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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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세상에서 가장 나이 많고 지혜로운 철학자, 나무로부터 배우는 단단한 삶의 태도들

리뷰 총점 9.9 (102건)
분야
인문 > 인문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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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영겁의 시간을 몸에 새긴 지혜로운 철학자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d****o | 2019.10.03 리뷰제목
#서평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이 책은 마치 로버트 풀검의 《내가 정말 알아야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의 한국판 버전 같았다. 그 책이 1,700만부 판매된 이유가 있듯 이 책 또한 그러하다. 로버트 풀검은 일상의 여러 다양한 것들이라면, 우종영 작가는 나무와 숲에서 만난 것들을 소재로 삼는다. 두 책 모두 비슷한 느낌의 담백하고 담담하되 깊은 울림있는 사색을
리뷰제목

#서평 +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이 책은 마치 로버트 풀검의 《내가 정말 알아야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의 한국판 버전 같았다. 그 책이 1,700만부 판매된 이유가 있듯 이 책 또한 그러하다. 로버트 풀검은 일상의 여러 다양한 것들이라면, 우종영 작가는 나무와 숲에서 만난 것들을 소재로 삼는다. 두 책 모두 비슷한 느낌의 담백하고 담담하되 깊은 울림있는 사색을 동반하게 된다. 

 


자연과 나무는 인간보다 컸다. 인간보다 오래 살아서 ···, 인간보다 오래 견뎌서 ··· 일지도 모르겠다. 그 수없는 세월의 풍파를 모두 몸 속 깊이 기록했기에 더 깊은 울림을 간직한건지도 모를 일이다. 프롤로그에 담긴 글 '세상에서 가장 나이 많고 지혜로운 철학자, 나무로부터 배우는 단단한 삶의 태도들'이라는 말이 마음에 와닿는다. 저자가 숲과 나무로부터 배운 것의 기록을 나무로 만든 종이 책 한 권으로 만날 수 있어 더욱 감사하다.



# 디자인 + +

출판사의 디자이너들도 내용에 어울리게 만들려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페이지에서도 숲의 향기와 사색의 흔적이 보인다. 표지의 묵은 초록빛은 풍성하지 않지만 깊은 숲의 고독한 겨울 느끼게 한다. 첫 속지와 마지막 속지는 나무 껍질마냥 갈색으로, 대단원 사이는 표지와 같은 깊은 초록빛깔로, 사진마다 어울리는 배경색, 제목의 글자색도 갈색과 초록빛, 심지어 페이지 숫자마저도 가녀린 새싹이 올라오는 것 같이 꼬물거리는 느낌이 귀엽다. 또 군데군데 담겨있는 사진은 깊은 숲에서 만난 옹달샘 같았다. 

 



#책 중에서 + + +

p.88~91 / 오래된 나무는 대부분 속이 비어 있다. 대표적인 예가 태백산 산자락에 살고 있는 주목나무들이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 년을 간다는 주목나무는 세월이 흐를수록 속을 비워 몸 안의 빈 공간을 넓혀 간다. 한겨울 세찬 바람이 불 때 태백산에 오르면 주목나무에서 오래된 퉁소 소리처럼 깊은 울림을 들을 수 있다. 속이 비어 있어야만 들을 수 있는, 영겁의 세월이 만들어 낸 소리다. ······ 누구나 어느 순간이 되면 하던 일을 넘겨주고 한발 물러서야 한다. ······ 그럴수록 나이 든 자에게 필요한 것은 세월이 만들어 낸 빈 공간에 작은 들짐승과 곤충들을 품어 내는 주목나무의 자세가 아닐까. 주목나무가 비어 있지 않았다면 한겨울 매서운 비바람에 작은 들짐승과 곤충들은 추위에 떨어야 했을 것이다. 그러니 물러나야 할 때 억지를 부리기보다 움켜쥐고 있는 것들을 잘 내려놓고, 그 빈자리를 드러내야 한다. 







   숲에 빈틈이 있어야 어린 생명이 자란다.  .   
   겉으로 완벽해 보이는 것들이.  .   
   실상 결코 오래가지 못하는 이치와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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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나는 나무에게서 인생을 배웠다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k******4 | 2023.07.11 리뷰제목
나는 나무에게서 인생을 배웠다 우종영 메이븐/2019.9.27.   우리는 하루에도 여러 번 다양한 나무를 만나며 산다. 그러나 나무 본 것을 기억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 생활과 직접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무관심하게 지나치는 나무를 위해 30여 년을 살아온 사람이 <나는 나무에게서 인생을 배웠다>라는 책을 내 놓았다. 저자 우종영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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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무에게서 인생을 배웠다

우종영

메이븐/2019.9.27.

 

우리는 하루에도 여러 번 다양한 나무를 만나며 산다. 그러나 나무 본 것을 기억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 생활과 직접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무관심하게 지나치는 나무를 위해 30여 년을 살아온 사람이 나는 나무에게서 인생을 배웠다라는 책을 내 놓았다. 저자 우종영은 내가 정말 배워야 할 모든 것은 나무에서 배웠다라고 말하며, 나무병원 푸른공간을 설립해 아파하는 나무를 30년 돌봐오고 있다. 숲 해설가 전임강사 활동과 다양한 강연을 하고 있으며, 쓴 책으로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게으른 산행 1,2>, <풀코스 나무여행11권의 저서가 있다.

 

사람마다 자신만의 개성이 있듯,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나무가 각자 저만의 성품을 지니고 있다고 나는 나무에게서 인생을 배웠다의 서문에서 말한다. 또한 인생의 후반기에 접어든 지금은 노목에게서 나이듦의 자세를 새삼 깨우치고 있다. 나이를 먹을수록 제 속을 비우고 작은 생명들을 품는 나무를 보며 가진 것을 스스럼없이 나누는 삶, 비움으로서 채우는 생의 묘미를 깨닫곤 한다.(p.7)”고 이야기하는 저자는 30여 년을 나무의사로 살면서 느끼고 생각한 것들과 자기인생 이야기를 엮어서 이 책에 소개한다.

 

해를 향해 뻗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 우듬지의 끝은 가지에 이르는 햇볕의 상태를 일분일초 예의 주시하다가 조금이라도 달라질 낌새가 감지되면 미련 없이 방향을 바꾼다. 그 선택에 주저함은 없다. 오늘 하루가 인생의 전부인 양 곧바로 선택을 단행한다.(p.17)” 생각해보면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 때문에 현재를 희생하는 건 오직 인간뿐이다. 더 큰 문제는 선택 앞에서 지레 겁을 먹고 고민만 하다가 아무것도 못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면적만 놓고 보면 세상에서 가장 큰 나무는 미국 세쿼이아 국립공원에 있는 제너럴 셔면 트리다. 지름 11미터에 높이 84미터 되는 거구의 몸을 자랑한다. 그러나 막 싹을 틔운 어린나무가 생장을 마다하는 이유는 땅속의 뿌리 때문이란다. 작은 잎에서 만들어 낸 소량의 양분을 자라는 데 쓰지 않고 오직 뿌리를 키우는 데 쓴다.(p.32)” 눈에 보이는 생장보다는 자기 안의 힘을 다지는 데 집중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어떤 고난이 닥쳐도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을 비축하는 시기, 뿌리에 온 힘을 쏟는 어린 시절을 유형기라고 한다. 사람 또한 유년기와 청년기에 자기만의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씨앗 안에는 오래도록 씨앗으로 존재하려는 현재 지향성과 껍질을 벗고 나무로 자라려는 미래의 용기가 동시에 존재한다. 그것은 좋은 환경이 올 때까지 기다리려는 힘과 언제든지 싹을 틔우려는 상반된 힘이 씨앗 안에서 갈등하고 타협하는 증거다.(p.94)” 긴 기다림 끝에 싹을 틔우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씨앗은 결국 나무가 되지 못하고 그냥 생을 마감한다. 한 예로 자작나무의 경우 아무리 좋은 환경에서도 씨앗에서 싹이 트는 발아율은 고작 10퍼센트 남짓이다. 두렵지만 용기를 내 껍질을 뚫고 나오는 씨앗만이 성목으로 자라나는 것이다. 모든 나무 는 통계학상 평생을 통틀어 한두 그루의 자손만 남긴다고 한다. 사람보다 훨씬 오래 사는 나무가 1년에 수천 개의 씨앗을 맺는다고 가정했을 때 실로 어이없는 숫자다. 나머지는 대부분 싹이 트지도 못한 채 썩거나, 어렵게 싹을 틔워도 경쟁에 뒤처져 도태되고 만다. 그러나 기다리기만 한다고 저절로 때가 오지는 않는다. 가장 좋은 때는 결국 자기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이든 일단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곶자왈은 숲을 뜻하는 제주 사투리 과 어수선하게 엉클어져 있는 수풀을 일컫는 자왈이 합쳐진 말로 용암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키나무와 덩굴나무, 가시를 단 나무들이 뒤엉켜 숲을 이룬 곳을 이른다.(p.122)” 더구나 북방한계 식물과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생태계의 보고라는 사실이 알려진 뒤로 제주도를 상징하는 유명한 명소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곶자왈은 화산이 폭발해 흘러내린 용암 대지의 땅으로 사실상 불모지다. 어떤 생명도 잉태할 수 없을 만큼 척박한 바위땅에 가장 먼저 뿌리를 내린 것이 바로 작은 풀들과 가시를 단 나무들이다. 뜨거운 햇살과 건조한 땅 위에서도 살아남는 가시를 단 나무들의 질긴 생명력 덕에 자갈밭은 조금씩 식물이 뿌리내릴 수 있는 곳으로 바뀌었고, 그 덕에 한라산 자락에서 날아든 씨앗들이 점차 터를 잡게 되었다.

 

기회란 것도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선물이 아니라 최선을 다하는 날들이 차곡차곡 쌓였기에 찾아든 결과물이다. 좋은 일은 믿음을 가진 사람들에게 찾아오고, 더 좋은 일들은 인내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찾아오지만, 최고의 일은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찾아온다(p.150)”고 누군가 말했다. 그것이 바로 지금도 아픈 나무들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고 저자에게 주어진 오늘 하루에 최선을 다하는 이유라고 한다. 같은 나무라 하더라도 자세히 관찰해 보면 잎의 형태와 크기, 수피의 색깔과 질감, 가지의 모양새 등 모든 형질에서 차이를 보인다. 똑같은 나무지만 산 위로 오를수록 키가 점점 작아지는 연속적인 변이를 보이기도 하고, 담쟁이덩굴의 경우 땅을 기어갈 때는 겹잎의 형태를 보이다가 담에 붙어 올라갈 때는 홑잎의 형태를 보인다. 환경에 따라 잎이 커지거나 작아지는 건 기본이고, 심지어 잎 모양 자체가 바뀌기도 한다. 이처럼 인간도 환경에 적응해 가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무는 빛이 디자인하고 바람이 다듬는다고 했다. 자연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만들어 낼 수 없는 절묘한 수형 앞에 인간이 만든 예술 작품이라는 것이 얼마나 하찮은지를 새삼 느끼게 된다.(p.292)”고 말하는 저자는 문득 내 삶이 과연 어떤 향기를 지니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된다고 한다. 적어도 과용을 부려 악취가 나는 삶이 아니기를 바라는 저자처럼, 내 인생을 돌아보며 내가 타고난 것을 찾아 발전시켜 나아가고자 하는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1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1 댓글 0
종이책 나무처럼 살아가는 나무의사의 인생 이야기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s****6 | 2019.10.20 리뷰제목
책장에 꽂혀 있는 오래된 책 한 권을 오랜만에 꺼내 들었습니다. 10여 년 전 나무에 관심이 많았던 저는 나무 관련 책들을 여러 권 읽었었는데, 그 중 나무의사 우종영의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라는 책을 제목에 이끌려 구입해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나무를 치료 관리하는 나무병원들이 꽤 있고, 2018년 산림보호법 개정으로 나무의사 자격제도가 생길만큼 산림, 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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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장에 꽂혀 있는 오래된 책 한 권을 오랜만에 꺼내 들었습니다. 10여 년 전 나무에 관심이 많았던 저는 나무 관련 책들을 여러 권 읽었었는데, 그 중 나무의사 우종영의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라는 책을 제목에 이끌려 구입해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나무를 치료 관리하는 나무병원들이 꽤 있고, 2018년 산림보호법 개정으로 나무의사 자격제도가 생길만큼 산림, 조경분야에서 각광 받는 직종 중 하나가 되었지만, 10여 년 전만 해도 나무를 심는 조경회사들은 돈을 벌었어도 나무를 치료 관리하는 회사들은 별로 없었고 체계도 잡히지 않아서 큰 돈을 벌지 못 했던 시기였습니다. 그런 어려운 여건 속에서 나무의사로 15년간 일하며 아픈 나무들을 돌봐주고 나무에게 인생을 배워가던 나무의사 우종영의 글은 나무에 관심이 많았던 제게 많은 울림을 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10여 년만에 나무의사 우종영의 글을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로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한 자리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켜며 모진 세월을 이겨낸 나무의 시간만큼 나무의사 30여 년 경력을 가진 우종영의 글들이 더욱 깊이있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인생의 후반기에 접어든 지금은 노목에게서 나이 듦의 자세를 새삼 깨우치고 있다. 나이를 먹을수록 제 속을 비우고 작은 생명들을 품는 나무를 보며 가진 것을 스스럼없이 나누는 삶, 비움으로서 채우는 생의 묘미를 깨닫곤 한다. 평생을 나무를 위해 살겠다고 마음 먹고 병든 나무를 고쳐 왔지만, 실은 나무에게서 매 순간 위로를 받고 살아갈 힘을 얻은 것이다.

 그래서 지금 나는 생각한다. 남은 날들을 꼭 나무처럼만 살아가자고,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살다가 미련 없이 흙으로 돌아가는 나무처럼, 주어진 하루하루 후회 없이 즐겁고 행복하게 살다가 편안하게 눈 감을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 p.7 프롤로그 중에서


 총 5부로 구성된 책은 1부에서 3부까지는 30여 년간 나무의사를 하며 나무들을 통해 깨달은 인생의 지혜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고, 4부에서 5부는 16가지 나무들의 각각 고유한 특성과 함께 그 속에서 느낀 저자의 생각들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저자의 30여 년간의 나무의사로서의 경험이 잘 묻어나 있는 책으로 나무의 생물학적 특성을 토대로 우리가 나무에게 배울 수 있는 삶의 태도를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새를 통하든 바람을 통하든 씨앗이 어느 자리에 뿌리를 내리게 되면 어떤 환경에서라도 나무는 평생을 한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자라야 합니다. 움직일 수 없는 탓에 환경의 영향이 절대적이고, 생존하려면 주변의 아주 작은 변화에도 재빨리 대응해야 하기에 오늘 하루가 인생의 전부인 양 곧바로 선택을 단행(해를 향해 우듬지 방향을 바꾼다고 합니다)합니다. 오늘 이 순간의 선택에 최선을 다하는 나무의 모습을 보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느라 오늘을 희생하는 우리들에게 몸으로 전하는 나무의 조언을 들으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나무의 나이를 알려고 하면 나이테를 보라고 합니다(소나무의 경우 고정생장을 해서 마디만 보면 나이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살아있는 나무들의 경우는 나이테를 보려고 나무를 자를 수 없는 노릇이라, 전문가들은 생장추로 나무를 뚫어 나이테를 확인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 사람들은 죽은 나무의 그루터기의 나이테를 보고 나무의 나이를 대략적이나마 알 수 있습니다. 어떤 나무는 나이테의 간격이 일정하게 되어 있는데 어떤 나무들은 어느 부분의 나이테가 좁고 짙습니다. 그 이유는 그 시기에 나무가 스트레스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서울 통의동에 약600년 된 백송이 강풍을 동반한 폭우로 쓰러져 죽고 말았는데 나이테를 조사해 보니 일제강점기인 1919년부터 1945년까지의 나이테 간격이 거의 변동이 없을 만큼 좁고 짙었다고 합니다. 사람들만큼이나 나무 또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놀라운 이야기입니다. 나이테는 나무의 지난날이 고스란히 담긴 성장 일기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지난 과거를 외면한 채 오늘을 살아간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은 과거 내가 살아 온 과거가 쌓여서 만든 모습이 아닐까요? 과거를 잊고 사는 우리는 저자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지친 하루를 마감하고 잠자리에 들 때 한번쯤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오늘 하루 내 삶은 어떠했는지, 나는 과연 인생이라는 나이테에 어떤 기록을 남겼는지 말이다."



 제가 가보고 싶은 곳 중에 하나가 아름다운 길로 유명한 담양 메타쉐콰이어길입니다. 총 길이가 약8.5km로 하늘 높이 자란 메타쉐콰이어 초록 동굴 사이로 산책을 하는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런데 도로변에 가로수로 심은 메타쉐콰이어는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다고 합니다. 무성한 가지와 잎이 건물 간판과 창문을 가리고, 가을에 떨어지는 낙엽이 하수구를 막고, 길게 뻗은 뿌리가 지하의 배수관을 망가뜨리거나 보도블록을 들어 올린다는 이유로 아예 나무를 뽑아 버리거나 몸뚱이만 남겨 놓고 굵은 가지를 몽땅 쳐 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가 메타쉐콰이어의 생물학적 특성 때문입니다. 메타쉐콰이어 같은 침엽수들은 찬 바람이 몰아치는 동토의 땅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나무가 살아가기에 척박한 환경이라 살아남기 위해 서로 연대를 해서 하늘 높이 자라고 뿌리를 서로 단단히 하는 특성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타인을 믿지 못해 모든 것을 혼자 해내려는 마음, 타인을 도움을 주고받는 대상이 아닌 그저 경쟁자로만 바로보며 힘들고 고달프게 사는 우리들에게 저자는 저희들끼리 어울릴 줄 아는 메타쉐콰이어아가 하는 말에 한 번쯤 귀 기울여 보라고 합니다.



 오래 전 식물원에서 제 눈을 흠뻑 빠지게 한 나무가 있습니다. 작은 부채 모양의 붉게 물든 열매 모양이 얼마나 곱던지 첫 눈에 사랑에 빠지듯 한참을 그 자리에 서서 봤던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 나무에 이름표가 없어서 사진을 촬영한 후 나중에 알아낸 나무의 이름은 "미선나무"였습니다. 미선나무의 열매는 마냥 좋기만 하던 사랑이 이런저런 시련의 과정을 거치며 단단해지듯이 처음에는 짙푸른 빛갈을 띠었다가 작열하는 햇살 속에 점점 붉게 하트 모양으로 물들어 간다고 합니다. 마치 어떤 세파에도 굴하지 않고 그들만의 사랑을 꿋꿋이 지켜 나가는 연인의 모습이라고 저자는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결혼 10년차가 넘어가는 저도 결혼 전 약속처럼 아내와 마냥 좋은 사랑을 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때로는 심하게 다투기도 하고 마음의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그 시기를 이겨내면서 조금씩 단단해지는 서로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한때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미선나무는 이제 경복궁, 창경궁을 비롯해 곳곳에서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저자는 지금 사랑을 하고 있거나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에게 미선나무 열매를 찾아볼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기회가 닿는다면  언제고 마음에 드는 누군가의 손을 잡고 미선나무 열매를 꼭 한번 찾아봤으면 좋겠다. 그 귀한 나무 앞에서 사랑을 말한다면 그 사랑이 좀 더 뜻깊어지지 않을까."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는 회사일이 바빠서 서평단 기한을 못 지키고 읽지 못하다가 이제야 책을 다 읽고 리뷰를 쓰게 되었습니다. 뒤늦게 펼친 책이지만 기대했던대로 세상에서 가장 나이 많고 지혜로운 철학자인 나무에게 배우는 인생의 지침서로 오랜만에 마지막 장을 읽고 다음 장이 없어서 아쉬운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틈틈이 시간을 쪼개며 읽느라고 일주일이 걸렸지만 나무와 함께 보낸 일주일은 제겐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메이븐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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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k******4 | 2019.10.06 리뷰제목
나는 나무에게서 인생을 배웠다우종영메이븐/2019.9.27.sanbaram   우리는 하루에도 여러 번 다양한 나무를 만나며 산다. 그러나 나무 본 것을 기억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 생활과 직접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무관심하게 지나치는 나무를 위해 30여 년을 살아온 사람이 <나는 나무에게서 인생을 배웠다>라는 책을 내 놓았다. 저자 우종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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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무에게서 인생을 배웠다

우종영

메이븐/2019.9.27.

sanbaram

 

우리는 하루에도 여러 번 다양한 나무를 만나며 산다. 그러나 나무 본 것을 기억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 생활과 직접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무관심하게 지나치는 나무를 위해 30여 년을 살아온 사람이 나는 나무에게서 인생을 배웠다라는 책을 내 놓았다. 저자 우종영은 내가 정말 배워야 할 모든 것은 나무에서 배웠다라고 말하며, 나무병원 푸른공간을 설립해 아파하는 나무를 30년 돌봐오고 있다. 숲 해설가 전임강사 활동과 다양한 강연을 하고 있으며, 쓴 책으로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게으른 산행 1,2>, <풀코스 나무여행11권의 저서가 있다.

 

사람마다 자신만의 개성이 있듯,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나무가 각자 저만의 성품을 지니고 있다고 나는 나무에게서 인생을 배웠다의 서문에서 말한다. 또한 인생의 후반기에 접어든 지금은 노목에게서 나이듦의 자세를 새삼 깨우치고 있다. 나이를 먹을수록 제 속을 비우고 작은 생명들을 품는 나무를 보며 가진 것을 스스럼없이 나누는 삶, 비움으로서 채우는 생의 묘미를 깨닫곤 한다.(p.7)”고 이야기하는 저자는 30여 년을 나무의사로 살면서 느끼고 생각한 것들과 자기인생 이야기를 엮어서 이 책에 소개한다.

 

해를 향해 뻗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 우듬지의 끝은 가지에 이르는 햇볕의 상태를 일분일초 예의 주시하다가 조금이라도 달라질 낌새가 감지되면 미련 없이 방향을 바꾼다. 그 선택에 주저함은 없다. 오늘 하루가 인생의 전부인 양 곧바로 선택을 단행한다.(p.17)” 생각해보면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 때문에 현재를 희생하는 건 오직 인간뿐이다. 더 큰 문제는 선택 앞에서 지레 겁을 먹고 고민만 하다가 아무것도 못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면적만 놓고 보면 세상에서 가장 큰 나무는 미국 세쿼이아 국립공원에 있는 제너럴 셔면 트리다. 지름 11미터에 높이 84미터 되는 거구의 몸을 자랑한다. 그러나 막 싹을 틔운 어린나무가 생장을 마다하는 이유는 땅속의 뿌리 때문이란다. 작은 잎에서 만들어 낸 소량의 양분을 자라는 데 쓰지 않고 오직 뿌리를 키우는 데 쓴다.(p.32)” 눈에 보이는 생장보다는 자기 안의 힘을 다지는 데 집중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어떤 고난이 닥쳐도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을 비축하는 시기, 뿌리에 온 힘을 쏟는 어린 시절을 유형기라고 한다. 사람 또한 유년기와 청년기에 자기만의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씨앗 안에는 오래도록 씨앗으로 존재하려는 현재 지향성과 껍질을 벗고 나무로 자라려는 미래의 용기가 동시에 존재한다. 그것은 좋은 환경이 올 때까지 기다리려는 힘과 언제든지 싹을 틔우려는 상반된 힘이 씨앗 안에서 갈등하고 타협하는 증거다.(p.94)” 긴 기다림 끝에 싹을 틔우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씨앗은 결국 나무가 되지 못하고 그냥 생을 마감한다. 한 예로 자작나무의 경우 아무리 좋은 환경에서도 씨앗에서 싹이 트는 발아율은 고작 10퍼센트 남짓이다. 두렵지만 용기를 내 껍질을 뚫고 나오는 씨앗만이 성목으로 자라나는 것이다. 모든 나무 는 통계학상 평생을 통틀어 한두 그루의 자손만 남긴다고 한다. 사람보다 훨씬 오래 사는 나무가 1년에 수천 개의 씨앗을 맺는다고 가정했을 때 실로 어이없는 숫자다. 나머지는 대부분 싹이 트지도 못한 채 썩거나, 어렵게 싹을 틔워도 경쟁에 뒤처져 도태되고 만다. 그러나 기다리기만 한다고 저절로 때가 오지는 않는다. 가장 좋은 때는 결국 자기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이든 일단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곶자왈은 숲을 뜻하는 제주 사투리 과 어수선하게 엉클어져 있는 수풀을 일컫는 자왈이 합쳐진 말로 용암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키나무와 덩굴나무, 가시를 단 나무들이 뒤엉켜 숲을 이룬 곳을 이른다.(p.122)” 더구나 북방한계 식물과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생태계의 보고라는 사실이 알려진 뒤로 제주도를 상징하는 유명한 명소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곶자왈은 화산이 폭발해 흘러내린 용암 대지의 땅으로 사실상 불모지다. 어떤 생명도 잉태할 수 없을 만큼 척박한 바위땅에 가장 먼저 뿌리를 내린 것이 바로 작은 풀들과 가시를 단 나무들이다. 뜨거운 햇살과 건조한 땅 위에서도 살아남는 가시를 단 나무들의 질긴 생명력 덕에 자갈밭은 조금씩 식물이 뿌리내릴 수 있는 곳으로 바뀌었고, 그 덕에 한라산 자락에서 날아든 씨앗들이 점차 터를 잡게 되었다.

 

기회란 것도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선물이 아니라 최선을 다하는 날들이 차곡차곡 쌓였기에 찾아든 결과물이다. 좋은 일은 믿음을 가진 사람들에게 찾아오고, 더 좋은 일들은 인내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찾아오지만, 최고의 일은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찾아온다(p.150)”고 누군가 말했다. 그것이 바로 지금도 아픈 나무들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고 저자에게 주어진 오늘 하루에 최선을 다하는 이유라고 한다. 같은 나무라 하더라도 자세히 관찰해 보면 잎의 형태와 크기, 수피의 색깔과 질감, 가지의 모양새 등 모든 형질에서 차이를 보인다. 똑같은 나무지만 산 위로 오를수록 키가 점점 작아지는 연속적인 변이를 보이기도 하고, 담쟁이덩굴의 경우 땅을 기어갈 때는 겹잎의 형태를 보이다가 담에 붙어 올라갈 때는 홑잎의 형태를 보인다. 환경에 따라 잎이 커지거나 작아지는 건 기본이고, 심지어 잎 모양 자체가 바뀌기도 한다. 이처럼 인간도 환경에 적응해 가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무는 빛이 디자인하고 바람이 다듬는다고 했다. 자연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만들어 낼 수 없는 절묘한 수형 앞에 인간이 만든 예술 작품이라는 것이 얼마나 하찮은지를 새삼 느끼게 된다.(p.292)”고 말하는 저자는 문득 내 삶이 과연 어떤 향기를 지니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된다고 한다. 적어도 과용을 부려 악취가 나는 삶이 아니기를 바라는 저자처럼, 내 인생을 돌아보며 내가 타고난 것을 찾아 발전시켜 나아가고자 하는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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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파블17-10월] 나는 나무에게서 인생을 배웠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l*****5 | 2019.10.07 리뷰제목
어떤 한 분야의 전문가라면 그저 존경스럽다. 얼마나 많이 공부를 하고 겪고 흔들리고 다시 시작했을까?특히 좋아하는 분야와 필요하니깐 해야 될 분야는 다를텐데....필요한 일이 좋아하는 일이 될 수 있고, 좋아하는 일이 꼭 필요했던 분야가 될 수 있으니분명한 것은 둘 다 칭찬받을만하다.그래서 전문가는 아마츄어가 아닌 프로다. 나무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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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한 분야의 전문가라면 그저 존경스럽다.

얼마나 많이 공부를 하고 겪고 흔들리고 다시 시작했을까?

특히 좋아하는 분야와 필요하니깐 해야 될 분야는 다를텐데....

필요한 일이 좋아하는 일이 될 수 있고, 좋아하는 일이 꼭 필요했던 분야가 될 수 있으니

분명한 것은 둘 다 칭찬받을만하다.

그래서 전문가는 아마츄어가 아닌 프로다.

나무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나무에게 인간적 연민으로 다가가는 사람은 또 많지 않다.

나무에 대해 많이 알고, 나무를 진심 애정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진정한 프로 아닐까?!

책 <나는 나무에게서 인생을 배웠다> 좀 낯설고 이색적인 분야인 나무 의사에게서 듣는 나무 이야기다.

사람과 동물에게만 (수)의사가 필요한 줄 알았는데, 나무도 식물도 의사가 있다.

어쩌면 겉으로 보여지는 현상만으로 돌보고 진단해야하니 섬세함이 좀 더 필요한 분야 같다.

 

나무 의사는 고등학교 중퇴후 나무농장에서 도제로 일을 배웠고, 결혼하고 원예농사를 시작했지만

3년만에 망했고, 고단하고 힘겹고 팍팍한 삶 다시 나무로 인해 일어섰다.

그리고 나무 병원을 설립해 30년째 아픈 나무를 돌봐오고 있다.

열악한 환경에서 힘겹게 버티고 있는 도심의 나무에서부터 병충해와 자연재해로부터 상태가 나빠진

천연기념물 고목까지 그의 손길에 되살아난 나무가 수천 그루가 된다고 한다.

오랫동안 경험하고 공부해온 뛰어남도 있지만 무엇보다 나무에게도 사람의 따뜻한 마음으로

정성스런 손길로 돌봐준 것이 나무에게 생명력을 다시 불어넣어줬다고 생각된다.

이 책은 그런 의사의 숨결과 시선이 많이 담긴 책이란 느낌이 들었다.

말 못하는 나무라도 함부러 대하지 않는 따뜻함과 섬세함. 생명의 소중함이 많이 느껴졌다.

나무에게서 배우는 보석과 같은 지혜로움이 이렇게나 많다니.....

또 한편으로 한 우물을 30년 이상 판 사람의 삶의 경륜이 느껴졌다.

새삼 전문가는 자기의 일에서 빛을 발하는 사람이구나!!!

 

숲을 좋아한다. 덩달아 나무도 좋고. 꽃도 바람도 하늘도 공기도 볕도 봄여름가을겨울도.

나무와 꽃에게 필요한 것이다. 사람에게도 당연히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들이고.

생각해보면 모든 것의 존재 이유가 있다. 필요없는게 하나도 없다.

그래서 존재 이유가 있는 모든 호흡하는 것들은 다 함께 공존해야 한다.

나름의 세계에 질서가 필요한 이유다.

나무의사가 말하는 나무들 세계에서 질서가 특별하게 다가왔다.

인간보다 더 나이가 많고, 단단하고 묵직하며 절대 가볍지 않은 그들만의 세계가 경이로웠다.

나무 의사가 만나는 나무들과 마주하는 아픈 나무들을 통해 인간이 한없이 약하고 작은 존재임을 느낀다.

나무에게서 배울 점들이 너무 많아서 나무는 철학자다.

 

 

나무의사가 나무와 평생 살면서 생긴 버릇 하나가 있다고 한다.

사람을 만나면 꼭 그와 비슷한 느낌이 드는 나무를 짝 지우듯 떠올리곤 한다는 말, 이런 식으로.

"폼이 넓은 사람을 만나면 한여름에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는 느티나무를,

늘 한결같은 이를 보면 천 년을 하루 같이 사는 주목나무를,

남을 잘 배려하는 사람을 마주할 때 강직하게 외대로 자라지만 더불어 살아갈 줄 아는 전나무가 생각난다"

아.... 그렇다면 나는 어떤 나무랑 닮았을까? 갑자기 읽으면서 궁금해졌다.

플라타너스 아니면 메타세콰이어 나무??? 그냥 혼자 생각하면서 웃는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나무를 좀 알게 되면 다른 나무로 바뀔 수 있지만, 지금 생각난 것은 단순하게 '쉼/그늘/푸름/한결같은'...

다른 것도 아닌 나무를 닮는게 좋게 느껴진다.

뿌리 깊은 나무는 쉬이 흔들리지 않으며,

시냇가에 심은 나무도 시절을 좆아 과실을 맺으며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않는다고 했다.

많이 들었던 나무에 대한 이야기는 든든한 버팀목 같다.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만 이야기하면 너무 행복해보이던데.

나무 의사에게서 듣는 나무 이야기도 흥미로워 빠져들었다.

생생하게 그 경험이 전달되는 이야기여서 좋았다.

 

어떤 것을 알고자 한다면

정말로 그것을 알려고 한다면,

오랫동안 바라보아야 한다.

초록을 보면서

'이 숲에서 봄을 보았다' 라고 말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네가 바라보는 그것이 되어야 한다.

양치식물 잎사귀의 까실한 솜털과

꼬불거리는 검은 줄기가 되어야 하고,

잎사귀들 사이의 작은 고요 속으로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시간을 충분히 들여서

그 잎사귀들에서 흘러나오는

평화로움을 만질 수 있어야 한다.

 

적힌 '존 모피트' 의 詩가 친근하게 다가온다.

꼭 나태주의 '풀꽃'이랑 닮았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본다는 것은 호기심이다.

오래 본다는 것은 관심이다.

낮은 자세로, 더 좋은 것은 쭈그려 앉은 채로.

마음에 점 찍어둔거다.

나무 의사도 나무에게서 그렇게 다가갔겠지. 모든 순간을.

나에게도 그렇게 천천히 물들여가는 것이 있었으면 차암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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