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에 걸린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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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에 걸린 마음

우울증에 대한 참신하고 혁명적인 접근

리뷰 총점 8.5 (45건)
분야
인문 > 심리/정신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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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염증이 우울증의 원인이다 평점9점 | YES마니아 : 로얄 n*****m | 2020.08.23 리뷰제목
류머티즘관절염에 걸리면 우울증이 온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의사를 포함해서) 당연하다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몸이 아픈데 마음이 어떻게 그대로일 수 있겠는가, 하는 식이다. 그래서 류머티즘관절염 환자에 대해서는 류머티즘관절염에 대한 치료를 하지 우울증에 대해선 거의 무시하고, 그에 대한 치료는 하지 않는다. 신체는 신체고, 정신은 정신이라는 생각이 굳게 박혀 있는 셈
리뷰제목

류머티즘관절염에 걸리면 우울증이 온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의사를 포함해서) 당연하다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몸이 아픈데 마음이 어떻게 그대로일 수 있겠는가, 하는 식이다. 그래서 류머티즘관절염 환자에 대해서는 류머티즘관절염에 대한 치료를 하지 우울증에 대해선 거의 무시하고, 그에 대한 치료는 하지 않는다. 신체는 신체고, 정신은 정신이라는 생각이 굳게 박혀 있는 셈이다. 신체와 정신이 연결되어 있더라도 그냥 몸이 아프니 그에 대해 그렇게 느낀다고 여길 뿐이다.

 

하지만 에드워드 볼모어를 비롯한 일군의 면역정신의학 또는 신경면역학자들은 생각이 다르다.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질환이 염증 때문에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그건 단순한 관련성이 아니라, 신체에서 일어난 화학적 변화가 정신적인 변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항염증치료를 통해서 정신질환도 완화, 혹은 치료할 수 있다고 믿는다. 염증에 걸린 마음은 바로 그런 우울증에 대한 참신하고 혁명적인 접근을 다룬 책이다.

 

이런 관점은 우선 관찰에서 비롯된다. 염증에서 비롯된 신체 질환에 걸린 사람들이 상당수 정신적인 문제를 호소한다는 것이다. 앞에서 얘기한 대로 지금까지 많은 의사들이 이를 당연한 것으로 무시해버린다. 이는 (에드워드 볼모어는) 데카르트까지 소환하여 그로부터 이어지는 이원론에 사로잡힌 결과라 본다. 그러나 이는 당연하므로 무시해서는 안되는 것이란 게 에드워드 볼모어를 비롯한 신경면역학자들의 생각이다.

 

우울증에 대한 치료약은 나와 있다. 프로작이라고 하는 대단히 성공한 약이다. 세로토닌 재흡수 저해제다. 우울증이 세로토닌의 부족에 따른 것이란 진단 아래, 세로토닌이 신경계에 오래 남을 수 있도록 하는 약이다. 약을 개발하는 데 있어 타겟을 정하고, 그것에 맞는 약을 개발한 대단히 현대적인 개발 과정을 거친 약이다. 그러나 문제는 뇌 속의 세로토닌의 양을 정확히 측정할 방법이 없고, 정말 세로토닌이 진짜, 모든 것의 원인인가에 대한 의문이 남아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 프로작을 비롯한 우울증 약이 오히려 자살율을 높인다는 얘기도 적잖게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박성규의 약국에 없는 약 이야기).

 

또한 염증에 관한 수치(대표적으로 C-반응성 단백질 농도)를 측정하는 연구를 통해 이 수치와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질환 사이의 연관성이 밝혀지고 있다. 아직은 이게 인과 관계인지, 단순한 연관 관계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여러 연구들이 명확한 인과성을 밝혀내고 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 우울증을 비롯하여 조현병, 알츠하이머와 같은 병들은 단순하게 마음이나 뇌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의 염증에 대한 반응이며 이 염증에 대한 치료가 정신질환에 대한 치료의 미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이 분야는 가야할 길이 멀다. 왜 염증이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과 연계되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대답도 그리 정교하지 못하고, 그렇다면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아직 속시원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이게 이 책의 가장 아쉬운 점이다. 새로운 관점은 제시하지만 해결책은 뚜렷이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아직 설익은 상태란 얘기다). 하지만 이러한 관점은 정신질환에 대해 새로운 접근법을 가능하게 한다. 이는 오랫동안 우리의 정신 세계를 규정하고 가두었던 데카르트의 이원론에서 벗어나 인간의 질환에 대해 폭넓게 생각하게 할 것이고,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일 것이다. 새로운 관점은 새로운 돌파구일 가능성이 높은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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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염증에 걸린 마음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g********l | 2020.06.09 리뷰제목
책 염증에 걸린 마음을 읽어보면서 우리가 생각하고 있었던 우울증에 대해 좀더 자세히, 깊숙히 생각해보는 계기여서 좋았다. 사실 우울증은 세로토닌이 부족에 의해 생긴다는 것으로 배워온 나이기에 염증에 의해서 우울증이 유발하면서 뇌의 안으로 염증이 들어가서 우울증까지 발생하게 만든다는 지식은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으며 새로운 지식을 섭렵할 수 있게 해주어서 좋았다.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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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염증에 걸린 마음을 읽어보면서 우리가 생각하고 있었던 우울증에 대해 좀더 자세히, 깊숙히 생각해보는 계기여서 좋았다. 사실 우울증은 세로토닌이 부족에 의해 생긴다는 것으로 배워온 나이기에 염증에 의해서 우울증이 유발하면서 뇌의 안으로 염증이 들어가서 우울증까지 발생하게 만든다는 지식은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으며 새로운 지식을 섭렵할 수 있게 해주어서 좋았다.

좀더 나은 나 자신이 되기 위해서 계속 책을 읽어야 함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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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우울증에 대한 참신한 접근 : 염증에 걸린 마음 평점9점 | y********4 | 2020.06.02 리뷰제목
날씨나 주위 사람들에 의해서도 쉽게 우울감이 들거나 무기력해지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나 이런 기분은 상황이 종료되거나 감정이 해소가 되면 쉽게 해결이 되지만, 시간이 지나도 줄어들지 않는 감정의 응어리들은 보이지 않는 우리 신체 어느 구석에 조용히 내려앉는데 이것이 바로 우울증이란 녀석입니다의지가 약해서, 힘든 상황을 모면하려는 방편으로 '우울증'을 핑게로 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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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나 주위 사람들에 의해서도 쉽게 우울감이 들거나 무기력해지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나 이런 기분은 상황이 종료되거나 감정이 해소가 되면 쉽게 해결이 되지만, 시간이 지나도 줄어들지 않는 감정의 응어리들은 보이지 않는 우리 신체 어느 구석에 조용히 내려앉는데 이것이 바로 우울증이란 녀석입니다


의지가 약해서, 힘든 상황을 모면하려는 방편으로 '우울증'을 핑게로 삼는다는 주위의 불편한 인식과 제일 가까운 곳에서 의지가 되고 이겨낼 수 있다는 확신을 주어야 할 가족들이 방관자가 되는 상황이라면 우울증은 더 깊어질 수 밖에 없지요



고백하건데, 사실 저도 우울증이 올 뻔 했습니다 왜??



책이 생각했던 것 보다 쉽게 읽어지질 않아요! 어쩌면 현재까진 획기적인 우울증 치료법이 없다는 사실을 재확인 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어요

우울증은 전문의의 상담이나 약물치료가 필요하다면 적기에 적절한 치료를 병행해줌으로써 무난하게 넘어갈 수 있기도 하지만 이런 치료에도 개선되는게 없다면 그건 또 무슨 이유일까요

알게 모르게 몸과 마음 속을 곪게 만들어 염증이 생기게 하고 이런 염증성 우울증은 항우울제도 속수무책!

[염증에 걸린 마음]은 우울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치료가능한 질병으로 바라보는 것은 물론이고 1950년대 항우울제가 우연히 발견된 것을 계기로 획기적인 변화가 생겼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우울증의 또다른 축에 대해 심도있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세로토닌 #아드레날린 등 들어보긴 했지만 막연하기만했던 용어들이 많이 등장하지만 읽다보니 조금 익숙해지네요

이 책을 단순한 재미나 호기심으로 읽는 사람들보다는 나 혹은 주위 사람들을 위해 책을 펼치는 사람이 많을거라는 걸 생각한다면 극복해야할 과정인듯싶습니다


「심리치료 접근은 더 쉬워지고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의 처방 건수는
점점 증가하고 한 알당 단가는 낮아지는데도 여전히 우울증은 2030년까지 세계의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문제를 안길 질환으로 꼽힌다

선진국의 국내총생산의 3퍼센트에 달하는 경제적 비용을 치르게 하는 병은 암도 심장병도 류머티스관절염도 결핵도, 그 어떤 신체질환도 아니다

바로 정신건강상의 질환들, 그중에서도 주로 우울증이다!!」

우울증을 마음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시대에서 적절한 치료로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던 것을 거듭해 우울증의 종류를 구분하고 일부 사람들에게 특히 효과가 잘 날수있는 새로운 약, 치료를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는 저자의 설명과 지금 우리가 혁명의 문턱에 서 있는지도 모른다는 마무리는 유행어처럼 쓰이고 있는 #스트레스 #우울증 이란 말들이 가지고 있는 인과관계와 희망의 미래를 생각해봐도 좋을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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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염증에 걸린 마음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n******0 | 2020.06.01 리뷰제목
몸에 염증이 생겨서 우울증도 생겨난 건지, 우울증 때문에 몸에 염증이 생겨난 건지솔직히 선후 관계를 정하기가 쉽지 않다. 우울증을 마음의 문제로 봐야 할지,생각하는 방식으로 인해 생겨난 문제로 봐야 할지도 잘 모르겠다.하지만 현대를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을 호소한다.이러한 문제를 단순히 뇌나 마음의 문제로만 단정 지을 수도 없다.이 책의 저자는 우울증이 더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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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염증이 생겨서 우울증도 생겨난 건지, 우울증 때문에 몸에 염증이 생겨난 건지

솔직히 선후 관계를 정하기가 쉽지 않다. 우울증을 마음의 문제로 봐야 할지,

생각하는 방식으로 인해 생겨난 문제로 봐야 할지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현대를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을 호소한다.

이러한 문제를 단순히 뇌나 마음의 문제로만 단정 지을 수도 없다.

이 책의 저자는 우울증이 더 이상 한 가지 이유만으로 발생하는 병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우울증의 원인으로 염증을 지목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염증이 우울증을 일으키는 걸까?

몸속에 나쁜 균이 침투하면 대식세포는 균을 물리치고 염증 단백질인 사이토카인이 생성된다.

사이토카인은 혈액을 따라 이동하며 몸속에서 염증을 일으키는데,

이러한 반응은 우리 몸이 스스로 생존하려는 방식이다.

저자는 우리 몸속에서 일어나는 이런 작용을 과학적으로 설명해 준다.

혈액 속에 있는 사이토카인이 뇌 속까지 흘러가 변화를 유발하면 우울증이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기작에 기초하여 염증과 우울증이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저자의 발견은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을 단순히 뇌의 문제로만 여겼던 기존 상식을

깨뜨린다. 이제 정신질환은 뇌뿐만 아니라 신체 건강과도 연관 지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이 책에서는 알츠하이머병을 예로 들었다.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하는 데 있어서 항염증 치료를 함께 한다면

보다 효율적인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까지 우울증을 치료하는데 의학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였다.

유일한 치료제라 여겼던 약물에 항염증제라는 새로운 시도가 더해진다면

우울증을 치료하는 또 다른 방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마음의 병이라 여겼던 우울증을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하여 치료할 수 있다는

주장이 신선하게 느껴진다. 연구자들의 다양한 노력 덕분에 우리는 좀 더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이들의 노력이 꼭 좋은 결실로 맺어지길 기대해 본다.


p. 52 우리 몸의 염증 상태, 즉 면역계가 위협을 각성하는 수준은 우리의 기분과 우리가 생각하는 내용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좀 더 과학적으로 말하자면 몸의 염증은 뇌가 작동하는 방식을 변화시키고, 이는 다시 우리가 우울증으로 알고 있는 기분과 인지, 행동의 변화를 불러온다. p. 156 내가 이 일을 시작했을 때 우리가 우울증에 대해 갖고 있던 해법, 그러니까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와 심리치료는 오늘날에도 우리가 가진 치료법의 거의 전부다. p. 206 세로토닌은 우울증 및 우울증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항우울제에 관한 이론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런데 동물의 뇌에서 염증이 세로토닌의 작용을 방해한다니, 염증이 가장 미세한 분자 수준에서 어떻게 우울증을 일으키는지가 드러난 것이다. 염증이 시냅스에 방출되는 세로토닌 양을 감소시킨다는 것은 시냅스 내 세로토닌 수치를 높이는 것이 목적인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와 정반대의 작용을 한다는 뜻이다. 이는 치료 저항성 우울증, 즉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나 기타 항우울제 치료가 잘 듣지 않는 많은 환자에게 염증이 있을 확률이 특히 높은 한 이유일 것이다. p. 301~303 아마 우리는 앞으로 5년, 10년, 20년 뒤에는 우울증과 기타 정신질환에 대한 급진적으로 새로운 치료법이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게 될 거라는 말이다. (...) 지금 우리는 혁명의 문턱에 서 있는 건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혁명은 텔레비전으로 방송되지는 않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그건 틀린 말인지도 모른다. 내 생각에 그 혁명은 이미 시작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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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서평]염증에 걸린 마음_에드워드 불모어 "몸을 돌봄으로, 마음을 치유합니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n****n | 2020.05.30 리뷰제목
깊은 우울에 빠졌던 적이 있습니다. 반복되는 실패와 자책속에 무력감은 절정에 달했고, 저는 세상으로부터 도피해 골방에 숨어들었습니다. '우울'과 '무력감'과 '불안'은 일상을 지배하는 감정이 되었죠. 그 무엇보다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혼란스러움이었습니다. 머릿속에 자욱한 안개가 낀 것만 같은 불쾌한 느낌이 늘 상존했습니다. 스스로를 자각하고 일상을 통제할 수 없다는 느낌
리뷰제목

깊은 우울에 빠졌던 적이 있습니다. 반복되는 실패와 자책속에 무력감은 절정에 달했고, 저는 세상으로부터 도피해 골방에 숨어들었습니다. '우울'과 '무력감'과 '불안'은 일상을 지배하는 감정이 되었죠. 그 무엇보다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혼란스러움이었습니다. 머릿속에 자욱한 안개가 낀 것만 같은 불쾌한 느낌이 늘 상존했습니다. 스스로를 자각하고 일상을 통제할 수 없다는 느낌은, 사회적 존재로서의 실패가 주는 무력감과는 질적으로 다른. 처절한 무력감을 선사했습니다. 도대체 왜 그랬던 걸까요? 모든 결과에는 원인이 있기 마련입니다. 저 역시 짚이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수험실패도 있었고 인간관계의 문제도 있었죠. 그런데 오늘 반가운 독서 덕분에, 그 동안 전혀 고려하지 못했던 요소를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바로 '염증'입니다. 당시 저는 몸 여기저기에 다발적인 염증을 경험했습니다. 몸무게도 대폭 줄었고 컨디션도 엉망이었죠. 마음이 회복된 것은 몸이 회복된 이후의 일입니다. 그럴 수 있죠. 스트레스와 불규칙적 생활이 몸과 마음을 망가뜨리고, 진득한 노력 끝에 다시 회복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과정의 사이에서, '염증'을 주목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우울'의 주요 원인으로 '염증'을 꼽을 수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요? 돌이켜보면 어린시절부터 저는 염증과 아주 친했습니다. 심각한 비염을 달고 살았습니다. 호흡기의 잔병치례도 빈번했죠. 그런데, 마음의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실천했던 지난한 노력의 과정끝에 돌이켜보니, 비염이 사라져 있었습니다. 학창시절 쉬는시간마다 코를 풀러 가던 기억은 까마득해졌죠. 안개가 자욱했던 머릿속은 한결 맑아졌고,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스스로 분명하게 알고 있습니다. 저의 몸과 마음은, 생각보다 아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13 오래전 내가 처음으로 정신의학에 매력을 느꼈던 이유는 이것이 인간의 가장 개인적인 고통을 해결하려는 노력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자아에 일어난 병적인 혼란, 감정의 균형과 불균형, 정신과 기억의 상태, 세계에 대한 생각이나 세계와 우리의 관계에 대한 생각 같은 것들 말이다.

27 과거 우울증 및 기타 정신질환을 둘러싸고 있던 먹먹할 정도의 압도적 침묵은 이제 많이 옅어졌고, 우리는 정신질환에 관해 좀 더 편하게 말하게 됐다. 그건 좋은 일이다.

책 <염증에 걸린 마음>은 모처럼 빠릿하고 짜릿하게 읽어내린 책입니다. 별 다섯개를 줄 수 있다면 열두개를 줄겁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개인적인 의미가 되었던 이유도 큽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보아도 이 책은 참 훌륭합니다. 유익하고 재밌습니다. 무엇보다 저자의 '진정성'이 느껴집니다. 앞서 인용한 정신의학 및 우울증을 향한 섬세한 표현은, 학문과 환자를 향한 저자의 진정성을 의심치 않게 만듭니다. 인간의 가장 개인적인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서 정신과 의사가 되었다니, 이런 주치의라면 기꺼이 마음의 치유를 맡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자인 '에드워드 불모어'는 세계적인 신경과학자이자 케임브리지대학교 정신의학과 교수, 면역정신의학자입니다. fMRI 연구의 선구자로 인간의 뇌 지도를 그리는 데 공헌하여 세계적인 명성을 쌓은, 정신의학 연구분야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과학자 중 한명이라고 합니다. 세계적인 석학이죠. 극도로 보수적인 학문관을 갖고 있더라도 어색하지 않을겁니다. 그런데, 그런 저자가 아주 도발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우울증 치료에 흔하게 사용되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를 향한 의문입니다. 절대로 오해가 없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틀렸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 너머의 문제를 향한 근본적 질문입니다. SSRI의 처방이 우울증 환자에게 효과를 발휘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정답은 '모른다'입니다. 단지 세로토닌의 결핍을 해소해주는 것이 우울증을 완화해줄 것이라는 가설이 있었고, 그것이 실제로 효과를 발휘했기에 지금처럼 처방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죠. 맞습니다. 세로토닌 결핍을 해소해주는 것은 우울증에 효과가 있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곧, "세로토닌 결핍이 우울증의 원인이다."라는 문장을 증명해 주는것은 아니죠. 멀쩡했던 세로토닌 시스템은 왜 갑자기 균형을 잃게된 것일까요? 그 너머의 원인을 추적한다면, 우리의 몸과 마음은, 보다 근본적인 단계에서부터 건강을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감기 환자에게 있어서 당장의 콧물을 막는것보다 몸 안의 감기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것이 중요하듯 말입니다. 그렇다면 '그 너머의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이미 짐작하셨겠지요? 바로 '염증'입니다.

정말 뜬금없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저자의 커리어가 지지하는 권위와, 책에 실려있는 충분하고 친절한 설명이 아니었더라면 저도 쉽사리 믿지 못했을겁니다. 무엇보다 '염증'은 몸의 문제고, '우울'은 마음의 문제니까요. 그러나 많은 실험이 이를 지지합니다. 동물 실험에서 염증성 세균을 주사했더니 쥐들은 마치 우울증에 걸린 사람처럼 우울에 빠져 고립되고 무기력한 상태를 보였습니다. '세균'까지 갈 필요도 없습니다. '사이토카인'만 주입해도 같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사이토카인은 염증에 대한 면역반응으로 체내에서 분비되는 물질입니다. 변역반응과 염증을 일으키는 '신호' 같은 물질이죠. 즉, 염증이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험인 것입니다. 사람과 쥐는 다르지 않냐고요? 사람의 경우는 실험이 매우 어렵습니다. 쥐와 같이 위험한 세균을 주입할 수도 없고 사람의 뇌에 직접 사이토카인을 주입할수도 없죠. 하지만 우리에게는 '기술'이 있습니다. fMRI입니다. 자기공명영상을 통해 뇌의 특정부위의 활성화 정도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건강한 사람에게 장티푸스 백신을 주사하자 그들의 면역계는 세균을 주입한 쥐의 면역계와 비슷하게 반응하였고, 혈중 사이토카인 수치도 치솟았다고 합니다. 접종자들은 약간 우울한 상태가 되었고 감정 표현을 담당하는 뇌 영역들이 상당히 활성화되었다고 합니다. 사람의 경우도 역시, 면역반응에 기인한 염증에 의해 우울증에 빠질 수 있음을 지지하는 실험 결과입니다.

처음 이 내용을 읽고는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면역 반응은, 전적으로 우리 몸을 지키기 위한 신체의 활동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우리 몸의 가장 부정적 반응으로 알려진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다니요. 몸을 지키기 위해서 마음을 고통스럽게 한다니요, 몸을 돌본다면서 마음을 무너뜨린다니요, 이런 엉터리같은 시스템이 우리 몸안에 상존한다는 것을 이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진화심리학의 빠트릴 수 없는 영웅을 등장시키며 이 난제를 풀어갑니다. 바로 '찰스다윈'이죠. '진화론'으로 유명한 학자입니다. 우리 몸 안에 존재하는 시스템은, 우리의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에 채택되고 살아남은 것이라는 '자연선택'이론으로 유명합니다. 그렇다면 진화론의 관점에서, '염증'은 왜 '우울'을 유발하는 것일까요? 이는 고대 인류의 생활 환경과 관련이 있습니다. 수렵채집 생활을 하던 야생의 인류에게 '감염'이 발생했다는 것은 생존을 위한 싸움의 과정에서 외상이 발생하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심각한 전염병에 감염되었을수도 있죠. 이 때 상처를 입은 개인이 회복하기 위해서는 휴식과 안정이 필요합니다. 신체의 모든 자원을 감염과 싸워 이기는데 투입해야만 그나마 생존의 가능성이 있을겁니다. 한편 감염된 환자가 사회적 접촉을 빈번하게 이어간다면 자신의 바이러스를 다른 부족원에게 퍼뜨릴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이를테면 이태원 클럽에 놀러가 밤새도록 춤을 추듯이 말입니다. 스스로를 고립시킴으로써 동료들을 보호할 수 있죠. 신체적 활동을 줄이고 사회적 고립을 선택하는 것이, '자신'과 '집단'의 생존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입니다. 지혜로운 '자가격리'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감염'만 생각하기에는 현대사회의 우울증이 너무 만연한 것은 아닐까요? 면역반응과 염증은 오로지 '감염'에 의해서만 활성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네, 그거 맞습니다. '스트레스'입니다. 스트레스 반응은 진화론적 관점에서 볼 때 생존에서 있어서 아주 중요한 순간에 유발됩니다. 매우 의미있고 중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스트레스 반응이 일어날리 만무하죠. 야생인류에게 있어서 생존을 가르는 중요한 순간을 앞두고 스트레스가 발생했다면, 그 이후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을까요? 네, '외상'과 '감염'입니다. 즉, 중요한 일을 앞두고 일어나는 스트레스는, 곧 일어날 감염에 대비하라는 반박자 빠른 '사전통보'와 같은 소중한 '신호'입니다. 지혜로운 우리의 몸이 이를 놓칠리 없죠. 즉각 면역반응을 준비합니다. 염증이 나타나게 되죠. 정리하면, 면역반응과 염증은 높은 '스트레스'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염증'을 유발하는 주요 경로는 '감염'과 '스트레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죠. 저자는 이를 '스트레스, 염증, 우울증의 악순환'으로 규정하며 주요 경로에 개입함으로써 우울증을 완화할 수 있음을 주장합니다. 이미 책의 많은 내용을 인용하였기에 여기까지 다루지는 않겠지만 매우 직관적으로 효율적인 대응전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울과 무력감에 빠진 당사자와 가족들의 절박한 마음을 이해하기에, 단정지어 말하기는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오해하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우울증의 원인이, 100% 염증 때문이라는것은 아닙니다. 저자의 연구와 따르면 전체 우울증 환자의 1/3 가량이 '염증'에 기인했을 것이라고 추정합니다. 우울증 뿐 아니라 알츠하이머와 조현병에 대해서도 짧막하게 언급하며, 개인의 '생체지표'에 따라 개별적으로 최적화된 치료법이 시행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자신에게 걸맞는 치료방법을 모색하고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것입니다. 전문의의 진료와 처방에 따른 '약물처방'을 포함해서 말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처방되는 SSRI의 효능을 저자가 부정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다만 '몸과 마음의 긴밀한 연결'에 대한 이해와 믿음을 바탕으로, 마음을 돌보기 위한 강력한 경로인 몸을 돌봐주기 시작한다면, 더욱 빠르고 경쾌하게 치유의 길로 달려가실 수 있을겁니다. 몸과 마음의 회복을 위한 자연스러운 치유의 여정을 걷고있는 여러분들께 작지만 분명한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불교는 왜 진실인가 / 로버트 라이트>
제목만 봐서는 스님이 쓴 책 같지만 <도덕적 동물>이라는 전작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진화심리학자, '로버트 라이트'의 저서입니다. 종교서적은 아닙니다. 불교의 핵심철학이 '과학적으로' 진실임을 주장하며, 불교의 지혜를 바탕으로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책에서 말하는 불교는 종교가 아니라 '깨달은 인간'이, 치열한 성찰끝에 정립한 지혜로운 '삶의 철학'입니다. 따라서 불교신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거부감 없이 만나보실 수 있을겁니다. 마음의 작용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스트레스를 비롯한 마음의 문제를 다스리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겁니다. 이 책 역시 저에게 많은 도움을 준 책입니다. 6월말-7월초에 리뷰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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