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한 에세이.
만남에서 사귀는 연애, 이별, 헤어진 후에 해야할 것들을 쓴 책이다.
처음에는 가볍게 읽으려고 했는데
에리히 프롬의 책을 언급하는 서문에서 자세를 고쳐 앉았다.
현대의 <사랑의 기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에세이였다.
책과 영화 속의 사랑을 접하는 것도 괜찮지만
실제로 사랑에 빠지고 경험하는 것에 비할바는 없다는 저자.
그렇다고 아무나, 많이 만나라는 건 물론 아니다.
특히 20대에는 선입견 없이, 기회가 있다면 다양한 ‘이성’을 만날 것을 권한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두루두루 만나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내 마음을 뒤흔드는 사람을 만났을 때도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할 힘을 기를 수 있다. (17p)
그렇다면 ‘기술’과 ‘태도’가 요구되는 게 연애가 된다.
좋은 사람, 내게 필요한 사람을 알아보는 ‘눈’이란 무엇인지 그것부터 처음에 얘기하는데 공감했다.
좋은 사람을 만나려면 상대로 인해 자신이 너무 휘둘리지 않도록 스스로를 컨트롤하는 능력,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는 능력을 기르는 연습이 필요하다. 때로 자문해보라.
‘내가 상대의 무례함을 겪어야 할 사람인가?’ (28쪽)
중요한 것은 누구를 만날 것인지의 문제가 아니라는 작가.
본격적인 만남을 시작하기 전에 ‘나를 보는 눈, 다른 사람을 보는 눈’을 길러야 한다.
상대에게 매번 휘둘린다든지 매달리는 습관을 바로잡아야만 누구를 만나도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한다.
작가의 글 중에는 뼈때리는 표현들이 많다.
그렇다고 이성과 논리만 강조하는 게 아니라 열정도 중시하고 있다.
운명의 상대란 있다, 라는 표현은 설레임을 주기 충분했다.
운명의 상대를 만나는 게 중요하다. 인연이 끝나면 또 다른 인연이 오지만 운명의 상대가 자주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나에게 몇 번이나 찾아올지 모르는 운명의 상대를 놓치지 않으려면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사는 한편으로 늘 감정의 안테나를 세워두어야 한다는 말이다. (65쪽)
책을 읽고 있노라니 ‘사랑’도 부지런한 사람이 잘 하겠구나, 라는 농담섞인 생각이 들었다.
나 하나 건사하기도 버겁다면 분명 사랑을 할 기회는 흔치 않을 것 같다.
한편으로, 무언가에 상처를 받은 걸 치유하자고, 외롭다고, 혹은 오래 만났다고
해치우듯이 결혼을 해선 안될 것을 얘기한다.
“식어빠진 연애의 답이 결혼은 아니다.”
사랑과 로맨스에 대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들이 있는데
그것들을 작가는 체계적으로,
사색을 거친 언어로 말하기에 설득력이 있다.
누가 봐도 좋은 상대가 아닌데 그를 자신이 변화시키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물론 사람은 변할 수 있다. 다만 상대방이 변하지 않는다면
그건 사람이 변하기 어려운 게 아니라 ‘그 사람’이 고칠 생각이 없는 것이다. (270쪽)
저자의 글들은 결코 충동적이거나 즉흥적이지 않았다.
오랫동안, 다각적인 시선으로 사랑을 탐구해왔음을 알 수 있다.
문장력을 갖추었기에 사이다 같은 표현들에서 웃고, 찔려하고, 설레일 수 있다.
제목만 언틋 보면 사랑에 대해 ‘단정적’으로 결론내린다는 인상일 수 있다.
저자의 생각과 문장들은 장황하지 않고, 간결 명료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사랑에 정답이 있다고 말하는 건 아니었다.
자신의 경험이 전부라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주변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통해서 터득한 삶의 깊은 철학과도 같았다.
그런 면에서 에리히 프롬 버금갔다.
어떤 사람을 만나야 할지 고민하는 20대와,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30대,
헤어진 후에 어떻게 새로운 사랑을 할지 궁금한 40대
그 누구라도 한번쯤 읽을 만한 수작이다.
본문에서
내가 한 선택에는 분명한 대가가 따른다.
연애뿐만이 아니라 모든 면에서 내가 하는 모든 선택에는 언젠가 대가가 따라온다.
신중하게 해도 될 일과 안 될 일을 구분해야 한다. 163쪽
외모가 아니라 능력이 사람을 빛나게 한다. 내 미래를 향해서 달려 나가는 게 결국 남는 것이다. 물론 너무 극단적인 건 좋지 않다. 미래에만 투자하고 사람 만나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176쪽)
현실적으로 싸우지 않고 지내기는 어렵다. 결국엔 성숙하게 갈등을 해결하는 법을 둘이서 함께 찾아가는 게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다.
내가 그런 성향인 것처럼, 상대방도 그런 성향임을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하다. 187쪽
누구를 만나느냐가 운명을 결정한다.
서로 맞춰가려는 의지를 가지고 항상 내 편에 서며, 욕망을 절제할 아는 사람을 만나야 하고,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 (24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