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많이 하는 말 "사랑은 뭘까.." (ㅋㅋ)
이 말에 대한 질문이 해결될까 해서 봤는데 당연히 그건 아니었고 그냥 이런 사람도 있구나~ 정도로.. 가끔 이런 책을 볼 때마다 내가 에이로맨틱 인것만 절실히 깨닫는다. 회로가 뭔가 다른거 같다는 생각이 언제나.. 그리고 왜? 라는 생각이 언제나. 그냥 가볍게 보며 다른 사람의 이야기, 에세이 같은 느낌으로 거리 두기를 하면서 보기는 좋다.. 많은 거에 공감은 할 수 없었고 그냥 인간 연구사 본 느낌으로 흥미롭게 봄.
유선경 작가의 신작이 나왔다.
어른의 어휘력으로 베셀작가로 당당히 섰던 작가님인데
난 그 책보다 그 이후에 나온 감정어휘가 왠지 더 좋더라.
근데 그 이후에 나온 이책 사랑의 도구들...
이번책이 또 더 좋네.
은근 리베카 솔닛 책 느낌이 났다.
처음에는 무언가 어려운데? 라는 느낌이었는데
일정부분을 넘어가니 술술 읽힌다.
근데 참 이책을 읽으면서 점점 겁이 났던게...
이거 리뷰를 어떻게 써야하지? 싶은... ㅋ
자꾸 리베카 솔닛 글을 처음 접했을때 느꼈던 기분이
느껴져서 왠지 설레는 느낌이었다.
사실 나는 사랑에 대해서 참 잘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나쁜놈도 만나봤고 좋은놈도 만나봤고
정말 잘 맞는 사람도 만나봤고
만남부터 헤어짐까지 완전히 엇나갔던 사람도 만나으며
그런과정을 거쳐서 사랑하는 가족을 만나게 되고
매일 그들을 사랑하며 살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는
40년 이상 살아오며 내가 정말 사랑을 했었나
싶은 생각이 들정도로
'사랑'에 대해 여러각도로 볼수 있었던 책이었다.
많은 부분에 밑줄을 쳤는데
리뷰를 남기려고 쭈욱 넘겨보다가
급 눈에 띈 문장.
사랑은 창조와 밀접하다
출처 입력
그렇네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주기위해 없는것을 만들어내는...
많은 부분에 쳐둔 밑줄들 보다
갑자기 이 부분이 매직아이처럼 튀어나온게 신기한데
방학 시작된지 보름이 지났는데
매일 거실바닥에 누워 미디어에 빠져있는 아이들을 보며
내가 저것(?)들을 만들어냈구나...
내 메마르던 감성으로는 상상할수도 없는
미워도 사랑스러운 감정을 저 아이들에게 느끼는 것이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래 사랑은 창조다 싶다.
읽기전 사랑의 도구들이라는 제목과 표지에서 받았던 느낌과
다 읽고 난 뒤의 느낌은 다소 다르다.
왠지 솔로인 30대 후반 여동생들에게 선물하고픈 책이다
사랑은 아낌없이 주는 것이 아니라 분별 있게 주는 것이다
('사랑의 도구들' p32)
사실, A4 용지에 글 한편 쓰기도 어려운데, '사랑'이라는 주제로 무려 책 한 권을 쓰다니!
엄청난 사색의 결과를 내놓은 작가분이 정말 대단하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었다.
누구보다 많은 자료를 찾고 생각을 하고 고민을 한 결과 탄생한 '사랑의 도구들'이다.
우리 아이들이 연애할 때가 되면
잔소리 대신 권해주고 싶은 1순위 책!
('사랑의 도구들' 표지)
'사랑의 도구들' 책의 모양 ; 제목처럼 책 자체도 정말 사랑스러운 책
왜 지금껏 이 생각을 한 번도 못 했을까?
단지, 책 띠지 위치가 달라졌을 뿐인데, 책이 정말 새롭다.
보통 책 띠지는 가로로 있어, 실제 책을 읽을 때는 방해가 된다.
그렇다고 해도 책을 사랑하는 입장에서는 띠지도 참 소중하데, 어느 순간 사라지고 없다.
띠지를 한 채로 책을 읽는다는 것이 사실은 좀 불편하다. 그러다 보니 띠지를 떼어놓고 읽다가 나중에 다시 정리할 때 넣어야지 하지만, 대부분 그냥 사라져 버렸다. 띠지 내용도 거의 광고이다 보니 소홀히 하기도 했지만.
그런데!
이 책은 띠지가 세로로 되어 있다. 책을 펼쳐 읽을 때 전혀 방해가 되지 않고
게다가 책의 일부인 양 정말 잘 어울린다. 띠지가 더해져 책표지가 완벽해졌다.
우리나라 조각보 같은 느낌을 주는 다채로운 표지 색상들은 책을 더욱 아름답게 한다. 표지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남녀, 나이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선물하기 좋은 책이다.
'사랑의 도구들' 차례
('사랑의 도구들' 차례)
차례의 소제목들을 찬찬히 읽어 보면, '사랑'이라는 주제로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을 할 수 있는지 새삼 느낄 수 있다. 작가의 말대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일은 우리 삶에 대해 말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책은 '사랑'을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해서 이야기한다.
제 1 장 사랑에 대한 오해
제 2 장 사랑의 가치
제 3 장 사랑의 재창조
'사랑의 도구들'을 읽으면서
사랑하는 방식은 태어난 곳에서 어떻게 살아남아 현재에 이르렀는가 하는, 존재의 방식을 뛰어넘기가 좀처럼 힘들다. 그래도 '친밀감'과 '다정함'만큼은 양보하고 싶지 않다.
친밀하고 다정하지 않은 연인이라니, 매일 아침 출근길에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는 이웃 주민이나 뭐가 다를까.
('사랑의 도구들' p71)
'사랑의 도구들', 이 책은 작가가 '사랑'이라는 주제로 정말 많은 책을 읽고 고민하고 성찰했던 내용들을 솔직하고 냉정하게 기술한 책이다. 작가가 철학자는 아니지만, 이렇게 많은 시간을 성찰하는 동안 나름 '사랑'에 대해 깨닫게 된 바를 전달하고 있다.
정말 공감이 가는 내용이 많아 읽으면서 '찜' 해놓은 문장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른다.
일단 오늘은 "아니!"
('사랑의 도구들' p84)
"비겁한 사랑은 원치 않는 '그래' (책 p83)를 말하며 번번이 자신을 입증해야 하는 것."
"독립적이라는 것은 혼자서 뭐든 잘한다는 것이 아니라 도움을 청할 때를 안다는 것."(책 p96)
책에는 이렇게 삶을 돌아볼 수 있게 하는 내용들이 많아서 좋았다.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지만, 이렇게 문장으로 정리된 것을 읽으면 나의 생각도 더 분명해지고 언어로 어떻게 표현하는지 배우는 과정이 된다.
'로미오와 줄리엣' '트리스탄과 이졸데' '돈키호테' '단테' '중국 신화' '일본 신화' '사상가 마르틴 부버' '그리스 로마 신화' '롤랑 바르트' '에리히 프롬' ... 등등 얼마나 많은 자료들을 인용하고 있는지도 놀랍다.
내용도 사랑에 대해 놓치고 있었던 부분, 사랑에 대한 오해, 사랑의 역사, '로망'이라는 말의 기원, 진짜 사랑의 속성 등 읽고 생각할 내용들이 풍부하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이 인생인데, '사랑'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는다면 섭섭하다.
결국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 일'이다.
('사랑의 도구들' 표지와 책날개 일부)
'사랑의 도구들' 각 내용들
제 1 장 사랑에 대한 오해
제 1장에서는 작가의 통찰력이 정말 돋보였다. 핵심을 콕 찔러서 말하고 있다.
그간 보고 싶지 않아 어쩌면 알고 있으면서도 외면했던 사랑에 대한, 관계에 대한 통찰을 과감히 말한다. '사랑'을 종교의 위치에 놓지 않고 실제로 느끼고 경험하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해서 정말 공감이 갔다.
서양에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이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사랑의 도구들'이 있다.
그 정도로 제 1장은 가벼운 에세이는 아니다.
다양한 에피소드가 풍부한 체험 이야기는 아니다. 그야말로 '사랑에 대한 성찰'이다.
그래서 가볍게 읽고 쌓아 두는 책이 아니라 두고두고 곁에 두고 나이 들수록 읽기에 더 좋을 책이다.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은 제 2 장 '사랑의 가치'였다.
제 1 장이 좀 딱딱하게 느껴진다면 제 2장으로 건너 뛰고 먼저 읽으라고 말하고 싶다.
제 2 장 사랑의 가치
"내 몸이 사랑의 숙주가 되면 벌어지는 일"(책 p116)이라는 제목의 글이 재미있었다.
사랑에 빠진 사람의 신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뇌, 눈, 코, 입, 심장, 다리 ............ 등으로 나누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재미있다. 작가만의 방식으로 쓴 표현들에 절로 웃음이 난다.
또 있다!
연애의 단계를 '영웅 모험의 단계'에 빗대어 쓴 글도 정말 참신하고 재미있다.
한 사람을 알아가는 무의식이 이런 모험일 수도 있겠다!
연애가 어떤 감정이고 둘 관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고 싶은 젊은이들에게 꼭 필요한 부분이다. 항상 이대로 진행되지는 않겠지만, 아직 사랑을 못 찾은 분들이라면 사랑이라는 (여기서는 남녀 간의 연애) 단계를 이해하기 좋다. 이는 남녀 간 뿐만 아니라 많은 인간관계를 이해하는데도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사랑은 아니면서 사랑이라는 감정을 이용하는 감정들에도 주의를 요하고 있다.
이 부분도 정말 좋았다. '사랑의 반대말, 고스팅', '썸에 대해 고찰한 내용들', '사랑할 때 하지 말아야 할 감정'에 대해 성찰한 부분들도 정말 좋았다.
작가는 말한다. '희생'과 '헌신'은 다르고 사랑하는 이라면 '헌신'은 필요하다고.
애매모호한 기준으로 사람을 만나면 잘못된 사랑을 할 수도 있다. 인생이 한방에 꼬이는 것이다.
사람을 제대로 알아보고 제대로 된 관계를 맺는데도 나만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
그 기준을 만들기에도 이 책은 정말 유용하다. 책을 읽고 '나만의 사랑법'이라는 제목의 작은 책을 만들어 보아도 좋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 '삶'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삶을 살아가는 태도, 기준, 그것이 사랑이라는 관계에서 가장 직설적이고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다른 관계와 다르게 적당히 만날 수 없기 때문이다.
치열하게 사랑하고 행복하려면 사랑이라는 관계에서 기대하는 나의 감정과 이기심이 무엇인지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읽으면 좋겠다.
('사랑의 도구들' 내용 일부)
제 3 장 사랑의 재창조
제 3장의 제목이 참 좋다.
"나의 사랑을 새롭게 발명하자"
('사랑의 도구들' p199)
세상에 정해진 것은 없다.
내가 정하면 된다. 남들이 말하는 사랑에 대해 알아보고 듣기도 하고 보기도 했으니 '나만의 사랑'을 만들어 가면 좋겠다.
언제 '사랑의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제3장은 '다름'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다르다는 것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라는 문제, 바로 '사랑'이 필요한 때이다.
공감한다는 것, 존중하고 수용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설득력 있게 말하고 있다.
"연인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구성된 선물 상자가 아니라 내가 싫어하는 것도 들어있는 선물 상자이다"(책 p254)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사랑이다. 그래서 사랑이라는 경험은 과정에 있다.
'사랑한다'는 태도를 배워보는 일, 멋진 일이다. 살아가는 일 자체가 항상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이다.
또 누군가 사랑할 때 인간은 큰 힘을 발휘하고 힘들고 지겨운 세상 살이를 끝까지 의미 있게 완주할 수 있다.
제 3장은 앞부분에서 할 수 없었던 사랑의 속성들에 대해 말하고 있으므로 꼭 끝까지 읽어 보았으면 좋겠다.
('사랑의 도구들' 내용 일부)
'사랑의 도구들' 지은이 ; 유선경
('사랑의 도구들' 책날개 일부)
'어른의 어휘력'이란 책으로 유명한 분이라고 한다. 이번 '사랑의 도구들'은 열 번째 책이다.
'사랑의 도구들'을 마치며
작가가 책 한 권에 들인 사색과 통찰이 정말 돋보이는 책이다.
바쁜 세상살이에서 우리는 편하게 사색의 결과를
책 한 권으로 짧은 시간(책을 쓴 시간에 비하면)에 읽을 수 있으니 거의 공짜로 뭔가를 받은 기분이다.
가볍게 작가 개인의 감상 위주로 쓴 책이 아니다.
누구나 한 번 꼭 읽어 보면 '사랑'에 대한 기준, 가치관을 만들어나가는데 정말 귀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그래서 더더욱 젊은이들의 필독서로 꼭 권해 본다.
혹시나, 본인은 읽지 못했지만,
누군가에서 선물하는 책으로 골랐고 상대가 읽었다면 정말 감동할 것이다.
선물한 사람을 새롭게 다시 보게 될지도 모른다.
올 여름 휴가 때 들고 가서 읽을 책 1 순위로 '사랑의 도구들' 추천해 본다.
('사랑의 도구들' 표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