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와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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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와 밤

리뷰 총점 9.1 (39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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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프랑스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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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아가씨와 밤 - 기욤 뮈소 평점9점 | g*******7 | 2019.01.20 리뷰제목
누구나 타인과 절대로 공유하고 싶지 않은 비밀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한 비밀이 만약 대중들에게 노출된다면 분명 커다란 충격에 빠지게 될 것이다. 심지어 그 비밀이 바로 살인을 저지르고, 그 시체를 암매장한 범죄 사실이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기욤 뮈소의 [아가씨와 밤]은 바로 25년 전에 벌어졌던 그 끔찍한 비밀을 소재로 하고 있는 스릴러이다. 많이 읽어본 것은 아니었지만
리뷰제목

 누구나 타인과 절대로 공유하고 싶지 않은 비밀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한 비밀이 만약 대중들에게 노출된다면 분명 커다란 충격에 빠지게 될 것이다. 심지어 그 비밀이 바로 살인을 저지르고, 그 시체를 암매장한 범죄 사실이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기욤 뮈소의 [아가씨와 밤]은 바로 25년 전에 벌어졌던 그 끔찍한 비밀을 소재로 하고 있는 스릴러이다. 많이 읽어본 것은 아니었지만, [아가씨와 밤]은 기존에 내가 읽었던 그의 작품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다. 물론 다작으로 워낙에 유명한 기욤 뮈소이기 때문에 이전에도 [브루클린의 소녀], [센트럴파크]와 같은 스릴러도 있었지만, 나는 그 작품들을 아직 읽어보지 못하였기에 이 작품은 내가 만나는 기욤 뮈소의 첫 번째 스릴러인 셈이다.

 

 실질적인 이야기의 시작은 2017년 봄에 프랑스 남동부 해안에 위치한 코트다쥐르의 생택쥐페리고교에서 발송한 안내문으로부터 비롯된다. 학교 측에서 오래된 체육관 건물을 허물고 그 자리에 첨단시설을 갖춘 초현대식 다목적건물을 짓는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더불어 1992학년도 졸업생의 25주년 졸업 기념식도 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열린다는 이 안내문은 뉴욕에서 작가로 활동하는 토마에게 전해진다. 작가로서 성공을 거두었기에 25년 전에 졸업한 그 졸업생을 위한 기념 행사가 언뜻 반가웠을텐데, 토마는 불안에 휩싸이게 된다. 바로 1992년 겨울 토마는 끔찍한 범죄 사건에 연루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아무도 그 범죄에 대하여 전혀 알지 못한 채로 25년이 흘렀지만, 이제는 학교에서 추진한 사업으로 인하여 세상에 공개될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시신을 당시 공사중이던 그 체육관에 유기하였는데, 그 체육관이 이제 곧 새로운 공사를 위하여 허물어질테니 말이다.

 

 25년 전 토마는 빙카 로크웰이라는 동급생을 무척 사랑하였다. 그러나, 빙카는 토마와의 관계에 대하여 그리 깊게 생각하지 않았고, 이내 철학 선생인 알렉시 클레망과 사랑에 빠졌다는 소문에 휩싸이게 된다. 토마는 빙카가 자신에 비하여 더 성숙한 철학 선생에게 빠져 있다는 사실에 절망하였지만,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었다. 1992년 크리스마스를 눈앞에 두고 토마는 빙카의 호출을 받게 된다. 방학이라서 학교에는 거의 사람들이 없는 상황에서 토마는 빙카가 있는 기숙사를 찾아가게 되고, 거기에서 빙카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된다. 철학 선생인 알렉시가 강제로 빙카를 임신시켰다는 사실을. 그로 인하여 토마는 분노에 휩싸이게 되고, 철학 선생을 찾아가서 실랑이 끝에 싸움을 벌이게 된다. 하지만 오히려 철학 선생으로부터 제압당하는 상태에서 뜻하지 않게 그의 절친인 막심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철학 선생은 막심의 타격으로 인하여 죽음에 이르게 된다. 막심의 아버지인 프란시스는 이 사실을 알고, 체육관 건설 현장 감독과 함께 시체를 체육관에 유기하게 된다.

 

 이 사건 이후에 토마는 빙카가 종적을 감추었음을 알게 되고, 다수의 목격자가 빙카가 철학 선생인 알렉시로 보이는 남자와 코트다쥐르를 떠났나는 소식을 듣게 된다. 그는 그것이 자신과 막심을 보호하기 위하여 꾸며진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빙카의 행적을 수소문하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그로부터 25년간 별다른 소식없이 시간이 흘러갔던 것이다. 하지만 체육관이 허물어지면 막심과 공모한 범죄가 탄로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이제 토마는 졸업식 행사를 참석하여 그 문제에 대하여 막심과 만나서 상의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토마에게 자신과 막심, 막심의 아버지 프란시스와 현장 감독만이 알고 있었던 그 사실을 누군가가 알고 있으며, 그 사건에 대하여 복수를 하겠다는 메세지를 받게 된다. 자신을 비롯하여 관련된 사람만이 간직하고 있던 이 비밀을 정체를 알 수 없는 제3의 인물이 알고 있었던 것이다.

 

 스릴러적인 요소가 강하지만, 이내 글 곳곳에서 이 작품이 기욤 뮈소의 작품이라는 흔적을 찾는 일은 어렵지 않다. 삽화를 통하여 생텍쥐페리고교의 건물 배치도를 보여주고 있지만, 굳이 그것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배경에 대한 묘사는 물론 현재와 과거의 흔적을 찾는 여정에 등장하는 다수의 인물에 대한 묘사 역시 군더더기가 없다. 읽는 입장에서 간결하면서도 어렵지 않게 그 특징을 각인시킬 수 있는 표현들은 다양한 인물의 등장과 사건의 발생, 여기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상황 속에서 다른 곳에 눈을 돌리지 않고 오로지 작품에 매진할 수 밖에 없게끔 하고 있다. 그래서, 25년이라는 시간적 갭은 그리 커보이지 않는다. 마치 1992년의 그 끔찍한 사건이 2017년에도 곧바로 이어지면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이 너무나 생생하게 다가온다.

 

 이야기의 시작은 분명 토마와 막심의 범죄에 대한 비밀에서 비롯되었지만, 다양한 인물들의 비밀이 오히려 노출되면서 새로운 긴장감을 형성하는 것도 이 작품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단추 하나로 수프를 끓일 수 있다라고 호언장담하면서 지독한 구두쇠로부터 결국 다양한 수프 재료를 얻어서 결국 맛좋은 수프를 만들었던 동화처럼 [아가씨와 밤] 역시 토마와 막심의 은밀한 비밀이 주재료인 것처럼 포장되어 있지만, 기실 이 책을 읽는다면 이들을 제외한 타인의 비밀이 오히려 토마와 막심이 마주하는 진실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작품의 후반부에는 토마가 간직하고 있던 비밀조차 온전한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장면도 다양한 반전 중 하나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인물들의 비밀이 1992년 겨울의 그 끔찍한 악몽을 만들어냈던 것이다.

 

 애초 토마가 간직한 비밀이 사건의 진실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야기는 점점 알려지지 않은 사건의 또 다른 진실을 곳곳에서 터뜨리면서 긴장감은 더욱 고조된다. 더하여 그 과거의 사건으로 토마와 막심을 협박하는 인물의 등장과 더불어 그로 인하여 발생되는 또 다른 살인 사건은 이 작품이 그저 과거의 사건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그 과거의 사건은 2017년 현재까지 이어지면서 진행형으로 또 다른 범죄 사건이 발생하고 있으니 말이다. 또한 이야기 초반에 등장하는 토마의 비밀이라는 암시로 인하여 우리는 결말 부분에 다다르면서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듯한 반전을 마주하게 된다는 점도 바로 이 책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아가씨와 밤]은 기욤 뮈소의 수많은 작품에서 그리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아닌 스릴러이다. 그러나, 장르는 달라도 이전 작품에서 보여준 기욤 뮈소의 흔적을 발견하면서 그가 말하는 스릴러의 반전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1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3 댓글 18
종이책 아가씨와 밤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h*******g | 2019.03.11 리뷰제목
기욤뮈소의 소설을 전부는 아니지만 제법 많이 알려진 몇 편을 재밌게 읽었기에, 신작이 나왔다는 소식에 이 책을 읽기를 고대하고 있었다. 그 동안 읽은 그의 작품은 시간여행, 공간여행 또는 죽음을 알리는 메신저의 등장 등 판타지 요소들과 허를 찌르는 반전의 조합이 매력 있었다. 그러나 이번 작품 만큼은 판타지보다는 스릴러에 무게를 둔 소설이라 더욱 기대가 되었다.   25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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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뮈소의 소설을 전부는 아니지만 제법 많이 알려진 몇 편을 재밌게 읽었기에, 신작이 나왔다는 소식에 이 책을 읽기를 고대하고 있었다. 그 동안 읽은 그의 작품은 시간여행, 공간여행 또는 죽음을 알리는 메신저의 등장 등 판타지 요소들과 허를 찌르는 반전의 조합이 매력 있었다. 그러나 이번 작품 만큼은 판타지보다는 스릴러에 무게를 둔 소설이라 더욱 기대가 되었다.

 

25년만에 뉴욕에서 비행기를 타고 코트다쥐르로 날아온 토마는 고향으로 돌아오자 마자 25년전 사건을 아는 누군가에게 협박을 받는다. 토마 뿐만 아니라 그 시절 친구인 막심과 파니 또한 복수를 예고하는 메시지를 받았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25년 전, 빙카는 철학교사인 알렉시와 사랑에 빠졌다는 소문이 파다한 가운데, 그녀가 원치않는 임신을 하게 된 사실을 알게된 토마는 알렉시와 몸싸움을 벌이다 그를 죽이게 된다. 알렉시를 죽이는데 도운 절친 막심은 학교 체육관 짓는 공사를 맡던 아버지의 도움으로 그 사체를 체육관 벽속에 유기하게 되고, 그날 밤 이후 빙카는 사라진다.

 

25년이나 된 노후한 체육관을 허물고 새로운 시설을 짓겠다고 발표한 생텍쥐페리고교. 체육관을 허물게 되면 벽속에 유기한 알레시의 유해가 발견될테고, 자신들이 저지른 짓이 드러날 위험에 놓이게 된다. 그렇게 25년 전의 살인의 비밀을 감춘채 고등학교 동창 모임에서 친구들을 만나게 된 토마.

 

토마를 사랑했지만 토마가 사랑하는 빙카에게 질투를 느꼈던 파니,

25년전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려고 그 사건을 아직도 쫓는 기자 스테판,

함께 일을 저지르고 사체를 유기한 사실을 아는 막심.

 

과연 토마의 목을 조르는 이는 누구인지 흥미진진한 가운데, 토마는 점차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게 된다.

25년 전 그날 밤 이후, 빙카는 알렉시와 파리로 떠난 후 사라졌다고 알려져있다. 무려 25년동안 자신이 죽인 알렉시역을 맡은 남자를 찾아 다닌 셈이다.

 

협박자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다니던 중 10만 프랑의 거액이 든 가방이 토마의 사물함에서 발견되었던 사실을 알게된 토마는 그 가방이 한눈에 누구의 것인지 알게된다. 빙카에 대한 환상이 토마의 시야를 가렸던 것인지 그는 빙카의 몰랐던 부분에 대해 차츰 알아가게 되며, 그녀의 임신과 협박 그리고 진짜 빙카가 사랑했던 사람이 누구인지 토마를 따라 추적하는 과정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여정의 후반부로 갈수록 주변인물들이 위험에 처하게 되는데, 그들을 지키기 위해 또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해 '그'와 맞서게 된다. 토마가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해 몰랐거나 오해했던 부분들, 자식에 대한 부모의 헌신적인 사랑, 가족을 지키기 위해 해야했던 자기 희생적인 선택들이 다소 안타깝게 얽혀서 짠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이제 끝이려나 싶으면 또 다른 진실이 드러나고, 진실이라고 여겼던 부분의 새로운 면들이 등장하는 등 이 소설은 끝까지 긴장을 놓을수 없다. 그렇게 알게된 진실은 결국 '사랑'에 맞닿아 있다. 소설의 등장인물들이 선택한 '사랑'을 실현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상대방에 대한 무리한 사랑이 가져온 파멸,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려다 보니 저지른 실수, 때로는 목숨걸고 스스로를 희생하기까지... 가족과 연인 간의 사랑이 이 소설의 주요한 키워드인 셈이다. 

 

우리는 여러 개의 삶, 이해하기 어렵고 상반되는 욕망으로 얽혀있는 삶을 동시다발적으로 살아왔다. 우리의 삶은 소중하지만 동시에 덧없고, 무의미하고, 고독했다. 우리의 삶은 진정으로 통제 가능한 적이 없었다. 아주 사소한 사건이나 실수가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기도 하니까. p.389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1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1 댓글 6
종이책 청춘의 혈기에서 시작된 비극 평점10점 | y*****2 | 2020.04.28 리뷰제목
얼마 전에 읽은 기욤 뮈소의 <사랑하기 때문에; http://blog.yes24.com/document/12401204>에서도 10대 소년들이 살인을 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이성이 여물지 못하고 혈기에 넘치는 나이라고는 하지만 상대의 목숨을 끊을 수도 있는 위험한 행동을 다룬 것이 충격이었습니다. 최근에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하였다는 소식을 듣고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충동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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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읽은 기욤 뮈소의 <사랑하기 때문에; http://blog.yes24.com/document/12401204>에서도 10대 소년들이 살인을 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이성이 여물지 못하고 혈기에 넘치는 나이라고는 하지만 상대의 목숨을 끊을 수도 있는 위험한 행동을 다룬 것이 충격이었습니다. 최근에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하였다는 소식을 듣고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충동을 다스리는 법을 일러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기욤 뮈소는 <사랑하기 때문에> 보다 더 나간 젊은 시절의 일탈을 <아가씨와 밤>에서 보여주었습니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젊은이들의 일탈이 비극적인 사건으로 이어지는데, 젊은이들을 바로 잡아주어야 할 어른들이 오히려 일탈을 부축이고 극한 상황으로 이끌어가는 바람에 사건이 제대로 마무리되지 못하고 끔찍한 범죄가 이어지는 것입니다.


모든 일은 사랑이라고 믿는데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한때 짝짓기 예능이 범람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젊은이들을 모아놓고 호감을 가지는 짝을 이어주었는데,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끝나면 누구에게 마음을 주고 있는가를 공개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묘하게도 서로 호감이 일치하는 쌍이 많이 나오는 경우도 있는 반면, 한 사람에게 관심이 쏠리는 경우도 있고, 호감의 방향이 꼬리를 물고 비켜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누군가 자신에게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가는 것도 어쩔 수 없는 노릇이기도 합니다.


<아가씨와 밤>은 남프랑스 코트다쥐르의 앙티브라는 지역에 있는 생텍쥐페리 고등학교의 학생들의 사랑이야기입니다. 물론 사랑이라 하면 남녀 사이의 사랑은 물론 동성 간의 우정과 사랑을 모두 포함합니다. 물론 동급생들 사이의 사랑도 있고, 학생과 선생님 사이의 불장난 같은 것도 있습니다. 그런 뒤틀린 관계가 끔찍한 비극을 불러오기도 하는 것입니다.


최초의 살인사건이 일어나던 1992년 겨울과 묻혔던 사건이 드러나면서 2차 사건이 일어나는 2017년 봄의 시점에서, 두 개의 이야기가 서로 엮여있습니다. 생텍쥐페리 고등학교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학생 빙카 로크웰과 철학을 가르치는 알렉시 선생님이 실종되는 사건이 1992년 겨울 발생합니다. 앙티브에서 사라진 뒤 파리에 있는 호텔에 묵은 것을 끝으로 두 사람의 행적이 묘연해진 것입니다.


누가, 왜, 어떻게 사건을 저질렀는가 하는 것을 여기에서 설명하는 것은 적절치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야기의 성격 상 많은 사람들이 사건에 연루되어 있고, 그 이유도 다양하다는 것 정도는 말씀드려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처럼 이야기가 흘러가는 대로 즐겨도 그만입니다만, 등장인물들이 어떻게 엮여있는지를 추측해가면서 읽는 재미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야기를 읽다보면 꼭 기욤 뮈소의 자전적 소설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작가가 어린 시절 살인사건을 저질렀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 그래서인지 작가는 허구의 사건이라는 점을 밝히고 있습니다.


꽤 오래 전에 미국에서 영어 공부하는 시간에 ‘니스에 가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하는 시간이 기억납니다. 그때 저는 해변에서 해맞이를 하겠다고 답했는데, 영어선생님이 ‘정말?’ 그랬던 이유를 이 책을 읽고서야 이해했습니다. 1992년 12월 19일 니스에는 8cm의 눈이 내렸다는 것입니다. 영어공부를 하던 때가 12월이었는데, 한겨울에 해변에서 해맞이를 하겠다고 했으니 선생님이 그렇게 물을만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마들렌 효과 덕분에 학창시절의 추억이 꼬리를 물고 기억의 수면 위로 부상하기 시작했다.(229쪽)’는 대목을 읽으면서 작가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참 멋있게 인용했구나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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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아가씨와 밤 평점6점 | r*******5 | 2019.01.11 리뷰제목
기욤뮈소의 스릴러소설  책표지가 마음에 들어 구매하게 되었는데 책표지만큼 내용도 꽤 흥미롭고 매력적이었다. 사랑 이야기에 스릴러 내용의 아가씨와 밤은 2018년 프랑스 베스트셀러 1위라고 한다. 드라마 제작까지 결정이 났다고 하니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뉴욕에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토마 드갈레는 모교 생텍쥐페리 고등학교 개교 50주년 기념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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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뮈소의 스릴러소설


 책표지가 마음에 들어 구매하게 되었는데 책표지만큼 내용도 꽤 흥미롭고 매력적이었다. 사랑 이야기에 스릴러 내용의 아가씨와 밤은 2018년 프랑스 베스트셀러 1위라고 한다. 드라마 제작까지 결정이 났다고 하니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뉴욕에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토마 드갈레는 모교 생텍쥐페리 고등학교 개교 50주년 기념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 프랑스로 오게 된다. 당시에 가장 친했던 막심의 연락을 받아 동창 모임에 참여하게 된 것이었다. 토마는 뉴욕에서 20년이 넘게 살고 있고 부모님, 형제들과는 친근한 사이가 아니다. 


 고향에 방문한 토마는 학창시절 자주 갔던 카페에서 고등학교 시절을 떠오른다. 그 당시 좋아했던 빙카 로크웰이라는 소녀가 지금까지도 토마를 사로잡고 있다. 하지만 그 시절의 빙카는 25년 전 철학 선생이었던 알렉시와 파리로 사랑의 도피를 떠났기 때문이다. 토마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빙카를 추억하고 있었다. 


 토마는 알렉시와 빙카가 함께 떠났다는 이야기를 믿지 않았다. 왜냐하면 25년 전 토마가 알렉시 선생을 죽였기 때문이다. 빙카를 너무나도 사랑하는 나머지 우발적으로 알렉시를 죽인 것이다. 그 과정에서 친한 친구인 막심이 살해에 가담했고 그의 아버지인 프란시스가 학교 체육관 벽에 알렉시의 사체를 넣고 콘크리트로 발랐다. 하지만 학교 측에서 초현대식 다목적 건물을 짓기 위해 체육관을 허문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체육관을 허물게 된다면 드러날 범죄사실에 토마와 막심은 궁지에 몰리게 된다. 


 25년 전의 비밀을 파헤치면서 드러나는 수많은 거짓말과 속임수들에 얽힌 사연을 잘 풀어낸 것 같다. 범죄자들의 처지가 단적으로 표현되어있어 스릴러적인 부분이 좋았고 지루할 틈 없이 읽었다. 이외에도 동창인 파니와 사라진 빙카 사이의 이야기, 토마의 부모님과 막심의 아버지인 프란시스의 이야기, 모든것에 가려진 범인을 찾기 위한 모습이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세상에는 시간의 어느 지점에서 더 이상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고 그 자리에 꼼짝없이 붙잡혀 사는 사람들이 있어과거를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시간으로 보지 않으려 하는 사람들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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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25년 동안 감추었던 범죄가 드러날 위기에 처하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n*****m | 2018.12.19 리뷰제목
기욤 뮈소의 소설은 정갈하다. 이건 그냥 느낌일 뿐이지만, 다른 이들도 비슷하게 느끼지 않을까 싶다. 미스터리 성격을 띠는 소설도 그렇다. 사건이 벌어지고, 그 사건의 원인과 결말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귀가 맞아떨어져야 하는 것은 어느 미스터리 소설이나 다 갖춰야 하지만(물론 그렇지 않은 소설도 있다), 기욤 뮈소의 소설은 그게 더 깔끔하다. 다작(多作)에 가까운 생산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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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 뮈소의 소설은 정갈하다. 이건 그냥 느낌일 뿐이지만, 다른 이들도 비슷하게 느끼지 않을까 싶다. 미스터리 성격을 띠는 소설도 그렇다. 사건이 벌어지고, 그 사건의 원인과 결말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귀가 맞아떨어져야 하는 것은 어느 미스터리 소설이나 다 갖춰야 하지만(물론 그렇지 않은 소설도 있다), 기욤 뮈소의 소설은 그게 더 깔끔하다. 다작(多作)에 가까운 생산력을 보이기 때문에 자기 복제의 위험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깔끔한 스토리를 만들어나가는 것은 놀랍다.

 

정갈함은 문체 때문인 듯도 하다. 묘사는 세밀한데, 쓸데 없는 묘사는 별로 없다. 등장 인물의 심리를 묘사한답시고 주변을 죄다 묘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작가 자신이 자신을 드러내거나, 혹은 자랑하거나, 아니면 독자들의 신경을 흐트러뜨리는 데나 필요하지 소설 자체에는 별로 효과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기욤 뮈소는 그런 게 별로 없다. 그래서 소설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한다.

 

『아가씨와 밤』도 그렇다. 기존의 기욤 뮈소 소설과 다른 점은 별로 없다. , 형사가 등장하지 않는다. 형사는 맨 처음에 마지막 사건 현장(그것도 사건이 일어나고 꽤 시간이 흐른 뒤)을 방문하는 데만 등장한다(기욤 뮈소의 대부분의 소설에서 그렇듯 젊은 여형사다). 사건을 추적하는 것은 소설가다. 배경이 기욤 뮈소의 고향인 프랑스 코트다쥐르인 것과 주인공이 소설가인 것을 연결해보면, 어쩌면 주인공 토마는 기욤 뮈소 자신을 모델로 했는지 모른다는 의심이 든다. 다른 것은 몰라도 성격은 비슷할 지 모른다. 어쨌든 여기서는 토마와 막심, 피나라는 고등학교 동창생이 25년전에 벌인 사건이 들춰내질 위험을 맞이하여 그것을 막기 위해서 개교 기념행사에 참석하면서 시작된다. 사건은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었다. 그래서 사건이 밝혀지는 것을 막는 게 목적이 아니라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는 게 목적으로 바뀐다.

 

사실 그 진실은 거의 막장에 가깝다. 알고 봤더니 엄마에게 내연의 남자가 있었고, 그 남자는 옆집 아저씨였고, 자신은 그 아저씨의 아들이고, 그래서 어릴 적부터 형제처럼 지내던 친구는 진짜 형제였고, 모든 남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이던 여학생은 동성애자였고이처럼 자극적인 막장 스토리를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쓴다면 어쩌면 적지 않은 비난에 직면했을 것이다(시청률은 높을 지 모르겠다. , 그러고보니 책 뒷장에는 이 소설이 프랑스 TV에서 6부작 드라마로 제작된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 이게 막장으로 인식되지 않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사실 진실을 찾는다는 것은, 예상 외의 무엇이 있다는 것이고, 그것은 또한 충격적이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적어도 소설이나 영화에서는). 그래서 정상적이지 않은 관계를 설정할 수 밖에 없는데, 우리는 그것을 어느 정도 용인하는 게 아닐까 싶다. 거기에 그 과정을 아주 정갈하게 만들어내는 기욤 뮈소의 능력 때문에 우리는 소설의 막장적 요소를 눈감아주거나, 혹은 뜻밖이라며 놀라는지 모른다.

 

누구나 어린 시절, 젊은 시절 어느 정도의 것이든 잘못을 저지른다. 그 잘못이 묻혀져서 여기까지 왔을 수도 있고, 그 잘못에 대한 처분을 받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잘못은 내 마음 속에서 잊혀지지 않는 각인이 되어 살아 있다 그 지울 수 없는 흔적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는지 모른다. 토마나 막심, 파니 같은 잘못은 아니더라도 내게도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그런 게 있을 수 있다(가능성 같이 얘기하지만 거의 확실한 사실이다). 기욤 뮈소처럼 시신을 시멘트 벽 안에 숨겨놓는, 그런 잘못은 아니지만. 그 잘못 때문에, 아니 그 잘못에 대한 내 인식 때문에 나는 이만큼이라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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