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은 나 혼자 산다
나는 이미 기혼자이다. 연애 8년 차에 남편과 결혼해 어느덧 13년이 되었다. 그 사이 우리 부부에게는 아이가 생겼다. 결혼 4년 만에 찾아온 아기 덕분에 우리 삶은 정신없는 혼돈의 카오스가 되었다. 신생아 때보다는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나는 아기와 육아전쟁을 하는지 벌써 11개월이 됐다. 주변 친구들 중엔 나처럼 아이를 가진 기혼자들이 많지만 결혼하지 않고 자신의 커리어와 삶을 살아가는 자발적 비혼자 친구들이 꽤 있다.
기혼인 나와 비혼라이프를 살아가는 친구와 간극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기 위해 아이가 낮잠 잔 틈을 타서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어쩌면 내가 이번 생에 가질 수 없는 삶을 사는 친구들에 대한 궁금증… 대리만족(?) 같은 마음으로 ‘이번 생은 나 혼자 산다’를 읽게 되었다. 제목부터 확 사로잡는 ‘외로워도 슬퍼도 발랄 유쾌 비혼 라이프’인 이 책은 네이버 36만 조회 수 연애, 결혼판에서 화제 연재작을 엮은 책이다.
“나는 나 하나 키우는 것만으로 충분해!”
사실 나도 마찬가지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있지만 나 혼자만으로도 버거운 삶에서 누군가를 책임지고 길러내야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무겁게 어깨를 짓누르고 함께 이 육아 전쟁을 이겨내고 있는 남편과는 전우애가 싹 튼다. 결혼은 꼭 해야 하는 것일까 라고 물어보는 미혼인 친구와 대화를 나누다보면 명확한 대답을 못해주겠다. 그런데 오히려 이번 생은 나 혼자 산다를 읽고 비혼라이프를 외치는 작가의 글에서 나는 해답을 얻었다.
이 책을 읽고 난 나의 소감은… ‘나 자신을 잃지 말자’라는 것. 비혼이든 미혼이든 기혼이든 자발적으로 스스로가 택한 길을 당당하게 걸어가라는 것. 남편은 아이가 있는 아내가 비혼라이프 책을 읽는게 뭔가 굉장히 모순적이라고 했지만, 오히려 난 앞으로 아이를 키우면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서 좀 더 뚜렷해진 기분이었다. 남편과 아이와 나, 우리 세 사람을 위한 길을 어떻게 걸어가면 좋을 것인지에 대해.
공부를 잘하면, 대학교를 잘 가면, 직장을 잘 다니면, 결혼을 하면, 아이를 낳으면… 남들과 분명 속도는 다르지만 남들과 비슷하거나 더 빨리 가길 바라는 마음 때문에 더 많이 상처 받고 좌절하기도 한다. 모두가 같은 속도로 나아갈 수는 없는 일인데 말이다. ‘나만의 속도’로 가는 것이 참 어렵지만 남들이 내 인생의 주인공은 아니니까, 내 인생의 주인인 내가 나에게 맞는 속도로 나아가는 것이 가장 맞는 것이라고 :)
비혼이 아닌 기혼인 내게도 큰 울림을 주는 '이번 생은 나 혼자 산다'의 명문장을 꼽으라면 난 이 문단을 통째로 들여와 가슴에 새겨두고 싶다. 아둥바둥 살아가는 우리 청춘들을 위한 위로이기도 한 이 문장들을 꼭 읽었으면 하는 마음. 부디, 내가 나로 살아가야하는 이유를 찾고 싶다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 '나만의 속도'로 살아가며 때론 유쾌 발랄하게 때론 무섭지만 외롭지 않은 삶을 꿈꾼다면!
‘그러니 그대여,
부디 지금 겪는 밤이 길다고 하여
쉬이 낙담하지 말기를.
남의 계절과 시간을 부러워하거나
좇으려 또는 맞춰 가려 애쓰기 말기를.
당신을 위한 계절이 곧 모퉁이를 돌아
종종걸음처럼 품 속에 폭 안겨올 것이니”
- '이번 생은 나 혼자 산다' 중, 엘리 지음
1. 좋은 글귀, 마음에 드는 가사 인상 깊은 영화 대사 등을 메모해 주세요. |
2. 출처를 넣어주세요. ex) 234page, 4번 트랙<사랑해>, <브리짓존스의 다이어리>에서 브리짓의 대사 |
카시오페아 출판사에서 출간된 엘리 작가님의 '이번 생은 나 혼자 산다' 를 읽고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제 스스로 비혼을 다짐한지는 정말 오래되어 흔들림이 없는데, 나이가 소위 말하는 '혼기'에 든 나이다 보니 요즘 제일 많이 듣는 질문이 연애와 결혼, 주변에서도 결혼과 출산이 끊이지가 않습니다. 나를 내버려두지 않는 주변 환경에 대한 스트레스가 커서 나름의 도피처로 구입한 책이었고 작가님의 유쾌하고 신랄한 어체로 위로를 받고 갑니다. 이 세상엔 다양한 형태의 삶이 있다는 것이 인정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에겐 결혼과 육아가 인생의 최종 목표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