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론/존 스튜어트 밀/ 박문재/현대지성/2018
자유의 개념에 대해 언급할 때 빠지지 않고 나오는 글 자유론 입니다. 존 스튜어트 밀이라는 사람 개인의 성장사와 그의 부인과 함께한 아름답고 감동적인 스토리도 그렇고 어디하나 흠잡기가 어려운 사람입니다. 솔직히 저는 사르트르와 보봐르는 사기극에 가깝게 이상적인 커플로 포장되었다고 생각하는 편이고 오히려 ㅡ밀과 헤리엇의 관계가 훨씬 더 이상적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밀은 지금으로 보면 자유와 평등 보다 자유를 더 옹호한 사람으로 보수적으로 보이는 사람일 수 있지만 당시 영국은 보수당과 자유당이 겨루는 시점에서 자유당 쪽 인사로서 최소한 진보적인 상황을 이해하고, 대중이 정치를 선도해 가고 있다는 흐름을 잘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방향을 인지하고 그런 길도 나쁘지 않다고 언급하지만 굳이 자유를 꺼내든 이유는 아무리 대중이 원하는 방향이라고 해도 한 개인의 특출함이나 비범함이 가려지는 일은 없어야 하며 특히 그 사람에게 평범해 지라고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내세운 것 같습니다. 어쩌면 그 자신이 매우 특출한 사람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그는 획일적인 교육이나 획일적인 관료중심의 방침에 대해서 회의적이었고, 국가 개입에 대해서도 최소한을 허락해야 한다는 논조지만 적어도 한 개인이 다른 개인의 혹은 한 사회가 한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일이 있었을 때는 당연히 공권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밀은 상당히 고상하고 우아한 사람으로 개인이 즐기는 쾌락에 대해서도 다른 사람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면 그 개인을 심판할 권리가 없고 당연히 자유가 침해되는 일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역시 쾌락에는 사회적으로 생각되는 등급이 있기 마련이라 되도록이면 저급한 오락보다는 고상한 취미를 권장한다는 상당히 꼰대적인 발언으로도 유명합니다. 그렇지만 이 역시 우리가 살면서 현실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지요. 나이트 클럽 댄스 음악과 클래식 감상을 다르게 생각하니 말입니다. 그러나, 아마 요즘 제대로 취미를 즐기는 분이라면 다 섭렵하겠지만요.
그 당시 엘리트로서는 현실적이면서도 이상적인 방향으로의 자유를 논하고 있습니다. 그가 말한 사상의 자유, 선택의 자유, 결사의 자유는 지금도 자유의 주요 덕목이며 토론 출판의 자유는 언론 자유와 묶여서 지금까지도 전 세계 사람들이 우려먹고 있지요. 너무나 언급이 많이 된 데다가 번역도 매끄러워서 쉽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밀처럼 이토록 밀도있는 인생을 산다는 건 어떤 걸까요. 적어도 지금까지 그를 잊을 수 없게 만드는 책이 남아 있는 것으로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유론의 존 스튜어트 밀은 공리주의자로 유명하다.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는 유명한 말의 주인공.
극단적으로 쉽게 말하면 행복이 중한데
만화책 보며 얻는 행복보다 고전 보며 얻는 행복이 낫다는 주장이다.
사상이나 철학은 간단히 요약하면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고 파악하기 어렵다.
"공리"라는 뜻이 지극히 사적인 것과는 거리가 있는데
공리주의자라는 사람이 개개인의 자유에 관해 열변을 토하는 자유론을 썼다니 납득이 잘 안 되고,
행복을 논하는데 질을 따지는 건 기준 자체가 틀렸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래서!!!
불행히도(?)!!!!
그가 쓴 책을 읽어야 한다.
일반 독자인 내가
책 한 권 읽고 누군가의 사상을 정리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설령 정리한다 해도 그것이 제대로 이해해서 제대로 전달되는지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
자유론이 쉽게 읽히는 책이라는 거짓말은 못하겠다. ㅎㅎㅎ
책을 읽을 때, 대개는 붙임딱지를 이용해서 보는데 색연필이 등장했다는 건 만만치 않다는 증거.
만만치 않음과 동시에 버릴 내용이 없다는 뜻이기도 한데
1859년에 쓰인 걸 생각하면 놀랍기 짝이 없다.
인간 개개인의 개성을 존중해야 하고
종교의 수동성과 순종을 강요하는 행위를 비판함과 동시에
반대 의견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이기 위해 토론이 꼭 필요하다 주장한다.
인간의 자유를 국가 권력으로 함부로 제한하면 안 되지만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거나 자신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사람은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 대목에선
코로나 슈퍼감염, 집단감염 사태와 맞물려 문장 하나하나가 전부 소름돋을 지경.
이것이 위대한 사상가의 통찰력이구나!!!!!
BUT.
그의 통찰력은 통찰력이지만
1859년 발표한 글이 2020년을 관통하니 감탄해야 하는지 개탄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영국인으로서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가족 부양할 능력이 없으면 결혼하지 말라는 부분에선 뜨악했지만
영국 하원의원 최초로 여성 참정권을 주장했던 사람이 '밀' 이라고 하니
당시엔 상당히 깨인 시각을 가진 사람이었겠단 선에서 생각을 정리한다.
공리주의자로서 내가 알았던 존 스튜어트 밀은 불호에 가까운 사람이었는데
자유론을 통해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으니,
"우리가 누리는 자유는 자유론에 빚지고 있다" 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초반에 영어문장 특유의 길어지고 늘어지는 부분이 많다.
서론이라 안 그래도 원론적이고 관념적인 이야기를 하는데
문장이 쉼표를 찍어가며 길어져서 읽는 일 자체가 상당히 고단했더랬다.
그러나 그 고단함을 이기면(?) 깜짝 놀랄 주장이 기다리고 있으니
용기를 내어 도전해보라 강력 추천하고픈, 자유론.
나는 몹시 맘에 들었고, 존 스튜어트 밀의 팬이 되버릴 지경이었다.
사람이 살면서 한번쯤은 꼭 잃어봐야 할 책이 아닐까?
인간이라면 꿈꾸는 자유. 자유에 대한 정의, 자유에 대한 범위.
다양한 해석과, 반론이 넘치지만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은 인간이 갈망하던 자유에 대한
시초가 아닐까 싶다.
국가와 개인간의 긴밀한 관계 속에서 우리는 '자유'와 결코 떨어질 수 없게 되었다.
속박인가, 자유인가? 어느정도가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가?
집단의 질서와 개인의 자유 그 사이에서 어느정도의 자유의 선을 가져야 할지
고민해본적이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아니 아무리 많은 사람도,
나이를 먹을만큼 먹고 스스로 판단할 줄 아는 사람이
자신의 행복을 위해 자기에게 가장 좋겠다고 생각해서 스스로 선택한 삶을 살려고 하는데, 그렇게 살지 말라고 말할 권리는 없다.
자신이 행복하고 잘 되는 것에 대해 가장 많이 관심 갖고 있는 사람은 당사자다.
인격적으로 떼려야 뗄 수 없을 정도로 아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관계에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제3자가 어떤 사람에 대해 가질 수 있는 관심은 당사자가 자기 자신에 대해 갖고 있는 관심에 비하면 하찮은 것이다.
-자유론,제 4장 사회가 개인에 대해 가지는 권한의 한계 174쪽
사실 책을 펴고 읽은지 한 참이나 되었지만,
내 지성의 한계로 무척이나 진척이 없다.
한장 한장 읽을 때마다 반성과 깨달음, 나의 무지에 대한 창피함과 부끄러움 때문에 얼굴이 붉어지길 수 십번이다.
자유.
생각에 대한 자유, 행동에 대한 자유
내가 원하는 자유와 상대가 원하는 자유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며,
우리는 자유를 존중하는 사회에서 구성원으로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 책을 통해 근원적인 통찰을 얻을 수 있다.
남편으로서 아내에게
아빠로서 애들에게
상사로서 동료와 직원들에게
미안하고 창피하다.
깨달음은 실천인데
이걸 어떻게 사과하고 제대로 실천할 지
눈 앞이 깜깜하다.
지금은 이 책을 내가 읽고 있다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앞으로 시간을 내서 읽을것이라는
내 안의 욕구정도만 생각하자.
다짐은 너무 성급하고, 잠시 접어두자.
이 책에 대한 서평은 계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