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의 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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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의 여왕

리뷰 총점 9.1 (1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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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일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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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서평]빈곤의 여왕 - 오자키 마사야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b***8 | 2019.03.10 리뷰제목
"언젠가 필요하다면 참고하세요. 물론 그런 날이 오지 않으면 좋겠죠." (200p)직장에서 실수를 저질렀다. 잘 마무리를 했으면 좋았겠지만 지쳤을 탓일까 그냥 책임을 지는 의미로 그만두고 말았다. 같이 살던 친구는 남자친구가 들어온다고 당장 집을 나가란다. 모아둔 돈도 없는데 연락도 하지 않고 지내는 엄마란 사람은 내이름으로 보증을 섰다. 그렇게 하나둘씩 내자리를 잃었다.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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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필요하다면 참고하세요. 물론 그런 날이 오지 않으면 좋겠죠." (200p)


직장에서 실수를 저질렀다. 잘 마무리를 했으면 좋았겠지만 지쳤을 탓일까 그냥 책임을 지는 의미로 그만두고 말았다. 같이 살던 친구는 남자친구가 들어온다고 당장 집을 나가란다. 모아둔 돈도 없는데 연락도 하지 않고 지내는 엄마란 사람은 내이름으로 보증을 섰다. 그렇게 하나둘씩 내자리를 잃었다.


어디선가 많이 보아온 설정이다. 그야말로 엎친데 덮친 격이고 머피의 법칙이 연달아 일어나는 것이다. [서른두살 여자, 혼자 살만합니다]라는 책에서도 비슷한 설정이 적용된다. 그 역시도 직장을 그만두었고 남자친구와 헤어졌으며 갈 곳 없는 신세가 되었던 것이다. 서로 다른 소설들에서 비슷한 설정이 적용되는 것은 지금 일본의 젊은이들의 현실이 그만큼 퍽퍽하고 살기 힘든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가 아닐까 한다. 가키야 미우의 소설에서는 귀농하는 것으로 돌파구를 삼았었다. 여기 빈곤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에서는 어떻게 이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갈까.


분명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일을 그만두고 조금 쉬면서 다른 일을 찾아보는 것이었지만 당장 자고 쉴 집, 아니 공간이 없어진 마당에 쉬는 것은 사치다. 2주간은 있는 돈으로 가격이 싼 호텔에 머물렀지만 문제는 일이다. 그렇게 쉽게 취직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면접은 떨어지고 내세울 만한 것은 없다. 조금 비굴하더라도 그냥 회사에 붙어있는 것이 훨씬 더 나았던거야 라고 소리쳐 주고 싶다. 물론 자신만의 계획 있었고 그것이 잘 되지 않아 지금 이모냥리고 할 수도 있겠지만 계획은 차선 아니 차차선까지 세워놓아야만 안전한 법이다. 하물며 살아가는 문제 아니던가. 너무 무책임했다라는 생각이 떠오르는 시점이다.


인터넷 카페 난민이 되는 데는 실업을 해도 바로 다음 일을 찾을 만한 기술이 없고, 한동안 생활하는데 곤란하지 않을 정도의 저금도 없으며, 한동안 재워줄 친구도, 의지할 친형제도 없다는 조건을 다 충족시켜야만 한다. 이 조건을 다 갖추지 못하면 인터넷 카페 난민은 될 수 없다. (60p)


결국은 인터넷 카페로 들어왔다. 가지고 있는 돈을 알뜰하게 털린 후 선택은 없었다. 가장 싸면서도 자신만의 공간을 찾을 수 있는 곳이라고는 여기 뿐이었다. 흔하게 말하는 피씨방이다. 야간요금제를 적용해서 여성 전용 공간에서 먹고 자고 씻고를 반복한다. 정규적인 직업을 찾는 것은 일단 포기. 당장 굶어죽게 생겼으니 아르바이트라도 해야 한다. 


기술이 필요없고 누구라도 쉽게 할 수 있는 휴지돌리기 일거리를 받았다. 우리가 말하는 전단지 아르바이트다. 일본에 갔을 때 번화가에서 많이 보았고 받은 적도 있는 그런 일종의 광고업이다. 그냥 전단지가 아니라 휴지를 주는 것이니 사람들이 쉽게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 그마저도 노하우가 필요한 직업이다. 그래도 일단 시급으로 쳐서 일당을 받으니 안도가 된다라고 생각했을 무렵 사건은 터지고 만다. 


인생이라는 것은, 삶이라는 것은 참 어렵다. 부모가 있어서 이 세상에 태어났고 의무교육을 받으며 자랐고 그 이후에는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 간다.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 큰 차이가 난다. 누구라도 잘 사는 것을 원한다. 큰 부자는 아니어도 먹고 사는데 지장없을 정도의 일과 일이 끝난 후 쉴 수 있는 공간을 원한다. 그게 그렇게 큰 욕심이었던가. 


자신은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살고 싶었을지라도 의도치 않게 '빈곤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이 붙어버린 그녀. 일본의 젊은 세대를 대표한 그녀가 이 시기를 잘 이겨나가기를 그래서 이 타이틀을 멋지게 떼어버릴 수 있기를 바라게 된다. 

8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8 댓글 10
종이책 [빈곤의 여왕] 빈곤의 공감 (파블 2019-3월-리뷰 01) 평점10점 | h******o | 2019.03.10 리뷰제목
1,"애당초 그때 일에서 도망치지 않았으면 이런 일도 없었겠지."마이코에게 '도망치는 버릇'이 있다고 말하고 싶은 건가. AD일에서 도망친 것과 기자회견에서 도망친 건 다른데.""계속 매스컴으로부터 도망쳐 봐야 상황은 조금도 수습되지 않아. 한 번은카메라 앞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제대로 설명해지 세상이 잊어줄거야."- p.151 도대체 마키코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빈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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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애당초 그때 일에서 도망치지 않았으면 이런 일도 없었겠지."

마이코에게 '도망치는 버릇'이 있다고 말하고 싶은 건가. AD일에서 도망친 것과 기자회견에서 도망친 건 다른데."

"계속 매스컴으로부터 도망쳐 봐야 상황은 조금도 수습되지 않아. 한 번은카메라 앞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제대로 설명해지 세상이 잊어줄거야."

- p.151

 

도대체 마키코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빈곤의 여왕은 빈곤에 허덕이게 되는 마이코의 이야기다. 나도 빈곤한 삶을 살았고, 여전히 빈곤한 삶을 살아가니, 극도의 감정이입이 되면서 책에 몰두가 되었다. 카드가 없던 시절에는, 밥 사먹을 돈이 없어, 컵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던 때가 있었고, 카드가 생기고부터는 갚아야 할 할부 때문에 사고 싶은 걸 마음대로 못 사야 하고. 그런데, 나의 이런 빈곤은 결코 빈곤이 아니다. 나는 지금 세끼 밥을 굶지 않고 있고, 누워서 잘 만한 공간이 있으며, 물도 사먹을 수 있다. 책도 가끔 보고 있고, TV로 보는 거긴 하지만, 영화도 본다. 핸드폰도 잘 터진다. 그러니, 이건 결코 빈곤이라고 볼 수 없다. 빈곤은 이런 게 아니다. 빈곤의 여왕. 그녀가 진짜 빈곤이다. 그래, 그러니까, 그녀는 어떻게 살아가냐고?

 

 

2.

마이코는 다니던 일을 그만두었다. 표면상으로는 일의 실수 때문이라 하지만, 마이코는 일을 그만두고 싶었다. 일을 그만두자 같이 살고 있던 사토코가 집에서 나가라 한다. 그래서, 잘 집도 없어졌다. 인터넷카페 같은 곳에서 근근이 살아가고, 휴지 나누어주는 일로 일용할 양식을 얻으며 근근이 살아간다. 거기서 만난 야마오코에게 휴지 나누어주는 일에 대한 노하우를 배우고 마이코에 대해 너무 잘 알기에 마이코는 그가 불쾌했지만, 그냥 넘긴다.

그 후, 마이코가 인질이 되면서 상황은 달라진다. 다도코로라고 하는, 마이코를 인질로 붙잡은 이 남자는 마이코의 사정 얘기를 듣더니 1억엔을 달라고 요구하던 걸, 이렇게 바꾼다.

 

"다치바 마이코 씨의 빈곤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하라……"

- p.116

 

결국, 이 한마디에 마이코의 삶은 "조금" 달라진다.

 

 

3.

 

어쩌면, 빈곤한 사람이기에 그 사람의 삶이, 그러니까 마이코의 삶이 확 바뀌길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이코의 삶은 "일확천금"을 노리는 삶이 아니다. 소소하게, 자신만의 삶을, 조금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싶은 욕구. 그것이 더 강했던 것이 아닐까.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마이코는 노숙까지 하게 되었지만, 자신이 밑바닥으로 떨어졌다는 느낌은 그다지 없었다. 자신 안에서 변화가 일어났음을 감지했다. 그 변화가 나쁘지 않다는 확신이 들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는 모른다. 하지만 어떻게든 되리라. 그렇게 근거도 없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어디선가 멀리서 "다치바나!"라고 소리치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어쩐지 낯익은 목소리였다. 어쩐지 반가웠다.

마이코는 기분 탓이라고 생각하며 잠들었다.

- p.226

 

앞에서 강조한 "조금" 바뀌는 삶. 그렇다. 마이코에게는 엄청나게 많은 돈이 필요한 게 아니다. 그저 빈곤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날 약간의 일이 필요했을 뿐. 그리고  "빈곤"은 돈이 없다는 의미에서만의 빈곤은 아니다. 마음의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삶. 그러니까, 처음에 일했던 곳에서 일할 때 느꼈던 정신적으로 무너질 것 같은 느낌.  그 마음의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삶. 그런 삶이 마이코에게는 필요했다.

 

 

4.

『빈곤의 여왕』은 길이도 빈곤하다. 230페이지에 전체적인 크기도 작고 글자도 작은 편이 아니다. 그래서 평소 같으면 1~2시간이면 읽었을 분량이지만, 이번엔 3시간이 넘게 걸렸다. 요즘 내가 속독을 안 하기로 했던 터라 그렇게 천천히 읽기도 했지만, ""빈곤"이라는 공감이 주는 타이틀이 주는 의미를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 억지로 애써야 하는 것은 아니다. 빈곤에서 허우적대더라도 그 빈곤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내가 가야 할 길을 찾아갈 수 있고,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일, 하고 싶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가진다면,  조금은 빈곤하더라도 비로소 자신의 인생에 가치와 의미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일확천금을 노리지 않는 『빈곤의 여왕』이 주는 진정한 가치는 그것이 아닐까.

 

가끔은, 도망쳐도 된다.

가진 것, 별로 없어도 된다.

 

하며!

진정한 긍정의 의미를 마이코가 보여주고 있듯이.

 

- 이 리뷰는 현암사 (달다) 에서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하였습니다.-

 

 

7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7 댓글 14
종이책 내 목소리를 내고 당당하게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j*****3 | 2019.03.12 리뷰제목
<빈곤의여왕> 이란 제목에 웃음이 먼저 났다. 빈곤 분야에서 여왕이란 타이틀은 빈약의 정점을 나타내는 것 아닐까?  가장 비참한 상황일듯한데 어떤 이야기를 만나게 될까? <결혼 못하는 남자>라는 일드를 재밌게 봤었는데, 그 드라마의 작가로서 영화를 염두에 두고 쓴 첫 소설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더 궁금했는데, 영화로 만들면 정말 웃기면서도 짠한 영화가 충분히 될만하다
리뷰제목

 <빈곤의여왕> 이란 제목에 웃음이 먼저 났다. 빈곤 분야에서 여왕이란 타이틀은 빈약의 정점을 나타내는 것 아닐까?  가장 비참한 상황일듯한데 어떤 이야기를 만나게 될까? <결혼 못하는 남자>라는 일드를 재밌게 봤었는데, 그 드라마의 작가로서 영화를 염두에 두고 쓴 첫 소설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더 궁금했는데, 영화로 만들면 정말 웃기면서도 짠한 영화가 충분히 될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견직으로 방송사 AD로 일하고 있는 마이코의 일상은 힘겹기만했다. 순수한 휴식은 화장실에서만 가능한 생활을  참고 버티고 있었지만, 사고를 치는 바람에 그만두고 나왔다. 그만두라고 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그녀는 그 일이 정말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었다.

 

 방재센터 게이트를 나왔을 때 마이코는 해방감을 느끼는 자신을 발견했다. 이제 더는 이곳을 달려 통과할 일이 없다. 시큰둥한 상대에게 전화를 걸어 필사적으로 부탁하거나 트러블을 처리하느라 골머리를 안을 일도 더는 없다. 밖으로 나오자 바람 냄새가 났다. 마이코는 바람에 냄새가 있다는 사실을 아주 오랫동안 잊고 지냈다. 동시에 피곤이 엄습했다. 피로를 느끼는 것도 금지되어 있었던 걸까?  -P 34

 

 드디어 마이코는 하고싶지 않았던 일에서 벗어났다. 그 다음은 하고 싶은 일을 찾고 그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아야하는데, 그게 가능할까? 그 해방감도 잠시 같이 방을 쓰던 친구는 남자친구랑 같이 살기로 했으니 나가달라고 했고, 엄마가 연대보증인으로 내세우는 바람에 가진 돈을 거의 날렸고, 일자리는 쉽게 구해지지 않았으며 어쩔 수 없이 인터넷 카페에서 살게 되었다. 일용직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면서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던 그녀는 인터넷 카페에서 인질이 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 과정까지 그녀의 삶을 보면 정말 이런걸 두고, 엎친데 덮친격이며 악순환이라고 하는거구나 싶었다. 멀쩡한 사람이 인터넷카페 난민이라는 딱지가 붙는데 걸리는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대학을 다니기 위해 학자금 대출을 하고, 바로 취직이 되지 않으면 대출을 갚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고, 그러는 사이 제대로 된 일자리는 구하기조차 힘들어져 버리는 상황. 그런 상황들이 주변에서도 일어나고 있기에 마이코의 삶은 안타까울 수 밖에 없었다. 인질범은 그런 마이코의 상황을 듣고 조건을 내걸었다.

 

"다치바나 마이코씨의 빈곤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하라······. -P 116

 

 돈을 가져오라면 차라리 쉬울텐데 나랏님도 구하지 못한다는 한 개인의 빈곤을 어느 누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인질범의 손에서 벗어난 마이코는 유명세를 타면서 방송출연도 하게 되고, 조금 상황이 나아질까 생각했는데,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또 흘러갔다. 어찌보면 정말 빈곤의 여왕이 되어버렸는데, 왜 그녀가 전혀 불행하다고 느껴지지는 않는걸까?

 

 아무 대책없이 회사를 그만두고 나왔을 때는 '그렇게 인내심이 없어서 어떻게 험한 세상을 살거야. 세상일이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니란 말이야'라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 힘든 상황이 되었을 때는 ' 내 말이 맞지?' 라고 얘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내 생각이 반드시 맞다고만 할 수 있을까? 억지로 참기만 해야하는 걸까? 어느 순간 그녀가 새로이 보였다. 아마 당당함 때문이었을 것이다. 정말로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는 제 목소리를 또렷하게 내서 정말 보기 싫은 사람들을 시원하게 처리해버렸고, 빈곤한 생활을 하면서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았던 그녀였다. 정말 빈곤하게 사는 자기 생활이 비참해서 숨기만 하고, 불리한 상황에서도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면 그녀는 빈곤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빈곤에 여왕이란 수식어가 붙는 순간 그녀는 더이상 빈곤하지 않은듯했다. 그녀가 빈곤의 여왕에서 어떻게 새 삶을 시작하는지 보면서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난 포기라는 말이 가장 두렵다. 희망을 가지지도 못하고, 모든 것을 포기해버린다면 어느 누구도 구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릴 것이다.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해피엔딩은 소설 속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닐것이다.

 

이 리뷰는 현암사 (달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7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7 댓글 10
종이책 빈곤의 여왕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h*******g | 2019.03.11 리뷰제목
방송국 AD로 일하는 마이코는 실수를 하는 바람에 방송국 일을 그만 두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같이 살던 친구가 남자친구와 살게 되었다며 나가달라고 요청하는 바람에 살던 집에서 쫓기듯 나온다. 자신도 모르는 새에 엄마의 연대보증인으로 세워져 엄마의 빚을 갚는데 남은 돈을 다 써버린다. 그야말로 빈털터리의 삶을 시작하게 되는 마이코. 인터넷카페에서 잠을 자고 낮에는 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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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국 AD로 일하는 마이코는 실수를 하는 바람에 방송국 일을 그만 두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같이 살던 친구가 남자친구와 살게 되었다며 나가달라고 요청하는 바람에 살던 집에서 쫓기듯 나온다. 자신도 모르는 새에 엄마의 연대보증인으로 세워져 엄마의 빚을 갚는데 남은 돈을 다 써버린다. 그야말로 빈털터리의 삶을 시작하게 되는 마이코. 인터넷카페에서 잠을 자고 낮에는 일자리를 알아보는 마이코는 어느새 먹고 살아야하는 현실적인 위기에 처하자 휴지돌리기와 같은 일용직 아르바이트 전선에 뛰어들게 된다. 당장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시작한 아르바이트가 생계를 이유로 그만둘수 없게 되고, 그러다 보니 회사 면접을 포기하게 되는 악순환에 갇혀버린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이코는 인터넷 카페에서 지내는 중년의 남자에게 사소한 오해를 계기로 인질로 잡혀버린다. 어설픈 인질범이 나쁜 사람은 아닌것 같다는 생각에 마이코는 회사를 그만두면서 지금 상황에 이르기까지를 간략하게 들려준다. 인질범은 마이코의 상황에 동정을 느끼며 경찰에 그녀의 빈곤한 상황을 해결해달라는 다소 황당한 요구를 하게 된다.

 

대낮의 인질극은 방송과 SNS를 통해 퍼지면서 어느새 유명한 사건이 되어버리고, 길거리에서 휴지돌리기 아르바이트를 하며 알게 된 야마오카는 마이코의 매니저랍시고 나서서 그녀의 방송 출연을 결정해버린다. AD로 일할때 상사였던 나리타 역시 그녀와의 지인이라는 점을 내세워 방송 출연을 권한다. 그렇게 주변에 휘둘리듯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되는데, 함께 출연한 평론가 니시다는 마이코의 문제를 사회문제로 보기보다 개인의 역량 문제로 보는 발언을 하기도 한다.

 

"이건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사회 탓으로만 돌리면 해결이 안 됩니다. 역경을 지렛대로 삼을지, 더 노력할지는 자신에게 달린 문제입니다. 자기 책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p.166)

 

청년 세대의 문제에 대한 공감대가 부족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장면이다. 더구나 그 평론가는 중년이상의 기성세대가 아닌 마이코와 비슷한 30대의 청년세대에 속한다는 점은 같은 세대에서 조차 공감대를 이루지 못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마이코라는 한 개인의 빈곤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어느새 빈곤한 청년 세대를 대표하게 되었지만, 그녀의 주변에는 이를 이용하여 제각각 한몫 챙기려는 사람들만 있다. 또다시 마이코의 방송출연을 기획한 나리타와 야마오카, 그녀의 엄마 마스미에게서 도망쳐버린 마이코에게 일용직 아르바이트를 할때 알게 된 히토리에게서 연락이 오고, 그녀는 돈 많은 남자를 만나 가난한 삶에서 벗어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하지만 그녀는 야구장에서 맥주통을 짊어지고 맥주를 팔던 시절을 오히려 그리워 하며 돈은 환상일뿐이라고 말하고, 그런 그녀에게서 뭔가를 깨닫게 되는 마이코는 더이상 자신을 이용하려는 그들 앞에 나타나지 않고 행방이 묘연해진다.

 

-

 

청년 실업, 청년세대의 빈곤함 등 해결되지 않는 '문제' 자체보다는 그에 공감하지 못하는 상황이 더욱 심각한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청년 세대의 빈곤에 포함된 야마오카조차 빈곤이라는 상황에 처한 마이코를 이용해 돈벌기에 급급한다. 엄마 마스미는 그녀의 빈곤에 일말의 죄책감도 느끼지 않고 딸을 돕기는 커녕 마이코를 통해 방송출연이라는 사적인 욕심을 채우는 무책임한 엄마이다. 그나마 나리타는 마이코를 이용하려던 자신의 행동에 잘못됨을 느끼고 기획 촬영을 중단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이 모든 일의 중심인 마이코는 청년세대의 빈곤 이라는 문제 자체에는 사실 크게 관심이 없다. 그저 주변에서 부채질한것 뿐이다. 때로는 이런 가난에서 벗어날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때로는 이렇게 사는것이 그럭저럭 익숙해 지기도 한다. 좀 더 나은 삶을 살고자 하긴 하지만 딱히 누군가가 나서서 해결해주길 바란적도 없고, 사회나 세상을 탓하며 원망하지도 않았다. 돈 많은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다시 야구장에서 맥주를 파는 히토리처럼, 그녀는 자신이 할수 있는 일을 하며 앞으로 좀 더 나아갈 뿐이다. 

 

 

* 이 리뷰는 현암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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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시부야 인질 농성 사건의 전말 《빈곤의 여왕》 평점9점 | 이달의 사락 b********5 | 2019.03.12 리뷰제목
『지금 같은 생활이 계속되는 게 좋다고는 생각지 않았다. 그러나 다시 AD로 돌아갈 거냐고 묻는다면 그럴 마음도 없었다. 그때와는 달리 좀 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살고 싶었고, 그런 생활을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었다. 그러나 그런 일을 찾기가 어려워 ‘인터넷 카페 난민’ 생활이 계속되는 거였다.』   (83쪽)오자키 마사야의 첫 번째 소설 <빈곤의 여왕>을 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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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같은 생활이 계속되는 게 좋다고는 생각지 않았다. 그러나 다시 AD로 돌아갈 거냐고 묻는다면 그럴 마음도 없었다. 그때와는 달리 좀 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살고 싶었고, 그런 생활을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었다. 그러나 그런 일을 찾기가 어려워 ‘인터넷 카페 난민’ 생활이 계속되는 거였다.』
   (83쪽)


오자키 마사야의 첫 번째 소설 <빈곤의 여왕>을 읽었다.

주인공은 스물다섯의 다치바나 마이코. 방송국 도요TV 시사프로그램의 AD이다.
도요TV는 여느 공중파 방송국처럼 24시간 분주하게 돌아가는 방송국이다.

마이코의 직속 상사인 나리타는 신참인 마이코를 혹독하게 다룬다. 특별하게 악랄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자신도 모질게 훈련받아서 지금 위치에 왔기에 그럴 뿐이다.

한편으로 마이코의 직장생활은 고달픔으로 점철되어 있다. 늘 생방송에 맞춰서 VTR을 제작하느라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가끔은 초주검이 되어 집으로 간다.

집은 운이 좋아서 좋은 동거인을 만나서 월세 싼 원룸에서 지내고 있다.
방송일은 대게 밤에 끝나기에 들어가서는 잠만 자기 때문에, 동거인과 인간적인 교류는 거의 전무한 상태이다.

소설은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주인공에게 첫 번째 시련을 안겨준다. 같이 사는 사토미가 갑자기 나가달라고 한 것이다. 표면적인 이유는 남친이 들어와서 살기로 했다는 것이지만, 서로 대화가 없는 마이코가 동거인으로 부적격하다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여유도 없이 며칠안으로 나가달라는 부탁. 마이코는 당황하고 섭섭하기도 했지만 생각해보면 수긍이 갔다.
그동안 많은 돈을 번 건 아니지만 수입은 거의 저축해 두었다. 그래서 구직활동을 몇 달 정도는 할 여유가 있음에 그나마 안도한다.

그러나 뜻밖의 사고로 마이코는 빈털터리가 되고 만다. 인연을 끊다시피 했던 어머니가 자기도 모르게 연대보증인을 마이코로 했다. 마이코는 화가 치밀지만 자신의 전재산을 대부업체에 갚고는 이걸로 그녀와 연을 끊을수 있다며 오히려 홀가분하다.
그러나 인터넷카페 난민 신세는 피할 수가 없었다. 시부야구 중심에 있는 네트마니아 라는 곳으로 정했다.

다른 데 몇 군데 가봤는데 지저분하거나 위험해보였다.
이곳은 그에 비해서는 그래도 안전하고 깨끗하다. 레이디 룸 여성 전용 개인실이 있는 게 제일 마음에 들었다.
AD일을 그만두고 휴지돌리는 아르바이트 직을 구한 마이코.
언제 인터넷 카페를 탈출할지 기약할 수 없는 하루하루를 시작한다.

여기까지만 읽으면 다큐멘터리 같은, 시사문제를 고발하는 진지한 작품같다.

그런데 마이코가 인질이 되는 사건을 겪으면서 소설은 블랙 코미디의 정체성을 뚜렷이 확립한다.

같은 인터넷 카페에서 몇 번 마주쳤던 중년의 남성. 그는 어떤 범죄에 연루되어 도피하면서 이 카페에 상주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엽총을 들고는 ‘이 곳을 점거한다’며 사람들을 위협하고, 마이코 한 명을 인질로 삼았다.
결과는 다행히 그 남자는 경찰에 붙잡히고, 마이코는 무사히 풀려났다.

그런데 마이코의 일상에 큰 변화가 닥쳤다. 인질범이 생방송에 대고 “다치바나 마이코의 빈곤을 해결하라‘고 여러번 외친 덕분이었다.
서로 이야기를 하다가 마이코가 자신의 상황을 소상히 말하게 되었는데, 사내가 이것을 동정하면서 생중계에 아무말대잔치처럼 떠벌린 것이었다.

마이코는 그걸 원한 것도 아니었고 오히려 말렸었지만 인질범이 제멋대로 행동했다.
마이코는 무사히 풀려나긴 했지만 한순간에 ‘유명인’이 되었다.

한편 마이코가 알바를 할 때 만났던 남자는 이 상황을 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
마이코의 매니저를 자처하면서, 언론사나 영상제작사의 취재를 받는 일을 한다.
마이코는 처음에는 어안이 벙벙해서 그를 따라다니다가 그와 헤어짐을 택한다.

제목 <빈곤의 여왕>은 마이코가 유튜브를 개설한 동영상의 제목이다.
마이코는 다시 일용직을 하며 인터넷 카페에서 지내면서, 문득 어느날 동영상을 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본 청년 중에는 자신만큼 빈곤한 이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고, 일종의 ‘빈곤 노하우’를 서로 공유하자는 소박한 취지에서 였다.

언론과 세상은 인질 사건은 금새 잊었지만, 그녀가 유튜브를 하자 다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20여건의 동영상은 각각이 5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게 된다.

<빈곤의 여왕>은 주인공 마이코가 겪는 웃픈 현실을 블랙 코미디로 풍자한다.

이 소설에서 진심이 느껴졌던 건, 마이코가 닥친 상황을 타개하는 모습 에서 였다.

인질에서 풀려나고 유명인이 된 이후에 그걸 이용해서 돈벌이에 나설수도 있었던 마이코.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유튜브 또한 남들과 다른 ‘인지도’를 써먹어서 수입으로 삼을 수 있지만, 그녀는 그런 길을 택하지 않는다.

소설은 이제 뭔가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지겠다 싶은데 뚝 끝을 맺는다.
그만큼 마이코의 캐릭터에 애정이 가는 결말이었다.
작가 오자키 마사야는 ‘드라마화’를 염두에 두고 애초에 집필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영상을 보는 듯한 실감나는 묘사가 돋보이는 소설이었다.
한편으로는 조금 더 길어도 좋았겠다 싶은 아쉬운 엔딩이었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는 청년 고용상황이 좋은데도 불구하고, 소설에서 묘사하는 사회상은 리얼하게 다가왔다.

오자키 마사야는 기본적으로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이 출중함을 이 소설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드라마와 영화 각본, 연출을 왕성히 하고 있는 현역이라고 한다.
앞으로 이 분의 작품을 눈여겨 봐야 겠다.


『어른들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결혼해 아이를 낳고, 집이나 차를 사도록 젊은이들에게 요구한다. 그리고 그러지 않는 젊은이들을 비판한다.
그러나 수입이 줄고 장래에 대한 전망이 서지 않는 지금, 그렇게 쉽게 사회 요구에 응해 돈을 낭비할 순 없다. ‘청년 ○○이탈’이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건  ‘돈의 청년 이탈’인 경우가 많았다. 

젊은이들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건 가혹하다.』
      ( 1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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