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 밤의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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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일 밤의 클래식

하루의 끝에 차분히 듣는 아름다운 고전음악 한 곡

리뷰 총점 9.6 (124건)
분야
예술 대중문화 >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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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클래식의 아라비안 나이트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s****6 | 2020.09.17 리뷰제목
지난 7월 하순 인사발령으로 팀을 옮긴 이후 전 근무자가 남긴 업무와 밀려오는 새 업무를 동시에 하다보니 소위 밥 먹듯이 야근을 했다. 밤하늘에 외로이 떠 있는 달이 마중하는 늦은 퇴근길. 점점 지쳐가던 내게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클래식 음악만이 위로를 해 주었다. 이렇게 회사 업무로 지친 와중에 퇴근을 기다리게 하는 책을 만났으니 클래식 음악 칼럼니스트 김태용이 쓴
리뷰제목

 

 지난 7월 하순 인사발령으로 팀을 옮긴 이후 전 근무자가 남긴 업무와 밀려오는 새 업무를 동시에 하다보니 소위 밥 먹듯이 야근을 했다. 밤하늘에 외로이 떠 있는 달이 마중하는 늦은 퇴근길. 점점 지쳐가던 내게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클래식 음악만이 위로를 해 주었다. 이렇게 회사 업무로 지친 와중에 퇴근을 기다리게 하는 책을 만났으니 클래식 음악 칼럼니스트 김태용이 쓴  [90일 밤의 클래식]이다. "아라비안 라이트(천일 야화)"에서 페르시아 샤흐리아르 왕이 여성에 대한 혐오감으로 매일 아침이 밝으면 새신부를 죽이는 일을 반복하다가 현명한 셰에라자드의 1,001일 동안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야기에 푹 빠졌듯이  [90일 밤의 클래식]을 읽는 내내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야기 푹 빠져 지냈다.

 

  [90일 밤의 클래식]은 클래식의 역사 흐름에 따라 하루 1곡씩 선곡하여 90일 동안 읽을 수 있게 구성된 책으로 바쁜 일상을 사는 사람들도 부담 없이 읽기에 적합한 책이다. 책은 깊은 밤에 읽으면 더 좋은데 어려운 음악 이론으로 잠을 재촉하지 않으니 흥미로운 이야기를 읽으며 QR코드로 음악 감상을 할 준비만 하면 된다. 책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작곡가와 음악의 숨은 뒷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어 언뜻보면 깊이가 없이 음악가들의 신변잡기식 이야기로 느낄 수 있지만 재작년 인기리에 종영한 TV 프로그램 <알쓸신잡>처럼 알아두면 쓸데는 없지만 신비하게도 클래식 초보자나 입문자들이 클래식과 친근해 질 수 있는 흥미로운 클래식 책이라 하겠다.

 

 

 
 ○ 저자가 이 책을 쓰기 전에 정한 세 가지 원칙
  첫째, 90곡 모두 특별한 이야기가 있을 것.
  둘째, 난해한 음악 이론을 가급적 적용하지 않을 것.
  셋째, 누구나 공감할 수 있어야 할 것.
  - 머리말, p.5
 

 

 

 머리말에서 저자가 밝혔듯이 책 속 90곡 모두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 음악들로 작곡가의 이야기부터 작곡 배경, 악기, 연주자, 음악에 대한 감상 팁 등을 어렵지 않게 담아내고 있어 클래식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좋아할만한 책이다. 마음 같아서는 리뷰에 90곡 모두 소개하고 싶지만 이 책을 읽을 독자들의 90일 밤을 위해 몇 가지 이야기만 소개한다.

 

 

[day7

 중세시대 세속노래 모음집 <카르미나 부라나>를 시작으로 바로크 시대 쉬츠의 <신성 교향곡>,  코넬리의 <바이올린 소나타 10번>, 헨딜의 오페라 <리날도>, 비발디의 <12개의 협주곡집> 등을 만나다보면 7일째 밤에 바흐의 <6개의 영국 모음곡>을 만나게 된다. <영국 모음곡>은 바흐의 작품 중 '3대 클라비어 춤곡집'으로 유명한 곡인데 이 곡의 연주자로 크로아티아 출신 피아니스트 이보 포고렐리치를 빼놓을 수가 없다. 아직 클래식 입문자 수준이라 다소 생소한 피아니스트인 이보 포고렐리치는 탁월한 음악성으로 이미 어린 나이부터 유수의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할 정도였기에 제10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도 무난히 파이널 진입을 예상했는데 3차 예선에서 탈락하면서 당시 심사 위원 중 한명이었던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콩쿠르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심사위원직을 사임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이와 함께 사진만 봐도 느끼겠지만 포고렐리치는 수려한 외모로 여성팬들에게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었는데 무려 21살이나 연상인 스승 알리자 케레랏제에게 청혼한 후 우여곡절 끝에 결혼을 해서 당시 충격과 파장이 상당했다고 한다. 스승 알리자는 이혼한 상태였지만 어린 제자의 청혼에 불같이 화를 냈다. 아마도 어린 제자의 미래도 걱정이 되었겠지만 언젠가는 꺼지는 순간의 뜨거운 사랑이라 생각했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강고한 포고렐리치의 신념에 점차 마음을 열게되어 제자와 결혼을 하게 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알리자는 포고렐리치와 후회없는 결혼을 했다.

 안타깝게도 1996년 알리자가 간암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지만 이후 포고렐리치는 아내에 대해 지금도 이렇게 말한다.

 "나는 내 아내 알리자보다 더 나은 피아니스트를 본 적이 없습니다. 그녀에 대한 책임감과 사랑은 내가 음악을 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었습니다." - p.44 

 

[day17

 클래식에 관심을 가진 이후 유튜브로 클래식 연주 영상을 자주 보는 편인데 3악장까지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잘 진행하다가 마지막 4악장에서 연주 중에 연주자들이 한 명씩 빠지며 나중에는 지휘자만 홀로 남는 재미있는 클래식 영상을 본 적이 있었다. 이 클래식 영상은 하이든의 <교향곡 45번> '고별'을 포퍼먼스한 연주다. 말년에 '파파'라는 애칭이 불릴 정도로 따뜻한 성품을 가졌던 하이든은 에스테르하지가에 오랫동안 고용되어 악단을 운영했는데 음악을 좋아했던 에스테르하지가 후작은 여름이면 헝가리 시골에 있는 별궁에서 지낼 때마다 악단과 함께 머물었다고 한다. 보통 6개월 정도 머물고 다시 본궁으로 돌아가던 후작이 1772년 여름에는 본궁으로 돌아갈 생각을 안 하고 8개월이 훌쩍 넘기도록 별궁에 머무르자 가족을 집에 두고 온 단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속출했다. 이때 하이든이 기발한 방법을 생각해 내는데 새로 작곡한 교향곡 4악장 마지막에 단원들을 차례대로 밖으로 내보내는 퍼포먼스를 준비한다. 연주가 한창 무르익었을 4악장에 접어들면 연주자들이 차례대로 자신의 악기를 챙겨 보면대 위 촛불을 끄고 퇴장하게 만들었다. 이 공연을 지켜보던 에스테르하지 후작은 연주자들이 하나둘 나가는 것을 보고 공연의 의도를 즉시 알아차리고 기쁜 마음으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모두 떠났으니 우리도 떠나야겠군!" - p.82

  <교향곡 45번> '고별'을 감상할 때 흥미로운 포퍼먼스보다는 하이든이 단원들을 생각한 따뜻한 마음과 함께 위트와 유머가 담겨있는 일화를 생각해 본다면 음악이 조금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day27

 피아니스트 리스트와 작곡가 슈만 등 당시 여러 음악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던 연주자가 바이올리니스트 파가니니다. 신기에 가까운 바이올린 솜씨로 유명한 파가니니가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라는 오명도 입게 되는데 그 계기가 <마녀들의 춤> 공연 때문이었다고 한다. 이 공연 전까지도 유명세가 대단했던 파가니니는 초자연적인 현상에 가까운 바이올린 기교를 통해 청중들을 사로잡았는데 <마녀들의 춤> 공연을 통해 그에 대한 관심이 광기로 변해 파가니니의 신들린 연주가 활을 수동적으로 움직인다는 믿음으로 대중에게 퍼지게 되고 교회에서는 파가니니의 연주를 보이콧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게 된다. 더군다나 파가니니에 대한 루머는 어느새 애인을 죽인 살인마까지 변질되어 그가 죽을 때까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여기에 황당한 사건이 발생하는데 1824년 파가니니가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어느 공연에서 신발 속에 뾰족한 이물질이 들어 있다는 걸 알고도 시간 관계상 처리를 못한 채 급히 무대에 올랐는데 신발 속 이물질 때문에 무대로 걸어 나가면서 발을 절뚝거리게 되는 모습을 보고 사탄의 표식인 절뚝거리는 염소의 걸음걸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파가니니를 루시퍼(사탄의 우두머리)의 자식이라 여겼다고 한다. 이러한 영향으로 훗날 그가 죽은 뒤에도 5년동안 떠돌다가 간신히 묘지에 안장되었다.

 피나는 연습 끝에 신기에 가까운 바이올린 연주 실력을 쌓고도 도리어 남보다 특출난 그 실력 때문에 사람들에게 악마라는 오해까지 받아야 했던 파기니니의 삶이 그저 안타깝기만 하지만 <마녀들의 춤>을 비롯 <바이올린 협주곡 2번> 등 파가니니의 대표 연주곡들을 후대 바이올린 명연주자들의 연주를 통해 파가니니의 고난도 테크닉을 간접적이나마 느낄 수 있어서 클래식에 관심이 많은 한 사람으로써 감사한 마음이 든다.

 

 

[day45

 오페라 하면 바그너를 빼놓을 수 없는데 <탄호이저>, <로엔그린>, <니벨룽겐의 반지> 등은 오페라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한 두번은 제목을 들어 본 오페라일 것이다. 

 바그너의 대표곡들 중 독창적인 악극 형식을 갖춘 작품이 <로엔그린>으로 오페라를 시작할 때 등장하는 '서곡'을 배제하고 '전주곡'을 채택해서 유명한 곡인데, 이 악극을 초연할 때 지휘자가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였던 프란츠 리스트였다고 한다. 바그너가 스물네 살 연하인 리스트의 둘째 딸이자 피아니스트인 코지마 리스트와 재혼을 하면서 리스트와 바그너가 친구 같은 장인과 사위가 되는데 재혼 당시 바그너는 쉰일곱, 코지마는 서른 세살이었고, 코지마는 자녀가 2명이나 있는 기혼자였다. 당연히 리스트는 결혼을 반대 했지만 아버지의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코지마는 바그너와의 재혼을 강행하는데 이 일로 한동안 리스트는 바그너, 코지마 부부와 사이가 멀어졌다. 하지만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결국 리스트는 바그너 부부와 화해를 한다. 우여곡절 끝에 결혼한 둘의 결혼은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나는데 바그너 사후 코지마가 바이로이트 축제를 헌신적으로 지휘한 덕분에 지금까지 매년 바그너의 오페라 공연이 열리는 성공적인 축제로 남게 되었다고 한다.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버킷리스트가 너무 많다)가 바이로이트 축제에 가보는 것인데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바이로이트 축제에 참여해 즐기는 내 모습을 꿈꿔본다.

 

[day82]

 베토벤, 안톤 브루크너, 안토닌 드보르자크, 구스타프 말러. 

 이 작곡가들의 공통점은 교향곡을 9번까지만 작곡하고 세상을 떠난 작곡가들이다. 작곡가들에게는 "9번 교향곡의 저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베토벤 이후 많은 작곡가들이 교향곡 '9번'을 넘기지 못하고 죽는 징크스가 있었는데 특히 구스타프 말러도 이 악운을 의식하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번호를 붙이지 않은 <대지의 노래>를 작곡했다고 한다. 말러는 징크스를 깨기 위해 <교향곡 10번> 작곡에 매진하지만 징크스 때문인지 완성을 끝내 못하고 세상을 떠나고 <교향곡 10번>은 미완성으로 남게 된다.

 러시아의 대표 작곡가 쇼스타코비치 또한 9번 교향곡에 대한 압박이 꽤 있었지만 10번 교향곡을 가뿐히(?) 넘기고는 15곡이나 되는 교향곡 명작들을 남긴다.

 쇼스타코비치는 독재 치하의 소련으로부터 미국이나 다른 서방으로 망명길을 택한 다른 음악가들과 달리 소련에 남아 소련 정부의 검열하에 작곡 생활을 했던 음악가로 유명하다. 한창 잘 나가던 젊은 음악가 시절 <므첸스크의 맥베스 부인>이 당시 최고의 실권자인 스탈린의 분노로 인해 당국의 심한 비판을 받으며 음악가로써 위기를 맞지만 <교향곡 5번>을 통해 당국과 청중들을 만족시키며 재기를 한다. 

 그의 15개의 교향곡 중 <교향곡 9번>은 그의 교향곡 작곡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데 제2차 세계대전 독일과 전쟁에서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쇼스코비치가 만든 곡으로 당시 <교향곡 9번>에 대한 상징성으로 당국과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하지만 불과 25분 내외로 끝나는 짧고 간소한 교향곡이라 당국으로부터 자아비판을 강요당할만큼 큰 고초를 겪게 된다. 하지만 <9번 교향곡>은 훗날 큰 사랑을 받게 되는데 쇼스타코비치는 <9번 교향곡>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 이 곡은 작은 기쁨입니다. 비평가들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음악가들은 분명 좋아할 것입니다." - p.348

 

 [90일 밤의 클래식]은 한동안 내게 행복한 시간을 전해 준 책이다.  아라비안 나이트의 현명한 여인 셰에라자드가 페르시아 왕에게 전해주던 매일 밤 흥미로운 이야기처럼 내게도 매일 밤  [90일 밤의 클래식]이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책 읽는 매일 밤 전해 주었다. 책 속에는 최근 출판되는 클래식 책이면 빼 놓을 수 없는 QR코드가 있는데, 출판사인 동양북스에서 책 속 음악들을 홈페이지에 별도로 잘 정리해 놓아서 QR코드로 관련 음악들을 함께 들을 수 있는게 무엇보다도 이 책의 장점이라 하겠다. 바쁜 일상 속에서 하루 한 곡씩 90일 동안 중세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클래식 이야기에 빠질 수 있는  [90일 밤의 클래식]은 클래식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청명한 가을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낮에도 좋지만 창 밖에 귀뚜라미 울음 소리가 정겨운 가을 밤에  [90일 밤의 클래식]과 함께 클래식에 빠져 보는 것은 어떨까?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동양북스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5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54 댓글 100
종이책 구매 클래식 진입장벽 낮추기_070 (90일 밤의 클래식) 평점8점 | w*****y | 2020.11.04 리뷰제목
첫째, 90곡 모두 특별한 이야기가 있을 것.둘째, 난해한 음악 이론을 가급적 적용하지 않을 것.셋째, 누구나 공감할 수 있어야 할 것. p.5   저자가 이 책을 쓸 때 정한 세 가지 원칙이라고 한다. 그 원칙대로 이 책에 소개된 90곡은 모두 특별한 저마다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고, 음악가와 그들의 작품, 연주를 소개하면서 어려운 음악 이론은 살짝 옆으로 미뤄두어 클래식 진입장벽을
리뷰제목

첫째, 90곡 모두 특별한 이야기가 있을 것.

둘째, 난해한 음악 이론을 가급적 적용하지 않을 것.

셋째, 누구나 공감할 수 있어야 할 것. p.5

 

저자가 이 책을 쓸 때 정한 세 가지 원칙이라고 한다. 그 원칙대로 이 책에 소개된 90곡은 모두 특별한 저마다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고, 음악가와 그들의 작품, 연주를 소개하면서 어려운 음악 이론은 살짝 옆으로 미뤄두어 클래식 진입장벽을 낮춰주고 있다. 하지만 마지막 세 번째 조건에서 저자에게는 미안하지만, 솔직히 공감 안되는 이야기들도 많았다. 물론, 저자가 말한 공감이 이야기에 대한 공감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특히, 책 속에 소개된 많은 사랑 이야기들이 그러했는데, 아름다운 선율과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사랑 이야기들(‘사랑이라 쓰고 치정이라 읽는, 예를 들어, AB가 서로 사랑하는데, 알고 보니 B는 이미 C와 결혼을 한 상태이고, 게다가 AC도 서로 친분이 있는 사이였다. , 이런 식의), 또 수학을 잘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사랑했던 여인에게 거절당하기도 하고, 자신의 라이벌을 시기하기도 한다. 어렵게만 보이던 클래식이라는 세계와 그런 작품을 작곡하고, 연주한 인물들도 결국은 사람이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책은 제목처럼 90개의 클래식 곡을 소개하며, 곡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들을 수록해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클래식 진입장벽을 낮춰준다. 게다가 QR코드를 활용해 바로 곡을 들을 수도 있어 글을 읽다가 곡을 찾아 듣기도 하면서 책을 읽어내려갔다.

 

독서습관 이벤트에 참여해 남긴 글들을 찾아보며, 클래식과 함께한 90일간의 밤(솔직히는 그보다 짧았지만ㅎㅎ)을 떠올려본다.

 

 

*독서습관 이벤트 참여글

1. 노는 게 제일 좋아

Day 1. 예나 지금이나 (골리아드 / 카르미나 부라나)

http://blog.yes24.com/document/13082198

 

2. 감탄이 절로나는 목소리

Day 4. 헨델도 모르는 울게 하소서 (오페라 '리날도', HWV7 /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

http://blog.yes24.com/document/13098404

 

3. 10월 첫날, 첼로연주와 함께

Day 6. 첼로의 구약성서 (6개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BWV 1007-1012,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http://blog.yes24.com/document/13104544

 

4. 아침퀴즈

Day 10. 무시할 수 없는 악기 (플라우티노를 위한 협주곡, RV443 / 안토니오 비발디)

http://blog.yes24.com/document/13116375

 

5. 모차르트의 자장가 

Day 13. 자장가의 비밀(성악곡 '잘 자라! 내 어린 왕자' 요한 프리드리히 안톤 플라이쉬만, 프리드리히 빌헬름 고터)

http://blog.yes24.com/document/13124665

 

6. 내게도 휴가를

Day 17. 휴가 보내주세요 (교향곡 45'고별' / 프란츠 요제프 하이든)

http://blog.yes24.com/document/13133969

 

7.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 

Day 27. 악성 루머 (마녀들의 춤 / 니콜로 파가니니)

Day 29. 전설의 바이올리니스트 (무반주 솔로 바이올린을 위한 24개의 카프리스 / 니콜로 파가니니)

http://blog.yes24.com/document/13145814

 

8. 내가 느끼는 대로

Day 37. 조성진의 협주곡 (피아노 협주곡 1/ 프레데리크 프랑수아 쇼팽)

http://blog.yes24.com/document/13165279

 

9. 그림과 함께 하는 녹턴

Day 69. 색다른 녹턴 (3개의 녹턴 / 클로드 드뷔시)

http://blog.yes24.com/document/13175258

 

10. 익숙한 곡을 낯설게 듣기

Day 80. 편곡의 달인 ( 볼레로 / 모리스 라벨)

http://blog.yes24.com/document/13178324

 

1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2 댓글 4
종이책 [90일 밤의 클래식] 하루의 마무리를 편안한 클래식과 함게...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c********i | 2020.09.06 리뷰제목
국난 속에서 책을 집필하며 생각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음악을 보이도록, 들리지 않는 음악을 들리도록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아주 특별한 비대면 음악책을 만들어 보겠다고요. (p. 4) <90일 밤의 클래식>은 일상에 지친 마음을 클래식 음악으로 차분하고 편안하게 만든 상태로 잠이 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자기 전 음악 이야기 한 편 읽고 QR코드 따라 음악 한 곡
리뷰제목




국난 속에서 책을 집필하며 생각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음악을 보이도록, 들리지 않는 음악을 들리도록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아주 특별한 비대면 음악책을 만들어 보겠다고요. (p. 4)



<90일 밤의 클래식은 일상에 지친 마음을 클래식 음악으로 차분하고 편안하게 만든 상태로 잠이 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자기 전 음악 이야기 한 편 읽고 QR코드 따라 음악 한 곡 듣고 자니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초보자들도 읽기 쉽고 흥미로운 이야기로 쓰여 있고, 한 챕터도 한 장 반~ 두 장 정도의 분량이라 부담이 전혀 없다. 이야기의 끝에는 저자가 짚어주는 감상 팁도 나와 있어서 무엇을 중점적으로 들으면 좋을지 감을 잡기 어려운 클래식 초보자들에게 유용하다.



첫번째 이야기 속 주인공인카르미나 부라나는 너무나 인상깊은 멜로디였다. 첫번째 이야기부터 중세음악이라고 해서 약간 부담스러움을 느끼기는 했는데, 이야기를 듣고 난 뒤 QR코드를 따라 음악을 들어보고는 내 생각과 달리 신선하면서도 들어본 듯하면서 꽤 괜찮은 곡의 느낌에 놀랬다. 그러다가 저자가 골라 둔 두번째 곡을 듣고는 또 놀랬다. 너무나 익숙한 곡인데 제목은 몰랐던 그 곡이어서 놀랐고, 바로 전에 들었던 신선했던 중세음악과 같은 제목이라는 것에 신기했다. 웅장하고 멋있는 도입부가 돋보이는 카를 오르프의카르미나 부라나를 듣고 있으니 클래식의 세계로 문을 열고 들어온 걸 환영해주는 멋진 환영식 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와 멋있다. 이 음악을 들으며 이 생각이 계속 들었다.



이 책은 페이지를 넘어가면서 계속 놀라고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내가 들어보았던 곡의 제목이 이것이구나, 여기에는 이런 스토리가 있었구나, 이 곡은 이런 전개였고, 이것이 같은 곡이었구나 놀라고 재미있어 하며 책을 읽어 나갔다쭉 하나의 스토리로 이어지는 책이 아니다 보니, 관심 가는 주제나 곡부터 먼저 읽어봐도 좋을 듯하다.



읽기 전에 차례를 살펴보며칵테일 사랑이란 노래에 나오는모짜르트 피아노 협주곡 21이 무슨 곡인지 궁금했는데, QR코드를 따라가보니... 내가 매일 듣던 그 곡이었다. ;;; 그저 클래식 모음곡을 틀어 놓기만 하고 그 곡의 제목이 무엇인지 확인하지 않다 보니 음악은 익숙한데 제목은 모르고 그 작품에 연관된 이야기는 완전 무지 했었다. 이 책을 읽으며 그런 나의 부족한 부분을 조금이나마 채울 수 있어서 좋았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듯이 책을 읽고 음악을 감상하다 보니 기억에도 더 오래 남는 듯했다.



[Day10 무시할 수 없는 악기] 편에는 우리가 무시하는 악기 리코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초등학교 다닐 때나 부는 악기쯤으로 취급하는 이 악기가 바로크 시대에는 바이올린과 동급으로 취급되는 선율 악기라니 놀라웠다. QR코드를 따라간 영상에서 본 비발디의플라우티노 협주곡, RV433>을 보면 리코더 연주자가 무슨 묘기라도 부리듯 리코더를 연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내가 알던 그 리코더가 아닌데? 생각하며 열심히 곡을 들어보았다. 앞으로는 리코더를 전처럼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Day13 자장가의 비밀] 편에는 우리가 흔히 모차르트의 자장가로 알고 있는 곡잘 자라 우리 아가~ 앞뜰과 뒷동산에~ ‘라는 가사로 우리에게 익숙한자장가, K350>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사실 이 곡은 모차르트의 곡이 아니라, 작곡은 요한 프리드리히 안톤 플라이쉬만이 했고, 이후에 베르나르드 플리스라는 작곡가가 그 곡에 프리드리히 빌헬름 고터의 희곡을 가사로 붙인 것이었다. (외국 작곡가들의 이름은 읽기도 어렵다.;) 그런데 이 곡을 오스트리아의 음악 학자 루트비히 폰 괴헬이 모차르트의 곡으로 착각하고 모차르트의 곡을 정리해 넘버링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우리는 이 곡을 모차르트의 곡으로 알게 되었다고 한다. 아이를 재울 때 이 곡을 많이 불러주었는데, 편안한 분위기의 이 곡에 이런 복잡한 사연이 있는 줄은 몰랐다.



[Day 17 휴가 보내주세요] 라는 소제목 속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하이든의 <45. 고별 교향곡> 4악장 마지막에 연주자들이 차례로 자신의 악기를 챙겨 퇴장하는 놀랍고 재미있는 퍼포먼스를 기획하게 된 이야기이다. 고상한 유머를 통해 원하는 메시지를 기분 좋게 전달한 하이든의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Day 29 전설의 바이올리니스트] 편에는 파가니니의 <24개의 카프리스 24번을 들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곡이었는데 이 곡의 제목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이 곡을 연주하는 연주자의 영상을 계속 반복해서 보았다. 이 곡을 들으며 음악은 정말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고 느꼈다. 듣기만 해도 어려워 보이는 이 곡을 연주하는 연주자를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Day 83 세상에서 가장 긴 음악] 편에서는 너무도 유명한 곡 존 케이지의 <4 33도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어 좋았다. 말로만 들어왔는데 직접 본 건 처음이었다. 공연장의 소음을 음악으로 만들어 낸 것도 신선한 아이디어인데, 지금은 세상에서 가장 긴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는 것도 놀라웠다. 이 곡의 제목은 오르간2/ASLPS>2001년부터 연주 실험이 시작되어 2640년이 되어서야 끝이 난다고 한다. 무려 639년이 걸리는 것이다. 저 곡이 몇백년의 세월을 지나 끝까지 연주될 날이 과연 올까, 그때의 사람들은 어떤 음악을 듣고 있을까, 몇 백년 뒤의 미래에서 여전히 같은 곡이 연주되고 있을 모습은 상상이 잘 가지 않았다.



이 책은 한편 한편 가볍게 읽기 좋다. 클래식 음악이란 말을 들으면 생소한 용어들과 이해하기 어려운 설명에 지레 겁을 먹고 피하게 되는데, 이 책은 전혀 어렵지 않으니 그런 이유로 클래식을 피해왔던 사람이라면 이 책으로 시작하면 좋을 것이다.


보통 책을 읽을 때는 한번에 쭉- 읽는 편인데 이 책은 음악 감상도 길게 즐기며 천천히 읽어 나갔다. 아껴 읽는 다는 말이 어떤 것인지 느껴진 책이었다. 저자가 고른 곡들이 너무나 좋아서 책을 읽지 않을 때에도 재생해 놓고 들었다. 나는 책의 뒷부분보다 앞부분의 음악들이 더 좋았다. 선율이 아름다운 곡들은 듣고 있으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뜨겁고 습했던 날씨도 지나가고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니 이 책과 함께 하는 밤이 더욱 분위기 있어진다. 다가오는 가을 밤을 아름다운 클래식과 함께할 생각에 마음이 설렌다.







요렇게 소제목별로 관련 음악 영상이 나와있어서 감상하기 편하다. 물론 유튜브에 연주 영상들은 많지만 좋은 연주자와 소리의 퀄리티가 괜찮은 영상을 찾는 것도 쉽지 않은데, 이 책은 핸드폰으로 QR코드만 찍으면 저자가 미리 골라 둔 퀄리티가 보장된 영상을 바로 감상할 수 있어 너무나 좋다.




[90일 밤의 클래식]은 클래식 음악 입문자로 쉽고 재미있게 클래식을 접해보고 싶은 사람, 클래식 음악 감상을 좋아하는 사람, 잠들기 전 지친 몸과 마음을 편하게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클래식 음악이 한결 나와 가까워진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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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90일 밤의 클래식] 쉽고 친근하게 클래식 음악을 만날 수 있게 해 주는 친절한 책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s********0 | 2020.09.13 리뷰제목
가요만 듣던 내가 언젠가부터 연주 음악이 들리기 시작해서 몇 년 전부터는 클래식 음악을 듣고 있다. 아름다운 선율에서 전해지는 다양한 감정들이 내게 닿아서, 복잡한 마음이 정리되고 차분해지는 것을 느낀다. 클래식 음악에 대한 배경 지식 없이 즐기고 위로받는 것에만 집중하던 자신에게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끼던 시점에서 <90일 밤의 클래식>을 만났다. 역사의 흐름에 따라
리뷰제목

가요만 듣던 내가 언젠가부터 연주 음악이 들리기 시작해서 몇 년 전부터는 클래식 음악을 듣고 있다. 아름다운 선율에서 전해지는 다양한 감정들이 내게 닿아서, 복잡한 마음이 정리되고 차분해지는 것을 느낀다. 클래식 음악에 대한 배경 지식 없이 즐기고 위로받는 것에만 집중하던 자신에게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끼던 시점에서 <90일 밤의 클래식을 만났다. 역사의 흐름에 따라 이야기가 있는 클래식 음악을 90곡이나 담고 있다니... 이러한 책이 태어난 그 자체로 감사한 마음이다.

 

저자는 특별한 이야기가 있고, 난해한 음악 이론을 가급적 적용하지 않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90곡을 선정하여 책에 담았다. 그 덕분에 클래식에 대하여 거의 지식이 없는 나도 어려움 없이 재미있게 읽었다. 휴가 보내주세요’, ‘어린이를 위한 클래식’, ‘청소할 때 듣는 음악’, ‘세상에서 가장 긴 음악이라는 목차에서도 엿볼 수 있는 저자의 재치와 유머 덕분에 가벼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다

 

QR코드를 통해 바로 클래식 음악을 들을 수 있고, 감상 팁을 통해 어디에 초점을 두고 들으면 좋은지를 알려주는 친절한 책이다.


90일 동안 천천히 들어야 하는 클래식 음악을 2주일 동안 속성으로 듣는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좋은 책은 빨리 그리고 널리 알려야 한다는 신념으로 내게 울림을 준, 클래식 음악 몇 곡을 정리해본다. 특히 목차에서 70일 이후에 듣는 곡으로 선정된 클래식 음악들은 모두 마음에 들어서 이 중에서 몇 곡만을 정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었다.

 

Day 6. 첼로의 구약성서 :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6개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휴대폰의 벨소리로 지정할 만큼 좋아하는 음악이다. 처음 들을 때보다 두 번째, 두 번째보다 그 다음이 더 좋다. 들으면 들을수록 그 깊이가 느껴져서 묘한 기분이 든다. 바흐만의 성실성이 이 곡에 고스란히 녹아든 것이 아닐까 싶다.

 

 

무반주 첼로 모음곡한 대의 첼로로만 이루어진 춤곡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모음곡은 여러 개의 춤곡을 한데 모은 것을 말한다. 바흐의 <6개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오늘날 첼로의 구약성서라 불릴 만큼 음악 역사에서 전체 첼로 음악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17~18세기에는 첼로가 단순히 저음역 반주악기로 치부되어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 그러다 바흐라는 작곡가를 만나 독주 음악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으며 선율악기로 격상되었다.

 

°감상 팁

- 모음곡은 전통적으로 느리고-빠르고-느리고-빠른대조적인 4악장의 구조를 갖추고 있다. 원칙은 그렇지만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6개는 모두 6악장 구성이다. 춤곡 리듬을 가지지 않는 자유로운 악곡이 앞에 삽입되거나, 당시 다른 유행의 춤곡들이 간주곡처럼 중간에 끼어 있다. 따지고 보면 파격적인 편성인 셈이다.

 

Day 11. 악몽 또는 길몽 : 주세페 타르티니, 바이올린 소나타 g단조 악마의 트릴

이야기는 끝까지 들어야한다는 말이 떠오른다. 잠시 딴 생각에 잠기려던 순간에, 강렬하게 들어오는 음악.

 

 

안토니오 비발디, 니콜로 파가니니와 함께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비아니스트인 타르티니. 그의 작품 대다수는 바이올린 협주곡과 바이올린 소나타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가운데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작품은 단연 소나타 악마의 트릴(장식음 혹은 꾸밈음. 본음과 바로 위 음을 연속적으로 빠르게 교차시키는 주법)이다.

 

악마의 트릴이라는 부제는 타르티니가 꾸었던 꿈에서 비롯되었다. 타르티니는 1713년 어느 날, 꿈에서 악마와 계약을 했다고 한다. 계약 내용은 이렇다.

 

타르티니의 꿈에 나타난 악마는 타르티니를 섬기는 대신 자신의 음악 스승이 되어달라고 요구한다. 그러자 타르티니는 악마에게 바이올린을 건네주며 그의 연주를 테스트한다. 그런데 타르티니는 악마의 연주를 듣고 큰 충격을 받는다. 이제껏 자신이 상상하지 못했던 강력하고도 환상적인 음악이었기 때문이다.

 

악마의 매혹적인 연주에 숨이 막힐 것 같았던 타르티니는 꿈에서 깬 뒤 악마의 음악을 재현하려고 했다. 그렇게 완성한 소나타를 두고 타르티니는 자신의 음악이 최고라 자부했지만, 꿈에서 들은 악마의 음악과 비교했을 때는 그 감동의 차이가 너무 커 음악을 그만두려고까지 했다고 한다.

 

Day 33. 운명의 힘 : 프란츠 페터 슈베르트, 현악 4중주 14죽음과 소녀

정신이 번쩍 들게 만드는 선율이다. 긴박하면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 그대로 느껴진다. ‘죽음에 저항하는 겁에 질린 소녀와 음산하지만 부드럽게 죽음을 유혹하는 죽음의 신이 주고 받는 대화체의 시를 참고한 음악이라는 설명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영국 산업혁명으로 근대화가 가속화되던 낭만주의 시대에는 무엇이든지 간에 기존의 음악 상식을 뛰어넘는 독창적인 것들이 넘쳐났다. 무엇보다 베토벤이 보여준 자유와 개성의 강력한 표출은 낭만주의의 문을 활짝 열어젖히며 틀 안에 갇혀 세상 물정 모르던 슈베르트를 새로운 세상으로 인도했다.

 

9개의 베토벤 교향곡 중에서 흔히 운명 교향곡이라고 하는 <교향곡 5번>은 슈베르트의 음악 인생을 송두리째 흔든 크나큰 충격이자 공포였다. 특히 운명 동기라고 하는, 그 유명한 1악장 시작의 혁신적 악구가 그의 머릿속을 헤집어 놓을 정도로 지워지지 않았다.

 

슈베르트의 후기 3대 현악 4중주 중 하나인 <14> ‘죽음과 소녀베토벤의 영향을 역력히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이미 운명 동기가 그의 가곡 죽음과 소녀를 통해 실험적으로 쓰였는데, 운명 동기를 현악 4중주에서 완벽하게 적용해냈다.

 

슈베르트는 자신이 주변에서 가장 불행하고 불쌍한 사람이라는 정신적 위축으로 건강이 매우 좋지 않은 상태였다. 이러한 그의 불안정한 마음을 표현한 작품이 죽음과 소녀현악 4중주였다. 죽음을 앞둔 슈베르트의 두려움은 그의 현악 4중주 13부터 여실히 나타난다. 그리고 그 다음에 작곡한 현악 4중주 14에서는 확실한 육체적, 정신적 상실감을 드러낸다.

 

Day 45. 오페라와 악극의 차이 : 리하르트 바그너, 악극 로엔그린

엄청난 에너지를 안겨주는 음악이다. 지친 몸과 마음에 좋은 기운이 듬뿍 전해지는 것이 느껴진다. 나를 응원하는, 많은 이들을 떠올리며 힘을 얻게 된다.

 

 

바그너의 로엔그린은 나름의 독창적인 악극 형식을 갖춘 작품이다. 오로지 희곡과 음악 관계만을 구축하고 있다. 또 한 가지 특징은 오페라를 시작할 때 등장하는 서곡을 배제하고 전주곡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특히 3막의 전주곡은 결혼식 분위기를 드러내기 위해 폭발적인 웅장함을 보여준다. 그런 후 3막 첫 장에 우리가 잘 아는, 신부 입장 곡인 혼례의 합창이 등장한다.

 

악극의 결정적인 하이라이트는 금기를 깨뜨리는 것이다. 결혼을 축하하는 행렬의 인도 속에서 혼례의 합창을 노래한다. 그러나 기사인 로엔그린의 정체를 묻지도 따지지도 말아야 할 신부가 남편의 정체를 묻는 금지된 질문을 한다. 운명을 거스른 실수로 결국 신혼의 단꿈이 깨져버리고, 악극은 신부가 죽으며 비극적으로 마무리된다.

 

Day 51. 작곡가의 사인 : 에드바르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 a단조

여러 갈래에서 나온 물결이 한 곳으로 모여 흘러가는 것이 보인다. 개성이 뚜렷하지만 모두와 조화를 이루는 피아노가 멋지다.

 

 

19세기 후반에는 자국의 민족성과 민속 선율을 반영한 민족주의 음악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대표적으로 러시아, 핀란드, 체코, 스페인, 미국, 헝가리, 스칸다나비아 3(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이 이에 속한다. 하지만 노르웨이는 덴마크와 스웨덴에 가려져 유독 음악 분야에서는 이목을 끌지 못한 나라였다. 최소한 그리그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라이프치히 음악원 재학 당시 슈만의 아내인 클라라의 연주로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 a단조를 처음 접한 그리그는 크게 자극받았고,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과 동일한 ‘a단조조성을 채택했다. 또한 슈만이 그랬던 것처럼 도입부에 곧장 등장하는 피아노 독주의 선제적 패턴은 두 사람 모두의 롤 모델이었던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4과 닮아있다.

 

1악장의 시작은 베토벤, 모차르트와 같은 이전 시대의 고전 협주곡들과는 차이가 있다. 그 시절에는 오케스트라의 전주가 먼저 길게 나온 후 여유 있게 독주가 들어가지만, 그리그의 협주곡에서는 관현악의 긴 제시가 생략되고 곧바로 피아노가 등장한다. 이렇게 시작부터 나오는 피아노의 강렬한 연주는 매우 인상적이고 또 많은 이에게 각인되어 있다. 그래서 이 도입을 일명 그리그 사인(Grieg’s sign)’이라 부른다.

 

Day 77. 기차를 사랑한 음악가 : 아르튀르 오네게르, 관현악곡 퍼시픽 231’

경연을 펼치듯 울리는 악기 소리. 운동회에서 자신의 팀을 열성적으로 응원하는 이들을 보는 듯하다. 최선을 다한 모두가 승자다.

 

 

프랑스 6인조(오네게르, 미요, 뒤레, 오리크, 타이페르, 풀랑크 등 프랑스의 진보적 작곡가 6인을 일컫는다. 이들의 음악은 급진적 음향 효과를 추구한 바그너를 비롯해 모호한 인상주의 음악에 반대하며 소리의 상징이나 암시에서 벗어나 간명하고 사실적인 선율을 추구했다.)의 일원인 오네게르.

 

일단 기관차에 대한 그의 생각은 이랬다.

나는 늘 기관차를 열성적으로 사랑했다. 그것은 나를 위해 살아있는 생명체이다. 남성이 여성과 말을 사랑하는 것처럼 나는 기관차를 사랑한다.”

 

오네게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의 선임 작곡가인 에릭 사티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19세기 후반 프랑스 인상주의 음악의 주축이었던 드뷔시라벨은 향후 20세기 유럽 현대 음악을 새롭게 재건할 수 있게 한 영향력 있는 음악가들이었다. 사티는 인상주의 악파의 열렬한 추종자였으나 그들과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 사티의 음악은 기존의 음악 형식의 허울에 얽매이지 않는 객관성과 단순함의 극치였다. 즉흥적이지만 순수한 음악이 그의 모토였다.

 

음악인이지만 기차 애호가이기도 했던 오네게르는 사티와 프랑스 6인조가 지향한 특별한 음악 답게 증기 기관차를 음악으로 묘사했다. 확실히 이전의 인상주의와는 차원이 다른 직관적인 음악이었다. 그의 작품은 놀라운 방식으로 전통적 음악 기법들을 멀리하지 않으면서도 프랑스 현대 음악의 혁신을 선도했다.

 

°감상 팁

- 기차 소리를 모방한 기계음처럼 진행된다.

- 음악에서 기관차의 진동 소리, 바퀴 굴러가는 소리, 경적, 호루라기 소리 등을 들을 수 있다. 음악 형식이라는 수학적 구조보다 생생한 현장감과 즐거움을 최우선으로 추구한 작품이다.

 

Day 82. 가뿐히 넘긴 아홉수 :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9

새들이 대화를 나누는 듯하다. 살금살금 걷다가 장난치며 뒤뚱뒤뚱 걷는 것도 같고. 부드러운 선율 속에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음악에서도 아홉수의 운명을 겪은 작곡가들이 있다. 베토벤, 안톤 브루크너, 안토닌 드보르자크, 구스타프 말러 등이다. 모두 아홉수를 뛰어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작곡가들이다. 즉 이들이 만든 교향곡수가 9번에서 멈춰 10번째 교향곡에 이르지 못했다.

 

음악 역사에서 교향곡이 시작된 이래 모든 작곡가가 쓴 교향곡 수의 평균도 10곡을 넘지 못할 정도로 <9교향곡은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아홉수의 징크스를 깬 작곡가가 있다. 바로 러시아의 작곡가 쇼스타코비치이다.

 

쇼스타코비치도 9라는 숫자에 늘 자신의 명운이 걸려 있음을 은연중에 느꼈다. 마침내 그는 제2차 세계대전을 치룬 후, 국가를 위해 소위 전쟁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라 불리는 교향곡 9을 완성했다.

 

1945, 전쟁의 승리를 축하하는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9에 국가적인 이목이 쏠린다. 사람들은 이전부터 이어져 온 그의 전쟁 드라마에 마침표를 찍을 만한, 여타 작곡가들의 눈부신 <9교향곡 같은 대교향곡을 기대했다. 그런데 그의 운명적인 <9은 불과 25분 내외로 짧고 간소하게 끝난다. 주위의 기대를 저버린 이 교향곡에 가장 큰 분노를 드러낸 것은 소비에트 당국이었다. 이 일로 쇼스타코비치는 그들로부터 자기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는 자아비판을 강요당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9교향곡은 현재 고전 시대의 간결함을 겸비한, 완벽에 가까운 작품으로 추앙받고 있다.

 

°감상 팁

- 쇼스타코비치는 초연을 통해 이 곡을 승리의 교향곡'이라 소개했다. 전쟁의 승리로 밝아진 세상을 편안한 마음으로 표현했다고 이해할 수 있겠다.



이외에 수사적 음형들을 사용해 악기로 표현한 이야기와 눈치 없는 후작에게 음악으로써 단원들의 속마음을 표현하여 문제를 해결한 하이든, 그리고 연주자가 피아노 뚜껑을 덮고 멍하니 앉아 관중석을 웅성거리게 하여 그것을 음악으로 표현한 <4분 33초>가 기억에 남는다.


바로크 음악에서 성악뿐만 아니라 기악음악에서 감정과 정서를 전달할 수 있는 수사적 음형들을 사용해 악기로 표현한 것들이 있다니 신기하다. 올라가다라는 말은 상승하는 음계, ‘내려가다라는 말은 하강하는 음계로 사용했다. 시각음악의 대표적 예로는 바흐의 요한 수난곡>을 들 수 있다. 여기에 십자가에 관한 가사가 언급되는데, 악보를 보면 의도적으로 4개 정도의 음표를 섞어서 사용해 악보에 십자가 모양이 만들어지게 했다.

 

하이든의 <45> ‘고별 교향곡의 배경에 하이든다운 익살스러운 에피소드가 있다. 그를 왜 파파라고 불렀는지 알 것 같다. 하이든을 고용한 에스테르하지가()의 니콜라우스 후작. 여름이면 별궁에서 지내곤 하는데 1772년의 여름은 조금 이상했다. 여름이 지났는데도 후작이 본궁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보통 6개월을 머무는데 8개월이 훌쩍 넘자 가족을 집에 두고 온 단원들 사이에서 점차 불만이 터져 나왔다.

 

하이든이 문제를 해결하기 기발한 방법을 생각해낸다. 새로 작곡한 교향곡 4악장 마지막에 단원들을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었다. 연주자들이 차례대로 자신의 악기를 챙겨, 보면대 위 촛불을 끄고 퇴장하는 기상천외한 교향곡! 그렇게 하이든은 이 작품을 통해 눈치 없는 후작에게 단원들의 속마음을 표현하려 했던 것이다. 공연을 지켜보던 에스테르하지 후작은 연주가 끝나기 전에 하나둘 나가자 즉시 그 의도를 알아차렸다. 후작은 기쁜 마음으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모두 떠났으니 우리도 떠나야겠군!”

 

음악계에 큰 반향을 일으킨, 미국의 현대 작곡가 존 케이지의 <433. 연주자가 피아노 뚜껑을 덮고는 아무런 움직임도 없이 그저 멍하니 앉아, 전 악장을 침묵으로 일관한다. 433초 동안 관중석에서 들려오는 당황, 놀람, 충격, 황당 같은 웅성거림과 그외의 소음 등 모든 소리가 그때 그곳에서 우연히 들리는 소리로써 음악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놀라운 일로 가득한, 신비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을 우연히 열어 그 안으로 깊숙이 빠져들어간 기분이다. 아는 만큼 들리는 클래식 음악이니 틈틈이 공부하며 내공을 쌓을 것이다. 조금씩 알아가는 클래식 음악 덕분에 나의 삶이 더욱 풍성해지고 여유로워지리라.

 

 

 

 

침묵 다음으로 표현이 불가능한 것을 최대한 표현해주는 것은 음악이다.

- 올더스 헉슬리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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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90일 밤의 클래식 평점6점 | h*****j | 2020.10.11 리뷰제목
데이 26그가 차인 이유바가텔 25번 메이단조, 더블유오오59 '엘리제를 위하여' 1810루트비히 판 베토벤 1770-1827단일악장/고전/약 3분   3일은 귓가에서 맴돈다는 클래식 음악의 영원한 스테디 셀러! 차량 후진 안전에 기여한 국민 클래식 음악! 엘리제를 위하여는 부제이고 원제는 바가텔 25번 에이 단조, 더블유오오59입니다. 바가텔은 프랑스어로 하찮은, 사소한 이라는 뜻이며, 음악
리뷰제목

데이 26

그가 차인 이유

바가텔 25번 메이단조, 더블유오오59 '엘리제를 위하여' 1810

루트비히 판 베토벤 1770-1827

단일악장/고전/약 3분

 

  3일은 귓가에서 맴돈다는 클래식 음악의 영원한 스테디 셀러! 차량 후진 안전에 기여한 국민 클래식 음악! 엘리제를 위하여는 부제이고 원제는 바가텔 25번 에이 단조, 더블유오오59입니다. 바가텔은 프랑스어로 하찮은, 사소한 이라는 뜻이며, 음악에서는 가벼운 작품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문학으로 비유하자면 일정한 형식이 없는 자유로운 수필과도 같은 것이죠.

  먼저 베토벤의 외모에 관한 이야기. 베토벤은 키 160센티 정도의 작은 체구. ... 여성이 호감을 느끼기가 쉽지 않은 인상이었죠.

  그런데 베토벤의 저니를 보면 여성에 관한 한 거의 "프로 욕정러" 수준입니다. 그렇다고 여성을 대하는 매너가 좋았던 것도 아니고, 심지어 미친 사람이라 불릴 정도였으니 대체 이 남자를 어떤 여자가 사랑할 수 있었을까요?

  충격은 이게 끝이 아닙니다. 베토벤이 청혼한 여인 테레제 말파티. ......

  여하튼 베토벤은 테레제에게 단방에 거절당합니다. 사실 베토벤이 차인 결정적인 이유는 따로 있는데, 뛰어난 음악가란 이미지를 가진 베토벤이 수학에는 약하다는 점이었습니다. 덧붙이자면 베토벤은 특히 곱셈에 약했다고 하네요.

 

감삼 팁

  피아노를 위해 작곡한 바가텔 작품들은 베토벤의 음악 기법과 표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그의 발자취를 짚어볼 수 있는 좋은 자료입니다.

추천 음반

레이블 Deutsche Grammophon

연주 피아니스트 아나톨 우고르스키   116-118쪽

 

엘리제를 위하여. 응원가로 불렀던 노래.

베토벤의 여러 바가텔 중 하나.

돌고 돌아 이제사 이 곡의 진면목을 알게되었네요.

뭐 이제라도 알았으니 다행이지요.

 

아직 89개의 곡을 만날 수 있네요. 기대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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