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는 거실에 둘게요>는 제목부터 고정관념을 깨고 있습니다.
저자 서윤영 씨는 4인 가구의 딸로 지내다 결혼으로 2인 가구로 독립했답니다.
아이를 낳지 않고 일에 집중하기 위해
얼마 전 집 근처에 작업실 겸 세컨드 하우스를 얻었습니다.
그렇게 지금은 간헐적 1인 가구, 즉 1.5인 가구로 살고 있대요.
건축가의 눈으로 본 집 구조와 그에 대한 이야기, <침대는 거실에 둘게요>로 볼게요.
얼마 전까지 우리나라의 기본은 4인 가구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2인 가구 혹은 1인 가구가
전체 인구에서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집들은 4인 가구에 맞춰 지어지고 있는 실정이죠.
4인 가구에서 자란 저자도 결혼하면서 아이 없이 2인 가구로 살다가
작업실 겸 세컨드 하우스로 사용할 작은방을 얻었답니다.
주 중에는 홀로 이곳에서 작업하고 주말에는 집으로 돌아가 남편과 지낼
1.5인 가구라 할 수 있습니다.
본가를 떠나 독립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건 지금 돈이 얼마나 있는가 하는 문제고
그다음이 이 돈으로 어디에 집을 구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일 겁니다.
즉, 집을 구할 때 가장 중요하게 따져볼 문제는
이 돈으로 '어느 동네에 집을 구할 것인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선 2가지 기준이 있는데요, 첫째는 학교나 회사처럼
매일 통근해야 하는 곳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고,
둘째는 자주 가는 곳이나 가고 싶어 하는 곳 또는
특별히 좋아하는 장소를 기준으로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직장과 가까운 곳, 살고 싶은 곳이라는 두 가지 변수 중
하나만 고르기 어렵다면, 이 두 곳이 대중교통으로 편리하게 연결되는 곳으로 정하면 됩니다.
장소를 정했다면 동네 인프라도 체크해야 합니다.
2인 가구의 동네를 정하는 것은 확실한 기준이 있습니다.
아내의 직장이나 처가 근처에 집을 구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셰어하우스, 고시텔, 원룸, 고시원, 반지하, 옥탑방, 오피스텔 등
이 모두는 사회에 갓 나온 20~30대 청년들이 가장 먼저 접하는 주거공간입니다.
요즘에는 도심형 생활주택이나 청년 임대주택도 많이 활성화되어 있으니
각자 자신의 경제 상황에 맞추어 알맞은 집을 찾으면 됩니다.
무조건 넓고 비싼 집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구조와 형태의 집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집에서는 잠만 자면 되기 때문에 좁아도 상관없지만
대신 주변 인프라가 좋아야 한다든지,
집에서 종일 보내며 작업도 해야 한다면 조금 변두리라도 넓은 집이 필요하다든지,
개인에 따라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겁니다.
가진 돈으로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조건 한두 개를 충족시키는 집을 구하는 게 좋습니다.
1인 가구의 인테리어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단 가장 적은 비용으로 인테리어 효과를 크게 낼 수 있는 건 도배입니다.
도배는 세입자가 원할 경우 집주인이 해주는 경우가 많으므로
계약서를 작성할 때 미리 확인을 해두는 게 좋습니다.
그다음으로 창문에 커튼을 달고 계절에 맞는 카펫이나 러그를 깔면
바닥과 벽면, 천장까지 집의 모든 면을 간단하게 바꿀 수 있습니다.
아울러 욕실 문고리와 전기 스위치도 교체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작고 예쁜 가구를 몇 개 사서 오브제로써 공간을 꾸미는 것도 방법입니다.
인테리어의 기본은 수납가구(옷장, 책장, 서랍장 등)를 줄이고
신체 가구(의자, 테이블, 책상, 침대 등)를 적재적소에 두는 것입니다.
수납가구는 물건을 보관하는 용도가 우선이기 때문에 커다란 나무상자와 비슷하지만,
신체 가구는 가볍고 날렵한 형태라 예쁜 오브제가 되곤 합니다.
아파트 모델하우스가 아름다워 보이는 이유 중 하나는 수납가구의 비율이 낮고
신체 가구가 하나씩 오브제로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활용도가 높은 가변형 가구를 활용하고, 1인 가구라면 소형 세탁기를 구입해 쓰고,
큰 빨랫감은 빨래방을 이용해보세요.
방이 하나인 원룸이거나 침실과 거실(또는 주방)이 나뉜 분리형 원룸이라면
공간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거실 하나에 방 2개가 딸린 2LDK의 투룸 빌라나 소형 아파트에 살게 되었다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공간을 어떻게 구성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침실+작업실+작업실, 거실+침실+서재(작업실 또는 취미실), 거실+아내 방+남편 방 등으로요.
집이 좀 더 넓어져 거실 하나에 방이 3개가 있는 3LDK 구조라면
더 다양한 조합이 가능합니다.
요즘은 거주자의 기호에 따라 반려동물방, 홈 카페(혹은 홈바), 홈트레이닝룸,
덕후룸 등으로 다양하게 방을 구성합니다.
사무실에 출퇴근하지 않고 자유롭게 일하는 프리랜서,
집에서 일하는 재택근무자가 늘어나는 요즘,
집이 곧 사무실이자 작업실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집+작업실, 즉 '집업실'에 사는 것이죠.
별도의 사무실이 없는 프리랜서의 경우 공간 혹은 시간을 분리해야 합니다.
세상에는 정답이 없고 다만 갖가지의 해답만 있습니다.
<침대는 거실에 둘게요>에 나온 여러 가지 제시를 보고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비교해
참고하면 좋습니다.
비혼이나 이혼으로 혼자 살든, 이성애자 또는 동성애자 커플로 함께 살든,
그리고 그 방식이 결혼이든 동거든 인생에 정해진 답이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1인 가구는 언제든 2인 가구가 될 수 있습니다.
2인 가구 또한 언제는 1인 가구가 될 수 있습니다.
아니면 어느 날 3인 가구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때 집의 공간을 어떻게 재배치하고 재사용할지는 각자의 선택입니다.
거기에 '그래야 한다'는 건 없다고 <침대는 거실에 둘게요>에서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