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아이는 착하니까 이 정도는 그냥 넘어갈 거니까 우리 생각대로 바로 진행하자.”
라는 말을 받아들이고 자기 생각을 표현하기보다는 좋은 게 좋은 것이라 여기며 진행하려는 일에 자신을 맞추는 편인 아들을 볼 때마다 답답함은 더했다. 친구 관계에 갈증을 느끼며 지낸 터라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아들은 주변인의 생각에 휘둘리기 일쑤라 부모님 걱정이 많았다. 용돈이 생기면 친구들을 불러 끼니를 해결해주는 호구로 지내며 친구들을 곁에 두려고 해 가족들에게는 비난 섞인 말을 듣기 일쑤였다.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말처럼 대학생으로 생활할 때에는 이전의 모습과는 달리 자존감을 지키며 자아 정체성을 찾아야겠다고 다짐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던 모양이다. 선후배 관계에서부터 같은 과 학우들과 함께 살아가는데 어려움을 토로할 때가 많았다. 제대로 된 인간관계에 대한 갈망이 컸던 까닭에 타인과의 관계 증진을 위한다는 명분 아래 상대와 마찰하기보다는 그냥 참고 넘어가는 일이 쌓이다 보니 친구에 대한 배려는 찾을 수 없을 때가 늘어났다. 친구들 앞에서는 말도 못하면서 가족들이 고통 분담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커 언쟁하는 일이 흔해져 서로 힘들어했다. 나와 타인이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는 판단을 전제하지 않은 채 힘껏 타인의 생각을 추측하느라 지쳐 나가떨어지면서도 생각의 변화를 꾀하지 않아 필요한 책들을 함께 읽으며 조금씩 답답함을 해소해갔다.
지금까지 겪은 인간관계의 갈등과 고민이 생생하게 기록된 책 한 권을 마주하며 온 가족은 마음이 뭉클해져 의견을 공유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사적이든 직장에서든 뒤탈 없는 인간관계를 만들려면 처음에는 소인처럼 깐깐하게 굴고 나중에는 군자처럼 대범하게 행동해야 한다. ’
는 구절은 상대방 기분에 맞춰 사는 것이 좋은 것처럼 여기고 어리석게 굴었던 행동들을 반성하며 자신을 바로 세워가는 전환점으로 작용했다. 아들은 타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희생하기보다는 경계를 확실히 정해 자기만의 원칙을 세워 의견을 내놓으며 상황에 맞게 행동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쌓여가는 사이 시행착오를 겪으며 경험한 일들은 점진적으로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 여기는 단계에 이르러 가족은 한 시름 놓게 되었다.
바라지 않는 일이 자꾸 벌어진다면 잠시 멈춰서 혹시 자신의 희망과 정반대되는 행동을 하고 있지는 않을지 돌아봐야 함을 절감한다.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현실을 바로 보지 못한 채 남을 탓할 때가 많아 타인과 부딪히던 때를 떠올리며 부끄러워하는 아들의 등을 두드리며 위로하는 사이 지난 시간을 반추하는 여유까지 생겼다.
‘사람마다 사고방식이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르다는 점을 바로 알아차리고 아무리 노력해도 남의 생각이나 감정을 정확히 짚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라는 구절은 지금껏 우리가 생활 속에 단호하게 결정하지 못한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그동안의 친밀도를 생각하며 어렵게 부탁하였는데 상대방은 그 요청을 부담스러워하며 단호하게 거절하여 마음을 다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던 일도 이제는 받아들일 수 있다. 처음에는 사소한 부탁 하나도 못 들어주는 친구를 이해할 수 없었고 야속함이 더해 상대방에게 서운함을 표현할 때도 있었기 때문이다.
‘남을 위해 헌신하는 것으로 존중과 보답을 얻으려 하지 마라.’
지금껏 베푼 선행이 상대방을 배려하고 무엇을 해주려 한다는 데 그것은 왜곡된 마음에서 나온 자기 위안이었을 뿐이라는 점을 새기며 책 내용을 함께 공유하는 과정에 화합을 이룰 수 있었다. 아집이 낳은 편견을 극복하며 조금씩 다듬어지는 자신과 만나는 아들을 기대하며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 채 중심을 찾지 못하였던 점을 일깨우고 부족함을 조금씩 채워 완성된 인격을 지향하는 삶이길 바란다.
몇달전 서점에 갔다 우연히 이 책을 발견했다.
두껍지도 않고, 첫 장을 읽어보니 내용도 쉬워서 그냥 그 자리에서 다 읽어 버렸다.
얼마나 감동했는지 모른다.
이 책은 꼭 다시 읽어봐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번에 두번째로 읽었다.
두번째 읽는데도 전혀 지루하지 않다.
내가 원래 뭘 잘 잊어버리는 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이 책이 두고두고 읽을만한 책이라는 증거일 것이다.
이 책은 제목을 정말 잘 지었다.
책의 주옥같은 내용들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딱 이 책의 제목이다.
'착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사실 나는 대외적으로는 '착하게'를 표방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집에서는 '착하게' 보다는 '단호하게' 쪽에 훨씬 더 가깝다.
밖에 나가서 나와 별 상관없는 이들에겐 늘 굽신거리고, 상냥하게 대하고, 내가 좀 손해보더라도 참고 견디면서 집에만 오면 폭군까진 아니지만 엄근진으로 돌변하는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될까.
내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이렇다.
밖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내가 잘 대해주지 않으면 날 좋아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지나치게 나를 낮추고, 피해를 입더라도 말을 삼켰다.
그러나 집안의 사람들, 그러니까 나와 피를 나눈 가족들은 다르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 라는 말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가족들은 내가 아무리 깽판을 치고, 안 좋은 모습을 보여도 받아들인다.
가족이니까 그렇다.
믿는 구석이 있는 것이다.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정글과도 같은 사회 생활을 마치고 스트레스가 잔뜩 쌓인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편안한 집에 돌아오면 본성이 튀어 나오면서 감정을 쏟아 내는 것일 수도 있다.
이 사실을 깨닫고 난 뒤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정말 소중한 사람들에겐 감정의 쓰레기를 던져 주고, 당장 직장을 옮기면 얼굴조차 안 볼 사람들에겐 꽃다발을 안겨준 셈이 아니던가.
그 이후 나는 변하기 위해 노력했다.
물론 '착하게' 라는 간판을 아예 내려 버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조금씩 나 자신의 목소리도 내기 시작했고,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것에서는 물러나지 않기로 했다.
직장에서 내가 철통같이 사수하는 원칙은 '칼퇴근'이다.
사실 이것 외의 다른 일은 그냥 넘어가는 편이다.
솔직히 나는 인복이 좀 있는 편인지라 직장에서 누가 날 심하게 괴롭히거나 궁지에 몰아넣는 일은 당해보지 않아서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나를 좀 더 챙기면서 직장에서의 스트레스가 줄어들자 집에서 안 좋은 감정을 표출하는 횟수도 줄어들었다.
요즘은 이것이 합이 맞아 잘 굴러간다.
사회 생활과 가정 생활, 양쪽의 톱니 바퀴가 잘 맞아 떨어지려면 무엇보다 나 자신을 먼저 챙겨야 한다.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아껴주라는 뜻이다.
저자는 생생한 사례를 들면서 남에게 호구가 된 상태에서 끌려다니다 지쳐버린 이들에게 해법을 제시해 준다.
시중에 이런 책들은 널리고 널렸다.
하지만 이 책이 나에게 특별한 울림으로 다가온 것은 작가의 진심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뭐가 다르다고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고, 인상깊은 페이지의 내용은 직접 필사도 하면서 마음에 새기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이 책의 특징 중의 하나는 나를 챙기고, 단호하게 행동하는 것의 바탕에는 항상 '선'이 자리잡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계속 상기시킨다는 점이다.
나는 '중용'이란 말을 참 좋아한다.
그런데 이 중용을 유지하는 것이 참으로 힘들다.
사람이기에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칠 때가 많은데, 내 생각에 세상의 모든 사단은 바로 이 중용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이 책은 인간 관계에서 지켜야 할 중용의 자세를 제시해준다.
타인에 대한 선을 바탕으로 하여 자신도 돌보는 것이다.
말이 쉽지 실제로 해보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마흔이 넘도록 나도 계속 비슷한 주제의 책을 읽고, 읽고, 또 읽는 건지도 모르겠다.
인간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얼마전 서점에 갔다가 이런 저런 책을 구경하고 뒤적이다 찾아낸 책....
그동안에 보던 책제목과는 달리 색달라서 눈에 들어왔다.
서점에 잠깐 서서 이 책내용을 몇 장정도 읽었는데 내가 읽어야 될 책같았다.
늘 착하게 살면 좋을날 있겠지~ 하고 살아온 나.....
하지마 늘 착하게만 살려고 애써 참고 살기만 하다보니 내 속에 화가 차오르는게 느껴지는데도 난 단호하게 표현할수가 없었다.
단호하게 딱 잘라서 싫은내색 보이면 그동안의 선한 이미지로 참고 살았던게 한순간에 사라질것 같은 두려움과 단호하게 표현하는 법을 몰라서 그냥 참기만 했던것 같다.
서점에서 잠깐 읽는데 주변에 아이들 소리와 소란스러움에 집중이 안되서 바로 집에와서 주문해서 며칠뒤 책 받자마자 읽기 시작했다.
그렇게 큰 도움은 아니지만 참고할 만한 내용도 있고, 가볍게 술술 읽어내려갈수 있는 내용이라 한번쯤 읽어볼만했다.
착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무옌거, 쌤앤파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