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 한마디
몸처럼 마음도 수시로 아프다. 이유 없이 불안하거나, 해야 할 일을 미루거나, 살아야 하는 이유를 잊거나, 나에게 해가 되는 관계가 계속될 때 정신과 의사의 조언이 도움된다. 이 책은 독자의 '아는 정신과 의사'를 자청한 저자가 건네는 따뜻한 말이다. - 손민규 인문 MD
제목부터 참 마음에 와 닿았던 책입니다. 그냥 아주 조금만이라도 괜찮은 하루를 보내고 싶은 요즘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저자인 정신과 의사 이두형, 그가 붙인 수식어도 참 맘에 들었는데요. 그냥 정신과 의사 말고, ‘아는 정신과 의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정말 저도 많이 했거든요. 그런 마음을 이해해주는 사람과 만나는 것 정말 좋은 경험이었네요.
지금의 제 상황을 이야기 하다 보면, 우울하다고 말하면, “왜”라는 답을 돌려받곤 하죠.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도리어 위기가 기회가 된 것이라든지, 왜 그 좌절감에 계속 사로잡혀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가끔은 ‘내 멘탈이 약해서 그런가?’라는 자책도 하게 되고요. 그래서일까요? 사람마다 수용가능한 좌절이 다르고, 견뎌낼 만한 슬픔이 다르다는 이야기, 내가 부족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읽으며 왠지 위로받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가 환자를 대할 때 자주 취하는 자세, 우울한 사람에게 왜 햇빛을 보지 못하냐고 재촉하기보다는 우산을 들고 함께 걸어가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겠죠.
그리고 머리로는 아는데 마음으로 잘 안될 때, 누구나 그런 순간이 있겠죠. 저 역시 지금 제 마음이 바라는 것을 억누르기 위해 부단히도 애를 쓰고 있는데요. 정말 잊지 말아야 할 거 같습니다. 이성이 나의 좋은 동반자임을 말이죠. 안 그러면 또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프로이트가 지적한 반복강박에 걸려버리니까요. 이 함정에서 잘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달라졌음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이 필요해요. 내 행복에 도움이 되는 선택을, 내일의 나를 위한 선택을 해야 하기 때문이죠. 만약 제가 어떤 조종키를 쥐고 있다면, 한동안은 정말 이성의 힘을 빌려서만 살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언어의 힘이라든지, 우울한 감정을 다루는 방법, 그리고 힘든 시간을 견디게 해주는 가치의 힘까지 정말 다양한 조언이 있었어요. 요즘 제가 워낙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를 걸어가고 있기에, 이 책과 함께한 시간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네요.
저자는 책 제목을 고민고민하다가 ‘그냥 좀...’으로 지었다고 한다. 부담없이 편하게 접근하고 싶고, 우린 살면서 조금 나아지고 싶을 때가 많기 때문에 이렇게 잡았다. 혹시 이 책이 가벼운 책이 아닌가 싶어 잘못 골랐나 싶었다.
맞는 말이지만 뻔한 이야기를 나열한 가벼운 책을 굳이 또 읽고 싶진 않았다. 스캇 펙의 <아직도 가야할 길>처럼 어렵지 않으면서도 깊이 있는 책을 읽고 싶었다. 또 저자는 블로그도 운영하니, 뭔가 좀 더 소통의 가능성이 있을 것 같기도 했고.
막상 읽어보니 저자가 한 글자 한 글자를 꾹꾹 눌러 썼다는 걸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주제와 내용은 우리 일상에서 겪는, 흔하고 공감되는 내용인데, 이를 설명하기 위해 본인의 경험과 이론을 적절히 잘 버무려 놓았다.
이 정도 내공과 글쓰기 실력이라면.. 정말 출판사에서 원고만 보고도 책 낼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지극히 문과 성향이라 다행이다. 전달이 잘 되게 글을 잘 쓴다. 부럽기도 하고, 마음에 든다. 저자 소개에 있는 ‘참 좋은데, 어떻게 표현하기 어려운’ 것들을 글로 풀어내는 일에 관심이 많다는데, 정말 그렇다.
이걸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싶은 부분을 자신의 경험, 그리고 심리학 이론으로 잘 설명해준다. 이 책에 나오는 개념들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런데 이보다 더 잘 설명하긴 어려울 거다.
수동 공격적 성격(passive aggressive personality)은 폭력이나 욕설 같은 능동적 공격이 아니다. 수동적인 자세로 상대방을 화나게 하는 것인데, 미루기, 변명하기, 누군가에게 의지하면서도 그의 결점 찾기 등이 있다.
저자는 특히 미루기에 뜨끔했다고 하면서 자기가 어렸을 때 학습지를 미뤘던 경험, 그로 인한 부작용, 미루기를 멈추는 방법들을 제시한다. 관건은 이에 대해 ‘자기 경험’을 중심으로 말해준다는 거다. 이 점에서 이 책이 아주 반갑고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흔히 선생들, 이론가들은 고담준론을 펼친다. 높은 관념의 세계에서 내려오지 않는다. 자기들끼리 통용되는 언어와 구조에 갇혀서 산다. 논리적으로 말은 잘 이어질지언정, 삶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글에 생기가 없다. 허나 수많은 학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지배적이다.
관념은 삶과 순환되어야 한다. 특히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기 삶에서 적용되고 검증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저자는 기본 자세가 잘 되어 있는, 주목해야 할 사람이다. 얼마나 책이 팔리고, 얼마나 유명해질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우리에겐 괜찮은 정신과 의사이자 작가인 저자 1명이 실제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됐다. 살아 있는 글을 쓰는 사람이다.
제목에 부담이 없기 때문에, 선물용으로 무척 좋은 책이다. 손 쉽게 꺼내볼 수 있는데, 읽을만하고, 도움 많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브런치’를 잘 모르지만, 그럼에도 한 번 가보고 싶고, 글 읽고 궁금하거나 공감한 것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다.
또 책이 출간되길 바라고, 나중에는 코로나, 선거 등 사회심리 영역에서도 저자 글이 나오길 기대한다.
함께 공부하고 싶은, 삶과 이론을 통합하려는 당연한+훌륭한 작가다.
주변의 사람들을 볼 때에 마음에 상처와 아픔을 가지고 있는 경우들을 많이 보게 된다. 그래서 힘들어 하고, 남모르는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삶이 풍요로워지고, 살기는 좋아졌는지 모르지만 주변의 사람들로 말미암아 마음이 힘들고, 삶의 고통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것들을 어떻게 처리하고, 마음을 달래야 되는지 몰라서 심각한 지경에 이르는 경우들도 많이 보게 된다. 주변에서 우울증은 쉽게 볼 수 있는 마음의 아픔이다. 이러한 아픔들을 치유하고, 회복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 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라는 책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이두형 씨가 쓴 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는 독자의 마음에 와 닿아 위로와 영감과 격려를 더해주고, 정신과 마음의 문을 두드려 용기를 줌으로 일어서게 해 주기 위한 책이다. 책 표지에 보면 이따금 우울하고 불안한 당신을 위한 마음의 구급상자라는 말이 있는데, 이따금씩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달래야 할 때가 있는데, 약이 없을 때가 있는데 이 책이 이따금씩 약이 될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우리의 마음에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들에 대한 부분들에 약을 어떻게 바를 수 있는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내 마음에 일어나는 불안이나 걱정, 염려, 우울증의 여러 가지 현상들을 어떻게 처리할 줄 몰라서 그냥 넘겨 버리기 일 수이고, 바쁜 현대인들에게 자신의 마음조차 돌아보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이 책은 자신의 마음을 읽을 뿐 아니라 꼭 필요한 약을 바를 수 있게 될 것이다. 사실, 아픈 과거와 자신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고 스스로 다독여주기 보다는 자신에게 책임을 돌리는 경우들도 많이 있는데, 이 책을 읽다가 보면 내가 얼마나 잘못된 방법으로 내 마음을 더 아프게 하고 있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나의 마음에도 아픔에 정도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감정이 다쳤을 때부터 그것을 잘 치료함으로 더 깊은 마음에 상처를 입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소유한 당신은 마음의 좋은 약을 항상 구비한 상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