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Q대학교 입학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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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Q대학교 입학처입니다

제2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우수상 수상작

리뷰 총점 9.8 (4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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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한국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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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주간우수작 벚꽃 '네버' 엔딩 - [여기는 Q대학교 입학처입니다]를 읽고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k*****o | 2022.10.22 리뷰제목
벚꽃 '네버' 엔딩 <여기는 Q대학교 입학처입니다>를 읽고           여기는 D대학교 캠퍼스입니다. 새학기를 맞아 분주하게 오가는 대학생들을 보면서 이따금 젊음과 낭만에 대해 생각해보곤 합니다. 해마다 봄이 오면 울려퍼지는 「벚꽃 엔딩」의 노랫말이 언제부턴가 아름답게만 들리지 않습니다. 제가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이 피는 순서대로 망할지도 모른다는
리뷰제목

 벚꽃 '네버' 엔딩

<여기는 Q대학교 입학처입니다>를 읽고

 

 


 

 

  여기는 D대학교 캠퍼스입니다. 새학기를 맞아 분주하게 오가는 대학생들을 보면서 이따금 젊음과 낭만에 대해 생각해보곤 합니다. 해마다 봄이 오면 울려퍼지는 「벚꽃 엔딩」의 노랫말이 언제부턴가 아름답게만 들리지 않습니다. 제가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이 피는 순서대로 망할지도 모른다는 대학에서 일하는 교직원인 까닭입니다. 덧붙여 설명하자면 교육계에서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머지 않은 미래에 대학의 모집정원을 채우지 못하여 지방의 많은 사립대들이 문을 닫게 되리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빗대어 '벚꽃 엔딩'이라고 부른답니다.

  <여기는 Q대학교 입학처입니다>라는 책제목을 보자마자 반가움과 동시에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그동안 짧게나마 독서생활을 해오면서 대학교직원을 주제로 한 책은 접할 기회가 없었을 뿐더러 대학의 현실을 체감하고 있는 저로서는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냈을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요즘 서점가에서 직업에 관한 에세이, 이른바 업세이를 종종 만나다보니 이 책 역시 어느 대학에서 근무하는 직장생활자의 고군분투기가 아닐까 예상했습니다만, 대학교 입학처에서 입학사정관으로 일했던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진 'SF(School Fiction)'소설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책은 Q대학교 입학처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1월부터 12월까지 달력을 한 장씩 넘기듯 따로 또 서로 연이은 입시의 풍랑을 헤쳐 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10월이 되면 저의 업무용 달력에도 '입학처 업무지원'이라는 일정이 더해지던 때가 생각납니다. 수시모집에 미술, 음악, 체육 전공으로 지원한 수험생들의 실기고사 준비부터 당일 운영까지 일손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각 부서의 직원들이 함께 힘을 보태야 합니다. 수시모집이 끝나면 곧 정시모집이 시작되는데, 실기고사가 한겨울에 진행되는 만큼 수험생과 직원 모두가 추위와도 싸워야 합니다. 특히 수능시험 결과를 반영하여 최초합격자 발표를 마치고 나면 예비 후보자들에게 추가합격과 등록에 관한 사항을 안내하는 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책에서도 실감나게 묘사된 바와 같이 등록 마지막 날까지 전화를 계속 하다보면 때때로 전화기 너머에서 수험생과 학부모의 기쁨과 안도감이 느껴져 왠지 뭉클해지기도 합니다.

  책을 읽다가 불현듯 하먼 멜빌이 쓴 『모비 딕』이 떠올랐습니다. 모비 딕을 찾아 모험을 떠난 피쿼드호의 선원들처럼 올해도 어김없이 '입시 대박'이라는 목표를 향해 항해중인 Q대학교 입학처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들을 지휘하는 에이해브 선장은 사무실 제일 안쪽 자리에서 "안전이 제일"을 추구하는 오현종 팀장도, "입시는 전쟁"이라고 외치는 한덕수 입학처장도, "대학 서열 파괴"를 부르짖는 배인학 총장도, 바로 "죽기 전에 W대를 넘어서고 싶어"하는 문경자 이사장이라고 말해야겠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할 점은 입학처 직원들 모두가 자신의 삶을 이끄는 선장이라는 것입니다.

  직장 선후배, 부부, 부모, 연인, 친구 관계에서 1인 다역을 소화하며 자신과 타인을 돌보기 위해 애쓰는 그들에게서 과거와 현재의 저를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이를테면, 워라밸에 대한 기대와 주위 사람들의 부러움이 무색하게도 1월 정시모집 기간까지 몰아닥친 상상 그 이상의 업무량 때문에 여자친구에게 이별통보를 받은 입사 6개월차인 최성관 선생을 보면서 십 여년 전 신입사원 시절이 스쳐 지났습니다. 11월 수능시험을 치자마자 논술시험, 합격자 발표와 등록, 추가 합격자 발표 그리고 정시모집까지 모두 새로운 업무라 걱정이 앞서는, 4개월 전 국제팀에서 입학팀으로 발령받은 유장휘 과장은 지난 달에 인사이동으로 새로운 부서에서 처음 맡게 된 업무에 적응하고 있는 제 모습과 닮아 보였습니다.

  또 다른 직원들이 직면한 현실을 지켜보면서 미래의 저를 미리 만나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재외국민 입시를 담당하는 김지민 과장은 업무 경험상 보다 수훨한 대학 입학을 위해서는 일찍부터 아이들을 해외에서 공부시켜야한다고 남편에게 목소리를 높입니다. 또한 Q대 국어교육학과 동기이자 입학팀에서 십수 년 넘게 일하며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장대현 차장과 경지혜 책임사정관도 모두 아이들의 성적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사람들입니다. 저 역시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아이의 건강 못지않게 공부도 중요함을 알기에 세 사람의 고민을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입학처에서 일과 가정을 걱정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연애와 사랑에 진심인 이들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2월까지 입시를 마치고 3월이 되어 짧은 휴가에서 돌아온 조교학 선임이 대표적인 인물이라 말할 수 있겠습니다. 일주일 동안 1일 1소개팅을 소화하면서 못말리는 직업병 때문에 6명의 상대와 기승전'입시' 이야기만 늘어놓은 그의 사연에 웃음이 절로 납니다. 과연 그는 마지막 상대로 만난 고등학교 선생님과 어떤 결말을 맞이했을까요? 그와 달리 안수현 입학사정관과 이원석 대리는 입학팀에서 비밀 연애중임에도 불구하고 사정이 나아보이지 않습니다. 둘의 대화를 통해 비정규직 문제, 일과 생활의 균형 등 직장생활의 이슈들을 다시금 돌아보게 됩니다. 결국 사랑보다 더 큰 현실의 벽에 부딪혀 두 사람 사이에 사랑의 유통기한은 끝이 났을까요? 

 


 

"원석아, 그런데 넌 뭐가 되고 싶었어?"

"어?"

"교직원이 꿈이었어?"

"아니. 세상에 교수도 아니고 교직원이 꿈인 사람이 어딨겠어. 교수 시다바리가 뭐 좋다고."

(······)

"그래서 뭐 였는데?"

"나? 꿈 같은 거 없었어. 그냥 잘 먹고 잘 자고 잘 살면 되는거지 뭐."

 

(145쪽, 「우리 사랑의 유통기한은」 중에서)

 

  만일 안수현이 제게 같은 질문을 던진다면, 저는 서슴없이 교직원이었다고 답하겠습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학교생활기록부 장래희망란을 항상 선생님이라는 세 글자로 채웠을 만큼 선생님이 되고 싶었는데, 어떤 면에서는 그 꿈을 이룬게 아닌가 싶습니다. 대학교직원들도 서로를 선생님으로 호칭하고 대학생들도 직원을 선생님이라고 부르기 때문입니다. 대학생들에게 제공하는 행정서비스가 마냥 사무적이거나 딱딱하지만은 않습니다. 학생복지, 국제교류, 취업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그들에게 교육적인 내용을 전달하고 라포 관계를 형성하는 경우가 많기에 선생님으로 불려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책을 덮으며 작고도 큰 바람을 가져봅니다. 한 해의 입시가 끝나면 다음 해의 입시가 시작되듯 대학교 입학처에 관한 이야기로 끝나지 않고, <여기는 Q대학교 입학처입니다>를 계기로 학생처, 국제처, 교무처 등 다른 부서들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나 에세이가 계속 나와주기를 말입니다. 학생과 학부모, 학교 선생님과 그밖에 대학과 그곳에 일들이 궁금한 독자들이 마치 셔틀버스를 타고 학교 캠퍼스를 지나는 것처럼 Q대학교 유니버스를 읽고 대학의 현실과 미래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며 정서적 거리를 좁혀가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 되리라 믿습니다. 끝으로 책표지에 그려진 대로 "흩날리는 벚꽃이 울려 퍼질" 캠퍼스를 걷게 될 사람들 - 학생, 직원, 교수, 지역민들의 얼굴에도 항상 웃음꽃이 핀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습니다.

 

3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6 댓글 24
종이책 구매 주간우수작 경쾌하지만 묵직하고, 익살스럽지만 날카로운 소설 평점10점 | s****b | 2022.09.19 리뷰제목
입학의 최전선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대한민국 교육 종사자라면 도망갈 수 없는, 입시와 공정에 대한 치열한 고민 경쾌하지만 묵직하고, 익살스럽지만 날카롭게 풀어낸, 추천하고픈 소설.    (들어가며) -토요일 자정. 이대로 보내긴 주말이 아까워 책을 들었습니다. 가볍게 몇 장 읽다가 잘 생각이었지요. 그런데 내리 3시간을 읽고 말았습니다. 그만큼 다음 내용이 궁금하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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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의 최전선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대한민국 교육 종사자라면 도망갈 수 없는, 입시와 공정에 대한 치열한 고민

경쾌하지만 묵직하고, 익살스럽지만 날카롭게 풀어낸, 추천하고픈 소설. 

 

(들어가며)

-토요일 자정. 이대로 보내긴 주말이 아까워 책을 들었습니다. 가볍게 몇 장 읽다가 잘 생각이었지요. 그런데 내리 3시간을 읽고 말았습니다. 그만큼 다음 내용이 궁금하고, 그만큼 빠르게 전개됩니다. 훅 빠져드는 이야기랄까요? 너무 진지하지도 않고, 너무 가볍지도 않아 누구에게나 추천하고픈 소설이라, 글을 남깁니다.

 

1. 다음이 더 궁금한, 구성

 1월1일 오전 10시에 시작한 소설은 12월31일에 마칩니다. 입학처 사람들의 1년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지요. 사실 이렇게 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단순히 사건(발단 전개 위기 절정-으로 이어지는)으로만 구성하면 쉬울 텐데, 일년을 쭈욱 늘어놓다니요. 어지간히 재미없다면, 도중에 손을 놓고 말 겁니다. 하지만 늘 다음 사건이 궁금하고, 소소하지만 soso하게 지나가는 법이 없습니다. 그만큼 흡입력 있게 사건을 전개해 나갑니다.

 

2. 독특한 소재

 입학처 사람들 얘기는, 적어도 제가 아는 바로는 소설로 본 적이 없는데요. 항상 입시에 시달리는 학생과 학부모, 혹은 선생님 입장에서 이야기를 생각했지 정작 입학처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궁금한 적이 없었거든요. 하지만 학생이 더 좋은 학교를 찾는 것만큼이나, 학교도 더 좋은 학생을 고르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네요. 물론 성적이 좋은 학생을 뽑는 것에만 골몰하고, 학생을 어떻게 교육할지의 문제에 대한 따끔한 지적도 있습니다.

 

3.  밀도있는 취재, 입학처의 뒷 이야기들

 소설 속 에피소드에 공감을 많이 했는데요, 공감을 이끌어 냈단 건 그만큼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묘사했다는 말이겠지요. 정말 있음직한 (실제 일인지 구라인지는 모르겠지만요 ㅋㅋ) 일을 취재해 맛깔나게  버무렸습니다.

 처장이 대학을 홍보하면서 정작 자녀는 더 높은 서열의 학교에 보내고 희열을 느낀다든가, 외국인 학생을 돈벌이 수단삼는 것이라든가, 입학처 직원에게 시도때도 없이 문자보내는 완전 진상 학부모라든가- 또 흡연학생의 추천서를 쓰면서, 자기 속은 태우지만 어려운 환경에서도 다른 사람을 태우진 않는다. 입학하면 전자담배를 선물할거라는 멋진 선생님의 얘기라든가 하는. 몰입하게 할 만한 입학 뒷얘기들이 있어요. 

 

4. 그래서 입시제도는 어떻게 해야하는데? 치열한 논리싸움

 그렇다고 비단 피식 웃고 말 얘기나, 가벼운 소재만 있는 건 아닙니다. 입시제도에 대한 논리싸움이 있거든요. 입학처 차장 장대현과, 입학사정관 경지혜 책임의 논쟁은 이 책의 하이라이트입니다. 정시가 맞냐, 수시가 맞냐, 어느쪽이 공정한가, 공교육의 역할은 무엇인가, 이 침튀기는(실제로 피튀기며 진검승부하는 느낌입니다) 논쟁을 읽다보면, 입시제도를 쾌도난마처럼 쓱싹 해결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이건 단순한 고민에서 나올 수 없는 에피소드예요. 묵직한 한 방은 독자에게 숙제를 줍니다. 

 

5. 입학처의 진지한 고민, 그리고 누구하나 버리지 않는 주인공들.

 소설엔 딱히 주인공이 없습니다. 누구나 주인공이라고 말할 수 있거든요. 작가는 인생이 걸린 입시를 고민하는 사람들만큼이나, 입학처 사람들도 진지하게 입시에 임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수시원서를 보며 어떻게 평가해야하는지 진지하게 토론하는 사정관들, 추가입학 결정을 늦추는 학생들때문에 다른 학생의 인생이 바뀔 수 있다는 걸 아는 직원들. 어떻게든 Q대학이 좋은 학교, 공정한 교육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사람들.

 방식은 다르고 표현방법이 거칠기는 하지만, 입학처 사람들의 행동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처음엔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어? 빡치다가도(ㅋㅋ) 나중엔 어느정도 이해를 하게 되거든요. 

 

6. 밑줄칠 문장들

전쟁터의 총받이가 되는게 이럴기분일까- 방심하면 연약한 두부나 묵처럼 한순간에 으깨질지도 모른다. (P.167)

 확실히 시골은 빨리 잠드는 것 같았다. 가로등 불빛 말고는 의지할 곳이 없었다 어쩐 일인지 빛은 스쳐지나가지 않고 안수현의 구두를 밝히며 머물렀다 (P.141)

 작가는 단순히 이야기 전개에만 힘을 쏟지 않습니다. 읽다가 와우, 하는 문장들이 곳곳에 숨어있습니다. 잘 만든 문장을 찾는 것도, 읽는 재미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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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며)

쓰다보니 너무 좋은점만 늘어놨네요, 하지만 그럴만한 소설이라는 걸, 말해두고 싶습니다. 적어도 저는 친구들에게 소개하고픈 책이거든요. 벌써부터 작가의 다음 책이 궁금해집니다. 그러기 전에 이 책을 천천히, 다시한번 읽어볼 생각이지만요. 

 야근하는 회사에, 집의 대소사에, 또 일상에 조금 지쳐있는 요즘이었는데 책을 읽으며 다른 세상에 빠져들었던 것 같습니다. 다른 세상 한 편에 똑같이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고, 위로를 건넨 작가님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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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여기는 Q대학교 입학처입니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k*****7 | 2022.10.07 리뷰제목
이제 막 10월을 시작한 참인데 올해 첫 대학 입시가 시작되었다. 일주일 전이었던 같은데, 논술 100% 전형으로 하는 올해 첫 입시가 연세대에서 실시되었다며 입시를 마치고 나오는 학생들로 가득한 사진이 포털 메인을 장식하고 있었다. 대게 수능이 있는 주의 주말에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개미도 지나갈 틈 없을 정도로 캠퍼스를 가득 채운 학생들, 교문 밖에선 다음 논술장으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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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10월을 시작한 참인데 올해 첫 대학 입시가 시작되었다. 일주일 전이었던 같은데, 논술 100% 전형으로 하는 올해 첫 입시가 연세대에서 실시되었다며 입시를 마치고 나오는 학생들로 가득한 사진이 포털 메인을 장식하고 있었다. 대게 수능이 있는 주의 주말에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개미도 지나갈 틈 없을 정도로 캠퍼스를 가득 채운 학생들, 교문 밖에선 다음 논술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퀵 오토바이 뒤에 매달리 듯 앉아있는 모습들. 볼 때마다 그저 혀를 내두르는 것 말고는 언제쯤 이 제도가 바뀔까 대한민국에서 그게 가능할까 하는 생각만 매년 반복하게 된다.

 

사실 요즘 입시 제도에 대해선 아는 내용이 하나도 없다. 나 역시 수능 세대이긴 하지만, 입시 제도가 워낙 자주 바뀌다 보니 몇 점을 만점대로 하는지 그리고 등급이 있다는 것, 수사와 정시로 나뉘고 그 덕분에 반수생이 많다는 거 말고는 사실 '가'군, '나'군이 어떻게 나뉘는지도 잘 모른다. 뉴스에서 보도되는 내용을 들어도 그냥 머리가 복잡해진다. 안 그래도 머리 아픈데, 내게 해당된 일도 내 주변에 해당되는 사람도 없어서 그저 다행이다라고 생각할 뿐이다.

 

오래전에 학부 입시제도는 아니고 로스쿨 입시철에 접수 받는 알바를 2주 가까이 한 적이 있었다. 그 때라고 지금처럼 입시제도를 제대로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로스쿨은 학부가 아닌 대학원이다 보니 제도에 대해 이해하거나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단 2주간의 경험이 내겐 신세계와도 같았다. 지원자의 2/3 이상이 비교적 현 입시제도(물론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바뀌고 있지만)에 속한 예비 학부 졸업생들이었고, 이미 졸업해 유학부터 전문자격증, 직업까지 다양한 사회 생활을 경험한 이들의 이력을 남들의 말을 통해서가 아닌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던 그 시간은 리뷰 초반에 말한 논술 시험을 마친 캠퍼스 풍경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치열했다. 아무리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이 넘쳐난다고는 하나 태어나서 토익 만점이 아닌 성적표를 찾는게 더 힘든 상황을 경험하는 것은 신기할 수 밖에 없다. 아주 짧은 이 경험을 굳이 꺼낸 이유는 책을 읽으며 입시철 학생들과 부모들 그리고 평가를 위해 서류와 싸우는 입학처 직원들의 이야기가 잠깐의 경험만으로도 무슨말인지 단 번에 이해가 갔기 때문이다. 직원이 아니고 근로 장학생 형식으로 별도의 장소에서 겪은 경험이다 보니 책 속 직원들처럼 극성 학부모들을 만나거나 할 일은 없었지만, 분명히 접수처에서도 실제 부모가 움직이는 상황을 목격하기도 했다. 성의 없는 서류 제출로 보완을 요구하면 당신들이 알아서 하라는 식의 접수자 등 눈살 찌푸리게 하는 사례도 많아 이런 사례를 자주 접하는 직원들도 쉽진 않겠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하며 일을 했던 기억도 떠올랐다.

 

사실 책을 읽으며 짧았지만 과거의 경험이 떠올라 수긍도 많이 되었지만, 묘사가 너무 생생해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안 그래도 짜증나고 흉흉한 소식을 하루에도 수십번씩 접하게 되는 요즘인데, 책 속에 등장한 민원 사례들을 보면(소설 속 직원들 간 내부 사정은 차치하더라도..) 실제로도 발생했던 사례들이고, 앞으로도 충분히 가능성 있는 상황들이라 책을 읽는 것이 아니고 마치 포털 메인 뉴스를 클릭해 보고 있는 것 같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또 입학처에서 일하며 결혼을 하고 아이들이 입시를 앞 두고 있는 등장인물들의 묘사 부분에서도 그랬다. 대학생이었던 그들이 모교 입학처에 교직원으로 들어와 이젠 학생이 아닌 반대 입장에서 수시로 바뀌는 제도에 치이고, 합격한 학생들로부터는 장학금과 기숙사를 내놓으라는 요구에 치이고, 극성 학부모들의 말도 안되는 요구에 치이는 나날들을 견뎌낸다. 그런 과정에서 제도의 불합리함에 분노하기도 한다. 여전히 입학처 직원으로 일하고 있지만, 이젠 입시를 앞둔 학부모가 된 그들은 자신들에게 민원을 넣으며 힘들게 하던 그 학부모들의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이 책 속 다양한 이야기들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하나만 이야기 하라고 하면, 괴물들(?)을 대응하며 자신도 그들과 닮아가는 입시생을 둔 학부모가된 직원들의 이야기를 뽑고싶다. 이 책은 대학교 입학처라는 특정 분야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이런 과정은 사회의 어떤 분야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너무 화가 났지만 나중에는 그 씁쓸함에 많은 생각을 하게되기도 했다. 우리도 다른 곳에서 무언가를 탓하며 그렇게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고 말이다.

 

스피드에 이어 두 번째 읽는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책이다. 이 책 역시 마지막에 인사 발령에 대한 결론을 알리지 않은 채 궁금증을 남기며 끝을 맺어버린 부분이 아쉽지만, 앞서 말한 입학처 직원들의 변해가는 모습은 가상 이야기임에도 강렬하게 남아 있다. 읽는 순간에는 너무도 생생한 묘사에 꽤 힘들기도 했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리뷰를 쓰며 되돌아보니 단순히 힘들다고 생각하기엔 힘든 일과 속에서 변해가는 입학처 직원들의 모습에서 나와 우리의 현실 속 모습은 어떤지 되돌아 보게 했던 시간이었다. 매일 매일 치열한 삶을 헤쳐나가는 우리들에게 오늘 하루도 그저 고생했다고 말해주는 책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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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여기는 Q대학교 입학처입니다. 평점10점 | 2******i | 2023.06.21 리뷰제목
제2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우수상 수상작   주말 나들이도 좋지만 마음을 채우는 독서에 취미를 가져보기로 했던 2023년. 목표했던만큼 읽지는 못했지만 올해 내가 읽었던 책중에서 베스트 책을 소개한다.   인생을 자신의 축구팀의 여정과 동일시하는 팬들이 있다. 경기가 있는 닐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경기장을 찾아 직관을 고집하는 사람들이다. 팀이 이기면 세상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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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우수상 수상작


 

주말 나들이도 좋지만 마음을 채우는 독서에 취미를 가져보기로 했던 2023년.

목표했던만큼 읽지는 못했지만

올해 내가 읽었던 책중에서 베스트 책을 소개한다.

 

인생을 자신의 축구팀의 여정과 동일시하는 팬들이 있다.

경기가 있는 닐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경기장을 찾아 직관을 고집하는 사람들이다.

팀이 이기면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런 기뻐하지만 지는 날에는 모든 것을 잃은 것처럼 우울해한다.

때론 사랑이 지나쳐 경기장에 난입해 난동을 부리고 상대 팀 팬들과 주먹다짐까지 마다하지 않는 '훌리건'도 있다.

대학 서열을 파괴하는 방법 p.32

제목을 보고 유추했을 때 대학생활의 이야기 인 줄 알았다. 첫 장을 읽고 주인공이 단 한명이구나 했는데 그것도 아니였다. 한 명의 이야기로 풀어 갈 수 없는 대학교 입학처의 입학사정관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팀과 팀원들의 직장 이야기이다. 소설의 느낌이라기 보다 입학사정관으로 일하며 일어나는 실제 크고 작은 일들의 드라마 '미생'을 보는 듯한 찐 수필 같은 이야기에 흠뻑 빠져 들어 공감을 하게 되었다.

 

우선 소설을 읽기 전에 몰랐던 입학사정관의 직업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석박사 학위를 받은 엄청난 분들이라는 것이다.

대학 신입생을 선발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교육과정 전문가로 입학을 지원하는 학생에 대하여 학업 성적뿐 아니라 소질과 경험, 성장환경, 잠재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선발하는 일을 한다. 성적 위주에서 탈피하여 잠재적 능력을 토대로 신입생을 선발한다는 취지로 도입되었으며, 입시 위주의 획일적 대학입시 문화를 바꾸고 그 새로운 전형을 모색해보자는 교육개혁으로 입학사정관 전형을 채택하는 대부분의 대학들은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입학사정관을 채용한다.

 

"취직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더니. 그 말이 정말 맞는 얘기 였어."(서류 평가는 어려워 p.190)_ 입학사정관으로 첫 직장을 얻어 제대로 일해보겠다는 다짐이 무색하게 빠른 속도로 지쳐가는 신입 직장러를 마주하고 나의 첫 출근이 생각이 났다. 모든 것을 잘 해내리라는 희망에 부풀어 체력은 금방 고갈되고 선배들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나를 바라보며 적성에 맞지 않는지 수없이 고민하게 된다. 그 마음을 왜 모를까.. 그러나 누가 알려준다고 깨닫게 되지 않는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부딪히고 깨지고 깨치는 게 답이다. 그리고 적성에 맞는 즐거운 직장이라는 것이 대체 존재하는 것일까(?)의문을 남긴 채 그저 주저 없이 AI같이 일하면 어느새 연차는 차곡차곡 쌓여가는게 직장의 이치인듯하다. 재미없지만 그렇다.

 

10년 차가 넘어가도 진짜 그만두고 싶다고 징징거린다. 출근하고 싶은 날은 있었던가.. 일찍 출근 해야만 하는 날은 긴장하여 매번 가던 길도 헤깔려 지각을 하게되고 그렇게 머피의 법칙을 느끼며 죙일 허겁지겁 일을 한다. '늦었으니 더 빨리 처내야지!' 막연한 희망을 바라고 일을 하는 날에는 실수도 많다. 그러니 '출근 하는 순간 마음을 가다듬고 느긋하게 즐기자'가 어느새 신조가 되었다. 이 책은 잊고 지내 온 모든 내 삶을 되돌아 보게 만들었다. 후회와 실수투성이 인 나의 직장 생활에 위안이 되어 주는 그리고 앞으로 남은 삶을 생각하게 만드는 묘한 책이다.

 

필사즉생즉사.

죽기로 싸우면 반드시 살고, 살고자 하면 반드시 죽는다.

입학은 사랑입니다. p.241

등장하는 인물 중 한덕수 처장은 우리 직장의 삶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꼰데라떼의 표본이다. 그렇지만 매우 안쓰럽고 불쌍한 우리 아버지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시대가 바뀌어 요즘 말하는 MZ세대가 상사가 되는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과연 그들도 나름의 꼰데라떼가 될 것이기에 언젠간 꼭 이해하길 바람을 해본다. 그렇다고 모든 임원의 자리에 계신 분들이 한덕수 처장 같다고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담고 싶지 않은 팀장 밑에서 일하다 보면 이를 갈면서도 결국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것처럼 다르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를 전하고 싶다.

 

⊙ 일에 치여 주말 연휴 밤낮 없이 일을 하고도 인정 받지 못하고 욕받이를 하는 직업 이야기

⊙ 여자 친구의 기념일 마저도 약속을 깨버려 이별을 받아 들여야 하는 직업의 한계에 도달하는 이야기

⊙ 그 누구보다 정직하고 지혜롭게 서류평가를 하고도 자신의 자식이 떨어져 하소연 하는 못 말리는 사람들 이야기

⊙ 자식을 의대에 꼭 보내야 하기에 입학사정관에게 매달려 개인적인 평가를 바라는 대단히 유별난 부모 이야기

⊙ 대학 서열을 위하여 우리가 아는 입학시즌과 달리 매일 고군분투 해야하는 입학사정관의 특별하고도 험난한 직업 이야기


 

전국의 학교를 누비며 뛰어난 인재들을 발탁해야 하는 입학사정관들을 직접 만나 소설로 만든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출판사로 부터 가제본 책을 제공 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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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입학은 사랑입니다, 여기는?Q대학 입학처입니다?by?권제훈 평점10점 | a******p | 2022.10.06 리뷰제목
"우리 너무 먼 미래는 걱정하지 말아요 입시에는 합격과 불합격이 있지만, 우리의 삶은 그렇지 않으니까" 용의 목에 거꾸로 난 비늘,?민심의 노여움을 일으키는 역린.?대한민국에서 건드리지 말아야 할 역린 중 하나가 바로 대학입시다.?입시,?병역,?부동산 문제를?3대 역린으로 꼽지만 그중 당연 최고는 병역도 부동산도 아닌 입시라 하겠다.?더더군다나 요즘처럼 청년들의 취업 문제가
리뷰제목
"우리 너무 먼 미래는 걱정하지 말아요 입시에는 합격과 불합격이 있지만, 우리의 삶은 그렇지 않으니까"

용의 목에 거꾸로 난 비늘,?민심의 노여움을 일으키는 역린.?대한민국에서 건드리지 말아야 할 역린 중 하나가 바로 대학입시다.?입시,?병역,?부동산 문제를?3대 역린으로 꼽지만 그중 당연 최고는 병역도 부동산도 아닌 입시라 하겠다.?더더군다나 요즘처럼 청년들의 취업 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입시 문제는 대한민국 최대의 관심사라 하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우수상을 수상한 권제훈 작가의?‘여기는?Q대학 입학처입니다’는 흡사 전쟁터와 같은 대학 입학처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 소설이다.?아직 채 마흔이 되지 않은 저자는 다사다난했던 입시전쟁을 겪은 대한민국 청년 중 한 사람으로 대학입시와 입학처 취업 경험을 바탕으로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를 전한다. 역시 경험의 현장감이란!!!

내세울 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나 역시 두 아이의 대학입시를 치러낸 대한민국의 열혈엄마였다.?최선의 입시 결과를 위해 수만휘를 비롯한 입시정보 카페를 전전하고 유수의 학원에서 운영하는 가상 입시 결과를 눈이 빠지게 공부했었다.?물론,?소설의 초반에 등장한 진상(?)?엄마처럼 입학처를 무식하게 괴롭히기도 했었다.?아이의 입시를 꼭 성공시켜야 엄마니까... ^^;;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의 입장은 차치하고 학교에 근무하는 교원의 시각으로 바라본 입학처는 그야말로 일 년?365일 내내 전쟁터라 같았다.?수시와 정시,?편입과 대학원 입시까지 책 속의 입학처는 마치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쉼 없이 돌아가는 공장의 컨베이어 시스템 같았다.

전쟁 같은 입시를 치러내고 꿈의 직장으로 여겨지던 학교에 취업한 입학처의 신입사원 최성관이 단꿈에서 깨어나는 건 순간이었다. 콜센터 못지않게 빗발치는 민원전화와 이제 그만 헤어지자는 여자친구의 협박 문자에 매의 눈으로 감시하는 상사까지 새해를 시작하는 첫날부터 긴장감 넘치는 시간을 채워간다.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고등학교까지 장장?12년을 오로지 대학 입시를 위해 달리지만,?단 한순간 합격과 불합격이라는 결괏값으로 중차대한 인생이 갈림길이 시작된다. 앞날이 창창한 이들의 인생을 결정해야 하는 입학처는 그 덕분에 살벌하기가 흡사 전쟁터 같은 곳이라 하겠다. 추합 소식에 목놓아 우는 엄마와 연이은 입시 실패에서 도망치고 싶은 삼수생까지,,, 입시가 끝날 즈음의 입학처는 종합선물 상자를 풀어놓은 것 같다.

대한민국 모든 이들의 역린, 대학입시. 입시전쟁을 경험했던 엄마로 공감되는 일상을 접할 수 있는 글이었다. 입시는 합격과 불합격으로 결정되지만 인생은 아무도 모르는 미지의 세계니까 말이다! 수능을 앞두고 불안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수험생 학부모님들에게 꼭 권해주고 싶은 책이었다.

"우리 너무 먼 미래는 걱정하지 말아요. 눈앞에 있는 학생에만 집중하자고요. 그리고 지금처럼 스스로 의심하는 자세가 오히려 잘하고 있다는 증거인 거 같아요. . 솔직히 가장 위험한 사람이 어떤 사람인 줄 알아요? 자신이 평가한 걸 전혀 의심하지 않는 사람, 자신이 무조건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죠." (p.195)

[?네이버카페 컬처블룸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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