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주인
이 책은
이 책 『세상의 주인』은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저자는 로버트 휴 벤슨, 가톨릭 신부다.
저자의 경력을 보니, 소개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본래 그는 영국 성공회 사제였는데, 가톨릭으로 개종하여 신부가 되었다.
<성공회 사제이자 캔터베리 대주교의 아들인 벤슨이 가톨릭교 사제 서품을 받은 일은 당시 유럽 종교계를 뒤흔든 사건이었다.>(436쪽)
큰 신부님(몬시뇰) 칭호를 받은 가톨릭 사제이면서 당시 영국 사회에 큰 영향력을 발휘한 당대 최고의 지식인이었다는 점, 또한 기록해 둔다.
이 작품의 의의
이 작품은 1907년에 발표되었는데, 지금 다시 주목을 받는 이유가 무얼까
그건 책의 내용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했다는 점이다. 교황은 세계화의 위험성을 이야기하며 이 책을 언급했다.
교황은 세계화의 위험성을 ‘사상의 식민화’라고 표현하는데, 이는 강대국의 지배적인 문화가 저개발국에 물질적 세속적 세계관을 퍼트리는 현상을 의미한다.
교황은 그러한 현상을 경계하며,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9쪽)
등장 인물들
줄리안 펠센버그 : 미국 버몬트 주 상원의원, 유럽 연합의 대통령이 된다.
퍼시 프랭클린 신부 : 추기경이 되어 그리스도십자가회를 이끌며 펠센버그에 대항한다. 로마가 폐허가 된 후, 그는 교황으로 추대된다. (334쪽)
프랜시스 신부 : 퍼시의 동료, 후에 배교하여 유럽 연합의 수석 의례관이 된다.
올리버 브랜드 : 영국 의회 의원
메이블 브랜드 : 올리버의 부인
필립스 : 올리버 브랜드의 보좌관
이 책의 내용은
사상의 획일화가 얼마나 위험한 결과로 이어지는지를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이 소설의 내용을 개략적으로 그려놓고 있다.
런던, 영국의 국교회는 사라지고 없다.
국교회의 몰락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템플턴과 퍼시 프랭클린 신부 사이에 이런 대화가 진행이 된다.
“국교회 몰락이 종교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습니까?”
“그게 영향을 준 것이 아니라 여러 사건의 결말이었어요. 국교회가 사라져서 바뀐 것은 없습니다.”(20쪽)
여러 사건이 일어난 결과 영국의 국교회가 사라져버렸는데, 안타깝게도 국교회가 사라진 것이 사회 전체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교회의 권위가 없어져서, 아무런 영향력을 갖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럼, 교회 대신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유럽연합이다. 유럽 연합을 이끌고 있는 줄리언 펠센버그는 교회(가톨릭)에 대항하여, ‘세상의 주인’ 자리에 오른다. 전세계를 ‘새로운 가치’로 통합하여 ‘적그리스도’ 자리에 오르는 것이다
이러한 때, 그에 대항하는 힘은 오로지 가톨릭밖에 없다.
영국 국교회는 이미 사라져버리고, 그에 대항하는 세력은 이제 남아있지 않은 것이다.
이 소설은 그래서 디스토피아가 된 사회를 그리고 있다.
이런 상황이 그려진다.
저희가 전에 말하던 신앙은 없습니다. 누구도 의심할 수 없는 것은 눈에 보이는 사실이지요. (247쪽)
수도회 소속 신자 40명이 산채 불타 죽었다.(260쪽)
세상 사람들은 다수의 폭력을 비난하면서도 저들이 스스로 자초한 일이라고 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261쪽)
학살의 흔적이 남지 않은 거리는 거의 없었다.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은 쑥대밭이 되었다.(304쪽)
로마가 함락되었고 잉글랜드와 이탈리아의 거리가 피로 물들었으며 불길과 연기가 하늘로 피어올랐다고 했다. 인간이 잠시 짐승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317쪽)
다시, 이 책은
<영원한 로마는 폐허가 되었다. 어떤 남자가 동방과 서방에서 신의 왕좌에 올라 찬양을 받았다. 세계는 크게 진보했다. 사회 과학은 절정에 이르고 인간은 무모순성을 배웠다. 그리스도교에서 배우던 사회적 교훈을 다른 곳에서 배운다. 교회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333쪽)
그렇게 이제 적그리스도가 신의 자리에 앉았다.
교회가 힘을 잃고 사라진 세계, 과연 ‘세상의 주인’은 누구일까? 과연 이 세상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일까?
유토피아가 되는 것일까, 아니면 끔찍한 디스토피아가 도래하는 것일까
교황이 이 책을 추천한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신이 사라진 세상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신 대신에 물질주의, 인본주의 등 이런 말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구체적으로 모습을 지닌 형태로 나타난다면, 과연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