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의 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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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의 색

리뷰 총점 9.1 (6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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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프랑스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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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화재의 색』통쾌한 복수극이 시작되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 2019.09.19 리뷰제목
피에르 르메트르의 이름을 각인시킨 작품이 『오르부아르』 였다. 제1차 세계대전후 전사자 추모 기념비를 제작한다며 프랑스를 상대로 대국민 사기극을 펼쳤던 작품이었다. 『오르부아르』의 주인공이 에두아르 페리쿠르와 알베르 마야르 라는 인물의 활약을 볼 수 있었다. 『화재의 색』은 그 뒤를 잇는 에두아르 페리쿠르의 누나 마들렌의 통쾌한 복수극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은
리뷰제목

피에르 르메트르의 이름을 각인시킨 작품이 『오르부아르』 였다. 제1차 세계대전후 전사자 추모 기념비를 제작한다며 프랑스를 상대로 대국민 사기극을 펼쳤던 작품이었다. 『오르부아르』의 주인공이 에두아르 페리쿠르와 알베르 마야르 라는 인물의 활약을 볼 수 있었다. 『화재의 색』은 그 뒤를 잇는 에두아르 페리쿠르의 누나 마들렌의 통쾌한 복수극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은행가의 제왕 마르셀 페리쿠르의 장례식 날, 그의 손자가 3층의 창문에서 뛰어내리고 대통령까지 참석했던 장례식은 엉망이 되었다. 마르셀 페리쿠르의 손자 즉 마들렌의 아들인 폴은 하반신을 쓸 수 없게 되었다. 아버지에 의해 은행장인 귀스타브 주베르와의 결혼을 거절했던 마들렌. 마르셀 페리쿠르의 유언장이 공개되었고, 재산의 대부분인 90%는 마들렌과 폴에게 갔고, 그 나머지 10%는 다른 인물들에게 돌아갔다. 평생 형의 도움을 받았던 국회의원 샤를은 자기 몫이 적자 분통해하고 은행장인 귀스타브 또한 만족할 수 없었다.

 

샤를과 귀스타브는 마들렌을 속여 루마니아 주식을 사게 했다. 여기에서 샤를은 루마니아 석유 주식을 사게끔 거짓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했고, 루마니아 석유 주식을 산다고 하는 마들렌을 말리는 역할을 한 게 귀스타브였다. 사람의 심리란 게 누군가 말리면 더 하고 싶다. 그 심리를 이용해 가짜 뉴스를 내보내게 하고 마들렌의 심리를 자극했다. 마들렌이 루마니아 석유에 투자해 그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갔을 때 반대로 이라크 석유를 아주 싼값에 매수했던 게 귀스타브였다. 루마니아 석유는 붕괴되었고 이제 마들렌은 전 재산을 잃었다. 페리쿠르가 저택도 팔아야 했을 뿐더러 허름한 아파트를 살 돈 밖에 없었다. 페리쿠르 가 저택은 귀스타브의 손에 넘어갔다.

 

 

마들렌은 자신이 복수할 대상을 꼽았다. 아버지의 동생인 삼촌 샤를과 귀스타브 주베르, 자기 집의 하녀였으나 귀스타브 주베르 부인이 된 레옹스. 그리고 폴이 창문밖으로 뛰어내리게 했던 인물은 자기의 손으로 죽이고 싶을 정도였다.

 

1927년에서 1929년, 그리고 1933년의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었다. 그 시대의 여성의 역할을 보여줄 수 밖에 없었던 게 마들렌을 보면 알 수 있다. 하나의 인간이기 보다는 남자의 그늘에 가려져 있는 여성의 입장이었다. 마들렌이 할 수 있는 건 누군가를 매수하는 일이었다. 전 남편 도네프라델의 아래에 있었던 뒤프레 씨를 고용해 그들을 향한 복수를 시작했다.

 

뒤프레 씨에 의해 진행되는 복수극은 무척 통쾌하다. 어떤 식으로 복수할지 그가 이용하는 인물들에 따라 다양한 방법을 선보인다. 일단 누군가를 공격하려면 그 사람의 약점을 잡아야 한다. 그것도 치명적인 약점을 쥐고 흔들어야 한다. 마들렌이 첫 번째로 공략했던 인물이 남자를 홀리는 외모를 가졌던 레옹스 였다. 그녀를 이용해 복수를 시작하는데 마들렌의 복수극을 읽고 있노라면 저절로 미소를 짓게 된다. 

 

 

6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이지만 지루한 줄 모르고 읽게 된다. 어떤 식으로 복수하게 될지 기대하는 마음에 추리소설 식 짜릿함이 돋보이기도 한다. 한마디로 통쾌했다. 연약한 여성이지만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임했으며 그녀가 놓쳤던 것들을 새롭게 볼 수 있는 시선을 가지게 되었다.

 

다만 안타까웠던 것은 이 소설의 전작이라고 할 수 있는 『오르부아르』의 내용이 자세히 기억나지 않았다는 거다. 내용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이 책을 읽었더라면 훨씬 좋았을 것 같았다. 『화재의 색』을 읽을 독자분들은 『오르부아르』을 먼저 읽고 바로 이 책을 읽으시길 권한다. 더욱이 다음에 출간될 소설의 주인공이 『오르부아르』의 에두아르 페리쿠르의 어린 연인 루이즈 라고 하니 말이다.   

15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5 댓글 13
종이책 구매 화재의 색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o********o | 2020.04.19 리뷰제목
배신 그리고 통쾌한 복수, 이것이 이야기의 전부가 아니다. <화재의 색>은 슬프고 고통스러운 이야기다. 화재의 색은 타오르는 화마의 붉은 색이 아니다. 내가 떠올린 화재의 색은 검은 잿더미, 암흑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탐욕에 미쳐 날뛰는 썩어빠진 정치가, 사업가, 언론인, 지식인, 공무원, 그리고 <자신이 강탈당하고, 가진 것을 빼앗기고, 도둑질당했다고 느끼는, 불만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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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 그리고 통쾌한 복수, 이것이 이야기의 전부가 아니다. <화재의 색>은 슬프고 고통스러운 이야기다. 화재의 색은 타오르는 화마의 붉은 색이 아니다. 내가 떠올린 화재의 색은 검은 잿더미, 암흑이다.

"... 이 책에 등장하는 탐욕에 미쳐 날뛰는 썩어빠진 정치가, 사업가, 언론인, 지식인, 공무원, 그리고 <자신이 강탈당하고, 가진 것을 빼앗기고, 도둑질당했다고 느끼는, 불만과 분노에 가득 찬 사람들>이 일으키는 소요와 갈등과 혼란의 광경이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파국을 앞둔 1920~1930년대의 프랑스에 나타난 <화재의 색>일 것이다."(616쪽 옮긴이의 말) 옮긴이 임호경의 '파국을 앞 둔'이란 말에 깊이 공감되었다. 물론 끝이 좋으면 다 좋다고 작가는 에필로그에서 이 파국을 뚫고 살아남은 이들의 해피엔딩을 전함으로써 희망을 남겨두기는 한다.

<재난의 아이들> 3부작의 1부인 <오르부아르>에서 마르셀 페리쿠르의 아들 에두아르 페리쿠르의 자살 장면까지도 그 죽음 직전까지 감탄과 탄성을 자아내도록 하는 작가의 위트는 <화재의 색>에서도 주인공 마들렌 페리쿠르를 통해 여지없이 드러난다. <오르부아르>는 제1차 세계대전에서 얼굴 반쪽을 날려버린 에두아르와 서로의 생명을 구한 전우 알베르 마야르의 이야기다.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유머와 위트로 그려낸 작가의 특기는 <화재의 색>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마지막 작품 <우리 고난의 거울>도 기대하고 기다리게 되는 요소다. 작가의 특기이자 장점인 유머와 위트를 잊었다면 <화재의 색>은 마들렌의 날새운 긴장감 속에서 폴의 고통을 고스란히 느껴야 하는 작품이 되었을 것이다. 우리가 책을 덮으며 느끼는 감정이 유쾌하고 통쾌함이라는 것에 작가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

"그의 서거는 이 1930년대가 다소 어두운 전망 속에 시작되고 있기에 더욱 불안한 어떤 시대적 변화를 나타낸다고, 모두가 어렵풋이 느끼고 있었다. 제1차 세계대전에 뒤이은 경제 위기는 물러갈 줄을 몰랐다. ... 사람들은 자신들이 공동묘지로 데려가려는 것이 유력한 프랑스 은행가인지, 아니면 그가 체현하는 지나간 시대인지 정확히 구분할 수 없었다."(12~13쪽)는 작가의 말처럼 프랑스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내겨 앉고 마르셀의 딸 마들렌도 피할 수 없었다. 거대 역사 속에 한 이름없는 개인의 미시사는 한 알의 모래알처럼 느껴지지만 개인의 미시사가 모여 역사가 되고 유기적이며 영향을 주고 받는다. 마들렌과 폴은 뒤프레씨의 도움 속에 분투하며 역사에 영향을 미치는 미시사를 완성한다.

마르셀의 장례식 손자인 7살의 폴이 3층에서 뛰어내린다. 혼비백산한 마들렌은 폴이 무사하기만을 바라지만 폴은 하반신이 마비되어 평생 일어설 수 없다. 유산상속이 어떻게 이루어지든 마들렌은 폴에게만 매달리고 폴이 왜 뛰어내렸는지를 알고자 하지만 폴에게서 아무 것도 알아낼 수가 없다. 마들렌은 그녀의 삶이 이대로 계속 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마들렌이 폴에게 매달려있는 동안 그녀의 주변에서는 그녀의 유산을 노리는 계략을 세우고 완성해나간다. 마들렌은 작은 아파트 두 채만을 챙겨서 폴과 폴의 간호사 블라디와 함께 페리쿠르가에서 쫓겨난다. 그리고 3년 후 마들렌은 뒤프레의 도움을 받아 복수극이 시작된다. 페이지터너라는 말의 의미를 이해하기 충분한 <화재의 색>은 마들렌과 뒤프레의 활약이 돋보이며 폴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도 즐거운 이야기다. <화재의 색>에 등장하는 '현란한' 인물 중 솔랑주 갈리나토를 나는 실존인물인가 싶어 검색까지 해보았다. 솔랑주는 폴을 암흑에서 빼내는 역할을 하는 오페라 가수다. 그녀의 석연찮은 죽음에 조의를 표한다. 마들렌과 솔랑주는 초기 히틀러 정권에 빅엿을 먹인다.(ㅎㅎ) 에필로그에서 폴은 히틀러정권에 저항하는 레지스탕스 운동에 참여한다.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끝나고 마들렌의 복수극은 통쾌하지만 나는 읽는 내내 폴 때문에 가슴이 아팠다. 폴은 똑똑하고 지혜로우며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아이지만, 어린 나이에 그가 겪은 일는 참을 수 없게 했다. 그렇게 만든 놈은 가장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렇다하더라도 폴이 뛰어 놀 수 없게 된 것은 누가 보상할 수 있을 것인가. 통쾌한 복수극이지만 개인의 삶은 물론 역사를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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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화재의 색 평점10점 | s******6 | 2019.05.12 리뷰제목
그저, 소설인데.... 빠져도 너무 빠져드는 경향이 있다, 나는.돈, 인간성, 배신, 응징을 떠올리게 되는 도서였다.오늘은 내 아버지의 장례식날이다.대통령이 참석할 만큼 나의 아버지는 유력한 프랑스 은행가이다. 추모행렬이 시작될 즈음 나의 아들 폴이 3층 창문에서 뛰어내려 나의 아버지의 관 위로 떨어졌다. 피를 흘리는 나의 아들. 아이는 하반신을 못쓰게 되었다.아버지가 나와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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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소설인데.... 빠져도 너무 빠져드는 경향이 있다, 나는.

돈, 인간성, 배신, 응징을 떠올리게 되는 도서였다.


오늘은 내 아버지의 장례식날이다.

대통령이 참석할 만큼 나의 아버지는 유력한 프랑스 은행가이다. 추모행렬이 시작될 즈음 나의 아들 폴이 3층 창문에서 뛰어내려 나의 아버지의 관 위로 떨어졌다. 피를 흘리는 나의 아들. 아이는 하반신을 못쓰게 되었다.

아버지가 나와 내 아들 폴에게 물려준 재산. 그러나 내가 할줄 아는게 무엇인가.

난 부족할것 없는 환경에서 아무것도 할 줄 모른채 살았다. 심지어는 남을 의심할 줄도 몰랐다.


뻔뻔하기도 하다.

아비가 자식에게 , 손주에게 자신의 재산을 물려주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왜 주변인물들이 그를 두고 서운해 한단 말인가.

왜 자신의 몫이 아님에 욕심을 내고 빼앗으려 하는것인지. 억울한 불덩이를 안고 보았다.


아들의 하반신 마비 그리고 자신의 비참한 삶을 맞게된 마들렌.

세상에 돈앞에서 믿을 사람이 없는 것인가.

괴씸한 하녀 레옹스는 순진한 마들렌에게 거짓 정보를 제공하고 마들렌과 부부가 될 뻔 했던 귀스타프와 마들렌의 삼촌 샤를은 그녀의 자금을 관리해 주는척 하며 엄한 루마니아 유전사업에 투자하게 한다. 루마니아 유전이 붕괴되면서 그녀는 알거지가 되었고, 이라크에 투자했던 그들은 때아닌 부자가 되었다. 모든것이 그들의 농간임을 알게된 마들렌.

또한 그녀의 내연남 앙드레. 정말 믿을 사람 하나 없다.

드디어 응징이 시작된다. 마들렌 그들을 혼내줘~





곱게자란 공주여서 그런지... 만족스럽지 못한 복수였다.

성에 안차지만.... 마들렌에게 응원을 보낸다. 사랑하는 아들 폴의 성장과정을 보면서 쓴 눈물이 흐르기도 했다.

아, 엄마... 세상물정 모르는 마들렌이지만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견뎌내고 일어설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재밌는 소설 한편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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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화재의 색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n******i | 2020.04.07 리뷰제목
피에르 르메트르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소설도 선뜻 펼쳐볼 것 같다.앞선 <오르부아르>의 후속작인 이 소설 역시 흥미진진, 미스테릭한 분위기다.1920년대의 시대상을 비추면서도, 한 개인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게  한다.모든 것을 잃은 한 여인이 있다.그 잃음이 그녀만의 이유였다면 누굴 원망할 이유도 없을 텐데,그녀는 주변 사람들의 배신 때문에 삶의 모든 것을 잃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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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르메트르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소설도 선뜻 펼쳐볼 것 같다.

앞선 <오르부아르>의 후속작인 이 소설 역시 흥미진진, 미스테릭한 분위기다.

1920년대의 시대상을 비추면서도, 한 개인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게  한다.


모든 것을 잃은 한 여인이 있다.

그 잃음이 그녀만의 이유였다면 누굴 원망할 이유도 없을 텐데,

그녀는 주변 사람들의 배신 때문에 삶의 모든 것을 잃은 것이다.

그들 모두가 그녀의 원수였으며, 그녀는 그 원수들을 가만히 둘 수 없었다.

그래서 시작했다. 그녀만의 복수를...


그렇게 시작된 복수가 어떻게 흘러갈지 보는 재미가 상당한 소설이다.

하나하나, 장면들의 구석구석에서 그녀의 흔적이 보인다.

처음에는 하나씩 일어나는 사건들의 이유를 몰랐으나,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다. 누군가의 모습이 그 사건들 사이에서 비추면서 말이다.

이 소설은 은근히 그 심리를 따라가는 재미가 상당하다.

무엇보다, 우리가 살면서 느끼는 배신이나 절망 앞에서 그 복수를 꿈꾸기는 쉽지 않다는 점.

그런 이유로 현실에서 불가능해 보이는 감정의 폭발과 복수를 대신 보는 듯한 재미가 있다.

마음 속으로 수없이 내뱉는 분노를 표출하는 방식이 세련됐다.

이 책으로 앞서 출간된 다른 시리즈를 다 찾아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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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화재의 색 평점8점 | d****a | 2019.04.13 리뷰제목
뉴스를 보면 종종 대형 사기 사건들이 벌어지곤 한다. 그런 뉴스를 보며. "저런 사기를 치는 나쁜 사람들이네"라는 반응과 함께 "속이는 사람이 나쁘지만 속는 사람이 바보다"라는 말을 하곤 한다. 조금만 신중하고 확인하면 속지 않았을 텐데... 그런 것을 간과한 사람에 대한 책망이다.물론 속은 사람도 책임이 있다. 조금만 신중하고 관심을 기울였다면, 사기를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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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보면 종종 대형 사기 사건들이 벌어지곤 한다. 그런 뉴스를 보며. "저런 사기를 치는 나쁜 사람들이네"라는 반응과 함께 "속이는 사람이 나쁘지만 속는 사람이 바보다"라는 말을 하곤 한다. 조금만 신중하고 확인하면 속지 않았을 텐데... 그런 것을 간과한 사람에 대한 책망이다.


물론 속은 사람도 책임이 있다. 조금만 신중하고 관심을 기울였다면, 사기를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신임하던.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사기를 치려 한다면. 과연 누가 속아넘어가지 않을까.

그리고 여기. 주변 사람들의 배신으로 모든 것을 잃은 한 여인이 있다. 마들렌 페리쿠르.


모든 일의 시작은 마들렌의 아버지 장례식장에서 시작한다. 은행장인 마르셀 페리쿠르는 공화국 대통령도 예를 갖추기 위해 참석할 정도로 금융계의 거물이었다. 그런데 그 장례식장에서 그녀의 삶을 통째로 뒤흔들 사건이 벌어진다. 아들 폴이 조문객들 앞에서 창문에서 투신한 것이다. 할아버지의 관위로 떨어진 소년.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하반신마비가 된다.


졸지에 아버지를 잃고 불구가 된 아들을 돌봐야 하는 마들렌. 아버지로부터 1천만 프랑의 유산과 250만 프랑 가치의 저택을 유산으로 상속받지만, 돈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부상 후, 입조차 닫아버린 폴을 돌보느라 그녀는 매일 녹초가 된다. 그나마 충직한 하녀 레옹스와 연하의 연인 앙드레,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은행장이 된 귀스타브가 그녀의 일상과 재산을 관리해주었기에 온전히 폴에게만 집중할 수 있었다.

그러나 탐욕은 언제나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법. 충분한 유산과 대접을 받지 못한 것에 불만을 품은 이들은 거짓 투자 정보를 이용해 마들렌의 돈을 빼돌리기 시작하고, 결국 그녀는 파산하고 만다.


상속녀에서 파산자가 된 마들렌. 그녀는 모든 것을 잃고 나서 비로소 자신이 무엇을 간과했는지, 얼마나 사람을 쉽게 믿었는지... 뼈져리게 깨닫는다. 무엇보다 아들 폴이 왜 투신했는지. 이유를 알게 된 후, 복수를 다짐한다.


예나 지금이나 복수극은 짜릿한 통쾌함을 준다. 권선징악이라고. 억울하게 당한 사람들은 고통을 겪고, 단죄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 어떤 죄책감도 없이 잘 사는 것만큼 화가 나는 일도 없는 법. 그러나 돈과 권력도 친구도 없는 그녀가 어떻게 성공한 기업인과 국회의원, 언론인에게 복수를 할 것인가! 그녀의 복수극이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세상 물정 모르고 자란 상속녀 마들렌에게 이런 치밀한 면이 숨겨져있었다니! 세계 대전 전후를 배경으로 프랑스와 독일. 미국의 정치, 경제적 상황이 더해져 마치 첨보물을 보는 것 같은 긴박감이 넘쳐난다.

무엇보다 차근차근 복수를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는 그녀를 보며. 탐욕이 부른 행복이 얼마나 무의미하고 가치가 없는 것인지. 무엇보다 진정성 없는 관계가 얼마나 허물뿐인지 소설은 생생하게 보여준다. 보여주기와 허영뿐인 삶은 뿌리 없는 나무처럼. 작은 바람에도 쓰러지는 것을. 왜 사람들은 알지 못할까. 씁쓸하다.


마들렌은 복수를 통해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는다. "내가 행복해지는 것. 그게 가장 좋은 복수다"라는 말이 있는데, 그녀는 복수를 하되, 자신의 삶이 또다시 무너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정말 현명한 복수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신의는 물론. 양심마저 저버지는 일이 다반사가 된 요즘. 마를렌의 복수가 주는 의미를 돼새겨보자. 탐욕과 배신으로 이룩한 성은 그저 사상누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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