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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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다, 살아보자

풀꽃 시인 나태주의 작고 소중한 발견들

리뷰 총점 9.8 (50건)
분야
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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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봄이다, 살아보자>를 읽고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k******4 | 2024.09.30 리뷰제목
봄이다, 살아보자나태주한겨래출판/2022.1.21.sanbaram “오늘을 사는 사람들은 너나없이 마음으로 힘들다. 지쳤다는 것이다. 그 힘든 마음, 지친 마음을 달래고 싶고 위로받고 싶다는 거다. 그럴 때 가장 좋은 방책은 바로 ‘시’다.(p.104)”라고 이야기하는 시인의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봄이다, 살아보자>의 서문에서 ‘오늘의 독자들은 시인을 선각자나 스승으로 인정하고 싶
리뷰제목

봄이다, 살아보자

나태주

한겨래출판/2022.1.21.

sanbaram


“오늘을 사는 사람들은 너나없이 마음으로 힘들다. 지쳤다는 것이다. 그 힘든 마음, 지친 마음을 달래고 싶고 위로받고 싶다는 거다. 그럴 때 가장 좋은 방책은 바로 ‘시’다.(p.104)”라고 이야기하는 시인의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봄이다, 살아보자>의 서문에서 ‘오늘의 독자들은 시인을 선각자나 스승으로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이웃이 되어달라고 하고 친구가 되어 달라고 한다. 보다 친숙해지기를 바란다. 그러한 청을 시인은 거절하지 말아야 한다.(p.105)’고 말한다. 그러나 요즘의 시는 너무 어렵게 표현하거나 장황하기 때문에 독자들의 사랑을 받지 못한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거리두기를 하며 사람들의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힘들어하는 이들이 많다. 그런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고 시인의 일생을 되돌아보기도 하며 현재를 살펴보기도 하는 글을 모아 엮었다. 시인 나태주는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으로 문단에 데뷔하였으며 1973년 첫 시집 <대숲 아래서>를 출간한 이래 시집, 산문집, 시화집, 동화집 등 150여 권을 출간했다. 그동안 공주문인협회장, 충남시인협회장, 공주문화원장, 한국시인협회장 등으로 일했다. 현재 공주풀꽃문학관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봄이다, 살아보자>는 봄에 대한 말부터 시작한다. “봄은 생명이고 창조이며 출발이고 축복이다. 인생으로 쳐도 유년이거나 소년이다. 봄은 눈부시다. 인생으로 쳐도 유년이거나 소년이다. 봄은 눈부시다. 눈물겹도록 찬란하다. 어찌 봄이 없는 1년이 있고 인생이 있겠는가! 풍덩, 봄 속으로 뛰어들어 볼 일이다.(p.4)”라고 서문에서 말하며 봄과 함께 살아보자고 한다. 봄의 느낌으로 살아볼 일이라고 한다. 여름이나 가을이나 겨울에도 봄의 느낌으로 살아보자는 거다. 그러다 보면 우리 자신도 생명다운 생명이 되고 창조가 되고 날마다 순간마다 출발이 되고 축복이 될 것이라고 한다. 시집은 세 부분으로 나누어 엮었다. ‘1부 작은 인연 예찬 : 사람이 봄인 날이었습니다, 2부 작은 시 예찬 : 마음을 빨래하듯 시를 쓴다, 3부 작은 풀꽃 예찬 : 뜨락에서 배운다’가 그것이다. 세상에 그 무엇도 공짜는 없다. 봄 또한 공짜로 오는 봄은 없다. 무언가 분명하고도 커다란 대가를 치르면서 봄은 찾아온다. 그것이 무엇인지 우리는 스스로 찾아야 한다. 그래야 오는 우리에게 오는 봄을 즐길 수 있다.


‘요즘 사람들이 자꾸만 성격이 모나고 포악해지는 것은 시와 식물에 대해서 모르기 때문입니다. 시는 감정 이입을 가르쳐주고 식물은 겸손과 기다림을 가르쳐 줍니다.’(p.26)라고 시와 식물의 효용성을 말한다. 마음속에 천사를 품고 살자고 한다. 우리가 처음부터 천사인 건 아니지만 천사를 마음속에 품고 살다 보면 언제, 누군가에게 내가 천사 노릇을 할 수도 있고, 나와 함께 사는 사람들 또한 나에게 천사로 보일 때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인생은 속도가 아니고 방향이다.’는 말은 시인이 자주 인용하는 괴테의 말이라고 한다.


시인의 시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시집 <꽃을 보듯 너를 본다>를 출간하면서부터라고 한다. 시인의 시 중에서 인터넷에 자주 오르내리는 시로 선별한 시집인데, 컬러사진과 그림이 들어있다고 한다. 이 시집이 잘 팔리게 된 이유를 나름대로 분석하고 있다. 첫째 독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시로 엮었다는 것이며, 둘째 시집의 제목이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였을 것이라고 말한다. 시인의 설명을 들어보면 시집 이름 <꽃을 보듯 너를 본다>의 중심어는 ‘꽃’과 ‘너’, 그리고 ‘본다’ 이다. 나는 뒤에 숨어 있고 ‘본다’란 동사가 ‘꽃’과 ‘너’를 연결하고 있다. 이 문장을 독자들이 읽을 때는 ‘누군가 꽃을 보듯이 나를 보아준다’가 된다. 여기에 심정적 소용돌이, 쾌재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가 시인으로 데뷔했을 당시와 달리 오늘의 독자 대중들은 집단 논리나 시대정신이나 그런 데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오히려 자신의 우울과 소망과 비애와 행불행에 관심이 많다. 자신의 형편과 어려움을 헤아려달라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다. 이것을 우리는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쪽에서 ‘너’라고 하면 저쪽에선 ‘나’가 된다. 나의 슬픔을 알아주고 나의 고달픔을 위로해주고 나의 힘든 길에 동행이 되겠다는데 그걸 거절할 사람은 없다. 온순하게 받아들여 손을 맞잡을 것이다.(p.87)” 그렇다. 이제 우리는 서로가 위로와 축복과 응원이 되어주어야 한다.


처음 시를 만나면서부터 시인의 관심은 어떻게 하면 독자들로부터 선택받는 시를 쓰느냐에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문제는 나의 시가 어떻게 하면 개별성을 보장한 가운데 보편성을 함께 갖느냐에 있었다.(p.103)” 개별성과 보편성, 그 둘은 상호 모순 같지만 한몸으로 만난 것. 필연적으로 그래야 하는 것. 우선 문학작품이나 예술품에서 좋은 작품은 특수에서 출발하여 보편으로까지 확대되는 작품이다. 독선이란 말도 한 사람이나 일부 사람에게만 좋은 것을 말한다. 보다좋은 것은 공동선이다. 다 같이 여러 사람에게 좋은 것을 말한다. “김소월의 시가 쉽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많이 시건방진 사람들이다. 시인의 시를 제대로 읽지 않아서 그렇고, 전체를 읽지 않아서 그렇고, 오래 읽지 않아서 그렇고, 잘 읽지 않아서 그렇다. 아니 그 자신이 먼저 무식하고 무례해서 그렇다.(p.127)”고 말한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세상의 모든 가치판단이 진위에 있는 게 아니라 호오에 있는 것 같다. 옳은가 그른가를 따지기 전에 나한테 좋은가 싫은가부터 따지기 때문이다.


“가끔 나는 문학강연에서 ‘그것에 대해서 쓰지 말고 바로 그것을 쓰라’는 말을 하곤 한다. 그것에 대해서 쓰는 것은 설명하는 것이고 서술하는 것이다. 묘사하는 방법 가지고서도 모자란다. 그 너머를 써야 한다. 그것 자체를 써야 하고 드디어 그것 자체가 되어야 한다.(p.148)” 말이 쉽지 이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시를 오래 쓴 사람도 잘 안 되는 일이다. 시의 특성은 내용으로서는 하소연과 고백이고, 표현으로서는 짧고 간결하다는 것이다. 누구나 그렇게 글을 지으면 시인이 된다. 처음부터 시인으로 태어나는 것도 아니고 따로 선택되는 것도 아닌 것이라고 강조한다.


시는 독자들이 만족할 때까지, 그만하면 됐다고 말할 때까지 충분히 봉사하고 노력할 필요가 있으며 간결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라고 간결하게 <풀꽃>을 썼기에 이 자리에 올 수 있었습니다.(p.191)” 24글자밖에 되지 않는 짧은 시 <풀꽃>에서 핵심은 끝 문장 ‘너도 그렇다’이다. 이 부분을 시인은 반전과 변용이라고 부른다. ‘나만’이 ‘너도’로 바뀐 것이다. 이 세상은 의외로 단순하다. 진지하게 들여다보면 이 세상은 ‘나’ 한사람과 ‘모든 너’로 되어 있다. 물론 소중한 것은 나 한사람이다. 그렇지만 그 소중한 내가 잘 유지되고 발전되려면 ‘모든 너’의 지지와 도움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너에게 잘해야 한다. 이것이 중요하다. 시인은 시를 쓸 때 “1) 짧아질 것. 2) 단순해질 것. 3) 쉬워질 것. 4) 감동을 담을 것.(p.194)” 등 네 가지를 마음에 담고 쓴다고 한다. 이렇게 쓸 때 많은 독자가 공감해 준다고 한다. 왜 그럴까? 시가 필요한 것이 되고 유용한 것이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내 비록 잡초일망정 나 스스로는 풀꽃이라고 여기며 살아왔다. 다른 이들에겐 내가 하찮은 풀꽃으로 보였겠지만 나 자신은 나를 소중한 꽃이라고 여기며 살아왔다. 아니, 꽃이 되려고 애쓰면서 살아왔다. 그것이 길이다. 그것이 나의 길이고 또 너의 길이다.(p.210)”라고 시인의 인생관을 피력한다. 시인은 잡초를 그냥 풀이라고 말하고 싶고 거기에 피는 꽃을 풀꽃이라 부르고 싶어 한다. 풀꽃은 구체적인 어떤 꽃을 말하지 않는다. 나무가 아닌 풀에 피는 모든 꽃이 풀꽃이다. 풀과 나무들은 정직하다. 말을 할 줄 모르지만 자신의 몸으로 의사 표현을 한다. 그들의 말 없는 말을 엿듣는 것이 매우 즐겁고도 행복하다. 풀과 나무들 사이에 있다 보면 맑아지는 마음을 느낀다. 풀과 나무들이 사람에게 주는 선물이다. 그뿐이랴. 그동안 사람들한테서 받은 온갖 시련과 상처까지 저절로 치유됨을 느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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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풀꽃 시인이 우리에게 건네는 위로와 응원 평점10점 | s*******4 | 2022.02.06 리뷰제목
풀꽃 시인이 우리에게 건네는 위로와 응원   나태주 시인의 <봄이다, 살아보자>를 읽고     그래 살아보는 거다. 우선 1년을 살아보는 거다. 그러다 보면 더 많은 날들을 살 수 있겠지.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라고 말하며 너무나 유명한 풀꽃시인 나태주 시인이 희망의 메시지를 가지고 「봄이다, 살아보자」로 우리 곁으로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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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시인이 우리에게 건네는 위로응원

 

나태주 시인의 <봄이다, 살아보자>를 읽고

 


 

그래 살아보는 거다. 우선 1년을 살아보는 거다.

그러다 보면 더 많은 날들을 살 수 있겠지.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라고 말하며 너무나 유명한 풀꽃시인 나태주 시인이 희망의 메시지를 가지고 「봄이다, 살아보자」로 우리 곁으로 찾아왔다. 코로나 팬데믹 3년을 맞이하고 있는 지금, 코로나로 인해 지치고 힘든 이 때 우리를 다시 일어서게 하는 말들을 건네며 '다시 일어나서 살아보자' 고 말하고 있다. 이제 춥고 지치고 힘든 겨울이 가고 따뜻하고 희망찬 봄이 올거라고 말하는 듯하다. 코로나 확진자 3만명을 돌파한 지금, 모두가 춥고 암울한 겨울을 지내고 있는 이때 그래도 봄은 온다. 그러니 우리 함께 살아보자며 우리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것 같다. 

 

이제까지 시로써 우리의 지친 마음을 달래주고 위로해주던 나태주 시인이 이제 글로써 우리를 따뜻하게 감싸며 위로해준다. 이 책 속에는 시인을 꿈꾸던 어린 소년에서부터, 정년 퇴임하기까지 수십 년 간 초등학교 교단에서 아이들과 함께 꽃과 시를 가꿔온 초등학교 선생님의 모습을 거쳐 우리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소박한 풀꽃시인으로서의 산 50년간의 시인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그의 모든 인생이 들어있다. 그가 지난 70여년 간의 인생을 살아오면서, 50년간의 시인으로서 생활을 해보면서 느끼고 생각하고 배운 그의 모든 인생의 경험과 지혜들이 들어 있다.작은 풀꽃도 자세히 보면 예쁘다고 말한 그의 말처럼 그의 인생은 '작은 것들에 대한 예찬' 이었으며 그 속에서 그는 작지만 소중한 기쁨과 행복을 찾아왔다. 그리고 앞으로 남은 나날들도 그렇게 풀꽃처럼 작지만 소중한 발견을 하며 보내고 싶다고 말한다.

 

여든을 바라보게 되면서, 그는 자신의 인생을 돌아본다. 오랜 세월, 매일 같이 오간 공주교육대학교를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면서 스쳐 지나간 사람들과 그들과의 인연들을 떠올려본다. 지금 자신이 자전거를 타고 그 길을 건너가도 지금은 누구도 아는 체하지 않는다.그렇게 세월은 무정하게 빠르게 지나가버렸다. 이제는 피차 오래 알고 있었지만 모르는 대상이 되었고, 의미가 있었지만 무의미한 그 무엇으로 바뀌고 말았다. 지금 자신은 마치 연극은 이미 끝났는데 무대에서 내려가지 못하고 여전히 서성대고 있는 연극배우와 모습과 같다고 말한다.

자신은 그저 새내기 대학생들에겐 모르는 노인일 뿐이고 그들도 나에겐 모르는 청춘일 뿐이다. 그것이 바로 인생이라고 말한다. 익숙하고 정다우면서도 정신차리고 살펴보면 외국에라도 여행하는 기분, 그런 막막한 느낌 같다고 말한다.  나는 나태주 시인만큼 인생을 많이 살아오지 않았지만, 그가 말하고 있는 인생의 의미를 조금은 알 것 같다. 그가 말하고 있는 막막하고 낯선 느낌을 말이다. 그럼에도 그는 삶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못한다.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날들을 소중히 하고 남은 날까지 열심히 감사해하며 살고 싶다. 낡은 자전거를 타고 이 거리를 지나는 모르는 동네 노인의 모습으로서라도 말이다.

 

그의 글들 여기저기서 그가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자 하는 소박한 그의 마음과 진심이 느껴지는 듯하다. 삶에 대한 그의 애정과 애착 덕분에 나또한 '내 삶을 열심히 살아야겠다' 라는 결심을 절로 하게 만든다. 이렇게 나태주 시인도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데 나도 좀더 나의 삶을 사랑하면서 살아야겠구나. 지금 나의 모습과 나에게 주어진 시간들에 감사해하면서 살아야겠구나 하고 다짐하게 된다. 

 

저들 속을 내 비록 이방인처럼 스친다 해도 나는 그 자체만을 사랑하며 아끼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목숨을 감사하게 고맙게 여길 것이다. 앞으로도 더욱 오랜 날들을 낡은 자전거에 올라앉아 다만 알지 못하는 동네 노인으로 이 거리를 오가고 싶다.
-p.16

 

삶에 대한 애정 못지않게 시에 대한 열정과 시인으로서의 삶에 대한 자부심도 크다. 50년 간 시인으로 살아왔지만, 그는 앞으로도 시인으로 살고 싶다. 마치 박완서 선생님이 죽는 날까지 현역 작가이고 싶다고 말한 것처럼, 아마 그는 죽는 날까지 시를 쓰며 살고 싶은 것이다. 그에게 있어서 시는 무엇일까. 젊은 시절 실연에 대한 상처로 인해 우연히 시를 쓰게 되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50년간 시인의 길을 걷게 했다고 그는 고백한다. 그래서 자신에게 실연의 상처를 준 그 여인에게 오히려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한다. 왜냐하면 만약 그런 일이 없었더라면 자신은 결코 시인이 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의 이런 충격 고백이 사실 놀랍기도 했다. 준비된 시인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사연이 숨겨져 있을 줄이야. 

하지만 어떤 계기가 되었든, 그가 시인이 되었음에 감사한다. 그의 시 덕분에 우리는 지친 마음을 위로받고 마음이 따뜻해질 수 있으니깐, 그의 시에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으니깐 말이다. 흐려지고 어두워진 우리 마음을 깨끗하게 만들 수 있으니깐 말이다.

 

나는 시를 마음의 빨래라고 생각한다. 우리 마음은 처음엔 깨끗하고 맑고 좋았지만 살다보니 자주 흐려지고 어두워진다. 그걸 그대로 놔두면 안 된다. 적당한 시기에 빨아야 한다. 마치 더러워진 옷을 빨고 저녁에 집에 들어와 목욕하듯이 우리 마음도 그렇게 해야 한다.

어두운 마음을 다시 밝은 상태로 바꾸고 더럽혀진 마음을 다시 깨끗하게 만드는 방법이 바로 시를 쓰는 일이고 시를 읽는 일이다. 

-p.119-120

 

마치 더러워진 옷을 빨듯, 우리는 시를 통해서 더럽고 어두워진 마음을 깨끗하고 밝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시가 '마음의 빨래' 라는 표현이 상당히 인상적이고 너무나 적절한 표현인 것 같다. 나태주 시인의 말처럼 지금같이 지치고 우울한 때 시를 통해서 빨래하듯 우리 마음을 밝고 긍정적으로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시인은 꿈꾼다. 나와 너가 서로의 슬픔을 알아주고 위로해줄 수 있기를, 나는 나이고 너는 너가 아닌 나는 너이고 너는 나인 너와 나의 소통과 상생을 말이다. 그렇게 서로 도와주고 배려해주는 세상, 상생으로 인한 평화와 사랑이 깃든 세상을 말이다. 

 

이쪽에서 '너' 라고 하면 저쪽에선 '나'가 된다.

'나'는 '너'의 슬픔을 알아주고 고달픔을 위로해주는 동행이 된다.

우리는 온순하게 받아들려 손을 맞잡는다.

우리는 서로에게 위로와 축복과 응원이 된다.

나는 너이고 너는 나이다.

너와 나의 소통

그 연결고리에 상생이 있고 평화가 있고 사랑이 깃들어 산다.

-p.87-

 

지금같이 서로 힘든 이때 , 말을 바꾸고 생각을 바꾸면 인생도 바뀌고 세상도 바뀐다고 말한다. 당신의 행복이 나의 행복이 되고 당신의 불행은 결코 당신만의 불행이 아니다. 그렇게 다신과 나는 떨어져 있는 존재가 아닌 함께 살아가는 존재이며, 나는 당신의 편이고 당신은 나의 편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 함께 살아가야 하며 그렇게 살아가자고 말한다. 마치 그가 사람들에게 함께 가자며 손을 내미는 것 같다. 이것은 70 평생을 살아온 그가 인생선배로서 우리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와 조언같이 느껴진다. 

 

겨울이 가면 봄이 오듯이, 삭막한 뜨락에 꽃송이를 피운 매화나무처럼 그렇게 우리 살아보자. 그렇게 1년을 살다보면 더 많은 날들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 시간들 속에는 기쁘고 슬프고 힘든 일도 있겠지만, 그래도 그런 일들과 함께 살아보는 거다. 마치 뜨락의 꽃들이 그 모든 추위와  시련을 견디고 봄이 되면 어김없이 꽃을 피우는 것처럼 우리도 그렇게 살아보는 것이다. 그러면 지금의 코로나 상황도 끝나고 우리의 마음에도 정말로 봄이 올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게 시인은 우리에게 힘들겠지만, 살아보자고 말하고 있다.

 


 

 

그래 살아보는 거다. 우선 1년을 살아보는 거다. 그러다 보면 더 많은 날들을 살 수 있겠지. 올해도 좋은 일, 나쁜 일, 힘든 일들이 있을 거야. 그렇지만 그런 일들과 함께 잘 살아보아야지. 이렇게 오늘도 나는 뜨락의 꽃들한테 배운다.

-p.227-

 

이 책을 통해 시인 나태주가 아닌 인간 나태주를 알게 되었다. 그가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무엇을 경험하고 느끼고 생각해왔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동안 나태주 시인은 그저 나에게 마음을 울리고 공감 가득한 시를 쓰는 사람이었다. 어쩌면 내가 유일하게 제일 좋아하는 시인이었다. 항상 시는 나에게 어렵고 힘든 것이었는데, 나태주 시인은 시는 시를 모르는 나도 이해할 수 있고 공감하고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가 시가 아닌 그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우리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있다. 코로나로 지치고 힘든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져주고 위로해주는 듯하다. 힘들겠지만 우리 함께 가자고, 우리 함께 살아보자고 말이다. 그래서 그의 글들을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의 응원과 위로 덕분에 나 또한 다시 일어서고 싶은 용기가 생겼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 그런 따뜻한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그의 바램처럼 우리 곁에 변함없는 '풀꽃시인 나태주'로 남기를 나또한 바래본다.

 

“저는 결코 저의 시가 유명한 시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저 자신이 유명한 시인이 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저의 시가 유용한 시가 되고 저 자신이 유용한 시인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언제까지나 저는 조그만 시인, 친근한 시인, 평범한 시인으로서 독자들 옆에서 자그맣게 숨을 쉬며 살고 싶습니다.”

 

<나태주 시인> 출처: 구글 이미지
 


이 글은 한계레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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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봄이다, 살아보자 평점10점 | g*****3 | 2022.02.01 리뷰제목
도 서: 봄이다, 살아보자 저 자: 나태주 출판사:한계레출판 요즘 사람들이 자꾸만 성격이 모나고 포악해지는 것은 시와 식물에 대해서 모르기 때문입니다. 시는 감정이이입을 가르쳐주고 식물은 겸손과 기다림을 가르쳐줍니다. 26p- 말을 바꾸고 생각을 바꾸자. 그러면 인생이 바뀌고 세상이 바뀐다. '당신의 행복이 나의 행복입니다. 당신의 인생이 나의 인생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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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봄이다, 살아보자

저 자: 나태주

출판사:한계레출판

요즘 사람들이 자꾸만 성격이 모나고 포악해지는 것은 시와 식물에 대해서 모르기 때문입니다. 시는 감정이이입을 가르쳐주고 식물은 겸손과 기다림을 가르쳐줍니다.

26p-

말을 바꾸고 생각을 바꾸자. 그러면 인생이 바뀌고 세상이 바뀐다. '당신의 행복이 나의 행복입니다. 당신의 인생이 나의 인생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당신의 불행은 결코 당신만의 불행이 아닙니다. 내가 당신 편이 될 때 내 편이 되어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70p-

 

시인의 이름을 자주 들었지만 시가 어렵다는 생각에 제대로 본 적이 없다. 많은 감정을 함축된 단어로 되어있으니 한 구절을 읽어도 무엇을 말하는지...아니, 학창 시절에 너무 어렵게 가르쳐서 그런 걸까? 라는 생각도 해 본다. 시를 좋아하고 읽는 분들을 보면 참으로 대단하고 존경스럽다. 시 한 구에 감정을 느낄 수가 있다니...그런데 오늘 [봄이다, 살아보자]를 읽으면서 시가 인간에게 무엇을 주는지 또는 어떤 변화를 주는 지 알게 되었다.

 

최근 박완서 저자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산문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살아온 세월 본연의 직업을 통해 무엇을 말하려고 했었는지 더 나아가 당신의 달라진 모습까지 읽고 있으니 나도 덩달아 달라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책은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코로나로 문학관이 닫히면서 예전처럼 사람들도 많지 않으나 그럼에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볼 때면 따뜻하게 대해 준다. 교사를 하면서도 꾸준히 써 내려간 시들은 마침내 많은 사랑을 받게 되었다.


 

시가 왜 필요한가? 왜 시를 읽어야 하는가? 어두워지고 더럽혀진 우리의 마음을 바꾸기 위해서 시가 필요한 것이다. 시는 마음의 빨래다.

120p

 

저자는 말한다. 시는 위로를 주고 마음을 달랜다고 ....그러고보니 문학과는 요즘 거리가 먼 문화가 유행이다. 그렇다고 나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사람의 감정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걸 새삼 느꼈다. 쉽게 대중가요 라도 옛 노래가 더 마음에 와 닿는 건 감성을 움직이게 하기 때문이다. 시인이 좋아하는 옛 시인들을 향한 존경하는 마음은 나도 이런 감정을 가진 적이 있을까? 너무 감정이 메말랐나 하는 생각도 든다.

 

책은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지만 사실 '평범함'이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요소다. 자신의 이야기로만 시를 쓰고, 출간을 꾸준히 했는데 2015년 자비 출간(저자가 일정량을 소비해주는 조건)된 책이 엄청나게 팔렸다. 그 책이 바로 <꽃을 보듯 너를 본다]다. 시인도 출판사도 예상치 못한 판매수량으로 놀랐던 책인데 저자는 말한다 시집 제목이 독자들의 마음을 울린다고 말이다. 지금은 과거보다 풍족하고 여유롭다(물론, 그렇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너무나 앞서 달렸기에 자신의 감정을 볼 틈이 없으니 얼마나 외로웠을까?

 

시인의 책엔 '너'라는 단어가 많이 들어간다고 하는 데 타인의 슬픔을 타인으로 하지 않고 '너'와 '나'로 함으로써 위로가 된다는 점이다. 참으로 멋지다 라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 시가 이렇게 사람의 감정을 톡톡 두드리는 거였나?  봄이다, 살아보자... 그래 힘든 겨울을 이겨내면 봄이 온다. 코로나 사태가 계속 이어지면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이 책은 미소를 지을 충분한 이유가 되어 준다.

 


 

#봄이다살아보자 #나태주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2기_봄이다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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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공원에 앉아 읽으며 마음을 청소합니다 평점10점 | h*******i | 2022.03.18 리뷰제목
사는 것이 힘든 사람이 어디 나 뿐일까 싶다가도 그럼에도 역시 내가 제일 힘든 것 같은 길 잃은 마음으로오랜 시간 보내고 있습니다.마음 살랑이는 봄은 이번에도 다시 찾아와주어이 계절만 살아보자는 마음으로 공원에 두시간씩 나가 앉아 있는데어느날 문득 이 책을 쥐고 나가 펼쳐보았습니다.불안하고 무기력했던 마음이청소되는 느낌입니다.몇 장을 보다 마음이 좋아져아버지께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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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것이 힘든 사람이 어디 나 뿐일까 싶다가도
그럼에도 역시 내가 제일 힘든 것 같은
길 잃은 마음으로
오랜 시간 보내고 있습니다.
마음 살랑이는 봄은 이번에도 다시 찾아와주어
이 계절만 살아보자는 마음으로
공원에 두시간씩 나가 앉아 있는데
어느날 문득 이 책을 쥐고 나가 펼쳐보았습니다.

불안하고 무기력했던 마음이
청소되는 느낌입니다.

몇 장을 보다 마음이 좋아져
아버지께 보내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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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내가 먼저 배려하고 사랑하고...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h*****o | 2022.11.08 리뷰제목
정말 나는 책을 한 권만 빌려 올 생각이었다. 날씨도 좋았고, 마침 매는 가방을 들고 도서관을 갔기 때문이다. 또 마침 신간에 나태주 시인의 산문집이 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원래의 계획을 깨고 3권이나 빌려서 가방은 무거우나 마음은 즐거워서 코 노래를 부르면서 집으로 돌아온다. 책을 펴 놓고 사진을 찍다가 생각한다. 언제 다 읽지? 그래도 산문집이니까 오래 걸리진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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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나는 책을 한 권만 빌려 올 생각이었다. 날씨도 좋았고, 마침 매는 가방을 들고 도서관을 갔기 때문이다. 또 마침 신간에 나태주 시인의 산문집이 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원래의 계획을 깨고 3권이나 빌려서 가방은 무거우나 마음은 즐거워서 코 노래를 부르면서 집으로 돌아온다. 책을 펴 놓고 사진을 찍다가 생각한다. 언제 다 읽지? 그래도 산문집이니까 오래 걸리진 않겠지? 시인 할아버지 나를 구해주세요.

 

시인이며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으로 문단에 데뷔하였다. 1973년 첫 시집 <대숲 아래서>를 출간한 이래 시집, 산문집, 시화집, 동화집 등 150여 권을 출간했다.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글을 쓴 시인은 이제는 풀꽃 문학관의 정원 관리사가 되었다.

책은 총 3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는 사람, 2부는 시, 3부는 풀꽃 문학관 정원을 관리하면서 배우는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70년을 넘게 산 시인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이 책에 고스란히 실려 있다. 결국은 사람과 시, 자연에게서 배우는 것들이 남았다. 나에게는 어떤 것들이 남게 될까? 촘촘한 거름망을 만들어 흔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제는 거름망을 크게 크게 만들어서 남기는 것들을 많이 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무엇을 남기든 이제는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하는 일과 시간들이 많아지고 있다. 누구에게 핑계도 델 수도 없는 고스란히 나의 몫으로 남는 삶의 자취들을 시인과 함께 정리하듯 따라가 본다.

 

이쪽에서 고맙게 생각하면 저쪽에서도 고맙게 여기는 법이란다. 그게 참 중요해. 긍정적인 사고. 끝없는 소망. 자발적인 사랑.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관용과 보살핌. 그러면 이 세상이 천국이 되며 함께 사는 사람이 천사가 되어주는 거란다.(p31)

아내의 생일날 자신의 아들딸에게 쓴 편지 같은 글이다. 약간 뜬금없다는 느낌도 든다. 아내 생일에 왜 아들딸에게? 이제 앞으로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음을 아는 까닭이다. 아들과 딸게에 흔히 하는 사랑한다 고맙다는 말은 별로 없다. 대신 함께 살아주는 사위와 며느리에게 고맙다는 말을 한다. 사랑한다는 말도. 그러면서 아들과 딸에게는 위에서처럼 당부한다. 상대에게 먼저 고맙게 생각하고 대하고 자발적인 사랑을 실천하라고. 상대에 대한 관용과 보살핌. 그렇게 되면 이 세상이 천국이 되고 함께 사는 사람이 천사가 되는 거라고.

요즘 내 상태로는 읽기 쉽지 않은 문장이다. 왜 내가 먼저, 항상 나 보고만이라는 생각과 말들이 언제든지 튀어나올 준비를 하고 있는 마음 상태 때문이다. 이럴 때는 책을 읽지 말아야 하는데, 그게 또 쉽지 않다. 예수님의 말씀처럼 먼저 사랑을 받은 사람이 사랑을 베풀어야 한다. 그러니 책을 읽고 알고 깨닫게 된 사람이 먼저 고맙게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사고하며 끝없는 소망을 품고 자발적인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끝없는’과 ‘자발적인’ 이 두 단어에 숨이 막혀오지만 얼마나 대단한 말인가? 소망은 끝이 없이 품어야 하고, 사랑은 조건 없이 자발적이어야 한다. 아! 그 자발적인 사랑의 실천을 위해 저녁 준비를 한다. 고맙게 생각하면서.

 

결론부터 말한다면 나는 시를 마음의 빨래라고 생각한다. 우리 마음은 처음엔 깨끗하고 맑고 좋았지만 살다 보니 자주 흐려지고 어두워진다. 그걸 그대로 놔두면 안 된다. 적당한 시기에 빨아야 한다. 마치 더러워진 옷을 빨고 저녁에 집에 돌아와 목욕하듯이 우리 마음도 그렇게 해야 한다.(p119)

시를 왜 써야 하며 시가 우리에게 주는 도움이 무엇인가에 대한 시인의 답이다. 흐려지고 어두워진 마음을 시로 깨끗하게 빨아야 한다고. 시를 왜 읽는가? 그런 생각은 해 보지 않았다. 그냥 아름다운 글을 쓰기 위해서는 시 읽기가 필수라는 말을 많이 들었기 때문에 읽었다. 그것도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 시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내 마음 한구석 깨끗한 곳이 없을 때까지 참고 참고 참다가. 늘 가까이서 믿음을 나누며 중보 하고 기도하는 친구는 비슷한 말을 했었다. 내가 왜 이렇게 사람들 때문에 힘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을 때, 말씀으로 늘 새롭게 새살이 돋아나듯 여린 마음으로 부딪치기 때문이라고. 날마다 세수하듯이 말씀으로 자신을 씻고 채워야 한다고. 그 말씀이 죄상이 가득한 인간의 내면을 비추고 회개하게 한다고. 그 말과 시인의 말을 연결해서 생각해 본다. 한결 이해가 쉬워진다. 아름다운 마음으로 시인이 영혼을 깃들여 쓴 시가 읽는 사람의 마음과 영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리라. 김소월의 시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를 읽으면 왠지 쓸쓸한 바닷가 풍경이 떠오르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연상되고 느껴지는 시의 힘이 있다. 시를 너무 오래 잊고 있어 마음이 흐려지고 어두워진 것은 아닌지. 넘쳐나는 외래어와 줄임말속에서 우리의 마음을 지키고 가꾸기 위해 시를 읽어야 한다. 시를 읽어야만 한다. 수능 문제에 나오지 않더라도. 나이가 들어 이제는 쓰임이 없어 보이더라도.

 

가끔 문학강연에서 ‘그것에 대해서 쓰지 말고 바로 그것을 쓰라’는 말을 하곤 한다. 그것에 대해서 쓰는 것은 설명하는 것이고 서술하는 것이다. 묘사하는 방법 가지고서도 모자란다. 그 너머를 써야 한다. 그 자체를 써야 하고 드디어 그것 자체가 되어야 한다. (p148)

말이 쉽지 실제로는 어렵다고 시인도 인정한다. 무언가를 써보겠다고 날마다 자판을 두드리는 일이 잦다. 아직 익지도 않는 과일을 따먹으려는 성급함으로 늘 무언가에 쫓기는 심정이 된다. 그러다 보면 어디서 들은듯한 이야기, 책으로 읽어서 알고 있는 이야기들을 자주 쓰게 된다. 그 속에는 내가 없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가 빠지게 된다. 그런 글들은 마치 뜬구름 잡는 것처럼 애매하고 잡히지 않는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하는 말이 글을 쓴 내에서도 튀어나온다. 그럴 때 바로 시인이 말 한대로 써야 하는 것이다. 그것에 대해 쓰지 말고 바로 그것을 써야 하는 것이다. 나는 무엇을 쓰고 싶은가? 질문이 너무 크고 깊다.

 

시인은 자전거를 탄 할아버지로 늙어 가고 싶다고 말한다. 자신의 동네를 하루에도 몇 바퀴씩 돌지만 사람들에게는 이방인 같은 할아버지. 자신을 시인으로 기억하지 않아도 그 동네에서 그렇게 풍경처럼 늙어 가고 싶다고 말한다. 사람이 결국에 남는다고 말하며 사람들을 귀하게 대하라고 애정 어린 충고도 잊지 않고, 시를 평생 써온 시인으로서 시를 대하는 마음과 시가 필요한 이유, 시인의 삶에 대해서도 말한다. 풀꽃 문학관의 정원 지기로서 식물들을 관리하며 배운 것들도 다정하게 이야기한다. 사람에 편의나 필요에 의해 화초와 잡초가 구분되는 안타까움도 말하고, 기어이 모진 바람과 태양을 견디며 꽃을 피우는 여린 생명력에 감탄하기도 한다. 나이가 칠십을 넘어서도 아이처럼 감탄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이 책 곳곳에 나타난다. 근엄하게 앉아서 유명한 시인이라고 말하지 않는 다정함과 쉬움이 좋다. 다시 생명을 피워 올리는 나무들, 꽃들, 풀들을 바라보며 그래도 살아보자고 다짐하듯이 권유한다. 코로나로 사람들을 만나기 어렵고, 자영업자들은 힘들고, 경제도 힘들지만 그래도 살아보자고. 이름 없는 풀꽃들처럼 자신의 자리를 묵묵히 지키며 살아보자. 그 꽃이 사람들에 의해 아름답다는 이름을 얻지 못하더라도 꽃인 것처럼, 우리도 우리 각자의 삶에서 모두 하나의 꽃이다. 다만 일찍 피거나 좀 더 화려하거나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낙엽을 떨구어 가을을 준비하는 나무의 생명력으로 오늘 하루를 살아내자. 당신은 충분히 아름다운 사람이다.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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