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에 간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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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 간 클래식

리뷰 총점 9.2 (4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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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대중문화 >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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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영화를 보다 클래식에 빠지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s****6 | 2019.11.10 리뷰제목
"내 이름은 막시무스. 북부군 총사령관이자 펠릭의 장군이었으며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충복이었다. 태워 죽인 아들의 아버지이자 능욕당한 아내의 남편이다. 반드시 복수하겠다. 살아서 안 되면 죽어서라도!"   2000년에 개봉해 전 세계적으로 큰 흥행을 했던 영화 <글레디에이터>에서 장군에서 검투사로 전락한 남자 글레디에이터(러셀 크로우 역)가 왕위를 차지하기 위해 자신의 가
리뷰제목


 

"내 이름은 막시무스. 북부군 총사령관이자 펠릭의 장군이었으며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충복이었다. 태워 죽인 아들의 아버지이자 능욕당한 아내의 남편이다. 반드시 복수하겠다. 살아서 안 되면 죽어서라도!" 


  2000년에 개봉해 전 세계적으로 큰 흥행을 했던 영화 <글레디에이터>에서 장군에서 검투사로 전락한 남자 글레디에이터(러셀 크로우 역)가 왕위를 차지하기 위해 자신의 가족을 죽였던 코모두스 앞에서 했던 그 유명한 대사입니다. 이 후 북소리를 시작으로 비장미와 웅장함이 휘몰아쳤던 OST '전투'(영화 속 주요 장면마다 나옵니다.)의 선율이 영화를 더욱 빛냈던 기억이 납니다. OST는 영화의 대성공에 힘입어 골든 글로브 음악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는데 이 곡을 만든 사람이 세계적인 영화음악 대가인 독일 출신의 작곡가 한스 짐머입니다. OST '전투'가 2006년 4월 영국 홀스트 재단으로부터 저작권 침해 소송을 당하게 됩니다. 영국의 작곡가 구스타브 홀스트(1874~1934)가 작곡한 <행성> 중 제1곡 '화성, 전쟁의 전령(1914)'를 글레디에이터 OST '전투'가 표절했다는 이유인데, 지금도 재판은 진행 중으로 궁금해서 두 곡을 유튜브에서 찾아서 들어봤습니다. 웅장하면서도 스펙타클한 곡의 분위기가 비슷한 것 같기도 한데 음악을 잘 모르는 제가 표절 여부를 판단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조만간 법원에서 표절 여부를 판단하겠죠...


비교해 들어 보시라고 두 음악을 올려봅니다. 

한스 짐머의 글레디에이터 <전투>: https://youtu.be/kln605W1r3E

구스타브 홀스트의 <행성>: https://youtu.be/3OD_HzdZwKk

*출처: 유튜브




 서양음악사 저술가 겸 클래식음악 칼럼니스트 김태용의 <영화관에 간 클래식>은 앞서 리뷰 서두처럼 영화 이야기와 함께 영화 속 클래식, 그리고 연관된 작곡가들에 대해 흥미롭게 설명해 주고 있는 책입니다.

 <보헤미안 랩소디>, <언터처블: 1%의 우정>, <슈렉 3>, <글레디에이터>, <미션 임파셔블: 로그네이션>, <암살> 등 우리에게 친근한 22편의 영화 이야기와 함께 영화 속 다양한 클래식 음악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어렵게만 느껴지는 클래식음악이 가깝게 다가오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장 실화에 기반한 영화 속 클래식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들로 작년 우리나라에서 퀸의 화려한 귀환을 알렸던 <보헤미안 랩소디>를 비롯해 영화 6편을,  2장 상상력을 자극하는 영화 속 클래식에서는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좋아했던 애니매이션 <슈렉 3> 등 영화 5편을, 3장 히어로가 등장하는 영화 속 클래식은 앞서 설명한 막시무스 러셀 크로우의 <글레디에이터>를 비롯해 우리에게 친숙한 톰 크루즈의 <미션임파셔블: 로그네이션> 등 영화 6편을, 4장 드라마틱한 영화 속 클래식은 전지현, 하정우 주연의 일제 시대 무장 독립 투쟁 영화인 <암살> 등 5편의 영화 이야기와 영화 속 클래식을 설명해 주고 있는데 장에 상관없이 이미 관람했던 영화부터 읽으셔도 무방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는 22편 중 8편만 관람했는데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보지 못한 영화들을 찾아서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물론 이미 본 영화도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책의 특징은 첫 번째, 흥미로운 영화 이야기입니다. 영화 포스터를 통해서 영화의 기본 정보 뿐 아니라 영화를 아직 보지 못한 독자들도 이해할 수 있게 영화 줄거리 요약과 함께 영화 속 주요 이야기를 통해 흥미를 끌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두 남자의 동거라는 주제로 한 영화 <언터처블: 1%의 우정>에서 상위 1%의 장애를 가진 백만장자 필립과 하위 1% 무일푼 백수 드리스와의 만남(간병인)을 시작으로 여러 에피소드와 함께 백만장자 필립의 생일을 위해 개최되는 클래식음악 연주회를 통한 두 사람의 상반된 관심사를 흥미롭게 보게 됩니다. 필립의 생일 때 우리에게 친숙한 비발디의 <사계> 등 7곡의 클래식음악이 나옵니다.



 두 번째,  영화 속 장면에서 나오는 클래식음악과의 연관성 찾기, 작곡 배경과 함께 관련 클래식음악과 작곡가들에 대한 이야기가 풍부합니다. 브레드 피트 주연의 <얼라이드>는 스파이로 만난 두 남녀가 사랑에 빠져 부부의 연을 맺은 후 정부기관의 거센 압력에 저항했던 실화를 배경으로 한 영화입니다. 두 사람의 목표였던 독일 대사를 암살하는 긴박한 장면에 나오는 음악이 독일 국가인 <독일인의 노래> 멜로디로, 독일 국가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해 주고 있는데 독일 국가는 원래 하이든이 당시 오스트리아가 프랑스에 의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을 때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프란츠 2세를 위해 만든 <황제찬가>였다고 합니다. 이 곡은 우여곡절 끝에 1952년 3월 서독 정부에 의해 3절 가사만 국가로 승인되어 지금까지 불러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이든의 <황제찬가>보다는 독일이 월드컵 축구경기에 나올 때마다 독일 국가로 자주 접하는 곡입니다.





 세 번째, 클래식 용어, 작곡가 등에 대해서 주석을 달아 추가 설명 해 주고 있어서 클래식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좋은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언터처블: 1%의 우정>에서 백만장자 필립의 간병인으로 면접을 보러 온 무일푼 드리스의 첫 만남에서 필립이 대화 도중 이야기한 쇼팽, 슈베르트, 베를리오즈 세 명의 음악가에 대해 주석을 달아 설명해 주는 식으로, 협주곡, 전주곡 같은 장르 설명 에서부터 기본적인 클래식음악의 여러 용어들을 쉽게 이해 할 수 있게 주석을 달아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네 번째, 영화 속 클래식음악들이 들어있는 추천 음반을 소개해 주고 있어 영화 속 클래식음악에 관심있는 독자들에게 클래식음반 선택에 도움을 줍니다. 사랑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을 죄인으로 취급해서 45일간 호텔에 강제 투숙하면서 자신의 반려자를 찾아야 한다는 설정의 영화 <더 랍스터>에서 주인공 데이비드(아내에게 버림받았습니다.)가 호텔 투숙 절차를 밟을 때 나오는 베토벤의 현악4중주 등 영화 속 주요장면에 나오는 클래식음악들이 포함되어 있는 명반들을 한 편의 영화 이야기가 끝날때마다 추천해 주고 있습니다.



 김태용의 <영화관에 간 클래식>은 그동안 영화의 단순 배경음으로만 느껴졌던 음악들이 유명한 클래식음악들일 뿐 아니라 영화의 주요 장면마다 영화를 더욱 빛내주고 있는 음악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영화라는 소재를 통해 영화 장면 속 클래식을 설명해 주고 있어서 평소 클래식을 어렵게 느끼시는 분들이라도 영화 이야기에 흥미를 갖고 읽다보면 클래식에 자연스럽게 빠지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그동안 영화를 보면서 놓쳤던 수많은 좋은 클래식음악들을 알게되었으니 저자가 추천해 준 음반도 들어보고 무엇보다도 클래식음악을 통해 영화의 또다른 맛을 느끼게 해 준  영화관에 간 클래식> 속 영화들을 찾아서 봐야겠습니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원앤원북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1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4 댓글 18
종이책 영화관에 간 클래식 - 김태용 평점9점 | g*******7 | 2019.11.14 리뷰제목
꽤 오래전에 TV에서 영화에서 소리를 완전히 제거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주제로 실험을 한 적이 있다. 공포영화의 경우에 실험 참가자들은 거의 무서움을 느끼지 못하였다고 한다. 우리 역시 영화를 볼 때, 무서운 장면에서 귀를 막거나 볼륨을 줄이는 행동을 하니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는 반응이다. 이를 통하여 우리는 영화는 보여지는 화면과 더불어 사운드가 큰 역할을 수행
리뷰제목

 꽤 오래전에 TV에서 영화에서 소리를 완전히 제거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주제로 실험을 한 적이 있다. 공포영화의 경우에 실험 참가자들은 거의 무서움을 느끼지 못하였다고 한다. 우리 역시 영화를 볼 때, 무서운 장면에서 귀를 막거나 볼륨을 줄이는 행동을 하니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는 반응이다. 이를 통하여 우리는 영화는 보여지는 화면과 더불어 사운드가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영화에서 사용되는 음악 역시 결코 무시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영화관에 간 클래식]은 이러한 영화와 음악의 관계에 대한 설명을 통하여 클래식에 대한 다양한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그래서, 이미 본 영화라면 거기에 등장하는 음악에 대한 설명이 더욱 익숙하게 느껴지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거꾸로 음악을 통하여 그 영화를 살펴볼 수 있으니 여러모로 관심이 가는 대목이 많았다.

 

 1. 예술음악 vs 대중음악

 영화 [언터처블 : 1%의 우정]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남자가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하여 진솔한 우정을 쌓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그 가정에서 꽤 묵직한 주제인 예술음악과 대중음악의 대립을 다루고 있다.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강마에(김명민)가 강건우(장근석)를 비롯한 몇몇 사람들이 한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로 연주를 하는 것에 크게 분노하는 모습도 그러한 케케묵은 갈등의 한 예라 할 수 있다. 우선 저자는 이러한 갈등이 17세기 바로크 시대에도 사회적 계급에 따라 '고급'과 '저급'으로 분류되어 존재하고 있음을 언급하고 있다. 이 시기의 '고급'은 왕과 귀족을 포함한 상류층이 듣는 음악으로 주로 프랑스 음악이었다. 반대로 '저급'은 서민계층에서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독일어권의 음악이 대표적인데, 헨델(1685~1759)과 텔레만(1681~1767)의 곡들이 대표적이었다고 한다. 오늘날 이들의 음악이 클래식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러한 갈등은 왠지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영화에서도 비발디의 [사계]의 2악장 '여름'과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 G장조]가 연주된다. 이어서 어스 윈드 앤드 파이어의 [부기 원더랜드]가 나온다. 앞서 클래식을 들으면서 춤을 출 수 없다면 그건 음악이라고 말할 수 없다던 드리스가 그 음악에 맞춰 춤을 추자 연주자들도 몸을 들썩이게 되고, 부유하지만 몸이 불편한 필립 역시 표정으로 그에 공감을 하게 된다. 이 장면에서 예술음악과 대중음악의 갈등은 익숙함과 친근함의 반영에 있어 차이가 있을 뿐이지, 그것을 저급과 고급으로 구분하여 나누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확인하게 된다. 예술이라는 틀로 둘을 여전히 구분하려는 모습도 여전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두 음악이 대중과 함께 한다면 둘의 그 케케묵은 갈등에 의한 간극은 충분히 극복될 수 있지 않을까?

 

 2. [밤의 여왕의 아리아] by 디아나 담라우

 영화 [플로렌스]"역사상 최악의 음치 소프라노"라는 타이틀로 홍보된 영화이다. 실존 인물인 플로렌스를 메릴 스트립이 연기하였는데, 실제 노래를 잘 하는 메릴 스트립 입장에서는 다소 곤혹스럽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사실 이 영화는 내가 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추천한 음반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오푸스 아르테) 때문에 주목하게 되었다. 영화에서 주인공이 도전한 극적인 고음 구사가 절대적인 고난도의 성악곡인 모차르트의 [마술피리]의 제2막 아리아 '밤의 여왕의 아리아'가 그 음반에 포함되어 있는데, 음반의 여성 소프라노가 바로 디아나 담라우(Diana Damrau)였기 때문이다. '밤의 여왕의 아리아'를 완벽히 소화하는 여성 소프라노가 그리 많지 않다고 하는데, 완벽에 가깝게 소화한 인물로 한국의 조수미와 독일의 디아나 담라우를 꼽는 경우가 많다. 일단 음색에서 차이가 있는데, 이건 듣는 사람에 따라 달리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오페라가 연기를 포함하고 있음을 감안하여 오페라에서의 둘의 모습을 살펴보면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으로는 디아나 담라우의 힘차고 카리스마를 내뿜는 연기가 오히려 '밤의 여왕'의 이미지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목소리를 빼고 연기적인 관점에서 말이다. 그 강렬한 이미지 덕분에 저자의 추천 음반에 더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3. [킹스스피치]에 사용된 음악에 관하여

 이 영화는 현재 영국 엘리자베스 2세의 아버지인 조지 6세의 언어치료라는 실제의 소재를 다루었기 때문에 화제가 되었다. 왕의 언어치료를 위하여 클래식 음악이 등장하였으니 저자로서는 이 영화를 결코 이 책에서 빼놓을 수 없었을 것이다. [피가로의 결혼] 서곡은 왕이 치료를 위하여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는 장면에서 처음 등장하는데, 이 곡은 그 경쾌한 시작과 함께 우리에게도 꽤 익숙한 곡이다. 이를 통하여 저자는 서곡의 두 유형, 즉 프랑스식과 이탈리아식에 대하여 설명한다. 딱딱한 이론이겠거니 싶지만, [피가로의 결혼] 서곡을 떠올린다면 이내 이 서곡이 처음에는 느리게 시작하여 빨라지는 프랑스식이 아닌 '빠르고(allegro), 느리고(adagio), 빠른(allegro)' 형태의 이탈리아식 서곡임을 금세 깨닫게 된다. 이런 부분이 바로 저자가 영화를 통하여 클래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딱딱한 이론 강의가 아니라 익숙한 영화 속 클래식을 통하여 그 이론적인 내용을 단번에 확인할 수 있으니 말이다. 더하여 조지 6세가 독일의 침공 속에서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연설 장면에서 쓰인 곡, 베토벤의 교향곡 [제7번] 2악장이 베토벤이 나폴레옹의 침공으로 고통을 받던 오스트리아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작곡하였음을 설명함으로써 그 교향곡에 담긴 의미와 그것이 왜 영화의 그 장면에서 선택되었는지를 이해하게 된다.

 

 4. [풍산개]와 슈만의 [미르테의 꽃]

 영화 [풍산개]에서 윤계상은 거의 대사가 없었다. 그렇기에 그가 김규리에 대하여 품은 감정은 그의 행동과 표정 등을 통하여 이해할 수밖에 없는데, 여기에 그의 감정에 대한 또 하나의 힌트를 추가한다면 바로 배경 음악 중 하나인 슈만의 [미르테의 꽃]일 것이다. 얼마전에 읽었던 [클래식이 알고 싶다]에서 슈만과 클라라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접한 터라 사실 저자의 설명을 읽기도 전에 이 영화가 [미르테의 꽃]이라는 가곡에서 7번째 '연꽃'을 선곡한 이유에 대하여 이내 깨달을 수 있었다. 슈만은 자신의 스승임에도 불구하고 유명 피아니스트로 자리매김한 클라라와의 결혼을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그녀의 아버지와의 오랜 갈등 끝에 클라라와 결혼하게 되었으니 그 감회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미르테의 꽃]은 바로 그러한 결혼을 앞두고 슈만이 작곡하여 클라라에게 헌정한 곡이었다. 그리 익숙한 곡은 아니지만 이 곡에 담긴 사연을 알게 된다면 전혀 클래식과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풍산개]에서 그 곡이 사용되었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5. [암살] : 사랑과 애국 사이에서

 무려 1,200만명이 관람한 [암살]은 딱히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대부분 그 내용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음악을 통하여 이 영화의 각 장면을 다시 떠올려볼 수 있다는 점이 바로 이 책의 또 하나의 매력임을 깨닫게 된다. 전지현과 하정우가 미라보 커피숍에서 처음 만나는 장면에 등장하는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의 2악장으로서 '로망스(Romanze)'라 불리우는 부분, 이정재와 임시정부의 동료들이 즐거운 한때를 보여주는 장면에서의 드보르작의 [위모레스크]처럼 이 영화 역시 다양한 클래식이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인상적인 음악은 거사 직전 하정우와 전지현이 약혼자인 일본군 장교 사이에서 흘러나오던 슈만의 [어린이의 정경] 중 제7곡인 '트로이메라이(꿈, 환상, 몽상)'라 할 수 있다. 단조로운 선율임에도 누구나 순수한 어린 시절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는 이 곡은 그 순간이 앞으로 그들에게 펼쳐질 가혹한 상황 속에서 꿈처럼 아련한 시간임을 상징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6. 다양한 클래식으로 점철된 [그것만이 내 세상]

 배우 박정민이 극중 서번트 증후군의 천재적인 피아노 연주 실력을 지닌 인물을 연기하기 위하여 무려 900시간을 피아노 연습에 투자하였다는 사실로 화제가 된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이 영화에서 그가 야외에서 놓여진 피아노로 여주하는 곡은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월광]의 3악장이다. 이 영화를 찍기 전에 그는 피아노는 전혀 쳐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연주하는 대역과 사운드를 따로 입히면 사실 영화를 찍기에는 큰 무리가 따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배우 박정민은 자신이 직접 그 장면들을 연주한 것이다. 사실 음악과 피아노에 대하여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900시간을 투자한다고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를 연주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미스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그것을 실제로 연주한 배우 박정민의 열정은 정말 대단한 것임에 틀림없다. 이 영화에 다양한 음악이 등장하기 때문에 저자는 그와 관련하여 다양한 클래식에 대한 이야기를 이끌어내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배우 박정민의 사례를 통하여 음악이 개인의 열정과 노력에 따라서 어떻게 발현되는지를 확인하는 대목이야말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었던 것 같다.

 

 영화에 사용된 클래식을 이해하게 된다면 우리는 영화의 의미를 보다 깊게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클래식이 말하는 바가 바로 영화의 각 장면과도 매치되는 부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때론 들려지는 소리가 영화의 분위기를 이끌다가도 곡에 대한 사연이 영화의 이야기와 연관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영화는 물론 클래식마저도 남다르게 느껴질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영화관에 간 클래식]다양한 영화와 클래식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읽는 사람마다 영화와 클래식에 대한 저마다의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게 된다. 저자의 설명에 공감을 하면서도 그 영화와 클래식에 대한 색다른 해석을 해봄으로써 평소 부담스럽게 느꼈던 클래식을 보다 쉽게 우리의 일상으로 끌어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거기에 친밀감익숙함이 더해진다면 클래식은 더이상 우리와 별개의 존재가 아님을 우리는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1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3 댓글 14
종이책 일거양득 - 영화관에 간 클래식 평점10점 | p*****7 | 2019.12.17 리뷰제목
영화는 종합예술이다. 사진의 원리를 이용해 정지된 사진을 연속 촬영하여 피사체가 움직이 듯이 보여주는 매체이자 제작과정에서 문학, 건축, 음악, 미술 등 여러 예술장르가 통합된다. 명작으로 꼽는 영화는 스토리 라인이 단단할 뿐만아니라 배우들의 열연이 기본이다. 아름다운 미장센, 치밀한 연출도 필요하다. 여기에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한 가지. 바로 영화음악도 필수적
리뷰제목

  영화는 종합예술이다. 사진의 원리를 이용해 정지된 사진을 연속 촬영하여 피사체가 움직이 듯이 보여주는 매체이자 제작과정에서 문학, 건축, 음악, 미술 등 여러 예술장르가 통합된다. 명작으로 꼽는 영화는 스토리 라인이 단단할 뿐만아니라 배우들의 열연이 기본이다. 아름다운 미장센, 치밀한 연출도 필요하다. 여기에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한 가지. 바로 영화음악도 필수적이다. 러닝타임 내내 음악이 없다면 얼마나 무미건조할까? 흑백 무성영화 시대를 떠올려 보라. 주인공들의 애절한 이별, 다수를 위한 거룩한 희생, 긴장감을 조성하는 클라이맥스에 걸맞는 음악이 나오지 않는 장면이 얼마나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울까?

 

  [영화관에 간 클래식]을 집필한 김 태용 작가는 서양 음악사 저술가이자 클래식 음악 칼럼니스트이다. 클래식의 식견이 출중하다. 저자는 영화 한 편을 여러 번 관람하다가 어느 날 문득 그간 들리지 않았던 클래식이 배경음악으로 사용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이 책은 다른 영화들에서 클래식 음악이 어떻게 쓰였는지 모니터링한 것에서 시작된 셈이다. [영화관에 간 클래식]에서는 저자가 즐겨 시청했던 22편의 영화에 나오는 클래식 음악을 이야기 한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3가지 의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첫째, 이미 밝힌 집필 의도처럼 영화에 삽입된 클래식 작품을 일러준다. 서번트 증후군 장애를 가진 천재 피아니스트 이야기를 다룬  '그것만이 내 세상'을 예로 들자면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 c단조, Op.18> ,  쇼팽의 <녹턴 2번 Eb장조, Op.902>, <피아노 협주곡 1번 e단조, Op.11> 등이 쓰였음을 알려준다. 영화 한 작품 중 어느 장면에서 어떤 음악들이 소개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DVD, 블루레이와 같은 콘텐츠나 VoD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는 유저들에게 유용할 만하다. 처음부터 진득하게 클래식 음악이 나오기를 기다리거나 해당 장면 위주로 감상할 수도 있겠다.

 

  둘째, 영화 음악으로 쓰인 클래식 작품을 설명한다. 작품의 배경, 작곡가와 작품과 관련된 에피소드들이 소개된다. 클래식을 전공한 저자의 내공이 볼 만하다. 베토벤 교향곡이 익숙하다 여겼다. '킹스 스피치'에서 베토벤 <교향곡 7번 A장조 Op.92 - 2악장>을 설명한다. 문득 교향곡 7번, 내가 들어봤던가? 헷갈렸다. 서둘러 유튜브에서 2악장을 들은 다음에야 얼마나 유명한 곡인지 깨닫게 된다. 7번 교향곡은 오스트리아 - 프랑스 전쟁 동안 작곡되었다. 저자는 전쟁으로 인해 후원이 끊기고 연인 테레제 말파티와 헤어지는 어려움속에서도 전쟁과 실연을 이겨내려는 베토벤의 강인한 의지가 담겨 있다고 해설한다. 7번 교향곡이 등장하는 여러 영화들을 언급한다.  이 중 '맨 프롬 어스'가 김수현, 전지현이 열연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모티브라고 친절하게 일러준다. 

 

  셋째, 깨알같은 클래식 상식과 용어들을 알려준다. 서곡은 오페라 도입부의 단악장으로 구성된 독립적 기악음악이다. 흔히 오버츄어라고 한다. 서곡은 빠르게 - 느리게 - 빠르게로 전개되는 이탈리아식과 느리게 - 빠르게가 두 번 반복된 후 마무리되는 프랑스식이 있다. 이탈리아식 서곡을 신포니아라고 한다. 신포니아가 발전한 것이 바로 교향곡(심포니)임을 자연스레 귀띔해준다. '언터처블 : 1%의 우정'에서는 17~18세기 고급음악과 저급음악을 다룬다. 당시에는 왕, 귀족 등 상류층들이 장 밥티스트 륄리의 발레 음악과 같은 프랑스 음악을 고급음악으로 로 들었다고 한다. 서민들이 즐겨듣는 저급음악은 텔레만과 같은 바로크 음악이었다. 그는 3천곡을 작곡할 정도로 바로크 음악의 대중화를 앞장섰다고 한다. 오늘날 바로크 음악이 클래식 역사에서 갖는 의의를 이해하면 자연스레 실소하게 된다. 시대에 따라 예술사적 가치가 달리지니 말이다.

 

  22편에 어우러져 소개된 클래식 음악을 읽어가면서 개인적으로 미쳐 몰랐거나 흥미로웠던 몇 가지를 정리해본다.

 

  첫째, 마리아 칼라스, 20세기 최고의 소프라노 중 한 명으로 칭송받는 오페라 가수이다. '보헤미안 랩소디'편에서 스페인이 낳은 세계적 소프라노 몽세라 카바예를 마리아 칼라스에 비견되는 최고의 디바라고 비유한다. 그녀의 폭발적인 고음과 풍요로운 성량이 무척 궁금하다. 폭발적인 고음이라고 하는 걸 봐서는 미국 소프라노의 대모 레온타인 프라이스와 비슷한 성량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레온타인 프라이스의 전성기 시절, 그녀의 성량을 제대로 담아낼 레코딩 기술이 없어 현재 남아있는 LP로는 그녀의 잠재력을 온전히 감상할 수 없다.

 

  둘째, 베토벤의 피아노 소품 중 애잔한 선율의 <엘리제를 위하여>가 있다. 원제는 <바가텔  25번, WoO 59>이다. 이 작품이 가슴 저미도록 슬픈 이유가 있다. 베토벤의 청혼을 그의 연인 테레제 말파티가 거절한 것이다. 프로포즈를 거부당한 후에 작곡한 것이 바로 이 곡이다. 실연당한 아픔을 달래려는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셋째, 클래식에 대한 깊이가 짧지만 현대 클래식은 더욱 문외한이다. '엑소시스트'에서 긴장감을 조성하는 클래식 작품은 현대 클래식 작곡가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의 <첼로 협주곡 1번 1972>이다. 이 곡은 첼로가 낼 수 있는 가장 불편한 소리를 구현했다고 평가된다. 구마의식을 다룬 방화 '검은 사제들'에서 바흐 노래가 퇴마 음악으로 등장한다. 바흐의 <칸타타 BMV 140>의 첫번째 곡 '눈뜨라 부르는 소리 있어'이다. 이 노래 제목을 듣자 마자 떠오른 소설 작품이 있다. 이 우혁 작가의 <퇴마록>이다. 퇴마록의 첫 번째 작품이기도 한 국내편 1에서 동명의 제목을 단 에피소드가 있다. 

 

  넷째, 2001년 나를 홈씨어터 세계로 인도한 영화가 있다. 리들리 스콧의 '글래디에이터'이다. 6.1채널에서 쏟아지는 게르만족과의 전투는 홈씨어터의 레퍼런스였다. 당시 홈씨어터로 감상해야 하는 DVD 레퍼런스 타이틀 3종이 있었다. 바로 '글래디에이터', '라이언일병 구하기', '이글스 : 헬 프리즈 오버'이다. '글래디에이터'의 게르만족과의 전투씬에서 등장하는 <The Battle> OST를 한스 짐머가 작곡했다. 그러나 이 곡은 구스타브 홀스트의 <행성 Op.32>의 첫 번째 곡 화성, 전쟁의 전령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았다고 한다. 홀스트의 행성은 교향적 모듬곡이다. 교향적 모음곡이란 교향곡의 독립된 3, 4악장이 아닌 여러 악장으로 나뉘지만 악장마다 별다른 구조적 특징이 없이 자유로이 쓰여진 형식을 말한다. 한편, '슈렉'에서 등장하는 <죽음의 무도>는 교항시이다. 교향시란 다악장의 교향곡과 달리 단악장으로 구성되었고 문학작품을 음악에 결합한 장르를 뜻한다.

 

  보통 클래식 매니아라고 하면 집에서 자주 클래식 음원을 감상하고 직접 공연장을 찾는 이들을 일컫는다. 나 역시 클래식을 듣는 것에 만족하고 공연을 봐도 음악에 집중할 뿐이었다. 저자는 클래식을 듣는 것에서 한 걸음 나아가 보고 읽으라고 추천한다. 공연장에서 음악듣는 것에 만족하지 말고 실황장면 하나 하나를 눈으로 담으라고 조언한다. 지휘자가 해석하고 강조하는 연출(지휘)하에 연주자와 악기들이 언제 어떻게 연주하는지 꼼꼼하게 봐야만 작품을 이해하는데 한 걸음 더 나갈 수 있다고 한다. 보는 것에 그치지 말고 직접 악보나 작품집을 구해서 음악을 들으면서 악보를 읽어 볼 것을 강권한다. 전문가가 아닐지라도 악보를 읽으면서 음악의 흐름을 듣는다면 작곡가들의 스타일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음악 전공이 아니어서 악보를 함께 본다는 착상을 해 본 적조차 없다. 저자의 추천대로 오페라 아리아 중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가에타노 도니체니의 <사랑의 묘약> 2막 아리아, '남몰래 흐르는 눈물(Una furtiva lagrima)' 악보를 구해서 파바로티의 노래를 감상해 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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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영화에 나오던 그 음악, 클래식? 평점6점 | a******9 | 2019.11.06 리뷰제목
책은 실화에 기반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히어로가 등장하는, 드라마틱한 [영화 속 클래식]―대괄호는 공통으로 적용된 표현이다―의 네 영역으로 구분해서 영화에 등장하는 클래식 음악을 소개한다. 글 타래는 21개이고 목차 기준으로 총 22편의 영화가 나온다. 본 영화가 12편이고 안 본 영화가 10편이다. 대부분 첫 상영 시점으로부터 너무 오래 지나지 않은 영화들로 보이는데―그렇
리뷰제목

책은 실화에 기반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히어로가 등장하는, 드라마틱한 [영화 속 클래식]대괄호는 공통으로 적용된 표현이다의 네 영역으로 구분해서 영화에 등장하는 클래식 음악을 소개한다. 글 타래는 21개이고 목차 기준으로 총 22편의 영화가 나온다. 본 영화가 12편이고 안 본 영화가 10편이다. 대부분 첫 상영 시점으로부터 너무 오래 지나지 않은 영화들로 보이는데그렇다고 아주 최신 영화는 아니다영화와 클래식 음악을 결부시킨 책이 적지 않게 나오는 점을 감안해서 이미 나온 책들에서 다루지 않은 영화를 커버하려 했다고 이해했다. (영화 제목은 책 소개 글에 다 나오니 참조 바람)

  각각의 글은 전개 방식이 비슷하다. 그 영화의 개괄이 먼저 나오고 영화의 세부 장면을 뒤이어 설명하면서 클래식 음악이 나오는 장면을 부각시키고 그 음악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그리고 그 음악과 관련된 에피소드나 음악의 형식을 설명가령 광시곡이 어떤 형태의 음악인지 등한다. 필요하면 소개한 영화와 비슷한 형태의 영화를 추가따라서 실제 거론되는 영화는 22편을 훌쩍 뛰어넘는다하기도 한다. 글의 마지막에는 추천 음반을 소개하며 해당 글을 마무리한다. 글마다 차이가 없지는 않지만 개략 이런 방식이라고 보면 되겠다. 그래서인지 초반부에는 재미있게 읽히는데 후반부로 가면 어떻게 글이 전개될지 짐작되면서 이미 관람한 영화에 대한 글은 다소 지겨워지는 문제점이 나타난다.

  글쓴이가 클래식 음악을 전공한 사람이라서인지 본문에서건 각주에서건 나오는 음악을 자세히 설명하는 바가 큰 장점으로 여겨진다. 더 깊기를 바랄 수도 있겠지만 음악 전공 서적이 아님과 이 책을 읽는 독자층이 대부분 음악 전공자가 아님을 고려하면 그 음악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자세한 수준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보통 사람으로서 영화를 되돌아보고 클래식 음악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이런 유의 책을 읽는 사람들의 소구점을 잘 파악해서 접근했다고 본다. 다만 음악 형식을 설명하는 내용 중 일부는 악보를 동원해서 설명했다면 더 이해하기 쉬웠을 것으로 보인다. 가령 푸가 형식을 설명할 때 푸가는 앞선 멜로디를 모방하며 쫓아가는 기악적 음악을 지칭한다. ... ‘돌림노래방식의 종교적 성악음악을 악기로 편곡한 것으로써...(P.103)같은 설명은 악보를 보여주면서 뒤의 멜로디가 앞에 나온 멜로디를 이렇게 따라간다고 설명하면 글로만 보고 이해하기 보다는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한다.

  영화에 대한 설명이 피상적으로 보이는 것들은 아쉬웠다. 예를 들면 플로렌스. 실제 영화는 플로렌스를 희화화하기 보다는 그 사람의 진심을 봐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고 기억하는데 책의 설명은 희화화 쪽으로 치우쳤다고 보인다. 음악에 대한 설명보다 영화에 대한 설명이 모자란다고 여겨지는 아쉬움이 살짝 남는다. 보지 않은 영화인 경우 설명이 있어도 무슨 얘기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 사례가 있어서인지 모르겠다.

 

그런데 이 책, 여러 가지 면에서 보완이 되면 좋겠다.

  첫째, 글쓴이는 어색한 문장을 안 쓰는 방안을 강구해봐야 하겠다. 이상한 문장은 가독성을 떨어트리고 한국어의 가치를 해친다. 문장이 매끄럽게 읽히지 않아 다시 읽거나 의미를 해석하느라 시간이 많이 들었다. 글쓴이의 문제가 아니라 편집의 문제가 될 텐가? 책 전반에 걸쳐 껄끄러운 문장이 자주 나온다.

 칸초나는 프랑스어 사전에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프랑스어 칸초나를 프랑스어로 번역하면  샹송이라는 문장은 어색하지 않은가?

※ 교향곡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이 작품은 '환상 교향곡' 중이 아니라 이 작품은 교향곡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환상 교향곡' 중 이라고 해야 앞뒤 문맥이 통한다.

  둘째, 영화에 나온 음악을 순서에 따라 표로 정리한 내용이 제시되면 좋겠다. 음악이 영화에 등장하는 시간, 작곡가, 곡명, 영화에 나온 음악의 연주자, 해당 음악이 링크된 QR코드 등. 지금은 본문에서 이런 장면에 이 음악이 나왔다고 소개하는 정도인데 책을 읽은 누군가가 그 영화를 본다면 이렇게 정보를 제공하는 게 유의미하지 않을까? 엔딩 크레딧에 곡명이나 연주자 정보는 다 나오니까 시간만 조금 들이면 정리하는 게 어렵지는 않으리라 본다. 이제 나 같은 사람도 1년에 CD를 몇 장 구입하지 않는 판인데 CDLP형태로 추천음반을 소개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이렇게 소개해서 음반을 사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QR코드 링크가 더 유용하리라 본다. 

  셋째, 오페라 전체를 언급할 때에는 오페라 1곡이라 하지 않고 1편이라고 해야 이해하기 쉽지 않을까? 오페라 1편 안에는 아리아, 합창, 이중창 등 중창, 오케스트라 음악, 발레곡 등 여러 곡이 들어가므로 오페라 1곡이라고 하면 그런 곡들을 지칭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영화 1편이라고 하지 1장면이라고 하지 않는 바와 같은 관점에서 거론한다.

 넷째,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작가가 혐한하는 인물로 극우 성향이 강하다고 알려졌다. 이런 자가 만든 영화를 굳이 책에 포함시켰어야 할까? 클래식 음악이 나오는 영화는 이것 아니더라도 찾을 수 있다. 시의성을 따져서 책을 완성할 필요가 있었다고 본다.

이런 종류의 책이 아직 클래식 음악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이 클래식 음악에 가까이 다가 설 수 있는 계기로 작동하면 좋겠다. 영화가 좀 더 접근하기 쉬운 영역이므로 영화를 보면서 클래식 음악도 알면서 들으면 좋지 않겠나. 그 음악을 사용한 이유가 있다면 그런 이유를 추적하면서 영화의 의미를 더 잘 이해하게 될 수도 있을 테다. 위의 불만은 그런 계기를 가로막는 장치가 될까봐 걱정해서 하는 얘기이다.

 

 

P.S.

이상한 문장을 정리해둔 파일을 날려버려서 허접한 대로 두 가지 예를 들었다. 좀 더 많은 예를 찾아서 추가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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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영화로 클래식을 듣다 평점6점 | r*********s | 2019.11.16 리뷰제목
클래식은 어렵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다. 악기를 배웠더라면 조금 익숙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냥 그렇다는 말이다. 익숙하지 않아서 좀 더 알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래서 클래식으로 대중적으로 쉽게 풀이한 책들을 몇 권 읽은 기억이 있다. 예술가의 일생에 시선을 두거나 작품에 담긴 비화 같은 걸 들려주는 책이 그렇다. 김태용의 『영화관에 간 클래식』은 제목 그래도 우리에게 익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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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은 어렵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다. 악기를 배웠더라면 조금 익숙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냥 그렇다는 말이다. 익숙하지 않아서 좀 더 알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래서 클래식으로 대중적으로 쉽게 풀이한 책들을 몇 권 읽은 기억이 있다. 예술가의 일생에 시선을 두거나 작품에 담긴 비화 같은 걸 들려주는 책이 그렇다. 김태용의 『영화관에 간 클래식』은 제목 그래도 우리에게 익숙한 영화 속에 흐르는 클래식을 소개하는 책이다. 이 책에는 22편의 영화를 소개하고 각 영화 속 장면에 흐르는 클래식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영화를 좋아하는 이라면 영화 이야기에 더 집중할 수도 있을 듯하다. 나의 경우 내가 보지 못한 영화가 많아서 저자가 들려주는 영화의 내용이 무척 흥미로웠다. 물론 다수의 작품을 이미 관람한 독자라면 지루하거나 재미가 덜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겠다.

 

 

이 책의 구성을 보면 1장 실화에 기반한 영화 속 클래식, 2장 상상력을 자극하는 영화 속 클래식, 3장 희어로가 등장하는 영화 속 클래식, 4장 드라마틱한 영화 속 클래식으로 나누어 클래식에 대해 설명한다. 저자는 영화 속 인물과 내용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면서 클래식이 흐르는 장면을 이어간다. 클래식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음악에 대한 배경, 작곡가에 대한 이야기, 사진도 첨부하고 마지막에는 추천 음반을 소개하는 형식이다. 음반을 추천하는 대신 그 음악을 직접 들을 수 있는 접근성이 용이한 유튜브 영상을 소개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우리가 영화 속 클래식을 기억하는 영화는 얼마나 될까. 영화 속 중요한 장면이거나 언론에 노출된 장면이 아니라면 나 같은 보통의 관객에게는 잘 모르는 일이다. 책을 읽으면서 몇몇 장면이 떠올랐을 뿐이다. 그리고 책을 통해서 궁금한 영화가 생겼고 영화를 통해 저자가 설명한 그 부분의 클래식을 직접 들어보고 싶어졌다. 클래식 음악의 뿌리가 종교음악이라는 설명으로 시작하는 <로마 위드 러브>가 그중 하나다.

 

 

클래식 음악은 4세기부터의 중세 로마의 가톨릭교회 음악을 기원으로 한다. 메시아의 구원 사상을 교리고 한 유대인들의 기독교는 로마의 박해에서 살아남아 로마의 국교가 되었고, 중세 유럽을 지배하는 절대적이고 유일한 종교로 자리매김했다. 그래서 중세 교회 음악의 역사적 배경은 이탈리아 로마의 기독교 성립 및 발전 과정과 함께 한다. 영화는 바로 이 이탈리아 심장부인 로마로부터 시작된다. (152쪽)

 

캐나다 출신 스파이와 프랑스 레지스탕스 여교사가 임무 중에 만나 부부가 되어 정부에 저항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얼리버드>가 보고 싶어졌다. 배우의 복잡한 내면 연기를 돋보이게 하는 게 음악의 특별한 역할은 아닐까.

 

 

영화음악은 단순히 영화의 분위기만을 암시하는 것이 아니다. 영화에서 잠깐 흘러가는 음악일지라도 그 쓰임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면 새로운 감흥을 느낄 수 있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영화 <얼리버드>다. (257쪽)

 

이제 영화를 볼 때 흐르는 음악에 집중할 것 같다. 클래식이라면 더욱더 말이다. 소개한 영화 가운데 한국 영화가 더 많았으면 어땠을까 아쉬운 점도 있다. 최영옥의 『영화가 사랑한 클래식』(다연, 2016)이 생각났다. 영화와 클래식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으니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비교해도 좋을 듯하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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