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애는 누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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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애는 누가 봐요?

오늘도 이 질문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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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217. 134. 그럼 애는 누가 봐요? 평점9점 | YES마니아 : 골드 g********o | 2018.06.28 리뷰제목
묘한 느낌의 책이다. 읽는 내도록 불편했다. 패미니즘은 잘 모르지만, 이 책도 패미니즘에 들어갈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모르는 영역에 나도 모르게 발가락 넣었다가 데인 느낌이다. 불편한 질문에 맞서는 용기라는데, 뭐가 불편한지 불편했다. 그런데도 책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책을 읽다가 문득 새벽 3시인 걸 알고 놀라 부랴 부랴 책을 덮고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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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느낌의 책이다. 읽는 내도록 불편했다. 패미니즘은 잘 모르지만, 이 책도 패미니즘에 들어갈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모르는 영역에 나도 모르게 발가락 넣었다가 데인 느낌이다. 불편한 질문에 맞서는 용기라는데, 뭐가 불편한지 불편했다. 그런데도 책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책을 읽다가 문득 새벽 3시인 걸 알고 놀라 부랴 부랴 책을 덮고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다시 책을 들었을 때는 다 읽을 때까지 내려놓을 수 없었다.

흡사 불평 불만 많은 친구랑 편하게 엄청난 수다를 떤 것 같다. 예민하고, 말 꼬투리 잘 잡고 늘어지는, 사소한 거 하나 하나에 목숨 거는 그런 친구랑 신나게 수다를 떤 것 같다. 그런데 이 친구 말을 또 엄청 잘한다. 말빨이 엄청나 이야기에 몰입도가 장난 아니다. 듣고 있자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밌어서 깔깔대며 웃게 된다. 심지어 그 내용이 내가 공감할 수 밖에 없는 거라면? 나도 치를 떨곤 했던 그런 내용이라면? 이건 뭐, 34일 엠티감이다.

 

저자는 다른 세상에서 자랐나 보다.

-       상식적으로 부모 중 엄마가 그 시각에 나와 있으면 아빠가 아이를 보는 것이 당연한 생각의 흐름일진대,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나보다. (p.213)

이런 생각이 우리 사회에서 언제부터 상식이었을까? 난 이런 상식을 지니고 있는 사람을 많이 본 적이 없으며(라고 하지만 사실 우리 신랑도 이렇게 잘 봐주는 편이다.), 이러한 것이 당연하다고 이야기 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지도 않다. 그런데 어째서 저자는 이런 논리가 당연하다고 알고 있었을까? 상황만 보면 저자는 이렇게 민감하게 하나 하나 꼬투리 잡으며 기분 나빠할 만큼의 악조건에 처해 있는 것은 아니다. 일단 보통은 남의 아들인 신랑이 진정 자신의 편에서 이야기 해주고, 온갖 짜증과 신경질을 받아주고, 육아며 집안일이며 당연히그러하다는 듯이 분담하고 있다. 그 어렵다는 아빠 육아휴직도 사용해보려고 노력한다. 이런 남편이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다. 적어도 우리 사회는 말이다. 초등 교사이기에 육아 휴직을 하기 위해 교감 교장에게 뭐라도 상납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으나, 아예 그것도 힘든 사람들이 훨씬 많다. 괜히 경단녀라는 신조어마저 생겼겠는가? 몇 년을 온전히 돌아갈 곳이 있다는 편한 마음으로 아이와 함께 보낼 수 있다는 행운! 시댁도 사실 엄청난 집이 얼마나 많은데, 이런 걸로 토를 단단 말인가? 저자는 배가 불렀다.

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거 자체가, 어떤 이들이 이렇게 폄하할 수도 있다는 거 자체가, 나도 모르게 나 자신도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거 자체가 이 틀을 깨는 것이 얼마나 힘들지 걱정이 된다. 저자는 이런 사회를 바꾸고 싶어한다. (나 또한 잘못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저자부터 그러지 않고, 자신의 딸에게 자신이 겪고 있는 설움을 전하고 싶지 않아 나름의 고군분투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저자의 생각처럼 엄마와 아빠가 함께 아이를 키우는 것이 당연하고, 엄마 또한 자신의 존재를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하지만 현실을 보면 씁쓸하다. 갈 길이 너무나도 먼데, 심지어 사회가 그 길을 갈 생각도 없다. 어쩌면 그곳에 길이 있는지도 모르는 것 아닐까?

 

-       의식하지 못한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상처를 줄 수 있으며, 조금 과장한다면 편견과 고정관념, 잘못된 관습을 확대 재생산하거나 그대로 물려주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p.7)

저자가 말 한마디 한 마디에 배배 꼬이는 건 당연하다. 그냥 말 한마디가 아니니까. 그 말 한마디에서 많은 것들을 우리가 알 수 있다. 말 한 마디만으로 그 사람의 생각이나 사고, 혹은 그 사회의 관습까지도 생각해볼 수 있다. 그 말의 밑바탕에는 어떤 기반이 깔려 있길래. 그것을 알기에 저자는 기분이 나쁠 수 밖에 없고, 치를 떨며 바꾸고 싶어 하는 것이리라.

 

-       해가 갈수록 혼인율과 출산율이 줄어든다는 염려의 기사가 많이 보인다. 그리고 몇몇 기사는 그 원인을 묘하게 현대 여성의 출세욕과 이기심으로 돌리려는 의도가 숨겨져 있기도 하다. (p.82)

 이런 기사를 볼 때마다 나 또한 속상하다. 정말 혼인율과 출산율을 늘릴 생각은 있는걸까? 아니 걱정이 되기는 하는 걸까?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우리를 말도 안 된다고 쳐다보고 있을 사람들이 무섭다. 인터넷 기사에 댓글창을 보면 가끔 피가 거꾸로 솟게 만드는 말들이 많다. (그래서 잘 안 본다..) 어떻게 같은 사회에서 살고 있는데 이렇게 다를까? 우리의 문화는 동일한 거 아니었던가? 내가 살고 있는 세상과 그들이 살고 있는 세상은 얼마나 다르길래 이렇게 다른 사상을 지니게 되었을지 궁금할 정도다. 그리고 설사 여성이 출세욕과 이기심이 있다고 해도 그게 왜 문제가 되는지도 잘 모르겠다. 남성은 출세욕이 있거나 이기적인 부분이 좀 있어도, 남자라면 야망이 있어야지 라며 넘어가 줄 수 있는 문제를 여자이기에 그런 모습조차 없어야 한다고 강요하고 있는 건 아닌가?

 

-       누군가의 귀한 자식일 우리 모두는 진짜 나 자신을 지킬 의무가 있다. (p.221)

저자의 많은 에피소드들은 재미있다. 정말 카페에서 친구와 함께 엄청 수다 떠는 기분이다. 그래서 책을 덮을 땐 되려 속 시원한 기분마저 들었다. 같은 여자가 적인 우리 사회에서 우리가 엄마의 딸로서 귀한 자식임을 잊지 않고, 내가 나 자신임을 명확히 할 때 바로 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저자의 말대로 가마니로 있길 바라는, 칼로 푹푹 쑤셔도 쌀 한 톨도 흘리지 않아야 하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우리는 벗어나는 편이 좋을 것이다.

 

책의 앞, 뒤 표지가 매력적이다. 그림도 저자가 그렸다는데, 자신의 글과 참 잘 어울리게 매력적이다. 뒷 표지에서 가마니로 있지 않을, 그래서 거울 속 자신과 함께 웃을 수 있는 이 사람이 멋있다. 표지 그림이 참 마음에 든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보라빛소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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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82년생 김지영이 하는 말 - 그럼 애는 누가봐요?/잼마 평점9점 | p******0 | 2018.06.27 리뷰제목
위로에는 여러가지 버전이 있을 것이다.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같이 울어주는 것, 또 하나 같이 욕해주는 것. <82년생 김지영>이 같이 울어주는 느낌이 들었다면, <그럼 애는 누가 봐요?>는 같이 욕해주는 느낌으로 위로를 전한다. 여자로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마주하게 되는 불편한 상황들을 통쾌하고 속 시원하게 한 방 날려준다. 일단 <그럼 애는 누가 봐요?>라는 질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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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에는 여러가지 버전이 있을 것이다.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같이 울어주는 것, 또 하나 같이 욕해주는 것. <82년생 김지영>이 같이 울어주는 느낌이 들었다면, <그럼 애는 누가 봐요?>는 같이 욕해주는 느낌으로 위로를 전한다. 여자로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마주하게 되는 불편한 상황들을 통쾌하고 속 시원하게 한 방 날려준다.

 

일단 <그럼 애는 누가 봐요?>라는 질문은 나도 무엇을 하든 듣는 질문이다. 저 요즘 이런 거 배워요. 그럼 애는 누가 봐요? 저 오늘 이 일 좀 하고 퇴근해야겠어요. 그래, 그런데 그동안 애는 누가 봐? 아파서 주말에 병원에 다녀왔어요. 그래요? 그 때 애는 누가 보구요? 솔직히 이야기 하면 너무 익숙하게 듣게 되어 이젠 그냥 안부 인사다. How do you do? 라고 하면 I'm fine thank you. 라고 답하는 회화문의 일부같다.

 

이것은 한 개인에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이 사회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너무나 자연히 듣게 되는 이야기이다. 고백하자면, 나 역시 애 낳기 전엔 <그럼 애는 누가 봐요?>라는 질문을 아무런 배려없이 인사말처럼 했었다... 그 입장이 되어 보니 그 말이 얼마나 마음에 남는지 이제야  좀 알 것 같다.

 

p.38

신이시여, 어찌하여 쓰레기와 인간을 한 형태로 만들어 놓으시고 우리들 틈에 섞어 놓으시어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시나이까. 부디 저희에게 쓰레기를 솎아낼 수 있는 능력을 주옵소서. 그들이 유려한 말솜씨와 연기력으로 인간 여성을 꼬드겨 결혼을 하고, sns에 다정한 남편이자 애비인 척 가족 사진을 걸어놓는 꼴을 보지 않게 해주소서. 그렇지 않으면 대홍수라도 일으키시어 그들을 지옥으로 싹 쓸어가 주옵소서. 신을 믿지 않는 제가 이렇게나 간절히, 간절히 기도하옵나이다.

 

이 글을 읽는 순간 이 책이 어떤 책인지 딱하고 느낌이 올 것 같다. 대학 CC인 선배들이 헤어졌는데 헤어지고 바로 다른 여자를 사귄 남자선배가 이전 여자친구를 비하하며 평가하는 얘기를 듣는 순가 작가가 기도한 내용이다. 이처럼 이 책은 같이 속시원하게 욕을 해 준다.

 

결혼이라는 과정을 겪으면서 점점 더 남녀에게 바라는 기대치에 대해 깨닫게 된다. 인성이 나쁜 시부모라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시부모이기에 무뚝뚝한 아들의 근황이 궁금하여 며느리에게 전화 안하냐고 하고, 시누이의 경력 단절은 두려워도 며느리가 출세를 위해 가정을 소홀히하는 것은 두렵고. 그냥 나나 주위 사람들에게 워낙 많이 듣던 얘기인지라 이제는 좀 놀랍지가 않을 지경이다.

 

- 육아 휴직을 내려 가는 순간 당한 민망함과 배려 없는 반응

- 똑같이 일하는 맞벌이 부부인데 김치는 꼭 며느리가 받아서 감사하다고 인사해야하는 상황

- 제사 때 아들에게는 쉬라고 하는 시부모님

 

현재 이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겪고 있는 현실들이다.

 

작가는 초등학교 선생님으로서 한 아이의 엄마로서 성별과 관계없이 개인이 오롯이 개인으로 인정받는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고 한다. 아직은 그녀가 아이를 키우는 현실 속에 있는 사람이기에 쌓인 게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솔직히 난 이 이후의 이야기들을 그녀에서 들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너무 나랑 같은 현실 이야기를 뛰어 넘어서 좀 더 통쾌하고 멋진 모습을 만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나도 우리 딸 아이가 더 이상 여자라서 혹은 다른 집 남자 아이들이 남자라서 어떤 식으로든 불편함이 이있는 이 시대를 끝낼 수 있도록 작은 것이라도 배려하며 실천하며 그렇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단지 성별에 따른 차이 뿐만 아니라 약한 자, 힘든 자들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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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그럼 애는 누가 봐요? 평점8점 | k*****4 | 2018.07.18 리뷰제목
책 – 그럼 애는 누가 봐요? 오늘도 이 질문을 받았다    글. 그림  젬마 스스로 당차다고 생각하며 청년기를 보냈다. 그러므로 본인이 가마니였다는 사실을 안 지 얼마 안 됐다 한 아이의 엄마이자 이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써, 성별과 관계없이 개인이 오롯이 인정받는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러려면 나부터 당당해야 했다.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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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애는 누가 봐요?

오늘도 이 질문을 받았다

 

 

. 그림  젬마

스스로 당차다고 생각하며 청년기를 보냈다. 그러므로 본인이 가마니였다는

사실을 안 지 얼마 안 됐다 한 아이의 엄마이자 이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써,

성별과 관계없이 개인이 오롯이 인정받는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러려면 나부터 당당해야 했다. 그래서 용기를 냈다.

 

불편한 질문에 맞서는 한 걸음의 용기

 

 

그럼 애는 누가 봐요?”

이 책은 그 불편한 질문에서 출발했다.

우리 모두가 고정관념과 잘못된 의식의 피해자다.

하지만 의식하지 못한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상처를 줄 수 있으며, 조금 과장한다면

편견과 고정관념, 잘못된 관습을 확대 재생산하거나 그대로 물려주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사랑을 받아본 자만이 사랑을 줄 수 있다는

말이 있다남자에게 주어지는 무거운 책임 또한 차별의 다른 종류일 것이다.

 

슨생 해봐라 슨생!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서야 우리는 우리 반에서 수많은 교사가 배출된 까닭을 알게

되었다. K 선생님은 일단 교대나 사대에 진학할 수 있는 성적이 되는 학생에게는

무조건 슨생 해봐라, 슨생!’하고 강권하신 거였다.

우리가 남 고생이었어도 모두에게 교사를 권했을까.

여자답다, 남자답다와 같은 경계가 깨어진 지 오래인 것 같지만 그것은 아직 사람들의

의식 속에 남아 많은 이를 괴롭히고 있다.

나는 이 아이들이 남성성, 여성성에 구애 받지 않고 원하는 인생을 살면 좋겠다.

그것이 성향이든 직업이든 말이다. 그리고 이 아이들의 주변에

슨생 해봐라, 슨생!’과 같은 조언을 하는 사람이 부디 없기를 바란다.

 

결혼생활 무료체험기

살던 집에 불이 난 적이 있다.

짤막한 뉴스나 광고를 반복적으로 틀어주는 버스의 작은 모니터를 무심결에 봤는데,

한 건물에서 연기가 잔뜩 피어 오르고 있는 장면이 나왔다.

세상에 내가 사는 건물이었다.

사람들이 떠드는 걸 들어보니, 지하주차장에서 불이 났다가 금방 진화되어 인명

피해는 없다고 했다.

관리소장이 와서 복구 작업에 일주일이 걸릴 거라고 했다.빼야 할 짐이 있으면

관리인들 동행 하에 몇 명씩 가서 가져오라고 했다.

이 짐을 가지고 당장 어디로 가야 할지, 일주일간 어디서 지내며 출근해야 할지

아무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우선 주변 사람들에게 알렸다. ‘우리 집에 불 났어라고.

정말 고맙게도 직장에서 친한 K언니가 당분간 언니 집에서 지내라고

제안해주었다. 두 아이도 있고, 형부도 계셔서 폐를 끼치는 것 같았지만 당장

지낼 만한 장소를 구하는 동안만이라도 신세를 지기로 했다.

언니와 같이 지내는 일주일 동안 나도 언니의 일과를 그대로 따랐다.

어설프게나마 베이비시터 또는 가사도우미가 되려고 노력했다.

, 젬마야, 괜찮으니 그냥 먹여, 어차피 계속 흘려서 나중에 한 번에

닦아야 돼. 애들도 씻겨야 하고, 아주 난장판이 따로 없지?”

아이들을 진정시킨 우리는 차갑게 식은 밥을 재빨리 씹어 삼켰다. 곧 아이들

목욕을 시켜야 했다.

젬마야, 일 다 했어? 끝났으면 퇴근하지!”

언니, 나 약속…… 아니야, 지금 나갈께.”

없던 약속도 만들고 싶어지는 고된 나날이었다.

며칠 뒤 우리 집 건물이 복구되었다.

언니에게 감사의 선물을 전하면서 언니 정말 대단하다고 말해주었다. 전쟁 같은

하루하루 속에서도 어떻게 지치지 않느냐고.

애들이 예쁘잖아.”

 

결혼을 하고 말았다

사실 나는 결혼에 대한 기대감이 거의 없는 사람이었다. 친구의 말에 의하면

고등학교 때 나는 결혼을 절대 하지 않는다고 선언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정작 나는

기억이 안 나지만.

하지만 이렇게 내 남편에게 눈이 멀어 우리나라에서 결혼이란 개인과 개인 간의

단순하고 낭만적인 일만이 아니라는 주변의 경고를 무시했던 터, 스물아홉의

겨울보다 더 춥고 외로운 순간들이 기다리고 있음을 나는 몰랐다. 그렇게 나는

결혼을 하고 말았다.

 

우리 집 김치로 말할 것 같으면

그날은 아주 기분이 좋던, 방학을 맞이하기 전 생활기록부 업무와 각종 공문을

깔끔하게 마무리한 12월의 어느 날이었다.

「김치 보냈어, 오늘 저녁이면 도착할 거야.

김장을 하러 오라는 얘기는 안 하시고 오히려 담근 김치를 보내주시니 감사히

먹어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우리 집 김치는 해남에서 좋은 절임 배추를 골라 주문하고, 할머니가 양념을

만들어주시면 매년 고모하고 내가 속을 넣어서 만든단다. 이번에는 굴김치,

파김치도 조금씩 담가서 같이 보냈다.

이때부터 김치의 악몽이 시작되었다.

 

「아직 김치 못 받았니? 너희 집은 경비실에서 받아주질 않아서 문 앞에 두고

왔다던데.

 

어머니, 저 회식 중이라 늦게 들어갈 것 같아요. 그이한테 와서 받으라고 할게요」

「네가 하면 될 것 같구나.

 

김치 보내셨으면 아들인 저한테 연락하지 그러셨어요.”

아니, 너는 바쁘고…… 또 그런 일은 여자가…….”

젬마도 똑같이 바빠요, 그리고 요즘같이 맞벌이하는 세상에 여자 남자가 어디

있어요? 앞으론 김치 보내지 마세요. 그냥 사 먹을게요.”

“…… 그래, 알았다.”

 

저 통화를 끝으로 내가 김치 얘기를 다시 들을 일은 없었지만, 도마 위에 발갛게

물든 김칫국 물처럼 내 마음엔 상흔이 남았다.

 

과연 세상에는 가마니가 많았다 나도 가마니, 전화로 내게 하소연을 하는 내

친구1도 가마니, 친구 1의 친구와 그 친구도…,  리는 자주 가마니를 뒤집어

쓰고 속으로 울어야 했다. 소금가마니라면 소금이 금세 녹아버렸을 것이고,

쌀 가마니라면 축축해진 쌀이 썩어 문드러질 때까지 말이다. 우리네 할머니와

엄마 정도가 아니라 아주 오스틑랄로피테쿠스에게서부터 물려 받은 것 같은 이

가마니는 이제 낡을 대로 낡았다. 버릴 때가 됐다는 뜻이다.

 

상대가 섬세한 사람이건 시원시원한 사람이건 실례가 되고 상처가 될 수 있는

언행은 삼가야 한다. 겉으로 웃고 있다고 속까지 멀쩡한 건 아니다.

불편함을 표현한다고 해서 예민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상대가

가만히있으면  가마니로 보고 자기 좋을 대로 행동하곤 한다.

참다 못한 가마니가 말을 하면 예민하다고 비난하며, 어쩌면 사람들은 편하게

상대를 컨트롤하고 싶어서 상대가 예민한 사람이 아니기를, 스트레스 받지 않는

가마니이기를 바라는 것일지도 모른다. 내 아이가 마냥 내 말을 잘 듣고

순한 성향이기를 바라는 것처럼.

 

많이 망설였던 것 같다. 그때 출판사 대표님의 말이 내게 와 닿았다. 이 책이

사람들에게 어떤 해결책을 제시해주지는 못하지만 읽는 것만으로 그들이

공감하고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거라고 독자층이 넓지는 않아도 분명히 이 책이

필요한 사람이 있을 거라고 하셨다.

 

 

나도 그럴수 있는 것처럼 어머니이며 아내이고 딸이기에, 그들을 사랑하는 남성들에게도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나의 다음 세대를 위해 이상한 것을 이상하다고 말 힐 수 있는

용기를 내기를 바래봅니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댓글 4
eBook 구매 그럼 애는 누가 봐요? 애는 할머니가 봅니다. 그럼 안됩니까?!!!!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g********r | 2018.07.09 리뷰제목
저는 워킹맘입니다. 그것도 출장도 다니고, 적극적으로 일하는 워킹맘입니다. 왠만한 남자들보다 많이 일하고, 남자부하직원, 나보다 나이많은 남자부하직원도 주리줄줄이 달고 사는나름 인정받는 여직원, 워킹맘입니다.  네, 압니다. 회사에서는 인정받지만 사회에서는 인정받지 못하는 거. 아니, 시댁조차 저를 그런 워킹맘으로 인정하지 않는 다는 거 압니다.    아이를 가졌을 때, 계
리뷰제목

저는 워킹맘입니다.

그것도 출장도 다니고, 적극적으로 일하는 워킹맘입니다.

왠만한 남자들보다 많이 일하고,

남자부하직원, 나보다 나이많은 남자부하직원도 주리줄줄이 달고 사는

나름 인정받는 여직원, 워킹맘입니다.

 

네, 압니다.

회사에서는 인정받지만 사회에서는 인정받지 못하는 거.

아니, 시댁조차 저를 그런 워킹맘으로 인정하지 않는 다는 거 압니다.

 

 

 

아이를 가졌을 때, 계속 일을 하리라 뜻을 밝혔을때

시어머니가 그러더군요.

"니네 신랑(본인아들) 돈 잘버는데 넌 왜 굳이 돈을 벌려고 하냐.

 얼마나 번다고,여자들 월급이 얼마나 될까봐"

 

하지만 본인의 아들은 그렇게 돈을 잘 벌지 못하며

그렇게 무시하신 며느리 월급과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오히려 각종 수당이나 부수적인 수입을 따지면

며느리가 더 많을때도 있습니다.

 

 

이 책은 사실 서평단에 도전했다 실패했고,

그래서 바로 이북으로 사보았습니다.

 

아 속이 다 시원해졌습니다.

 

하루에도 두번은 듣는 말,

많이 드는 날은 100번쯤 듣는 말

"그럼 애는 누가봐요?"

저는 항상 웃으며 대답을 회피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런 생각이 듭니다.

나조차 왜 당당히 대답하지 못했나 하고.

오늘부터는 나에게 그런 말을 묻는 사람에게 당당히 말해줄 예정이다.

"친정엄마가 봅니다. 그럼 안됩니까?"

 

 

 

세상의 많은 사람들에게 부탁합니다.

아니 예스24에서 책을 읽고, 남의 리뷰를 보는

그래도 지성인인 당신들에게 부탁합니다.

 

남의집 애는 누가 보는지 궁금해하지 마세요.

그들집도 알아서 돌아가고, 알아서 살고 있습니다.

여자들이 살림만하던 시절도 지나갔고,

여자들도 능력있는 사람 많습니다.

 

그냥 워킹맘을 보면 아무 말없이 지나가주는게

워킹맘들에는 더 큰 도움이 될지도 모릅니다.

 

 

수많은 워킹맘들.

우리 스스로 먼저 말합시다.

"저희 집은 저희가 알아서 할게요" 하고.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댓글 0
eBook 구매 그럼 애는 누가 봐요? 평점6점 | YES마니아 : 로얄 n******i | 2019.06.08 리뷰제목
여자이기에 강요받고 참아야 했던 것들.세상이 변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여자여서 참아야 하는 것들이 많다.저자는 그런 것들을 쏟아내면서 여자이기에 강요받았던 것들을 인식한다. 여자이니까 행동에 조심하고, 사내 연애의 피해자도 여자가 되어야 하고,분위기 메이커도 해야 하고, 남의 조상 제사상도 차려야 하고...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찾아야 할 때가 되었다. 어느 순간 시
리뷰제목

 

여자이기에 강요받고 참아야 했던 것들.

세상이 변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여자여서 참아야 하는 것들이 많다.

저자는 그런 것들을 쏟아내면서 여자이기에 강요받았던 것들을 인식한다.

 

여자이니까 행동에 조심하고, 사내 연애의 피해자도 여자가 되어야 하고,

분위기 메이커도 해야 하고, 남의 조상 제사상도 차려야 하고...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찾아야 할 때가 되었다.

 

어느 순간 시작된 이 사회적인 문제를 지적하고 인식하면서,

시대 착오적인 것들을 바로잡아야 한다.

사회 전반에 깔려 있는 문화와 가치관이 여성을 얼마나 괴롭게 했는지...

평범한 한 여성의 삶을 들려주면서,

여성으로의 삶이 얼마나 불편하고 부당하게 이어져 왔는지 언급하면서,

세상의 불편한 질문에 맞서는 용기를 찾는다.

 

현재의 여성, 미래의 여성을 위해

틀린 것은 틀렸다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용기를 얻으면서

세상을 공평하게 살아갈 방식을 찾게 하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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