 500년 지난 후 의사들은 이 그림이 건강과 연관 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이를 보면 현대 의학이라고 해서 과거 보다 더 앞서간다는 생각은 해서는 안된다. 

 


 

이어, 인체의 중요한 흐름인 님프절에 대한 이야기는 신화에 등장하는 요정 님프에서 유래되었다.  림프절은 우리 몸에 균이 들어오면 질병과 싸우기 때문에 붓는데 이처럼 요정 님프는 다재다능한 능력을 갖춘 존재로 자연의 수호자 역할을 해왔다. 어떻게 인체의 일부 이름이 되었는지 그 과정은 나오지 않으나 요정 님프와 인체 림프절의 역할(?)은 같다는 점이다. 그리고 가장 아름다운 조각상으로 비너스를 말하는데 이는 외모가 아니라 신체 비례를 말한다. 비너스가 서 있는 자세는 s자를 그리는 형태로 아프로디테 탄생의 그림을 보더라도 s자 형태로 서 있다. 그런데, 보티첼리의 그림에서는 여인은 한쪽 어깨로 처져 있는데 이는 당시 결핵의 징후라는 점이다. 또 다른 작품엔 사랑하는 여인의 죽음을 다른 그림에서도 표현했는데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인간의 폐 그림이 중앙에 그려져 있었다. 

 

이 외에도 검투사의 인체를 그린 <테르모필레 전투의 레오디나스>는 나체 남성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의 인체는 그렸다고 믿을 수 없을 만큼 생생하다. 심지어 다리에 있는 정맥 부분까지 묘사를 한 그림도 있는데 이런 세세한 점이 관람객이 작품을 볼 때 빨려 들어가게 한다는 사실이다. 여기에,베르메르의 <우유를 따르는 여인>도 소개하는데 그림 속 여인의 왼팔 근육을 자세히 보면 확실히 무거운 것을 받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 그림은 수시로 본 적이 있었는데 이 책으로 여인의 힘든 하루 일과를 알게 되었다. 음, 정말 미술가들은 해부학을 모르고서는 절대 그림을 그릴 수가 없다는 말이 맞다. 물론, 현대에 와서 수정이 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사실 이 점은 많지 않았다.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인체 특히, 해부학에 대해 흥미롭게 이끌어낸 점이 대단하다. 몇 년 전 조무사 학원을 다니면서 관련 공부를 했었는데 그때에는 그저 암기를 해야하니 억지로 외웠다면 이번에는 그림을 보면서 해부학을 보니 저절로 인체구조를 이해 하게 되었고, 하나의 작품을 완성할 때 작가의 노고가 얼마나 들어가는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이번 시리즈를 읽으면서 그동안 읽지 못한 다른 시리즈 도서를 찾아서 읽어보려고 한다. 

 


 

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 댓글 0
종이책 예술작품 낯설게 보기 평점10점 | d******n | 2021.07.24 리뷰제목
안다고 생각했던 것도 기준이나 시각을 달리해서 보면 전혀 새롭게 보일 때가 있다. 같은 대상이라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잣대로 보면 마치 처음 보는 작품인 듯 낯설게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낯설게 하기’는 문학 작품에서는 흔히 쓰이는 기법으로 작품에 대한 긴장감을 주어 독자(관람자)로 하여금 더욱 흥미를 유발하게 마련이다. ‘낯설게 하기’는 문학 작품을 읽을 때뿐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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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고 생각했던 것도 기준이나 시각을 달리해서 보면 전혀 새롭게 보일 때가 있다. 같은 대상이라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잣대로 보면 마치 처음 보는 작품인 듯 낯설게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낯설게 하기는 문학 작품에서는 흔히 쓰이는 기법으로 작품에 대한 긴장감을 주어 독자(관람자)로 하여금 더욱 흥미를 유발하게 마련이다. ‘낯설게 하기는 문학 작품을 읽을 때뿐 아니라, 미술 작품을 볼 때도 적용된다. 익히 알고 있는 예술 작품이라도 다른 시각으로 보면 전혀 낯선 새로운 작품처럼 느껴지게 된다. 

 

미술관에 간 해부학자는 얼핏 봐서는 미술과 전혀 상관없을 듯한 해부학이라는 시각으로 미술 작품을 바라본 책이다. 이 책은 미술관에 간 인문학자>, <미술관에 간 수학자>, <미술관에 간 화학자어바웃어북출판사의 미술관에 간 OO학자시리즈 중 하나다. 이번 책은 특히 일반인으로는 거의 접할 일 없는 해부학이라는 시각을 통해 미술 작품을 본 책이라 더욱 흥미롭게 느껴진다. 해부학 교수인 저자는 해부학자의 시선으로 예술 작품을 보면서, 작품 속에 암호처럼 숨겨진 인체의 비밀을 이야기하듯 들려준다.

저자는 우리에게 명화로 널리 알려진 작품들을 보여주면서 그 작품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뇌, 심장, 혈관, 피부 등 인체의 여러 부분을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한 페이지에는 명화가, 연이어 다음 페이지에는 해부도가 나오는 장면을 보다 보면, 이 책이 미술에 관한 책인지, 의학책인지 새삼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생소한 조합이 바로 이 책의 매력이자, 눈에 익은 예술 작품을 낯설게 보도록 해주는 통섭의 시각이기도 하다.

 

책에는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창조피에타’, 뭉크의 절규등은 제목만 들어도 머릿속에 금방 떠올려질 만큼 유명한 작품들도 미술이 아닌 해부학이라는 렌즈를 통해서 보면 마치 숨은그림찾기를 하듯 다시 보인다. 표면적으로는 몇 번씩 보았던 작품인데 그 뒤에 숨겨진 심층적인 의미를 알고 보면 , 여기에 이런 뜻이 있었어?’하며 다시 보게 된다.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작품 곳곳에 알게 모르게 숨겨진 인체의 기호를 발견하게 되고, 그 이후에는 작품에서 그 부분만 유독 더 눈에 뜨이기도 한다.

이 책에서 다뤄진 작품들은 대개 미술관의 작품이나 책을 통해 자주 접하고, 우리가 눈에 익어서 안다고 생각하는 작품들이다. 하지만 해부학이라는 낯선 시각으로 다시 살펴보면 이제까지의 익숙함과는 다른 신선함이 느껴진다. 또한, 화가 자신이 신체의 고통을 숙명처럼 안고 살았던 프리다 칼로, 샤갈, 고흐 등의 작품 역시 더 깊이 있게, 공감하며 바라보게 된다.

크로스 오버 혹은 통섭의 시각이 필요한 것은 기존에 알던 한정된 시각을 벗어나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부학이라고 하면 얼핏 미술과 전혀 상관없을 듯하지만, 알고 보면 예술 작품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또 하나의 렌즈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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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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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해부학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명화들 평점10점 | y********j | 2021.07.22 리뷰제목
두 어달 전 정말 열심히 읽었던 <미술관에 간 지식인 시리즈>. 화학자와 의학자, 물리학자와 수학자의 각각의 고유한 영역에서 바라본 명화 속 이야기를 읽는 재미가 무척 컸던 탓에 이번 신간에 대한 기대가 컸다. 이번에 미술을 바라보는 눈을 제공해주실 분은 해부학자. 의학자와 겹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의학자가 각종 질병과 병명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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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어달 전 정말 열심히 읽었던 <미술관에 간 지식인 시리즈>. 화학자와 의학자, 물리학자와 수학자의 각각의 고유한 영역에서 바라본 명화 속 이야기를 읽는 재미가 무척 컸던 탓에 이번 신간에 대한 기대가 컸다. 이번에 미술을 바라보는 눈을 제공해주실 분은 해부학자. 의학자와 겹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의학자가 각종 질병과 병명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면 해부학자는 말 그대로 우리 몸의 뼈와 근육, 장기에 얽힌 부분과 관련된 내용을 알려준다.



그래도 그동안 꽤 많은 권수의 명화 책을 읽어왔기 때문인지 그림 자체에 대해서는 무척 익숙했다. 그 중 인체 해부! 하면 떠오르는 인물은 단연 이탈리아의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다. 특히 <인체 비례도>라고 알려져 있는 <비트루비우스적 인간>은 어디서 한 번쯤은 접했을 그림으로, 고대 로마의 건축가 비트루비우스의 <건축서> 중 '인체 비례'에 관해 기술한 내용을 읽고 <비트루비우스적 인간>을 완성했다고 전해진다. 예전에 이 그림과 설명을 접한 후 바닥에 누워 그대로 따라한 적이 있었는데, 아마 이 글을 읽는다면 누구나 다 한번씩 방바닥에 등을 대보지 않았을까.

 

 


자연이 낸 인체의 중심은 배꼽이다. 등을 대고 누워서 팔다리를 뻗은 다음 컴퍼스 중심을 배꼽에 맞추고 원을 돌리면 두 팔의 손가락 끝과 두 발의 발가락 끝이 원에 붙는다......정사각형에도 맞닿는다. 발바닥에서 정수리까지 잰 길이는 두 팔을 가로로 벌린 너비와 같기 때문이다.


p 37

 

 

명화를 보면 나체 여인의 뒷모습을 마주할 때가 있다. 그럴 때 눈에 들어오는 등과 엉덩이. 마르칸토니오 라이몬디의 <파리스의 심판>에서도 여신들의 뒤태가 담겨 있는데, 이 화가가 그린 아테나의 뒤태는 근육질로 묘사되어 있다. 허리 아래쪽부터 허벅지 위까지를 가리키는 볼기는 엉덩이와 궁둥이로 구분된다. 엉덩이의 귀여운(?) 표현이 궁둥이인 줄 알고 있었던 나로서는 새로운 발견! 바닥에 앉았을 때 지면과 닿는 부위를 궁둥이, 지면에서 떨어진 부위를 엉덩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속눈썹에 관한 내용도 흥미롭다. 우리 아이들을 비롯해서 요즘 아이들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속눈썹이 무척 긴 것을 발견하곤 하는데, 나는 이것이 환경의 변화 때문인 줄 알았다. 미세먼지와 황사를 막기 위해 몸에서 방어 스위치를 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책에 따르면 인체는 그렇게 단기간에 진화하지 않고, 속눈썹이 길어진 이유는 영양 상태의 개선 덕분이라고 한다. 이와 함께 소개된 그림은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엑스레이로 작품을 촬영하면 소녀의 눈에 풍성한 속눈썹이 나타난다고.

 

우리 몸 속에 이렇게도 많은 근육과 뼈들이 있었다니, 그림과 설명을 보고 있으면 놀라울 뿐이다. 아이용 인체 책을 통해 뼈의 개수나 모양 등을 접한 적은 있지만 근육이나 신경, 혈관 등 세세한 부분까지 언급된 것을 보면 그야말로 인체의 신비를 느끼게 된다고 할까. 해부학과 인체지도, 인체에 이름으로 남은 이야기들 등 해부학의 세계로 바라본 명화 이야기. 다음에는 또 어느 분이 등장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줄 지 벌써 궁금하다!

 

**출판사 <어바웃어북>을 통해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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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미술관에 간 해부학자 평점9점 | z***a | 2021.07.22 리뷰제목
의사의 눈으로 살핀 미술 이야기는 그자체로 흥행성이 있다. 일반 독자들은 의사 말을 잘 듣는 편인데, 이는 다루고 있는 화제의 영역이 달라도 먹히는 구석이 많다. 『미술관에 간 해부학자』(어바웃어북, 2021)는 말그대로 해부학자의 취향이 농후한 미술 감상이다. 확실히 의학의 눈으로 본 명화 감상은 도상학과 미학을 배운 나의 그림 감상과는 다른 차원의 독해다. 가령 나는 19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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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의 눈으로 살핀 미술 이야기는 그자체로 흥행성이 있다. 일반 독자들은 의사 말을 잘 듣는 편인데, 이는 다루고 있는 화제의 영역이 달라도 먹히는 구석이 많다. 『미술관에 간 해부학자』(어바웃어북, 2021)는 말그대로 해부학자의 취향이 농후한 미술 감상이다. 확실히 의학의 눈으로 본 명화 감상은 도상학과 미학을 배운 나의 그림 감상과는 다른 차원의 독해다. 가령 나는 19세기 네덜란드의 화가 고흐의 작품을 보면서 고흐 본인이 앓은 이런저런 병이 화풍에 미친 영향력을 크게 부각시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전체적인 그림 구도와 색채, 구상 상징과 미학 입장에 대해 치중하는 편이다. 하지만 의사는 위대한 화가 고흐에게서 우울증, 정신분열증, 황시증, 망막 부종 등과 같은 질병의 꼬리표들을 찾는다. 

 

대표작 〈해바라기〉의 불타는 노란색이 말해주듯, 고흐에게는 '노란빛의 화가'라는 별명이 있다. 의사들은 고흐가 노란색을 자주 사용하는 이유가 바로 사물을 노랗게 보는 '황시증'을 앓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황시증의 원인으로 애주가이던 고흐가 즐긴 독한 술 압생트를 언급하는 이도 있다. 녹색 빛을 띄어 '녹색요정'이라 불린 압생트를 과하게 마시면 환각상태에 빠지고 색채 이상과 같은 시각장애를 초래한다는 설이 있었었다. 하지만 저자는 고흐의 황시증은 당시 정신질환 치료제로 유행하던 디지털리스라는 약초의 심각한 부작용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혹자는 고흐가 '망막 부종'을 앓았다고 주장한다. 증상은 눈앞에 뭔가 떠다니는 것이 보이기도 하고 마치〈별이 빛나는 밤〉속의 둥근 별무리와 달무리처럼 세상을 번져 보이게 만든다. 또한 화가로 인정받지 못해 초조했던 고흐의 마음이 담긴〈담배를 물고 있는 해골〉을 언급하면서, 고흐가 해부학에는 정통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복장뼈의 위치가 잘못 재현되었다고 말이다. 

 

"해부학 발전의 숨은 공로자는 예술가들이다!" 저자 이재호의 주장에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분명 르네상스, 신고전주의, 사실주의에 해당하는 예술가라면 정확한 해부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인체를 사실적으로 재현하고자 부단히 노력했을 것이다. 가령 르네상스의 거장 예술가 다 빈치는 30구 넘는 시체를 직접 해부했고 1800여점의 해부도를 남겼다. 다 빈치의 라이벌 미켈란젤로 역시 조각 작품〈피에타〉에서 미세한 근육과 실핏줄까지 묘사해낼만큼 해부학적 지식에 정통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미술관에 걸린 작품은 한 구의 카데바(해부용 시신)와 같다"는 말에는 왠지 동의하기 어렵다. 비위가 약해서 그런지, 미술관 하면 곧장 해부학 교실이 연상되는 일은 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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