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지스 할머니, 평범한 삶의 행복을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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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지스 할머니, 평범한 삶의 행복을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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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대중문화 >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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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모지스 할머니, 평범한 삶의 행복을 그리다] 평점10점 | c*****p | 2017.05.05 리뷰제목
2017. 5. 4. 목. 우리 삶에 위로와 힘이 되어 주는 그림을 전달하는 <아트메신저>라고 본인을 정의하는 이소영 작가는 [모지스 할머니, 평범한 삶의 행복을 그리다]에서 정말 위로와 힘을 줄 뿐 아니라 따뜻함과 미래에 대한 희망까지 준다. 한 점 한 점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없는 따스함과 평온함 그 이상의 무엇이 있다. 성화를 그려보라고 누군가 권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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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5. 4. 목.

 

우리 삶에 위로와 힘이 되어 주는 그림을 전달하는 <아트메신저>라고 본인을 정의하는 이소영 작가는 [모지스 할머니, 평범한 삶의 행복을 그리다]에서 정말 위로와 힘을 줄 뿐 아니라 따뜻함과 미래에 대한 희망까지 준다. 한 점 한 점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없는 따스함과 평온함 그 이상의 무엇이 있다. 성화를 그려보라고 누군가 권했을 때, 나는 내가 본 것만 그린다는 모지스 할머니의 말씀에서 알 수 있는 그림에 대한 솔직함 속에 순수함이 그대로 드러난다. 누군가에게 들었거나 책에서 읽고 상상해서 그리는 게 아니라, 본인이 직접 겪고 본 것만 기억을 더듬어서 하나하나 그려내는 모지스 할머니의 모습이 슬로우비디오로 보여지는 느낌이다. 모지스 할머니는 어떻게 살았는지 할머니의 과거로 들어가보자.

 

모지스 할머니는 1860년 가을, 미국 버몬트주와 가까운 뉴욕주의 가난한 농장에서 10남매의 셋째로 태어났다. 부모님의 농사일을 돕고 동생들을 돌보며 푸른 초원과 야생의 숲을 뛰어다닌 어린 시절은 할머니에게 있어서 절대 잊을 수 없는 아름답고 행복하며 소중한 추억이다. 그리고 열네 살까지 학교에 다닌 것이 마지막이었고 다른 집의 가정부가 되어 나가게 된다. 이 시절에는 10대 중반이 되면 딸들은 가정부, 아들들은 점원이 되어 마을 공동체에서 일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딸들은 살림을 배우고, 아들들은 돈을 버는 것... 이것이 미래를 위해서는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던 시절이었다. 그 이후 소녀 모지스는 아가씨가 되었을 때 어느 농장에서 일하게 되고 거기서 남편 토머스를 만난다. 스물 일곱에 결혼을 하고 둘은 열심히 일을 하며 살고, 생계가 어렵자 소를 구입해 버터를 만들기도 한다. 할머니의 별명이 '버터만들기 챔피온'이기도 했단다. 무엇이든 열정적으로 하는 모지스 할머니의 모습이 보이는 듯 하다. 그녀는 10남매를 낳았는데, 그 중의 다섯을 먼저 하늘로 보내는 아픔을 겪게 되고, 남편 마저 병을 얻자, 그 곳을 떠나게 된다. 남편의 주장으로 이사를 간 곳은 모지스 할머니의 고향근처이며 그 곳에 농장을 사고 이름을 모세가 최후를 맞았던 산 이름을 따서 "느보 산"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남편이 심장마비로 떠나고, 결핵으로 또 딸을 보내고 막내 아들도 보내게 된다. 풍족하진 않아도 언제나 성실하게 살아가던 모지스 할머니에게 불쑥불쑥 찾아오는 이별은 아픔이었지만 순응해야 할 남아 있는 사람의 일이기도 했다.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에도 예술이 탄생되지만 가장 참혹하고 슬픈 순간에도 예술은 탄생된다. 아름다운 순간에 탄생한 예술은 담기고 싶은 체취지만, 참혹한 순간에 탄생한 예술은 겪어냈다는 체취이다.     - 58p.

 

좋은 시절, 아픈 시절을 모두 받아들이며 심지어 죽음까지도 받아들이는 우리들의 삶... 모지스 할머니는 삶과 죽음의 순환속에서 원망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성실한 삶으로 살아간다. 그리고 그림에서 본인도 위안을 찾고, 그림을 보는 모든 사람들에게 위안 뿐 아니라 희망까지 준다. 결코 특별하다고 볼 수 없는 평범함 속에서 보여주는 일상의 나날들이 어찌나 포근하고 아름다운지.

모지스 할머니가 추억하는 시절의 모습은 멀리서 보면 조용해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왁자지껄한 마을의 모습에 그 속으로 나도 쏙 들어가서 어울리고 싶은 마음이 든다. 마을 사람들과 허물없이 어울리며 서로 돕고 일하며 웃고 떠드는 나날들... 지금은 보기 힘든 지나간 시절 속 보통의 나날들이다.  

 

샤걀이 "색채의 마술사"고, 모네가 "빛의 마술사"라면 그녀는 "일상을 그려내는 마술사"다.   71p.

 

모지스 할머니가 본격적인 그림을 시작한 나이가 75세라는 것은, 어떤 일을 시작할 때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 라는 고민에 빠지게 되는 우리들을 부끄럽게 만든다. 풍족하진 않았지만 행복했던 어린 시절, 마을 사람들과 어우러졌던 바쁘고 정신없던 일상의 나날들, 농장의 풍경, 빨래하는 날, 퀼팅모임, 단풍나무 시럽 만들기, 핼러윈데이, 크리스마스 등등의 기억들은 하나하나 아름다운 그림이 된다.

 

착한 마음을 가져봤었나? 그림 속 별들을 바라보며 떠올려본다. 여전히 나쁜 마음만 더 가득했었다. 시기하는 마음, 이기적인 마음이 저 별들보다 더 많았다. 이제부터라도 착한 마음도 같이 먹자고 내 마음 밭을 어루만지며 다져본다. 새해는 그러라고 오나 보다. 다이어트와 금연 계획도 좋지만 내 마음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계획이 더 우선이다.      110p.

<내년에 다시 만나요>라는 아래의 그림을 보며 작가가 다짐하는 모습이다.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은 모두가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것이기에 모두 사실적이고, 그 시절의 모습이 우리 나라의 예전 정서와도 어찌나 닮았는지 우리가 보기에도 편안한 그리움으로 다가온다. 그러기에 작가는 아래와 같이 말하고 있다.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은 멀리서 전체를 보게 만들고, 그다음 그 안에 들어가서 걷고 놀고 만지고 싶어지게 만든다. 그녀가 그린 마을은 하나의 생명체 같아서 항상 분주하고 변한다. 100여 년 전 그녀가 까르르 웃으며 보냈던 시골을, 그녀의 그림을 보는 동안 나도 따라 웃으며 거닌다.    124p.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우리는 시간도 공간도 지배할 수 없다. 우리는 오로지 순간만 지배할 수 있다. 순간을 지배하는 것 중 하나가 그림이라는 생각을 한다. 자신이 경험하고 기억하는 순간을 화가는 그림이라는 행위로 지배하는 것이다. 그렇게 잊지 못하는 것과 잊지 않는 것은 능동적이다. 아마도 그녀는 숱하게 행해왔던 집안일의 소중함을 잊지 않기 위해 그림으로 그렸던 것은 아닐까?

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푸르스트는 자신의 작품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마음에 남는 문장을 남겼다.  "진정한 탐험의 여정은 새로운 경치를 찾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데에 있다."      136p.

 

모지스 할머니는 미술 교육을 받은 적도 없고, 학교 교육도 많이 받질 못했다. 그림에 재능을 타고 났다고 봐야하는데, 75세 보다 더 일찍 시작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들을 많은 사람들이 질문했다. 그리고 거기에 아래와 같이 답을 했다.

 

이제라도 그림을 그려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나의 경우 일흔 살이 넘어 선택한 새로운 삶이 그 후 30년 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줬습니다.         138p. 

 

삶에서 늦었다는 것은 무엇일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75세라면 모든 것을 손놓고 쉬어야 할 나이로 생각하지만 모지스 할머니의 삶을 보면 꼭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나이에 상관없이 살아있는 나날들이 내가 가꿔야할 나날들임을 다시 한 번 기억하며 무언가 시작해도 괜찮을 것 같은 용기를 준다.

모지스 할머니의 88년 인생이야기가 1948년 11월 <뉴욕타임즈>에 실렸고, 1950년 아흔 살의 생일은 최초로 전국에서 축하를 받았다고 한다. "모지스 할머니 재단"이 만들어 졌으며, <모지스 할머니>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는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고, 1952년 아흔 두 살의 그녀는 [내 삶의 역사] 라는 제목의 자서전을 출간했으며 이 책은 모지스 할머니에 대해 더 많이 알고싶어 했던 많은 사람들로 인해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흔히 사람들이 예술가의 삶은 고독하다고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그녀는 말년을 자신이 속한 공동체 안에서 사랑받고 인정받으며, 자신의 그림을 세상과 나누며 행복하게 지냈다. '모지스 부인'으로 시작된 그녀의 이름은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불리면서 '모지스 엄마'로, 다시 '모지스 할머니'로 불리게 되었다.        145p. - 146p.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은 그냥 할머니가 사는 시골마을에서 묻힐 뻔 했다. 이 그림을 발견하고, 그림의 진가를 알아본 사람은 뉴욕에서 미술품을 거래하는 수집가인 루이스 칼더였다. 시골의 작은 약국에 걸린 그림에 감동을 받고 그 작품을 구입하고, 얼마 후 뉴욕 전시장에 내놓게 되고 환호를 받게 되며, 할머니가 더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화구를 보내 드리면서 할머니의 그림은 세상에 더 많이 나오게 된다.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은 크리스마스씰, 우표, 카드에 사용되어 인기를 끌었고, 할머니의 100번째 생일날은 뉴욕주지사가 "모지스 할머니의 날"로 선포하기도 했다. 또한 그녀의 많은 그림들 중에서 단풍나무 시럽을 만드는 정겨운 풍경을 그린 "슈거링 오프"는 120만 달러(한화로 약 14억원)에 팔리기도 했단다.

 

작가는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이 현대의 유행과도 맞지 않고 특별한 기법도 없는데 왜 인기가 있는지 아래와 같이 분석하고 있다.

 

그녀의 그림이 진솔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거짓이 없어서다. 그녀가 본 것, 어릴 적 겪었던 이야기, 농장에서 지내던 추억, 세 살 때 처음 배운 것, 가정부로 지내며 했던 일들, 가정주부로서의 삶……. 그녀는 다른 이야기들은 그리지 않았다. 그녀는 오로지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그렸다. 그녀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이야기들이 그림 속에 있다. 나도 그녀처럼 내 삶의 근간을 이루는 뼈대를 '진실함'이라 믿으며 살고 싶다.        148p.

 

그림에도 유행이 있다. 하지만 진정한 명화에는 시대도 시간도 없다. 시대가 바뀌어도 시간이 흘러도 보고 싶은 그림, 그것이 '명화'이다. 비틀즈의 노래는 50년 후에 들어도 좋고, 베토벤의 교향곡을 100년 후에 듣는다 해도 우리는 그 웅장함에 감동을 받을 것이다. 이런 것들을 믿어 의심치 않는 것처럼 명화 역시 그렇다. 나는 앞으로의 시간을 그림을 조각내 비평만 하려는 사람이 아니라 행복하고 충만한 감상자가 되어 살아가고 싶다. 좋은 그림이냐 나쁜 그림이냐를 따지는 데 에너지를 쏟는 사람이기보다는 좋은 그림을 만나면 두 팔 벌려 감탄하고 그림 속에 오래 머물며 즐기고 싶다. 154p.

 

사람은 결국 보고 싶은 사람을 보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야 행복한 단순한 존재다. 내 마음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일이 쉽지 않은 세상이더라도, 사실보다 미화된 성공담보다는 나의 속도에 맞추어 살아가는 삶을 살고 싶다. 그래서 오늘도 난 그녀의 그림을 보면서 나 자신과 대화한다.   164p.   

 

모지스 할머니와 할머니의 그림에 푹 빠진 작가의 글을 읽으며 나도 함께 푹 빠지고 말았다. 그런데, 그 빠짐이 너무너무 좋다. 우리 근처에 모지스 할머니처럼 사는 분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또한 우리 모두 모지스 할머니처럼 살았으면 좋겠다. 모두 그림을 그릴 수는 없겠지만, 흘러간 추억을 아름답게 기억하고 어떤 일을 하든지 늦었다는 생각은 버리고 하루하루 성실하게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으면 더이상 바랄 게 없을 것 같다. 모지스 할머니의 삶 속을 더듬으며, 할머니의 푸근한 그림 속을 거닐며 참 행복한 시간을 보낸 느낌이다. 세상을 평탄하고 순조롭게 살고 싶지만, 살다보면 뜻하지 않은 아픔, 마주하고 싶지 않은 슬픔도 겪게 되는 게 인생이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순리로 받아들이며 뜨거운 감정을 때로는 분출하고 때로는 안으로 삭히며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에 모지스 할머니의 삶은 좋은 본보기가 되는 것 같다. 어떤 일은 하든 늦은 때는 없다. 어떤 일이 닥치든지 시간은 흘러간다. 조금은 느려도, 조금은 힘들어도 한 발 한 발 내 삶을 성실하게 가꾸며 살아가기...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을 보면서, 모지스 할머니의 인생을 읽으면서 깨달았다. 언제나 삶은 특별한 지혜보다는 평범한 지혜가 지배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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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모지스 할머니, 평범한 삶의 행복을 그리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k*****3 | 2016.06.05 리뷰제목
마흔 중반의 삶을 산 내게 이제까지 한 일 중 제일 잘한 게 뭐냐고 묻는다면 어떤 대답을 하게 될까? 매 순간 후회하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그 순간의 선택이 모두 옳았단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한 선택 중에 잘한 것을 꼽으라고 하면, 작년부터 시작한 그림이다. 처음 내가 그림을 배우겠다고 했을 때 누군가는 그 나이에 무슨 그림(?)이냐고 의아해한 사람도 있지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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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중반의 삶을 산 내게 이제까지 한 일 중 제일 잘한 게 뭐냐고 묻는다면 어떤 대답을 하게 될까? 매 순간 후회하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그 순간의 선택이 모두 옳았단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한 선택 중에 잘한 것을 꼽으라고 하면, 작년부터 시작한 그림이다. 처음 내가 그림을 배우겠다고 했을 때 누군가는 그 나이에 무슨 그림(?)이냐고 의아해한 사람도 있지만 그림을 시작한 나는 행복하다. 모지스 할머니도 나와 같은 마음 아니었을까? 75세에 그림을 배우기 시작해 101세까지 살면서 다양한 그림을 그린 할머니. 전문적인 미술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투박하면서도 순수한 그림은 미국인들을 매료시켰다고 한다

 

나는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을, 책을 통해 처음 만났다. 대단한 기교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림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림에는 이야기가 있고, 다양한 시선이 존재한다. 그림을 그려보면 안다. 무슨 그림을 그려야 할지, 그림에 어떤 이야기를 담아야 할지, 고민이 된다. 특히나 이제 그림을 시작한 사람에게는 더욱. 처음에는 누군가 그려놓은 그림을 똑같이 보고 그린다. 그러는 과정에서 스케치나 색감, 물 조절의 방법을 배운다. 이후에는 보다 완성된 그림이나 사진을 통해 나만의 느낌과 색을 입힌다. 그 과정이 지나고 나면 자신만의 색을 가진 그림이 시작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림을 배운지 이제 13개월. 나는 이제야 사진을 보고 풍경을 그린다. 사진은 그 순간을 포착한 있는 그대로의 자연 색이라면, 그림은 사진과 다르다. 그림을 그리는 순간의 내 심리 상태가 색깔에 스케치에 녹아 있으니까.

 

모지즈 할머니의 책을 읽으면서 나는 용기를 얻는다. 사람들은 늘 내게 늦었다고 말했어요. 하지만 사실 지금이야말로 가장 고마워해야 할 시간이에요. 진정으로 무언가를 추구하는 사람에겐 바로 지금이 인생에서 가장 젊은 때입니다.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딱 좋은 때이죠.” (31) 미술에 타고난 재능을 갖고 있지 않기에 처음엔 조급했고, 실망했으며, 좌절도 했지만, 나는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왜 그림을 그리고 싶은지. 좋아하는 것을 하고 싶음에 잘 그리고, 못 그리는 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리는 자체가 행복인데

 

삶이란 나이를 먹는다고 알아가는 건 아니다. 어떻게 살 것인지 고민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방향을 잃은 채 흘러가 버린다. 그래서 나는 모지스 할머니가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가 좋다. 감탄이 나올 만큼 안온해 보이는 풍경도 가까이서 보면 잡음들이 있고, 평화로워 보이는 풍경도 자세히 보면 분주하기 마련이다.” (67) 우리는 가끔 매일 매일이 특별할 것 하나도 없는 하루라고 불평할지 모른다. 하지만 편안해 보이는 내 마음 안에도 다양한 고민들이 충돌하며 싸운다. 세상도 똑같지 않을까? 나 이외의 사람들은 모두 행복해 보인다고. 그렇지 않음을 이젠 안다. 때문에 나는 오늘 열심히 산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그리고 생각한다.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모지스 할머니의 재능은 새로운 시선을 창조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녀는 매일매일 똑같았고 평범했던 마을의 일상을 다른 시각으로 보았다. 눈이 여러 개, 귀가 여러 개, 손이 여러 개인 신화 속 주인공처럼 그녀가 보는 세상은 시선이 많다.’ (138) 

 

그림에 나만의 시선과 시각을 넣는 것. 요즈음 내가 가진 고민이다. 있는 그대로의 풍경 안에도 나의 시선과 생각이 들어갈 수 있는 그림을 그리는 것. 그런 날이 오면 좋겠다. 적어도 나는 모지스 할머니보다 31년 빨리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으니까. 할머니의 그림은 볼수록 기분 좋아진다. 처음엔 멀리서 보게 되지만, 들여다보면 볼수록 가까이 가고 싶어진다. 그 안에 다양한 이야기가 있을 것 같으니까. 이 책.. 그림만큼이나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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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평범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아요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j*****3 | 2016.08.16 리뷰제목
모지스 할머니를 알게 된 것은 이소영씨의 책 <그림은 위로다> 에서였다. 내가 읽었던 책들의 폭이 좁아서였는지 아니면 전문적인 미술교육을 받지 않은 작가여서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았던 것인지 모지스 할머니와의 만남은 참 늦게 이루어졌다. 다시 보니 <그림은 위로다>의 표지 그림이 모지스 할머니의 '퀼팅 모임'이란 그림이었다. 이소영 작가는 그림을 조각내 비평만 하고,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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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지스 할머니를 알게 된 것은 이소영씨의 책 <그림은 위로다> 에서였다. 내가 읽었던 책들의 폭이 좁아서였는지 아니면 전문적인 미술교육을 받지 않은 작가여서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았던 것인지 모지스 할머니와의 만남은 참 늦게 이루어졌다. 다시 보니 <그림은 위로다>의 표지 그림이 모지스 할머니의 '퀼팅 모임'이란 그림이었다. 이소영 작가는 그림을 조각내 비평만 하고,좋은 그림이냐 나쁜 그림이냐를 따지는 데 에너지를 쏟기보다는 좋은 그림을 만나면 감탄하고 그림 속에 오래 머물며 즐기고 싶다고 한다. 그런 그녀의 마음이 전작에서도 그러했고,이 책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런 점이 그녀의 책이 가진 매력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모지스 할머니에 대한 생각이 두가지로 모아졌다. 첫째는 항상 긍정적인 모습으로 일상 생활을 해 나갔고, 그 평범한 일상 속에서 행복을 느끼며 삶의 의미를 찾았던 것이었다. 둘째는 무언가 문제에 부딪혔을 때 포기하지 않고 곧바로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일들을 찾아 냈던 것. 58세에 최초의 그림을 그렸고, 72세에 딸의 제안으로 최초로 털실 바느질로 만든 작품을 만들었다.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75세.늦어도 한참 늦은 나이라고 생각할 때 그녀는 시작을 했고,많은 것을 이루어냈다. 101살까지 오래 살았기에 가능했지라는 생각보다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었기에 장수하지 않았을까싶다.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추억을 먹고 산다는 얘기를 한다. 할머니의 그림은 자신의 과거이며 추억이고,현재이며 계속 살아나가야할 미래의 모습이었을 것이다. 모지스 할머니 이야기를 읽다보니 또 다른 할머니 한 분이 떠올랐다. 버몬트 주에서 정원을 가꾸며 18세기의 모습으로 살았던' 타샤튜더' 할머니. 두 분의 모습이 참 많이 닮아 있다.

 

 저자는 할머니의 그림들이 좋아서 짝사랑을 했다고 한다.그냥 좋아서. 일상을 그린 그림들을 보고 어릴 때의 추억 속으로 빠져 들기도 하고,할머니의 삶을 들여다보다 다른 누군가가 아닌 나 자신의 삶을 우러러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고 이야기한다. 그렇기에 할머니의 그림들은 저자에게 명화가 되는 것일터이다. 그림을 보다가 나만의 명화 몇 점 정도만 만나도 큰 행운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간다. 잘 그린 그림일까 못 그린 그림일까 라는 생각을 떠나 정말 평화롭고 다정해서 따뜻한 마음이  절로 생긴다. 저자가 할머니의 그림을 보면서 느꼈을 감정들이 이해가 된다. 좋은 것이 있으면 마구 이야기 하고 싶은 법인데,그런 마음을 이 책으로 엮어서 들려 주어서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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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미술에세이] 모지스 할머니, 평범한 삶의 행복을 그리다 평점10점 | j*****7 | 2016.05.05 리뷰제목
2월에 어머니를 하늘로 보내드린 친구가 연휴를 앞두고 퇴근하고 있는데, 엄마 생각에 통곡을 하면서 전화를 했다. 퇴근길 내내 우울해서 돌아온 우편함에 [모지스 할머니, 평범한 삶의 행복을 그리다] 책이 도착했다. 그저 75세라는 나이에 미술을 딱히 배운 분이 아닌 아마추어 할머니께서 그림 그리기를 시작해 101세에 돌아가시기 까지 그림을 그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 책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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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에 어머니를 하늘로 보내드린 친구가 연휴를 앞두고 퇴근하고 있는데, 엄마 생각에 통곡을 하면서 전화를 했다. 퇴근길 내내 우울해서 돌아온 우편함에 [모지스 할머니, 평범한 삶의 행복을 그리다] 책이 도착했다. 그저 75세라는 나이에 미술을 딱히 배운 분이 아닌 아마추어 할머니께서 그림 그리기를 시작해 101세에 돌아가시기 까지 그림을 그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 책에 대한 궁금증이 폭발했는데, 친구의 전화덕분에 더욱 그 내용이 궁금해졌다.


모지스 할머니의 인생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우리세대의 할머니들이 그러셨듯이 풍족하지 않은 사회의 일원으로서 가족을 돌봐야 하는 책임을 가진 모지스 할머니와 그 세대들은 10대엔 풍족한 가정의 집안일을 대신 해주며 돈을 벌어야 했고, 20대부터는 결혼해서 자식들과 남편을 돌보기 위해 지금처럼 가전제품이 발달되지 않은 시기의 Handmade 집안 살림에 몰두해야 했다.

그래서인지 그녀는 그림에 관심은 가지고 있었지만, 그림을 그릴 형편은 되지 않았고 75세의 나이가 되어서야 자신의 흥미를 찾아 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물론, 그녀의 그림이 세상에 알려지기 전 그녀가 벽난로에 그렸던 그림처럼 취미삼아 그린 그림들이 많았겠지만, 그녀의 그림이 세상에 알려진건 우연히도 작은 약국에 걸려있는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을 전문가가 발견하면서 부터이다.


모지스 할머니가 남긴 작품들은 모두 그녀가 살아온 삶을 이야기 하고 있다. 어려서 링컨대통령의 장례를 보기 위해 아버지를 따라 마차를 타고 가는 장면, 마을 사람들의 빨래하는 모습, 사과잼 만드는 모습, 비누 만드는 모습, 메이플시럽 만드는 모습 등은 그녀가 직접 겪은 일상 생활이기에 더욱 더 따뜻하게 보는 이들로 부터 공감을 얻는 것으로 보인다.


1961년 101세의 나이로 세상을 뜨기 전까지 그녀가 남긴 작품은 피카소처럼 다작을 남겨 더욱 그 열정을 느낄 수 있다. 하늘과 산과 언덕 그리고 마을과 사람, 동물까지 따뜻하게 그려낸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들과 작가가 이 아마추어 할머니의 그림에서 느낀 우리 삶과의 공통점 등은 이 책을 읽는 내내 친구의 어머니, 나의 어머니의 인생과 가정에 대한 희생을 생각하게 했다.

가슴 따뜻한 책으로 한참동안 남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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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평범한 게 특별하다 평점8점 | 이달의 사락 n***8 | 2016.07.27 리뷰제목
모두 그런 건 아니겠지만, 옛날에 그림을 그린 몇몇 사람은 살아있을 때 그림이 잘 팔리지 않거나 무척 가난해서 일찍 죽었다. 지금도 그림을 그리려면 돈이 많이 들고 먹고살기 힘들다고 한다. 오래전에 그림 그린 사람 이름은 조금 알아도 지금 사람은 잘 모른다. 그림 그리고 사는 사람이 적지 않을 텐데. 그것도 관심을 가져야 알지도 모르겠다. 미술 쪽에서 일하는 사람은 그런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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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그런 건 아니겠지만, 옛날에 그림을 그린 몇몇 사람은 살아있을 때 그림이 잘 팔리지 않거나 무척 가난해서 일찍 죽었다. 지금도 그림을 그리려면 돈이 많이 들고 먹고살기 힘들다고 한다. 오래전에 그림 그린 사람 이름은 조금 알아도 지금 사람은 잘 모른다. 그림 그리고 사는 사람이 적지 않을 텐데. 그것도 관심을 가져야 알지도 모르겠다. 미술 쪽에서 일하는 사람은 그런 걸 잘 알겠지. 보통 사람이 고전음악을 잘 모르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 같다. 그림은 그것을 그린 사람이 세상을 떠났을 때 더 알려지는 걸까. 다 그런 건 아닐 테지만, 어쩐지 그럴 때가 더 많은 듯하다. 그저 내가 생각하는 것이지 늘 그런 건 아닐 거다. 그림 그린 사람이 살아있을 때 많은 사람이 좋아한 그림도 있을 거다. 모지스 할머니 그림도 그렇다. 나이를 먹었다고 해서 ‘할머니’라고 하다니. 어린이책 그림과 뜰을 가꾸고 산 타샤 튜더도 할머니라고 한 것 같다. 이건 미국 사람이 붙인 것이기도 하다. 누구나 처음부터 할머니 할아버지는 아닌데. 쓸데없는 생각을 잠깐 했다.

내가 어렸을 때 여기저기에 낙서한 적이 있는지 생각나지 않는데 그림 그리는 거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방학숙제에 그림 그리기가 있었는데 그거 하기 힘들었다. 내가 그림 그리는 것에 관심 갖지 않은 건 그림책 같은 걸 거의 안 봐서일지도. 많이 봐야 그리고 싶을 테니까. 어렸을 때부터는 아니지만, 글은 많이 보다보니 쓰고 싶기도 했다. 그림은 보는 것만 해도 괜찮고 좋아한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사람 없지 않겠지만, 미국 사람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는 일흔다섯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일흔다섯에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까. 모지스는 1860년에 태어났다. 십남매에서 셋째로 집은 가난했다. 어렸을 때는 다른 집에서 가정부로 일했다. 결혼을 하고는 농장일과 집안일을 하고 밤에는 수를 놓았다. 모지스는 어렸을 때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 그림을 그릴 수 없어서 수를 놓은 거다. 칠십대에 관절염 때문에 수를 놓기 힘들었다. 그때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었던 그림을 그렸다. 그림을 그리는 것도 힘들 것 같은데 수 놓기보다는 나았나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게 아닌가 싶다.

누군가 꿈 같은 일을 하면 자신도 그런 꿈을 꾼다. 일흔다섯에 그림을 그린 모지스를 보고 꿈을 갖는 사람도 있겠다. 자신이 좋아하는 걸 하기에 늦은 때는 없다고 한다. 잘되지 않아도 좋아하는 걸 하는 것만으로도 즐겁다면 좋지 않을까. 이 글을 쓴 사람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한다. 그림과 그림 그린 사람 그리고 자기 삶을 함께 풀어쓰기. 그림을 말하는 책 많이 못 봤지만, 난 쉽게 쓴 글이 좋다. 그림을 보는 방법은 정해진 건 아닐 거다. 난 그림을 봐도 마음에 들면 ‘좋다’고밖에 말 못하겠지만. 그림도 보고 보고 또 보면 무엇인가 말해줄지도. 그런 경험은 없다. 그림을 오래 본 적이 없으니 그럴 수밖에 없겠다. 그림에는 시간을 담아둔다. 그것도 짧은 순간이다. 모지스가 그림에 담은 건 기억이다. 기억은 삶이다. 농장에서 일하는 것이나 집안일(빨래를 끝내고 빨랫줄에 넌), 잔치가 벌어졌을 때를 그리기도 했다. 그림에 자연이 담겨있어서 보면 편안하다. 마을 사람이나 아이들 모습도 보인다. 모지스 그림은 구석구석 보아야 한다. 글도 일상이 담긴 글이 공감이 잘되듯 그림도 다르지 않겠지. 그림도 마음 편안하게 해주는 게 좋다. 아니 무엇을 그리고 쓰든 진정성이 있어야 다른 사람도 그걸 느낀다.

추억은 그렇게 별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루하루를 보내다보면 그게 추억이 된다. 모지스는 그런 추억을 되새기고 그림으로 그렸다.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지만 그 시절을 떠올릴 수는 있다. 이렇게 생각하니 난 별거 없다. 거의 혼자 지내서. 그러면 자연을 만나면 괜찮을까. 모지스 그림은 엽서나 우표로 만들고 성탄절 카드로도 만들었다. 눈 내린 풍경은 성탄절 카드처럼 보이기도 한다. 모지스는 일흔다섯에서 백하나까지 그림 1600여점을 남겼다. 늦게 시작했는데도 그렇게 하다니 대단하다. 그림 그리는 걸 즐겨서 그랬겠지. 좋아하는 건 즐겁게 해야 한다. 하다가 막힐 때도 있겠지만, 그때를 넘기면 나아지겠지.

오래 사는 요즘 사람, 나이를 먹으면 자신이 좋아하는 걸 할까. 이제와서 하면 뭐 하나 하는 생각으로 하지 않는 사람이 많겠지. 잘 못해도 좋아한다면 해 보는 게 좋겠다. 나도 그래야 할 텐데.



희선






봄날 Spring Time │ 1953 │ 메이소나이트에 유채 │ 46×60cm │ 모지스할머니재단





무지개 The rainbow │ 1961 │ 나무에 유채 │ 41×61cm │ 개인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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