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를 위한 루바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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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총점 9.0 (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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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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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김선오 시인의 산문집 평점9점 | w******a | 2024.02.22 리뷰제목
최근 시인들의 산문집을 연달아 읽고있다. 에세이 일정한 형식을 따르지 않고 인생이나 자연 또는 일상생활에서의 느낌이나 체험을 생각나는 대로 쓴 산문 형식의 글. 주로 무거운 내용을 담고 있는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수필. 비개성적인 것으로, 비평적 수필ㆍ과학적 수필 따위가 있다. 산문집 단편 소설이나 수필, 기행문 등의 산문을 한데 모아 엮은 책. 갑자기 궁금
리뷰제목


 

 

최근 시인들의 산문집을 연달아 읽고있다.


에세이 일정한 형식을 따르지 않고 인생이나 자연 또는 일상생활에서의 느낌이나 체험을 생각나는 대로 쓴 산문 형식의 글.

주로 무거운 내용을 담고 있는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수필. 비개성적인 것으로, 비평적 수필ㆍ과학적 수필 따위가 있다.

산문집 단편 소설이나 수필, 기행문 등의 산문을 한데 모아 엮은 책.


갑자기 궁금해져서 찾아본 단어들...

(그냥.. 같은 의미로 써도 되는것 같다)

에세이는 작가에 따라 이야기의 편차가 매우 큰 장르라

나름 복불복이 심하다고 생각하기에...

시인들의 글은 아직까지는 대체로 실패보다는

성공 쪽에 가까운 타율을 보이고 있다.

굳이 책으로 읽어야 하나 싶을 정도의..

이미 주변 사람들과 많이 이야기 했던 평이하고

평범한 주제, 뻔하고 하나도 새롭지 않은 담론,

어디선가 많이 봤던 이야기의 되풀이 이런걸

에세이로 만나면 정말 급격하게 흥미가 식는데,

시인들의 시선은 내가 주로 바라보지 못했던 시선이나

새로운 표현, 새로운 적용, 새로운 단상으로 많이

뻗어나가서 재미있었다.

정작 시집은 아직 못 읽어본 김선오 시인의 이 책은

그런 시인들의 에세이 중에서도 다소 감성적인 부분이

많이 빠지고 조금 더 명료하고 담담한 문체라 또 좋았다.

(감성적인 것도 물론 나는 좋아하지만, 낮에 읽기엔^^)

사실 시인의 에세이 중에 가장 기대하고 있는

유진목 작가님의 책을 남겨두고 있는데

(맛있는 음식 애꼈다가 도저히 못버틸때 먹는 나..)

일단은 최근에 읽은 시인들의 에세이 마침표는

이책으로 찍은 상태다..

피아니스트 시모어 번스타인은 세 살 무렵 친척의 거실에서 처음으로 피아노 건반을 누르며 알았다고 한다. "여기가 내 세계구나......"

33

피아노 건반에 손을 올리자마자 자신의 미래를 보았을 세살의 피아니스트.

열일곱살에 첫 시집을 읽고 전율을 느낀 시인.

아마도 이 전율의 기억을 죽기 전까지 잊지 못할 것이라는 예감, 그날 저녁 집에 돌아가 펜을 들고 시인지 뭔지 그 비슷한 글을 쓰려고 시도해볼 것이라는 예감, 언젠가 나의 시집 역시 이 도서관 책장 한구석에 꽂혀 있으리라는 예감, 그러니까...... "여기가 내 세계구나" 하는 예감이었다.

35

최초의 접촉이 그 사람을 그 곳으로 인도했다면...

미래를 본 일과 무엇이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까

35

무엇과의 어떤 접촉으로 미래를 본 것 같은 순간이

나에게, 그리고 당신들에게도 있는지 궁금하다.

그것은 이들처럼 직업이나 진로에 관한 것일 수도 있지만

사람, 그리고 어떤 방향성일 수도 있을테다.

"여기가 내 세계구나"

혹은 내 세계라고 생각했으나 사실은 아니었던 어떤 것들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누고 싶다. 그렇다면 그것들은 이미 져버린 세계, 사라진 세계. 멸망한 세계. 같은 걸로 불러야 할까. 이미 사라진 세계를 끌어안고 사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여기가 자신의 세계인줄 아는 사람들은 얼마나 좋을까.

있는 줄도 몰랐던 것을 잃었다는 것을 깨닫고 갑자기 아련해지면서.

많은 세계가 발견되고 또 부서질 것이다... 라고 써본다.

우리가 여름이라고 말할 때 여름은 잠깐 우리에게 온다...

(중략) 여름의 선명함, 강한 햇살이 그려내는 명징한 세계, 또렷한 풍경에 동반되는 숨 막히는 더위, 더위를 피해 들어간 실내의 강한 에어컨 바람과 그로 인해 돋아나는 불규칙한 소름들, 그 소름 어루만지며 오늘 참 덥다, 완전 여름이다, 말하는 순간 온 세상이 진실된 여름의 순간으로 온전히 상영되어버리고....(중략) 여름은 그렇게 누적된다.

39-40

계절감은 언제나 계절에 앞선다. 여름의 절반은 장마이지만 여름이라는 말에서 우리가 쨍한 햇볕을 먼저 떠올리는 것처럼.

40

여름은 그렇게 누적된다. 매년 여름이 새롭게 누적된다.

계절의 기억에 누적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잘 붙을 줄이야...

내 머릿 속 여름의 기억이 누적된다.

누적된 기억 속 바다는 매년 여름마다 나를 찾아온다.

여름, 하면 그 바다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새로운 것이 덧붙여지지 않아도 여름은 계속 누적된다.

바다에서의 기억만큼은 온전한 것 같다...

바다는 기억을 지속시킨다. 그를 잊고 싶은데 바다 때문에 잊히지 않는다. 함께했던 바다의 장면이 너무 강력하다. 그가 지워져도 바다는 영원히 남을 것 같다.

56

이 바다에 새로운 바다를 덧붙여 새 기억으로 채우면...

그때가 되면...

내가 유실되고, 유실된 자리는 시의 형태로 남는다. 시의 언어는 내가 부재하는 침묵의 공간으로 나를 데려간다...

시는 그렇게 나를 비워내며 지어진다.

71

나를 변호하고 설명하고 서사화하지 않는 것.

그렇게 너무 인간적이지 않은 것.

존재하지 않는 것을 언어로 만드는 것.

허공에 기대는 것.

허공의 미래를 시라고 믿는 것.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것을, 미래로부터 끌어와 만들어내는 것을 시 쓰는 일로 표현한 챕터... 창작이 이렇게 어렵습니다..

'흉터'라는 단어의 어원은 정확히 알려진 바 없지만 '흉'이 남은 '터'를 뜻하리라는 합리적 추측이 있어 왔다. '흔적'은 흔적 흔에 자취 적을 쓴다. 사물이 있던 '자리'라는 뜻이다...

흉터와 흔적이라는 단어에 모두 공간적 개념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흉터가 공간이라니. 흉터의 상위 개념인 흔적 역시 그러한 뜻을 내포한다니.

누가 먼저 상처가 아문 곳을 '흉의 터'라고 부르기 시작했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상처가 있었고, 그것이 회복되었음'을 증명하는, 상흔의 역사가 가시적으로 기록되어 있는 몸의 일부가 '흉터'라 불린다는 사실은 흥미로운 동시에 어딘가 쓸쓸하다.

119

안미린 시인의 시 <초대장 박쥐>의 마지막 문장을 떠올린다. "앞으로 우리가 만날 장소가 바로 흉터야."

우리는 모두 각각의 흉터를 가지고 있지만, 그곳이 가끔은 근원이 되는 상처의 형태로부터 이탈하여 마음대로 재탄생된 곳이기를 바란다.

123

#흉터건축

상처가 아문 곳이 흉터고, 모두에게 크고 작은 흉터가 있다. 시간이 지나 희미해진 흉터부터, 흔적이 또렷한 흉터까지.. 다양한 곳에 다양한 모양으로. 눈에 보이는 형태로 그리고 보이지 않는 형태로..

흉터없는 사람은 없다.

내 흉터가 더 크고 네 흉터가 더 작고

그런 것도 없다.

(그런데 그걸 모르는 사람들도 참 많다..)

각자의 흉터가 그 근원의 형태를 계속해서 간직하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재 탄생 될 수 있다면... 상처가 아문 곳이 상처를 기억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상처를 통해 이전과 다른 존재로 거듭난 것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면...

흉터가 있어도 더이상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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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루바토.....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a****7 | 2022.12.02 리뷰제목
악보에서 루바토(rubato)는 시간을 훔친다는 의미를 갖는다. 템포 루바토에서 연주자는 기존 템포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연주할 수 있다.   미지를 위한 루바토   책이름이 시적이고, 젊은 시인의 산문집이라 그냥 장편 시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 속에 구매했는데 생각과는 달리 나에게는 약간 지루한 느낌이었다
리뷰제목

악보에서 루바토rubato) 시간을 훔친다는 의미를 갖는다

템포 루바토에서 연주자는 기존 템포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연주할  있다

 

미지를 위한 루바토

 

책이름이 시적이고, 젊은 시인의 산문집이라 그냥 장편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 속에 구매했는데 생각과는 달리 나에게는 약간 지루한 느낌이었다

시인의 문학 소녀였던 학창 시절 이야기, 지인들과의 일상 등을 잔잔히 표현하고 있었다

 

 

사실 나는

영혼과 반영

여름의 시퀸스

자막 없음

미지를 위한 루바토

생각, 연습

불과 

없는 

토고와 

흉터 건축

누락된 꿈의 조각들

 

소제목들이 마치 시의 제목처럼 멋있다

시인의 산문이라 그런  ,  쓰기에 관한 글이 많다

 

p70

시를  때도 마찬가지다

건반을 생각하면 피아노가  쳐지지 않는 것처럼언어를 생각하면 시가  써지지 않는다곡을 생각하는 순간 연주하는 손가락이 굳어지는 것처럼시를 생각하면 문장 앞에서 주춤 거리게 된다

 

p85

글을 쓰는 것은 필연적으로 어떤 문장 다음에 어떤 문장을   선택하는 일이고,  시간 새롭게 탄생하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  어느 순간을  속으로 건져 올릴  고민하는 무의식의 험난한 낚시질 곁에 무릎 꿇고 앉아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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