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간 화학자 : 이성과 감성으로 과학과 예술을 통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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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화학자 : 이성과 감성으로 과학과 예술을 통섭하다

이성과 감성으로 과학과 예술을 통섭하다

리뷰 총점 9.5 (7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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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 > 과학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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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화학자 두 번째 이야기
전창림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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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화학자 : 이성과 감성으로 과학과 예술을 통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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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화학자 : 이성과 감성으로 과학과 예술을 통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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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명화 속에 담긴 화학 이야기 평점8점 | c******4 | 2019.10.04 리뷰제목
미술은 자연과학 중에서 무슨 과목과 가까울까? 화학자인 저자에 의하면 미술은 화학에서 태어나 화학을 먹고 사는 예술이다. 그림의 재료인 물감이 화학제품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화학자의 입장에서 그림에 사용된 물감과 그림의 변색과정과 이유, 그리고 그림에 얽혀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이 책의 내용을 한 마디로 정리한다면 '명화 속에 담긴 화학 이야기'
리뷰제목

미술은 자연과학 중에서 무슨 과목과 가까울까? 화학자인 저자에 의하면 미술은 화학에서 태어나 화학을 먹고 사는 예술이다. 그림의 재료인 물감이 화학제품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화학자의 입장에서 그림에 사용된 물감과 그림의 변색과정과 이유, 그리고 그림에 얽혀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이 책의 내용을 한 마디로 정리한다면 '명화 속에 담긴 화학 이야기' 정도가 되겠다.

 

물감의 화학적 질감을 3D화면으로 구성해 입체감을 재현한 화가 이야기가 나온다. 근대회화의 아버지라 불리는 조토 디 본돈은 <동방박사의 경배>라는 작품에서 프레스코와 템페라를 덧칠하는 방법으로 사실적이고 입체적인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림의 배경인 하늘은 프레스코로 칠하고, 등장인물인 마리아의 옷은 템페라로 칠해 원근감을 나타냈다. 결국 조토는 화가로서 그림을 그리는데 안료사용법에 관한 화학적 지식을 잘 활용했다는 것이다. 이는 다시 다빈치에 의해 '공기원근법'이라는 방식으로 계승되어 <모나리자>, <최후의 만찬> 등의 작품에 활용되었다고 한다.

 

이 책에 소개된 이런 수많은 이야기들은 과학과 예술의 통섭에 대한 사례로 설명할 수도 있겠다. 이성적 영역의 미술과 과학적 분야의 화학적 지식이 어떻게 융합해 멋진 작품으로 탄생했는지를 돌아보는 재미가 있다. 화학적 지식의 부족으로 그림을 그리다 요절한 화가의 이야기도 등장한다. 평생 흰색물감을 즐겨 사용했는데 그 속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 납성분의 유해성을 알지 못해 납중독으로 비극적 최후를 맞이했다는 것이다. 또 램브란트의 <야경>은 본래 밤풍경을 그린 것이 아닌데 그림에 사용된 물감에 납과 황 성분이 포함되어 있고 이들이 결합하여 황화납(PbS)이 되면서 공기 중에서 검게 변하는 흑변현상을 일으켜 작품의 제목까지 바뀌었다고 설명한다.

 

그림을 그린 채색 재료가 시대에 따라 변하고 거기에 따라 화풍도 바뀌어 온 역사를 돌아보는 재미도 있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산소의 발견, 거울의 반사원리, 양자역학과 터널링 효과 등 명화 속에 숨어있는 흥미진진한 과학이야기들을 풍성하게 업데이트 했다고 한다. 또한 서양미술 뿐만이 아니라 신윤복, 김홍도, 장승업과 같은 조선의 민속화가들의 그림속에 들어있는 채색재료들을 돌아보는 시간을 제공하기도 한다. 그림을 보면서 과학적 지식을 재미있는 시각에서 돌아보게 해주는 책이다.

1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2 댓글 4
종이책 다 빈치 선생님, 화학을 공부하셨어야죠. 평점10점 | y***d | 2013.04.06 리뷰제목
고교시절에 화학 선생님이 미혼의 젊은 여성이어서 학생들에 대한 열의가 대단하셨고 수업도 참 재미있게 진행하셨다. 선생님에게 감화받은 몇몇 학생들은 화학반에 들어가서 방과후에도 선생님과 같이 실험을 하곤했는데 그때 외웠던 주기율표는 아직도 머리속에 남아 있다. 그런 화학이 그림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싶지만 그림의 재료와 색이 모두 화학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레오
리뷰제목

    고교시절에 화학 선생님이 미혼의 젊은 여성이어서 학생들에 대한 열의가 대단하셨고 수업도 참 재미있게 진행하셨다. 선생님에게 감화받은 몇몇 학생들은 화학반에 들어가서 방과후에도 선생님과 같이 실험을 하곤했는데 그때 외웠던 주기율표는 아직도 머리속에 남아 있다. 그런 화학이 그림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싶지만 그림의 재료와 색이 모두 화학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최후의 만찬>이 완성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 색이 변하고 그림이 벽면에서 탈락하기 시작한 것은 그가 템페라와 유화기법을 혼합하여 사용한 때문이라고 한다. 템페라에 사용된 계란 노른자와 유화물감의 기름이 수지불균형을 일으켜 상분리가 일어났다는 것인데 르네상스의 천재로 불리는 다 빈치가 화학적 지식이 부족했거나 실험정신이 지나쳤던 탓에 불후의 명작이 온전히 보존되지 못한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다 빈치보다 반 세기 정도 앞선 1400년대에 살았던 얀 반 에이크는 식물성기름인 아마인유를 이용하여 <아르놀피니의 결혼>을 그렸는데 화려한 색감과 섬세한 붓터치는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살아있다. 르네상스 이탈리아 회화를 배워온 후발주자인 플랑드르 화파가 유화의 기법을 창시하여 현대 회화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회화의 기법을 완성해냈다. 에이크의 <아르놀피니의 결혼>은 아직도 작품이 견고하게 보존되고 있으니 회화의 재료와 기법에 대한 이해의 차이로 두 사람의 위대한 화가의 작품이 겪어야 하는 운명이 달라지게 된 셈이다. 이 작품은 영국 런던의 내셔날 갤러리를 방문했던 친구로 부터 설명이 담긴 CD를 받은 바 있어 개인적으로도 인연이 있는 작품인데 신부의 드레스를 칠한 선명한 녹색은 '말라카이트 그린'으로 매우 비싸서 그림을 주문한 사람이 아주 부자가 아니면 사용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와 함께 '울트라 마린'이라는 파란색은 너무 고가여서 성모 마리아의 옷에만 칠했다고 하니 화학염료의 개발로 학생들도 원하는 색으로 마음껏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현대사회가 되기까지 과학자들의 수고와 희생에 깊은 감사의 마음이 든다.

 

   무지개가 정말 일곱가지 색일까? 빨,주,노,초,파,남,보의 일곱색이 아니라 가시광선 영역은 빛의 삼원색인 빨강, 노랑, 파랑과 그 중간색인 주황, 녹색, 보라의 여섯가지 색으로 되어 있는데 뉴턴이 기독교적 신앙심으로 색의 체계를 일곱가지로 정리했다고 한다. 광학에 대한 지식을 가장 적극적으로 회화작업에 수용한 이들이 인상파 화가들일 것이다. 그들은 색을 섞어 사용하면 그림이 어두워지는 것을 피하려고 다양한 병치혼합을 사용했다. 병치혼합이라면 점묘법을 사용한 쇠라와 시냐크를 먼저 떠올리겠지만 고흐도 색채를 병치하였다. 올해 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던 <반 고흐 인 파리> 전시회에서 고흐가 다양한 색의 털실로 색의 혼합을 실험한 것을 보았다. 격정에 휘말려 귀를 자르고 스스로에게 총을 쏘았던 고흐조차도 빛과 색에 대한 학자적 탐구를 했던 것이다. 앞으로는 고흐의 그림이 갖가지 색의 털실이 꿈틀거리는 것으로 보일 것 같다. 

 

   

   서양 수채화와 동양 수묵화의 차이, 화학자 라브와지에의 생애 등 모든 꼭지마다 새로운 지식을 배울 수 있었다. 요즘 학생들이 과학을 어려워하고 싫어한다고 하는데 예술과 생활속에서 만나는 과학을 배울 수 있으면 과학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손에 들고 다시 놓기 싫을 만큼 재미있게 읽었다.


 




7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7 댓글 6
종이책 구매 미술관에 간 화학자 평점9점 |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k*****3 | 2017.11.03 리뷰제목
내가 전공하는 것 이외에 흥미를 갖고 즐기는 것이 있다면 인생은 보다 풍요로워질까? 화학자와 미술. 언뜻 보기에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데 생각해보면 이 또한 어울릴 수 있겠구나 생각한다. 그림을 그리기 전에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물감의 화학 성분. 물론 그림을 그리면서 물감들이 어떤 화학 물질로 이뤄져 있고, 어떤 반응을 통해 이런 색을 내는지 생각하진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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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전공하는 것 이외에 흥미를 갖고 즐기는 것이 있다면 인생은 보다 풍요로워질까? 화학자와 미술. 언뜻 보기에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데 생각해보면 이 또한 어울릴 수 있겠구나 생각한다. 그림을 그리기 전에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물감의 화학 성분. 물론 그림을 그리면서 물감들이 어떤 화학 물질로 이뤄져 있고, 어떤 반응을 통해 이런 색을 내는지 생각하진 않지만, 색을 만드는 과정에 대해서는 궁금했던 적이 있다. 또한 내가 원하는 색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어느 때보다 힘들 때, 그 비율을 알면 좋겠다는 나름의 생각을 하게 된다.

 

결국 아름다운 색을 만들어 내는 데에 화학적 지식이 많다면 보다 수월할 수 있겠지. 얼마 전 ‘문명을 담은 팔레트’라는 책을 읽고 예전에는 색을 내는데 비용이 많이 들었고, 색을 내는데 나름의 비밀이 있었음을 알았다. 지금은 전해지지 않는 전통 초록색인 뇌록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를 끌었다. 우리의 전통 색 뿐 아니라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 명화에 담긴 색과 화학의 연관성. 미술과 화학이 이렇게도 연결되어 있구나 싶어 재미있는 책 읽기였다.

 

천재적인 미술가를 보면 단명했거나 광기어린 모습을 볼 수 있는데 혹 그것은 물감 안에 숨어 있는 납 성분 때문은 아니었을까? 미국 출신 화가 휘슬러는 납을 다량 함유한 흰색 물감을 과다 사용한 나머지 돌연사 했다고 한다. 그가 활동하던 1860년에는 미술 뿐 아니라 다른 영역에서도 흰색이 유행했다. 이 흰색 안에는 납 성분이 가득하다는 사실은 당시 공공연한 비밀이었다고 하니... 때문에 납 부작용은 당시 미술계를 뒤흔들었다고 한다. 그가 그렸던 흰색 드레스를 입은 여인을 보면 휘슬러가 돌연사 한 슬픔이 함께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에이크의 작품 속 녹색 드레스도 눈길을 끈다. 이 녹색은 말라카이트 그린이라는 성분으로 구리 광맥 속에서 가끔 출토되는 구리 리간드의 구리 카보네이트다. 이 녹색 성분의 진품은 kg당 100만원이 넘었다고 하니... 에이크가 그린 ‘아르놀피니의 결혼’에서 신부의 드레스를 녹색으로 칠한 것을 보면 이 그림의 의뢰인은 당시 상당한 부자일 것이다. 이것 말고 화학 반응으로 제목이 바뀐 것도 있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렘브란트의 야경이라는 그림이다. 야경은 원래 대낮을 그렸는데 당시 렘브란트가 이 그림을 그릴 때 사용한 연화물 계통의 안료와 선홍색을 띠는 버밀리온이 화학적으로 분석해보면 납과 황 성분이 검출된다고 한다. 납과 황이 결합하면 황화납이 되어 공기 중에서 검게 변하는 흑변 현상이 일어난다. 결국 이런 화학 반응이 그림의 제목까지 바꿔놓다니.. 신기할 뿐이다.

 

이밖에도 다양한 이야기가 있지만 거기엔 화학적인 이야기만 있는 건 아니고 과학적인 해석도 함께 한다. 미술이나 과학. 솔직히 나 같이 평범한 사람에겐 여전히 어렵고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분야지만 이런 접근은 바람직한 선택이란 생각이 든다. 과학 특히 화학 분야를 다양하게 접하고 싶다면... ^^

 

 

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6 댓글 6
종이책 미술관에 간 화학자 평점10점 | c***1 | 2013.03.23 리뷰제목
"미술사에 나타나는 명화의 대부분은 읽어야 합니다"(7).   클래식은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에 있습니다. 백화점 폐점 시간을 알릴 때 나왔던 음악도, 뉴스의 시작을 알리는 오픈닝 음악도, 분뇨차에서 나오는 음악도 모두 클래식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한참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가치가 수 억, 수천 억 원으로 환산되는 명화도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에 있습니다. 자수나 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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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사에 나타나는 명화의 대부분은 읽어야 합니다"(7).

 

클래식은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에 있습니다. 백화점 폐점 시간을 알릴 때 나왔던 음악도, 뉴스의 시작을 알리는 오픈닝 음악도, 분뇨차에서 나오는 음악도 모두 클래식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한참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가치가 수 억, 수천 억 원으로 환산되는 명화도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에 있습니다. 자수나 퍼즐의 도안으로도 쓰이고, 사우나나 카페를 장식하기도 하고, 요즘은 우산이나 삼푸 용기의 도안으로도 사용됩니다.

 

그림은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아름답다'는 감상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그런데 오랫 동안 천재적인 작품으로 사랑받아온 '명화'는 그것을 알아보는 사람의 눈에만 보이는 '특별함'이 숨어있습니다. 제게 이런 명화의 '특별함'은 숨은그림찾기를 하는 놀이처럼 즐겁고, 수수께끼를 풀어내는 듯한 쾌감이 있습니다. "미술사에 나타나는 명화의 대부분은 읽어야 한다"(7)는 말의 의미가 바로 이것일 것입니다.

 

그래서 "명화를 읽어주는 책"들이 참 많습니다. 구도, 등장인물, 색채, 소품에 담겨 있는 메시지를 읽어주기도 하고, 화가의 삶과 비극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미술재료와 사조를 설명하기도 하고, 명화와 관련된 스캔들을 폭로하기도 합니다. <미술관에 간 화학자>도 명화를 읽어주는 책입니다. 화학자의 눈은 명화를 어떻게 읽어낼지 사뭇 궁금했습니다.

 

 

 

"모든 분야를 두루 섭렵한 천재 다 빈치도 화학만은 정복하지 못한 것 같다"(57).

 

이럴수가! 화학자의 날카로운 눈이 천재 과학자이기도 한 다 빈치의 '의외'의 빈틈을 포착해냅니다. 위대한 화가이기도 하면서, "헬리콥터를 설계하고 해부학 도감을 그릴 만큼 뛰어난 과학자"(10)이기도 했던 다 빈치가 화학에는 상당히 무지했음이 그의 작품에서 드러납니다. <최후의 만찬>은 유화와 템페라 기법을 혼합하여 그린 것으로, 다 빈치는 이런 혼합 기법을 자주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바로 여기서 화학에 관한 그의 무지가 드러납니다. "템페라에 사용하는 달걀노른자는 수분을 거의 50% 이상 함유한 에멀션인데 유화는 기름이므로 수지 균형이 깨어져 상분리(물과 기름이 층으로 분리되듯이 두 상이 섞이지 않고 분리되는 현상)가 일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다 빈치가 미술 재료에 관한 화학적 지식이 상당히 취약했다는 증거는 또 있습니다. "그는 납이나  구리를 함유한 색(흰색, 녹색 등)과 황을 함유한 색(버멀리온, 울트라마린 등)을 자주 함께 사용하였는데 이들은 서로 반응하면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한다. 또한 나무판에 석회를 발라서 평편하게 만들고 그 위에 그림을 그렸는데, 석회는 탄산화하여 울트라마린 등과 반응하면 탈색한다.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은 이미 그의 생전에 심한 박락(채색층이 균열되어 떨어지는 현상)이 일어나고 색채도 전체적으로 갈색이나 어두운 색으로 바뀌었다"(57).

 

 

 

"물체가 자체의 색으로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물체에 닿는 색채의 분할에 의해 나타나는 스펙트럼의 물리적 현상이라는 자각은 그림의 역사에서 격변을 일으켰다"(346).

 

이 책에 의하면, "역사상 미술사조 중에서 가장 많이 사랑받고 높이 평가받는 인상주의"는 과학에 큰 빚을 지고 있습니다. "뉴턴의 색채 이론은 표현의 한계를 탈피하고자 몸부림치던 화가들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해 주었"(346)기 때문입니다. 인상파 화가들은 스펙트럼의 과학을 예술에 끌어들였습니다. "인상주의는 빛을 그리는 미술이다. 물체 고유의 색을 부정하고 그 물체의 표면에 반사한 빛이 만드는 순간적 인상을 표현한다. 빛을 그려야 하는 화가의 도구는 물감이다. 자연에서 보는 빛은 생각보다 훨씬 더 밝았고 물감으로는 그 빛을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과학자들은 프리즘에 의한 스펙트럼 분광에 관한 연구를 통해 색을 섞어도 어두워지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보여주었다. 즉 분광분석법이다. 최종적으로 나타날 색을 분석하여 각각의 원색을 팔레트 위에서 섞지 않고 화면 위에 병치하면 우리 눈의 망막에서 혼합된 중간색이 나타난다. 이것이 바로 병치혼합기법이다"(258-259).

 

햇빛을 받아 찬란한 자연의 신비를 표현하기 위해 인상주의 화가들은 팔레트에서 물감을 섞지 않고 밝은 색 조각들을 병치하여 어두어지지 않는 혼색을 고안해 낸 것입니다. "모네는 짧게 끊어지는 터치를 병치하였고, 르누아르는 솜털처럼 부드러운 터치의 색면을 병치하였으며, 고흐는 속선의 긴 선을 병치하였다. 쇠라나 시냐크 같은 신인상주의자들은 일정한 크기의 작은 색점들을 과학적인 비율로 병치하여 혼합의 효과를 극대화하였다"(269).

 

이러한 색채의 본질에 관한 연구는 추상화의 발전에도 큰 동력이 되었습니다. "화가들은 형태를 직접적으로 그리지 않고 색채만을 사용하여 형태와 입체적 공간성을 모두 표현할 방법을 모색하였다. 그 과정에서 입체파, 야수파 등과 함께 들로네와 쿠프카에 의해 오르피즘이 탄생하였다. 이는 추상화가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346).

 

이 책을 보니 가구가 과학이 아니라, 미술이 과학입니다! 미술은 항상 과학에 앞서는 분야라고 생각했는데, 미술의 발전은 과학의 발전을 이끌고, 과학의 발전은 미술의 발전을 이끌어 왔다는 사실이 새삼 흥미롭습니다. 미술과 과학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잘 어울리는 커플 같은 느낌입니다.

 

 

 

"역사상 유명한 사과가 셋 있는데, 첫째는 이브의 사과요, 둘째는 뉴턴의 사과요, 셋째는 세잔의 사과다"(338).

 

"프랑스 상징주의의 거장 드니의 말"이라고 합니다. 드니가 지금까지 살아 있었다면, 스티브 잡스의 '애플'을 하나 더 첨가했을 것 같습니다. 여하튼, 역사상 유명한 사과 중 하나가 예술가의 사과라는 사실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줍니다. "이브의 사과로부터 기독교가 시작되었으며, 뉴턴의 사과로부터 근대과학이 시작되었고, 세잔의 사과로부터 현대미술이 꽃을 피웠다. 세 사과가 각각 자연에서 종교로, 종교에서 과학으로, 과학에서 인간 감성으로의 전환을 이끈 것이다"(338).

 

<미술관에 간 화학자>는 무엇보다 재미있습니다. 명화보다 그 속에 담긴 '화학'이론이 더 궁금하다면, 다소 싱거울 수도 있겠습니다. <미술관에 간 화학자>는 화학에 관한 지식은 물론 명화에 관한 지식을 총 동원하여 명화를 읽어줍니다. 화학이론을 위해 명화를 도구로 사용하지 않고, 명화 자체가 주인공인 것입니다.

 

봄날이면 친구들과 함께 자주 동물원을 찾았고, 동물원 옆 미술관도 들러보곤 했습니다. 그 시절엔 고흐처럼 비극적인 인생을 살다간 예술가의 삶과 작품이 우리의 마음을 끌었습니다. <미술관에 간 화학자>를 따라 미술관을 걷다 보니, 새삼 '르누아르'라는 화가가 '인상'적입니다. 60여 년 동안 약 6,000점의 그림을 남길 만큼 쉴 새 없이 그림을 그렸던 화가, 심각한 류머티스 관절염으로 손이 변형되어 붓을 손에 묶고 계속 그림을 그렸던 화가, 그러면서도 아름답고 유쾌한 그림을 그렸던 화가. <미술관에 간 화학자>는 그를 이렇게 소개합니다. "르누아르는 그림 자체를 매우 즐거워했으며 보는 관람자도 즐거워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르누아르의 그림에는 메시지나 철학이 없다.  본인이 그렇게 이야기했다. 그는 매우 통속적인 사람이며, 그의 그림도 통속적이다. 르누아르는 '인생은 끊임없는 유희'라고 했다. 낙천적인 르누아르는 늘 즐거운 장면만을 그렸다. 그는 불쾌한 것이 많은 세상에 또 불쾌한 것을 창조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 화가였다"(290). "그의 작품들은 매우 대중적이어서, 도서관에는 <독서하는 여인>, 목욕탕에는 <목욕하는 여인>, 무도장에는 <부지발의 무도회>가 걸려 있는 경우가 많다"(291)고 합니다. 시대를 뛰어넘는 천개 화가의 명작을 '통속적'이라고 표현하니 느낌이 새롭습니다. "통속적"인 관람객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지만, 화학자를 따라 미술관을 걷는 내내 즐겁고 유쾌했습니다. 책 속으로 떠나는 미술관 나들이,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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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서평] 미술관에 간 화학자 평점10점 | b*****k | 2013.03.23 리뷰제목
너무나 유명한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가 책의 커버 그림을 차지하는 이 책은 명화를 화학자의 입장에서 보는 특이한 책이다. 미술관에 간 화학자의 눈에는 무엇이 보였을까? 저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그림을 보며 카메라 옵스큐라 반사효과를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명화에서 보여지는 과학적 지식을 곁에 있는 사람에게 이야기 하듯 해석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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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유명한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가 책의 커버 그림을 차지하는 이 책은 명화를 화학자의 입장에서 보는 특이한 책이다. 미술관에 간 화학자의 눈에는 무엇이 보였을까? 저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그림을 보며 카메라 옵스큐라 반사효과를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명화에서 보여지는 과학적 지식을 곁에 있는 사람에게 이야기 하듯 해석해 주고 있다.   

 

명화의 상태를 원본과 같이 유지하기 위해서는 염료가 중요하다. 염료를 칠하는 법에 따라 색이 오래 보존되기도 하고, 검게 변하거나 발해버리기도 한다. 프레스코 기법, 템페라 기법, 유화 등 화가들이 색을 유지하기 위하여 개발한 기법에 대한 소개도 곁들여져 있다. 과거 흰색에는 인체에 해로운 납 성분이 포함되어 있었고, 붉은 색 염료는 구하기 힘들어 매우 비쌌으며, 검정색을 만드는 다양한 법 등 흥미로운 염료이야기가 소개되어있다. 또한, 화학원소, 화학자를 그린 명화, 광학과 색채과학, 스펙트럼 분광학과 인상주의, 과학적 상상력, 화가의 시선, 역학, 구도 등 그림 속에 숨어 있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과학적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이 화학적 이야기만 한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화가의 일생 배경과 인간적으로 어떤 성격이었는지, 염료를 다루는 능력이 있었는지, 어떤 색을 즐겨썼는지, 그 그림이 나오게 된 배경이야기와, 명화 속 숨겨진 상징을 찾아 읽는 방법 등 다각도로 설명되어 있어서 읽는 내내 흥미진진하다.

 

무엇보다 이 책의 구성이 마음에 든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5개의 챕터의 소제목을 여느 책과는 다르게 그림으로 보여준다. 차례를 보면 소제목과 페이지수만 있는 것이 아니라, 명화아래에 소제목, 그림제목, 화가명, 쪽수를 표시하여서 첫장부터 굉장히 참신하다. 책을 읽으면서도 언급하는 작품을 되도록 좌우로 배치해서 이리저리 책장을 넘기며 보지 않아도 될 정도로 세심한 배려를 한 것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또한 좀더 화학적 상식을 심화하기 위해 '미술관에서 나누는 과학 토크' 코너를 두어서 그것 자체만으로도 읽을 거리가 된다.  무엇보다 우리 선조화가들인 신윤복, 장승업, 김홍도의 그림들을 곁들여 설명한 점과, 일본 중국의 한지에 비해 월등히 우수한 우리나라 한지를 언급한 부분도 좋았다.

 

근래에 본 읽을거리 볼 거리가 잘 짜여지고 내용도 충실한 좋은 명화 감상 책이다. 비록 화학에 대해 큰 관심이 없어도 다각도로 그림을 보게해 주는 설명이 있어 소장하고 볼 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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