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맹 : 자전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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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맹 : 자전적 이야기

자전적 이야기

리뷰 총점 8.5 (7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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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세계각국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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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문맹』저자의 작가가 되기까지의 여정 평점8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 2019.05.20 리뷰제목
몇 년전 독서모임에서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이라는 작품을 읽었었다. 우리에게는 한 권인 책이 원래는 세 작품을 합친 거였다는 걸 책을 읽고나서야 알게 되었다. 그 책을 읽고 아고타 크리스토프라는 작가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가 그의 자전적 이야기라는 말에 이 책을 구매하게 되었었다. 작가의 이야기를 읽고나면 그 책이 쓰여졌던 배경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겠지 라는 생
리뷰제목

몇 년전 독서모임에서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이라는 작품을 읽었었다. 우리에게는 한 권인 책이 원래는 세 작품을 합친 거였다는 걸 책을 읽고나서야 알게 되었다. 그 책을 읽고 아고타 크리스토프라는 작가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가 그의 자전적 이야기라는 말에 이 책을 구매하게 되었었다. 작가의 이야기를 읽고나면 그 책이 쓰여졌던 배경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겠지 라는 생각을 했다.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는 본래 모든 작품들의 탄생을 예고한다. 작품이 쓰여진 시기나 배경등에 사용되기도 하고 작가가 천착하고 있었던 주제를 파악할 수도 있게 한다. 이번 작품 『문맹』은 자전적 이야기로 헝가리 출신의 작가가 유년기와 열아홉 살에 일찍 결혼을 하고 정치적 상황 때문에 스위스로 이주해 가는 과정과 작가로 탄생하기 전까의 과정을 담았다.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이라는 작품속에서는 쌍둥이 두 인물이 등장한다. 루카스는 작가 자신을, 클라우스의 모델은 어릴적 따로 떨어져 기숙사에서 생활했던 오빠를 투영했다. 어릴적 살았던 마을을 떠나 가족이 각각 흩어져 살아야 했었고, 오빠와 따로 떨어져 기숙사에서 생활해야 했던 작가의 가족에 대한 그리움, 특히 오빠에 대한 그리움을 루카스와 클라우스라는 인물을 통해 나타냈던 것 같았다. 

 

 

 

 

책은 꽤 얇다. 웬만한 중편소설 두께이다. 짧은 문장들 속에서 드러나는 작가의 이야기는 그 시절 헝가리의 정치적 상황을 말한다. 헝가리의 국경 마을에서 생활했던 작가. 남편의 정치적인 이유때문에 딸과 함께 스위스로 가야했던 여정에서 앞이 보이지 않는 길을 걸어야 했던, 참담한 시간을 서술했다.

 

자신들의 적이라 여겨 적의 언어라 칭했던 프랑스어. 프랑스어로 말은 하지만 읽을 수는 없었던 고충 때문에 문맹 상태가 되어 프랑스어 초급반에서 공부를 시작했던 일까지 토로했다. 글을 쓰는 작가지만 프랑스어로 글을 쓰기 위해서는 글을 읽을 수 있어야 했으며 다른 언어로 표현할 수 있어야 했다. 네 살 때부터 글을 읽었지만 고향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는 문맹 상태일 수 밖에 없었던 거다.

 

 

 

나의 책, 나의 삶, 나의 작가로서의 여정에 대해, 어떻게 작가가 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은 이것이다. 우리는 작가가 된다. 우리가 쓰는 것에 대한 믿음을 결코 잃지 않은 채, 끈질기고 고집스럽게 쓰면서. (103 페이지)

 

이 책은 소설가 백수린의 번역으로 탄생했다.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의 작가라는 것 때문에 거부할 수 없었다던 백수린 작가를 사로잡을 수 밖에 없었을 것 같다. 글을 쓰는 소설가에게 역시나 평생 글을 쓸 수 밖에 없었던 아고타 크리스토프라는 작가의 글에 어찌 반하지 않을 수 있을까.

 

짧은 문장, 얇은 두께의 글이지만 아고타 크리스토프라는 작가의 글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다. 작가의 글쓰기의 모태가 되었을 자전적 이야기는 작가의 글쓰는 작업의 근간이 될 뿐더러 작가를 살아있게 하는 이유가 되었을 것이다. 글쓰기라는 작업으로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려 했을 것이고, 모국어를 기억하려 하면 할수록 감출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글로 표현할 수 밖에 없었을 것 같다. 

 

10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0 댓글 8
종이책 구매 프랑스어 수업 평점10점 | b*******e | 2019.02.06 리뷰제목
프랑스어를 배우는 이유는 각자 제각각이다. 헝가리 사람으로 이국어인 프랑스어로 글을 쓰는 작가 아고타크리스토프! 그녀의 문장을 사랑해서  프랑스어를 열망하게 되었다는 한 여성의 감수성이 프랑스어 수업과 작가 아고타 크리스토프를 연결시켰다.  그럭저럭 둔해지고 생활감각만 뚜렷해지는 내 인생의 이 시점에 프랑스어가 찾아왔다.  나는 읽는다. 이것은 질병과도 같다....로
리뷰제목

 프랑스어를 배우는 이유는 각자 제각각이다. 헝가리 사람으로 이국어인 프랑스어로 글을 쓰는 작가 아고타크리스토프! 그녀의 문장을 사랑해서  프랑스어를 열망하게 되었다는 한 여성의 감수성이 프랑스어 수업과 작가 아고타 크리스토프를 연결시켰다.  그럭저럭 둔해지고 생활감각만 뚜렷해지는 내 인생의 이 시점에 프랑스어가 찾아왔다.  


나는 읽는다. 이것은 질병과도 같다....

로 시작하여 

프랑스어로 쓰는 것, 그것은 나에게 강제된 일이다. 이것은 하나의 도전이다. 한 문맹의 도전. 

으로 끝나는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문장은 슬픔에 반응하는 글이다. 전쟁이 남긴 허기와 허무를 짓누르는 고통의 글이다. 그리고  슬프도록 아름다운 시이다. 


뭔가 읽을 것이 있을 때면 가로등 불빛에 의지해 나는 계속 읽고, 그러고 나면 울면서 잠든 밤사이에 문장들이 태어난다. 문장들은 내 곁을 맴돌다 속삭이고 리듬과 운율을 갖추고, 노래를 부르며 시가 된다.


어제, 모든 것은 더 아름다웠다.

나무들 사이의 음악

내 머리카락 사이의 바람

그리고 네가 내민 손안의 

태양

[p34]


그녀는 지금  [어제 Hier]를 읽는 중이라고 했다. 책속에 등장하는 프랑스어를 읽고 싶다는 그녀의 바램은 곧 현실이 될 것이다. 그녀가 기울인 시간만큼.... 아고타 크리스토프는 원하지 않았던 잃어버린 모국어의 기억을 적의 언어인 프랑스어로 재탄생시키며 쓸쓸한 여백으로 끝나지 않을 이야기를 들려준다. 



[문맹 L`analphabete]은 말하고는 있지만 결코 쓸 수 없었던, 쓰여질 수 없었던 파편된 기억들을 조금씩 모아놓은 이야기이다. 스스로를 문맹이라 말하면서도 치열하게 언어와 맞서는 글이기에 쉽지 않은 글이기도 했다. 우리에게도 잃어버린 역사의 시간이 있었고 잊혀질 뻔한 그래서 혹시 문맹으로 살아야 했을지도 모를 시간이 있었다. 다행히 적의 언어를 쓰지 않고도 살 수 있으니 안도하지만 머릿속 깊이 우린 안의 문맹의 흔적이 가끔씩 보일 때가 있다. 혹시 그런 적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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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언어가 소설의 색을 만든다 평점7점 | YES마니아 : 로얄 c****o | 2018.08.19 리뷰제목
간결한 글이 좋은 글인 것을 안다. 형용사나 부사가 잔뜩 들어간 문장은 화려해 보이지만 사람을 지치게 한다. 알면서도 글을 쓸때마다 항상 문장이 길어지기 마련이다. 가끔 접속사조차 지워버린 글들을 보면 당황하면서도 그들의 흡입력에 놀란다. 말이 길어지면 결국 글은 길을 잃게 마련이다. 항상 그런 글을 쓰고 싶지만 생각만 앞선다.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을 보면 이렇게 심플하
리뷰제목

간결한 글이 좋은 글인 것을 안다. 형용사나 부사가 잔뜩 들어간 문장은 화려해 보이지만 사람을 지치게 한다. 알면서도 글을 쓸때마다 항상 문장이 길어지기 마련이다. 가끔 접속사조차 지워버린 글들을 보면 당황하면서도 그들의 흡입력에 놀란다. 말이 길어지면 결국 글은 길을 잃게 마련이다. 항상 그런 글을 쓰고 싶지만 생각만 앞선다.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을 보면 이렇게 심플하게 써도 이런 글이 나올 수 있구나 하고 생각을 한다. 이 글을 쓴 사람은 어떻게 이런 글을 쓰게 되었을까.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소설에 대한 힌트가 '문맹'이라는 책에 있다. 단순히 그 글을 쓰던 배경에서 쌍둥이 형제 이야기와 가장 중요한 문체에 대한 단서가 있다. 


'문맹'은 아고타 크리스토프가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고 오스트리아르 거쳐 스위스로 옮기면서 겪는 혼란에 대한 이야기이다. 1956년 11월 말의 어느날 그녀는 헝가리에 두고온 비밀 작문 노트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버리고 새로운 집단의 일원으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거주하는 환경이 바뀌는 것보다 그녀를 더 괴롭게 했던 것은 작가로서 쓰던 모국어로 글을 쓸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그녀는 프랑스어로 희곡이나 소설을 썼다. 자연히 타국의 언어이므로 그녀의 표현은 간결해졌고 불필요한 수식은 사라졌다. 그 사실을 알고 나면 그녀가 쓴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이' 왜 그런 문체로 쓰였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영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외국인 친구와 매일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다. 나는 그의 생각을 알고 싶었지만 불쑥 불쑥 튀어나오는 뜻모를 단어들이 그것을 가로 막았다. 단어와 단어사이의 공백은 그의 어투와 행동, 그리고 나의 상상력이 메웠다. 더 어려웠던 것은 내가 전하고자 하는 말을 표현하는 일이었다. 정해진 단어와 짧은 숙어 실력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단어를 최적화 하는 일 뿐이었다. 오해를 살만한 단어는 지우고, 내 의도와 가장 유사한 단어로 짧은 문장을 표현 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친구는 여전히 나의 의도를 제대로 알지 못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그것이 더 나았던 적도 있었을테고, 한편으로는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오기도 했을 것이다. 그렇게 어렵게 쏟아냈던 내 말들은 그 친구에게 자기만의 방식으로 이해되어 한동안 기억되었을 것이다. 


작가 아고타 크리스토프는 이방인들 사이의 공장에서 열 시간 넘게 일을 하면서 속으로 시를 써내려갔다. 작업이 말할 수 없이 단순해졌을 때 그녀 머릿속 컨베이어벨트는 더 많은 단어를 찍어냈다. 그것을 잡지에 싣기도 하면서 글쓰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여전히 프랑스어를 제대로 쓸 줄 몰랐지만 꾸준히 글을 썼다. 문맹은 제한된 타국어로 글을 쓸 수밖에 없던 작가가 썼던 짧은 문장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동시에 작은 것을 얻기 위해 너무 많은 것을 버려야 했던 한 사람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리 언어가 초등학교 교과서 처럼 단순해졌을 때, 우리의 생각이 계산할 대상조차 없이 단조로워졌을 때 우리는 우리의 내면에 가장 깊숙히 들어가 오롯이 자신의 이야기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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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우리는 문맹일까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a****5 | 2018.12.20 리뷰제목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문맹>을 읽으면서 생각해 보았다. 나는 문맹이었던 적은 있었을까? 외국어를 배울 때 그랬을까? 아지면 바삐 돌아가는 세월에 흐름속에 잘 이해하지 못하는 언어를 들을 때 문맹이었을까?  우리는 문맹일 수 있다. 얼마전 동상이몽이라는 프로에서 한고은, 신영수 부부의 이야기처럼. 미국의 동생과 통화할 때 영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한고은씨옆에 손만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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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고타 크리스토프의 <문맹>을 읽으면서 생각해 보았다. 나는 문맹이었던 적은 있었을까? 외국어를 배울 때 그랬을까? 아지면 바삐 돌아가는 세월에 흐름속에 잘 이해하지 못하는 언어를 들을 때 문맹이었을까?

 

우리는 문맹일 수 있다. 얼마전 동상이몽이라는 프로에서 한고은, 신영수 부부의 이야기처럼. 미국의 동생과 통화할 때 영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한고은씨옆에 손만 흔들고 있는 신영수씨를 보면서 어느 한 순간 문맹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신이 하는 곳의 일을 너무 자연스럽게 할 수 있지만 다른 지역, 장소에서는 몸과 생각이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는 것처럼. 무의식적으로 행하는 것이 아닌, 의식적으로 생각하고 하는 행동을 보는 것이 바로 문맹일 수 있다는 것을.

 

아고타 크르스토프는 헝가리 작가이다. 무수히 많은 외세 침공을 반았던 그녀도 러시아 창공을 받은 후 스위스로 망명을 했다.가 반 두 개를 들고서. 가방 하나에는 아이의 옷과 기저귀, 다른 가방은 사전을 들고 급하게 떠나야 했다. 남편의 정치적인 문제로 인해. 헝가리를 떠나 스위스에 정착을 한 그녀는 이제까지 썼던 언어가 아닌 프랑스어를 배웠다. 헝가리어가 아닌 새로 배운 프랑스어로 글을 쓰면서 스스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되어야만 했다. 스위스인들이 친절하게 대해 주었지만 아무것도 이해를 할 수 없었던 그 상황을 그대로 <문맹>속에 담겨져 있다. 이 첵은 바로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자전적인 소설이다.

 

사막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사회적 사막, 문화적 사막, 혁명과 탈주의 날들 속에서 느꼈던 열광이 사라지고 침묵과 공백, 우리가 중요한, 어쩌면 역사적인 무언가에 참여하고 있다는 기분을 느끼게 했던 나날들에 대한 노스탤지어, 고향에 대한 그리움, 가족과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이 뒤따른다.(p89)

 

이해가 되지 않았던 말들. 망명을 하면서 생각했던 일들은 저 멀리로 사라지고 그저 활기 없는 나날이었다. 희망도 없고 변화가 없는 삶의 연속이었다. 먹을 것이 있고 추위를 없앨 석탄도 충분하지만 언어를 잃어버린 것은 너무나 많은 댓가를 지불한 것이다. 시간이 흘러 프랑스어를 말을 하였지만 글을 쓸 수 없었다. 4살 때부터 읽었던 그녀가 읽지 않고 5년의 세월을 보냈다. 아이가 여섯 살이 되면서 읽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말을 할 수 있지만 쓰고 읽을 줄 몰랐던 그녀가 2년 후, 우수한 성적으로 프랑수어 교육 수료증을 받았다. 그러면서 프랑스어로 번역되어진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서서히 자신의 자아를 찾아갔다. 책을 읽던 아이가 모국어를 읽어 적의 언어를 배워서 작가가 되는 과정을 담담히 적어낸 이야기. 사회적으로 역사적 비극으로 인해 자신의 정체성을 상실한 채 살아가던 자신의 삶을 그대로 <문맹>에 풀었놓았다. 

 

<문맹>의 저자 아고타 크리스토프가 덜 문학적이라고 말하는 이유도 자신의 이야기를 썼기 때문이 아닐까? 역자는 그렇게 말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동의할 수 없다고 한다. 그녀의 글을 읽으면서 사실적인 느낌과 동시에 그녀가 이겨내는 것을 보면서 빠르게 변화되는 곳이 살고 있는 우리도 어느 순간 문맹이 되어감을 느끼게 된다. 잘 모른다고 말도 할새도 없이 어색한 미소를 짓는다. 그러고 보니 나이가 들어가면서 문맹이 되어간다고 느끼는 것은 나만 그런 것일까? 

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 댓글 6
종이책 구매 비밀을 알려줄게. 평점8점 | f*******y | 2018.09.10 리뷰제목
작가들의 글에는 작가들 자신의 이야기가 분명 적잖이 포함되어있다고 생각한다. 문맹(자전적 이야기)에는 제목에 이미 자전적이야기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 책을 보고 조금 더 확신하게 된것은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이라는 소설이 작가의 경험 없이는 나올 수없는 글이란 것이다.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은 읽는 내내 불편하고 거북해서 머릿속 한켠에 전쟁의 현실
리뷰제목

작가들의 글에는 작가들 자신의 이야기가 분명 적잖이 포함되어있다고 생각한다.

문맹(자전적 이야기)에는 제목에 이미 자전적이야기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 책을 보고 조금 더 확신하게 된것은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이라는 소설이 작가의 경험 없이는 나올 수없는 글이란 것이다.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은 읽는 내내 불편하고 거북해서 머릿속 한켠에 전쟁의 현실은 이것 만큼 비참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같은 것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책을 보고나니 그런 바람은 무의미해져버렸다.


아고타의 글은 전쟁의 실상을 아무렇지 않은 일상을 쓴것 처럼 써내려간 덤덤한 문체로 써내려간다. 그 덤덤함이 작가의 이야기라는 것이 느껴져서 슬펐다.

 나는 읽는다. 이것은 질병과도 같다. 나는 손에 잡히는 대로, 눈에 띄는 대로 모든 것을 읽는다. p9 

 

활자중독이라고 해야할까? 나는 그것(?)을 부러워한다. 예전에 무릎팍도사 라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당시 안철수(지금의 정치인)대표가 본인은 눈에 보이는 글씨는 다 읽어야 직성이 풀린다고 했었다. 심지어는 책의 머리말부터 뒷장의 책값까지 읽어야한다는 것.

나도 그렇게 보이고 싶은 허세 같은 것이 있었다. 그렇게 보이고 싶다는 것은 실제로 그렇지 않다는 것의 반증같지만.

 

아고타 크리스토프는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그녀는 활자중독자 같다.

전쟁때문에 모국인 헝가리를 떠나 스위스로 이주하면서 본인이 느끼는 자신의 모습과 역경을 '문맹'이라는 한 단어로 표현했다.  

물론 내가 영어권에서 영어를 배우고 영어말고는 표현할 방법이 없다면 지금까지 20년 넘게 영어를 배워오면서도 이렇게 영어를 못하진 않겠지만, 지금껏 내가 써왔던 언어가 전혀 통하지 않는 나라에 정착하면서 새로운 언어를 써야한다면? 그나마 영어권이라면 좀 나을테지만, 러시아어 처럼 나에겐 완전 생소한 그런 언어라면? 그런 상황을 극복하는 사람은 정말 위대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줍잖은 경험으로 영어권 나라에 몇개월 체류한적이 있다. 한국인인 가까운 언니가, 어느정도 머무르다보면 한국어도 생각나지 않고 영어도 생각나지 않아 너무 답답한 경험을 하게 된다고, 그걸 극복해야 영어를 잘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이 생활이 견딜만해 진다고 말한적이 있다.

작가가 새로운 나라에서 느낀 감정으로 백분의 일이라도 느낀 것일지는 모르지만, 타국에서 느껴야 했던 외로움과 언어의 답답함이 느껴져서 슬펐다.

 

이 책의 글은 짧다. 픽션도 아니고 작가가 경험한 일들을 일기쓰듯 써내려갔다.

담백한 문체가 슬프다.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이 기억에 남는 사람이라면 이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어떻게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이 쓰여졌을지 조금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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