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의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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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의 발자국

소설가와 고생물학자의 유쾌하고 지적인 인간 진화 탐구 여행

리뷰 총점 7.8 (5건)
분야
역사 > 역사이론/고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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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소설가와 고생물학자가 나누는 인류 진화사 강의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n*****m | 2023.10.14 리뷰제목
책의 공저자인 후안 호세 미야스는 소설가이고, 후안 루이스 아르수아가는 고생물학자다. 소설가가 고생물학자를 만나 인류의 진화사에 관해 배우는 형식이다. 우리말로 번역된 책의 제목은 “루시의 발자국”이니, 이것으로는 인류의 진화사를 얘기한다는 것을 짐작할 만하다(루시는 가장 유명한 인류 조상의 화석이다). 그런데 스페인어 원제는 (번역기를 돌려 알아봤더니) “사피엔스
리뷰제목

책의 공저자인 후안 호세 미야스는 소설가이고, 후안 루이스 아르수아가는 고생물학자다. 소설가가 고생물학자를 만나 인류의 진화사에 관해 배우는 형식이다. 우리말로 번역된 책의 제목은 루시의 발자국이니, 이것으로는 인류의 진화사를 얘기한다는 것을 짐작할 만하다(루시는 가장 유명한 인류 조상의 화석이다). 그런데 스페인어 원제는 (번역기를 돌려 알아봤더니)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에게 들려준 삶(인생)” 정도로 번역된다. 읽어보면 알 수 있지만, 책을 직접 쓴 소설가는 스스로를 네안데르탈인, 혹은 그 후손으로 지칭하고 있고, 고생물학자는 사피엔스다. 그러니까 소설가가 고생물학자로부터 무언가를 배우고 그것을 기록한 이야기라는 얘기다.

 

배움의 장소는 매우 다양하다. 가끔은 소설가가 만나자고 연락해서 만나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는 고생물학자가 느닷없이 어떤 장소를 지정해서 소설가를 불러낸다. 그곳은 박물관이기도 하고, 시장이 되기도 하다. 오래된 벽화가 발굴된 동굴이나, 고인류학의 보고가 된 계곡과 같은 곳은 당연한 장소로 여겨진다. 그런데 놀이터나 장난감 가게와 같은 곳에서도 고생물학자의 살아 있는 강의가 이어진다. 그런 곳에서 인간의 해부학과 행동에 관해 관찰하고, 의미를 음미한다. 말하자면 인간이 흔적을 남겨왔고, 지금도 살아가고 있는 어느 곳이나 인류 진화사를 이야기할 수 있는 현장이 되는 셈이다.

 


 

 

인류의 진화사는 고릴라와의 공통조상으로부터 분화되면서 시작된다. 우리말 제목에도 쓰인 루시(Lucy)의 이야기도 등장한다. 이를 통해 인류가 두 발로 걷게 된 것과 관련한 구조적 특성(나에게는 두 발로 걷는 것도 매우 독특한 특성이지만, 무엇을 던질 수 있는 과 어깨의 구조가 인간에게만 독특한 것이 더욱 인상 깊다)을 설명한다. 다윈의 진화론을 설명하고, 성적 이형성과 함께 성 선택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그리고 불의 사용이라든가, 뇌 크기의 증가, 혹은 감소, 권력의 지닌 집단의 등장, 나아가 국가의 등장까지 나아간다. 이러한 이야기는 이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이 없는 것으로 설정된(진짜인지는 모르겠다) 소설가에게 설명하는 형식인데, 때로는 면박을 주는 것처럼 보이는 장면도 없지 않다. 그래서인지 다소는 시니컬하기도 하지만, 매우 기초부터 설명해나가고 있으며, 소설가의 지적 수준에 맞게 인문학적, 사회적 의미까지도 단번에 나아가기도 한다.

 

사실 인류의 진화사에 관해 다양한 논의를 깊게 다루고 있지는 않다. 고생물학자 아르수아가의 개인적인 가설이 마치 유일한 이론인 것처럼 이야기하기도 하고(이에 관해서는 감수자인 김준홍 교수가 분명하게 선을 긋고 있다), 논지가 왔다 갔다 하는 부분도 없지는 않다. 그래서 잘 따라가야 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소설가 정도의 인류 진화사 지식(다시 말하지만 매우 초보적, 혹은 거의 없는 것처럼 설정되어 있다)으로도 그의 설명을 따라갈 수 있다.

 

그런데 내가 가장 주의 깊게, 혹은 가장 감명 깊게(?) 읽은 부분은 산티아고 라몬 이 카할의 무덤을 찾아간 장면이다. 뉴런 이론을 처음으로 제시한 이 천재 신경학자의 무덤은 방치되어 있다. 비석과 무덤을 손보는 데 겨우 1,200유로가 든다는 것을 확인한 고생물학자는 슬픔에 잠긴다. 고생물학자는 뉴턴, 아인슈타인, 다윈과 같은 반열에 든다고 여기는 카할의 생가가 아무런 대책도 없이 부동산 회사로 넘어가고 헐려 고급 아파트가 지어지는 과정을 지켜봤다. 이게 노화와 죽음이라는 주제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와는 별개로 안타까움을 공유할 수 있다. 우리라고 다를 수 없으며, 더욱 그러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죽은 과학자는 둘째치고, 현재 맹렬히 연구하고 있는 과학자들의 사기, 아닌 현실적인 연구비 문제와 관련해서도 절망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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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영감을 주는 소설 형식의 독특한 인간 진화 책 평점9점 | m******1 | 2021.07.07 리뷰제목
스페인의 두 저자(후안 호세 미야스와 후안 루이스 아르수아)가 쓴 ‘루시의 발자국’은 소설 형식의 독특한 고생물학/ 진화 책이다. ‘소설가와 고생물학자의 유쾌하고 지적인 인간 진화 탐구 여행’이란 부제를 통해 알 수 있듯 후안 호세 미야스란 소설가와 후안 루이스 아르수아가라는 고생물학자가 만나 대화를 나눈 내용을 담은 책이다. 고생물학이라 했지만 인간에 관한 책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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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두 저자(후안 호세 미야스와 후안 루이스 아르수아)가 쓴 ‘루시의 발자국’은 소설 형식의 독특한 고생물학/ 진화 책이다. ‘소설가와 고생물학자의 유쾌하고 지적인 인간 진화 탐구 여행’이란 부제를 통해 알 수 있듯 후안 호세 미야스란 소설가와 후안 루이스 아르수아가라는 고생물학자가 만나 대화를 나눈 내용을 담은 책이다. 고생물학이라 했지만 인간에 관한 책이기에 인접 학문들의 성과가 무수히 반영되었다. 인류학, 고고학, 역사학, 철학, 유전학, 생리학 등등이 그것이다.

 

책의 서두에 아타푸에르카란 지명이 나온다. 이곳은 연천과도 관련이 있는 스페인의 구석기 명소다. 두 도시의 인연은 지난 2012년 아타푸에르카 주민들이 연천전곡리구석기축제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연천을 방문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아타푸에르카는 전기 구석기 시대를 대표하는 유적지이다. 감수자의 말처럼 아타푸에르카 유적지는 스페인의 어떤 유적지보다도 인류 진화사에 대한 지식을 많이 던져준 유적지다. 스페인은 네안데르탈인, 호모 사피엔스,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 등의 유적들이 발견된 곳이다.

 

두 주인공은 프라도 박물관, 어린이놀이터, 장난감 가게, 마드리드 근교의 계곡, 성인용품점, 공동묘지, 원시인들의 동굴 벽화 등을 방문해 대화를 이어나간다. 대화의 주도권은 고생물학자가 쥐었다. 제목에 나오는 루시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의 별칭인 루시를 말한다.

 

루시는 한 때 최초의 인류로 여겨졌던 존재다. 이 화석에 루시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1974년 미국의 인류학자 도널드 조핸슨(Donald Johanson)이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화석을 발굴할 당시 라디오에서 비틀즈의 ‘루시 인 더 스카이 위드 다이아몬드’가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아르수아가는 대자연을 사원이라 하지 않는다면 달리 뭐라고 하겠습니까란 말을 한다. 후안 호세 미야스는 자신이 네안데르탈인의 후손이라 생각한다.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의 유전자 중 2%가 네안데르탈인에게서 유래했으나 그의 생각은 자신이 어릴 적 상징 능력이 부족해 연애를 잘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 생각하고 그것을 네안데르탈인의 속성과 연관지은 것이다.

 

소설가는 돈을 보고 여자 아이들을 좋아한 것이 아니라 여아 아이들이 내뿜는 광채에 빠져들어 여자 아이들을 좋아했으나 여자 아이들은 상징 능력을 소유한 남자 아이들을 좋아했다. 책에는 저자의 가설이 섞여 있다. 가령 농업을 여성이 발명했다는 말이 대표적이다. 고생물학자에 의하면 남성이 들소, 말, 매머드를 사냥하기 위해 온종일 돌아다닌 사이 여성이 농업을 발명한 것이다.

 

고생물학자는 진화는 사건의 발단, 절정, 결말이 없는 카오스의 세계라 말한다. 고생물학자는 조각상을 보며 이것들은 한때는 타는 듯 뜨거운 액체였다는 말을 한다. 고생물학자는 신은, 자신이 모습을 드러낸 사회의 주류와 가깝다는 소설가의 말에 동의한다. 어떤 사회 구조냐에 따라 신의 성향이 결정된다는 말이다. 친사회적인 신은 사회가 수 세기에 걸쳐 충분히 복잡해지면 나타나지만 시차(時差)가 존재한다.

 

고생물학자의 말에는 냉정하고 예리한 면이 있다. 가령 소설가가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점에서 개인의 삶이 우연의 산물이라 말하자 선생님은 모르지만 보험회사는 안다, 개인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개별 개미가 어떻게 될지 잘 모르지만 개미집이 어떻게 진화할지는 이야기할 수 있다, 역사는 단순히 나열된 사건들의 연속이라 할 수 없다는 말을 한 것이 그렇다.

 

역사에는 의미나 방향보다 패턴이 있다. 마크 트웨인은 역사는 반복되지 않지만 운율(韻律)을 맞춘다는 말을 했다. 소설가는 학문적으로 어렵고 딱딱한 주제를 재미있게 풀어내는 고생물학자의 능력에 놀란다. 책에는 리처드 랭엄 이야기도 나온다. ‘요리 본능 - 불, 요리, 그리고 진화’라는 책을 쓴 동물학자다. 그는 이 책에서 인류가 불을 이용해 음식을 익혀 먹음으로써 두뇌 크기가 커졌고 그로 인해 진화가 가속화되었다는 주장을 했다.

 

고생물학자는 뇌 크기가 어느 정도 커진 후 화식(火食)을 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한다.(리처드 랭엄은 우리는 네안데르탈인의 보노보라 말했다.) 요리해서 먹은 것 때문이 아니라 에너지가 풍부한 음식을 먹음으로써 머리가 커졌다는 것이다.

 

"이 그림들이 예술을 위한 예술을 표방했는지, 사냥과 연결된 속죄의 행동에서 비롯됐는지, 그것도 아니면 다산(多産)과 관련이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이런 것은 전체에서 아주 작은 부분일 거예요. 그렇지만 우리가 그것을 밝힐 수 없다는 것 자체가 더 위대한 거예요. 미스터리로 남아 있을 수 있으니까요." 이는 구석기 시대인들이 남긴 동굴벽화에 대한 말이다.

 

전편을 통틀어 가장 흥미 있는 말은 지금은 조리용 용기(남비, 솥)가 일상적이지만 석기시대의 그 물건들의 출현은 혁명이었다는 말이다. 요리를 위해 필요한 것은 그릇이고 그로 인해 저장이 가능해졌고 그래서 잉여, 재산의 개념이 생겼다.(325 페이지) 화폐 이전에 그런 시스템이 생겼으니 상당히 중요한 개념이다.

 

신석기 시대의 유골들을 살펴보면 삶의 질이 개선되었다고 볼 생물학적 지표가 없다. 사냥과 채집을 하던 구석기인에 비해 키와 뇌가 작아졌고 농사 짓고 곡식 빻고 가축을 돌보는 등의 일을 하느라 온갖 질병을 앓았고 수명도 짧아졌다. 그럼에도 신석기인들이 살아 남아 승리한 것은 경작용 토지나 가축용 목초지가 된 땅이 자연 생태계보다 더 많은 인간을 먹여 살렸기 때문이다. 더 잘 살지는 못했지만 더 많은 자식을 낳았고 더 지속적이었다.(330 페이지)

 

인상적인 부분은 뇌가 커지게 된 메커니즘에 대한 논쟁(화식 때문이냐 에너지가 풍부한 음식 때문이냐)에 대해 소설가가 뉘앙스의 문제인 것 같다고 말하자 고생물학자가 우리는 그 뉘앙스에 매어 살고 있다고 말한 대목이다. 불이 호모 사피엔스를 만들었다는 사람과, 진화에서 마지막 스퍼트를 할 때 불이 나타났다고 주장하는 사람의 논쟁이란 말도 인상적이다.

 

우리는 불의 자식일지도 모르겠다. 고생물학자가 이런 말을 했다. “몸에 가장 좋은 것은 바닥에 있어요. 나무는 땅에서 영양분을 얻어요. 미네랄도, 물도, 땅에서 뽑아 올려 빛이 주는 에너지를 이용하여 무기물을 유기물로 바꾸지요.”(322 페이지) 처음 어떤 유형의 책인지 모르고 구입해 읽다가 소설 형식이어서 다소 실망했는데 참 인상적인 대목이 많아 만족스럽다. 소설 형식인 것을 알았다면 사지 않았을 책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때로 헤아리지 않고 어떤 결정을 하는 것도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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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구매 ff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e******5 | 2022.07.25 리뷰제목
후안 호세 미야스, 후안 루이스 아르수아가 저/남진희 역/김준홍 감수 '루시의 발자국 소설가와 고생물학자의 유쾌하고 지적인 인간 진화 탐구 여행 '을 읽어보았습니다. 유명한 소설가와 고생물학자의 조합이 신선했습니다. 둘이 여기저기 다니면서 나누는 대화를 통해 인류의 생물학적 토대와 사회사를 재미있게 접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표지가 너무 징그러워서 살까말까 망설였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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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안 호세 미야스, 후안 루이스 아르수아가 저/남진희 역/김준홍 감수 '루시의 발자국 소설가와 고생물학자의 유쾌하고 지적인 인간 진화 탐구 여행 '을 읽어보았습니다. 유명한 소설가와 고생물학자의 조합이 신선했습니다. 둘이 여기저기 다니면서 나누는 대화를 통해 인류의 생물학적 토대와 사회사를 재미있게 접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표지가 너무 징그러워서 살까말까 망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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