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한겨레신문 기자다. 한겨레신문에 실렸던 인터뷰 기사를 보충해 책을 만들었다. 요즘 내가 잠깐 자기연민에 빠져 이런 책들이 읽히나 보다.
먼저, 이 얘기를 하고 싶다. 저자가 글을 너무 재미있게 잘 쓴다. 인터뷰 내용이 얼마나 깊이가 있었느냐를 떠나 글이 너무 재미있다. 최근에 읽은 글들 중에 가장 재미있었다. 한겨레 신문을 항상 보지만 저자의 기사를 찾아서 보지는 않았다. 세상에는 이렇게 글 잘 쓰는 사람이 많구나 새삼 느끼게 됐다.
'자신답게'살려고 노력하고 있는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을 만났다. 특히 교육쪽 인물들이 많아 좋았다. 내가 교사라서 그런가 보다. 내용도 읽다보면 입이 쩍 벌어지는 초인간적 인물들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담담히 멈추지 않고 걸어가는 인물들이라 좋았다. 교사로서 그들의 삶을 조금은 담고 싶기도 했다.
지난 달에 낮술을 먹은 선배가 너는 승진도 못 하고 뭐도 못 해서 불쌍하다는 얘기를 갑자기 전화로 하고 끊은 후 나도 모르게 실의에 빠졌었다. 지나갈 수도 있었는 데 가슴에 담아 두었다는 얘기는 무의식 중에 컴플렉스로 남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을 읽은 후 그 앙금의 1% 정도는 씻을 수 있을 것 같다.
송경동 시인과 정태인 선생님의 인터뷰가 계속 기억에 남는다. 두 가지 면에서 그렇다. 그들이 그 길을 걸어간 것은 뭔가 특별한 목표를 어릴 때 부터 세웠기 때문이 아니라, 그냥 그들의 천성이 그렇고 그들은 그들의 천성을 따라간 것 뿐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그들이 명예와 돈을 포기하고 그들의 길을 걸어가서 특별히 더 불행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모르겠다. 누군가의 시선에서는 그들의 삶이 불행한 삶으로 비춰질 지.
좋은 책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스스로 긍정하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은 그런면에서 좋은 책이다. 최근에 읽은 인터뷰 중 가장 재미있었다. 어린 학생들에게도 충분히 추천해 줄 수 있는 쉬운 말로 쓰여져 더욱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