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로역정'은 크리스천이라고 하는 한 남자가 성경을 읽고서 자기의 죄를 뉘우치고 하나님의 나라를 향하여 여행하는 이야기를 제1부로 하고, 그 처자가 남편을 따라 같은 길을 가는 것을 제2부로 하는 세계 기독교 고전소설이다.
저자 '존 번연'(1628~1688)은 영국 베드퍼드의 엘스토우에서 땜장이의 맏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교육을 거의 받지 못했으나 경건서적들과 부인의 영향으로 회심하고 역사상 길이 남는 설교자가 되었다. 1653년에 베드퍼드에 있는 기퍼드(Gifford) 목자의 독립파 교회에 가입해 그 당시 설교를 법으로 금지하였음에도 12년간의 감옥 생활을 두려워하지 않고 복음을 전하고 또한 약 60권의 저서를 집필하였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천로역정', '거룩한 전쟁' 등이 있다.
이 책을 읽게 된 배경은 작년 주일 낮 설교에서 목사님이 '천로역정' 내용 중 일부를 예시로 언급하신 적이 있었는데, 이 책은 기독교인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며 추천을 하셔서 '언젠가는 나도 꼭 읽어야겠다.'라고 생각해 왔었다. 하지만 세상에는 재미있고 좋은 책들이 너무 많으니까, 항상 기독교 서적은 나의 독서 리스트 순위에서 자꾸 밀렸다. 그러다가 이번에 CH북스(구 크리스천다이제스트)에서 출간된 '천로역정' 서평단에 선정이 되면서 드디어 천로역정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기 전 나는 책을 좋아하지만 기독교 서적은 평소에도 즐겨보지 않았다. 이유는 지루했고, 뻔한 이야기, 나의 신앙에 대해서 평가받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몇 권 읽지도 않았지만ㅋㅋ)
'천로역정'도 고전소설인데다 약간의 삽화가 있었지만 빼곡한 글씨... 읽기 전부터 겁이 났다. '내가 이 책을 다 읽고 서평을 잘 쓸 수 있을까?'
하지만 필요 없는 걱정이었다.
'내가 기독교 서적을 읽고 있나?' 싶을 정도로 '천로역정'은 읽기 쉬웠다. 주인공 '크리스천'이 순례자가 되어 좁은 문을 통해 천국을 찾아 떠나는데, 그가 길을 가는 도중 통과하는 갖가지 난관이나 방해자들이 모두 성경적 은유 그리고 상징을 사용하여 묘사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경 말씀을 바탕으로 구성이 되어있기 때문에 읽는 내내 성경 구절을 같이 찾아보며 읽으면서 너무 은혜로웠다.
모든 스토리가 정말 좋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주인공 크리스천이 순례길을 떠나서 해석자의 집에 갔을 때, 여러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 방들을 구경시켜 주는데, 그중 한 방에서 있는 일이었다.
한쪽 벽난로에 불이 활활 타오르는 곳에서 한 사람이 옆에 서서 그 불길을 끄기 위해 많은 물을 끼얹고 있었으나 불이 꺼지기는커녕 점점 더 높이 그리고 더 뜨겁게 타올랐다. 이 불은 사람의 마음속에 작용하는 은혜를 의미하고, 불에 물을 끼얹어 꺼버리려고 노력하는 자는 마귀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이 점점 더 세차게 타오르는 그 이유.
해석자가 크리스천을 데리고 벽의 뒤 쪽으로 가자 거기에서는 한 사람이 손에 기름통을 들고 몰래 그러나 끊임없이 불 위에 기름을 끼얹어 주고 있는 것이었다.
바로 그리스도셨다.
그분은 인간의 마음속에 이미 넣어 준 은혜를 보전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은혜의 기름을 부어 주고 계신 것이었다.
요즘 신앙(경건) 생활이 전보다 뜨겁지 못하다고 느끼는 나였기에 이 부분을 읽을 때 마음이 울컥했다. 전보다 약해진 것 같은 믿음, 게을러진 신앙생활, 현실에 지쳐 미뤄지는 삶의 예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일을 지키려는 마음, 찬양을 가까이하려는 입술, 매일 출근길에 잠깐 읽어보는 오늘의 말씀 등이 '어쩌면 주님이 내 마음에 불을 꺼지지 않게 하려 기름을 계속 부어주고 계시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 책을 다음과 같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1. 이제 막 기독교, 예수 그리스도, 성경이 궁금한 새신자.
(우리가 믿는 예수님이 누구시며, 왜 천국을 소망하며 좁은 문으로 나아가는 순례자가 되어야 하는지 이해에 도움이 될 것 같다.)
2. 습관적으로 주일에 교회를 나가는 기독교인.
(다시 한 번 내가 믿는 예수님, 내가 가는 좁은 길에 대해서 리마인더하기 좋을 것 같다.)
3. 성경이 궁금하고, 읽고 싶은데 손에 잘 잡히지 않는 사람
(이 책을 읽을 때 성경을 읽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스토리마다 관련 성경 구절이 안내되어 있어서 같이 병행하며 읽으니 도움이 되었다.)
'천로역정'
기독교인이라면 한 번은 꼭 읽어보세요~! 어렵지 않아요. 정말 추천합니다.
본 서평은 CH북스 '천로역정'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언제나 길 위에 서 있는 존재가 아닐까. 특별히, 신앙을 갖게 된 사람들은 천국을 향하여 나아가고 있는 존재들이 아닌가. 본서를 읽게 되는 시기 즈음에 동명의 영화가 개봉하였다. 그 내용도 동일하지만 영화에 알맞게끔 축약되며, 각색되었으리라. 그 내용의 원전인 본서를 읽는다는 것은 천국을 향하여 나아가는 필자에게도 또한 이글을 읽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본서의 내용을 간단히 말하자면, 주인공인 크리스천이 천성을 향하여 나아가면서 겪었던 여러 가지 일들과(1부) 그의 아내 크리스티아나의 순례길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조금 더 읽기 쉽도록 우리나라의 역본에서는 각각의 내용을 장으로 구분하여놓았기에 더욱 편리하다. 기존 판본에 비해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
기존 개정판의 경우, 개역개정에 맞추어 본문들이 달라진 것이 특징이었다면, 3판에서는 조금 더 글을 다듬은 것으로 느껴지며, 전체적인 편집이 현대화되었다. 약간은 작았던 자간이 넓어져서 읽기에 수월해졌다고 해야 할까. 고전이라고 고전적인 편집에 의해서 보기 힘든 글이 아닌 현대적인 감각의 편집에 의해서 읽기 쉽게 해준 것이다.
기독교고전을 읽는 것은 스스로에게 영의 양식을 더하여 준다. 신앙의 본질을 다시금 생각하게 도와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의 삶을 살아가면서 무너지기 쉬운 부분이 물질이다. 물질에 얽매여 살아가는 것이 삶이라지만, 하늘 소망을 두며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이것 또한 이겨나가야 하는 부분이기에 그렇지 않을까.
재물과 하나님을 동시에 섬길 수 없음을 상기시켜 주는 본서의 특징은 자연스럽게 성경의 구절을 인용하며, 생각나게 해주는 문장력이라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이보다 더 성경을 잘 사용하는 작가는 없다고 생각이 들 정도이다. 육체의 소욕과 더불어서 싸워가야 하는 연약한 우리의 육신을 위해 날마다 기도해야 함을 크리스천은 보여준다. 어제는 찬양하며 감사하는 모습의 삶이었어도, 오늘 만나는 고난에 무너지기 쉬운 우리의 모습을 나타내는 본서를 읽어가며, 자신의 신앙을 점검케 되는 것은 아닌가.
고전은 고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삶에 다시 한 번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신앙에의 도약을 이끌어 준다. 거인의 어깨 위에서 더 멀리 바라보는 것처럼, 신앙의 선배들을 통하여서 보다 더 천국을 향하여 나아감에 부족함이 없도록 도와주는 본서를 추천하는 바이다.
고난의 연속. 그렇지만 믿음의 길을 걸어가다 보면 그 순례의 끝엔 천국이 있다. 멸망의 도시에서 천성까지 이르는 인생 여정을 모두 성경적 알레고리, 은유, 상징을 사용하여 묘사했다.
<명실공히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히는 대표적인 기독교 고전!> 천로역정을 소개하는 표지문구다. 얼마 전 애니메이션 영화로도 만나보고, 몇 년 전 북촌에서 하는 연극으로도 접했던 천로역정이다. 집에 소장하고 있던 천로역정이란 책은 이번에 서평을 쓸 천로역정과 삽화가 다르고 1부만 전개되어 있어서 아쉬웠는데, 크리스천다이제스트에서 나온 천로역정은 루이스 레드 형제의 삽화가 실려 있어 눈이 즐거웠다. 1890년대 세 형제가 협력하여 이 책의 삽화 작업을 진행했는데, 참 섬세하고 아름다운 선으로 이루어졌다. 19세기 후반에 융성했던 ‘미술공예운동’에서 상당한 영향을 받은 것이라 소개되었다. 1부 삽화는 선이 선명하고 판화 같은 느낌이 든다면, 2부 삽화는 선이 부드럽게 마감되었다.
천로역정 제2부 순례길을 중심으로 읽었다. 크리스천의 아내인 크리스티아나와 네 아들(마태, 사무엘, 요셉, 야고보), 그리고 자비가 선의, 용감 등의 인물을 만나고 해석자의 집, 십자가, 아름다운 집, 기쁨의 산 등 여러 처소를 지나면서 생기는 일화와 인생에 주는 교훈을 담고 있다.
크리스티아나는 크리스천이 멸망의 성을 떠날 때 남편을 비웃고 가려면 혼자가라고 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크리스천이 거룩한 성, 천국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듣고 순례에 나섰다. 1부처럼 크리스천이 만나고 겪었던 여러 위험들이 되풀이 될 것이란 예감이 들었다. 이 어려움을 남편 크리스천처럼 이겨낼 수 있을까? 궁금해 하며 읽었다. 우화소설이기에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과 사건설정은 성경 여기저기에서 발췌한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대화체로 전개되기도 하고, 1인칭 관찰자시점으로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설명을 할 때는 ( )표시로 성경구절을 덧붙였다.
예1
겁쟁이:“도대체 무슨 여행을 떠나시려구요?”
크리스티아나:“내 옛 남편을 따라가려고 해요.”
예2
이제 순례자들은 출발할 때가 되었으므로 여행 준비를 갖추었다. 친구들을 오도록 청한 그들은 함께 의논한 결과 각자 시간을 내어 그들의 왕자님께 서로의 보호를 바라는 기도를 드리자고 하였다. 친구들은 다시 그들에게 약한 자와 튼튼한 자, 여자와 남자들이 쓸 물건과 그 외 필요한 물건들을 가져다주었다(행28:10).
*후한 예로 우리를 대접하고 떠날 때에 우리 쓸 것을 배에 올리더라(행28:10)
크리스티아나를 비롯한 순례자 일행이 돈의 언덕에 다다랐을 때 예전에 크리스천이 생각하였듯이, 그렇게 유식하고 총기 있는 사람들이 소금기둥을 보면서도 재물에 눈이 어두워져 곁길로 빠져들었는지 의아하게 생각하였다는 글을 읽고 동감했다. 하지만 인간의 본성은 다른 사람이 당한 피해를 보고는 제대로 경고를 얻지 못한다는 결론에 다다랐다고 했을 때 이해되었다. 특히 그 일이 어리석은 눈으로 보기에 매혹적인 것일 때는 더욱 그러하다는 말과 함께.
얼마 전 기사에 로또당첨자들의 근황이 어떤지를 취재한 내용을 보았는데, 좀도둑으로 전락한 사람도 있었고, 반 이상이 불행한 삶을 살고 있다고 하였다. 인간은 돈을 섬기기 시작하면 타인의 몰락한 전철을 그대로 밟는 것 같다.
<순례의 여정 끝에 말과 마차, 나팔 부는 자, 피리 부는 자, 노래하는 자, 현악기 연주하는 자들이 가득 모여 천성의 아름다운 문으로 줄지어 올라가는 순례자들을 환영하는 모습은 영광스럽기 짝이 없었다.> 는 글을 읽을 때는 그 모습을 상상해보았는데 너무 황홀하고 아름다웠다. 존 번연이 이 책의 이미지 대부분을 그의 실제 생활주변(고향 베트퍼드의 길 등)에서 끌어오고 있었다고 한다. 허영의 시장이 마을 장터의 흔히 볼 수 있는 떠들썩한 장면이랄지. 순례자의 재판받는 모습이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썼다랄지.
로마서의 구원과정과 매우 흡사한 천로역정은 인간의 성품과 하나님의 진리를 감동적으로 묘사한 책이다. 거룩한 성, 천국을 향해 가는 순례자로서 꼭 읽어야 될 유의미한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