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이없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기분이 보통은 기분이 언짢아진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상식이 진짜 상식이 맞는 것일까
때로는 상식 밖의 일이 벌어지고 그로 인해서 어떤 혁신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렇다, 어쩌면 우리는 익숙하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이 상식이고, 당연히 따라야 하는 것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 많을지도 모른다
내 생각과 내 마음을 무의식이 규정한 상식이라는 감옥에 넣어두고
비슷한 생각과 비슷한 태도로 어제 같은 오늘을 보내면서
‘삶은 지루해’, ‘매일이 똑같아’라는 불평섞인 말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상식이결여된카페 라는 책 제목은
이런 상식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았던 나에게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이 책은 1인칭 시점에서 마치 일기처럼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책을 읽으면서 피식피식 웃음이 나기도 하고
소소한 일상에 감사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우리나라만 유독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들에서도 ‘손님은 왕’이라는 생각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참 웃기는 상식이다
우리는 기업의 노력과 투자로 만들어진 최신 기기들을 사용하고
바리스타와 요리사가 만드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행복해한다
그런데 단지 돈을 지불했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은 을이 되어야 하는 걸까
오히려 그들이 제공하는 것들에 손님이 감사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책을 읽다 보면 내가 타인에게 줄 수 있는 작지만 중요한 것들
무의식적으로 당연하다는 듯이 남에게 주지 말아야 하는 불쾌감과 상처들이 종종 등장한다
아는 것과 깨닫는 것은 다르다고 했다
머리로는 알고 있었던 사실을 다시 한 번 눈으로 읽고 있으면
‘아, 그렇지..’, ‘맞아, 그런거야’라는 생각이 새삼 들게 된다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는 일상의 행복을
숨은그림찾기 하듯이 하나 하나 찾아가는 재미 또한 이 책에서 느낄 수 있었던터라
시끌벅적한 TV소리와 각종 영상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 보다
때로는 이런 잔잔하지만 울림이 있는 에세이를 읽는 시간이 나에게는 참 소중하다
(p군)
'사람들은 참 이상해.
집 놔두고 도서실 놔두고 왜 커피숍에서
책 보고 공부하는 거야?
당최 이해가 안되네. 자기는 이해돼?'
(이키다)
글쎄~ '집중이 더 잘 되나 보지~
그런데 난 공부가 목적이라면 독서실에 갈 거야.
사람마다 다르겠지 뭐~'
각자 스타일이 다르니 좋다, 별루다로 왈가불가할 수는 없다. 시각 청각 후각 모두 예민한 나로서는 고요한 공간이 좋지만 아는 분 중에 카페로 출퇴근하는 분이 한 둘이 아니라서 저들의 상황이 익숙한데 p군은 민폐 손님으로 보는 것 같다.
첫 문장.. 어느 날은 정말 싫어하던 단골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나는 이런 구석이 있는 사람이다.
이 책의 저자, 마리가 일하는 카페에서는 고객 검수가 필수라 양심껏 행동해야 한다. 어느 카페와는 달리 직원과 손님의 동등한 곳으로 불량 손님에게는 당당하게 출입 금지를 고한다. 뭐지 살벌한데 뭔가 시원한 이 늑힘.
이 카페의 마스터는 직원 채용 시 일은 못해도 배려심 있는 사람을 우선으로 뽑는다. 그리고 너무 착하면 이 카페에서는 일하기 힘들다는 조건을 내민다. 이 카페의 유일한 규칙은 손님과 싸워도 좋다는 것. 그렇다면 나는 면접에서 탈락될 듯. 난 지극히 평화주의자이니까.
저자는 카페 탐방과 글쓰기를 좋아했다. 일했던 곳마다 난폭한 고객으로 영혼이 탈곡된 그녀의 다음 직장은 자주 다니던 카페로 결정된다. 이곳의 규칙 덕분에 잃어버린 나를 되찾고, 비상식적인 사람들에게 대응할 힘을 길러내게 된다. 친절한 손님에게는 친절로, 비상식적인 사람에게는 일침을 가하는 곳. 소설이 아니다 리얼이다. 리얼.
신입에서 지금의 5년이 되기까지 사건사고를 처리하며 마리는 점점 단단해진다. 이제는 후배 직원들에게도 손님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방법을 전수해 주는 선배가 된 마리 그녀가 알려주는 카페 에피소드는 아주 통쾌했다. 얌전했던 동료는 어느새 나가버린 손님을 향해 100미터까지 쫓아가 응징을 하고 ㅋㅋ
◆우리 가게엔 흔히들 말하는 상식은 없지만 양식은 있다. 좋은 손님에게는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손님들이 편안하게 머물 수 있도록 매너가 부족한 사람들은 쫓아내왔다. 머물고 싶은 공간을 지키기 위해서는 싸움도 필요하다. 그것은 제삼자가 보기에는 유쾌하고 즐거워 보일 수도 있고 전혀 서비스업 같지 않다며 미간을 찌푸릴 수도 있다. /86
전공을 직업으로 살리지 못한 나는 이것저것 많은 일을 했다 그중에서 서비스직도 경험했고 진상 고객 덕분에 숱한 날을 피눈물로 지낸 적도 있다. 동료 중에는 그런 고객에게 공중전화로 연락해 복수를 했다고 하지만 극소심이었던 나는 속만 새까맣게 태웠더랬다. 아휴~ 언브렐러 제도가 없던 시절이라 지금보다 더 했던 시절이었다. 그때 이 카페를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너덜해진 마음이 금세 회복되었을 텐데.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을 알려면 종업원들에게 대하는 태도를 보면 된다는 말이 있다. 아직까지도 서비스직을 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직원과 손님이 동등인 관계인 상식이 결여된 카페에서 이런 손님은 혼쭐 대상임이 틀림없다. 이 공평함에 구원받은 저자는 말한다. 우리 모두 존중받아 마땅한 존재라고.
손님은 절대 눈치 채선 안 될 그들의 별명들, 진상과 호의적인 손님을 대하는 태도가 확실한 인간적인 직원들, 누군가의 인생과 사랑을 멀리서 관찰하는 재미가 있는 카페 일 등등 평범하지 않는 이 카페에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었다. 우리는 당신의 하인이 아닐뿐더러 타인일 뿐이라는 말에 물개 손뼉을 쳤다. 카페 직원들의 심장에는 호랑이를 키우고 있으니 조심할 것. 저자가 일한 그 카페 격하게 가고 싶다. 그런데 문제가 있네. 난 일본어를 못한다. 혹시 우리나라에 이런 카페가 있으면 제보바란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