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분의 책을 읽으면서 나이든다는 것에 더더욱 두려움이 없어진 것 같다. 그전에도 나이 든 것에 대한 부담감이라든지, 싫다!라는 마음은 없긴 했지만, 왠지 더 자신감이 생긴다. 마짱이라고 불리는 82세의 작가님은 도전을 즐겨 하는 분이시다. 그의 삶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책을 읽는 내내 느껴질 정도이다. 그래! 맞아! 삶이란 이렇게 살아야 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그래서 책을 쉬지 않고 한숨에 읽게 되었다.
60이 되어 정년퇴직을 하면서 그녀는 제2의 인생을 다시 시작했다. 90세의 노모를 100세가 될 때까지 모시기도 했고, 그러면서 본인도 인생을 즐겼다. "어떻게 하지?" 하는 생각보다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까?"하는 마음으로 살았던 것 같다. 그녀에게 이런 넘치는 에너지가 있으니 사람들이 그녀에게 붙는 것 같다. 스스럼없이 다가가는 성격이 전형적인 일본인 같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다.
마짱언니는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을 때 "봉사"를 추천했다. 그녀도 60세 은행을 정년퇴임하고 나서 친정엄마의 간호를 하면서도 봉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 봉사를 통해서 사람들을 알아가고 자신의 영역을 넓혀 나갔다. 내가 이만큼 나이 들었으니 돌봄을 받아야지!라는 생각보다 내가 힘이 있을 때 혹은 누군가를 도울 수 있을 때 돕자는 생각으로 실행하게 된 것이다. 그런 그녀의 아름다운 마음이 사람들에게도 전해지게 되어 있다. 그녀는 인터넷을 통해서 만나게 된 사람들과도 그 인연을 함부로 하지 않았다. 그랬기 때문에 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 안에서 새로운 일들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왜 시니어를 위한 게임이 없을까 하는 고민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그것을 만들어 나갔다. 컴퓨터를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녀는 배움에 두려움이 없었고, 부끄러움이 없었다. 그랬기 때문에 스스럼없이 시작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나 또한 나이가 들면 그녀처럼 나이 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이가 들어도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어떤 일을 할지 모르겠지만, 내가 흥미 있는 일을 계속해 나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인생 선배님을 만나게 되니 반갑기 그지없다. 앞으로 그녀는 계속해서 책을 쓰고 앱을 계발할 것이고, 또 새로운 만남을 통해서 많은 일들을 벌려 나갈 것이다.
건강을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즐겁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 준비하는 그녀. 누군가가 정해놓은 인생 틀이 아니라 82세가 되어도 20대 못지않은 호기심을 가지고 세상을 대하는 그녀가 나는 정말 멋지고 존경스럽다고 생각된다. 앞으로 2권의 책이 더 나올 예정이라고 하는데, 그녀의 책이 너무나도 기대가 된다.
<다시 읽고 싶은 글귀>
한계가 있는 인생,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만 살다가 죽어 버린다면 무엇을 위한 건강이지요? "건강을 위해서라면 죽어도 좋다"라는 극단적인 말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삶은 건강의 본질적인 의미를 잊은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건강하게 산다는 건, 하고 싶은 일이나 의미 있는 일을 성취하기 위한 것 아닐까요? 그러기 위해 건강에 주의를 기울인다면 좋은 일이지만 그저 건강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리는 건 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나이를 먹습니다. 나이 때문에 일어나는 일을 마음에 둔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검진 결과에 기뻐하고 슬퍼할 것이 아니라 기분 좋고 즐겁게 지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요? '내 기분이 좋은가 나쁜가.' 그것이 제가 건강을 판단하는 기준입니다.
세상에서 권장하는 수면 시간에 얽매일 필요는 없습니다. 네 시간 자는 날, 아홉 시간 자는 날이 있어도 됩니다. '잠이 안 와'라고 불안해할 게 아니라 '내일은 뭘 하지?' '누구누구랑 만나는 날이다!'라는 생각을 하며 즐겁게 지내는 편이 정신적으로도 훨씬 건강한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불 속에서 공상하는 동안 때로 굉장한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한답니다!
'일상 속에 운동 시간을 확보하자!'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일수록 사실 운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은 것 같아요.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은 기를 쓰고 하려 하지 않아도 벌써 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니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일수록 '운동을 위해서'라기보다는 '가고 싶은 곳이나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면 좋지 않을까 싶네요.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이것저것 하다 보면 '어느새 운동하고 있네?'라는 식이 될 테니까요.
뭔가를 시작할 때 굳이 나중에 '써먹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인생은 길고, 계속 이어집니다. 단기적으로 좌절했다 판단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고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이 나이가 되어서야 깨달았습니다. 실패는 없다. 실패 같은 것은 하지 않는다. 무엇이든 시작만 해도 '성공'인 것입니다.
역시 인생에는 '여백'이 중요하지요. 그것을 남겨주는 것도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부만 강조할 게 아니라 뭔가 취미가 될 만한 씨앗을 뿌려주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82세인 지금에 와서 뒤돌아보자니 사람과의 인연은 돌고 돈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요즘 들어서는 세상은 어찌 되었든 잘 돌아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계획을 세우고 열심히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계획대로 안 되는 일도 허다합니다. 그럴 때는 낙담하고 있을 일이 아니라 그냥 흐름을 기다려보라고 권하고 싶네요 그리고 흐름이 다가왔을 때 주저하지 않고 뛰어드는 것 또한 아주 중요합니다. 분명한 한 가지 사실이 있지요. 그 흐름은 사람이 가져다준다는 것. 그래서 저는 늘 사람과의 인연을 소중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자립'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경제적인 독립'을 가리킬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돈은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판단을 누군가에게 맡기지 않는 것'이야말로 자립입니다. 어린아이라도 자립은 할 수 있습니다. 부디 자식에게 너무 공을 들이며 대신 판단해주려 들지 말고 모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생각하는 인간력 이란 양심을 갖고 자신이 처한 상황을 고려하고 지금까지의 경험을 살려 사심을 버리고 조화로운 행동을 할 수 있는 힘입니다. 그렇게 되려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는 행동력을 키워야 하고 인간의 마음과 몸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다른 사람의 의견을 늘어놓기보다는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의견을 갖는 게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알게 됩니다. 늙어가는 것을 한탄하기 전에 이 나이가 되지 않으면 느낄 수 없는 인생의 단계를 만끽해보지 않으시렵니까?
점이 아니며, 즉 모든 일을 긴 안목으로 볼 수 있게 된다는 게 나이 먹어서 좋은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내 안에 '짧은 잣대'만이 아니라 '긴 잣대'도 갖출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제가 다른 사람에 비해 별달리 고민하지 않는 성격이라면 그건 긴 잣대를 쓰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시간이 해결해줄 거야'라고 생각하면 깊게 고민할 일이 없어지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