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일곱 번의 봄 여름 가을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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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흔일곱 번의 봄 여름 가을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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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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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할머니 생각 : 아흔일곱 번의 봄 여름 가을 겨울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y*******n | 2018.09.13 리뷰제목
할머니, 라는 이름을 떠올리자마자, 읽기도 전에 눈물부터 왈칵 난다.코끝이 움직이고 목까지 무언가가 차올라 컥 막힌다.할머니는 나한테 그런 존재다.사실 우리가 아는 그런 할머니 정을 받으며 자라지는 않았다.마냥 다 좋다 하는 할머니는 아니셨다.나를 무릎에 앉히고는 행복해 하신 적도 있으셨지만, 대체로 엄한 어머니의 모습이었다. 항상 깔끔하시고, 품위가 있으셨으며, 아버지
리뷰제목

할머니, 라는 이름을 떠올리자마자, 읽기도 전에 눈물부터 왈칵 난다.

코끝이 움직이고 목까지 무언가가 차올라 컥 막힌다.


할머니는 나한테 그런 존재다.

사실 우리가 아는 그런 할머니 정을 받으며 자라지는 않았다.

마냥 다 좋다 하는 할머니는 아니셨다.

나를 무릎에 앉히고는 행복해 하신 적도 있으셨지만, 대체로 엄한 어머니의 모습이었다. 

항상 깔끔하시고, 품위가 있으셨으며, 아버지의 그것과 같은 꼿꼿함을 가지고 계셨다.

내가 할머니를 기억하는 대부분은 어른이 되어서다.

어른이 되어 가만 살펴보니 우리 할머니의 삶이 보여 호기심이 갔고 흥미로웠다.


1919년 3.1운동 전날에 태어나신 할머니는,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시절을 모두 건너오신 분이었다.

여자의 몸으로 어찌 그리 했을까 싶은 일도 많이 하셨다.

그렇게 아버지를, 삼촌을, 고모를 자수성가할 수 있는 사람으로 튼튼하게 키우셨다.

나는 그것이 참으로 멋지고 경이로웠다.

삼천포의 귀한 집 양반가 딸이었던 할머니가, 그래서, 바느질을 참 잘했던 할머니가,

결국엔 바느질로 온 집안을 먹여 살린 그 할머니의 이야기들이 

그 어떤 역사책보다도 생생했고 진실되었으며 감동적이었다. 


할머니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된 것은 할머니가 돌아가기 1~2년 전부터였다.

그 전에야 철 없는 손녀가 뭘 알았을까, 내 삶이 중요하지.

임용공부 준비하며 함께 살게 된 그때,

공부 말고는 딱히 할 것이 없던 나는, 자주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었다.


돌아가시는 그 순간까지 병원 한 번 제대로 간 적 없이, 

늘 일하시고, 부지런하시고, 그래서 또렷하게 자주 이야기를 해주셨다. 

할머니는 할머니의 정을 나에게 선물해주시지는 않았지만,

당신이 살아낸 그 삶으로서 내게 큰 배움을 주신 분이었다. 


나는 자주, 할머니를 닮았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성격이나, 식성, 엄마아빠보다 할머니를 닮았다고 했는데, 그걸 나는 몰랐다. 

돌아가시고, 곰곰이 곱씹다보니, 아, 나는 할머니를 닮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할머니는 본인이 늘 말씀하신 대로, 

장례치르기 힘들지 않게, 따뜻한 봄날의 늦은 밤에, 

저녁 식사까지 맛있게 하시고, 조용히 거실에 앉아 돌아가셨다.

그때 할머니는 93번째 봄을 맞이하고 계셨고, 

그 어떤 죽음보다도 조용하고 깨끗하고, 여전히 경이로웠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어내면서 많이 울었다.

우리 할머니 생각이 났다.

그 시절의 할머니들이란, 어쩜 이렇게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눈물을 흘리게 하는지. 

나는 내가 듣지 못 했던, 아니 귀기울이지 않았던 

그래서 이제는 더 이상 듣지 못 하는 할머니의 진짜 마음의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서 읽었다. 


그래서 고마웠다. 다 읽고 참 고마웠다.

그리고 죄송했다. 할머니가 살아 계셨을 때 그 마음을 알아드렸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늘 그렇다. 지나고나야 후회다.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알아차려준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하고 귀한 일이다.

이 책은, 그 귀한 일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그저 한 할머니의 일기일 뿐인데,

부모님을 생각하게 하고, 고향을 생각하게 하고, 가족을 생각하게 한다.

그래, 일상적인 이야기이고, 뻔해보이는 마음이지만,

그것이 부모의 마음이고, 그것이 혼자 남은 사람의 마음이구나, 했다.


담담하게 써내려간 글이 더 슬프다.

눈물이 안 보이는 종이라서 더 슬프다.

행복한 때도 많았겠지만, 

그 잠깐 이후에 얼마나 외로웠고, 또 얼마나 기다렸을까.


우리 할머니는 언제나 창 밖을 바라보셨다.

따로 아픈 곳은 없었지만, 굽은 허리와 약해진 다리로 인해 

원하시는 만큼 여행을 다니시지 못 했다.

2층이었던 집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것도 도움이 필요했다.

그런 할머니를 위해 아버지는 거리로 낸 창 앞에 편안한 의자를 놓았고, 

힘드시지 않게 아예 2층과 3층 옥상으로 흙을 옮겨,

할머니가 참 좋아하시는 식물을 가꿀 수 있게 해드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머니는 늘 죽으면 '새'가 되고 싶다고 하셨다.

훨훨 날아 마음껏 다니고 싶다고 하셨다.

그 시절에 태어나 그 시간을 보내온 여인의 삶에 자유란 없었으니까,

그러니 아마도 그러셨겠지.

사후 세계를 알지 못 하지만, 나는 자주 하늘을 나는 새를 보면 할머니를 생각한다.

지금은 자유로우시려나, 그런 생각도 하고.


이 책을 보며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이 할머니 생각을 했다.


나만의 경험이었기에 어떤 사람에게 추천해줄 수 있을까 생각해보았는데,

추천보다는 이 말을 꼭 전하고 싶다. 


고맙습니다, 정말로.

이옥남 할머니, 건강하게 오래오래 계셔주세요. 


-

책을 소개하려 사진을 찍었는데,

나의 이야기를 하느라 책 안을 보여주지 못 해 따로 쓴다.




아마도 할머니의 자필.

엄마도 생각나고 할머니도 생각나고,

나에게는 복잡한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첫 시작이었다. 




할머니, 저자 소개.

우리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났다.

우리네 할머니들, 우리네 어머니들의 모습이 아닐까. 




이렇게 할머니의 이야기들이, 조금 큰 글씨로 나와있다.

나는 조금 큰 글씨라서 참 좋았다.

엄마에게 이 책을 보여주고 싶은데 환갑이 된 엄마는 눈이 나빠 잘 안 보인다고 했다.

이정도 글씨면 엄마도 읽을 수 있을 테지.

시어머니가 아니라 진짜 엄마처럼 할머니를 좋아했던 

시어머니를 30년동안 모시고 살았던 우리 엄마와 함께 읽고 싶은 책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29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9 댓글 25
종이책 구매 삶의 지혜를 더듬어 보다!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i*****n | 2019.01.01 리뷰제목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아들이 처음 글을 깨우치던 시절이 떠올랐다. 어린 아들이 한글을 막 깨우치기 시작하면서, 함께 길을 걷다가 주변의 간판을 읽고 맞게 발음했는지를 물어보곤 했었다. 이전까지는 의미도 모르고 하나의 그림처럼 보이던 글자를 읽게 되었다는 사실이 아마도 뿌듯했으리라. 젊은 시절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문맹(文盲) 상태로 살다가, 뒤늦게 글자를 깨우치
리뷰제목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아들이 처음 글을 깨우치던 시절이 떠올랐다. 어린 아들이 한글을 막 깨우치기 시작하면서, 함께 길을 걷다가 주변의 간판을 읽고 맞게 발음했는지를 물어보곤 했었다. 이전까지는 의미도 모르고 하나의 그림처럼 보이던 글자를 읽게 되었다는 사실이 아마도 뿌듯했으리라. 젊은 시절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문맹(文盲) 상태로 살다가, 뒤늦게 글자를 깨우치고 글을 쓰게 되었다는 97세의 할머니인 저자의 글을 모아 엮은 책이다. 수록된 글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 1988년인 것으로 보아, 저자가 67세 무렵의 글부터 갈무리되어 있다고 여겨진다. 아마도 본격적으로 일기 형식의 글을 쓰기 시작한 것도 그 무렵 쯤일 것이라 짐작된다.

 

적어도 30여 년에 걸친 저자의 삶이 이 한 권의 책속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저자가 그동안 남겼던 수많은 글들 중에 가려 뽑아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에 맞추어 엮은 것이다. 어쩌면 그 시절을 살았던 우리네 부모님들의 삶의 모습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특별한 내용은 별로 눈에 띄지 않지만, 반가운 가족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고 또 맞이하는 저자의 모습은 너무도 따뜻하다. 또 아마도 마을일을 하면서 온갖 참견을 하며 다니는 세빠또라는 별명을 지닌 이에게는 싫은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하나 남은 동생이 치매에 걸려 저자를 알아보지 못하는 서글픔이 표출되어 있는가 하면, 집 가까이 살면서 자주 찾아오는 손자 내외들에 대한 고마움도 글 속에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저자는 서문에 해당하는 책을 내면서에서 어려서는 그렇게 글씨가 쓰고 싶은 것을 아버지가 못 배우게 해서 그것이 원이되었고, 그래서 부엌에서 불을 땔 때에 부지깽이로 한글 자모를 쓰면서 글자를 배웠다고 한다. 비록 익숙하지는 않지만 군대에 간 아들에게 편지를 쓰기도 했으며, ‘남편이 저 세상 가고 나 혼자 살다 보니 적적해서 …… 공책을 사서 쓰기 시작한 것이 손주가 그것을 일기라고 소문을 내서책으로 출간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수록된 글들의 시간적 상거가 적지 않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우리네 부모님들이 겪었던 시골에서의 삶의 모습이 그대로 전해지고 있다.

 

어쩌면 그런 시절을 보고 겪었던 세대이기에, 책을 읽으면서 내용에 더 집중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그러한 할머니의 심정을 헤아려, 책으로 묶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던 손자들의 따뜻한 마음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책을 엮은 손자의 바램처럼 저자인 할머니가 오래오래 건강해서 할머니가 연습하는 글자들을 오래오래 읽을 수 있기를빌어 본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할머니의 글들을 더 모아 또 한 권의 저서로 출간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차니)

8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8 댓글 2
종이책 97세 이옥남 할머니는 나태주 시인급, 디다볼수록 신기하게만 평점10점 | c*******9 | 2018.08.25 리뷰제목
97세 이옥남 할머님은 공책에 무슨 얘기를 쓰고 싶었을까?   자신이 한 평생 살아온 이야기보다 세상의 부모가 다 그렇겠지만 다 큰 자식 새끼 얘기를 적고 싶어했다. 비 오면 고추 말릴 걱정스런 혼잣말, 오늘은 콩밭 매고 내일은 나물 뜯어 장에 내다 팔 얘기, 마을 회관 이야기를 하고 싶어 했다. 나이 어린 동생뻘 할머니한테 자존심 상한 얘기 듣고 속에 분이 풀리지 않아 글을 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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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세 이옥남 할머님은 공책에 무슨 얘기를 쓰고 싶었을까? 

 

자신이 한 평생 살아온 이야기보다 세상의 부모가 다 그렇겠지만 다 큰 자식 새끼 얘기를 적고 싶어했다. 비 오면 고추 말릴 걱정스런 혼잣말, 오늘은 콩밭 매고 내일은 나물 뜯어 장에 내다 팔 얘기, 마을 회관 이야기를 하고 싶어 했다. 나이 어린 동생뻘 할머니한테 자존심 상한 얘기 듣고 속에 분이 풀리지 않아 글을 써서 마음을 삭힌 얘기도 하고 싶어했다. 자식이 뭔지 보고 싶어 죽겠는데 오자마자 간다고 보따리 싸는 모습을 보고 속상한 마음을 글로 적고 싶어 했다.

 

이옥남 할머니께서 글을 쓰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글은 말과 다르다. 말은 한 번 뱉아 내면 주워 담을 수 없지만 글은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자신의 마음 상태를 곱씹으면서 표현할 수 있다. 때로는 거친 말도 글로 쓰면서 속상한 마음을 풀어낼 수 있다. 만약 사람에게 한다면 거친 말을 한다면 대판 싸움날 일이다.

 

도토리 까다 신경질 내며, 욕하며 웃다~

 

망치로 도토리를 까다가 자꾸 뺑그르르 삐쳐 나가자 할머니는 자신도 모르게 신경질을 욕으로 표현한다. "에유 씨팔 뛰나가긴 왜 자꾸 뛰나가너 하고 욕을 하고는 내가 웃었다" 욕을 하고는 살며시 웃는 할머니의 표정을 생각하니 나도 웃음이 나온다. 자그만한 도토리 껍질 까는게 얼마나 힘드나. 젊은 사람도 집중해서 까도 조심스러운데. 97세 할머니께서 망치로 도토리를 까려고 하니 튕겨져 나갈 수 밖에. 그날 그날 일하고 할머니는 공책에 글로 남긴다. 심심하면 책을 든다.

 

 

할머니는 나태주 시인급, "디다볼수록 신기하게만"

 

이옥남 할머니는 가만히도 앉아 있지 못한다. 무슨 일이든 해야 되고 움직여야 한다. 콩밭 매면서 힘든줄도 모르나 보다. 풀을 자세히 디다본다. '오래보아야 예쁘다' 나태주 시인이 생각난다. 할머니는 나태주 시인보다 더 시인이다. 풀을 뽑아내면서 안 쓰러워 하신다. 멀쩡하게 잘 크는 놈 뽑아내자니 마음이 안 편하고 죄 짓는 것 같다고 하신다. 캬~ 완전 감동이다.

 

돌매미, 참매미 구분할 수 있나요?

 

하루종일 일하고 텔레비 앞 글 쓰는 할머니, 연속극 보기 위해 글을 써야 한단다. 숙제를 끝내야 하는 아이들 모양처럼. 할머니는 거의 자연박사다. 돌매미, 참매미, 뻐꾹새, 투둑새, 소쩍새, 나생이, 달래, 원추리, 찔레, 다래순, 인등꽃, 조팝꽃 모르는게 없다. 그것 뿐인가! 못 만드시는 것도 없다. 삼태미, 망태, 뜨개질. 정성껏 만든 것을 헐값으로 사 가는 못된 도시 사람들. 그대들이 할머니의 땀방울을 아나? 섭섭해서 잠 못 주무시는 심정을 아는가 말이다. 장날 자리 펴고 물건 파는 할머니들 뵈면 군소리하지 말고 제값에다가 덤으로 더 내고 사 가기를.

 

30년 넘게 공책에 쓴 글을 손자가 모아 책으로 냈다. 『아흔일곱 번의 봄여름가을겨울』은 손자가 할머니에게 드리는 선물이다. 돈으로 무엇으로도 대신 할 수 없는 선물이다. 손자의 이름이 궁금하지 않은가? 현직 초등학교 교사인 탁동철 선생님이시다. 『하느님의 눈물』, 『달려라 탁샘』의 저자이기도 하다.

 

얼마 전 강릉에 있는 작은학교 교사 연구회 모임에 오셨을 때 만난 적이 있었다. 옆집 형처럼 편안한 인상이었다. 공식적인 모임을 마치고 카페에서 몇몇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글쓰기 주제로 얘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모인 분들이 글쓰기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이야기해 주셨던 기억이 난다. 그 후 시간이 지나고 책 한 번 읽어볼 생각이 없냐며 『아흔일곱 번의 봄여름가을겨울』을 보내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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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이옥남 : 아흔일곱 번의 봄 여름 가을 겨울 평점9점 | t****j | 2018.10.02 리뷰제목
*그럭저럭 살다보니 세월이 다 지나가고 남편이 저 세상 가고 나 혼자 살다보니 적적해서 글씨나 좀 나아질까 하고 도라지 까서 판 돈으로 공책을 사서 쓰기 시작한 것이 손주가 그것을 일기라고 소문을 내서 이렇게까지 되었습니다. 한편 생각하면 고맙기도 하고 민망스럽기도 합니다.*자식들이 먼 데 사니깐 별 개새끼가 다 날 만만하게 보고 꼴값을 하네.*구월 이십칠일에 부친 것이
리뷰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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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럭저럭 살다보니 세월이 다 지나가고 남편이 저 세상 가고 나 혼자 살다보니 적적해서 글씨나 좀 나아질까 하고 도라지 까서 판 돈으로 공책을 사서 쓰기 시작한 것이 손주가 그것을 일기라고 소문을 내서 이렇게까지 되었습니다. 한편 생각하면 고맙기도 하고 민망스럽기도 합니다.


*

자식들이 먼 데 사니깐 별 개새끼가 다 날 만만하게 보고 꼴값을 하네.


*

구월 이십칠일에 부친 것이 시월 십칠일에 다시 돌아왔으니 얼마나 섭섭한지 울고 싶었지.


*

밭일 하고 집에 와 한글자 한글자 눌러가며 쓸 모습이 눈 앞에 선하다.

시대를 잘못 태어나서 쓰고 싶은 글 읽고 싶은 글 참으며 사셨다.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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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진심을 다해 마음을 울리는 책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a****x | 2018.09.14 리뷰제목
진심을 다해 마음을 울리는 책예스24 리뷰어 클럽을 통해 책을 지원받아 읽게 된 <아흔일곱 번의 봄 여름 가을 겨울>.그간 리뷰어로 신청했던 어느 책들보다도 더 읽고싶었는데, 감사하게도 당첨이 되었어요!사실 이 책은 엄마와 같이 읽고 싶었거든요.그래서 제가 읽기 앞서 엄마가 먼저 읽어보셨는데,한 장 한 장 넘기는 것이, 책이 끝나가는 것이 너무 아쉬운 책이었다고 말씀하시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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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을 다해 마음을 울리는 책


예스24 리뷰어 클럽을 통해 책을 지원받아 읽게 된 

<아흔일곱 번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간 리뷰어로 신청했던 어느 책들보다도 더 읽고싶었는데, 

감사하게도 당첨이 되었어요!
사실 이 책은 엄마와 같이 읽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읽기 앞서 엄마가 먼저 읽어보셨는데,
한 장 한 장 넘기는 것이, 책이 끝나가는 것이 

너무 아쉬운 책이었다고 말씀하시더라구요.
이 책을 읽고 나서, 엄마도 이제부터 '글을 좀 써봐야겠다' 하시기도 했죠.


Q. 예상했던 내용과 실제 내용의 차이?
A. 이옥남 작가는 틈날 때마다 일기를 씁니다. 하지만 (편집 상의 이유도 있겠지만) 그 일기는 그냥 일기라기 보다는 시에 가깝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작가의 글감은 주로 '자식', '손자', '농사', '이웃' 이죠. 자식, 손자 이야기를 할 때는 눈물이 나기도 하고 이웃 이야기를 할 때는 웃겨서 눈물이 납니다. 
엄마가 먼저 읽으실 때는 쉽게 잘 읽히는 책이라 좋았다고 하셨는데, 오히려 저는 이 책을 읽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어요. 할머니도 생각이 나고, 엄마도 생각이 나서 밤마다 혼자 울면서 읽었더랬죠. 별 내용 아닌데도 그냥 눈물이 나는 부분도 많았어요. 

Q. 흥미로웠던 부분?
A. 마냥 눈물만 나는 책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이웃 이야기를 하거나 욕을 할 때는 작가가 귀엽기도 하고 재밌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렇게 욕도 할줄 아시는 분이라니. 특히 세빠또 할머니(나중에는 그나마도 빠또라고 부름)를 많이 언급하는데, 대체 두 분 사이에 어떤 일들이 있었던 것인가 궁금해집니다.  

Q. 책을 읽으며 생각했던 것?
A.  언젠가 TV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아마추어의 연주를 들은 적이 있었죠. <섬집아기>였던 것으로 기억해요. 분명 화려한 연주도 아니고, 오히려 삑사리도 계속 나고 음정도 안맞는 서툰 연주였는데.. 뭔가 뭉클하고 마음이 찡해지는 것 있죠. 기술보다는 감성, 또 그보다는 진심. 그 때 깨달은 것이 그것이었어요. 이 책은 뭔가 그런 책입니다. 덤덤한 일상을 이야기하는데, 마음을 울리는 그런 책이랄까요. 

Q. 이 책의 미래 독자에게..
A. 할머니, 어머니가 생각나는 책입니다. 내용이 길지는 않지만, 계속 많은 생각이 떠올라서 다른 책들보다 읽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렸던 것 같아요. 요 근래 읽었던 책들 중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좋았던 책이었습니다. 

농사와 글쓰기는 이옥남 작가가 살아가는 원동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흔이 넘는 연세에도 어쩜 아직까지도 그리 정정하신지 놀랐을 정도로 말이죠. 책의 표지 안쪽에 작가가 직접 작성한 삐뚤빼뚤한 글씨조차도 좋습니다. 읽기는 조금 힘들더라도, 그 글씨 그대로 책이 나와도 참으로 반가울 듯 합니다. 



타관 객지에 있는 돈복이는 고향이 그립겠지만
엄마는 자식들이 늘 그립다.
언제나 늘 곁에 두고 보고 싶건만 
그 원수 놈에 돈이 무엇인지 생활에 쫓기다보니
늘 그립고 보고 싶다.
봄이 오면 새소리 이상하게 들리고 
산에는 진달래꽃 동백꽃이 만발하고
대지에는 각색 사물이 봄을 맞아 즐거운 듯
시간을 다투면서 나오는데 사람은 왜 한번 가면 다시 못 오는가.

서산에 해는 지고 어둠이 깔리는구나. (p.34-35)


참으로 따뜻한 책,

<아흔일곱 번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이었습니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본 후기는 ㅎㅈㅎ의 매우 주관적인 관점에서 작성된 것으로,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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