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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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은 여행

삶이 흔들릴 때, 나를 다시 찾기 위해 독립을 선택했다

리뷰 총점 6.9 (7건)
분야
에세이 시 > 에세이
파일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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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서평)독립은 여행 평점9점 | j*****7 | 2023.02.28 리뷰제목
다리가 긴 어미 포유류로 부터 새끼 한 마리가 갓 태어났다. 바닥에 내동댕이쳐지다시피 한 채 세상에 나온 새끼는 양수를 온 몸에 바른 채 부르르 떨고 있었다. 그런 새끼를 자신의 몸도 추스리지 못하면서 연신 입술로 핥아주고 있는 어미를 보고 있으니 모성이 대단하다 싶었다. 얼마 시간이 흐르지도 않았는데 새끼가 움찔 거리면서 뒤뚱뒤뚱 네발로 지탱한다. 그리고는 어미 곁에서
리뷰제목

다리가 긴 어미 포유류로 부터 새끼 한 마리가 갓 태어났다. 바닥에 내동댕이쳐지다시피 한 채 세상에 나온 새끼는 양수를 온 몸에 바른 채 부르르 떨고 있었다. 그런 새끼를 자신의 몸도 추스리지 못하면서 연신 입술로 핥아주고 있는 어미를 보고 있으니 모성이 대단하다 싶었다. 얼마 시간이 흐르지도 않았는데 새끼가 움찔 거리면서 뒤뚱뒤뚱 네발로 지탱한다. 그리고는 어미 곁에서 빙빙 맴을 돈다. 잠시 후엔 좀 떨어진 곳까지 걸어갔다 다시 어미 곁으로 돌아왔다. 

 

인간처럼 부모 곁을 늦게 떠나는 동물이 또 있을까? 태어나면 서기는 커녕 누운 채로 칭얼거리면 세상 모든 걸 해줄 것 같은 부모가 상시대기를 하고 있고 수 개월이 지나서야 겨우 기어다니는 걸 보면서 우리 애기 나중에 운동시켜야겠다면서 좋아하는 어른들, 그렇게 다 큰 듯 싶다가도 부모로부터의 독립을 이야기하면 나가긴 어딜나가냐고 핀잔을 듣게 되면 곧 주눅이 들게 마련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영원히 곁에 있어줄거라는 생각에 믿어 의심치 않았던 자신의 반쪽을 잃어 버리고 시름겨워하다 평생을 살던 부모님으로부터의 집을 나왔다. 독특하기가 마치 어느 사무실같은 곳을 얻고 그곳을 자신만의 아지트로 만들어 버렸다. 세상에 같은 곳은 절대 없을 것이라는 사명처럼, 개인적인 취향이 물씬 묻어나는 곳이 되었다. 자신의 이름을 따서 '융지트'라 불렀고 그 안에서 그는 정서적 독립까지 꿈꾸게 되었다. 

 

이 책은 마케터로 살고 있는 저자가 불시에 찾아온 두 가지 이별을 극복하기 위해 공간적 독립을 하고 이어 살아가는 방식을 재설계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앞 부분 절반은 새로 얻은 원룸에 독특한 오브제를 가득채워 놓는 과정을 그렸다면 후반부는 정신적, 심리적, 그리고 일하는 과정에서의 소통과 홀로서기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넣고 있다. 

 

혼자 산다는 것이 콘텐츠가 되는 세상인지라 누군가의 일상을 들여다 보는 게 낯설지는 않다. 예쁘게 꾸며놓은 저자의 집을 사진과 함께 보고 있노라니 누구라도 저 곳에서 살아보고 싶다고 할 것 같았다. 그리고 그것들이 형식이라면 저자가 브런치등에서 글을 쓰고 연달아 책을 내고 온라인으로 사람들을 모아 이런 저런 일을 할 수 있는 기획을 하는 건 내용적인 측면이었다. 가보지 않아도 저자의 독립공간에선 늘상 음악이 흘러 나올 것 같았다. 

 

독립은 무한한 자유를 주는 것 같지만 그곳에 책임져야 할 개인의 몫도 늘어나게 되어 있다. 심리적 불안, 경제적 압박, 인간관계의 소원, 통제 받지 않는 환경등을 모두 자신이 풀어야할 숙제들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독립이 필요하지는 않다. 하지만 독립이 살면서 꼭 해보고 싶은 것이라면 그 또한 꼭 해보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혼자 있을때 더 많은 것들을 깨닫게 되는 경우도 많으니까 말이다. 

 

 

롤모델은 저 사람 처럼 되고 싶다고 동경하는 마음으로 누군가의 길을 따라간다면 레퍼런스는 저 사람을 참고해서 내가 나로 살면 된다.                    p217

 

시간을 아껴서 자기가 원하는 삶을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지금 자신이 원하는 삶을 만들어가면 시간은 저절로 따라온다.   /로라 밴더캠                              p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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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벗어남, 그리고 자유 평점9점 | q*****2 | 2023.08.08 리뷰제목
작가는 ’퇴사는 여행‘ 이후 ’독립은 여행‘으로 돌아왔다. 퇴사 그리고 독립. 가벼운 듯한 단어가 품고 있는 깊이를 헤아려 본다. 과거에는 일정 나이에 도달하면 해내야 하는 과업처럼 취업을 하고 결혼해 독립을 하곤 했다. 여전히 당시의 사고방식은 유효하지만, 현실에서는 적잖은 이들이 다른 방식의 삶을 살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사회에 나가길 유예한 채 학생으로 남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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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퇴사는 여행이후 독립은 여행으로 돌아왔다. 퇴사 그리고 독립. 가벼운 듯한 단어가 품고 있는 깊이를 헤아려 본다. 과거에는 일정 나이에 도달하면 해내야 하는 과업처럼 취업을 하고 결혼해 독립을 하곤 했다. 여전히 당시의 사고방식은 유효하지만, 현실에서는 적잖은 이들이 다른 방식의 삶을 살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사회에 나가길 유예한 채 학생으로 남거나 집에만 머무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한 푼이라도 생활비를 아껴보자며 부모 품에 안겨 사는 이들도 넘친다. 비로소 다양성이 존중 받는구나 여길 수도 있겠지만, 마냥 이를 긍정하기란 어렵다.

저자의 이력이 고스란히 글에 담겼다. 직장을 관둔 후 생계유지조차도 버거운 게 현실인 줄 알았으나 저자의 삶은 달랐다.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프리랜서로서 그는 글을 썼다. 뉴스레터 발행에도 관여하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딱히 수익 창출이 이루어질 거 같지 않아 보이나 세상은 변했다. 고리타분한 시선으로는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 삶이 나는 그저 부러웠다.

이야기의 시작은 독립이었다. 아버지는 먼 길 떠나셨으며 동생은 결혼해 따로 살림을 냈다. 엄마와 여러 해 같은 공간을 공유했던 그가 자신만의 공간을 찾아 나섰다. 당분간 좀더 같이 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거절하는 일은 쉽지가 않았다. 모두에게 불행으로 기억될 코로나 정국이 그에겐 예상 찮은 독립을 앞당기는 계기로 작용했다. 그가 독립했기에 엄마 또한 다른 공간에서의 삶을 모색할 수 있었다. 같은 사물도 어느 측면을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기 나름이다. 상실일 수도 있는 상황은 시작이 되어 설렘으로 다가왔다.

그가 거주하는 공간을 상상해 본다. 무생물에게 붙은 이름 융지트에는 우선 식물이 가득해야만 한다. 손길이 닿는 족족 메마르기 짝이 없는 소위 마이더스의 손을 소유한 나로서는 공간이 품었을 녹음이 무척이나 부러웠다. 기울인 정성까지 닮고 싶은 욕심은 아니 일었으니, 아무래도 각자에게 어울리는 건 따로 존재하는 듯했다. 삶의 패턴에 대해서도 상상해 보게 됐다. 5일을 꼬박 사무실에 앉아 누군가가 시키는 일을 하는 삶이 이 땅에선 보편적이다. 아무것도 하기 싫으면서 동시에 무언가를 행하고 싶은, 나도 잘 모르겠는 내 마음을 두고 갈등하는 일이 직장인들 사이에선 차고도 넘친다. 과감하게 직장 문을 박차고 나간 그에게 주어진 건 자유였다. 대책 없이 놀기만 했더라면 돈 잃고 건강 잃는 최악의 생활을 이어나갔겠지만, 그는 주어진 빈 공간에 다채로움을 채워 넣었다. 모든 게 계획하기 나름이었다. 어제와 오늘은 결코 같을 수가 없었고, 그는 이 상황으로부터 불안 아닌 생기를 얻었다. 남들과의 비교에 나섰더라면 쉬이 지쳐 떨어졌을 것이다. 저만치 앞선 이들을 단숨에 따라잡기란 불가능이요, 자칫 내 페이스만 잃을 수 있음을 그는 아는 듯했다. 자신만의 속도를 찾아 즐겼고, 적당히, 대신 치열하게 삶에 임했다. 유사한 사고를 공유하는 이들의 존재는 중했다. 혼자였지만 외롭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충실히 어울리는 과정에서 유의미한 무언가를 도출해냈다. 내가 글을 쓴다면 상대는 음악을 했다. 다르기 때문에 오랜 기간 우리로 남을 수 있었고, 그렇게 진정한 의미의 내 편을 만들면서 지냈다.

겨울에서 시작한 계절은 1년의 시간이 지나자 다시금 예전과 흡사한 기운을 머금었다. 1년 전엔 전부가 낯설었다면 이제는 발판 삼을 수 있는 경험도 쌓였다. 누군가가 진지하게 묻는다면 아끼지 않고 쏟아줄 나만의 노하우.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계절이 무르익듯이, 나의 홀로서기도 무르익었다’. 이제껏 나는 독립을 특정 시점에 고정된 행위 즈음으로만 여겨왔다. 반면 여행은 기간에 속한 움직임이었다. 서로 이질적인 두 개의 단어를 엮어 저자는 독립은 여행이라 선언했다. 독립의 순간은 짜릿했을 수도 있으나, 나의 사고에선 독립이 이루어진 다음에는 또 다시 밋밋한 삶이 찾아오는 게 당연했다. 저자에게 독립은 여행과도 같은 일련의 흐름이었으니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었다. 해수면 아래 한시도 멈추지 못하는 오리발을 하고 있을 수도 있지만, 지금 난 물위를 유유히 거니는 그의 모습만을 바라본다. 참으로 우아하다. 그것은 모두가 부러워할 법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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