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로운 사회를 바란다.
[다채로운 일상]다채롬(돌베개,2022)
다채로운 일상을 바라는 다채롬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이다. 작가 다채롬은 트랜스젠더이다. 이 이야기는 크게 3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작가는 어릴 때부터 내면의 불일치감을 느끼며 성장한다. 성인이 되어 본인이 트렌스젠더임을 인정하고 수술을 결심하기까지의 이야기이다.
P32 '이 이야기가 그 낯섦을 조금이나마 줄여주어서 우리가 서로 이해할 수있는 첫걸음이 되었으면 좋겠다.'
P45 '트렌스젠더는 ‘다른 무엇이 되고 싶다’는 감정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서 느껴지는 강렬한 ‘불일치감’이다. '
P87 '내가 남들과 다르다는 건 겨우 인정하면서도 그것을 긍정하는 것은, 내겐 전혀 다른 문제로 다가왔다. '
P94 그 어떤 고통도 내가 나로 있지 못하는 고통보다는 크지 않기 때문이다.
작가는 변성기가 되어 자신의 목소리가 싫어서 학교에서 말을 하지 않거나 자기 모습을 마주하는 상황이 싫어 체육복을 갈아입지 않는 등의 행동으로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일상이 일상대로 흘러갈 수 없는 생활이 얼마나 어려운 건지 짐작할 수 있다.
두 번째 부분은 작가가 태국으로 가서 성전환 수술을 하고 돌아올때까지까지 과정을 알려준다. 수술과정이 세세하고 자세히 설명되어 있고 수술의 물리적 고통이 상상되어 읽기 힘든 부분이었다.
세 번째 부분은 부록이다. 이 부분이 아주 유용하다. 우선 트렌스젠더에 대해 어렴풋이 알고 있는 정보들을 정확히 정리해준다. 예를 들어 모든 트렌스젠더가 디스포리아(성별 불쾌감)를 경험하지 않으며 개인차가 있다. 너무나 당연한 건데 우리들은 정해진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무수히 많은 트랜스 젠더를 몇가지 단어로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100명의 사람을 설명하려면 100개의 배가 되는 단어가 필요하다. 성소수자가 다수 거치게 되는 트랜지션 과정에 대해 세세히 설명해 준다. 트랜스젠더가 당하는 진료 거부, 우리 나라가 요구하는 까다로운 성별 정정 요건을 알게 된다.
저자에게는 힘든 일상 속에서도 좋은 쪽으로 나아가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 엄마가 지지를 해 주었다. 그림을 그리면 자기를 표현하고 치유할 수 있었고, 그 그림을 좋아하고 인정하는 파랑쥐를 만났다. 또한 수술이 무사히 끝나기를 바라는 친한 지인이 있었다.
책을 읽고 난 후 우리는 주변에 존재하는 성소수자를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다. 성소수자는 기호에 따라 선택하는 게 아니다. 그들은 사회적인 약자이며 사회에서 보호해야 한다.
작가가 누구보다도 가장 인간답다고 느껴지는 문장이 있었다.
P98 ‘만약 나의 이해와 누군가의 실존이 충돌한다면 나는 그 누군가의 실존이 앞서길 바란다.
이해보다 실존을 고민하는 사회, 저자가 바라는 다채로운 사회를 바란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다채롬 작가님의 다채로운 일상을 구입하고 남기는 글입니다.
작가님이 포스타입 블로그에 연재하실 때 구독해서 꾸준히 보던 독자였기 때문에 책 출간 소식을 듣고 반가웠어요. 블로그에 올리셨던 이야기 말고도 이런저런 상세한 내용이 더 추가되어서 좋았습니다. 누구든 자신의 내밀한 이야기를 불특정 다수의 앞에서 담담히 꺼내기 쉽지 않을 텐데도 이야기를 들려 주신 작가님이 멋있고 대단했어요. 앞으로도 행복하셨으면 합니다!
나는 트렌스젠더에 대해서 깊이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 책을 읽음으로써 조금 알게 된 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만화 형식으로 구성되어있기 때문에 편하게 읽을 수 있음과 동시에 표정이 있는 그림과 함께 읽으니까 다채롬 작가님이 어떤 기분을 느끼셨을 지 예상이 되는 부분이 있어서 더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던 거 같다. 나는 작가님같은 고민을 해 본 적이 없고 어떤 기분이셨을 지 확실하게 느낄 수 없겠지만 굉장히 힘들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꼭 트렌스젠더뿐만 아니라 동성애자같은 다른 성소수자분들도 한국에서는 살기가 편치 않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나도 동성애자 친구를 만난 적이 있는데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사람이었고, 예상치 못한 부분도 있었다. 이런 걸 보면 나 또한 약간의 편견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 동성애자나 트렌스젠더는 독특할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던 거 같기도 하다.
보면서 나까지 위로를 얻은 부분. 러브 마이셀프를 하자고 늘 생각하고 있고 꽤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가끔 이런 장면을 보면 '생각보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못 하고 있나?' 라는 생각이 가끔 든다. 내 주위에도 저런 쥐 친구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나도 다른 사람에게 저런 쥐 친구같이 용기와 위로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 부록에서는 트렌스젠더의 용어와 과정, 법 같은 부분이 글+그림으로 설명이 되어있기 때문에 혹시 생각이 있으신 분들은 이 책의 부록을 찬찬히 읽어보면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