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짧은 한국사
미리보기 공유하기

세상에서 가장 짧은 한국사

읽는 것만으로 역사의 흐름이 머릿속에 들어온다

리뷰 총점 9.3 (119건)
분야
역사 > 한국사
파일정보
EPUB(DRM) 59.61MB
지원기기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 PC(Mac)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44건) 회원리뷰 이동

종이책 구매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s*****e | 2022.12.07 리뷰제목
여름에 빌려서 읽었던 역사학자 김재원 님의 책이 e-book으로 출간되어 북클럽에 나왔다. 반가운 마음에 다시 읽다보니 종이책으로 꼼꼼히 보고,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커져 구매했다. 380 페이지에 고조선부터 20세기 말 IMF까지 다루는 이 책은 ‘세상에서 가장 짧은 한국사’라는 제목보다 ‘읽는 것만으로 역사의 흐름이 머릿속에 들어온다’는 부제에 더 충실하다. 학교에서 열심
리뷰제목

여름에 빌려서 읽었던 역사학자 김재원 님의 책이 e-book으로 출간되어 북클럽에 나왔다. 반가운 마음에 다시 읽다보니 종이책으로 꼼꼼히 보고,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커져 구매했다.

380 페이지에 고조선부터 20세기 말 IMF까지 다루는 이 책은 세상에서 가장 짧은 한국사라는 제목보다 읽는 것만으로 역사의 흐름이 머릿속에 들어온다는 부제에 더 충실하다.

학교에서 열심히 배우고 암기해서 시험도 잘 봤는데 그 때는 왜 흐름이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을까? 교과서의 문제일까? 아니면 과거의 내가 미숙했기 때문일까? 아마 두 가지 모두 해당되겠지만 교과서와 이 책의 차이를 좀 더 정확히 알고 싶어서 최근의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도 한번 훑어보았다. 물론 내가 배웠던 80년대의 국정교과서와 현재의 검인정 교과서는 차이가 있지만 그래도 교과서 특유의 시각은 남아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 책은 교과서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공통점은 왕조 중심의 정치사라는 거다.

평민이하의 사람들은 현대사쯤에야 등장하고 왕조 교체나 혁명의 과정에서도 주로 왕과 그 주변인물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 책은 교과서와 달리 백과사전적 역사지식의 나열이 아니라 역사적 사건에 ?’라는 의문을 던짐으로써 사건을 재해석하고 현재와의 관련성을 찾는다.

 

 

백제는 외교의 힘을 잘 아는 나라였다. 동시에 문화적으로 중국에 많은 영향을 받았던 나라다. 외교는 정치, 경제적 교류인 동시에 문화적 교류다. 당시 백제는 동북아시아 문화 교류 네트워크의 허브로서 중국의 선진 문화를 발 빠르게 배우고, 가야와 신라를 거쳐 왜에 전달하는 통로였다.

...

백제는 나라의 영토가 엄청나게 넓지도, 어마어마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지도 않았지만 중국 왕조로부터 꾸준히 인정받아온 강국이었다. 우리가 백제의 역사로 배울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교과서 속 지도에 연연해 역사에 존재했던 다양한 나라들을 하나의 기준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단순한 진리다.

(p55~56)

 

광활한 영토와 강력한 군사력으로 기억되는 고구려, 삼국통일과 화랑정신으로 상징되는 신라에 비해 백제는 별달리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다. 교과서에서 배운 대로 4세기 근초고왕의 시대 외에는 고구려와 신라에게 계속 밀리다가 결국 나당연합군에게 패망했다는 것 정도만 기억한다. 문화강국이라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수학여행지로 유명한 경주와는 달리 공주나 부여의 유적을 직접 볼 일은 거의 없으니 와 닿지 않았다.

자료를 검색해보니 백제는 기원전 18년부터 서기 660년까지, 677년이나 존속했던 고대 국가다. 영토도 넓지 않고 군사력도 허약했던 백제는 어떻게 600년 이상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저자는 그 이유를 백제의 외교력에서 찾는다.

강대국 고구려에게 쫓겨야하는 백제는 한반도 내의 신라, 가야 뿐 아니라 중국의 동진과 바다 건너 왜와도 적극적인 외교를 맺어 온갖 위기를 버텨낸다. 백제는 연호를 따로 쓴다거나 황제를 칭하는 등의 허세 없이 자신들의 힘을 객관적으로 파악한다. 그들은 선진문물을 받아들여 발전시키고 이웃에 전달하는 방법으로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된다. 1500년 이상의 세월이 흐른 지금의 시점으로 보면 외교를 잘했다는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지만 누가 강성해지고 누가 패망할지, 언제 친구가 적이 될지 모르는 당시의 상황에서 자신이 처한 입장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국제 정세를 잘 파악해 적절한 외교를 하는 일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강대국에 둘러싸여 고전하면서도 존재감을 드러내는 백제에게서 지금의 대한민국이 보인다. 작지만 문화강국으로 인정받는 탄탄한 나라 백제. 그때 보다 인구도 많아지고 지식도 훨씬 더 쌓인 지금 우리는 백제보다 탁월한 외교를 펼치고 있을까  그들의 외교전략에서 배울 점은 없는지 살펴봐야 할 것 같다.

 

망국의 유민들은 긴 전쟁 여파 때문에 신라인으로 살고 싶어 하지 않았다. 백제만 해도 의자왕의 항복으로 신라와의 전쟁이 공식적으로 끝이 났다. 그러고는 왕족과 고의 관료, 일반 백성까지 총 1만여 명이 넘는 백제인이 당나라로 끌려갔다. 점령군의 고압적 태도를 백제인에게 각인시키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러한 강압 정책은 백제 땅에 안정을 주지 못했다. 당나라에 끌려가지 않은 왕족을 비롯한 각지의 구() 백제 지배층은 당나라에 충성하는 길이 아닌 백제의 부흥을 원했다. 초반 기세가 엄청났던 백제 부흥 세력은 옛 백제의 200여 개 성을 장악하는 등 백제가 아직 살아 있음을 신라와 당나라에 알렸다.

하지만 곧 전세가 뒤집힌다. 의자왕의 아들 부여융이 당나라가 백제를 관리하기 위해 설치한 웅진 도독부의 도독으로 임명됐기 때문이다. 옛 최고 윗선인 부여융이 당나라 깃발을 들고 깃발만 바뀐 거니까 원래대로 시키는 대로 하면 돼. 편하게 생각해라고 손짓하자 명분 싸움에 밀린 부흥 운동 세력은 급격히 와해된다. 이후 백제인이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p.101)

 

우리는 경술국치 이후 조선의 왕족과 지배계급이 보여준 친일적이고 나약한 행태에 분노하고 실망한다. 그런데 역사를 찾아보면 기회주의적이고 비겁한 태도는 꼭 조선 왕실만의 문제는 아닌 듯하다.

신라가 백제와 고구려를 상대로 통일 전쟁을 벌이던 시기 신라의 지배층은 고구려와 백제의 고위급 인사를 포섭한다. 결사 항전할 것 같았던 그들은 실망스럽게도 신라가 기존의 사회적 지위와 현실적 이익만 보장해 준다면 저항하지 않았다.

그러면 언제 저항할까? 최종 결재자가 바뀌고 자신의 자리가 위태로워질 때 그들은 명분을 들먹이며 아랫것들을 독려해 일어나 싸우자고 한다.

지금은 어떠한가?

한반도에 전쟁이 벌어진다면 누가 싸우고, 누가 새로운 권력에 편입되어 지배층으로 살아남을까? 고위층 대부분이 군 면제이거나 이중국적자인 현실을 생각하면 예전과 다름없는 모습이 되풀이 될 것 같다는 예감에 씁쓸해진다.

 

조선이 일본에 의해 식민지화되고 이에 따라 근대화의 물결이 요동치던 바로 그 시절, 태어난 신분에 따라 지위와 계층이 결정되던 사회는 무너진다. 이제 능력만 있으면 경쟁을 거쳐 원하는 지위를 획득하는 일이 형식적으로 가능해진 것이다. 바로 이때부터 중요해진 것이 바로 새로운 배움, 즉 근대 교육의 수료였다.

근대 교육 기관에 입학하는 것은 계층 이동의 필수 과정으로 굳어졌다. 그 과정은 점점 상급 교육 기관에 들어가야만 더 높은 계층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진화한다. 그러니까 성공하고 싶을수록 더 공부해야 하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p.322)

 

저자는 한국 사회 교육열의 시작을 일제시대 민족 차별 정책에서 찾는다. 일제는 각종 임용시험이나 전문직 시험에 학력 사항을 두었는데 그 학력을 얻는 기회가 조선인들에게는 극히 차별적이어서 불만이 누적되었고 그 와중에 3.1운동이 일어났다고 말한다.

일제시대에 상급 학교 졸업장은 성공의 필수요소였고 안정된 삶은 원하는 조선인들이 교육받기를 갈망했다. 하지만 일본인에 비해 조선인이 다닐 수 있는 학교의 숫자는 턱없이 적었고 학제 또한 조선인에게 불리했다. 참고로 당시의 중등학교 입시 경쟁률이 전국 평균 6:1, 서울 평균 10:1이 넘었다고 하니 현재의 명문대 입학 경쟁 못지않다. 더구나 대학은 경성 제국대학 하나뿐이라 중등교육기관은 대입 준비기관이 되었다. 그 상태로 해방을 맞았고 대학의 숫자는 늘었지만 아직도 비정상적인 교육열은 일제시대와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이 책은 근현대로 갈수록 분량이 많아지기는 하지만 여전히 축소된 부분이 많다.

저자는 해방 이후의 현대사에 대해 제주 4.3 사건, 이승만 독재와 4.19혁명, 박정희의 군부 쿠데타와 냉전을 이용한 유신독재를 언급하고 마지막으로 한국 경제 압축성장의 부작용으로 인한 삼풍백화점 붕괴와 IMF사태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한다.

5.18 민주화 운동이나 6월 항쟁 등 80년대의 굵직한 역사가 생략된 건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과 집중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380페이지의 지면에 5000년의 한국사를 인과관계에 집중하여 기록한다.

따라서 역사적 사건에 대한 백과사전적 지식을 원한다면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렇지만 이해도 못한 채 암기해야만 했던 역사적 사건에 의문을 가져본 적이 있다면 흥미 있게 읽을 만한 책이다.

1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4 댓글 0
종이책 구매 Think 2. 한국사, 달달 외우기보다 '제대로' 볼 수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z******8 | 2022.09.25 리뷰제목
역사공부의 핵심은 '맥락파악'이다. 역사적 사건이 벌어지게 된 원인과 결과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되면 '눈이 번쩍 뜨이는 경험'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 뒤에는 '역사적 흐름'을 이해하면서 차근차근 다시 읽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역사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며, 그런 과정을 통해서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매우 중요한 관건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카는 "역사란 과거의
리뷰제목

  역사공부의 핵심은 '맥락파악'이다. 역사적 사건이 벌어지게 된 원인과 결과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되면 '눈이 번쩍 뜨이는 경험'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 뒤에는 '역사적 흐름'을 이해하면서 차근차근 다시 읽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역사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며, 그런 과정을 통해서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매우 중요한 관건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카는 "역사란 과거의 사실과 현재의 역사가가 나누는 끝없는 대화다"라고 말했다. 단순한 '사실'을 나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사실'이 의미하는 바를 끝없이 탐구하면서 납득이 갈만한 '해석'을 내놓는 것이 역사를 공부하는 참 재미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세상에서 가장 짧은 한국사>는 훌륭한 책이다. 우리 반만년 역사의 큰 줄기를 따라가면서도 역사적 흐름을 단박에 파악할 수 있는 맥락을 놓치지 않았으며, '역사적 사건'이 갖고 있는 참 의미를 조목조목 논리적으로 풀어 설명해주고 있어서, 마치 '한 편의 소설책'을 읽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 정도로 술술 읽힌다. 그러면서 왜 그런 역사적 사건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깔끔한 설명은 왜 역사를 제대로 공부해야 하는지도 알려 주고 있어 더욱 뜻깊다 할 수 있다.

 

  더구나 '한국의 역사'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고대사부터 현대사에 이르기까지 강대국들의 첨예한 대립적 해석이 난무하며 저마다의 입맛에 맞게 부풀려지거나 축소되고, 심지어 자국에 유리하게 해석되도록 '왜곡'까지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럴 지경인데도 우리는 '우리의 관점'으로 <한국사>를 제대로 해석할 자신감이 부족한 듯한 느낌마저 들 정도다. 더욱 심각한 것은 보수와 진보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역사교과서'를 자기들 입맛에 따라 바꾸려는 시도를 멈출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친일적폐 등 과거사 청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극단적인 역사적 해석'을 내놓고 극렬하게 대립하고 있는 현실도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렇게 우리 안에서 벌어지는 첨예한 갈등도 골치 아픈데, 일본의 역사왜곡과 중국의 동북공정은 '한국사'를 더욱 난도질하고 있는 형편이라 안타까울 지경이고, 우리 정부의 대안은 딱히 없어 답답해 미칠 지경이다. 과연, 한국사를 둘러싼 답답한 논쟁을 속시원하게 풀어낼 해결방법은 없는 것일까?

 

  방법은 있다. 우리 국민 모두가 역사를 제대로 인식하겠다는 의식만 가지고 있다면 얼마든지 손쉽게 해결할 수 있다. 먼저, 일본의 역사왜곡과 중국의 동북공정은 조금만 들여다보아도 '전혀 공정한 해석'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본은 고대부터 한반도가 '타성'에 물들어 있어 독자적으로 문명이 일어나 발전할 가능성이 없는 지역이었다며 '한국인의 저열한 민족성'을 거들먹거리곤 하는데, 이는 일본내부의 문제를 외부로 돌려서 해결하려는 노골적인 침략적 야만성에서 비롯된 것이라 '일본의 역사관'이 말을 하면 할수록 꼬여가기만 한다는 점에서 쉽게 부술 수 있는 논리다. 또한, 중국은 '한반도의 정권'은 중국의 지방정권에 속해 있었다며 역사를 나불거려 한반도까지 홀라당 빼앗으려는 호시탐탐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그들의 논리가 지나치게 '자기 중심적'이고 '자국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역사관이라는 것을 놓치지 않는다면 언제든 깨부술 수 있는 저급한 역사관일 뿐이다.

 

  이처럼 '비열하고 저급한 역사관'으로 우리를 어찌 해보려는 속셈을 알고 나면 별로 어렵지 않기 마련이다. 그러나 절대적으로 우리에게 불리한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 바로, 대한민국의 '국력'이 낮잡아 볼 정도로 약해지고, 우리 내부에서 '갈등'이 심각해질 때면 저들은 어김없이 '한반도'를 비롯해서 대한민국 전체를 집어삼키려는 야욕을 펼친다는 점이다. 이러한 위기를 우리 스스로 자처할 필요는 전혀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한국사'를 제대로 공부해야 하고, 우리 안의 갈등은 줄이고, 남북은 평화로운 통일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만 한다. 그럴 때 비로소 일본은 우리에게 얌전한 고양이가 될 것이고, 중국은 감히 대한민국을 넘보지 못하고 우러러 볼 수밖에 없게 된다.

 

  그렇다고 우리가 '국뽕'을 제대로 맞은 '환상의 역사관'을 가질 필요는 없다. 그런 건 원래부터 중국과 일본의 '전매특허'였기 때문이다. 한국사는 어디까지나 '공정하고 현실적인 해석'을 내려면 된다. 더 나아가 '허풍쟁이 중국사'와 '뻥쟁이 일본사'를 제대로 잡아주는 역할까지 해내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한국사'를 바로미터로 삼아 이웃나라의 역사관까지 제대로 심어주어야만 하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다.

 

  그래서 <한국사>부터 제대로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우리의 역사관을 제대로 잡을 때, 우리의 국격도 더불어서 높아지기 마련이다. 왜냐면 우리의 역사가 가장 빛날 수밖에 없는 까닭은 우리는 단 한 번도 '세계정복'과 같은 야욕의 역사를 써내려간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반만년이라는 유구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으며, 21세기에 들어서는 전세계에 내노라는 강대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선진국이 되었으며, 앞으로는 '대한민국의 문화'로 전세계를 물들여 '한류열풍'을 넘어 '문화 선도국'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국뽕, 제대로 맞았느냐고 묻는다면, 외국의 학자들이 먼저 우리 역사의 찬란함과 위대함을 먼저 알아보고 있다고 대답하련다. 이토록 매력적인 역사를 가진 나라가 있느냔 말이다. 더구나 수천 년 동안 수없이 많은 침략을 받아 꿋꿋하게 버티고 슬기롭게 극복한 역사는 본 적이 없다며 찬사를 멈추지 않는다.이런 '한국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약소국의 설움 운운한다면 어리석기 짝이 없을 뿐이다.

 

  이제 한국사는 세계의 모범으로 우뚝 설 것이다. 이런 자긍심으로 '한국사'를 다시 읽어 보길 바란다. 다른 나라의 역사가 얼마나 우쭐거리고 망나니 같은 짓을 벌이다 얼마가지 못해 '흥망성쇠'란 역사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쫄딱 망했는지 보일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평화를 사랑하고 인류 공영의 '기본자세'를 올곧게 갖추었는지 다시금 엿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위해서 <한국사>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역사책이 정말 중요하다. 역사를 달달 외우려 들지 말고 바르게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읽는 것'만으로 흐름이 파악되는 책이 정말 좋은 책이다. 이책이 바로 그렇다. 이 책이 '올바른 역사의 전부'는 아닐지라도 '역사를 올바르게 보는, 시작'은 될 것이다.

8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8 댓글 0
종이책 구매 Think 1. 몰입감만으로 단연 최고의 역사책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z******8 | 2022.06.24 리뷰제목
역사책을 두루 섭렵하면서 느낀 점은 '내 학창시절에는 왜 이런 책이 없었냐?'라는 의문이었다. 딱딱해서 읽기도 힘들고 파편화된 지식들의 나열들만 가득한 교과서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었던 역사의 재미와 흥미를 역사책을 통해서는 총천연색으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학창시절에 이런 책들을 읽을 기회만 있었더래도 나의 역사점수는 늘 만점이었을 거라는 확신마저 들
리뷰제목

  역사책을 두루 섭렵하면서 느낀 점은 '내 학창시절에는 왜 이런 책이 없었냐?'라는 의문이었다. 딱딱해서 읽기도 힘들고 파편화된 지식들의 나열들만 가득한 교과서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었던 역사의 재미와 흥미를 역사책을 통해서는 총천연색으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학창시절에 이런 책들을 읽을 기회만 있었더래도 나의 역사점수는 늘 만점이었을 거라는 확신마저 들 지경이었다. 그러나 이런 느낌도 그간 쌓아온 경험과 연륜이 묻어 있기에 당연히 들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도 들곤 한다. 왜냐면 아이들에게 역사수업을 가르쳐보면 미천한 경험과 얄팍한 지식만으로 역사의 재미와 흥미를 느끼기엔 많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책이 필요하다. 유구한 역사의 장대한 흐름과 함께 그 흐름의 맥락을 단박에 꿸 수 있는 '핵심(키포인트)'을 일러주는 그런 책 말이다. 단언컨대, 이 책 한 권만 읽어도 '반만년의 한국사'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능력자가 될 수 있을 것이 틀림없다.

 

  이렇게나 확고한 단언을 할 수 있는 까닭이 있다. 그건 바로 '군더더기'를 걸러내고 '역사의 맥락'만을 추려서 간략하게 서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단군신화부터 IMF의 치욕까지 한국사의 정수를 담았다. 정수를 담았다는 것은 '단 한 방울'만으로 극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엑기스를 뽑아냈다는 점이다. 물론 그로 인해 '빈 공간'이 너무 크다는...다시 말해, 역사적인 사건에 초점을 맞춰 설명하다보니 가장 인상깊은 대목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를 테면, 고구려는 광개토대왕만을, 백제는 의자왕만을, 신라는 삼국통일만을 집중해서 설명하고 있는 점이다. 각각의 나라들이 짧게는 600년에서 길게는 1000년의 흥망성쇠를 보여준 나라들인데, 고작 '한 장의 사진'만으로 각 나라의 모든 것을 평가하거나 설명하기엔 태부족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건 '백과사전'만큼 두꺼운 역사책으로도 부족하긴 마찬가지다. 반만년의 역사를 단박에 꿰뚫을 수 있는 책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 책이 '반만년의 한국사'를 한 코로 꿰뚫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있는 것은 '빈 공간'을 메울 수 있는 무시무시한 '몰입감' 때문이다. 사실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처음부터 끝까지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읽을 수 있는 '몰입감'이기 때문이다.

 

  몰입의 힘은 실로 대단하다. 몰입은 한 편에 90분짜리 100부작 대하 사극조차 머릿속에 담고 그려낼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시간으로만 따져도 9000분=150시간이며, 일주일에 두 편씩 본다고 쳐도 무려 50주=약 1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되는 장대한 시간이다. 150시간을 '몰아보기'한다해도 6일 6시간이 소요되며, 수면을 고려해서 하루에 8시간을 시청한다고 해도 18일 6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몰입감만 충만하다면 그 장대한 드라마를 통째로 머릿속에 담을 수 있게 할 수 있다. 일반독자들이 1주일에 책 한 권을 읽는다고 가정해도 '반만년의 한국사'를 일주일만에 통달할 수 있게 하면서 더 방대한 역사책을 읽고 이해하며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책이라면 반드시 필독서의 반열에 올릴 수밖에 없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이전에도 대단히 재밌고 흥미로운 역사책은 많았다. 하지만 시대별로 유행하는 '트랜드'가 있듯이 역사책에도 그런 트랜드는 확실히 존재한다. 역사책의 트랜드는 과거의 '백과사전'식으로 꽉꽉 눌러 담은 참고서스러움을 지나서, 역사책에 담지 못했던 '숨겨진 역사'를 밝혀내는가 싶더니, 승자의 역사 뿐만 아니라 '패자의 역사'까지 아우르는 통섭의 역사책으로 트랜드가 변천해왔다. 그렇다면 요즘의 역사 트랜드는 단연 '분량은 짤막하지만 내용은 진국인 역사책'이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다. '1일 1지식'을 담은 <365일 인문교양서>가 대유행하는 것이 그 증거다.

 

  이 책은 바로 이런 장점을 한 권에 녹여낸 것처럼 역사가 갖고 있는 재미와 흥미를 오롯이 담아냈고, 방대하고 복잡한 역사를 단박에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서술했으며, 읽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을 정도로 몰입감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요즘 유행하는 '짤막한' 트랜드까지 갖춘 보기 드문 수작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이제 막 역사에 흥미를 가진 일반독자뿐 아니라 시험을 대비하는 수험생들에게도 일독을 권한다. 그러면 어렵게만 느껴졌던 교과서도 쉽게 이해하고 머리에 쏙쏙 기억 남게 될 것이며, 학창시절에 역사에 담을 쌓았던 일반대중도 뒤늦게나마 역사공부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쓴 리뷰입니다

5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5 댓글 0
종이책 구매 원인과 결과에 의한 한국사 읽기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h*****o | 2022.08.30 리뷰제목
열심히 외워서 학교 성적은 좋았지만, 그 시험이 끝나자 까맣게 잊히는 경험들이 반복되던 한국사였다. 오래 배웠고, 달달 외웠지만, 왠지 그 사람들이 사람처럼 느껴지지는 않던 역사 속 인물들에 대해 궁금했다. 궁금함은 있었지만 굳이 알려고 하는 열정은 갖지 않았던 한국사를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짧은 한국사라고 하니 도전해 볼만하지 않은가? 한국인으
리뷰제목

열심히 외워서 학교 성적은 좋았지만, 그 시험이 끝나자 까맣게 잊히는 경험들이 반복되던 한국사였다. 오래 배웠고, 달달 외웠지만, 왠지 그 사람들이 사람처럼 느껴지지는 않던 역사 속 인물들에 대해 궁금했다. 궁금함은 있었지만 굳이 알려고 하는 열정은 갖지 않았던 한국사를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짧은 한국사라고 하니 도전해 볼만하지 않은가?

한국인으로서 우리 역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시험하는 기분으로 책을 펼친다.

 

저자 김재원은 역사가 어렵고 지루하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쉽지만 가볍지 않고, 재미있지만 잊히지 않는 한국사 콘텐츠를 만들고자 끊임없이 고민하는 역사학자이다. 한국사학 석사와 박사를 수료했으며 서울 시립대와 백석예술대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 저술 활동과 다양한 방송 출연을 통해 역사란 교과서 안에 갇힌 학문이 아닌 오늘의 나와 맞닿아 있는 이야기라는 것을 전하고 있다.

책은 고대에서 시작해서 근현대까지 4장의 구성으로 단군 신화로 시작되고 있다. 이후 고대의 아웃사이더에 있던 부여와 옥저, 동예, 삼한 등을 다루며 쭈욱 이어지고 있다. 압축한 시간들이 저자의 시간과 시선에 따라 다양하게 해체되고 합쳐지면서 펼쳐진다. 에드워드 카는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책에서 역사가에 의해 선택된 사실이 역사가 된다고 말했다. 그럼 오늘 이 책은 김재원이라는 역사학자에 의해 선택된 사실들이 실려 있는 것이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흐름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지만 원인과 결과라는 측면으로 이해의 폭을 높이고 있다.

그때 그렇게 열심히 외웠던 역사가 왜 그렇게 일어나게 되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미리 알았더라면 하는 후회와 함께 역사 속 인물들의 사건들의 원인 속으로 들어가 본다.

 

‘삼국 시대’라는 말은 그러니까 지극히 삼국(고구려, 백제, 신라) 중심적인 표현이다. 고조선에서 시작해 삼국의 탄생과 통일이라는 교과서 서술에 맞는 대서사시를 위해 가장 큰 희생을 치른 나라가 바로 부여인 것이다.(p24)

단군신화를 시작으로 고조선이 시작되고, 철기 문화로 넘어오면서 고조선은 멸망한다. 부여는 고조선이 멸망하기 전부터 만주지역 길림성의 더 넓은 평야에서 발전하기 시작했다. 그 부여는 삼국의 탄생과 통일이라는 대서사시를 위해 비중이 줄어들고 이름만 남으며 간신히 교과서 끝자락에 실려 있다. 부여라는 나라를 읽으면서 드라마 주몽이 생각났다. 그 주몽의 고구려도 부여에서 시작되었고, 한때 고구려에서는 부여 사람이었다는 것이 권력이 되기도 했다고 한다. 그렇게 막강한 영향력과 국력을 자랑하던 부여는 시험 문제에 잘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변두리 역사가 된다. 이와 비슷하게 이어지는 것이 옥저, 동예, 삼한이라는 나라다. 시험문제에 많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냥 지나쳐 가기엔 그 나라들의 영향력이 컸다고 한다. 이런 서술들을 읽으면서 선택된 역사를 더욱 실감하게 되었다. 오늘을 사는 우리의 시간들도 각자의 역사가 된다. 그 역사에 어떤 사실을 선택하고 남길 것인지 깊이 고민해 볼 일이다.

 

현실의 관점에서 지금의 나에게 중요한 가치를 중심에 놓고 역사적 인물을 바라보면 평가는 엇갈리게 마련이다. 이런 평가가 과연 역사적 인물에만 한정될까? 따지고 보면 인간관계에서부터 넓게는 사회생활, 더 넓게는 국제 관계까지도 그렇다.(p91)

고구려의 연개소문에 관한 평가를 말하면서 저자가 하는 말이다. 어떤 사람들은 권력을 독점하고 전권을 휘두른 독재자라고 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당나라의 한반도 침략 야욕을 물리친 민족의 영웅이라고 칭송한다고 한다. 연개소문의 평가는 지금의 나와는 크게 상관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평가든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러나 만약 그 역사가 지금 현재의 나의 생활이나 경제적인 것에 영향을 준다면 목에 핏대를 세우고 싸울 것이다. 이런 관점으로 우리의 역사에서 엇갈린 평가를 받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그것이 역사라고 예외를 두지는 않는다. 욕심으로 얼룩진 역사의 영웅들이 이제라도 온전한 옷을 입기를 바란다. 과거가 없는 현재와 미래는 얼마나 공허할 것인가? 어제의 내가 없이 오늘 빛나는 내가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 것처럼. 우리의 역사에서 아프고, 힘들고 수치스럽더라도 온전하게 평가하고 남겨야 한다. 그래서 더 이상 현대사를 배우지 않는 후진국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프고 후회되고 수치스럽고 비겁했더라도 지난날의 나도 나인 것처럼 그때의 역사도 한국사인 것이다. 그래서 한류에서 우리의 역사가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날이 속히 오길 바라는 마음이 된다.

 

하지만 공포로만 나라를 다스릴 수는 없었다. 흔들림 없이 정책을 추진하려면 무엇보다 광범위한 백성들의 지지와 함께 친위 세력도 필요했다.(p138)

형제의 난을 제압하고 왕이 된 고려의 광종에 대해 서술하면서 이야기하는 부분이다. 흔히 역사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배운다고 말한다. 그럼 이런 역사를 통해 우리의 리더들은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는 것인가? 의문이 든다. 먹고사는 문제에 매달리던 시절 국민들은 무지했고 생존이 우선이었다. 그 국민들을 가스라이팅 하듯이 채찍질하며 달리게 했던 리더들은 무엇이 목표였을까? 늘 명분 좋고 그럴듯하던 말들은 누구를 위한 것이었나? 지금 현재 우리나라 상황을 보면서 더욱 이 말을 공감하게 되었다. 대통령의 지지도가 전례가 없고, 경험 없는 초보 운전자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책에서는 광종의 방법들이 나온다. 종교를 통해 호족 세력에 반발하는 백성들을 품으려고 한다. 이 방법을 통해 표면적으로는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왕권은 약해지는 계기가 된다. 하지만 이 일을 통해 중앙과 지방이 팽팽한 경쟁 관계를 유지하는 효과를 보였다고 한다. 그러면서 모두가 지지하는 것도 모두가 반대하는 것도 좋지 않은 것이라고 말한다. 적절한 견제와 균형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우리가 삼권분립을 하는 이유이며, 지방자치제도를 실시하는 이유일 것이다. 그 원래의 뜻이 잘 실천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가진 투표권을 지혜롭게 사용해야 한다. 자신의 투표권의 중요성을 깨닫고 반대 표라도 기권표라도 던져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민주주의에서 자신의 의사를 타인이 아닌 스스로가 결정하는 주권이다. 역사를 통해 현재를 보며 나의 역할과 중요성을 깨달았다.

 

조준은 전보다는 한 발 물러서 경기도에서만 관리들에게 수조권을 나눠 준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대신 수조권의 상속은 철저히 막는다는 원칙도 함께였다. 현직 관리와 퇴직자만이 수조권을 받을 수 있으며, 사망과 동시에 수조권은 다시 국가에 귀속돼야 했다.(p215)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사실이 있다. 고려의 멸망은 부동산 때문이었다. 땅을 가지기 위해 광풍이 이때부터 불었던 것이다. 수조권은 땅의 세금을 걷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조선의 건국은 고려의 토지제도를 손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우리 속에 깊이 남아 있는 땅에 대한 열망이 고려부터였다니 실로 역사가 대단하다. 그 시간 동안 의식과 무의식 속에서 땅이 자산이 되고, 투기가 되는 과정을 겪었으니 지금의 결과는 당연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럼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가? 문제를 지적만 하는 것은 성장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 문제는 누구나 지적할 수 있다. 해결책을 제시하는 눈을 역사를 통해 키워야 한다. 조선시대의 왕 같은 강력한 개입을 이제는 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기하급수적으로 변화하는 요즘에는 뛰어난 한 사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보통의 다수가 필요한 것이다. 집단지성을 통해 해결책을 찾고, 집이 더 이상 투자의 대상이 되지 않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오래 뿌리 내려온 부동산에 대한 사랑도 이제는 끊어야 하지 않을까?

 

근현대사로 접어들면서 익숙한 시대가 나오겠거니 했지만 역시나 예상을 빗나갔다. 흥선대원군을 그의 입장에서 이해하게 되었고, 고종의 몸부림도 읽게 되었다. 또 식민시대부터 지금의 학벌이 형성되기 시작했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일제는 식민 지배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교육에 일본인과 차별을 두게 되었다. 그러다가 입학 정원을 소수로 조정해 약간의 길만을 열어 상위 학교로의 진학을 허용했다. 이로 인해 어린 학생들은 살인적인 경쟁률에 시달렸지만, 일단 입학을 하면 취직과 어느 정도의 고위직이 보장됐다. 그런 사회적 조건에 따라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상급 학교로 진학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게 됐다. 이 부분은 처음 알게 된 내용이었으며, 그때 굳어진 학제를 아직도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것이 화가 났다. 식민지는 끝났지만, 무형의 식민지는 우리의 의식 속에서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언제쯤 우리는 완전한 친일 정리를 할 수 있을까?

또 새롭게 알게 된 것이 삼풍백화점의 붕괴다. 삼풍백화점의 상징성도 이제야 알게 되었다. 사치와 자본주의의 거대한 형상이었던 삼풍백화점이 무너진 것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고 우리 경제의 거품을 상징했다. 이후 우리 경제는 치명적인 IMF를 겪게 된다. 그 삼풍백화점이 무너진 자리 아크로비스타라는 주상복합 아파트가 자리 잡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자본주의의 현주소였던 강남과 삼풍백화점이 있던 자리에 세워진 아파트에는 현재 대통령이 살고 있다. 저자는 주상 복합 아파트 아크로비스타가 세워졌다는 말로 책을 끝내지만 왠지 많은 말들이 숨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책을 읽는 내내 먼 과거의 사건들이 지금의 나에게 생생하게 다가오며 말을 거는 것을 느꼈다.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하고 움직여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했다. 한국사를 흐름에 따라 다른 각도로 보고 싶다면 강력하게 추천한다. 우리 역사가 진짜 우리로 다가오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또한 세상에서 가장 짧다고 하니 얼마나 좋은가?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댓글 0
종이책 세상에서 가장 짧은 한국사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s*******2 | 2022.06.15 리뷰제목
역사를 보는 시각에는 '사실로서의 역사와 기록으로서의 역사'가 있다. 저자는 기록으로서의 역사, 기록 그대로 역사를 파악하는 게 아니라 역사를 기록할 당시의 분위기를 고려해서 역사를 재해석하고 그 내용을 쉽게 전달하고 있다   우연인지, 아니면 교수님이 같은 분이신지 내가 공무원 공부하면서 한국사 강의를 수강했던 신영식 선생님의 관점이랑 놀랍도록 비슷하다. 그래서
리뷰제목


역사를 보는 시각에는 '사실로서의 역사와 기록으로서의 역사'가 있다.

저자는 기록으로서의 역사, 기록 그대로 역사를 파악하는 게 아니라

역사를 기록할 당시의 분위기를 고려해서 역사를 재해석하고 그 내용을 쉽게 전달하고 있다

 

우연인지, 아니면 교수님이 같은 분이신지 내가 공무원 공부하면서 한국사 강의를 수강했던 신영식 선생님의 관점이랑 놀랍도록 비슷하다. 그래서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공무원 공부를 시작할 때 가장 이질감이 들었던 과목이 한국사였다

수능공부할 때 배웠을 때랑 확연히 다른 관점으로 수업을 들었는데

가장 대표적인 예시가 의자왕이었다.

 

어떤 이유에선지 내가 위인전을 읽을 당시에는 신라 중심의 역사관으로 백제를 멸망으로 이끈 의자왕은 삼천궁녀와 향락을 즐기는 이상한 임금이었는데, 역사를 공부하고, 이 책을 읽으면서 이건 백제 멸망을 정당화하기 위한 승리자(신라)의 입장에서 쓴 승리자의 역사였다.

사실 의자왕은 정복군주였다. 신라의 많은 영토를 빼았았으며 요충지였던 대야성을 함락시켜 신라를 궁지에 몰아넣었고 훗날 신라 중대를 시작하는 태종 무열왕이 될 김춘추의 딸과 사위를 대야성에서 죽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건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정말 객관적으로 서술했다는 점이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고구려는 우리 민족의 방파재였다거나 위에서 말한 의자왕의 삼천궁녀가 지금 책에서 서술하고 있는 '정사'보다 익숙할까..
이 정도면 내가 공교육에서 배웠던, 수능을 준비하기 위해서 공부했던 역사는 너무 편협한 시각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이 책의 백미는 근현대사에 접어들었을 때 빛을 발한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조선 후기까지는 거의 이견이 없다 할 정도로 역사에 대한 인식이 비슷한 데, 근현대사에 접근하면 정치적인 면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인지 때로는 불편할 때가 있다.

하지만 저자는 근현대사에서만큼은 있는 그대로 서술하고 있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왕조의 공통적인 특징은 관리가 백성을 수탈하고 백성들은 못 살겠다고 울부짖는다. 나말여초도 여말선초도 대한제국 말기에도 그랬다. 그런데도 백성들은 나라를 위해 싸운다. 그 대상이 조금씩은 달랐지만 언제나 백성들은 포기하지 않았고 민주화에 이어서 지금까지 왔다. 

 

예전에는 몰랐지만 이제 역사를 보고 있으면 가슴이 끓어오르는게 있다

과연 나는 저 상황에서 영웅들처럼 행동할 수 있었을까?

나는 어떤 판단을 해야 했으며 어떻게 행동해야 부끄럽지 않을까?

이걸 생각해보는게 지금 역사를 공부하는 목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왕-업적-이 당시 문화를 암기하는데 그치는게 아니라

 

저자는 그런면에서 다양한 시각을 제공하고 독자가 생각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작은 바람이 하나 있다면, 문화사도 따로 이렇게 가볍지만 생각할 수 있는 책을 내주셨으면!!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댓글 1

한줄평 (75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9.3점 9.3 / 1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